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
희망이가 캠프를 간 뒤라, 찬이 혼자 집에 두기 뭣해서 학원을 하나 빼고 달고 나갔다.
나가는 중에, 공문 처리할 일이 있어 여기저기 전화 하느라 흥분을 좀 했는데...
지하철을 내려 환승을 하려고 보니 손가방의 지퍼가 열려 있었다. 뭔가 가벼운 느낌, 이건 뭐지?
악, 내 지갑?!
놀라서 카드 정지부터 시키자 생각하고 전화를 거니 지하라 그런지, 걸리다 말고 걸리다 말고...
계단을 오르며 전화를 거는데 무슨 놈의 ARS가 이리도 긴지... 마음은 급한데, 상담원 연결도 안 되고...
계단을 다 오르니 마침 부산은행이 보여서 달려가 직불카드와 신용카드 정지를 시키고, 나머지 카드도 정지를 시켰다.
정신을 수습하고 보니, 수중에 돈도 한 푼 없고, 집에 어떻게 돌아가나 막막!
찬이가 택시 타고 가자 하는 걸 무시하고, 하철이를 이용했건만 하철이는 나를 배신했다. 엉엉.
친구가 택시 타고 오면 택시비를 내 주겠다고 해서 일단 점심 먹으러 갔는데...
내 하소연을 늘어놓느라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랑 이야기도 어케 했는지...
아, 신분증은 어떻게 하나? 다시 하러 가야하니 귀찮겠구나. 생각하면서 며칠을 보냈는데...
집에서 신분증이 하나씩 나오더라.
지갑을 작은 걸로 바꾸면서 주민등록증은 큰 지갑에 놔두고 운전면허증만 작은 지갑으로 옮겼던 것.
큰 지갑에서 주민등록증 찾았다.
며칠 전, 자동차 보험건으로 운전면허증을 스캔해서 보내느라 작은 지갑에 넣어 둔 운전면허증도 복합기 안에 넣어 두었던 것.
정지한 카드 재발급 받느라 은행 출동 한 번 했고, 카드 다시 신청하는 일은 귀찮지만,
신분증 분실하지 않은 것만도 천만다행!!!
이 나이에 두 가지 일은 금물. 내 인생 처음 당한 쓰리였다.ㅜㅜ
찬이 왈, 엄마가 잘못해서 흘렸을 거예요. 내가 엄마 옆에 꼭 붙어 있었는데, 어떻게 지갑을 빼 갈 수 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