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목과 톱밥'이 서로 싸운다.

 

 

http://blog.aladin.co.kr/749915104/6669177 ㅣ 나이테 없는 나무를 위한 위로

 

내 방에는 책장이 여섯 개 있다. 뭐, 근사한 서재를 떠올리는 사람을 있을 테지만 현실은 시궁창이어서 창고에 가깝다. 시장에서 흔히 파는 오만 원짜리 5단 책장'이 5개'이고, 나머지 하나는 보르네오산 원목으로 만든 책장이 하나 있다. 원목으로 만든 책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버린 책장을 주워 사용하고 있다. 한 녀석은 광명에서 버려졌고, 나머지는 군산이나 안양 혹은 대구 달서구에서 버려진 채 발견되었다. 각기 다른 배에서 태어났으니 색깔도 모두 다르다. 한곳에 정주하지 못하고 떠돌이 생활을 하다 보면 가구를 들인다는 것이 매우 무모한 짓이란 사실을 깨닫게 된다. 왜냐하면 잠시 머물다 떠날 자리이기에 떠날 때 짐이 늘어나면 골치가 아프기 때문이다. 내가 광명이나 군산, 안양에 정착할 때는 여행용 가방 하나가 짐의 전부였다. 필요한 가전 제품은 그 동네 재활용센터에서 샀다.

 

그리고 떠날 때는 미련 없이 버릴 생각이었다. 가진 것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서 불필요한 가구는 필요 없었다. 하지만 책이 늘어나다 보면 책을 정리하고픈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책장을 산다는 것은 골치 아픈 일이었다. 이곳에서 그리 오래 살 것도 아니지 않은가 ? 하지만 이러한 유혹은 쉽게 무너지고는 했다. 왜냐하면 아파트 단지나 길거리에 버리진 가구 가운데 가장 흔한 게 바로 PB재질로 만들어진 싸구려 5단 책장이기 때문이었다. 나는 버려진 책장을 주워다 내 책을 꽂아 넣었다. 문제는 떠날 때였다. 떠날 때는 모든 가전 제품을 다 버렸지만 공교롭게도 책장을 버린다는 게 찝찝해서 함께 서울행을 택했다. 그렇게 모인 입양아가 총 4개였다. 모두 배 다른 형제요, 자매였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잠을 자고 있는데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

 

당시 나는 몹시 피곤했던 터라 몸은 움직이지 않은 채 실눈을 떠 방 안을 살폈다. 놀랍게도 책장들이 싸움을 하고 있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이 사실을 믿지 못하겠지만, 유감스럽게도 100% 진실이다. 거짓말이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다. 비싼 돈을 주고 산 보르네오 원목으로 만든 책장이 말했다. " 에효, 그지같은 새끼들 ! 저기, 저어기, 저, 저, 저, 어두컴컴한 촌구석에서 온 놈들 ! 늙은 여자 젖가슴처럼 축 늘어져서 볼썽사납구나. 나무는 이 자식들아 ! 부러질지언정 늘어나지는 않는다. " 무슨 말인가 하고 상황을 파악하니 군산에서 데려온 살구색 책장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책 무게 때문에 세 번째 칸막이 밑칸이 U자 형태로 늘어나 있었다. 군산에서 데려온 책장이 발끈했다. " 음마, 으따 ! 시부럴.  군산이 어두컴컴한 촌구석이면 보르네오 섬에서 온 니는 마치 뉴오커 같다잉 ? 입 보소. 입 보소 ! 배떼기를 확 째서 창자로 줄넘기를 해부러 ? 입 조심 해라잉?  "

 

보르네오가 말했다. " 아이고, 무서워서 눈물이 앞을 가리네. 5만 원짜리 인생아 ! 내 몸값은 이것들아. 40만 원이다. " 이에 군산 살구색 책장이 받아쳤다. " 니는 달달한 민음사나 황금가지 소설책만 있지 내 봐라. 나가 말이시,  프로이트 전집과 니체 전집을 모시는 몸이다. 한길 그레이트북 알제 ? 권 당 최소 2~3만 원이다잉 ? 보아 하니 오십 프로 세일할 때 주인이 존나 긁어서 사더만. 등신아, 니가 모시는 책들은 전부 절반 세일할 때 사둔 소설이랑께. 책값 다 합치면 나가 더 비싸다잉. 알긋냐 ?  니와는 레베루가 다른 차원이랑께. 한길 그레이트북 성님들은 절대 존심을 버려가면서까지 절반 가격으로 시장에 내놓지 않는다. 어따대고 삿대질이다냐. 니는 스티븐 킹 나부랭이나 들쳐업고... 꼴 좋다.  곰곰발 보니깐, 카잔차키스 전집은 사놓고는 달랑 한 권 읽었더라. 가벼운 책보다는 무게감 있는 책이 으뜸이다. 책장이 무슨 캐비넷이다냐 ? "

  

보르네오도 지지 않고 대들었다. " 빙딱 ! 책이 무거워서 휘어지는 게 아니라 빙신아, 니 몸 자체가 저질이다. 넌 나무도 아니다 ! 어디서 공사판에서 뒹구는 나무조각 죄다 모아가지고 톱밥 분쇄기로 갈아서 본드와 섞어서 벽돌 찍어내듯 만든 게 너희들이다. 이 그지새끼들아 ! " 그때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들렸다. 안양에서 데려온 베이지색 책장이었다. " 그럴 리 없어 ! 보, 보보보보라고 ! 우리도 이렇게 나, 나나나나나무무늬가 있잖아 ! " 보르네오는 비웃으며 말했다. " 빙신들, 그거 나무무늬가 아니라 나무무늬 도배지로 붙인거다. ㅋㅋㅋㅋㅋ " 이 모습을 묵묵이 지켜보던 대구 달성에서 온 검은 책장이 말했다. " 그만들 해라. 보르네오, 니는 바다 건너 왔다 그거 아이가 ? 책장이 책만 담으모 된 기제. 뭔 놈의 출신 성분이고. 갱상도 전라도 편 가르는 거도 모자라 이제 원목과 톱밥으로 나눌기가 ? 이게 뭐하는 짓이고. 우리 그냥 사이 좋게 지내자. 니캉 내캉 가족처럼 말이다. 이리다가 주인 깨면 으짜노 ? "

 

아, 든든한 검은 책장 ! 나는 그동안 책장 별로 책을 분류했는데 대구 달성에서 데려온 책장에는 내가 좋아하는 책들만 따로 담았었다.  언제 기회가 되면 여러분에게 소개할 날이 오리라. 모르 척하고 있을까 생각도 했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책장의 대화'에 나도 끼어들었다. " 놀라지 말게 ! 다 엿듣고 있었어. 책장이 말을 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어. 보르네오, 너 애들에게 사과해라 ! 그리고 군산에서 온 너도 너무 지나쳤어. 고운 말을 사용해야지. 하긴 너에게는 무거운 철학책만 꽂아서 네 등이 그리 휠 줄은 몰랐다. 달성에서 온 친구 말마따나 우리 니캉 내캉 알콩달콩 살자. 나무무늬가 진짜면 어떻고, 코팅이면 어떠니 ! " 내 중재로 인하여 그들은 서로 화해를 했지만 여전히 출신과 성분에 따른 질투는 공존한다. 보르네오는 왕따가 되었고, 안양에서 온 책장과 대구 달성에서 온 책장은 서로 사귀는 사이가 되었다. 책이나 읽어야 겠다.

 

 

■

 

 

신영복 에세이 [ 나무야 나무야 ] 에 대한 리뷰를 작성하려다가 엉뚱한 길로 빠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은 신영복의 [ 나무야 나무야 ] 에 대한 리뷰'이다. 꽃보다는 나무가 좋다. 꽃은 가끔 무서울 때가 있다. 장미가 날카로운 가시를 드러낼 때나 동백꽃이 꽃잎 하나 흐트러지지 않은 상태로 낙화를 할 때 종종 두려웠다. 꽃은 상처였다. 반면 나무는 거대한 흉터'였다. 세월에 의해 흉터가 덧대고, 덧대고, 덧대어서 둘레가 된다. 나무는 흉터의 총합이다. 그래서 나무가 좋다. 나는 흉터를 사랑하니깐. 나무가 좋다 보니 나무를 다루는 목수가 참 근사해 보였다. 나무를 다루는 사람이 제일 먼저 보는 것은 < 결 > 이다. 이 결에 따라 대패질의 방향이 결정된다. 좋은 목수는 연장 탓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날이 망가졌다는 사실은 재질이 나쁜 목재에 대패질을 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훌륭한 목수는 좋은 목재를 사용한다.  

 

 


 

 

 

사실과 풍문

 

▦ 군산 출신 책장이 폭로한 < 카잔차키스 전집 30권 > 가운데 한 권만 읽은 채 방치하고 있다는 말은 사실이다. 엄밀히 말하면 " 그리스인 조르바 " 는 이미 오래 전에 읽었으니 사놓고 한 권도 읽지 않은 전집'이다. ▦ 한길 그레이트북 책값을 좀 낮춰으면 싶다. 아니면 문화진흥원에서 이런 학술서는 재정 지원을 해서 책값을 좀 낮추던가 말이다. 개새끼들, 쓸데없이 아프리카 박물관 따위에 재정 지원하지 말고 말이다. ▦ 군산 출신 책장이 보르네오를 공격하면서 " 스티븐 킹 나부랭이... " 운운한 것은 본인과 생각이 다를 수 있음을 공지하는 바이다. 나는 군산 출신 책장의 발언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킹은 킹'이다.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 보르네오 원목 책장이 비싼 것은 사실'이다. 20년 전에 20만 원 주고 샀는데 현 시세로 환산하면 40만 원은 족히 넘을 것이다. ▦  이 자리를 빌려 4년 전 책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진 체리 색 인천 출신 책장에 대해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 다음 생은 또다시 PB 재질 싸구려 책장으로 태어나지 말고 종이로 태어나 편안하게 살아라. 늘 미안한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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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잉여 2014-02-25 0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 도서관에서 새로 개장했답시고 한길 그레이트북 전집을 사다가 꽂아놓았던 적이 있습니다 어찌나 읽고 싶겠금 생겼는지....그때 전 지식의 목마름과 남에게 보이고 싶었던 허영심으로 제가 처음으로 대출했었죠. 하지만 일권 화이트헤드의 관념의 모험을 펼치자마자 포기하고 말았지요 졸업한뒤 한참이 지났지만 여전히 아무도 안보고 쌓여있을겁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5 06:43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 마자요. 1권이 아마 화이트헤드일 겁니다. 비싸긴 하지만, 읽기 난해하지만 한길 그레이트북은 그만한 아우라가 있습니다. 그 학교 참 좋은 학교네요. 이게 그레이트북 전집을 꽂아놓는 도서관 뱔로 없던데... 온통 이문열 삼국지만.... ㅎㅎㅎㅎㅎㅎㅎㅎ

에피큐리언 2014-02-25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싸움을 방지하기 위해 보르네오 원목 책장만 애용합니다. 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5 10:17   좋아요 0 | URL
이 새끼들 서로 출신이 다르다 보니 죽기살기로 싸워서 늘 잠을 설칩니다.

samadhi(眞我) 2014-02-25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영복,『 나무야나무야』 중 "어리석은 자의 우직함이 세상을 조금씩 바꿔갑니다." 부분을 자기소개서에 인용하곤 했었죠. 그래서 인사권자가 저를 별로 안좋아했던 것 같아요. ㅋㅋㅋ 자주 이동하면 책 지니고 다니는게 정말 일이겠어요. 저도 내내 엄마네에 두고(엄마가 제발 책 좀 가져가라고 해도 모른 척하고) 시집가면서 가져왔는데 전세인생이라 이사갈 때마다 책 싸고 푸는 게 일이네요. 읽고 별로다 싶은 책은 장식용 책이 필요한 친구네에 몽땅 주는데도 자꾸 늘어나는 책 때문에 애를 먹죠. 사실은 별로 신경을 안써서 엉망이라 만날 책 정리 좀 하라고 갈굼 당해도 냅두지만. 한비야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소유물을 줄이며 사는 삶의 태도는 배울 만 하더라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5 16:38   좋아요 0 | URL
처음이 불편해서 그렇지 익숙해지면 매우 편합니다.
책은 저도 책장 두 개 통틀어서 팔기도 했는데 책은 이상하게 쌓이네요.
소설책 사지 말자는 주의인데 어느새 소설책이 너무 많아졌어요.
사설 소설은 한 번 읽으면 안 읽게 되더라고요.
반면 비소설 부분은 여러 번 들추게 되어 있습니다. 뭔가 좀 비워야 하는 시점인 것 같아요.

엄동 2014-02-25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ㅋㅋㅋ 지역감정을 누그러뜨리는 글이군요

사투리가 입에 착착 붙네요
베이지 말투는 따,따따따따라 읽었다는 ㅋ

결"이라는 한글자가 꽤 맘에 듭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5 16:40   좋아요 0 | URL
이번에 쿤데라 전집 사려고 했더니 생각해 보니 그것도 낭비더라고요.
저 카찬차키스 전집 30권 샀는데 3년이 지났으나 한 권도 안 읽고 있습니다.
욕심이 과했던 것 가타요..

엄동 2014-02-25 17:04   좋아요 0 | URL
완전하게 검증된 작가의 전집이라면 언젠가는 읽겠죠 뭐

살앙생전에 미리 써두었다는 카찬차키스의 묘비명이 유명하죠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이므로

곰발님도 묘비명, 기가막히게 쓰실듯
버나드쇼나 카찬차키스의 그것처럼.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6 03:44   좋아요 0 | URL
저 사실.. 묘비명 있습니다. 옛날 아주 오랜 옛잡지에 쓰인 문장이 마음에 들어서 그걸 내 묘비명으로 쓸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들어보실라우 ?

묘비명

언제나 머무는 이곳의 타자이면서
그 스스로에 대해 타자인 자
여기 잠들다


수다맨 2014-02-25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저는 전집을 한큐(!)에 사기 보다는 한 권씩 모으는 방법을 택합니다. 몰아서 다 읽을 자신이 없으니, 한 권 읽으면 그 다음 책 사고, 한 권 읽으면 그 다음 책 사고 이러네요 ㅎㅎ 그래서 쿤데라 전집도 딱 세 권(소설의 이해, 농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밖에 없고, 가라타니 고진 콜렉션도 일곱 권 정도 밖에 없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6 03:43   좋아요 0 | URL
전집 구매하면 확실히 안 읽게 됩니다.
사실 프로이트 전집도 전집으로산 게 아니라 하나 하나 읽어서 나중에 다 맞춘 거고
니체도 그렇거든요. 하다 보니 다 모으게 되었더라고요...
전 쿤데라 찾아보니 5권이 되더군요. 정체성, 소설의이해,농담,참을수없는, 또 뭐었더라 ? 하여튼....

카찬차키스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옵니다.

밤하늘의별소리 2014-02-25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항 ! 저 방금 한길 그레이트북스에서 출판된 레비-스트로스의 <슬픈열대>를 읽고 도서관 마감 오 분 남기고 반납하고 왔어요!ㅎㅎ 한때 제가 책 사는게 취미여서 사고싶은 책 다 샀는데요, 이사 한 번 하고 보니.. 책 옮기는게 장난아니더라구요. 막상 정리하다보니 사놓고 한 번도 읽지 않은 책도 많았구요...

그래서 전 한동안 도서관을 애용했어요!ㅎㅎ 반납일이 있으니까 의무적으로라도 읽게 되거든요. 하지만, 또 막상 빌려보면 줄도 못 긋고 메모하기도 힘들고 그래서요, 또 언제부턴가 책을 하나둘씩 사기 시작하네요. 그리고 요즘은 원룸에 벽의 차가운 기운 때문에 방도 추워지는 것 같아서 벽에 책을 쌓아두고 있어요. 사람들이 책 사서 뭐에쓸래? 라고 물어보면 제 방 사진 보여주면서 책이 이렇게 유용하다고 말해주고 싶을정도로 책들이 제 방에서 단열효과를 내주고 있어요..^^!

그러고보니 곰발님 프로필사진 바뀌었네요 >_피터팬인줄 알았어요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6 03:46   좋아요 0 | URL
슬픈열대, 참.. 제목부터 문학적이지 않습니까 ? 어차피 인문학이 따분하고 어렵다지만
전 이 책을 재밌게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재미있는 것은 수상한 것이다,라는 모토를 가지고있는지라
지루한 것을 잘 견뎌서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인 것 같아요.
저도 책에 밑줄 긋는 버릇 때문에 책을 사서 보게 됩니다. 한번 그으면 그 긋는 맛에
책을 읽게 되더라고요. ㅎㅎㅎㅎㅎ


참.. 전 레비 신화학 1 , 2 신청해 놓고 있는데 아직도 배송 중이라고 뜨네요.
요즘 알라딘 총알 배송이 확실히 늦어졌어요.

2014-02-25 23: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26 03: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과부하 걸린 노동 신화 : 토마스와 친구들.

 

 

- 이 글은 나탈야 이바노프 세바스티안 무소의뿔처럼가라스키 주니어 3세'에게 바친다

 

 

국가에도 투 플러스(A++) 같은 품격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이는 공교롭게도 이명박'이었다. 허각보다 인기가 없어서 내내 조롱박 신세였던 이명박 각하'는 늘상 " 국격 " 에 대해 말하기를 좋아하시었다. 하지만 백성들에게는 이 " 국격 " 이라는 소리가 마치 " 우격 " 이나 " 우껴 " 처럼 들려서 우거지상이 되기 일쑤였다. 투 플러스 국가 인증에 목숨을 건 각하는 역설적이지만 3등급 한우'보다 못한 꾀죄죄한 인물로 질겨서 국물 맛을 우리는 데에나 쓰였다. 생각해 보면 각하가 전략적 슬로건으로 내건 " 국가의 품격 " 은 이제 대한민국 사회가 먹고 사는 문제에만 집착하지 않고 에티켓을 돌아볼 정도로 배가 불렀다는 뜻이기도 했다. 이처럼 국가에도 품격이 있으니 질문에도 품격이 있을 것이다. 애 없는 부부에게 왜 애가 없냐고 묻는 질문은 고약한 질문이다.

 

그리고 너무 뻔한 질문도 하나마나한 질문에 속한다. 예를 들면 기자가 패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 지금 심정이 어떻습니까 ? "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은 오직 하나이다. "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죄송합니다. " 기자는 그 뻔한 답을 듣기 위해 질문을 던진다. 그것은 마치 3일 동안 굶은 사람에게 " 혹시.... 배 고프세요 ? " 라고 던지는 질문과 같다.  둘 다 3등급 질문이다. 반면 GV(감독과의대화) 시간 때 심형래 감독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는 사람도 있다. " 디워에서 이무기는 크리스테바의 아브젝션 개념과 아감벤의 호모 사케의 현현처럼 보이는데, 감독님은 디워라는 영화를 만드실 때 이 괴물을 숭고와 징벌의 차원에서 투사의 방식으로 투영해 정치적 스펙트럼을 넓히고자 하는 욕망처럼 보입니다. 괴물은 시뮬라시옹적 오브제입니까, 아니면 아브젝시옹, 예외 상태의 여러 가지 역설 중 하나로 받아들여야 합니까 ? "

 

실제로 이런 질문들은 GV 시간에 넘쳐나는 저질 질문들이다. 심형래가 아니라 소크라테스 할애비'라고 해도 이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을 내놓지는 못할 것이다. 쉽게 말할 필요가 있다. 질문에도 품격이 있다면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질문은 다음과 같다. " 남들보다 부지런히 일한다는 것은 미덕인가요 ? " 이런 질문이 투 플러스 질문인 이유는 아무도 그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이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과도한 근면'에 대해 진지한 의문을 제기해 본 적이 없다. 노동 과부하에 따른 피로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은 많지만 정작 이 구조적 틀'이 어떻게 노동자의 뇌하수체에 달라붙는지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 국가'가 금메달에 목숨을 걸며 스포츠 영웅 서사에 과도하게 " 올인 " 하는 이유는 꽤나 간사하다. 역경을 딛고 금메달을 딴 스포츠 영웅'을 다룰 때 반드시 등장하는 서사'가 바로 " 악착 " 이다.

 

"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우리 ○○ 은 훈련이 끝나도 혼자 남아서 남들보다 더 열심히 운동을 했어요. 노력과 땀의 결실이랍니다. 호호호. " 대한민국 국가와 삼성이 스포츠 영웅 서사에서 따먹고 싶은 욕망은 바로 남들보다 2배 열심히 하는 근면 이미지'다. 남들 10시간 운동할 때 영웅은 20시간 운동한다. 부모는 자식을 위해 헌신적으로 뒷바라지를 하며 보살핀다. 이것이 바로 포데기 신파 스포츠 서사의 미학'이다. 행간은 다음과 같다 : ' 선수(노동자)여, 열심히 일해라. 부모는 모든 것을 바쳐 헌신해라. 대신 성공한 놈에게는 달콤한 당근을 주마 ! '  국가나 자본가가 보기에는 이보다 좋은 메시지는 없다. 국가와 자본은 모두에게 조금씩 품값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된 놈'에게만 몰아주겠다고 선언한다. 그래서 < 고생끝행복' > 이라는 이름으로 넉넉한 포상금을 지급한다.

 

이 대우'는 일반인들에게 < 그러니깐 너희들도 열심히 일해 ! 배부른 소리하며 징징거리지 말고, 이것들아 ! > 라는 속뜻을 내포한다. 근면'을 악덕이라고 폄하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과도한 근면'을 미덕이라고 말하는 것은 폭력이다. 왜냐하면 " 평균적 근면 " 이 " 독종적 근면 " 때문에 게으른 것으로 폄하되기 때문이다. 악착을 미덕이라고 주장하는 스포츠 영웅 서사'는 주인의 말이요, 노예의 도덕'일 뿐이다. 이솝 우화가 가지고 있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 게으름 피우지 말고 열심히 일해라 ! " 여기서 놓치면 안 되는 부분은 이솝은 이 우화 때문에 주인의 총애를 받아 노예 신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솝 우화는 주인을 위한 용비어천가요, 최초의 매문 문학'이다. 국가와 자본이 노리는 것은 어릴 때부터 그러한 메시지를 전파하는 것이다.

 

어린이용 애니메이션 < 토마스와 친구들 > 은 반노동 친기업 만화'다. 그들은 하루 종일 일만 한다. 힘이 들어서 일까 ? 토마스와 철도 노동자들은 힘이 드는지 연신 인상을 찡그리며 헉헉거린다. 하지만 토마스와 친구들은 과부하에 걸린 노동이야말로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그들은 종종 힘을 과시하기 위해서 보다 더 많은 탑재량과 보다 더 무거운 짐을 지고 달리기 시합을 벌이고는 한다. 그 과도한 열정은 종종 탈선이 되기도 한다. 반면 적량을 싣고 달리는 친구는 애송이 취급을 받기 일쑤다. 허허허, 애송이로구나 ! 이런 작품이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한 교육용 만화'라는 사실이 끔찍하다. 설상가상 보스 패밀리를 태울 기차로 간택되기를 희망하며 철도 노동자끼리 치열한 경쟁을 치루는 토마스와 친구들를 보면 과도한 근면'에 세뇌당한 좀비 노동자'가 연상된다. 과연 이 작품은 교육용일까 세뇌용일까 ?

 

이 애니메이션이 마가렛 대처 정권 때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 이 티븨 만화는 1984년에 처음으로 선을 보인 후 꾸준한 인기를 얻었다. 대처 정권에서 가장 잘 팔린 프로그램 상품이었다. 영국 철도 민영화는 마가렛 대처가 후계자로 지목한 존 메이저 총리의 작품이지만 사실 진두지휘는 마가렛 대처'였다. 영국 철도 민영화 정책의 우두머리였다. 토마스와 친구들에서 그토록 미덕으로 삼은 " 과부하에 걸린 노동 예찬 " 은 결국 끔찍한 재앙으로 돌아왔다. 1997년 급행열차와 화물열차가 충돌해 7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1999년에는 래드브로크 그로브에서 열차 충돌이 일어나 31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사고 원인은 민간 철도 기업인 " 레일 트랙 " 이 비용 부담을 이유로 자동안전장치를 설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설비 미비'가 모든 사고의 주범은 아니다. 16만 철도 노동자는 1997년에 9만 2000명으로 줄었다. 철도 민영화에 따른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은 토마스와 친구들은 과부하 걸린 노동을 감당해야 했다. (http://blog.aladin.co.kr/749915104/6777064) 사람들은 < 토마스와 친구들 > 속에 감추어진 과부하 걸린 노동 예찬'을 설명하면 수긍하지만 스포츠 영웅 서사가 과부하 걸린 노동을 예찬한다는 사실에는 쉽게 동의하지 않는다. 자신이 우상으로 생각하는 스포츠 스타가 결국은 국가와 자본가의 욕망을 성실히 수행한 주체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당신이 그럴 수록 각하와 건희'는 웃는다. 어떻게 ? 이렇게 ! 헤헤헤...

 

 

 

 

 

 

 

첨언 ㅣ

누누이 말하지만 사람은 진실을 말하면 화를 내고 거짓을 말하면 웃는다. 레비스트로스의 제목을 인용하자면 진실은 날것이고 거짓은 익힌 것'이이다. 날것은 질기기 때문에 오래 씹고 삼켜야 하지만 익힌 것은 부드럽기 때문에 바로 삼킨다. 인문학은 인간을 탐구하는 학문이지만 역설적이게도 인간이 짐승'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꾸준히 상기시킨다는 측면에서 짐승 獸 자를 써서 수문학'으로 불러도 된다.  프로이트, 한나 아렌트, 르네 지라르 기타 등등 따위가 그 사실을 증명했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 가운데 절반은 국가와 자본에 의해 오염된 것들이다. 당신이 대한민국 선수의 우승에 대해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감정에는 국가와 자본이 세뇌시킨 근사한 메시지를 숨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가면을 오래 쓰면 얼굴이 된다.

 

 

■  http://amd780501.blog.me/130166812189 : 토마스와 친구들이 하는 꼬라지'는 이 글에서 자세히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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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d 2014-02-24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일도 그렇고 뭔가를 하지 않으면 끊임없이 불안해지는것도 이런 세뇌의 하나겠죠? 오늘아침에도 난 왜이리 게으를까 책망하며 출근했는데.. ㅎㅎ 정말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만 자본에, 권력에 세뇌되지 않을 것 같아요. 좋은글 고맙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4 13:18   좋아요 0 | URL
게으름에 대한 찬양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토드 님께 권하고 싶군요. 걷기 예찬이라는 책도있고, 상쏘의 거 뭐냐... 하, 요즘 무지 건망증이 심합니다. 느리게 산다는 것'ㅣㄴ가 한여 하여튼 그런 것도 있으니 읽으시면서 느림의 여유를 가져보십시요.

수다맨 2014-02-24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나라에 부코스키 같은 반노동(!)주의자가 있으면 아마 역적 취급할 듯합니다. 그런데 인간들(곰곰발님 표현을 빌리면 숨탄것들)이 설령 노동하지 않아도 밥 먹고,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가 좋은 사회 아닙니까.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나, "게으름 피우지 말고 근면하게 일해야만 사람 대접 해주겠다", 이런 말들 진정 X같은 말이라 생각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4 13:16   좋아요 0 | URL
부코스키 할아버니... ㅋㅋㅋㅋㅋㅋㅋㅋ. 반노동소설의 거두시죠.
볼 때마다 존경심이 팍팍 하늘을 찌릅니다. 네델란드 같은 동계 올림픽 선진국은 금메달 획득에 따른 포상금이 0원이더군요. 왜 그런가 했더니 그들은 아예 금메달을 따기 전 선수들에게 골고루 투자를 해요. 그러니 딱히 선수들도 금메달을 못 따조 노메달이어도 그리 불행하지 않는 것입니다. 동메달만 따도 행복한 거지요.
우린 은메달만 따도 억울해서 죄송합니다, 라고 인터뷰하잖아요.

마립간 2014-02-24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가 저를 평가하기를 '비겁한 비평가'라고 했을 때, 저는 감동했습니다. 너무 정확한 표현이라서. 알라딘 서재에서도 행동 없는 사색을 표명합니다. 비겁이라는 수식이 붙는 이유는 행동이 없고, 대안의 제시가 없기 때문이죠. 변명을 하기로는 궁극의 진리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이야기합니다. (일부는 진실이기도 하고요.)

사람은 진실을 말하면 화를 내고 거짓을 말하면 웃는다. ; 이 문장이 진실이라면, 왜 이런 진실이 존재할까요? 그 이유는 극복될 수 있을까요?

커피를 마시다가 '미생, 다가오면 물러서기도 하고 상생을 도모하기도 하지만 승자와 패자가 분명한 세계다.'라는 글을 읽었습니다.

김연아와 관련된 사회현상과 지니어스(tvN 방송 프로그램)에 관한 단상을 정리하고 그 이유의 탐색을 곰곰발에게 떠 넘깁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4 13:08   좋아요 0 | URL
행동가와 비평가는 따로따로 분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치가는 행동하는 양심이 있어야 하고, 평론가는 굳이 실천적 양심을 요구할 필요가 없습니다. 정치가는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는 직업이고, 평론가는 말의 책임을 묻는 거잖습니까. 행동은 하지 못하면서 말만 나불거린다는 비아냥거림이 비평가의 덕목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그렇다고 그게 나쁘다고도 할 수 없죠. 분야가 다를 뿐입니다. 저 같은 놈은 비겁한 비평가 축에도 못 끼지만
말입니다. 전 티븨가 없어서 지니어스이런 방송은 본 적이 없습니다.

인간에 대한 대책없는 미담을 소개하는 장르가 바로 자기계발서와 신달자식 에세이죠. 진실을 말하면 화를 낸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인간의 인성이 수성에 가깝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 그 수성'을 일깨우니 불편한 것입니다. 전 성악설주의자입니다.

마립간 2014-02-24 14:10   좋아요 0 | URL
비평가에 대한 곰곰발의 평가는 조금 위로가 되는군요. 저는 지식인보다 학자가 어울리는 사람이기에.

獸性 (이하의 수성) ; 자연은 그 자체로 도덕적 판단이 대상이 아닐 수도 있는 반면, 인간은 자연의 일부로 자연의 원리가 작동하기도 합니다. 수성의 본질은 번식일 것입니다. 인간이 수성으로써 승자가 된다면, 수성을 극복하라는 것은 당위성이지, 실제적이지 않고. 이 상황을 극복할 철학/논리가 (저에게) 없다는 것입니다.

TV 방송 지니어스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용이 ) 마이키아벨리즘을 생각하게 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곰곰발께 답을 구했던 것은 아니고 우리나라 김연아 현상에 관해 생각을 정리하던 중, 이기주의라는 수성에서 저의 고민거리를 던진 것입니다.

마립간 2014-02-24 14:20   좋아요 0 | URL
TV 방송을 이야기하다 보니 오래 전 기억의 드라마도 떠오릅니다. (검색도 안 되어 맞는지 모르겠지만 신문 기사로 추정하건데 1981년 2월 13일 KBS1 TV 방송의) 덕보 아저씨 (신구, 강태기 출연) - 현 사회가 도덕적으로 살아 갈 사회 환경이 되느냐라는 의문을 남겼던 드라마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4 14:39   좋아요 0 | URL
마립간 님의 김연아에 대한 단상'이 무척 궁금하군요. 흠흠..
그래도 옛날에는 연대에 대한 책무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냥 내가 이기면 모든 게 장땡이라는 사고로 변했고
한 사람이 싹쓸이하는 문화에 익숙해져서 이것이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추세가 되었다고 보여집니다.

마립간 2014-02-24 16:00   좋아요 0 | URL
제 글의 우리 나라의 표면적으로 들어나는 김연아 선수에 대한 해석은 곰곰발님과 동일합니다. 그래서 제 서재에 포스팅하지 않았구요. 단지 곰곰발님이 포대기 신파, 수성이라는 용어를 저는 이기주의라는 용어로 통일했구요.

이 이기주의에 대한 (철학적?) 평가의 글에서 지니어스(라는 TV 프로그램)이 설명하기 좋은 한 예로 언급되었습니다.

유전적 이기주의로 부터 발생하였다고 해도 이타주의는 도덕적 우월성이 있을 것 같은 직관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한 사람이 싹쓸이(Winner takes all)를 비판할 때도 (역시 그 근거가 허약합니다.), 이기주의적 (생물학 개체나 사회, 문화적 meme의) 번식으로 설명되어지고는 하니까요.

횡성수설을 정리하면 ; 연대가 없는 싹쓸이가 번식을 위한 이기주의가 토대라면 연대 역시 번식을 위한 이기주의가 토대이고 두 가지 상반된 방법의 결과는 환경이 결정한다는 것이죠. (정리 글도 횡설수설한 감이 있읍니다만.)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4 16:18   좋아요 0 | URL
전 개인적으로 완벽한 이타성'은 없다고 봅니다. 게임이론을 적용하자면 이타주의'는 결국 이타성이 유리하게 작동하기 때문에 행하는 것이지 박애적 이타주의는 극히 드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대지진 때 일본인이 보여준 질서, 이타성'은 사실 무질서가 되면 오히려 더 힘들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기에 이타적 행위를 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타주의의 핵심은 적은 이익을 넓게 활용하는 방식이고 이기주의는 1인에 대한 이득이 큰 반면 그 보상에 따른 위험은 매우 넓은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고 보여지는데, 사실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것은 당연히 적은 이익을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는 이타성'에 촛점을 맞추어야 하지 싶스비다.

단적인 예가 상금이 되겠는데 비민주적 독재 사회일수록 이번 동계 올림픽 금메달 포상금이 높다고 합니다. 한국이 10위라고 하죠 ? 딱 한 놈에게만 주자는 것이죠. 반면 스웨덴이다 덴마크 같은 경우는 포상금이 0원입니다. 그렇다고 국가 지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올림픽 출전 선수 모두에게 이미 다양한 지원을 한다고 합니다. 그들 국가가 선택한 것인 이타성'이죠. 조금 적게 먹는 대신 골고루 혜택이 가게 하는...
그래서 동메달을 따고 행복한....

마립간 2014-02-24 16:32   좋아요 0 | URL
반복적인 댓글이 실례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파(적 개념)는 경쟁을 통해 단기적 생존, 좌파(적 개념)는 연대를 통해 장기적 생존에 유리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궁극의 생존에 좌파가 유리하느냐는 의문이 있습니다. 만약 장기적 생존을 위한 전략이 유리했다면 게임의 법칙에 의해 좌파(meme)가 더 우세한 세력을 가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무경계'책에 파도 타기라는 말이 있는데, 예를 들어 설명하면 구한말에 세도정치와 야합을 하다가, 일제 시대에 친일하고, 이후 친독재를 하고, 지금은 친재벌을 하면 살면서 - 나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라고 주장하는 사람을 설득할 논리가 부족하는 것입니다.

(저를 포함한) 우리 나라 사람 일부는 북유럽을 부러워합니다. 사회적 연대가 있죠. 하지만 저는 이 연대도 국가(또는 민족) 내부로의 연대이고 외부에 대해서는 배척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도 내적 유대 강화에 의한 외부 배척, 또는 그 역이 작용하죠.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5 02:55   좋아요 0 | URL
경쟁이냐 연대냐를 다른 식으로 말하자면 수직적 관계 지향이냐 수평적 관계 지향이냐, 와도 일맥상통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경쟁 시스템을 갖추되 수평적 관계를 복원하는 것이겠지만 이런 게 쉽게 만들어질 턱은 없습니다. 결국은 수평적 관계를 튼튼하게 만드는 것은 기업의 소관이라기보다는 국가 인프라가 만들어놓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치 고속도로 하나 만들면 100년이 지나도 유용하게 쓰이듯이 이런 인프라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한국 사회엔 이런 인프라 자체가 없어요. 오직 정치적 담합에 의한 단기적 효과 때문에
복지라는 고속도로를 놓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한국에 희망이 있을까요. 전 없다고 봅니다. 한국은 실패한 국가입니다.

samadhi(眞我) 2014-02-24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 때 소가 된 게으름뱅이 인가? 그런 이야기 있잖아요(교과서에 실려있었음). 너무 게을러서 산신령인지 뭔지가 소탈을 씌워 소가 돼서 개고생한뒤 뉘우쳐 부지런해지자, 다시 사람이 되었다는 이야기. 저 그 이야기 듣고 그날 밤에 정말 소탈 쓰는 꿈꾸며 가위눌렸습니다. 성실한 부모님을 닮지 않은, 다리밑에서 주서(워)온 아해라 정말 게으르거든요. 생각할수록 끔찍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특히 싫었던 건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 전 베짱이 그 자체인데 그 이야기에 도무지 공감을 못했거든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4 13:14   좋아요 0 | URL
이솝우화'는 노예가 주인에게 잘보이기 위해 쓴 용비어천가'죠. 아마 주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매문을 한 최초의 매문 문학이 아닌가 싶어요. 글구 소가 왜 게으른가요 ? 소 의외로 부지런합니다. 코뚜레 풀어서 그냥 들판에 뛰놀게 해 보세요. 아주 발광을 합니다. 그 좁아터진 외양간에 가두니 움직이지 못하는 것일뿐.
인간을 2평짜리 감옥에 넣어봐요. 아무리 부지런했던 인간이라고 해도 게으름뱅이가 됩니다.
자유를 박탈하고서는 그것을 두고 게으르다고 하는 것은 폭력이죠.ㅎㅎ

samadhi(眞我) 2014-02-24 14:52   좋아요 0 | URL
소가 부지런하기에 부지런한 소처럼 되라고 소탈을 씌운 것인데^^;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4 15:04   좋아요 0 | URL
아, 그런 건가요 ? 헤헤헤헤... -_- ( 긁적긁적... )
어쩐지 소 하면 부지런한 소인데 소가 왜 게으르냐... 이러고 있엇습니다..

나탈야 2014-02-24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토마스를 바로알기 위해선 필수적인 링크입니다.
이 링크가 옆에 붙어야- 페루애님의 글이 더욱 선명하게 빛을 발할꺼임.

http://amd780501.blog.me/130166812189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4 14:37   좋아요 0 | URL
결국 나턀야 이바노피 세르비앙 무소의뿔처럼가라스키 주니어 3세의 글이 탁월하다는 것을 은연 중에 뽐내시는 것 같아 불쾌하군효... -_-

나탈야 2014-02-24 14:40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인정해주시는 군뇨. 감사합니다.(코팜)

rtour 2014-02-24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 꼬맹이는 이 만화 아주 싫어합니다. 지가 워낙에 노니 취향이 아닌가봅니다.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5 02:48   좋아요 0 | URL
사내아이가 좋아할 영화입니다. 기차'는 사내아이의 로망이잖아요.
사실 전 이런 영화를 아이들 위해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정말 끔찍하다고 생각합니다.
보노보노나 봐야겠어요. 이 만화 정말 쵝오입니다.

rtour 2014-02-25 0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곰발 보노보노도 안봐요. 오직 포켓 몬스터 광팬. ^^;; 이전엔 파워레인저만 봤어요. 장래 희망 경찰. 독특함.
뭐가 되려는지 원.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5 03:01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 보노보노는 어른을 위한 만화이고... ㅎㅎ. 포켓몬이 대세이긴 하죠.
그 나이 때 땡기는 만화가 좋은 만화라고 생각합니다. 어른 입장에서는 프레디릭 벡의 <나무를 심는 사람들 > 이런 거 아이가 보고 좋아해줘으면 하지만 이게 어디 뜻대로 되나요.... ㅋㅋ


음... 여자아이가 파워레인저라... ㅎㅎㅎㅎ 독특한데요.. ㅎㅎㅎㅎ.

rtour 2014-02-25 0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곰발 폭력적인 것만 덜 보길 바랄 뿐. 딱히 뭘 봤음 좋겠다 없어요. 그런데 맨날 치고 박고 싸우는 것만 보려고 하니...뭐가 재미난 것인지 모르겠음. 악당 물리치는 정의로운 우주 경찰이 좋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5 03:06   좋아요 0 | URL
전 더 폭력적인 것만 보길.. 이렇게 잘못 읽어서, 즐인 님도 굉장히 독특한 양반이구만.. 했습니다.

어릴 때는 무조건 싸우는 만화를 좋아해요 ! 그게 진실입니다.
비폭력적인 것은 나이가 들수록 땡기는 거고 말입니다.
 

 

 

 

 

킹콩은 ......

 

 

 

 

 

 

50년대 헐리우드 삐끕 괴물 영화'를 무척 좋아한다. 조악할 수록 좋다. 그래서 헐리우드판 < 고질라 > 보다는 일본판 < 고지라 > 가, 봉준호의 < 괴물 > 보다는 북한영화 < 불가사리 > 가 더 재미있다. 괴물 영화'라는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뭐니뭐니해도 원조는 " 킹콩 " 이다. 킹콩이 빌딩을 오르다가 장렬히 죽는 장면은 지금 보아도 눈물이 앞을 가려서 차라리 앞을 가리고 눈물을 흘렸다. 그런데 킹콩을 꽤 여러 번 접하다 보니 " 킹콩 " 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이 매우 흥미롭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검은 킹콩은 유색인종에 대한 백인 사회의 혐오를 담고 있다. 영화 < 킹콩 > 은 검은 킹콩과 백인 여성이 섹스를 하는 상황에 대한 백인 사회의 신경질적 반응'이다. 좀 유식하게 말하자면 이 영화는 이종교잡에 따른 불쾌함'을 다룬다. 이 메시지를 뒤집으면 헐리우드 주류 백인 사회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 유유상종 " 이다.

 

< 이종교잡 > 은 용서하지 않는다만 < 유유상종 > 은 허락하마, 라는 뜻이다. 한류 스타 " 비 " 가 액션 주인공으로 나온 < 닌자 어쌔신 > 은 그 사실을 분명히 한다. 동양 배우인 " 비 " 와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여배우는 백인 여성이 아니라 흑인 여성이다. 백인 남자와 동양 여성이 러브 라인을 형성하는 경우는 많은데 왜 동양 남성과 백인 여성의 섹스씬은 없는 것일까 ? 쉽게 말해서 끼리끼리 놀라는 당부'다. 백인 주류 사회가 보기에는 킹콩이나 비'는 성적 주체'이기보다는 단순히 < 물건 > 으로만 작동된다. 그것은 일종의 장난감'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러한 문화적 배타주의'를 마냥 비판할 자격은 없다. 한국이야말로 문화적 배타주의가 심각한 수준이니깐 말이다. 한국이 아시아 주변국을 바라보는 편견은 미국 백인 주류 못지 않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는다. 영어'는 이미 근사한 명품 브랜드 같은 효과를 발휘한다. < 슈퍼스타 k > 에서 심사위원인 박진영은 유창한 영어 실력을 뽐내기 위해 자리를 지키는 양키 같다.

 

반면에 스리랑카나 베트남어를 구사하는 외국인은 그 사람의 교양이 아무리 뛰어나도 그 사실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스리랑카나 베트남은 같은 아시아 문화권에 속하지만 대한민국은 그 사실을 부정한다. 한국은 일본과 더불어 아시아권 세계에서 백인 행세를 한다. 꼴값이요, 주접이다. 만약에 영화 < 킹콩 > 에 나오는 배경을 한국 사회라고 설정한다면 킹콩은 이주노동자처럼 보인다. 킹콩은 돈을 벌기 위해 저 멀고 먼 곳에서 온 아시아 유색인종이다. 그는 이주노동자'이다(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은 아프리카 미술관 이주노동자를 킹콩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백옥 같은 피부를 원하는 유사 백인 선망 사회인 한국은 킹콩을 단순히 노동력을 제공하는 몸뚱이로만 생각한다. 피 섞이면 곤란하다. 그들이 백옥 같은 피부를 가진 한국 여성과 섹스를 해서 아이를 낳으면 한국 사회는 그들을 철저하게 응징할 자세가 되어 있다. 이처럼 킹콩'이라는 아이덴뛰뛰'는 백인 사회 속 유색인종이며,

 

이 상황을 고스란히 한국 사회에 적용하면 아시아계 이주노동자'가 된다.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아브젝션 개념과 조르조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 개념을 섞으면 킹콩은 " 지저분한 누런 육체 " 다. 이러한 노골적인 인종 차별적 시선은 혈통을 중시하는 순혈주의'에서 비롯된다. 피 섞이면 안 되는 것이다. 이처럼 한국의 애국심이 위험한 이유는 독일의 게르만 혈통 우선 주의와 유사하기 때문에 그렇다. " 김연아 현상 " 이 보여준 메시지는 애국심에는 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베트맨을 위해서는 조커가 필요하듯이, 김연아를 위해서는 제2의 조커가 필요했다. 한때 조커는 아사다 마오'였고 지금은 소트니코바'다. 아나운서는 다음과 같은 멘트를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지껄이고는 한다. " 이번 스피드 스케이트에서는 다른 선수는 몰라도 러시아만큼은 꼭 이겨서 김연아의 복수를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

 

애국주의를 위해서는 < 악당 > 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바뀌는 법이다. 원래 액션 영웅이 등장하는 시리즈 영화일수록 악덕은 범위가  점점 커진다. 시리즈가 진행될 수록 악당은 늘 얼굴이 바뀌지만 더 악랄하다.  아사다 마오에서 소트니코바로, 그리고 피겨 스케이트에서 스피드 스케이트로, 결국에는 러시아 선수 전체를 김연아 선수의 복수'를 완성시킬 먹잇감으로 확장하게 된다. " 증오 " 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거대하게 부풀어지는지를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흥미롭다. 이게 바로 포데기 신파에 뿌리를 둔 한국형 스포츠 서사'가 가지고 있는 국수주의'다. 색깔이 비슷한 친구끼리 끼리끼리 노는 걸 두고 나쁘다고 할 수는 없으나 이것을 확장해서 민족끼리 끼리끼리 놀면 매우 위험하다. 게르만 민족끼리 놀다가 벌어진 사태가 바로 히틀러와 나치'가 아니었던가 ?

 

김연아는 개인의 욕망 실현일 뿐이지 그것을 국가의 욕망 실현이라고 착각하면 안된다. 그동안 김연아가 꿈을 이루어서 행복하다고 ?! 천만에 ! 그런 일은 없다. 인간은 타자의 행복에 대해 그닥 즐거워하지 않는다. 김연아, 당신이 있어서 행복했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만약에 당신이 김연아를 통해서 행복을 얻었다면 그 사실은 역설적이게도 당신은 여전히 불행한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행복은 자기 만족감에서 오는 이기적 희열이지 이웃의 행복 때문에 당신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에 가깝다. 김연아의 우승에는 박수를 치더라도 눈물은 흘리지 마라. 싸구려 신파 같다.

 

 

 

 

첨언 ㅣ p.m 6 : 40

케이팝스타 본선 진출 룰은 다음과 같다. 3명이 1조가 되어 1,2,3위를 결정한다. 1등은 본선 진출이고, 3등은 탈락이다. 그리고 2등은 각 조 2등과 패자부활전을 통해 절반은만본선 진출을 한다. 각 조 1등은 느긋한 마음으로 패자부활전을 지켜본다. 그리고 패자부활전을 통해 올라온 동료와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눈다. 그렇다면 각 조 1등'은 패자부활전을 통해 올라온 경쟁자와 기쁨을 나누었기에 타자의 행복 때문에 행복해진 것일까 ?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엔 반드시 다음과 같은 전제가 깔려야 한다. 자기가 먼저 행복한 조건을 갖추었을 때에만 가능하다는 점이다. 만약에 당신이 김연아 때문에 행복해졌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김연아 때문에 행복해진 것이 아니라 그 전에 이미 행복한 조건을 갖추었기에 타인의 행복에 함께 기뻐한 것일 뿐이다. 대한민국 국민이 박세리나 박찬호 혹은 김연아 때문에 용기를 얻었다는 말랑말랑한 스포츠 서사'는 모두 가짜다. 그들의 우승은 결코 당신 삶에 그 어떤 영향도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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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our 2014-02-23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성에 대한 오랜 성찰의 결과인 속담만큼 단도직입적으로 인간성을 관통하는 것도 없죠. 이웃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것이 본성. 타자의 성공과 실패에 같이 기뻐하고 슬퍼하는 일은 동일시가 이루어졌을 때뿐. 불행히도 동일시는 판타지죠. 그뿐.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3 18:32   좋아요 0 | URL
방금 케이팝스타를 보았는데 1등은 진출하고 3등은 탈락이고 2등은 2등끼리 붙어서 절반만 진출을 하더군요. 즐인 님 말씀은 떨어진 3등이 본선 진출한 1등의 행복 때문에 같이 행복해질 수는 없다는 말씀이죠 ?
역으로 1등은 본선에 가까스로 올라온 사람과 기쁨을 함께 나눌 수는 있지만 말입니다.

rtour 2014-02-23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곰곰발 연아 홀릭은 이중적인 이유가 있다 보지만 일단 국가와의 동일시가 첫째 이유라 생각하구요. 대략의 스케치는 곰곰발 님 요약이 정확한 거죠. 하지만 예컨데 간혹 난 3등도 절대 못한다 생각했던 이가 3등을
하는데 그 경우는 감격에 겨워 급관대해지는 경우도 있어 보입니다. 자기 기쁨이 넘쳐흘러 질투가 사라진달까. 틀은 그대로인데 변종이 다양한 거죠~ 인간들은 냉혹한 진실을 싫어해요. 듣고싶은 애기를 해줘야함. 달달한.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3 19:03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인간은 진실을 말하면 화를 내고 거짓을 말하면 좋아하죠. 진실은 날것이고 거짓은 익힌 것이죠. 후진국일수록 금메달을 윈합니다. 왜냐하면 백성들에게 주는 메시지가 분명하거든요.
봐라 ! 게으른 백성들아. 너희들도 저 선수처럼 죽기살기로 노력해봐라. 그러면 영광은 너의 몫이다.
승리 후 포상금을 보거라. 징징거리지 마라. 오롯이 자기 힘으로 우승을 했잖니 . 잔말하지 말고
어서 나가서 일해라...


비로그인 2014-02-24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면이 얼굴이 되고 거짓이 진실이 된 거죠. 그에 대해 진짜 진실을 말하면 어른들끼리 이미 합의한 알흠다운 기만, 일종의 신사협정에 대해서 애가 딴지 걸고 객기 부린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자기들이 믿던 기존 가치를 유연하게 틀어 볼 생각은 안 하고 자신들의 인격 자체가 전적으로 부정되고 반박된다고들 여기면서 불쾌해 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4 03:27   좋아요 0 | URL
엇, 새벽 님이시군요. 후후. 가면 얼굴에 달라붙어서 나중에는 뗄 수가 없느 지경에 이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유식하게 말하면 허언증 같은. 황우석이나 앗.. 이름은 까.. 아, 신정아 같은 경우는 아예 자신이 만든 가면이 가면이 아니라 얼굴이 되는 경우도 있잖습니까. ㅜ후...

주도면밀 2014-02-24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말 멋진글에 한표 던지고 갑니다. 속이 시원하네요.... 그리고 솔직히 김연아 그녀의 극성사나운 팬들 때문에 싫어했는데,
김연아가 마지막 경기를 치르고 코치로 부터 이제 다 끝났어란 말을 듣자 울음을 터뜨리는데 안타깝더군요.....
몸상태도 겉으로 보기와는 달리 진짜 너무 안쓰럽고요...어린나이에 정말 많은 성장을 했지만 그만큼 잃을게 많다는 생각하면 그녀 또한 참 많이 외로웠을 겁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5 03:00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 긁적긁적. 칭찬에 약합니다.
하여튼 이 세상 모든 빠' 가 문제입니다. 좀비 같습니다.
그냥 개인으로 보아야 하는데 무슨 뜬구름 위의 여신으로 추앙하고 있으니
답답할 뿐이죠. 저도 김연아 참 안쓰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국... 얼마나 극성스럽습니까.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극성스러운 나라죠.
이런 나라에서 버틴다는 게 참 힘들죠.
 

 

 

 

 

 

 

 

당신의 그 우아한 열정에 박수를 !

                                        

 

 

 

 

조용필은 언제나 마지막 무대에 선다. 슈퍼스타란 마지막을 장식할 수 있는 티켓을 얻는 사람'이다. 전공투'다운 말투를 빌리자면 연예계란 마지막 끝자리'를 얻기 위한 투쟁이다. 김연아가 실수 없이 마지막 무대를 끝마쳤을 때 나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과 함께 박수를 쳤다. 하지만 감동하지는 않았다. 내가 보기엔 이번 무대의 주인공은 소트니코바도 아니고 김연아도 아니었다. 아사다 마오, 언제나 그림자에 가려서 빛을 보지 못한 아사다 마오. 그녀가 보여준 무대가 나는 아름다웠다. 김연아를 이기기 위해서는 " 트리플 악셀 " 을 선보여야 했는데 그 신공은 아사다 마오'가 연마하기에는 힘에 부쳤던 모양이다. 그래서 그녀는 늘 볼썽사나운 실패를 하고는 했다. 1차전에서의 철저한 실패로 인해 그녀는 순위권과 멀어졌다. 그리고 그녀의 마지막 연기. 바로 그 무대에서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킨다.  

 

그 무대는 공식적인 마지막 무대'였다. 그녀는 경기가 끝나고 빙판 위에 서서 서럽게 울었다. 저 뼈아픈 통증을 보고 있자니 모짜르트를 바라보는 살리에르의 통한이 엿보였다. 종종 그런 경우가 있다. 슈퍼스타는 늘 마지막 무대를 장식하지만 가끔은 슈퍼스타가 분장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사이, 막간에 등장하는 이름없는 밴드의 노래가 콘서트 가수보다 더 감동적일 때가 있다. 아사다 마오의 무대가 그랬다. 순위권에서 벗어난 그녀의 무대는 화려한 피날레가 아니라 막간'이었다. 최선을 다했다. 울루 그로스바드의 영화 < 조지아 > 에서 언니 조지아와 동생 새디'는 어릴 때부터 음악에 대한 열정을 공유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조지아는 컨트리 가수로 성공해서 부와 인기 그리고 행복을 얻었지만 동생 새디'는 싸구려 술집에서 노래를 부르는, 알콜중독자'가 되었다.

 

언니의 배려로 재기할 수 있는 무대는 몇몇 있었지만 그녀는 번번이 실패한다. 영화는 위기를 극복한 어느 무명 가수 이야기를 다루지 않는다. 그게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아주 아름다운 미덕이다. 새디'는 막간을 이용해 무대에 오른다. 왁자지껄한 이 술집에서 진심으로 마음을 열고 그녀가 부르는 노래를 듣는 이 누가 있을까 ?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노래를 부른다. 슬픈 감정이 목이 메이는 지 툭툭 끊긴다. 내가 이번 피겨 스케이팅 경기를 보았을 때 떠오른 영화가 바로 < 조지아 > 였다. 나는 항상 실패한 자를 응원했다. 왜냐하면 내가 아니면 루저를 응원할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가재미가 가재미를 지켜보듯이 루저가 루저를 지지한다. 나는 철저한 계급투표자'다. 성공한 서사가 아름답다고 해서 반드시 감동적인 것은 아니다. 나는 김연아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했지만 감동은 아사다 마오에서 발견했다.

 

내가 김연아 현상'에서 비판하고 싶었던 대상은 김연아가 아니다. 여론의 오지랖과 언론의 호들갑을 지적하고 싶었던 것이다. 오지랖과 호들갑이 만나면 " 오호, 지들랖갑 " 이 된다. 러시아 선수에게 금메달 하나를 " 빼앗겼다고 " 분노하기에 앞서 우리가 그동안 " 빼앗았던 금메달 " 을 생각해야 한다. 88올림픽 때 종합 순위 4위와 2002년 4강 신화'가 과연 공정한 룰 속에서 진행되었는가를 뒤돌아보아야 한다. 2006년 월드컵 한국 대 스위스 경기 때 심판의 오프사이드 반칙 판정이 맞다고 말한 신문선 해설위원이 지금까지도 괘씸죄에 묶여서 축구 해설을 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 국뽕의 힘 " 을 제대로 느끼게 된다. " 빼앗긴 금메달 " 이 억울하다면 그동안 스포츠 국수주의적 광기에 의해 억울하게 빼앗긴 외국 선수들의 승리'에도 분노해야 하는 게 정상이 아닐까 ?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짓만큼 꼴사나운 짓도 없다.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 되는 이 이중잣대'가 혐오스럽다. " 된 놈 " 만 밀어주는 당신의 그 우아한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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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4-02-22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looser입니다. 위로가 필요합니다.

저는 김연아 선수의 mentality에 감탄했습니다.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그리고 아사다 마오의 연기에 감동했습니다.

저의 자본주의 속물 근성에 의한 판단은 김연아 선수가 은메달을 따므로서 상품 가치(사람을 놓고 상품가치를 운운하는 것이 격이 떨어지지만 광고시장을 볼때)가 더 높아진 것 같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2 09:53   좋아요 0 | URL
저도 자본주의적 속물 근성으로 말하자면 상종가 아니겠습니까.
그녀의 멘탈 존중하고, 아름다운 연기 훌륭했습니다.


마립간 님을 위로합니다. 성부성자... 음 성신?! 뭐 하여튼 ... 이름으로 마립간 님을 위로합니다.

마립간 2014-02-22 12:54   좋아요 0 | URL
위 동영상을 보고 박시헌 선수를 생각하니, 눈물이 다 나네요. 국가주의가 어떻게 개인을 파괴하는지. 비록 금메달을 주는 과정이었어도.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3 08:25   좋아요 0 | URL
얼마나 억울하겠어요. 자기가 로비한 것도 아니고... 사실 은메달만 따도 충분히 행복하지 않았겠습니까.

K잉여 2014-02-22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은 김연아를 위한다 위한다 해놓고는 정작 김연아본인은 항의하지도 않는데(이 정도면 자신의 마지막 은퇴경기를 추잡한 구설수에 올리지 않겠다는 김연아의 생각이 보이지않나?) 위한답시고 하는 꼴을 보면 진정성이 의심됩니다 진짜 연아를 위한다면 그녀의 입장부터 생각해주어야하지 않나요? 은퇴경기에서 꼭 금메달을 받아야 아름답게 끝난다는건 본인들 열망이지 김연아의 열망이 아니에요 물론 선수 본인도 아쉬움이 남는건 사실이겠지만 국민들이 감놔라배놔라 할문제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그냥 금메달이 가져오고 싶은거라고 차라리 솔직하게라도 말하던지 진짜 연아를 위한거라면 입닥치고 있던지, 아님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르는건지...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2 09:52   좋아요 0 | URL
김연아 고마워, 라고 검색창에 써서 실검 1위를 유지하자는 운동을 보고 정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렇게 대한민국 대중이 메르한적 판타지에, 순정 만화 코드를 간직한 마음 따스한 국민이었는지 정말
제대로 알게 되었습니다. 저 위의 박시헌 선수 보십시요. 국뽕의 힘으로 금메달 따주게 해씨만
결국 저 선수는 마음 감옥에 갇히지 않아씁니까...

르미에르 2014-02-22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러시아 덕분에 이제 여아느님은 전설이 되셨죠 -_-v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2 10:25   좋아요 0 | URL
연아 선수에게는 색깔은 중요한 게 아니었습니다. 실수 없이 무사히 마쳤다는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푸르푸르 2014-02-22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혹시 위너가 되시면 더이상 루저를 지지하거나 루저를 위한 글을 안쓰시게되는 건 아닌지?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2 10:24   좋아요 0 | URL
전 위너가 되면 루저따윈 개나 주라지 태도로 일관할 겁니다.

푸르푸르 2014-02-22 11:21   좋아요 0 | URL
그럼 오래 볼려면 같이 루저로 있는 편이 낫겠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2 11:47   좋아요 0 | URL
음 그렇군요. 비극이네요....

2014-02-22 11: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22 1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2 11:50   좋아요 0 | URL
제가 어젠 거의 24시간 잠을 안 잔 상태에서 술을 마시다 보니 아... 무지 졸리더라고요.
다음에는 24시간 잠을 잔 후 술을 퍼마시겠습니다.

수다맨 2014-02-22 11:56   좋아요 0 | URL
네, 확인해보니 주소는 정확히 씌어 있습니다. 재전송이라고 하니 조만간 오겠군요. 책 감사히 읽겠습니다.

블랙겟타 2014-02-22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스피드스케이팅 8강전인가요. 아나운서가 직접 '상대가 러시아니 만큼 더욱 더 이겨야 겠습니다'라는식의 멘트를 날리더군요. 스포츠라는게 감정이 개입되기 쉬운 부분이 존재합니다만.. 어제 온통 스포츠 기사가 외국언론에서 나온 김연아 판정 반응 기사, 소트니코바 선수 비매너 관한 기사, 빙상연맹은 뭘하냐, 빙상연맹만 있냐. 우리 대한체육회가 나서겠다. 등등 넘쳐났습니다. 그러면서 해외에 퍼나르는 기사들중 사실관계가 분명치 않거나 왜곡.과장? 도 나오고 있었구요. 당분간 흥분의 세상은 이어 질것 같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3 08:22   좋아요 0 | URL
스포츠 서사'는 늘 애국주의적 성향을 보여요. 소트니코바가 김연아를 보지도 않더라, 라는 기사를 쏟아내고는 하죠. 애국심을 위해서는 적이 필요합니다. 영웅을 위해서는 악당이 필요하듯이 말이죠.
현재의 한국 언론은 애국심을 고양하기 위해 악당을 만드는 구조죠.
옛날에는 김연아를 위해 아사다 모아를 악당으로 만들고, 이제는 소트니코바 죠....
 

 

 

 

 

 

김연아 편파 판정 논란 : 포데기 신파에서 스포츠 국가주의로.

 

방금 피겨 스케이팅 종목이 끝났다. 결과는 러시아 선수가 금메달, 대한민국이 은메달, 이탈리아가 동메달'이었다. 김연아 선수가 별다른 실수 없이 경기를 마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억울한 면이 있다. 사실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소치 올림픽이 푸틴의 야망을 확장하기 위한 1인 모노극이기에 부덕의 소치'가 될 것이란 점은 모두 알고 있던 터였다. 볼썽사나운 시나리오가 연출될 거란 예상이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볼썽사나운 현상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질 거란 사실도 알아야 한다. 이제 곧 끔찍한 저주의 험담들이 오고갈 것이다. 언론은 한때 김연아를 띄우기 위해서 아사다 마오를 작살냈듯이, 이번에는 편파 판정에 대한 울분을 토해낼 것이다. 한국인은 어느새 국제 빙상 연맹 피겨 스케이트 국제 심판처럼 굴며 러시아 선수가 왜 잘못되었는가를 조목조목 설명하며 해당 선수는 물론 심판진에 대한 신상털기를 외치지 않을까 ?

 

안 봐도 뻔하다. 열심히 한 김연아에게 박수를 보내듯이 러시아 선수에게도 박수를 치자. 그냥 러시아의 홈 텃새는 강했고 김연아는 금메달 따는 데 아쉽게도 실패했다고 생각하자. 혈압 올리며 퍽유 러시아를 외치지는 말자는 뜻. 이번 경기가 그렇게 억울하면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2002년 월드컵 경기 때 한국이 저지른 편파 판정을 생각해 보자. 월드컵 역대 오심 베스트 10'에 무려 2002년 월드컵 한국 경기가 4차례나 순위에 올랐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 유감스럽게도 오심 10'에 오른 4경기에서 한국은 모두 이겼다. 이 결과는 한국에게 유리한 편파 판정이었다는 점이 된다. 꼭, 이쯤되면 나오는 딴지. " 넌 어느 나라 편이냐 ? " 이럴 때, 나는 매우 슬픈 목소리로 당신에게 촉촉하게 대답하겠다. " 나도 목이 터져라 김연아 우승을 응원했다, 시바. 됐냐 ? "

 

벌써부터 해당 선수에 대한 사이버 테러와 심판들 신상털기'에 착수한 모양이다. 국가가 나서서 해결하기를 요구하는 사람도 있는 모양. 아주 뻔한 스토리여서 놀랍지도 않다. 이처럼 편파 판정에 대해 들끓는 여론을 다루는 언론과 국가를 보면 국격을 읽을 수 있다. (이웃인 잉여킹 님이 재치있게 분류한 것을 적용하자면)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① 국민은 분노하지만 언론과 국가는 흥분하지 않는다. ② 국민은 분노하고, 언론도 이에 동조한다. 하지만 국가는 분노하지 않는다. ③ 국민이 분노하고, 언론이 이에 동조하며 덩달아 국가도 흥분한다. 1번과 같은 성향을 보이는 나라는 대부분 선진국이다. 반면 2번 이하는 국격에 문제가 있다. 대한민국은 2번에 해당된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한국 스포츠 영웅에게 도전장을 내민다 싶으면 가차없이 그 상대를 비난하기에 열을 올리고는 했다.

 

아사다 마오는 여왕의 시녀가 되어서 김연아 앞에서는 " 피겨 하지 마오 " 가 되고, 안톤 오노를 향해서는 " 한국에 언제 오노 ? " 라며 칼을 간다. 한국 오면 원 펀치 쓰리 강냉이를 선보이겠다는 말씀. 거친 여론을 걸러서 중재해야 할 한국 언론은 오히려 더 거칠게 ,< 피겨 하지 마오 > 와 < 한국에 언제 오노 > 를 재생산한다. 아침 뉴스는 온통 김연아에 대한 잡다한 뉴스'를 배치하고는 그 다음 뉴스는 부산외대 사건을 짧게 다룬다. 왜 한국인은 김연아가 금메달을 빼앗겼다고 생각할까 ? 김연아가 은메달을 얻었다고 생각하면 안 되나 ?! 당신이 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 라는 성경 말씀을 실천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이 실천은 좀 존나 간사한 데가 있다. 우리가 눈물을 쏟고 온 열정을 다해서 지지하는 이웃은 " 될 놈 " 이 아니라 " 된 놈 " 들이다.

 

그것은 박애가 아니라 편애'다. 비판을 받아야 할 사람들은 엘리스 크리스티나 소트니코바'가 아니라 스포츠 마피아들이다.  선수들은 그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실력을 뽐냈을 뿐이다. 한국인이 스포츠 판정에 대해 지나치게 흥분하는 이유에는 " 포데기 신파 " 가 큰 몫을 차지한다.  < 포데기 신파 > 란 " 내 새끼 가는 길, 아무도 막지 마라. 이 엄마는 내 새끼가 가는 길이라면 그 무슨 짓이라도 하리 - 주의 " 다. 내 혈통을 위해서라면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 오히려 < 억척 > 과 < 악착 > 을 아름다운 모성으로 둔갑시킨다. 이 포데기 신파'가 스포츠 국가주의를 부른다. 내 새끼 박승희'에게 반칙을 한 엘리스 크리스티는 쌍년이 되고 여동생 김연아에게서 금메달을 빼앗은 소트니코바는 얄미운 년이 된다. 이 억척과 악착에 가까운 애국적 오지랖이 나는 혐오스럽다.

 

이따위 신파에 울지 마라. 이제는 포데기 신파를 버릴 때도 됐다. 이번 2차 자유 경기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인 사람은 아사다 마오'였다. 물론 김연아 선수도 아름다웠다. 소트니코바'도 대성할 재목이다. 하여튼 흥해라, 눈물과 기쁨이여 ! 청춘은 그렇게 소비되는 것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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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동 2014-02-21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굿모닝입니다
웬일로 아침일찍 글을 ㅎㅅㅎ

후후
곰발님이 연아킴의 은메달 획득에 분노하는 이들의 사고를
포데기 신파"와 연관시키실거 같았어요

뭐. 저도 아쉬운 1인입니다만.
외신까지 나서서 자극적인 기사를 내도 달라질건 없쟈나여

그녀가 잘 해냈고, 유종의 미를 충분히 거두었다는걸
모두가 알기에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즐금 불금 행금 되십쇼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1 12:24   좋아요 0 | URL
은메달에 분노하는 애국 시민을 보면 이 심리의 기저에는 " 애국적 오지랖 " 이라고나 할까요.
지금 청원 때리고 난리던데, 후후...
이런 자세라면 적어도 4천만 애국 시민들이 모두 하얼핀으로 가 도시락 폭탄 던질 태세입니다.

엄동 님도 알금 되시기 바랍니다. 알콜로 젖는 금요일되시길...

마립간 2014-02-21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경기를 보지 못하고 아침에 결과만 알게 되었고, 몇 신문의 기사를 읽었지만, 생각보다는 국민과 언론이 덜 흥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이든 국가든 한순간에 성숙될 수는 없지 않을까요? 그리고 어느 정도의 자기 절제 안 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고, 그런 사람의 행동이 크게 보이잖아요.

저는 4년 뒤가 더 걱정됩니다. 서울올림픽이나 2002년 월드컵처럼되지 않을까 해서요.

마립간 2014-02-21 09:29   좋아요 0 | URL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14440
연관된 글이기에.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1 12:25   좋아요 0 | URL
평창의 복수인가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울올림픽과 2002 월드컵 때 정말 어마어마한 편파판정으로
애간장 태운 나라가 한두 나라가 아니죠.

마립간 2014-02-21 14:56   좋아요 0 | URL
오후가 되니 흥분한 글이 많이 보이네요. 아마 제 판단이 틀리고 곰곰발님의 판단이 맞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편파 판정에서 1986년 서울 아시안 게임도 만만치 않았죠. 저는 이런 국격을 기대해 봅니다. (평창에서 기대하기는 무리지만,) 다른 대회와 달리 홈그라운드의 잇점이 전혀 작용하지 않은 공정한 대회였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2 05:51   좋아요 0 | URL
러시아에 대한 복수는 편파 판정으로 복수를 하기보다는 ㅁ
정말 깨듣한 페어로 복수를 하는 게 가장 통쾌하죠.
하지만 그럴 것 같지는 않습니다.
88올림픽, 86아시안게임, 2002월드컵에서 보여준 편파판정은 역대 모든 리스트를 파괴할 만큼 잔인하고 집요하게 편파 판정으로 순위를 올리고는 했죠. 88올림픽 때 로이 선수인가요 ? 미국 선수...
그 사람 완전 이기고도 져서 이거 거자고 미국이 엄청 항의했던 기록이 있더군요.

마립간 2014-02-22 08:11   좋아요 0 | URL
언뜻 듣기에 서울 올림픽때 경기에 지고 스스로 은메달로 딸 것을 생각했는데, 미국 선수 제치고 금메달 딴 한국 선수, 편파 판정의 충격으로 권투를 그만두었다고 하는군요. (인터넷 검색에는 박시헌 선수로 나오고, 자살까지 생각했다는 글이 보이네요.)

누구의 평에 의하면 푸틴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은 닮았다고...

samadhi(眞我) 2014-02-21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겨하지마오로 불린 줄은 몰랐어요. ㅎㅎ. 마오를 보면 자꾸 짠해요. 속된 말로 연아는 그냥 신. 이라 생각되는데. 저 우에서 혼자 느긋하게 거니는 그런 존재처럼 느껴져요. 그래서 이런 일도 "뭣도 모르는 것들" 하고 가볍게 넘어갈 것만 같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2 05:48   좋아요 0 | URL
피겨하지마오'는 제가 막 지어낸 말입니다...ㅎㅎㅎㅎㅎ. 개인적 말장난이에요..

블랙겟타 2014-02-22 0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피겨스케이팅이라는 종목자체가 기록경기가 아니기에 판정논란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지요. 제가 보기엔 올림픽 경기중에 참 '주관'적인 종목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하지만 그것보다 어제 새벽 마지막 올림픽경기이었던 김연아, 마오의 경기를 보면서 즐거워했습니다. 금메달이든 아니든 전 그걸로 당연하게 만족 합니다. 메달을 떠나 두 선수에게 모두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네요. 거대한 국가(한국, 일본)를 뒤에 짊어진채 그 동안 힘들어했을 동갑이자 라이벌이었던 아사다 마오, 김연아. 이제 그 무거운 짐을 놓으셔도 될 것같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2 05:48   좋아요 0 | URL
제가 이런 글을 쓰면 꼭 넌 누구를 응원했냐, 하는데 전 물론 김연아를 응원했습니다. 안티가 아니란 말입니다. 하지만 겟타 님 지적처럼 채점 기준이 심판의 주관적 입장이 크게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하면 로맨스과 남이 하면 블륜이 되는 걸 지적하고 싶었던 겁니다. 신문선 해설위원인가요 ? 가 양반이 월드컵 때 한국 선수 반칙이 맞다고 해서 지금까지 스포츠 해설을 못하고 있습니다. 끔찍한 광기죠. 화면 판독 결과 한국 선수의 반칙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신문선 해설 위원 말이 맞죠. ) 지금까지 해설을 못해요. 과연 그런 것들을 모두 외면한 채
이번 편파 판정에서만 광기에 가까운 소릴 하는 게 그렇다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