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새해는 이제부터입니다.
오늘 종업식을 했지만, 우리는 내일부터 새로운 학년도를 시작합니다.
오늘 밤 10시까지 교육과정 워크숍을 진하게 하고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로 집으로 돌아 왔네요.
조금 더 나은 교육 여건을 아이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일한다는 뿌듯함을 느끼기에는 감기로 콜록콜록 하는 몸에 무리가 있습니다.
집에 와 컴을 켜고 마지막 서류를 정리하려 하니, 아들 녀석이 책 한 권을 들이 밉니다.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 다섯 가지>> 중 <열 번째 후회:죽도록 일만 하지 않았더라면> ㅎㅎ~ 조심해야겠습니다.
오늘 종업식을 하면서 교실이 울음 바다가 되었습니다.
유난히 올해 아이들과 지내는 시간이 힘들었던 것은, 어쩌면 많이 바빴던 때문이었을 거라 스스로를 위로해 보았습니다. 아이들을 지도하기가 점점 힘이 들어서 가르치는 일도 조금 재미없다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이런 저런 당부의 말을 마치니 아이들이 막 울기 시작합니다.
서로 달래주다가 울고 또 울고~
서로들 헤어지기 싫어 그러나 보다 생각했는데,
선생님과 헤어지는 거 섭섭해서 운다고 합니다.
친구 울어 덩달아 우는 아이들도 있고, 그 마음이 진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진짜라 생각하니 아이들에게 조금 덜 미안하고, 조금 더 행복해졌습니다.
2019학년도에는 아이들에게 조금 더 정성을 다하리라 또 새롭게 다짐해 봅니다.
내일은 새 학년 준비를 위한 워크숍이 시작됩니다.
2019학년도도 홧팅!!! 하고 주문을 외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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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미년 태극기 특공대! 꿈터 책바보 17
이규희 지음, 장정오 그림 / 꿈터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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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년 정도의 아이들은 5학년에서 배울 역사를 미리 '공부'하기도 한다.

그 공부가 재미있다면 다행인데, 혹시나 '공부'로 시작하다 보니 또 다른 고단함이 되지는 않을까 염려스럽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렇게 일찍 공부를 시작하는 경우의 대부분은 부모님이 교육에 관심이 많으시고,

다양한 체험학습, 다양한 역사서, 역사 만화 등을 통해 흥미롭게 접근해 보려고 노력하기에

나름의 성과를 내더라는 거다.

남보다 빨리 알아서 수업 중 우쭐거려 보는 몇 번의 짜릿한 경험이 또 다시 성장의 발판이 될 수도 있고 말이다.

역사서가 어렵다면 역사 동화 읽기로 역사를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하고 아이들에게 말해주곤 한다.

내가 감동적으로 읽은 역사 동화로는

세종의 한글창제와 반포에 얽힌 이야기를 다룬 <<초정리 편지>>

천주교 탄압을 배경으로 한 <<책과 노니는 집>>

일제 강점기의 가슴 아픈 우리 역사를 다룬 <<마사코의 질문>>이 있다.

이 외의 많은 책들을 읽기는 했지만, 지금은 가물가물하다.

역사 동화를 읽다보니 다 비슷한 느낌의 이야기들이라 읽고는 또 잊고 그런다.

그래서 요즘은 역사 동화를 읽을 때 큰 기대 없이 휘리릭 넘기곤 한다.

그런데, 이 책은 아주 천천히 읽으면서 여러 번 가슴 뭉클함을 느끼며 감정이입을 하게 되었다.

묵직한 이야기를 담은 마음 속 역사 동화에 또 한 권을 얹어 본다.  

우리는 지난 역사를 배우지만, 사실은 오늘이라는 역사를 쓰면서 살고 있다.

그 역사의 현장 속에서 나는 조금 소극적으로 대처하며 사는 거 같다.

남들처럼 집회에 참여하거나,

어떤 사건에 흥분하거나,

자기만의 목소리를 내는 일에 열심하지 않고 

그저 바라보고만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역사를 변화시키는 것은

앞서 지휘하는 위대한 지도자에 의해서라기보다는

뒤에서 따르는 다수의 민중들의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삼일절 만세 운동 하면

우리는 민족대표 33인, 혹은 어린 나이에 만세 운동을 이끌다 옥고를 치른 유관순 열사를 생각하곤 한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 일은 '혼자'라서 가능했던 일이 아니라

'다함께'라서 가능했던 일이었다.

그 다함께 속에 어린 아이들은 없었을까?

이 이야기를 읽는 동안 언뜻 <<마사코의 질문>>이 생각났다. 

우리 말이 있어도 우리 말을 마음대로 쓰지 못하던 그 시절을 보며 <꽃잎으로 쓴 글자>의 장면이 떠올랐고,

우리의 물자를 자기 것인양 빼앗아 가도 눈뜨고 당해야만 했던 그 시절, <방구 아저씨>의 장면이 겹쳐졌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동학농민운동, 을미사변, 아관파천, 불령선인, 황국신민, 인산일 등의 

여러 가지 역사적 사건과 아이들에게는 낯설 새로운 용어들도 만나 볼 수 있다.

 

도철이의 할아버지는 이름난 소목장이다.

가구 하나하나를 아주 정성을 다해 만드신다.

도철이는 할아버지의 피를 받아 나무를 가지고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5학년 도철이는 일본 선생들이 자꾸 조선어 시간을 빼먹는 것이 불만이다.

골이 나서 돌을 걷어찼는데 그 돌에 강미희가 맞았다.

"강아지(강미희의 별명) 미안!" 이라고 부른 데서부터 이런저런 티격거림 끝에

아버지의 말을 듣고 조선 사람 모두는 대일본 제국의 황국신민이라고 말하는 강미희에게 도철이는

"일본이 우리나라를 도적질해놓고선 지금 되레 주인 행세를 하고 있는 거 몰라? 정신차려, 이 멍청아!"라고

쏘아 붙인다. 

강미희의 아버지 강기만 순사는 일본 순사 보다도 더 악독하기로 이름이 났다.

그 일로 강기만 순사가 도철이를 찾아 와서는 "너는 지금 어느 나라 사람인가?"하고 묻는다.

순사봉 앞에서도 도철이는 꿋꿋하게 조선사람임을 이야기하고, 아저씨도 조선사람 아니냐고 되묻기까지 한다.

그 덕에 순사봉으로 맞기까지 했지만, 도철이는 굽히지 않는다. 멋지다. 

어두운 시절이지만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놀면서 자란다.

어느 날 아이들은 판수가 접어온 딱지를 치면서 놀다가 빨갛고 파란 종이가 멋져서 펼쳐보게 된다.

거기에 그려진 독특한 무늬를 신기해 하며 보던 아이들은 지나가던 일본 순사에게 그 종이를 빼앗긴다.

도철이 할아버지는 의병 운동을 했던 판수 할아버지가 몰래 숨겨둔 태극기를 판수가 찾아냈나 보다고 이야기 한다.

판수네 집을 덮친 일본 순사들은 판수 아버지를 불령선인이라며 주재소로 끌고 간다.

그 일을 겪으면서 판수는 말을 잃게 된다.

태극기 딱지 하나를 몰래 숨겨왔던 도철이는 태극기 목판을 만들 결심을 한다.

목판만 있다면 태극기를 힘들게 그리지 않고 쉽게 찍어낼 수 있으니 말이다.

나라를 사랑하는 도철이의 곧은 마음에 마음이 뜨거워진다.

태극기 목판을 만드는 걸 보고 처음에 할아버지는 반대했지만 이내 도철이 편이 되어 도와주신다. 

"도철아, 이 할애비는 네가 태극기 목판을 만들겠다는 걸 보며 깨달았다.

나라를 되찾는 일에 앞장서는 건 많이 배우고 젊은 사람들만 하는 게 아니라

너처럼 어린아이들도, 나처럼 늙은이도 다 할 수 있다는 걸 말이다.

그 누구라도 각자 자기가 할 수 있는 걸 하면 된다는 걸."

경성 배재고보에 다니던 도철이의 형 도균이는 고향으로 내려 와 삼일운동에 대해 전한다.

그리고 대대적인 만세운동이 있을 거라고 한다.

도철이는 그동안 만들었던 태극기 목판을 형에게 보여준다.

형은 쫓기는 몸이 되어 나서지 못하지만,

도철이를 중심으로 한 정이 재걸이, 영미가 태극기 목판을 동지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태극기 특공대로 나선다.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는 그 울림 속에 도철이와 같은 아이들의 용기가 한몫했다 생각하니 뭉클하다.

물론 이 이야기는 역사적 사건을 중심으로 구성한 허구이지만,

대한독립만세가 울려퍼지던 그 곳에는 분명 아이들도 함께 있지 않았겠는가!

잘 짜여진 이야기의 구성과

살아움직이는 듯한 등장인물들을 통해

올바른 역사 의식을 일깨워 보면 좋겠다.

다시 생각해 보니 앞서 나서지 않더라도

역사를 제대로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소극적이나마 오늘을 제대로 사는 지혜를 배울 수 있지 않겠나 싶다.

책 말미에 태극기에 대한 이러저러한 정보들도 유익하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자기 나름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키워 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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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마 2019-02-21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저는 전남 장흥에서 초등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김진혁 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인연이 되어 선생님의 서재 블로그를 알게되어 이렇게 찾아와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꾸준한 선생님의 노력이 감탄합니다.
종종 들리겠습니다.

희망찬샘 2019-02-22 00:03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선생님. 요즘 제가 서재 활동에 뜸해서 크게 도움이 안 될 지도 모르겠어요. 이전 글들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
안녕달 지음 / 창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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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껍지만 글자가 없으니(적으니)
읽기 어렵지 않다.
아니, 그래서 더 어려운가?
뭔가 생각할 게 많을거야... 하고 잔뜩 긴장하고 읽어서 그런지 내용 이해의 유연한 맘이 부족.
짠해지는 마음에 대해 거듭 생각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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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광 지음, 국민지 그림 / 창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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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거리가 많은 동화
동물 좋아하는 친구들이 읽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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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안 되는 99가지 방법 푸른숲 작은 나무 20
김유 지음, 안경미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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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나 잼있네요.
생각거리도 많아요.
아침 독서하며 혼자 피식피식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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