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5일 수요일 오전 11시 구리아트홀 유채꽃 소극장에서 박완서 선생님의 3주기 추모공연이 있었다.

평소 문학에 관심 많았던 친구와 이번에 중학교를 졸업한 조카와 언니, 네 자리를 예약하고 다녀왔다.

 

오프닝 공연부터 조용하게 진행되었다.

낭독배우 강애심님의 목소리로 듣는 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은 그 재미와 감동이 더했다. 나도 모르게 찔끔거리며 눈물도 흘리고, 훌쩍훌쩍거리며 여러 생각을 했다.

서로 사랑했던 순간들, 결혼 준비하며 티격태격했던 우리, 결혼식 올리고, 아이들 낳고 살았던, 과거의 나 그리고 남편 생각에 감정이 이입되어 나중에 늙어서 미안해하지 말고 후회남지 않게 잘 해주며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박완서 선생님 맏따님 호원숙님께서 선생님의 젊은 시절 사진과 결혼식 동영상을 자료로 제공하여 그것을 보는 재미도 있었다. 젊은 시절 수줍은듯 환하게 밝은 미소를 지었던 선생님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당시 초호화 결혼식이었을, 그래서 남편이 부자일지도 모른다는 환상을 갖게 했던, 그 글귀들과 겹쳐 그 재미가 더했다.

엄마가 감동에 젖어 추모공연에 참석한동안, 아들은 친정에 맡겼었다. 12시45분에 피아노학원 차량이 오기로 했는데 서로가 엇갈렸는지 아들과 차량선생님의 전화가 이어져오고, 조용한 분위기속에 전화를 받을 수 없었다. 그래서 얼른 문자로 답을 보내고, 아들은 20분을 넘게 기다리다가 차를 겨우 타고 피아노학원을 갔단다. 미안하고, 고맙다는 문자를 보냈더니 '네'라고 답문을 보냈다. 그리고 학원이 끝나고는 동생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와줘서 더 많이 고마워했다.

 

집에 돌아와 박완서 선생님 작품을 찾아봤다. 꽤 많이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게 더 많았던 것 같다.

 몇권 더 샀던 것 같은데, 내 기억이 잘못됐는지 여기저기 둘러보는데 이 6권밖에 안보인다.

 

 

 

 

 

오전에 외출해서 오후까지 외출하기가 미안했지만, 엄마는 저녁을 일찍 먹이고 아빠와 변호인을 보러갔다.

skt더블더블할인 이벤트 기간이 15일에 만료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는데, 아이들은 아무 걱정말고 다녀오라고 해서 한번 믿어보는 마음으로 다녀왔는데, 정말 아무 일도 없었다. 영화를 보면 어찌나 울컥하던지, 그래도 지금 여전히 바뀌지 않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시절만큼 야만스럽지는 않지 않나하는 생각에 그나마 안도했다. 슬픈 현실이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우리 집에 도착한 다락방님의 방출도서가 도착했다.

다락방님이 보낸 도서가 우리집으로 오기까지 좀 힘겨웠다. 전에 살던 사람이 주소 이전을 안해놔서 워낙 많은 우편물이 우리 집으로 배송되었고, 그때마다 난 반송함에 넣었다. 그래서 우편배달부가 그 사람과 나를 헛갈려하고, 당연히 내게 와야했던 우편물을 이사간 사람의 우편물로 착각하고는 벨을 누르고 이사가셨죠? 하고는 집으로 올라오지 않아 난감하게 만들었다. 부랴부랴 우체국에 전화해서 전화번호 알아내서 다시 받아냈는데 그분 이사간줄 알았다고ㅜㅜ 이사를 갔으니 이사를 왔겠죠. 그분이랑 저랑 이름이 약간 비슷하긴 했지만 그래도 성이 완전 다른데 이제 헛갈려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는 받았다. 다락방님이 보내주신 화가와 정원사, 다락방님 고맙습니다. 잘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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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01-16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섬님께는 이번주에 우편물 보냈거든요. 저런 어려운(!) 과정을 거쳐 어쨌든 잘 받으셨다니 다행입니다. :)

꿈꾸는섬 2014-01-22 12:12   좋아요 0 | URL
네, 잘 받았어요. 즐겁게 읽을게요.^^

수퍼남매맘 2014-01-16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빠가 의젓해서 동생을 잘 데리고 있네요. 예비소집은 잘 다녀오셨는지....
조금씩 엄마만의 시간이 늘어나고 있군요.
저도 오늘 아이들만 영화관에 들여 보내고 저는 열심히 백화점 구경을 했답니다.ㅎㅎㅎ

꿈꾸는섬 2014-01-22 12:13   좋아요 0 | URL
예비소집 잘 다녀왔어요.^^
아이들 영화관 보내고 백화점 쇼핑하는 것 좋으셨겠어요.
전 보통 아이들이랑 같이 보는 걸 좋아해요.ㅎㅎ 요새 만화들은 너무 재밌더라구요.ㅎㅎ

마녀고양이 2014-01-17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섬님... 박완서님 추모 공연 다녀오셨군요, 그리고 변호인도...
이래저래 왈칵 눈물이 나는 날이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변호인 보면서 얼마나 울었던지. ^^
좋은 선물도 받으셨네요.

참으로 따스한 페이퍼입니다.

아래 페이퍼를 보니 이번에 오기 언니 만나셨나봐요, 저는 꿈섬님도 오기 언니도 아직 못 뵈었으니... ㅋㅋ
아유, 이래저래 바쁜 날들입니다. 올해 반 년은 아주 죽었다 라는 맘으로 살아보려구요.
꿈섬님, 즐겁고 건강한 주말 되셔요~ ^^

꿈꾸는섬 2014-01-22 12:15   좋아요 0 | URL
추모공연과 변호인, 정말 눈물 왈칵 쏟은 날이었어요.

마녀고양이님 올 해 반 년 무척 바쁘신가봐요. 힘내세요.^^
우리는 다음에 마녀고양이님 시간되실때 한번 뵈어요.^^
제게 많이 소중하고 감사한 분이에요.^^
 

겨울방학이 한참이다.

아이의 방학은 엄마의 개학이라는 말처럼 매일매일 밥해대느라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하루 한끼라도 학교에서 해결하고 오는 날들이 얼마나 감사했던 날들이었는지, 새삼 깨닫는다.

이번 겨울방학에는 특별히 신경쓸 숙제는 없다. 그래서 매일 꾸준히 일기쓰기와 하루 한권이상 책읽기를 목표로 정했다.

쉬운 듯 쉽지 않은 목표를 정해놓고 하기 싫다고 하면 어쩌나 싶었지만 아들은 큰 불만없이 일기쓰기와 책읽기를 실천하고 있다.

 

며칠전 알라딘의 에너지여사님, 순오기님으로부터 카톡이 왔다. 서울나들이를 계획하신다고, 시간이 되면 만나고 싶으시다는 톡을 받고 당연히 보고싶다고, 서울 오시면 꼭 뵙고 싶다고 답을 보냈었다. 그리고는 아이들을 친정에 맡겨야하나를 고민하는데 마침 만나기로 한 날 딸은 개학을 해서 유치원에 보냈고, 아들이 걱정이었다. 하지만 사실 아들이 나의 조력자이다. 점심을 먹고 2~3시쯤 종로부근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정해두어 아들의 점심을 챙겨주고 피아노학원에 보내고 동생이 돌아올 시간에 맞춰 데리고 와달라고 부탁했다. 초등2학년인 아들이 이제 10살이라는 나이가 되어가려고 그러는지 듬직하게 걱정하지 말고 다녀오세요. 하고 말해주었다. 어찌나 고마웠던지.

 

우선 동네 서점으로 달려가서 시집 3권을 구매했다.

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을 구매해본게 얼마만인지 모른다. 서점의 문학코너가 썰렁했다. 특히 시집코너에는 유명시인들의 시집이 한두권 있을뿐이었다. 선택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세분중 없는 시집으로 선물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담았다. 그리고 아들과 딸이 엄마를 기다리는 시간동안 할 수 있는 입체 만들기를 사주었다. 그리고 서점을 나오는데 예쁜 컬러의 시리즈 양말들이 눈에 들어와서 그것도 세켤레를 샀다. 아무것도 아닌 양말이지만 그 양말을 꺼내 신을때마다 나를 생각할 것만 같단 생각이 들었다.

 

 

 

 

 

 

 

 

 

 

광화문역 7번출구로 나오면 세종문화회관을 가기 전 스타벅스가 있다. 그곳에서 순오기님과 마노아님 그리고 수퍼남매맘님을 만났다. 스타벅스 2층으로 올라가니 순오기님이 한눈에 들어왔다. 얼마나 반가웠던지......오랜만에 서울 나들이는 전철 갈아타기를 잘못하는 바람에 가는 시간이 한참 걸렸다.

알라딘에 소원했던 만큼 수퍼남매맘님과는 전혀 아는 바가 없었지만 그래도 알라디너는 모두가 식구 같다는 순오기님 말씀처럼 오랫동안 알아온 사람처럼 편안하게 서로의 이야기를 해나갔다.

마노아님과도 처음 만나는데 왠지 언젠가 만난 적이 있었는지 헛갈린다는 마노아님 말씀처럼 친근했던 게 사실이다.

 

아이들 두고 나온 아줌마는 아이를 두고 나왔다는 사실과 무관하게 그들과의 얘기에 빠져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날이 어두워지고 점점 헤어지는 시간이 다가오는 것이 아쉬울뿐이었다.

 

순오기님께서 충청도 사투리의 진수를 보여주는 이정록 시인의 <정말>을 선물해주셨다.

서울 올라오시며 한권 넣어오신 시집인데, 내게 주고 가셨다.

이정록 시인의 구수하고 맛깔스러운 사투리가 시의 맛을 더해주는 게 사실이다.

 

 

 

 

 

 

 

 

 

 

 

 

접힌 부분 펼치기 ▼

 

마노아님께서 손수 만드신 예쁜 팔찌, 내 것과 현수 것 두 개를 받아왔는데 현수가 내 것에도 눈독을 들여서 가끔 빌려주기로 함.

 

 

작은 선물이지만 기쁘게 받아주신 님들 정말 감사해요.^^

 

 

 

수퍼남매맘님께서 쏘신 커피와 케잌

 

 

 

 

 

그리고 우리들......

펼친 부분 접기 ▲

 

 

아들에게 딸까지 맡겨두고 몇시간 동안 외출한 엄마를 기다리며 아이들은 떼기쟁이들에서 나온 입체퍼즐 만들기를 했다.

그날 특별한 얘기는 없었지만, 그날 혼자 있었던 그 시간이 너무 싫었다는 아들의 일기를 보았다.

그래도 이제는 많이 자랐다는 생각에 나도 많이 흐뭇해했다.

 

 

 

 

 

 

오랫동안 소원했어도 나를 잊지 않고 기억해주고 보고 싶어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일만으로 행복한 날이었다.

아이들 자란만큼 나도 더 자랄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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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4-01-13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미리 책이나 다른 선물을 준비할걸 받기만 해서 송구했어요.
큰애가 우리 둘째와 나이가 같으니 자주 연락해요.
지금 님이 주신 양말 신고 있어요. 시집도 잘 읽을 게요.
다시 한번 고맙습니다.

꿈꾸는섬 2014-01-14 08:16   좋아요 0 | URL
ㅎㅎ수퍼남매맘님께서 사주신 커피 맛났어요.^^
아이가 같은 학년이니 자주 조언 구해야겠어요.ㅎㅎ
수퍼남매맘님 알게 되어 정말 기뻐요.^^

blanca 2014-01-13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이제 현준이가 현수를 픽업할 수도 있는 거예요? 너무 대견하고 부럽네요. 저는 언제쯤 몸이 자유로워질 지 까마득하지만 또 시간이 금방 가겠지요? 모처럼 즐거운 시간 보내셔서 에너지 충전 되셨겠어요. ^^

꿈꾸는섬 2014-01-14 08:20   좋아요 0 | URL
ㅎㅎ현준이가 현수를 잘 챙겨요.
놀이터를 가도 학원갔다가 집에 돌아올 시간에도 현준이가 저보다 더 현수를 더 많이 데리고 오는 경우가 많아요. 그 덕에 제가 많이 편해요.ㅎㅎ 동생이 좀 더 크면 분홍공주님도 잘 챙겨줄거에요.^^

순오기 2014-01-14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우리 사진이 떡허니 올라왔어요.
우리 알라딘엔 사진은 올리지 말자고 그랬자나 자나~ 사진 사이즈만 좀 줄여주세요!ㅋㅋ
뭐, 어차피 공개된 얼굴이니 궁금하신 분들 실컷 보시어요.^^
우리 너무너무 즐겁고 행복했지요!!

꿈꾸는섬 2014-01-15 08:00   좋아요 0 | URL
ㅎㅎ잠깐 올렸다 지우려고 했는데 깜빡했어요.ㅎㅎ
하지만 우리 너무 즐거운 모습들이라 잠깐 공개하고 싶었어요.
순오기님 다음 나들이 때 또 뵈어요.^^
그땐 정말 안 올릴게요.ㅎㅎ

다크아이즈 2014-01-18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섬님, 마노아님, 수퍼남매님, 순오기님 이렇게 만나셨군요.
정말, 시집 좋지요? 저도 고운 사람이 선물해준 건데 귀히 여기며 펼친답니다.
꿈섬님도 새해 알다딘에서 자주 뵈어요^^*

꿈꾸는섬 2014-01-22 12:10   좋아요 0 | URL
네, 정말 좋아요.
올 해는 자주 뵈어요.^^

후애(厚愛) 2014-01-20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부럽습니다~^^
케잌이 너무 맛 있어 보입니다!!
보는데 입 안에서 군침이 마구 도네요.ㅎㅎ

꿈꾸는섬 2014-01-22 12:11   좋아요 0 | URL
ㅎㅎ케잌 좋아하시는군요. 전 많이 좋아하지 않아서 그날 맛도 못봤네요.ㅎㅎ
후애님이랑 만나기로 하고 못 만나서 그때 많이 아쉬웠었어요. 다음에 기회되면 뵈어요.^^

후애(厚愛) 2014-01-23 21:35   좋아요 0 | URL
케익을 좋아해요.ㅎㅎ 하지만 너무 단 것은 못 먹어요~^^
저도 많이 아쉬웠었어요ㅠㅠ
다음에 뵐 기회가 오면 좋겠어요~ 꼭!!^^
 

이번주 금요일 아들은 친구의 생일잔치에 초대를 받았다.

같은 반에 두 아이가 생일이 똑같은 날이라 함께 생일잔치를 연다고 연락이 왔다.

친구 생일잔치에 가려면 선물을 준비해야하는데 현준이는 초대를 받은 며칠 전부터 어떤 선물을 할거냐고 계속 물어댔다.

글쎄 어떤 선물이 좋을까? 하고 물으니 답이 없다.

그래서 책꽂이 벌써 오래전에 구매해둔

<나도 작가, 자신만만 글쓰기 왕>을 선물할까? 하고 책을 보여주었더니 책을 좋아하는 친구들이긴 한데, 한 친구는 요새 고무딱지에 흠뻑 빠졌고, 한 친구는 만화책에 흠뻑 빠져 있단다.

그러면서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면서 자기도 아직 이 책을 써나갈 준비가 안되어 있다며 애들이 싫어할 것 같단다.ㅜㅜ

아, 정말 생각이 많이 다르구나. 하고는 알라딘 어린이, 만화, 캐릭터 등등 여기저기를 계속 둘러보는데 마땅한 것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니 어느새 내 옆으로 와서는 만화쪽을 살펴보자고 한다.

그래서 둘러보다보니

요 책 재미있겠한다. 그런데 이 책은 자기에게 사달란다.

그러고는 또 한참 이것저것 살펴보는데

요 두권을 사서 한권씩 나눠주는 것도 좋겠단다.

자기 빼고 대다수의 남자 아이들이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을 열혈시청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좋아할 것 같다는게 아들의 말이다.

 

 

엄마의 기준으로는 솔직히 썩 마음에 드는 선물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나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말하는데 그걸 무시하는 건 좋은 일이 아닌 것 같아서 얼른 장바구니에 담았다. 그랬더니 어서 주문해두란다. 엄마 마음 바뀌기 전에.

당사자들이 받아서 기분 좋은 선물을 하는 것은 당연히 좋은 일이라고 내 생각을 바꾸었다.

 

 <독서평설>은 세실님 서재에서 보고 찜해두었고, <일수의 탄생>은 순오기님 서재, <폭풍우 치는 밤에>는 드라마 주군의 태양은 안봤지만 엄마들 사이에서 엄청난 이야기를 들었던 터라 궁금해서 함께 주문하기로 했다.

 

 

 

 

 

 

 

 

더글라스 캐네디의 <빅픽쳐>가 재미있었던지 남편이 그의 다른 소설도 읽어보고 싶다고했다. 찾아보니 <모멘트>를 가장 저렴하게 살 수 있어서 우선 이 책을 먼저 담는다. 워낙 다작이라 읽을거리가 엄청 많을 듯 하다.

 

나를 위한 책을 담지 못한 건 아쉽긴 하지만, 다른 이들을 위해 책을 사는 일도 즐거운 일이다.

내가 읽어야할 거리들은 아직 책장에 많이 남아 있으니 그것들을 먼저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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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4-01-08 0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수가 정말 많이 컷네요~ 친구의 마음까지 생각한 선물고르기, 훌륭해요!^^
일수의 탄생, 제대로 재밌고 생각거리가 많은 작품이네요.

꿈꾸는섬 2014-01-08 12:09   좋아요 0 | URL
ㅎㅎ 아들은 현준이에요.ㅎㅎ
근데 정말 많이 컸어요. 친구들이 좋아하는 것을 선물하려는 마음이 너무 기특하더라구요.ㅎㅎ
일수의 탄생, 순오기님 서재에서 보고 찜해두었던 것 담았어요. 기대되요.^^

후애(厚愛) 2014-01-08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소망하시는 일 모두 다 이루시길 바랍니다.^^

재밌는 책들이 많네요.
<모멘트>는 나중에 봐야겠어요~ ㅎㅎ

꿈꾸는섬 2014-01-13 11:06   좋아요 0 | URL
댓글이 너무 늦었네요.
갑자기 바쁜 일들이 한꺼번에 몰려서요.
후애님 날이 많이 추워요. 감기 조심하세요.
1월은 춥지만 뭐든 시작하기 좋은 달인 것 같아요.
후애님과 언니분 그리고 옆지기님 모두 모두 행복하시길 빌어요.^^

2014-01-09 11: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13 1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09 2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13 1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12월 31일에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작년 12월 31일엔 우리 무얼했었지? 하는데 둘 다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정말 아무 생각이 나질 않는다.

이제 겨우 1년전 일인데도 가물거린다니, 참, 우리가 어떻게 살고 있는건지......

2013년을 어떻게 살았는지 정리를 해보려고 해도 매일 매일 기록해둔 것들도 없고,

아, 이렇게 사는 건 아닌데......하고 생각했다.

 

그래도 2013년을 반성하는 의미로 연말엔 책 한권을 열심히 읽었다.

예전에 알라디너로부터 받았던 책인데 받았던 당시에는 대충 넘겨보고 미루다가 이제야 읽게 되었다. 그게 12월 2일에 이사를 했고, 이사를 하면서 책이 너무 많다고 이삿짐 아저씨들로부터 싫은 소리를 좀 많이 들었다. 그래서 책은 대충 아무 곳이나 아무렇게나 꽂아놓고 가도 된다고 했고, 결국 이사를 하고 몇날며칠 걸려 책장을 정리했다. 힘은 들었지만 책을 정리하면서 아, 맞다 이 책, 하고 잊고 있던 책들을 발견하고 또 그게 즐거워서 책장에 정리하는 일을 힘든지 모르고 했다. 결국 정리를 다 마치고는 몸살 감기로 며칠 호되게 앓기도 했지만 말이다.

사실 우리집은 책쟁이들의 책에 비하면 얼마 없는 편이다. 요새는 보통 다른 집들도 책이 엄청나게 많기 때문에 우리집에 특별히 책이 많은 것은 아닌데도 이사하는 내내 듣는 지청구는 정말 짜증스러웠다.

한국의 책쟁이들에 소개된 사람들이 대부분 남성이라는 건 정말 아쉬운 일이다. 하지만 여성은 자신만을 위한 책 수집에 모두를 쏟아붓기 힘든 탓일 거라는 생각을 했다. 나 조차도 책 사는 일에 열심이었던 때가 언제였냐는 듯이 현재는 책을 덜 구매한다. 책을 사는 일은 경제적인 문제와 공간적인 문제가 함께이기 때문인 듯 하다. 얼마전까지만해도 아이들 책보다 내 책이 더 많았는데 이제는 아이들 책 놓을 공간이 없는 탓에 내 책은 어느 구석엔가 파묻혀 있기가 일쑤고, 결국엔 아이들 책이 내 책을 넘어선 듯하다. 혼자 살지 않는 이상 책에 대한 끝없는 욕구를 채울 수는 없다. 결국엔 도서관을 많이 이용하자는 쪽으로 마음을 달랜다. 이사를 계획하면서 도서관과 가까운가에 대한 고려도 있었다. 도서관을 내 집처럼 드나들면 좋은데 역시 난 좀 게으른 편이라 집처럼 드나들진 못한다. 그래도 도서관을 자주 찾아가려고 노력중이다.

 

"여자는 결혼을 하면서 참으로 많은 준비를 한다고, 장롱도 사고, 냉장고도 사고, 세탁기도 사고, 식탁도 사고, 전자레인지 가스레인지도 새것으로 사고, 텔레비전도 사고, 비디오 오디오도 사고, 거실에 놓을 커다란 장식장도 사고, 침대도 큰 것으로 새로 사고...... 그런데 그렇게 많은 것을 새로 장만하면서 결혼하는데는 결혼하기 전에 쓰던 아주 귀한 물건 하나를 너무도 쉽게 잃어버리고 마는데 그게 바로 책상이거든. 처녀 때 쓰던 책상을 결혼하면서는 짐이 된다고, 놓을데가 없다고, 또 앞으로 쓸 일이 없다고 조카에게 주고 오거나 동생에게 주고 시집을 가는 거야. 전에 어떤 집에 갔는데 엄마가 학교 선생님인데도 그 집에 엄마 책상이 없더구나. 다른 물건들은 다 있는데 말이지. 아빠 눈엔 그게 참 이상하게 보였단다." (p96)

<아들과 함께 걷는 길>중에서 발췌해뒀던 부분이다.

여자는 정말 그렇다. 참으로 많은 준비를 하는데, 그게 혼자만 쓰려고 사는 건 아니다. 늘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들을 준비하느라 정작 자신의 것을 챙기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다.

주변의 엄마들은 한결같이 자신의 책상은 식탁이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식탁, 밥을 차려 가족들을 키워내기도 하지만, 엄마에게 정리의 공간이기도 하고, 사색의 공간이고 책을 읽고 차를 마시는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된다.

그러고보니 이 책도 알라디너로부터 받은 책이다.

 

 

 

 

 

 

  "이런 책을 좋아하는 네가 나쁜 사람일 리 없다."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선물한다는 것은 나의 내밀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드러낸다는 뜻인 것 같다.(p.26)

 

  책장을 넘기다가 내가 그은 밑줄을 발견했을 때, 상대는 무슨 생각을 할까. 나와 같은 부분에 밑줄을 긋고 싶었을까, 혹은 대체 왜 이 문장에 밑줄을 그었는지 궁금해서 다시 한번 읽어보게 될까. 누구든 빌린 책에서 밑줄이 그어진 문장을 만난다면, 거기에 밑줄을 그은 사람과 그 감정에 대해 잠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우리는 서로를 조금 더 잘 알 수 있게 될지도 모르니까.(p.30)

 

  책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고 느끼게 한다. 울게 하고 웃게 한다. 더 나은 삶과 더 나은 관계를 생각하게 한다. 더 나은 환경과 더 나은 사회를 꿈꾸게 한다. 그러나 책의 역할은 여기까지다. 그다음, 그 모든 것들을 실천해서 한 걸음 내딛게 하는 건 책이 아니라 '책을 읽은 내가' 해야 하는 일이다.(p.40)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짝사랑을 시작할 때, 그 상대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p.44)

 

  상처받은 소년을 괜찮은 어른이 될 수 있도록 이끄는 것, 이것은 괜찮은 어른들이 해야 할 몫이다. 상처받은 소년을 괜찮은 어른이 되게 도와주는 사람, 그가 바로 괜찮은 어른인 것이다.(p.66)

알라딘에 적을 두고 살던 내게도 다락방님과의 추억은 있다.

다락방님 글을 읽으며 신선하고 매력적이다라고 생각하며 매일 기웃거렸었다. 그러다 한번은 다락방님 책장에 있던 다락방님이 읽으며 직접 밑줄을 그은 소설책 두권이 내게로 왔다.

그때, 책 방출하시며 친하지 않던 내게도 흔쾌히 책을 보내주셨고 난 그 두 소설을 열심히 읽었다. 다락방님의 밑줄과 메모를 보며 다락방님을 생각했었다. 그녀의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하고 말이다.

알라딘에 소홀해졌지만 다락방님의 글이 책으로 묶여져 나온다는 소식을 접했고, 그걸 장바구니에 한참동안 담아 두었다. 그때가 이사를 준비할 무렵이라 이사하고나서 사야지했던 탓이다. 결국 이사하고나서도 주문은 뒤로 미루어졌고, 이제는 주문을 해야지하고 있던 연말, 알라디너께서 선물하고 싶다는 문자를 보내셨다. 한편으로 뻔뻔하게 그걸 감사히 또 받았다.

알라딘과 책읽기에 소홀했지만 늘 잊지 않고 챙겨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르겠다.

한장 한장 다락방님과 소통한다는 생각으로 읽어내려간다. 내 마음에 와닿은 글귀들을 읽으며 맞아, 맞아, 그렇지, 그렇지, 하고 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나마 이 사회를 좀 더 나은 사회로 꿈꾸고 실천하려는 괜찮은 어른들일 거라는 생각을 하며 올 2014년에는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책과 더 많이 친하게 지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알라딘과도.

해가 바뀌며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일이 좋다.

무슨 일이든 무엇이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새해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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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4-01-07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넘 멋진 페이퍼예요

꿈꾸는섬 2014-01-07 20:43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ㅎㅎ 새해에는 뭐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는 것 같아요.^^
책도 열심히 읽고 알라딘마을에도 자주 들러서 기록도 남기고 해야겠어요.^^
동희랑 태은이랑 행복한 날들 보내시고 계시죠?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늘 빌어요.^^

순오기 2014-01-08 0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1년 전 일인데도 가물거리니....
잘 살기 위해 뭘 어떡해야 되는지... 생각하며 살아야겠어요.
요즘 읽고 있는 유시민의 <어떻게 살 것인가>의 영향도 받아서...

꿈꾸는섬 2014-01-08 12:10   좋아요 0 | URL
<어떻게 살 것인가>, 리뷰를 기대해야겠어요.ㅎㅎ
1년전 일인데 기록물이 없으니 정말 아무 생각이 안나더라구요.ㅜ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끊임없이 해야할 것 같아요.^^
 

어제 저녁을 먹고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현준이가 친구의 머리를 뒤로 잡아당기고 턱을 주먹으로 때렸다고, 그래서 아이 입술에서 피가 났다고.

그 전화를 받는데 정말 많이 당황스럽고, 믿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상대 아이가 없는 말을 했을리는 없다는 생각.

친구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다. 정말로 머리를 뒤로 잡아당기고 턱을 주먹으로 때렸냐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눈동자가 마구 흔들린다. 사실인거다.

왜 그랬어? 하고 물었더니,

너무 화가났었단다.

대체 화가 난다고 때리는 일이 말이 돼? 했더니 눈물을 뚝뚝 흘린다.

현준이는 같은 반 친구 중 그 친구를 가장 좋아한다. 그래서 매일 아침 등교할때 그 아이와 꼭 만나서 가려고 노력하고 그 아이가 늦게 오더라도 늘 기다려주었단다. 보통 현준이가 더 일찍 등교하니 기다리는 일이 늘 많았단다. 어제는 횡단보도 앞에서 만나서 같이 운동장 돌고 교실에 가자고 했는데 그 아이는 그 말을 무시하고 먼저 확 달려갔단다. 그게 벌써 몇번 반복되었고, 자기가 무시당한 느낌이 들어서 속상하고 화가 났단다.

아이고, 그렇다고 상대방을 때리다니, 네가 남자는 남자구나. 했다, 속으로.

그 친구는 평소에 다른 친구들에게 하도 많이 맞는 편이라 그 엄마가 많이 속상해해왔었다. 머리도 좋고 공부도 잘하고 반듯하게 행동하는데 친구들은 아무리 건드려도 조용히 넘어가는 그 애를 자꾸 건드렸단다. 그래서 그 엄마는 정말 많이 속상해했었다. 그런데 친하게 지내던, 여태 한번도 교실 안에서 다툼이 별로 없던 현준이가 때렸다고 하니 그 엄마 입장에선 더 많이 속상했었던 것 같다.

정말 많이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현준이에게는 그 친구에게 전화해서 사과하라고 했다. 그런데 통화하기 싫다고 문자로 보내라고해서 문자만 보냈다고 했다.

그래도 마음이 너무 안 좋았다. 현준이는 이제 정말 다시는 폭력을 쓰지 않겠다고, 말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래도 내 마음은 여전히 무겁고 안 좋았다. 그래서 아이는 친구에게 편지를 쓰고, 둘이 나가서 약국에 들러 입술에 바르는 연고와 케잌을 샀다. 그리고 그 친구네 집에 가서 다시한번 사과를 했다. 정말 미안하다고. 현준이도 죄송하다고, 다시는 폭력을 쓰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 엄마와 난 서로 마음이 안 좋아서 눈물이 났다.

내 아이가 다른 아이에게 당하고 오는 일이 얼마나 속상한지 나도 잘 아는데, 내 아이가 친구를 함부로 대했단 사실은 더 많이 속상하게 했다.

케잌과 연고로 상대의 마음이 얼마나 풀릴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정말 미안해하고 있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오늘부터 현준이는 자신의 감정을 행동이 아니라 말로 전하겠다고 앞으로 계속해서 잘 지키겠다고 약속을 했다.

친구들끼리 치고받고 싸울 수 있다는, 그럴 수 있다는 말은 싫다. 어떠한 상황이든 말로 해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쁜 말말고 좋은 말로 말이다.

아, 정말 아이들 키우는 일은 쉬운 일이 하나도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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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2013-11-20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심정이 이해가 가요. 아들들은 정말 과격한 부분들이 있더라고요.

저도 비슷한 일로 다른 엄마한테 전화를 받은 일이 있어요.
몸이 아픈 친구하고의 일이라서 그 엄마가 예민한 것도 있었지만,
혹시나 몸 아픈 친구라서 귀찮아하고 막 대한건가 해서 가슴이 철렁했어요.
그래도 그런 이유로 싸우고 한 건 아닌 것 같아서 마음을 놓았는데요.
심란했었어요.

꿈꾸는섬 2013-11-23 12:10   좋아요 0 | URL
북극곰님 공감해주셔서 감사해요.
아들들의 과격함은 정말 마음을 심한하게 하더라구요.
그 날 잠도 잘 못 잤어요.ㅜㅜ
그래도 아이가 잘 알아들어주어서 다행이었어요.
폭력없는 교실을 원하는데......그게 아닌가봐요.ㅜㅜ

세실 2013-11-20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꾸는섬님도 많이 놀라셨겠네요. 아이들은 그렇게 싸우면서 크나 봅니다.
청심환 드셨어요? 규환이도 중1때 친구랑 싸워 담임 전화받고 학교 갈때 얼마나 놀랬던지.....
케익이랑 연고 잘 준비하셨네요^^

꿈꾸는섬 2013-11-23 12:10   좋아요 0 | URL
규환군도 그런 일이 있었다니 남자 아이들 다 한번씩 겪는 일인가하고 위안이 되네요.
다행히 아이들은 아무렇지 않게 다시 친하게 지낸답니다.^^

순오기 2013-11-21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래 글과 사진을 보니 현준이도 현수도 많이 컷네요.
아이들은 아프면서 크고 싸우면서 크겠지요.
엄마들의 마음을 아이도 잘 알았을 거 같아요.
아이들 행동에 부모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에 따라 달라질거라 믿고요.
두 어머니 모두 잘 하신 거 같아요. 눈물 그렁그렁한 그 마음도 가늠이 되고요~

꿈꾸는섬 2013-11-23 12:14   좋아요 0 | URL
아이들 정말 많이 컸지요.ㅎㅎ
아들들은 몸으로 싸우는 경우가 많은가봐요.ㅜㅜ
싸우지 않고 지냈으면 좋겠는데, 교실 전반적인 분위기가 안 좋은 것 같더라구요.
매번 툭툭 건드리고 때리고 막말하고 욕하는 친구가 있는데 아이들이 은근히 그 애처럼 변한 것 같기도 하구요.
좀 속상한 부분이 많이 있었는데 현준이도 주먹이 먼저 나갔다니 많이 놀랐었어요.
그래도 다행히 잘 알아들어주어서 고마웠지요.

마녀고양이 2013-11-21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준이가 폭력을 잘 쓰는 아이가 아닌데.. 그런데도 친한 친구에게 그런 일을 했다는건
그만큼 서운하고 마음이 상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폭력을 잘 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극단적인 표현을 하는데까지는 현준이 나름의 이유가 있었겠죠... 아마도 꽤나 속을 끓고 있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리고 현준이도 이번 일로 많이 놀랐겠네요, 꿈섬님도 많이 놀라셨겠구요...
현준이의 폭력도 문제겠지만, 먼저 현준이의 마음을 알아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른 엄마와 그 아이 입장보다 먼저.... 현준이가 믿을 부분이 엄마밖에 없을테니까요.

우리 현준이가 많이 자랐군요... ^^
아이들은 표현 방법이 아직 서툴러서 계속 배우는 과정이니까...
아마도 많은 생각을 하겠지요, 스스로도. 꿈섬님처럼 멋진 아드님이네요, 반성할 줄도 아는.

꿈꾸는섬 2013-11-23 12:19   좋아요 0 | URL
ㅎㅎ마녀고양이님 말씀이 맞아요. 정말 많이 속상했을거에요. 제가 생각해도 속상했을 것 같더라구요.
자기는 늘 그 친구를 배려해주었는데 그 친구는 자기를 배려해주지 않는다 생각하니 화가 났을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더 많이 안아주었어요. 현준이 꼭 끌어안고 얘기했어요. 속상한 마음 알겠다고, 그러니까 다음부터 그 마음을 주먹이 아니라 말로 전해달라구요. 그랬더니 알겠다고 하더라구요.
한번 정도 실수할 수 있다고 했어요. 실수는 어른들도 늘상한다구요. 실수하고 그 다음엔 그 실수를 안하기 위해 노력하면 그것만으로도 잘하는 일이고, 훌륭한 일이 되는 거라구요. 그랬더니 잘 알겠다고, 다음부터 꼭 말로 먼저 하겠다고 하더라구요.
이번 일로 그 친구도 현준이도 또 하나를 배웠을거라고 생각해요. 그 친구는 좀 더 배려하는 마음을, 현준이는 화가난다고 말로 잘 표현하는 것을요.
제가 좀 더 많이 다독거려주고, 말로 표현하는 방법을 자꾸 더 많이 얘기해야할 것 같아요.^^
고마워요. 마녀고양이님.^^

후애(厚愛) 2013-11-25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놀라셨지요..
좋아하는 친구한테 무시당한다고 생각하니 속상하고 불안했나 봅니다.
다시 친하게 지낸다 하니 정말 다행입니다.
근데 현준이가 많이 자랐네요.^^

꿈꾸는섬 2013-11-26 13:16   좋아요 0 | URL
아이들 크면서 한번쯤 겪는 일일텐데, 다툼이 생기는 게 편치가 않네요.
후애님 말씀대로 다시 잘 지내고 있으니 정말 다행이에요.^^

blanca 2013-11-26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꾸는섬님의 대응이 참 적절하셨던 것 같아요. 현준이도 이제 이 과정을 통해 성장할 테고 엄마와 함께 사과했던 기억을 통해 비슷한 문제상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잘 배웠을 것 같아요.

이 세상에서 가장 변수가 많고 가장 어려운 게 사람 하나를 온전하게 키워내는 일인 것 같아요....

꿈꾸는섬 2013-11-26 13:17   좋아요 0 | URL
현준이를 키우면서 참 많은 걸 배우는데, 여전히 어려운 일이 많네요.
블랑카님 정말 반가워요.^^

2013-11-28 0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27 14: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같은하늘 2013-12-17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쿠... 저도 얼마전 비슷한 일이 있었어요. 상대가 여자아이라 거의 무조건 남자아이의 잘못이라고 얘기하는 상대엄마... 저도 빵하나 사들고 가서 자초지정 얘기하고 여자아이의 잘못이 먼저였다는걸 상기시켜 드렸지요. 요즘은 아들 키우기가 더 힘든 세상 같아요. ㅜㅜ
올해가 가기전에 인사 남기려 들렸다가 이 글 보고 흥분하다 갑니다... ㅋ

꿈꾸는섬 2013-12-27 14:49   좋아요 0 | URL
같은하늘님 애들 키우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ㅜㅜ
올 해 알라딘에 좀 더 열심이고 싶었는데 더 뜸했어요. 내년엔 좀 더 노력해봐야죠.ㅎㅎ
같은하늘님 우린 카스에서 가끔 소식접해서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