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사와 아키라 자서전 비슷한 것
구로사와 아키라 지음, 김경남 옮김 / 모비딕 / 201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자소서 비슷한 것.

 

 

 

 

 

 

 

 

 

오즈 야스지로는 < 옆 > 을 잘 찍는 감독이기보다는 < 곁 > 을 잘 찍는 감독이다. 오즈의 카메라는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에 끼어든다는 느낌 없이 곁에 머물면서 조용히 지킨다. 옆을 바라본다는 것과 곁을 지킨다는 것은 다른 느낌이다. 오즈가 다른 감독들과 다른 점은 바로 이 지점이다. " 곁 " 을 포착하는 능력은 오즈가 가장 탁월했다. 반면 구로자와 아키라'는 < 앞 > 을 잘 찍는 아시아 감독에 속한다.* 관객은 종종 배우의 응시를 불편하게 받아들인다. 수평적 관계를 중시하는 서양에서는 이 응시가 매혹적일 수 있으나 예를 중시하는 동양 문화에서는 자칫 무례하게** 보일 수 있는 구도이다. 그래서 그랬을까 ? 구로자와 아키라 영화는 밖에서는 열렬한 찬사를 받았지만 자국 내에서는 짜디 짠 박대를 받았다. 일본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들은 오즈 야스지로의 위대함을 위해서 구로자와 아키라를 평가 절하시키고는 했다.

 

마치 김연아의 우아함을 위해서 아사다 마오와 비교 평가***하는 것처럼 말이다. 나는 구로자와 아키라 영화를 매우 좋아했다. [ 거미의 성 ] 은 셰익스피어 연극을 영화로 만든 모든 작품 가운데 가장 탁월했고, [ 숨은 요새의 세 악인 ] 은 영화가 활동극'으로 불린 이유를 깨닫게 해준다. 그런 그가 자서전 비슷한 것을 쓴 모양이다. 그래서 제목도 < 자서전 비슷한 것 > 이다. 역자 후기를 보니 < 자서전 비슷한 것 > 은 1978년 3월 ~ 1978년 9월까지 신문에 연재한 것을 덧대고 재구성해서 단행본으로 나온 책으로 구로사와 감독이 부제로 붙인 이름이 " 자서전 비슷한 것 " 이라고 한다. 그러니깐 이 책은 < 데루수 우자라 / 1975 > 와 < 가게무샤 / 1980 > 사이의 긴 공백 기간에 쓰여졌다. 칠순에 가까운 그가 지난 일을 떠올리며 쓴 글이다. 사실 이 책을 펼쳐놓고서는 한동안 당혹스러웠다.

 

내가 알고 싶었던 것은 [ 라쇼몽 ] 이후에 만들어진 영화 현장이었는데 이 자서전 비슷한 것은 " 라쇼몽 " 까지만 다룬다. 아뿔싸, 책을 살 때 차례'를 자세히 보지 않은 탓이다. 더군다나 전체 가운데  2/3는 감독이 되기 전 이야기'를 다룬다. 하지만 실망은 1,2장만 넘기면 글 솜씨에 빠져들게 된다. 그는 훌륭한 감독이기에 앞서 탁월한 시나리오 작가였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만든다. 자서전에서 보이는 그 흔한 허세'가 보이지 않는다. 직설적이며 화를 잘내는 성격이 글에서도 그대로 묻어난다. 자상한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달달하게 말하는 분위기도 아니고, 차 한 잔 마시며 진지하게 예술혼에 대해 말하는 분위기도 아니다. 왁자지껄하는 저잣거리 술집에서 불알친구들과 모여 낄낄거리며 수다를 떠는 것 같은 분위기'다. 그렇기에 그의 필모그라피 중 가장 화려했던 시기가 아닌 어렵고 힘들었던 애송이 시절에 집중했는지도 모른다.

 

모든 글이 꼭 유쾌한 것만은 아니다. 관동대지진 때 벌어진 재일 조선인에 대한 흉흉한 소문을 바라보는 감독의 시선은 감동적이며 서른이 되기 전에 자살한 형에 대한 애틋한 마음은 처연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구로사와의 글빨에서 불구하고 찜찜함은 남는다. 감독 스스로가 말했듯이 자서전이라고 하기에는 미흡하다. 미완으로 남은 자소서 같다.

 

 

 

 

FIN

 

 

 

 

 

 

 

 


 

 

구로사와 아키라 영화(들)

 

▦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로사와 영화는 < 거미의 성 > 이다.

▦ < 거미의 성 > 을 볼 때 늘 궁금했던 점 하나가 마지막 장면이다. 1957년도에 만들어진 영화이니 특수촬영으로 화면을 조작할 리는 없는데 와시즈(미후네 도시로가 )가 수많은 화살을 피해 도망가는 장면은 아무리 봐도 이해하기 불가능했다. 왜냐하면 " 리얼 " 했기 때문. 하지만 이 책 부록에 해당하는 필모그라피에는 그 궁금증을 해소할 만한, 청천벽력 같은 사실이 폭로된다. 다음과 같다. " 와시즈가 비처럼 쏟아지는 화살을 피해 도망가는 라스트신에서 와시즈 역을 맡은 미후네의 공포에 질린 얼굴은 연기가 아닌 것처럼 보였는데, 실제로 대학의 궁도부원들에게 미후네를 향해서 화살을 쏘게 했다고 한다. " 맙소사 ! 미후네의 영화 속 공포는 연기가 아니라 진짜였던 것이다.  한국 양궁 선수라면 모를까 ? 실력이 꾀죄죄죄한 일본 대학 궁도부원들이 진짜로 미후네를 향해 화살을 쏜 것이다.  화살이 그를 향해 비처럼 쏟아졌는데 그중 한 발이라도 엇나갔다면 미후네는 어떻게 되었을까 ? 문득 베르너 헤어조크 감독의 < 피츠카랄도 > 가 떠올랐다.  구로사와가 화살을 쏘았다면 헤어조크는 권총으로 배우를 협박했다. " 연기할래, 아니면 죽을래 ? " 둘 다 약간 미친 감독 같다.

▦ < 천국과 지옥 > 은 카메라의 동선과 배우의 동선이 서로 얽히지 않고 유려하게 치고 빠질 수 있는 신기를 보여준다. 오랫동안 호흡을 함께 한 탱고 같다. 집중력을 잃지 않는 힘, 그것이 바로 구로사와 영화가 가지고 있는 힘이다.

▦ 구로사와는 여름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겨울에 찍고 반대로 겨울을 배경으로 한 영화는 여름에 찍는, 아주 못된 버릇이 있다. 그래서 촬영장은 전쟁터 같은 치열함이 있었다고 한다. < 살다 > 라는 영화는 겨울이 배경인데 이 영화는 여름이 찍었다. 아, 불쌍한 시무라 다카시. 눈이 펑펑 내리는 놀이터에서 ' 곤돌라의 노래 ' 를 부를 때 얼마나 더웠을까 ? 시무라 다카시에게는 미안하지만 이 장면은 구로사와 영화 중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 아닐까 싶다.  

▦ 개인적으로 구로사와에게 영광을 안긴 < 라쇼몽 > 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구로사와 영화치고 심심한 영화에 속한다. 혹여, 이 영화 한 편 보고 지레 실망해서 그의 다른 영화를 보지 않기로 했다면 당신은 큰 실수를 저지르는 꼴이 된다.

▦ 그는 꽤 굵직굵직한 해외 문학 작품을 영화로 만들었다. < 거미의 성 > 은 [ 맥베스 ] 가 원작이고, < 밑바닥 > 이라는 영화는 막심 고리키의 [ 밑바닥에서 ] 가 원작이다. < 요짐보 > 는 대실 해밋의 [ 피의 수확 ]에서, < 란 > 은 [ 리어왕 ]에서, < 백치 > 는 제목 그대로 도스토엡스키의 [ 백치 ]에서, < 살다 > 는 톨스토이의 < 이반 일리치의 죽음 > 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작품이다.

▦ 러시아가 구로사와를 초대해서 < 데루수 우잘라 > 를 찍었는데 그것은 러시아 문학 작품을 꾸준히 영화로 각색한 노 감독에 대한 답례처럼 보인다. 실제로 영화 제작 및 투자를 담당한 러시아는 영화 제작 과정에서 참견을 일절 하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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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퀸 2014-02-21 0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책 읽을만 한가요? 제 블로그에 구로자와에 대한 글도 아니고 블로그 포스팅 한 글에 구로자와 이름이 있었는데 이 책 낸 출판사에서 서로 이웃 신청하더군요 ㅎㅎ 흥미로워 보여서 살까 생각은 하고 있는데. 이게 예전에 나왔던 감독의 길의 정식 버전이라고 하던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1 04:13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감독의 길'이죠. 이전 책이 영문 번역이었다면, 이 책은 원판 번역.. 이게 맞는 말인가?! 하여튼...
촬영현장이나 우리가 흔히 알고 싶어하는 이 영화 이 장면 어떻게 찍었지 ?! 이런 굼금증을 해소해 줄 것은 하나도 없다는 측면에서는 좀 아쉽습니다. 그냥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으로는 좋으나 전문적으로 무엇인가를 배우고 싶다는 측면에서는 거의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죠. 퀸 님에게는 별 득이 안 되는..
그러니간 나 같은 영화 좋아하는 사람이 그냥 읽기에는 좋지만 기술적인 노하우를 얻고 싶어하는 사람에게는 평범한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매직퀸 2014-02-21 0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답변 감사. 인생 이야기가 사실 더 궁금하고 흥미롭긴 합니다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1 05:11   좋아요 0 | URL
책 아주 재미있습니다 ! 읽어보세요. 문장력도 좋아서 책이 술술 읽힙니다. 딱딱하지 않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4-02-21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후네 도시로와 구로자와 아키라는 늘 함께 떠오르더군요.나중에 대판 싸우고 결별했지만...이 자서전에는 미후네 도시로에 대한 언급은 어느 정도 나오나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2 05:55   좋아요 0 | URL
아, 노이제자이트 님 오랜만입니다. 후후.
미후네에 대해서는 크게 다루지는 않아요. 워낙 , 라쇼몽 까지만 다뤄서 말이죠.
하지만 읽어볼 만한 후일담입니다.
 

 

 

 

 

 

 

 

 

 

 

 

 


 

 

 

 

 

 

아주 오래된 통증......

 

 

 

복사꽃을 본 지 오래되어서 다음해 맹무살수의 고향에 갔다. 하지만 그곳엔 복사꽃은 없었다. 복사꽃은 처음부터 없었다는 걸 떠날 때에야 깨달았다. 복사꽃은 그 여자의 이름이었다. 그녀의 눈물을 보고 나서야 황약사가 날 찾아왔던 이유를 알았다.

 

- 동사서독, 구양봉(장국영)의 독백 中

 

 

김훈은 에세이 < 상처와 풍경 > 서문에서 “모든 풍경은 상처의 풍경일 뿐이다.” 라고 고백한다. 염세주의자인 나는 이 말을 " 모든 관계는 상처의 풍경일 뿐이다. " 라고 고쳐 말한다. 관계'가 상처를 주는 원인이라면 가장 농밀한 관계라 할 수 있는 사랑은 말해서 무엇하랴.  이 세상, 모든 사랑은 상처의 풍경일 뿐. 사랑할 때는 보이지 않으나 헤어지고 나면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이 부재'다. 사랑은 본질적으로 장소를 공유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함께 했던 " 자리 " 를 기억하는 행위가 바로 사랑에 대한 기억이다. 함께 했던 < 자리 > 에서 텅 빈 자리를 바라볼 때 그 사람의 부재를 읽는다. 왕가위 영화 속 사랑은 대부분 장소에 대한 기억이다. 영화 < 동사서독 > 에서 사랑의 상처를 얻고 고향을 떠나 세상 밖으로 떠도는 맹무살수(양조위)는 사랑을 기억하기 위해서 사랑하는 사람보다 먼저 " 복사골 " 을 호명한다.

 

그는 복사꽃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를 기억하기 위해서 복사꽃 피는 마을(복사골)을 에둘러 말한다. 그래야지 사랑에 대해 말할 수 있다. 슬픈 사랑이다. 그는 도적떼가 휘두른 칼 끝에 자신의 목이 베일 때 경쾌한 바람소리를 듣는다. 사랑을 잃는다는 것은 장소를 잃는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이처럼 상처라는 낱말이 품은 핵심은 장소/자리'이다. 상처에서 < 처 > 가 한자로 < 處 : 곳 처 > 다. 롤랑 바르트'처럼 화려한 만연체로 말하자면 실연에 따른 아픔은 그 사람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자주 가던 장소에 그 사람이 부재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처연'이다. 글을 쓰다 보니 너무 먹물스럽게 말을 비비꼬았나 ? 헤헤헤. 됐고 ! 언제부터인가 나는 상처라는 말보다 흉터'라는 말이 가슴에 더 와닿았다. < 상처 > 라는 말은 왠지 싸구려 신파 같았고 < 흉터 > 는 가슴에 사무쳤다.  

 

어제는 떠나버린 사랑 때문에 질질 짜다가 오늘은 느닷없이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며 희희낙락할 수 있는 감정이 " 상처 " 라는 낱말에 어울릴 것 같았다. 반면 < 흉터 > 는 묵직하고 담담한 어감이다. 흉터는 쉽게 울지 않고 쉽게 웃지 않는다. < 상처 > 와 < 흉터 > 는 모두 " 통증 " 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지만 상처가 주는 통증은 찰나'에 가깝고 흉터가 주는 통증은 지속'에 가깝다. 부풀어오른 통증은 살아 있다는 증거'가 된다. 흉터란 오랜 시간을 거쳐야 완성되는 흔적이기 때문이다. < 동사서독 > 에서 도적떼에게 목이 베인 맹무살수는 목에 흉터를 남기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는 통증을 견디지 못하고 죽은 자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상처는 치명적이고 흉터는 지속적 속성을 가지고 있다. 상처는 못 견디는 것이고, 흉터는 견디는 것이다. 

  

 

 

▶ 한 여성 행위 예술가가 현대인의 소통 단절에 대한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낯선 사람과 1분 간 서로 눈으로 대화를 나누자는 의도이다. 여기에 의도치 않은 한 남자가 등장한다. 행위예술가는 그 남자를 보자 설움과 기쁨이 섞인 눈물을 쏟는다. 옛날에 사랑했던 남자이자 동지였던, 그 남자 ! 여기서 여자 앞에 앉은 남자는 흉터'다. 한때는 못 견딜 것 같던 상처였으나 이제는 견딜 수 있는, 아름다운, 그리운, 보고 싶던 흉터가 그녀 앞에 있다.

 

영화 < 화양연화 > 에서 양조위는 아주 오래된 앙코르와트 사원에서 돌의 흉터'를 본다. 그는 천년 세월에도 무너지지 않는, 단단한 돌 속에서 상처입은 돌 하나를 발견한다. 숨탄것은 상처를 방치하면 살이 부풀어올라 양각으로 새겨진 흉터를 남기지만 나무와 돌은 음각으로 새겨진 흉터를 남긴다. 전자는 덧대고 후자는 파인다. 양조위가 앙코르와트에서 발견한 돌 구멍'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아물지 못했던 돌의 흉터였다. 얼마나 깊은 통증이었기에 저토록 단단한 돌에 구멍이 파였을까 ? 그는 오래된 통증 앞에서 자신이 겪었던 통증을 섞는다. 그리고는 지푸라기로 봉합한다. 그것은 일종의 치유이다. 텅 빈 자리를 메우는 상징적 몸짓이다. < 흉터 > 라는 말이 한자 조합으로 이루어진 낱말 같지만 사실은 순우리말이다. " ~ 터 " 는 놀이터, 일터, 낚시터'처럼 " 자리 " 나 " 장소 " 를 뜻한다.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페허다

 

나에게 왔던 사람들,

모두 어딘가 부서진 채

모두 떠났다

 

내 가슴속엔 언제나 부우옇게

바람에 의해 이동하는 사막이 있고

뿌리 드러내고 쓰려져 있는 갈퀴나무, 그리고

말라 가는 죽은 짐승 귀에 모래 서걱거리는

 

어떤 연애로도 어떤 광기로도

이 무시무시한 곳에까지 함께 들어오지는

못했다, 내 꿈틀거리는 사막이, 그 고열이

에고가 벌겋게 달아올라 신음했으므로

내 사랑의 자리는 모두가 폐허가 되어 있다

 

아무도 사랑해 본적이 없다는 거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이 세상을 지나가면서

내 뼈아픈 후회는 바로 그거다

그 누구를 위해 그 누구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거

 

젊은 시절, 도덕적 경쟁심에서

내가 자청한 고난도 그 누구를 위한 헌신은 아녔다

나를 위한 헌신, 나를 위한 희생, 나를 위한 자기 부정

 

그러므로 나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다

그 누구도 걸어들어온 적 없는 나의 폐허

다만 죽은 짐승 귀에 모래알을 넣어주는 바람 뿐

 

- 시집 <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 > 중 시 " 뼈아픈 통증 " 전문

 

 

 

황지우 시집 < 어느 날 나는 흐린 酒店에 앉아 있을 거다 > 에 수록된 " 뼈아픈 후회 " 는 사랑과 장소'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말한다. 시인은 " 사랑했던 자리 " 가 " 모두 폐허 " 가 되는, 쓸쓸한 풍경을 지켜본다. 그는 < 상처 > 나 < 흉터 > 라는 말 대신 < 폐허  廢墟 > 라고 말한다. 여기서 허(墟 : 터, 언덕, 구렁) 는 " 처 " 와 " 터 " 를 동시에 아우르는 지점이다. 폐허는 상처와 흉터 어딘가에 위치한다. 시인은 이 폐허를 견디지 못하고 " 그러므로 나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다 " 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이 고백이 상처를 숨기기 위한 위악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 텅 빈 자리(폐허)를 메우는 행위가 비록 " 죽은 짐승 귀에 모래알을 넣어주는 바람 뿐 " 이라고 해도 우리는 이 지지부진한 채움'을 견뎌야 한다. 모래가 모여서 사막이 되듯, 속을 비운 채 질긴 가죽만 남은 죽은 짐승 귀에 모래알을 넣어 내부의 폐허를 채우는 행위가 사랑이다. 이처럼 " 處 " 와 " 墟 " 를 메워야지 사랑이라는 텅 빈 기표를 완성할 수 있다.

 

나는 한때 산기슭을 내려오다가 나무 구멍에 대고 속삭인 적이 있다. 누군가가 그 나무가 베였다는 소식을 전해주었다. 내가 누설했던 비밀을 품은 나무가 봉인 해제되었으니 이제 저잣거리에서는 벌통을 건드린 벌떼처럼 풍문으로 떠돌 것이다. 하지만 어쩌랴. 시계의 시계추처럼 매달려 울던 신파를 조롱해도 어쩌랴. 한 여자를 오래 사랑했으니, 후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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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4-02-19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흉이 남아 있는 터군요. 슬프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0 04:45   좋아요 0 | URL
전 처음에 흉이 가슴 凶인 줄 알았습니다. 알고보니 순우리말이더라고요...

밤하늘의별소리 2014-02-19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지우의 [뼈아픈 후회]라는 시가 생각나네요-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완전히 망가지면서
완전히 망가뜨려놓고 가는 것 그 징표 없이는
진실로 사랑했다 말할 수 없는 건지
나에게 왔던 모든 사람들
어딘가 몇 군데는 부서진 채
모두 떠났다.

...

--

'한 여자를 오래 사랑했으니, 후회는 없다.'라고 말하는 곰발님이 멋져요. 제가 생각하는 저는 나중에 나이들어서 이 시구절을 되뇌일 것 같거든요 : "아무도 사랑해 본 적이 없다는 거/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이 세상을 지나면서/ 내 뼈 아픈 후회는 바로 그거다/ 그 누구를 위해 그 누구를/ 한 번도 사랑하지 않았다는거"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0 04:47   좋아요 0 | URL
이 시, 제가 좋아하는 시이고 자주 인용하는 부분이죠.
사랑했던 자리마다 / 모두 폐허다

참... 아련해지네요. 이 글을 좀 보충해야 할 것 같군요.
그 여자였으니 저 같은 사람을 좋아했지 그 누가 나를 사랑하겠습니까.
전 볼썽사나운 괴물이었습니다.

샤아 2014-02-20 0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끔찍한 악귀였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1 00:23   좋아요 0 | URL
좋은 일 하시는 샤아 님이 악귀면 이명박은.. 음....

samadhi(眞我) 2014-02-20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와닿는 시네요. 제가 손대는 것마다 망가지거나 부서져서 제스스로 "마법의 손" 이라며 돌려 말하고는 하는데.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1 00:24   좋아요 0 | URL
황지우 시인만한 사람도 없죠. 황지우 시에는 어떤 처절함이 있는 거 같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1 00:24   좋아요 0 | URL
황지우 시인만한 사람도 없죠. 황지우 시에는 어떤 처절함이 있는 거 같습니다.

samadhi(眞我) 2014-02-21 08:37   좋아요 0 | URL
당장 시집을 주문해야겠어요. 제 수준이 워낙 바닥이라 시를 잘 안 읽는데. 이해하기 쉬운^^ 시 몇 편 정도만 좋아하고.

수다맨 2014-02-20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영상이 참 가슴 저리게 다가오네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장면이 바로 저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만일 저 두 사람이 눈을 마주치고, 손잡는 것 이상의 접촉을 보여주었으면 이 감동이 격감됐을 것도 같구요. 오로지 눈빛 하나로 여자의 흉터, 그 속에 담긴 온갖 복잡미묘한 감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군요.

2014-02-21 0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21 0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엄동 2014-02-21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시 좋네요.
첫 세줄에 가슴이 먹먹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2 05:53   좋아요 0 | URL
저 시 좋죠 ? 좋아요.... 정말 먹먹하죠. 가슴을 후벼하는 힘이 있습니다.

유다 2014-02-22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억. 저 동영상 공연 제가 뉴욕살 때라 모마에서 직접 봤는데 영상은 뭔가 있어보이네요...; 걍 사람들 십 초만에 힐끔 보고 지나감. 거의 병풍;수준...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2 05:52   좋아요 0 | URL
아니 유다 님 뉴요커셨군요 ? 전 아마 그때 군산커'였을 겁니다...
 
화양연화 (1disc) - [초특가판]
왕가위 감독, 양조위 외 출연 / 드림믹스 (다음미디어)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돌의 흉터.

 

 

 

 

 

 

 

 

한 여자를 사랑했다. 부모는 시장에서 생선을 팔았다. 가난한 누대의 맏딸'이었다. 그녀와 함께 그녀가 사는 달동네 집을 찾아간 적이 있었다. 그녀가 내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을 손으로 닦아주며 말했다. 마을 어귀에 다다를 수록 성한 나무는 없다고, 근사한 놀이터와 장난감이 없는 달동네 아이들에게는 나무가 놀이터이자 장난감이라고, 그래서 가끔은 친구 같다고, 내 몸이 나무에 비해 너무 성해서 부끄럽다고. 운동권에 몸담았던 그녀는 치열하게 살지 못한 자신을 부끄러워했다. 그녀 말마따나 마을이 가까울 수록 나무엔 흠집이 많았다.  가지는 꺾이고 나무 기둥 곳곳은 움파였다. 어떤 나무에는 칼로 나무를 도려낸 낙서도 있었다. 소년 A가 소녀 B를 사랑한다는 낙서이거나, 소녀A가 소년B를 짝사랑한다는 낙서였다. 저 나무는 얼마나 오랫동안 저 낙서를 간직하고 있었을까,

 

그리고 또 앞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간직해야 할까 ? 가파른 기슭 끝에 여자네 집이 보였다.  낡고 좁고 초라했다. 몇 년 후, 우리는 헤어졌다.  오래 사귀었으나 이별은 승냥이의 걸음보다 빨랐다. 그리고 또다시 몇 년 후, 문득 그 동네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하던 일을 내팽개치고 그 동네를 향했다. 나무는 모두 그 자리에 있었다. 마을이 가까울 수록 흠집이 많던 나무는 여전히 흉터가 많았지만 싱싱하고 울창했다. 조금 더 올라가자 칼로 새긴 낙서를 품은 나무가 보였다. 그래, 바로 그 나무였다. 세월이 흐른 만큼 살이 돋았으니 나무에 새겨진 문신은 사라졌을까 ?  다가가 꼼꼼하게 살폈으나 칼로 새긴 흉터는 보이지 않았다. 그때, 나는 한없이 슬퍼졌다. 왜 슬퍼졌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유를 알 수 없어서 더 슬펐다. 아쉬운 마음을 접고 그녀가 살던 집을 향해 몇 걸음 더 걸었을 때,

 

나는 방금 내가 착각을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칼로 새겨진 낙서를 품은 나무는 아까 그 나무가 아니었다. 내 앞에 있던 나무는 몇 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음각으로 새겨진 낙서가 선명하게 보였다. 아, 그때 깨달았다. < 흉터 > 는 느리게 자라는 존재라는 사실을 말이다. 흉터는 나무와 함께 자라고 있었다. 꽃은 피고 지지만 흉터는 달팽이보다 느리게 조금씩 조금씩 자랐다. 상처는 빠르게 봉합되면 흉터가 남지 않지만 흉터는 오랫동안 아물지 못하고 부풀어올라 이음매를 남긴다. 그 나무를 보다가 깨닫게 되었다. 그녀는 나의 흉터였다. 아주 오랫동안 그녀 때문에 아팠다. 아물지 못하고 부풀어올라 흉터로 남은 여자. 그 나무 밑에 있다가 어둑어둑해질 무렵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에 옹이가 빠져서 생긴 나무 구멍에 입을 대고 속삭였다. 무슨 말을 했는가는 당신에게 말하지는 않겠다.

 

나는 그해 부산영화제'에서 기술 스텝으로 일을 했다. 영화제 기간 중 늦은 밤, 부산 다찌집에 들렸다가 왕가위 감독을 우연히 만났다. 그리고 그 자리에 합석을 하게 되었다. 그때 나는 그에게 달동네와 흠집이 많던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나무 구멍 속에다 비밀을 털어놓았다는 말도 했던 것도 같다. 왕가위의 눈빛이 순간 반짝였다. 몇 년 후, 왕가위는 < 화양연화 > 라는 영화를 만들었다. 왕가위 감독이 만든 영화 중 가장 아름다운 영화였다. 저 처연한 슬픔은 " 느림 " 에서 파생된 아름다움이었다. 느리다는 것은 슬픈 것이니깐, 뒷모습은 늘 느리니깐, 기억이란 본질적으로 아주 오래 묵힌 된장 같으니깐. 양조위가 앙코르와트 사원을 찾는 장면에서 나는 낮게 소리쳤다. " 개새끼... 내 이야기를 훔쳤군 ! "  움파인 나무에 대고 속삭인 장면은 어느새 돌벽 구멍에 대고 속삭이는 양조위로 바뀌었다.

 

화가 난 나는 극장을 박차고 나와 홍콩에 머물고 있는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 웨이 ? " 그의 탁한 목소리가 전해졌다. 나는 분을 삼키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 오갱끼데스까 ? 와따시와 갱끼데스.... " 그는 내 심중을 알아채고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 이봐, 친구 ! 이 영화 속 주인공은 곰곰발 자네도 아니고 장만옥도 아니야. 물론 양조위도 아니라네. 실제 주인공은 바로 흉터'야. 나는 흉터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다네. 돌의 흠집 말이야. 사람은 흉터가 생기면 부풀어오르지만 나무는 흉터가 생기면 파인다네. 돌도 마찬가지야. 나는 벼린 것들로 도려진 흉터를 메우고 싶었지. 흉터를 치유하고 싶었거든...... "  감독의 말을 듣고 나자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깨닫게 되었다. 양조위는 돌 속에 비밀을 묻는다. 돌은 바람과 달라서 입이 무거운 법, 그가 토해놓은 비밀은 천년만년 봉합되리라. 

 

돌의 흉터를 생각하니 아득해졌다.  얼마나 많은 세월 동안 아물지 못하고 부풀어올라야지 저토록 단단한 흉터가 될 수 있을까 ? 언제부터인가 나는 < 상처 > 라는 단어가 그닥 슬프게 와닿지 않았다. 상처'라는 말에는 " 지금의 아픔 " 과 통증만 있을 뿐 오랜 세월의 흔적은 없었다. < 흉터 > 라는 말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흉터는 느리게 자라는 통증이니깐, 흉터는 선명한 불행이니깐, 나는 불행한 것과 느린 것을 사랑하니까.

 

■

 

이상한 꿈을 꿨다. 한 여자가 내게 와서 수상한 소문이 떠돌고 있는데 그 소문이 아무래도 당신 이야기 같다고 말했다. 여자는 슬픈 듯 잠시 바닥을 보더니 내게 뜬금없이 미안하다는 소리를 남기고는 이내 사라졌다. 여자가 사라진 자리에는 라일락 향이 코끝을 어지렵혔다. 꿈에서 깼으나,  잔향은 그대로 남았다.

 

■

 

하, 수상하여 오늘 그 동네를 가보았다. 마침 여름 수해를 대비하기 위한 산림 정비가 한창이었다. 내가 가지고 있던 비밀을 고백했던 나무는 베어져서 밑둥치'만 허옇게 보였다. 생각해 보니, 그 나무는 라일락이었다.

 

 

 

 

FIN.

 

 

 


 

 

왕가위 영화에 대한 생각(들)

 

 

▦ 내가 가장 좋아하는 왕가위 영화는 < 동사서독 > 이다. 사실 완성도 측면에서 보았을 때 그가 만든 영화 중 가장 질이 떨어지는 영화이지만 나는 이 영화가 좋다. ▦ < 아비정전 > 은 마흔 번 넘게 보았다. ▦ 느리다는 것이 아름다울 수도 있다는 것을 < 화양연화 > 를 통해 깨닫게 되었다. 빠르다는 것은 아름다움이 아니라 즐거움에 속한다. 그러므로 < 느림 > 의 반대말은 < 빠름 > 이 아니다. ▦ 내가 < 해피투게더 > 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장첸이 양조위와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서 포옹하는 씬'이다. 이때 화면은 버퍼링 노이즈'처럼 잠시 멈춘다. 그 장면을 좋아했다.  ▦ 이 세상에서 흰 빤스가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는 장국영이었다. < 아비정전 > 과 < 해피투게더 > 를 보다가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불알이 큰 놈은 흰 빤스가 어울리지 않는다.  ▦ 장국영이 자살했을 때, 나는 섹스에 열중하고 있었다. 섹스를 좋아하니깐. ▦ 내가 생각하는 왕가위 영화 중 최악은 < 2046 > 이었다. 자기 복제 차원을 떠나서 자기 표절에 가까워서 그 이후로는 그의 영화를 보지 않았다. ▦ 왕가위는 악전고투 끝에 영화를 뒤죽박죽으로 만들 수록 이상하게 좋은 영화를 만든다. < 아비정전 > 이 그렇고 < 동사서독 > 이 그렇다. ▦ 지금 방금 생각났는데 가장 최악은 < 동사서독 리마스터링 > 이었다. 색 보정을 보강하고 불친절한 서사를 친절하게 재배치했는데 마치 알타이 고분 벽화가 희미하다고 해서 노루표 페인트로 덧칠을 하는 것 같은 효과를 주었다. 맙소사, 정말 끔찍한 영화였다. ▦ 한때 나는 매점 아가씨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 아비정전 > 때문이었다. ▦ < 타락천사 > 와 < 중경삼림 > 이란 영화는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왕가위가 별 걱정없이 쉽게 촬영을 끝냈으니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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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2014-02-18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흑흑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9 03:10   좋아요 0 | URL
유령이라 좋은 이름이군요.

유령 2014-02-19 0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는 그 나무구멍에서 오백년을 살은 넋입니다. 어느 날 당신이 속삭인 말을 들었지요 후후.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9 16:48   좋아요 0 | URL
그럼, 그때 내 꿈속에 나온 분이 바로 당신이셨군요 ? 후후

엄동 2014-02-19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누군가와의 추억이 깃든 장소를
서성거리고 기웃거리곤 합니다
강도하 만화에서 말했듯.
이별 후 잃는건 사람만은 아니니

이 글을 읽고 나니
그닥 설레지도 아리지도 않았던
흉터"란 단어가 달리 느껴져요
부르튼 아픔" 처럼 따꼼따꼼하게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9 17:03   좋아요 0 | URL
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장소를 공유한다는 것이 됩니다.
흉터'가 한자 조합 같지만 사실은 순수이말이에요.
여기서 ~터' 가 바로 ' 장소 ' 를 나타냅니다.
낚시터, 놀이터 할 때 그 터죠.
그리고 왜 우리 흉터를 흔히 흠집이라고도 하는데
~집'도 보면 자리를 의미합니다.
상처도 마찬가지잔하요. 처가 바로 곳 처' 라는 한자 뜻이니...

사랑은 본질적으로 상처요, 흉터요, 흠집이라고 생각하는 저에게는
사랑과 자리'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samadhi(眞我) 2014-02-19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양연화 비디오테이프를 싸게 사려고 발품 좀 팔았는데 티비 없이 십여년 사는 동안에 어디로 가버렸는지 모르겠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9 17:04   좋아요 0 | URL
저도 티븨 안 봅니다만... ( 밥 먹을 때만 봄 )
안 보면 안 보게 되더라고요. 안 보니 차라리 편합니다...

samadhi(眞我) 2014-02-20 11:00   좋아요 0 | URL
한 가지 아쉬운 것은 크고 선명한 화질로 된 야구중계를 보지 못한다는 것이죠.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1 00:26   좋아요 0 | URL
진짜 그르네요. 하지만 보고 싶은 경기할 때는 무조건 호프집 가서 봐야죠.
야구는 집에서 보는 것보다 술집 가서 맥주 마시면서 보아야 함...

미미달 2014-02-20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해피투게더를 다시 보고 싶어졌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1 00:28   좋아요 0 | URL
전 어제 다시 보았는데 영화 처음 부분이 좀 야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극장에서 보았을 때는 삭제를 했나 ?! 배드씬이 안 나왔던 거 같던데...ㅋㅋㅋㅋ
제가 동성재 반대를 외치는 사람은 전혀 아닌데 사실 남자이다 보니 동성애 배드씬이 나오면
좀 당황하게 됩니다. 하지만 영화는 뭐 명불허전이죠...
 

 

 

 

 

 

안현수'를 생각한다. 

 

 

- 국뽕의 좋은 예 : 김연아 보고 김연아가 아니라고 한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관계부정은 확장되면 관계망상으로 이어진다. " 너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 가 아니라 " 너는 대한민국이다 " 라고 할 때 개인을 국가로 인식하는 과대망상이 된다. 정신과 치료가 요구된다.

 

 

이번 소치 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에서 나는 한국인이기 때문에 한국 선수를 응원했다. 동시에 안현수 선수도 응원했다. 박근혜가 " 비정상화의 정상화 " 를 주문했다면 나는 " 빅토르의 빅토리 " 를 응원했다. 누가 이겨도 좋았다. 중요한 것은 인간의 투지'이지 국적이 아니니 말이다. 지금까지 펼쳐진 레이스를 보았을 때, 빅토르의 빅토리'로 끝날 판이다. 인코너를 파고드는 솜씨와 불꽃 질주가 인상적이었다.  지금은 " 국뽕 " 이 제철인지라 안현수의 선전과 비교해서 한국 선수들이 맥을 못 추자 애국심이 투철했던 열혈 시청자들은 빙상에서 빙신으로 추락한 빙상 연맹과 선수들을 부덕의 소치'로 치부했다.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 소치 " 는 러씨아의 소치이지 부덕의 소치는 아니다. 부덕이 부곡 하와이 옆에 있는 다운타운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하여튼, 안현수는 영웅이 되었다. " 빙상인지 빙신인지 빵상인지 " 모를 연맹 때문에 불의에 저항한 영웅이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 안현수에게 토, 토토토토토다는 놈은 모두 to 부정사, 투투 용법, 배신, 배반형이 되는 형국이다. 국뽕이 제대로 발휘되는 시점이다. 사실 안현수를 지지하며 만행을 저지른 연맹과 선수들을 싸잡아서 비판하는 태도는 얼핏 보면 " 스포츠 국가주의를 넘어 한 선수의 개인적 선택을 존중해주는 풍토가 조성된 것 ( 미디어오늘 기사 발췌) "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게 다 한국 쇼트트랙의 성적이 형편없기 때문에 발생한 불만이다. 결국은 성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성적 지상주의 결과가 역으로 안현수 지지 현상으로 나타난 것이다. 왜 그런 것 있지 않은가 ? 믿었던 놈이 못하면 오히려 열불이 나서 상대팀을 응원하는 현상 : 한-일 전에서 한국이 1대0으로 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목이 터져라 한국의 빅토리를 응원하지만 5대0으로 지고 있으면 차라리 일본의 빅토리를 응원하는 삐딱한 마음 말이다.

 

안현수 사태를 냉정하게 바라보고자 했던 경향일보 기사'는 한순간에 막돼먹은 경향일보'로 찍히는 추세다. 조중동도 안현수를 옹호하며 빙상 연맹을 맹비난하는데 하물며 진보지였던 경향이 ?! 라는 속내가 읽힌다. 그런데 나는 경향일보가 오히려 한쪽으로 쏠리지 않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여서 좋았다. 경향일보가 < 안현수 파벌 피해 ' 진실 혹은 오해 ' > 라는 기사에서 말하고 싶었던 점은 안현수를 비극적 피해자'로 만들기 위해서 지나치게 한국 선수들을 가해자로 몰고간다는 지적이었다. 안현수는 거대한 조직의 만행과 불의에 맞서 싸우기 위해 투쟁한 영웅이 아니라 단순히 자신이 바랐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러시아 行을 선택한 것이다. 내 말은 안현수는 불의에 대항한 투사'가 아니라 단순히 개인적 꿈을 충족시키기 위한 선택이었을 뿐이라는 점이다. 

 

나는 개인적 꿈을 위한 안현수 선수의 용기를 비판할 생각이 없다. 문제는 안현수가 아니다. 안현수를 소비하는 당신이다. 안현수 선수가 파벌 싸움의 희생양이었다면 역으로 안현수 선수가 한체대와 비한체대의 싸움에서 혜택을 입었던 적은 없었는가, 라는 반론을 역으로 제기해 볼 필요가 있다. 비한체대 출신 코치가 감독을 맡았을 때 안현수가 차별을 받았다면 역으로 한체대 출신 코치가 감독이었을 때 안현수를 위해 비한체대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았던 적은 없었을까 ? 애국심에는 적이 필요하다. 또한 영웅을 만들기 위해서는 악당이 필요하다. 베트맨을 위해서 조커가 필요하듯이 말이다. 지금 우리는 안현수라는 베트맨을 만들기 위해서 성적이 나쁘다는 이유로 쇼트트랙 선수들을 조커로 만들고 있다. 내가 보기에는 빙신 연맹과 함께 출전 중인 쇼트트랙 선수들도 도매가로 싸잡아서 비판하는 자세야말로 " 국뽕 "의 전형처럼 보인다.

 

빙신 연맹을 욕해도 좋다. 하지만 열심히 달린 쇼트트랙 선수를 욕하지는 말자. 안현수나 이호석 선수나 모두 열심히 달렸다. 다만 행운의 여신 티케는 안현수를 지지했을 뿐이다.

 

 

 

+

 

http://amd780501.blog.me/130185822278  : 안현수 사태'에 대한 가장 속시원한 글이다. 이 글의 핵심'은 이젠 더 이상 스포츠가 국위 선양이나 인간 승리 따위'의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지 않다고 이 글을 쓴  나턀야 이브첸코 라스콜리니코프'는 말한다. 인기 없는 종목은 퇴출당한다. 마라톤과 함께 올림픽 스포츠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레슬링'도 퇴출당하는 판국에 무슨 올림픽 정신인가. 스포츠를 통해 우정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 글쎄다, 올림픽 정신을 구현하기에는 현대 스포츠는 지나치게 자본化되어 있다. 개인적 욕망과 국가적 욕망을 혼동하면 안 된다. 대한민국은 될 놈'에게는 관심도 없다. 오로지 된 놈'만 좋아한다. 비록 남자 쇼트 트랙 선수들이 노메달에 그친다고 해도 우리는 안현수를 지지하듯 한국 선수들을 지지할 필요가 있다. 스포츠 성적 우선 주의의 피해자라는 인식 때문에 안현수를 지지한다면, 적어도 당신은 성적 우선'에 얽매여서 노메달에 그친 한국 선수를 비판하면 안 된다. 이율배반적 태도이니깐 말이다. 대한 육식 연맹 총수님 말마따나 애국은 별개 아니다. 소고기 맛있게 사 묵고 먹은 고깃값 에누리 없이 내면 그게 애국이다. 다 큰 어른이 고기 값 비싸다고 " 음마, 앙 돼용 ! " 이라며 애교 떨지 말자. 한국 선수 노메달이라고 몸 부들부들 떨지 말자. 한국 쇼트트랙 노메달이어도 국격은 여전히 G20이다, 라고 이 글을 쓴 나탈야 이브첸코 라스콜리니코프 3세'는 말한다. 그러므로 이 글을 읽고 뿔따구가 난다면, 이 모든 비난은 나탈야 이브첸코 라스콜리니코프  주니어 3세'에게 있음을 알리는 바'다. 링크를 걸어 두니 모든 비난은 그의 블로그에서 하자 ! 나는,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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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4-02-18 0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과학을 좋아하고 과학에도 상보성이 있지만 과학의 상보성은 저에게 감정적 동요를 일으키지 않는데, 인문학에 존재하는 상보성/역설?은 저에게 불쾌감을 일으킵니다.

내적 유대 강화에 외부 배척 (이것은 외부 배척을 통해 내적 유대가 강화되기도 하죠.) - 같은 이유로 인해 외부에 개방적인 상황을 유도하는 것은 내적 유대감을 약화시킵니다. 외부 배척을 통해 내적 유대를 강화하려는 가장 좋은 예는 남한 사회의 북한을 대하는 태도죠. 경우에 따라 일본이 되기도 하고 중국이 되기도 하고, 서양 문명 자체가 되기도 하고 인종적으로 백인, 흑인이 되기고 하고. 이것은 분명히 도덕적으로 나쁜 것입니다. 타파해야 할 나쁜 인식이죠.

반면 문명 특히 교통 통신의 발달로 근세 이전보다는 외부 배척이 약화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어려운 사람을 돕거나 다른 나라에 지진, 태풍이 있을 때, 국제적인 도움이 있기도 합니다. 여기에 동반된 (부?)작용이 바로 옆에 있는 사람에 대한 연민이 약화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도시에서 노숙자를 외면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일부 진보적 모임에서는 작은 사회 운동을 펼치기도 하죠.)

경향신문의 기사는 저도 읽었습니다. 한편으로 제가 생각했던 것을 이야기해 주어 후련한 면도 있지만, 인문학의 모순이 보여 답답함을 함께 느꼈습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안연수 선수 발탁이 이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겠습니다. 빙상계의 집행위원들은 성인군자입니다. 누구를 선수를 뽑느냐 그 기준에, 재능있고 노력해서 실력있는 선수가 될 가능성을 뽑는 것이 정의롭고, 도덕적일 것입니다. 하지만 가능성 있는 후보가 뽑혀 훌륭한 선수가 되는 것이 아니고 뽑힌 선수가 훌륭하게 자라나는 것이죠.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

마립간 2014-02-18 09:27   좋아요 0 | URL
http://amd780501.blog.me/130185822278

자본주의, 대량 소비 사회 다음에 무슨 사회가 올까요. 무슨 사회가 아니고 인류 멸종이 있으려나.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8 09:46   좋아요 0 | URL
스피드 스케이트'는 기록 경기입니다. 그래서 누구나 최선을 다하면 됩니다. 하지만 쇼트트랙은 스피드 스케이트와는 사뭇 다릅니다. 협동이 필요하죠. 바람잡이가 필요하는 거죠. 그게 바로 작전입니다. 같은 국가 선수 두 명이 오르면 한 명은 질주를 하고 다른 한 명은 조력자가 되어야 합니다. 뒤따라오는 다른 나라 선수의 길목을 차단하거나 앞서 달리는 자국 선수가 힘을 보충하게 만들기 위해서 느리게 질주를 해서 자신이 미는 선수와 격차를 벌이기도 하죠. 그렇다면 누가 선두가 되고 조력자가 되고 싶을까요 ?

안현수 사태는 안현수가 코치진의 작전대로 조력자 역할을 하기에는워낙 실력이 타고 났다는 점입니다. 다들 고만고만한 실력인데 안현수는 탁월했죠. 그래서 조력자 역할을 할 수 없는 겁니다. 하지만 조력자 역할을 했던 나머지 선수들도 실력이 모두 고만고만하다고 해서 당연히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겁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충돌이 생기는 것입니다.

안현수는 파벌 싸움의 피해자이지만 역으로 파벌 싸움에서 수혜를 입기도 했습니다. 바로 그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자본주의 - 소비 사회 다음은... 음, 지구최후의날이지 싶습니다..
전 지구멸망을 원하지는 않지만 인류멸망에는 동조합니다. 모든 자연생태계는 타자에게 에너지를 공급하죠. 꽃은 열매를 짐승에게 주고 짐승은 그 열매를 먹고 다른 짐승에게 먹이가 되고.. 하지만 인간은 오로지 자연을 착취할 뿐입니다.

마립간 2014-02-18 12:45   좋아요 0 | URL
첨언을 하자면, 우리 나라가 쇼트트랙에서 팀웍이 뛰어나 누구나 질주하는 선수가 되어 금메달을 딸 가능성이 있다면,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질주 선수와 조력자 역할을 바꾸는 것이 옳을까요. 아니면 그래도 역시 잘하는 선수가 질주를 하는 것이 옳을까요. 누군 말에 의하면 이 (지분에 해당하는) 파벌 싸움에 병역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안현수 선수는 탁월한 재능이 있었겠죠. 하지만 탁월한 재능이 꽃 피우는 것에 (곰곰발님일 언급한, 그리고 저도 이해를 하지만) 파벌싸움에 수혜를 입었다는 것이 탐탁하지 않다는 것이죠. 안현수 선수가 아닌 다른 선수가 발탁되었어도 그 선수가 역시 혜택을 받은 것이고요.

아랫글도 비슷한 내용
http://sports.media.daum.net/sports/column/newsview?newsId=20140218090604511&gid=110349

다크아이즈 2014-02-18 0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격하게 공감합니다. 안현수 잘못도 없지만 안현수 사태 때문에 다른 선수들이 가해자가 되는 형국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빙상연맹이 잘못한 건 백 번 지당하지만 그 때문에 그 어떤 선수도 전적으로 피해자거나 가해자가 될 수는 없습니다. 선수 모두 피해자인 게지요. 이 건 관련 각종 자료를 훑어본 입장에서 결코 안현수만이 피해자가 아니라는 걸 확신하게 되었습니다.우리 선수 모두가 피해자였지요. 지금 안현수 선수는 영웅이 되었고 심리적 경제적 보상이라도 받게 되었지만, 또다른 피해자인 선수들은 어떻게 되나요?

차제에 금메달 하나에 애국을 들먹이는 과격한 풍경이 없어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개인의 영광이 타인에게 더불어 흐뭇함을 선사할 수는 있지만 온 국민이 그짓에 열광하는 것은 코미디보다 더한 코미디일 뿐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8 09:44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팜므 님이 정확하게 뽑으셨습ㄴ다. 지금 뛰고 있는 선수들은 가해자가 아닙니다. 같은 피해자라고 봐야죠. 그래고 박근혜가 철딱서니없이 성급하게 경기 중에 뒷조사 운운해서 지금 뒤숭숭할 것입니다. 그들이 뭔 죄가 있나요. 4년 동안 단 며칠의 이 축제를 위해 여기 서 있을 뿐인데 말이죠.

스포츠 국가주의, 참 천박한 것인데 이게 없어지질 않아요. 올림픽만 되면 모두 안중근 의사 같습니다. 놀라운 광경임..

samadhi(眞我) 2014-02-18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구멸망=인류멸망으로 가볍게 인식했고, 머지 않아 곧 이라는 생각에 2세도 만들지 않아야 한다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가질 정도입니다. 저도 그냥 망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그렇게 바라지 않아도 하루하루 멸망을 향해 달려가는데요.

언제나 분야별 스포츠협회, 연맹때문에 선수들만 죽어나는 것 같습니다. 책임자들이 심지어 그 분야 전문가도 아니고. 어쩌면 그렇게 구태의 정치행태와 똑같은지.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8 20:37   좋아요 0 | URL
사람들이 흔히 인류멸망하면 지구멸망이라고 착각하더라고요. 인류가 멸망하면 지구는 번성하죠.
전 인류는 멸망해야 한다고 보는 1인입니다. 그게 지구를 착취했던 인간이 마지막에 해야 할 과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모든 연맹을 꿰차고 있는 놈들은 모두 정치인이죠. 쓰레기들입니다.

나탈야 이브첸코 라스콜리니코프 2014-02-18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빙신연맹이 지랄이라서 그렇지 선수들끼리는 사이 좋답니다. (코팜)

연맹자체를 없애버려야함. 선수들 상금받으면 그거 삥뜯어 운영하는 조직이- 정작 선수한테 지랄 염병

곰곰생각하는손. 2014-02-18 14:13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전적으로 공감입니다.
대한민국 체육계는 주로
연맹이란 새키들이 죄ㅡ말아먹죠ㅡ

근데 나탈야랑 라스콜리니코프,는 알겠는데
이브첸코? ..는 어디서 가져다 붙이신 겁니까?

음.. 제법 매력적인 이름이란 생각에 궁금해서..

나탈야 알렉산드로브나 로마노바 2014-02-18 16:43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당황스럽군요... <나탈야 이브첸코 라스콜리니코프>는 페루애님이 본문에다가 직접 만들어 적어주신이름 아닙니까... ㅇㄴㄹㄴㅁㅇㅎㄴㅇㅎㅁㅇㅎ

저의 본명은 사실 다음과 같습니다.
Natalya Aleksandrovna Iskander Romanova

나탈야 알렉산드로브나 이스칸더 로마노바.

곰곰생각하는손 2014-02-18 19:21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어? 첨엔 링크만 달랑 있었는데 어느새 글이 불어났네?!ㅎㅎㅎㅎ

오호~ 본명은 그러했군뇨?! 스펠까지 가르쳐주셔서 감사하므니다.
음 그러니까 당신은.. 나탈야 알렉산드로브나 이스칸..응? 로마노.... ?

ㅎㅎㅎㅎ(에잇~ 본명은 이브첸코 머시기보다 더 지긋지긋 매력적인 이름이로군!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8 20:39   좋아요 0 | URL
나탈야 이브첸코 라스콜리니코프 주니어3세가 아니라 원래
나턀야 알렉산드로브나 로마노바'로군요. ㅎㅎㅎㅎ
전 이상하게 이 러시아 이름이 뭔가 굉장히 귀족적이고 입에 짝짝 붙어요.
다음에는 긴 이름을 달 수 있는 나라에서 태어나고 싶습니다.


+

곰곰생각하는손 ? 오늘은 우리 곰곰가문이 모두 출동해서 손발이 다 척척 맞는구나.


밤하늘의별소리 2014-02-18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선전 보다보니 소름이 돋네요... 무서울지경..

또 주제에 엇나간 댓글을 남기자면, 저는 서경식의 <디아스포라 기행>을 읽고 있는 와중에 안현수 선수가 러시아로 귀화한 과정을 알게 되었어요. 한국 빙상연맹의 부패를 견디지 못하고 한국을 떠나 러시아로 간 안현수 선수가 멋있지만,저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조선을 떠났지만 다시 돌아오지 못하고 일본에서 애매한 신분으로 남아있을 수 밖에 없는 재일조선인인 서경식 선생님의 처지에 계속 마음이 가더라구요.

<디아스포라 기행>에 나온 한 구절이예요
: 실재로 재일조선인들 중에는, 일본이 정말로 싫어져 해외이주를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 있는 이들은 경제력이나 특별한 능력을 지닌 소수뿐임 을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재일조선인의 대다수가 일본 식민지배의 결과 의도하지 않은 채 이 나라에서 태어났다. 때문에 이 나라의 언어밖에 모르고, 여기밖에는 집이 없고, 여기밖에 직장이 없고, 여기밖에는 친구도 아는 사람도 없다. 다시 말하면, 삶의 기반이 여기 외에는 없는 것이다. 어떤 때는 완곡하고 부드러운 말로, 어떤 때는 거친 목소리로 싫으면 나가라고 하는 말을 들어가면서, 그래도 여기밖에는 살 곳이 없는 것이다. (31)

한국의 여건이 자신과 맞지 않아 스스로 한국을 떠나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선수를 바라보면서, 한국에서 떠나야만했지만 여전히 국적을 '한국'으로 지니고 일본을 터전으로 살아가고 있기에 어느 국가에도 동화되지 못하고 살아가야만하는 그 경계인의 슬픔이 느껴지는데, 너무 억지로 문제를 연결시켜버린건가..하는 생각이 들기도하고 디아스포라의 삶에 대해서 아는 것도 잘 없어서 좀 더 알아보고 있는 중이예요;;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8 20:49   좋아요 0 | URL
저게 굉장히 위험한게 자세히 보면 < 너는 한 명의 대한민국 국민이다 > 가 아니라 < 너는 단 1명의 대한민국이다 > 라고 하잖아요. 대한민국 국민이다 와 대한민국이다, 는 전혀 다르잖습니까. 멘트를 전자'로 차용했다고 해도 스포츠 국가주의인데 후자는 이에 한발 더 나아가 파시즘이 되는거죠. 이건 완벽한 파시즘입니다. 개인과 국가를 합일의 차원으로 이미지화한게 대표적으로 무엇인가요 ? 가미가제 특공대 아닙니까.
그때 그들에게 세뇌시켰던 것은 너는 국가'다. 그래서 자기 목숨 버리고 뛰어든 거...

이슬람 과격 단체도 같은 논조 아닐까요 ? 너의 희생은 국가의 부활이다, 바로 이 슬로건으로 미친듯이 자살 폭탄 테러를 감행하는 거죠. 저 광고는 그냥 재수없는 광고가 아니라 한국 사회가 파시즘으로 흘렀다는 증거를 제시하는 기표이기도 합니다.

+
디아스포라, 저도 읽어보았습니다. 많지 않은 분량인데 참 많은 것을 메시지를 던져주더군요. 문득 송두율 교수도 생각나고 스티브 유도 생각나네요.

 
마음이 소금밭인데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다
이명원 지음 / 새움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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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터가 몸에 새겨진 문신이라면

글(씨체)은 종이에 새겨진 문신'이었다.

 

 

 

가끔 사소한 편린(片鱗) 때문에 전체가 좋아지는 경우가 있다. " 내 생애 구슬 같은 겨울 " 이라는 문장 하나 때문에 < 그 남자네 집 > 이라는 소설을 좋아했다.  박완서 작가가 " 구슬 " 대신 " 주옥 " 이라는 단어를 선택했다면 이 문장이 그토록 아름답지는 않았을 것이다. < 그 남자네 집 > 이라는 제목도 큰 울림'이었다. " 그 남자의 집 " 이라고 하지 않고 " 그 남자네 집 " 이라고 했을 때, 박완서 작가는 격 조사 < ~의 > 와 접미사 < ~네 > 가 가지고 있는 미묘한 차이를 인식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귀에는 격 조사 < ~ 의 > 는 가부장적이며 이기적인 남성 어투'처럼 들린다. < 그 남자의 집 > 에서 남자는 집을 소유한 주체가 된다. 주종의 관계가 명확하다. 반면 < ~ 네 > 는 같은 처지인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로 소유와 서열에 의한 남성 어투에서 벗어나 이타적 연대'를 풍긴다.

 

< 그 남자네 집 > 에서 남자는 집을 소유한 주체이기보다는 그 집에 사는 무리 중 한 명'이다. < ~의 > 가 수직적 관계를 직시하는 남성 언어라면 < ~네 > 는 아픔을 공유할 수 있다는 공감 능력에서 비롯된 수평적 관계'를 중시하는 여성 연대의 느낌이다. 문장도 좋고 제목도 좋은 소설이다. 그리고 코맥 매카시의 < 모두 다 예쁜 말들 >도 제목도 좋고 문장도 좋아서 나를 환장하게 만든 소설이다. 모두 다 예쁜 말들이라니, 아... 모두 다 예쁜 말들이라니 ! 이 소설에서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문장이 나온다. " 흉터는 신기한 힘이 있지. 과거가 진짜로 있었던 일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거든. " 이 문장을 읽었을 때 가볍게 떨렸다. 상처와 흉터의 관계는 원인과 그 원인에 대한 결과'여서 비슷한 느낌을 주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뭇 다르다. 상처는 < ~ 앓이 > 에 가깝고 흉터는 살에 새겨진 문신과 유사하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상처는 두 가지'다. 하나는 눈에 보이는 상처'이고 또 하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상처이다. 상처는 보이는 상처보다 보이지 않는 상처가 더 아프고 오래 간다. 그리고 더 아플수록 더 많이 감추려고 한다. 상처는 심장에 새긴 문신과 같다. 반면 흉터는 숨길 수 없다. 한여름에도 두꺼운 시계를 오른손에 차고 다니는 여자가 있었다. 패션 코디'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생뚱맞아서 나는 본능적으로 그녀의 오른손에서 주저흔'을 읽었다. 그녀는 자살을 시도했던, 그 흔적의 결과인 주저흔을 감추기 위해서 시계를 항상 차고 다닌다고 나는 추측했다. 내가 물었다. " 혹시.... 왼손잡이세요 ? " 뜬금없는 질문에 그녀는 의아하다는 듯 나를 바라보았지만 이내 그렇다고 대답했다. 쓸쓸했다. 면도칼로 손목을 그을 때,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자주 사용하던 손으로 칼을 쥐게 되어 있으니깐 말이다.

 

이명원의 독서 에세이 < 마음은 소금밭인데 도서관에 갔다 > 에서는 김병철 문학 비평가가 쓴 문장이 인용되어 있다. 다음과 같다. " 내 목숨이 끊어지더라도 그 순간까지, 기를 쓰고 글써야지. 피를 토하다 쓰러지는 그 찰나까지. 기를 쓰고 글써야지. 글은 내가 세상에 왔다 간 흔적의 핏자국 " 이 문장을 읽다가 문득 글을 쓰는 사람에게 있어서 글(씨체)은 종이에 새겨진 흉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흉터가 몸에 새겨진 문신이라면 글(씨체)은 종이에 새겨진 문신'이었다. 이명원의 독서 에세이 < 마음은 소금밭인데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다 > 는 2004년도에 나왔다가 오랫동안 절판된 상태였는데 이번에 개정판으로 다시 발행되었다. 이명원 사태'가 궁금해서 도서관에서 잠시 훑은 기억이 있는데 내가 기억과는 사뭇 달랐다. 김애란의 < 두근두근 내 인생 > 에 대한 글도 있는 것으로 보아 몇몇 글은 새롭게 단장을 한 것 같았다. 

 

이명원은 마음이 소금밭인데도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다고 고백했지만, 당시 나는 달달한 연애를 하고 있어서 마음이 설탕밭이어서 오랜만에 정독 도서관에 가서 이 책을 구경한 적이 있다. 그 차이 때문이었을까 ? 개정판에 쓴 글들은 모두 새롭게 보인다.  내가 비평서를 읽을 때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문학 비평서 제목이 하나같이 비문학적'이다. < 한국 문학의 유령들 > , < 전위의 기원과 행로 > , < 환상과 실재 > 따위는 제목부터 학술적 냄새가 풀풀 풍겨서 읽고 싶은 맛이 안난다. 그런데 < 마음은 소금밭인데 도서관에 갔다 > 는 꽤나 제목이 근사하다. (물론 이 책이 비평서가 아닌 문학 에세이여서 이들과 같은 잣대로 비교평가하는 것은 모순적이기는 하지만) 이 책은 제목만큼이나 읽기 편하다. 장정일의 독서 에세이가 톡 쏘는 맛이 있다면 이명원은 달달한 맛이 있다.

 

문장이 달달해서 읽기 좋은 부분은 신형철과 겹치지만 결정적 차이는 어떤 대목을 비판할 때는 매섭고 정확하다는 점이다. 신형철이 정실비평에 함몰되어서 능청스럽게 좋은 게 좋다, 라는 식으로 두리뭉실하게 글을 쓴다면 이명원은 신형철처럼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하지만 어느 시점에서는 장정일 같은 독함이 있다. 에둘러 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것은 비평가로써 가져야 할 미덕이다. 이명원에게는 바로 그 미덕이 있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공감하는 부분은 < 두근두근 내 인생 > 에 대한 날선 비판이다.

 

" 내 판단에 이는 유머의 과잉이다. 웃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닌데, 웃으라고 권유하는 작가의 서사 장치는 어떤 의도에서 비롯되는 것인지. 왜 한아름을 제외한 거의 모든 성인들, 심지어는 고통을 참고 있는 그의 부모들마저 이 소설 속에서는 그저 실없이 웃고 떠들면서, 상황의 비극성을 회피하고 있는 것인지 나로서는 알쏭달쏭하다. ( 196쪽 ) "

 

비평가들이 김애란의 < 두근두근 내 인생 > 에 대해 쏟아낸 " 묻지 마 칭찬 " 에 질려버린 나는 이명원의 지적이 무척 반갑다. 이 장편소설은 3분짜리 노래를 부르던 여가수가 느닷없이 3시간이 넘는 춘향가 완창에 도전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백미터 단거리 선수가 마라톤 선수가 되어서 뛰는 모습처럼 보였다. 단거리에 최적화된 호흡법은 왕십리를 지나면서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무악재를 지나면서 뒤죽박죽이 되었다. 끝에 가서야 정신을 차리고 뜀박질을 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 아니었던가 ? 내가 정말 궁금했던 점은 모든 비평가들이 쏟아낸 성찬'이었다. 왜 비평을 업으로 한다는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이 작품을 칭찬했을까 ? 정실과 정파가 빚은 비극이다. 그런 점에서 이명원의 지적은 반갑다. 무엇보다 반가운 점은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을 분리해내는 이명원의 냉정한 자세'다. 

 

김윤식이라는 평론가의 표절을 지적해서 대학에서 파문당한 이명원'에게 " 김윤식 " 은 상처이자 흉터일 터인데, 그는 공과 사를 분명히 한다. 그는 " 내가 선호하는 문체는 김현이 아닌 김윤식의 것 (279쪽) " 이라고 고백한다. 사적인 감정에 사로잡혀서 눈을 흐리지 않겠다는 태도다. 어쩌면 그는 김윤식 표절'을 지적했던 글이 이 정도의 파문을 몰고 올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쓴 글에 대해서 후회했을지도 모른다. 그가 김병철 비평가가 쓴 " 글은 내가 세상에 왔다 간 흔적의 핏자국 " 이라는 문장 앞에서 전율감'이 들었다고 고백했을 때, 그는 그때 벌어졌던 일들이 떠올랐을 것이다. 그 글을 다시 읽는다면 이명원은 그 글씨'가 흉터였다는 사실을 절감할 것이다. 그리고 그 흉터에는 신비한 힘이 있다는 사실도 말이다.

 

그렇다, 흉터에는 신비한 힘이 있다. 과거가 진짜 있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니깐 말이다. 글도 마찬가지다. 이 세상 모든 글은 세월이 지나면 흉터로 남는다. 코맥 매카시의 저 문장은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

< 사람 냄새 + 먼지 없는 방 세트 > 이벤트 결과

 

1. 텍스트걸

2. 眞我

3. 수다맨

4. 밤하늘의별소리

5. 달사르

 

기프트북 보내기, 라는 게 있더군요. 주소 물어볼려고 끄적이다가 기프트북'이 있길래 뭔가 하고 봤더니, 맙소사 ! 이렇게 편리한 기능이 있었다니. 책이 내일이면 도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됐고 !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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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4-02-17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도 김애란에 대한 글은 일전에 프레시안에 실었던 글을 개고한 듯합니다. 위에서 말씀하신 대로 유머의 과잉이 느껴지는 데다, 만담적 서술과 동화적 색채가 강하고, 인물들이 너무 단순하게 그려져 리얼리티가 떨어진다고 평했죠. 제가 보기에는 아주 적확하고 온당한 지적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평론의 문장은 오히려 비문학적일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평론은 엄밀히 말해 튼튼한 논리와 정교한 분석이라는 토대 위에서 구축되지 않습니까. 이것은 감성을 전면에 드러내는 소설/시랑은 근본적 태생부터가 다르다고 봅니다. 때문에 저는 김현/정과리/신형철의 미문 보다는ㅡ이들은 가끔씩 작품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해 자신의 정념을 그대로 드러내는 우를 범하죠ㅡ 김윤식/김우창의 건조한 문장이 오히려 평론이라는 장르의 미덕과 역할을 제대로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7 20:53   좋아요 0 | URL
좋은 지적이시군요. 글구보니 김현과 김윤식은 촉촉함과 건조함의 대비처럼 보이는군요. 신형철도 촉촉함 쪽으로 나뉠 것 같습니다. 촉촉한 데다가 정실과 정파에 빠지면 정말 위험한데, 촉촉한 데닥 선비처럼 대쪽 같은 비판 정신을 가지면 그게 아주 큰 효과를 얻습니다. 그래서 저는 칼칼한 비판 정신과 함께 부드러운 문장력을 갖춘 글이 끌리더군요. 후후. 이명원은 김윤식의 문체를 좋아한다고 했지만 전 김윤식 비평에 크게 흔들린 적이 없어요. 그게 나라는 개인의 취향 탓일 겁니다.

전 너무 건조한 문장으로 쓰여진 비평서를 보면 로봇이 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끔 비평문에 사적인 넋두리가 들어가는 비평문이 제 마음을 움직이고는 하죠.
왜 김수영이 말하잖아요. 왜 문학인은 거창한 것에만 분노하냐고 말이죠.
사소한 것에 분노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그래서 저는 김병철 비평가의 사소한 넋두리가 좋습니다.
신형철 편론가다 감성적 비평을 쓰는데 이 양반에게는 비평가가 반드시 지켜야 할 공정한 심판 정신이 없어요. 그냥 모두 다 좋아, 이런 거거든요.

수다맨 2014-02-17 23:06   좋아요 0 | URL
넵, 저도 곰곰발님 의견에 공감합니다. 감성 높은 문장에 비평 정신을 실을 수 있다면 정말이지 대단한 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그러한 문장이 논리나 맥락을 잃고, 비판 정신과 비평의 엄정함을 상실한 상태에서 발화되는 모습을 좀 많이 봐서요. 너무 사변적으로, 현학적으로 기울면 곤란하겠지만 평론이라면 적당한 건기乾氣를 유지해야 한다고 봅니다.

아이쿠, 책 받으려고 댓글을 단 거는 아닌데,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만간 낮술 같이 하시죠. 1차는 제가 내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7 23:40   좋아요 0 | URL
1차를 내신다. 그럼 횡우 꽃등심으로 1차를 갑시다. ㅎㅎㅎㅎㅎㅎ
2차는 제가 순댓국집 가서 순대로 소주 한 잔... ㅎㅎㅎㅎㅎㅎ

2014-02-18 05: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18 06: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18 07: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18 07: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18 08: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18 0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madhi(眞我) 2014-02-18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달게(?) 읽을게요. 뭐에 당첨돼 본 적이 처음이네요. 응모도 안했는데??^^
저도 뭔가 쏴야겠다는 부담감이 생기는데요. 뭘 쏴야할지 고민(만^^) 해봐야겠어요.

리뷰 제목 참 좋네요. 일종의 책임감이 온몸을 휘감아서 글 쓸 때마다 몇 번이나 다시 읽어보고 교정하기를 반복하는 지. 그런다고 문장이 더 매끄럽거나 나아지는 것 같진 않지만요. 책을 편독하는 버릇이 있어서, 자기계발서랑 비평서를 안읽어요. 관심이 안생겨서. 독서량이 많이 부족하기도 하지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8 20:29   좋아요 0 | URL
책 쓰게 읽어주세요.. ㅋㅋ.
쏘긴 뭘 쏩니까. 제목 좋은가요 ? 이거 사실 그냥 급하게 본문에서 그냥 따온 건데... ㅋㅋ
저도 비평서를 잘 안 읽게 되더라고요. 일단 비평서 읽기 전에 그 책을 읽어야 할 거 아니에요.
안 읽으면 저 사람이 무슨 소릴 하나 모르니깐 말이죠.
근데 이 독서에세이는 비평서가 아니라 에세이이기 때문에 지적한 책 안 읽어도 쉽게 수긍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요. 그냥 독서 에세이입니다.

다소 2014-02-18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 번 얘기한 것 같지만) 전 곰곰발님의 제목 짓는 솜씨와 서두의 흡입력 때문에 전체 글이 좋아지곤 하지요. 히히. 물론 글만으로도 매력있지만요. 그래도 단연 압권은 제목과 서두!

이 책을 지난 주말에 광화문 교보에서 발견하고, 한참을 쳐다보았지요.
마음이 소금밭인데 도서관엘 갔다니..곰곰발급의 제목짓기 레벨 아닙니까.ㅋㅋㅋ
물론 저런 말이야 요즘 인터넷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말이지만, 출판인쇄물의 제목에 넣기는 좀 주저하게 될 법한데, 오히려 그래서 더욱 눈길을 끌게 만들었으니 작자의 의도가 성공한 셈이지요. 게다가 마음이 짠내나는데 도서관에를 갔다고 했으니 소설도 아닌데 뒷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게다가 곰곰발님이 별 다섯개를 꽝 박아두셨으니 조만간 저도 이거 사봐야겠어요. (이것도 땡스투는 곰곰발님께로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8 20:32   좋아요 0 | URL
이번 제목은 그냥 생각없이 지어서 다른 제목을 달까 했는데 다소 님 댓글 보고 그냥 그대로 가기로 했습니다.
마치 머리 묶은 헤어스타일이ㅣ 촌스러워서 풀까 했는데 갑자기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가 지나가는 말투로 머리묶으니깐 청순해보이고 좋다아 ! 라고 하자 정말 머리 묶은 모습이 예뻐 보여 하루 종일 머릴 묶는 처녀처럼 말이죠. 허허허....

탱스투는 꼭 남겨주세여 ~

poptrash 2014-02-18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로 나온 건 알고 있었는데, 몇몇 추가된 꼭지가 있는 모양이네요. 그럼 또 사고 싶어지는데... 잘 읽었습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8 20:27   좋아요 0 | URL
제가 오랜 전에 도서관에서 그냥 잠시 훑어봐서 기억이 좀 그렇지만
내용은 거의 비슷한데 뭔가 좀.. ㅋㅋㅋㅋ 확 바뀐 느낌이 듭니다. 어, 이거 뭐지... ?!
디자인이 바뀌어서 그런가, 몇몇 추가한 글은 있고, 마찬가지고 솎아낸 부분도 있는 것 같기도 해요.
굳이 가지고 계시다면 개정판 사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밤하늘의별소리 2014-02-18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앙 @_@ 책 오면 꼭 읽고 다른 친구에게도 읽어보라고 권해줘야겟어요 ㅎㅎ

흉터-에 관한 곰발님의 글을 읽다보니, 며칠 전에 <오디세우스>를 읽었는데요 저도 비슷한 메모를 했어요-

아테네 여신이 오디세우스를 변장시켜서 부인이 첫눈에 알아보지 못하도록하거든요. 그런데, 그 변장한 오디세우스를 유모가 '다리에 남겨진 흉터'를 보고 알게 되요. 그 구절을 읽으면서,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모양새지만, 불행한 가정은 그 불행의 이유가 저마다 다르다" 라는 <안나 카레리나의> 첫구절도 떠오르면서, 문득 "무언가를 노력해서 나만의 개성을 찾아야 남과 다른 '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동안에 아파서 생긴 흉터가 남과 다른 나를 만들어주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 끄적끄적-적어놨어요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8 20:34   좋아요 0 | URL
흉터는 일종의 주민등록증 같죠. 지문이 모두 다르듯 흉터도 모두 다릅니다.
모든 가짜들이 결정적으로 발각되는 게 바로 흉터 잖아요.
아, 흉터에 대한 리뷰를 써봐야겠어요. 언제부터인가 흉터라는 단어가 참 좋더라고요.
흉터는 상처라는 단어보다 좋아요. 상처가 왠지 나약한 사람들이, 그러니깐 싸구려 감성적인 것을 자극한다면
흉터는 뭔가 처절하고 무뚝뚝하고 그런 느낌... 그래서 흉터라는 단어가 좋습니다.

밤하늘의별소리 2014-02-18 21:04   좋아요 0 | URL
앗, <오디세우스> -> <오딧세이아> 입니다!

아.. 뭐랄까.. 또 문득 들었던 생각인데요.. 한 사람의 울퉁불퉁한 면을 사회가 획일화시키기 위해서 둥글둥글 매끈매끈하게 만든다면요, 그 울퉁불퉁한 면이 잘라지고 깎여나가면서 생기는 게 흉터-일지도 모른생각을 했어요. 획일화된 사회에서 모두 둥글둥글하지만, 원래는 모두 다른 모양으로 울퉁불퉁하게 생겼을 테니 자신에게 남겨진 흉터도 저마다 다르지 않을까-생각도 해보구요..

+ 흉터와 상처의 차이. 좋아요, 저도 계속 생각해보고싶어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9 01:00   좋아요 0 | URL
밤하늘 님 때문에 < 돌의 흉터 > 라는 글까지 쓰게 되었네요. 아침에 일어나시거든 읽어보시구랴...

엄동 2014-02-19 10:40   좋아요 0 | URL
상흔"의 그것과 같을까요

쭈욱 곰발님 글을 읽으며 저도 상처"보다 상흔"이 더

마음의 갈피를 헤집는 단어란 걸 알았음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9 16:48   좋아요 0 | URL
글죠 ? 상흔.... 상흔은 좀더 정신분석학적 용어이기는 하지만 상처, 흉터, 상흔 중 그중에 제일은 흉터'라...
상처와 흉터'라는 단어에는 묘하게 처와 터'가 장소를 지칭하는 이미지가 읽혀요.

달사르 2014-02-19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프트북 문자 알림을 기다리다가 안와서 혹시나 싶어서 메일을 열어봤더니 메일로 선물이 도착했네요.
설정을 뭘로 하느냐에 따라 문자로도 오고, 메일로도 오나봐요.

힛. 선물은 언제라도 기분이 좋네요. 감사합니다. 잘 볼께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9 16:46   좋아요 0 | URL
무슨 선물입니까, 좋은 만화여서 동참했을 뿐입니다. 모든 상금을 휩쓸어야 더 많은 기프트를 남발할 터인데...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