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5일 수요일 오전 11시 구리아트홀 유채꽃 소극장에서 박완서 선생님의 3주기 추모공연이 있었다.

평소 문학에 관심 많았던 친구와 이번에 중학교를 졸업한 조카와 언니, 네 자리를 예약하고 다녀왔다.

 

오프닝 공연부터 조용하게 진행되었다.

낭독배우 강애심님의 목소리로 듣는 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은 그 재미와 감동이 더했다. 나도 모르게 찔끔거리며 눈물도 흘리고, 훌쩍훌쩍거리며 여러 생각을 했다.

서로 사랑했던 순간들, 결혼 준비하며 티격태격했던 우리, 결혼식 올리고, 아이들 낳고 살았던, 과거의 나 그리고 남편 생각에 감정이 이입되어 나중에 늙어서 미안해하지 말고 후회남지 않게 잘 해주며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박완서 선생님 맏따님 호원숙님께서 선생님의 젊은 시절 사진과 결혼식 동영상을 자료로 제공하여 그것을 보는 재미도 있었다. 젊은 시절 수줍은듯 환하게 밝은 미소를 지었던 선생님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당시 초호화 결혼식이었을, 그래서 남편이 부자일지도 모른다는 환상을 갖게 했던, 그 글귀들과 겹쳐 그 재미가 더했다.

엄마가 감동에 젖어 추모공연에 참석한동안, 아들은 친정에 맡겼었다. 12시45분에 피아노학원 차량이 오기로 했는데 서로가 엇갈렸는지 아들과 차량선생님의 전화가 이어져오고, 조용한 분위기속에 전화를 받을 수 없었다. 그래서 얼른 문자로 답을 보내고, 아들은 20분을 넘게 기다리다가 차를 겨우 타고 피아노학원을 갔단다. 미안하고, 고맙다는 문자를 보냈더니 '네'라고 답문을 보냈다. 그리고 학원이 끝나고는 동생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와줘서 더 많이 고마워했다.

 

집에 돌아와 박완서 선생님 작품을 찾아봤다. 꽤 많이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게 더 많았던 것 같다.

 몇권 더 샀던 것 같은데, 내 기억이 잘못됐는지 여기저기 둘러보는데 이 6권밖에 안보인다.

 

 

 

 

 

오전에 외출해서 오후까지 외출하기가 미안했지만, 엄마는 저녁을 일찍 먹이고 아빠와 변호인을 보러갔다.

skt더블더블할인 이벤트 기간이 15일에 만료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는데, 아이들은 아무 걱정말고 다녀오라고 해서 한번 믿어보는 마음으로 다녀왔는데, 정말 아무 일도 없었다. 영화를 보면 어찌나 울컥하던지, 그래도 지금 여전히 바뀌지 않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시절만큼 야만스럽지는 않지 않나하는 생각에 그나마 안도했다. 슬픈 현실이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우리 집에 도착한 다락방님의 방출도서가 도착했다.

다락방님이 보낸 도서가 우리집으로 오기까지 좀 힘겨웠다. 전에 살던 사람이 주소 이전을 안해놔서 워낙 많은 우편물이 우리 집으로 배송되었고, 그때마다 난 반송함에 넣었다. 그래서 우편배달부가 그 사람과 나를 헛갈려하고, 당연히 내게 와야했던 우편물을 이사간 사람의 우편물로 착각하고는 벨을 누르고 이사가셨죠? 하고는 집으로 올라오지 않아 난감하게 만들었다. 부랴부랴 우체국에 전화해서 전화번호 알아내서 다시 받아냈는데 그분 이사간줄 알았다고ㅜㅜ 이사를 갔으니 이사를 왔겠죠. 그분이랑 저랑 이름이 약간 비슷하긴 했지만 그래도 성이 완전 다른데 이제 헛갈려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는 받았다. 다락방님이 보내주신 화가와 정원사, 다락방님 고맙습니다. 잘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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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01-16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섬님께는 이번주에 우편물 보냈거든요. 저런 어려운(!) 과정을 거쳐 어쨌든 잘 받으셨다니 다행입니다. :)

꿈꾸는섬 2014-01-22 12:12   좋아요 0 | URL
네, 잘 받았어요. 즐겁게 읽을게요.^^

수퍼남매맘 2014-01-16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빠가 의젓해서 동생을 잘 데리고 있네요. 예비소집은 잘 다녀오셨는지....
조금씩 엄마만의 시간이 늘어나고 있군요.
저도 오늘 아이들만 영화관에 들여 보내고 저는 열심히 백화점 구경을 했답니다.ㅎㅎㅎ

꿈꾸는섬 2014-01-22 12:13   좋아요 0 | URL
예비소집 잘 다녀왔어요.^^
아이들 영화관 보내고 백화점 쇼핑하는 것 좋으셨겠어요.
전 보통 아이들이랑 같이 보는 걸 좋아해요.ㅎㅎ 요새 만화들은 너무 재밌더라구요.ㅎㅎ

마녀고양이 2014-01-17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섬님... 박완서님 추모 공연 다녀오셨군요, 그리고 변호인도...
이래저래 왈칵 눈물이 나는 날이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변호인 보면서 얼마나 울었던지. ^^
좋은 선물도 받으셨네요.

참으로 따스한 페이퍼입니다.

아래 페이퍼를 보니 이번에 오기 언니 만나셨나봐요, 저는 꿈섬님도 오기 언니도 아직 못 뵈었으니... ㅋㅋ
아유, 이래저래 바쁜 날들입니다. 올해 반 년은 아주 죽었다 라는 맘으로 살아보려구요.
꿈섬님, 즐겁고 건강한 주말 되셔요~ ^^

꿈꾸는섬 2014-01-22 12:15   좋아요 0 | URL
추모공연과 변호인, 정말 눈물 왈칵 쏟은 날이었어요.

마녀고양이님 올 해 반 년 무척 바쁘신가봐요. 힘내세요.^^
우리는 다음에 마녀고양이님 시간되실때 한번 뵈어요.^^
제게 많이 소중하고 감사한 분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