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소금밭인데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다
이명원 지음 / 새움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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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터가 몸에 새겨진 문신이라면

글(씨체)은 종이에 새겨진 문신'이었다.

 

 

 

가끔 사소한 편린(片鱗) 때문에 전체가 좋아지는 경우가 있다. " 내 생애 구슬 같은 겨울 " 이라는 문장 하나 때문에 < 그 남자네 집 > 이라는 소설을 좋아했다.  박완서 작가가 " 구슬 " 대신 " 주옥 " 이라는 단어를 선택했다면 이 문장이 그토록 아름답지는 않았을 것이다. < 그 남자네 집 > 이라는 제목도 큰 울림'이었다. " 그 남자의 집 " 이라고 하지 않고 " 그 남자네 집 " 이라고 했을 때, 박완서 작가는 격 조사 < ~의 > 와 접미사 < ~네 > 가 가지고 있는 미묘한 차이를 인식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귀에는 격 조사 < ~ 의 > 는 가부장적이며 이기적인 남성 어투'처럼 들린다. < 그 남자의 집 > 에서 남자는 집을 소유한 주체가 된다. 주종의 관계가 명확하다. 반면 < ~ 네 > 는 같은 처지인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로 소유와 서열에 의한 남성 어투에서 벗어나 이타적 연대'를 풍긴다.

 

< 그 남자네 집 > 에서 남자는 집을 소유한 주체이기보다는 그 집에 사는 무리 중 한 명'이다. < ~의 > 가 수직적 관계를 직시하는 남성 언어라면 < ~네 > 는 아픔을 공유할 수 있다는 공감 능력에서 비롯된 수평적 관계'를 중시하는 여성 연대의 느낌이다. 문장도 좋고 제목도 좋은 소설이다. 그리고 코맥 매카시의 < 모두 다 예쁜 말들 >도 제목도 좋고 문장도 좋아서 나를 환장하게 만든 소설이다. 모두 다 예쁜 말들이라니, 아... 모두 다 예쁜 말들이라니 ! 이 소설에서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문장이 나온다. " 흉터는 신기한 힘이 있지. 과거가 진짜로 있었던 일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거든. " 이 문장을 읽었을 때 가볍게 떨렸다. 상처와 흉터의 관계는 원인과 그 원인에 대한 결과'여서 비슷한 느낌을 주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뭇 다르다. 상처는 < ~ 앓이 > 에 가깝고 흉터는 살에 새겨진 문신과 유사하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상처는 두 가지'다. 하나는 눈에 보이는 상처'이고 또 하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상처이다. 상처는 보이는 상처보다 보이지 않는 상처가 더 아프고 오래 간다. 그리고 더 아플수록 더 많이 감추려고 한다. 상처는 심장에 새긴 문신과 같다. 반면 흉터는 숨길 수 없다. 한여름에도 두꺼운 시계를 오른손에 차고 다니는 여자가 있었다. 패션 코디'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생뚱맞아서 나는 본능적으로 그녀의 오른손에서 주저흔'을 읽었다. 그녀는 자살을 시도했던, 그 흔적의 결과인 주저흔을 감추기 위해서 시계를 항상 차고 다닌다고 나는 추측했다. 내가 물었다. " 혹시.... 왼손잡이세요 ? " 뜬금없는 질문에 그녀는 의아하다는 듯 나를 바라보았지만 이내 그렇다고 대답했다. 쓸쓸했다. 면도칼로 손목을 그을 때,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자주 사용하던 손으로 칼을 쥐게 되어 있으니깐 말이다.

 

이명원의 독서 에세이 < 마음은 소금밭인데 도서관에 갔다 > 에서는 김병철 문학 비평가가 쓴 문장이 인용되어 있다. 다음과 같다. " 내 목숨이 끊어지더라도 그 순간까지, 기를 쓰고 글써야지. 피를 토하다 쓰러지는 그 찰나까지. 기를 쓰고 글써야지. 글은 내가 세상에 왔다 간 흔적의 핏자국 " 이 문장을 읽다가 문득 글을 쓰는 사람에게 있어서 글(씨체)은 종이에 새겨진 흉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흉터가 몸에 새겨진 문신이라면 글(씨체)은 종이에 새겨진 문신'이었다. 이명원의 독서 에세이 < 마음은 소금밭인데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다 > 는 2004년도에 나왔다가 오랫동안 절판된 상태였는데 이번에 개정판으로 다시 발행되었다. 이명원 사태'가 궁금해서 도서관에서 잠시 훑은 기억이 있는데 내가 기억과는 사뭇 달랐다. 김애란의 < 두근두근 내 인생 > 에 대한 글도 있는 것으로 보아 몇몇 글은 새롭게 단장을 한 것 같았다. 

 

이명원은 마음이 소금밭인데도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다고 고백했지만, 당시 나는 달달한 연애를 하고 있어서 마음이 설탕밭이어서 오랜만에 정독 도서관에 가서 이 책을 구경한 적이 있다. 그 차이 때문이었을까 ? 개정판에 쓴 글들은 모두 새롭게 보인다.  내가 비평서를 읽을 때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문학 비평서 제목이 하나같이 비문학적'이다. < 한국 문학의 유령들 > , < 전위의 기원과 행로 > , < 환상과 실재 > 따위는 제목부터 학술적 냄새가 풀풀 풍겨서 읽고 싶은 맛이 안난다. 그런데 < 마음은 소금밭인데 도서관에 갔다 > 는 꽤나 제목이 근사하다. (물론 이 책이 비평서가 아닌 문학 에세이여서 이들과 같은 잣대로 비교평가하는 것은 모순적이기는 하지만) 이 책은 제목만큼이나 읽기 편하다. 장정일의 독서 에세이가 톡 쏘는 맛이 있다면 이명원은 달달한 맛이 있다.

 

문장이 달달해서 읽기 좋은 부분은 신형철과 겹치지만 결정적 차이는 어떤 대목을 비판할 때는 매섭고 정확하다는 점이다. 신형철이 정실비평에 함몰되어서 능청스럽게 좋은 게 좋다, 라는 식으로 두리뭉실하게 글을 쓴다면 이명원은 신형철처럼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하지만 어느 시점에서는 장정일 같은 독함이 있다. 에둘러 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것은 비평가로써 가져야 할 미덕이다. 이명원에게는 바로 그 미덕이 있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공감하는 부분은 < 두근두근 내 인생 > 에 대한 날선 비판이다.

 

" 내 판단에 이는 유머의 과잉이다. 웃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닌데, 웃으라고 권유하는 작가의 서사 장치는 어떤 의도에서 비롯되는 것인지. 왜 한아름을 제외한 거의 모든 성인들, 심지어는 고통을 참고 있는 그의 부모들마저 이 소설 속에서는 그저 실없이 웃고 떠들면서, 상황의 비극성을 회피하고 있는 것인지 나로서는 알쏭달쏭하다. ( 196쪽 ) "

 

비평가들이 김애란의 < 두근두근 내 인생 > 에 대해 쏟아낸 " 묻지 마 칭찬 " 에 질려버린 나는 이명원의 지적이 무척 반갑다. 이 장편소설은 3분짜리 노래를 부르던 여가수가 느닷없이 3시간이 넘는 춘향가 완창에 도전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백미터 단거리 선수가 마라톤 선수가 되어서 뛰는 모습처럼 보였다. 단거리에 최적화된 호흡법은 왕십리를 지나면서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무악재를 지나면서 뒤죽박죽이 되었다. 끝에 가서야 정신을 차리고 뜀박질을 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 아니었던가 ? 내가 정말 궁금했던 점은 모든 비평가들이 쏟아낸 성찬'이었다. 왜 비평을 업으로 한다는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이 작품을 칭찬했을까 ? 정실과 정파가 빚은 비극이다. 그런 점에서 이명원의 지적은 반갑다. 무엇보다 반가운 점은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을 분리해내는 이명원의 냉정한 자세'다. 

 

김윤식이라는 평론가의 표절을 지적해서 대학에서 파문당한 이명원'에게 " 김윤식 " 은 상처이자 흉터일 터인데, 그는 공과 사를 분명히 한다. 그는 " 내가 선호하는 문체는 김현이 아닌 김윤식의 것 (279쪽) " 이라고 고백한다. 사적인 감정에 사로잡혀서 눈을 흐리지 않겠다는 태도다. 어쩌면 그는 김윤식 표절'을 지적했던 글이 이 정도의 파문을 몰고 올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쓴 글에 대해서 후회했을지도 모른다. 그가 김병철 비평가가 쓴 " 글은 내가 세상에 왔다 간 흔적의 핏자국 " 이라는 문장 앞에서 전율감'이 들었다고 고백했을 때, 그는 그때 벌어졌던 일들이 떠올랐을 것이다. 그 글을 다시 읽는다면 이명원은 그 글씨'가 흉터였다는 사실을 절감할 것이다. 그리고 그 흉터에는 신비한 힘이 있다는 사실도 말이다.

 

그렇다, 흉터에는 신비한 힘이 있다. 과거가 진짜 있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니깐 말이다. 글도 마찬가지다. 이 세상 모든 글은 세월이 지나면 흉터로 남는다. 코맥 매카시의 저 문장은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

< 사람 냄새 + 먼지 없는 방 세트 > 이벤트 결과

 

1. 텍스트걸

2. 眞我

3. 수다맨

4. 밤하늘의별소리

5. 달사르

 

기프트북 보내기, 라는 게 있더군요. 주소 물어볼려고 끄적이다가 기프트북'이 있길래 뭔가 하고 봤더니, 맙소사 ! 이렇게 편리한 기능이 있었다니. 책이 내일이면 도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됐고 !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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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4-02-17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도 김애란에 대한 글은 일전에 프레시안에 실었던 글을 개고한 듯합니다. 위에서 말씀하신 대로 유머의 과잉이 느껴지는 데다, 만담적 서술과 동화적 색채가 강하고, 인물들이 너무 단순하게 그려져 리얼리티가 떨어진다고 평했죠. 제가 보기에는 아주 적확하고 온당한 지적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평론의 문장은 오히려 비문학적일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평론은 엄밀히 말해 튼튼한 논리와 정교한 분석이라는 토대 위에서 구축되지 않습니까. 이것은 감성을 전면에 드러내는 소설/시랑은 근본적 태생부터가 다르다고 봅니다. 때문에 저는 김현/정과리/신형철의 미문 보다는ㅡ이들은 가끔씩 작품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해 자신의 정념을 그대로 드러내는 우를 범하죠ㅡ 김윤식/김우창의 건조한 문장이 오히려 평론이라는 장르의 미덕과 역할을 제대로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7 20:53   좋아요 0 | URL
좋은 지적이시군요. 글구보니 김현과 김윤식은 촉촉함과 건조함의 대비처럼 보이는군요. 신형철도 촉촉함 쪽으로 나뉠 것 같습니다. 촉촉한 데다가 정실과 정파에 빠지면 정말 위험한데, 촉촉한 데닥 선비처럼 대쪽 같은 비판 정신을 가지면 그게 아주 큰 효과를 얻습니다. 그래서 저는 칼칼한 비판 정신과 함께 부드러운 문장력을 갖춘 글이 끌리더군요. 후후. 이명원은 김윤식의 문체를 좋아한다고 했지만 전 김윤식 비평에 크게 흔들린 적이 없어요. 그게 나라는 개인의 취향 탓일 겁니다.

전 너무 건조한 문장으로 쓰여진 비평서를 보면 로봇이 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끔 비평문에 사적인 넋두리가 들어가는 비평문이 제 마음을 움직이고는 하죠.
왜 김수영이 말하잖아요. 왜 문학인은 거창한 것에만 분노하냐고 말이죠.
사소한 것에 분노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그래서 저는 김병철 비평가의 사소한 넋두리가 좋습니다.
신형철 편론가다 감성적 비평을 쓰는데 이 양반에게는 비평가가 반드시 지켜야 할 공정한 심판 정신이 없어요. 그냥 모두 다 좋아, 이런 거거든요.

수다맨 2014-02-17 23:06   좋아요 0 | URL
넵, 저도 곰곰발님 의견에 공감합니다. 감성 높은 문장에 비평 정신을 실을 수 있다면 정말이지 대단한 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그러한 문장이 논리나 맥락을 잃고, 비판 정신과 비평의 엄정함을 상실한 상태에서 발화되는 모습을 좀 많이 봐서요. 너무 사변적으로, 현학적으로 기울면 곤란하겠지만 평론이라면 적당한 건기乾氣를 유지해야 한다고 봅니다.

아이쿠, 책 받으려고 댓글을 단 거는 아닌데,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만간 낮술 같이 하시죠. 1차는 제가 내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7 23:40   좋아요 0 | URL
1차를 내신다. 그럼 횡우 꽃등심으로 1차를 갑시다. ㅎㅎㅎㅎㅎㅎ
2차는 제가 순댓국집 가서 순대로 소주 한 잔... ㅎㅎㅎㅎㅎㅎ

2014-02-18 05: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18 06: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18 07: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18 07: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18 08: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18 0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madhi(眞我) 2014-02-18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달게(?) 읽을게요. 뭐에 당첨돼 본 적이 처음이네요. 응모도 안했는데??^^
저도 뭔가 쏴야겠다는 부담감이 생기는데요. 뭘 쏴야할지 고민(만^^) 해봐야겠어요.

리뷰 제목 참 좋네요. 일종의 책임감이 온몸을 휘감아서 글 쓸 때마다 몇 번이나 다시 읽어보고 교정하기를 반복하는 지. 그런다고 문장이 더 매끄럽거나 나아지는 것 같진 않지만요. 책을 편독하는 버릇이 있어서, 자기계발서랑 비평서를 안읽어요. 관심이 안생겨서. 독서량이 많이 부족하기도 하지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8 20:29   좋아요 0 | URL
책 쓰게 읽어주세요.. ㅋㅋ.
쏘긴 뭘 쏩니까. 제목 좋은가요 ? 이거 사실 그냥 급하게 본문에서 그냥 따온 건데... ㅋㅋ
저도 비평서를 잘 안 읽게 되더라고요. 일단 비평서 읽기 전에 그 책을 읽어야 할 거 아니에요.
안 읽으면 저 사람이 무슨 소릴 하나 모르니깐 말이죠.
근데 이 독서에세이는 비평서가 아니라 에세이이기 때문에 지적한 책 안 읽어도 쉽게 수긍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요. 그냥 독서 에세이입니다.

다소 2014-02-18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 번 얘기한 것 같지만) 전 곰곰발님의 제목 짓는 솜씨와 서두의 흡입력 때문에 전체 글이 좋아지곤 하지요. 히히. 물론 글만으로도 매력있지만요. 그래도 단연 압권은 제목과 서두!

이 책을 지난 주말에 광화문 교보에서 발견하고, 한참을 쳐다보았지요.
마음이 소금밭인데 도서관엘 갔다니..곰곰발급의 제목짓기 레벨 아닙니까.ㅋㅋㅋ
물론 저런 말이야 요즘 인터넷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말이지만, 출판인쇄물의 제목에 넣기는 좀 주저하게 될 법한데, 오히려 그래서 더욱 눈길을 끌게 만들었으니 작자의 의도가 성공한 셈이지요. 게다가 마음이 짠내나는데 도서관에를 갔다고 했으니 소설도 아닌데 뒷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게다가 곰곰발님이 별 다섯개를 꽝 박아두셨으니 조만간 저도 이거 사봐야겠어요. (이것도 땡스투는 곰곰발님께로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8 20:32   좋아요 0 | URL
이번 제목은 그냥 생각없이 지어서 다른 제목을 달까 했는데 다소 님 댓글 보고 그냥 그대로 가기로 했습니다.
마치 머리 묶은 헤어스타일이ㅣ 촌스러워서 풀까 했는데 갑자기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가 지나가는 말투로 머리묶으니깐 청순해보이고 좋다아 ! 라고 하자 정말 머리 묶은 모습이 예뻐 보여 하루 종일 머릴 묶는 처녀처럼 말이죠. 허허허....

탱스투는 꼭 남겨주세여 ~

poptrash 2014-02-18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로 나온 건 알고 있었는데, 몇몇 추가된 꼭지가 있는 모양이네요. 그럼 또 사고 싶어지는데... 잘 읽었습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8 20:27   좋아요 0 | URL
제가 오랜 전에 도서관에서 그냥 잠시 훑어봐서 기억이 좀 그렇지만
내용은 거의 비슷한데 뭔가 좀.. ㅋㅋㅋㅋ 확 바뀐 느낌이 듭니다. 어, 이거 뭐지... ?!
디자인이 바뀌어서 그런가, 몇몇 추가한 글은 있고, 마찬가지고 솎아낸 부분도 있는 것 같기도 해요.
굳이 가지고 계시다면 개정판 사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밤하늘의별소리 2014-02-18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앙 @_@ 책 오면 꼭 읽고 다른 친구에게도 읽어보라고 권해줘야겟어요 ㅎㅎ

흉터-에 관한 곰발님의 글을 읽다보니, 며칠 전에 <오디세우스>를 읽었는데요 저도 비슷한 메모를 했어요-

아테네 여신이 오디세우스를 변장시켜서 부인이 첫눈에 알아보지 못하도록하거든요. 그런데, 그 변장한 오디세우스를 유모가 '다리에 남겨진 흉터'를 보고 알게 되요. 그 구절을 읽으면서,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모양새지만, 불행한 가정은 그 불행의 이유가 저마다 다르다" 라는 <안나 카레리나의> 첫구절도 떠오르면서, 문득 "무언가를 노력해서 나만의 개성을 찾아야 남과 다른 '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동안에 아파서 생긴 흉터가 남과 다른 나를 만들어주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 끄적끄적-적어놨어요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8 20:34   좋아요 0 | URL
흉터는 일종의 주민등록증 같죠. 지문이 모두 다르듯 흉터도 모두 다릅니다.
모든 가짜들이 결정적으로 발각되는 게 바로 흉터 잖아요.
아, 흉터에 대한 리뷰를 써봐야겠어요. 언제부터인가 흉터라는 단어가 참 좋더라고요.
흉터는 상처라는 단어보다 좋아요. 상처가 왠지 나약한 사람들이, 그러니깐 싸구려 감성적인 것을 자극한다면
흉터는 뭔가 처절하고 무뚝뚝하고 그런 느낌... 그래서 흉터라는 단어가 좋습니다.

밤하늘의별소리 2014-02-18 21:04   좋아요 0 | URL
앗, <오디세우스> -> <오딧세이아> 입니다!

아.. 뭐랄까.. 또 문득 들었던 생각인데요.. 한 사람의 울퉁불퉁한 면을 사회가 획일화시키기 위해서 둥글둥글 매끈매끈하게 만든다면요, 그 울퉁불퉁한 면이 잘라지고 깎여나가면서 생기는 게 흉터-일지도 모른생각을 했어요. 획일화된 사회에서 모두 둥글둥글하지만, 원래는 모두 다른 모양으로 울퉁불퉁하게 생겼을 테니 자신에게 남겨진 흉터도 저마다 다르지 않을까-생각도 해보구요..

+ 흉터와 상처의 차이. 좋아요, 저도 계속 생각해보고싶어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9 01:00   좋아요 0 | URL
밤하늘 님 때문에 < 돌의 흉터 > 라는 글까지 쓰게 되었네요. 아침에 일어나시거든 읽어보시구랴...

엄동 2014-02-19 10:40   좋아요 0 | URL
상흔"의 그것과 같을까요

쭈욱 곰발님 글을 읽으며 저도 상처"보다 상흔"이 더

마음의 갈피를 헤집는 단어란 걸 알았음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9 16:48   좋아요 0 | URL
글죠 ? 상흔.... 상흔은 좀더 정신분석학적 용어이기는 하지만 상처, 흉터, 상흔 중 그중에 제일은 흉터'라...
상처와 흉터'라는 단어에는 묘하게 처와 터'가 장소를 지칭하는 이미지가 읽혀요.

달사르 2014-02-19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프트북 문자 알림을 기다리다가 안와서 혹시나 싶어서 메일을 열어봤더니 메일로 선물이 도착했네요.
설정을 뭘로 하느냐에 따라 문자로도 오고, 메일로도 오나봐요.

힛. 선물은 언제라도 기분이 좋네요. 감사합니다. 잘 볼께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9 16:46   좋아요 0 | URL
무슨 선물입니까, 좋은 만화여서 동참했을 뿐입니다. 모든 상금을 휩쓸어야 더 많은 기프트를 남발할 터인데...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