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금요일 아들은 친구의 생일잔치에 초대를 받았다.
같은 반에 두 아이가 생일이 똑같은 날이라 함께 생일잔치를 연다고 연락이 왔다.
친구 생일잔치에 가려면 선물을 준비해야하는데 현준이는 초대를 받은 며칠 전부터 어떤 선물을 할거냐고 계속 물어댔다.
글쎄 어떤 선물이 좋을까? 하고 물으니 답이 없다.
그래서 책꽂이 벌써 오래전에 구매해둔
<나도 작가, 자신만만 글쓰기 왕>을 선물할까? 하고 책을 보여주었더니 책을 좋아하는 친구들이긴 한데, 한 친구는 요새 고무딱지에 흠뻑 빠졌고, 한 친구는 만화책에 흠뻑 빠져 있단다.
그러면서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면서 자기도 아직 이 책을 써나갈 준비가 안되어 있다며 애들이 싫어할 것 같단다.ㅜㅜ
아, 정말 생각이 많이 다르구나. 하고는 알라딘 어린이, 만화, 캐릭터 등등 여기저기를 계속 둘러보는데 마땅한 것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니 어느새 내 옆으로 와서는 만화쪽을 살펴보자고 한다.
그래서 둘러보다보니
요 책 재미있겠한다. 그런데 이 책은 자기에게 사달란다.
그러고는 또 한참 이것저것 살펴보는데
요 두권을 사서 한권씩 나눠주는 것도 좋겠단다.
자기 빼고 대다수의 남자 아이들이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을 열혈시청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좋아할 것 같다는게 아들의 말이다.
엄마의 기준으로는 솔직히 썩 마음에 드는 선물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나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말하는데 그걸 무시하는 건 좋은 일이 아닌 것 같아서 얼른 장바구니에 담았다. 그랬더니 어서 주문해두란다. 엄마 마음 바뀌기 전에.
당사자들이 받아서 기분 좋은 선물을 하는 것은 당연히 좋은 일이라고 내 생각을 바꾸었다.
<독서평설>은 세실님 서재에서 보고 찜해두었고, <일수의 탄생>은 순오기님 서재, <폭풍우 치는 밤에>는 드라마 주군의 태양은 안봤지만 엄마들 사이에서 엄청난 이야기를 들었던 터라 궁금해서 함께 주문하기로 했다.

더글라스 캐네디의 <빅픽쳐>가 재미있었던지 남편이 그의 다른 소설도 읽어보고 싶다고했다. 찾아보니 <모멘트>를 가장 저렴하게 살 수 있어서 우선 이 책을 먼저 담는다. 워낙 다작이라 읽을거리가 엄청 많을 듯 하다.
나를 위한 책을 담지 못한 건 아쉽긴 하지만, 다른 이들을 위해 책을 사는 일도 즐거운 일이다.
내가 읽어야할 거리들은 아직 책장에 많이 남아 있으니 그것들을 먼저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