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3時에 벨이 울릴 때.....

 

 

 

 

3시'에 대하여

 

 

 

스티븐 킹 소설 < 셀, cell >은 내용이 좀 황당하다. 스티븐 킹 소설 대부분이 황당한 설정이기는 하지만 이 소설은 좀 더, 좀 더, 좀 더 황당하다는 말이다. 때는 바야흐로 " 동부 표준시로 10월 1일 오후 3시 3분 "  을 지나던 한가한 오후가 배경이다. 나는 스티븐 킹이 무시무시한 사건이 일어난 시점을 " 오후 3시 3분 " 으로 설정한 의도 앞에서 무릎을 탁, 치며 아, 했다. 물론 아, 하며 무릎 탁, 칠 수도 있었지만 무릎 탁, 치며 아, 하는 것이 킹에 대한 예찬처럼 느꼈기 때문이다. 절묘한 한 수라는 생각을 하자 < 아 > 라는 감탄사는 점점 길어져서 아,아아아아 했다. 누누이 말하지만 < 3시 > 는 매우 독특한 위치에 놓여 있다. 사르트르는 소설 [ 구토 ] 에서 주인공 로캉탱의 생각을 빌려 오후 3시를 " 무엇을 하기에는 이르거나 혹은 늦은 시간 " 이라고 말한다.

 

당신이 3시에 밥을 먹는다면 그것은 늦은 점심일까, 아니면 이른 저녁일까 ? 먹는 일 대신 누군가와 약속을 정한다고 해도 애매모호하기는 마찬가지다. 점심 약속인가, 저녁 약속인가 ? 혹은 늦은 점심 약속인가, 이른 저녁 약속인가 ? 이처럼 < 3시 > 는 즐겁게 춤을 추다가 " 그대로 멈춰 " 야 하는 시간'이다. 일시 정지'다. 그래서 나른한 오후 3시다. 영화 [ 아비정전 ] 에서도 오후 3시에 대한 에피소드가 나온다. 아비(장국영)는 매점 아가씨(장만옥)에게 무작정 자기와 함께 1분 간만 시간을 들여다보자고 제안한다. 매점에는 손님이라고는 아비 말고는 아무도 없어서 조용하고 한가하다. 여자는 잠시 망설이다가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들은 함께 시계를 들여다본다. 초침은 오후 2시59분에서 시작해 3시 정각을 향해 돈다. 장국영과 장만옥이 함께 한 1분'이다.

 

킹은 곧 벌어질 아수라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 나른한 오후 3시에 타이머를 맞춘다. 마치 그 사실을 강조라도 하듯이 " 오후 3시 3분 " 에 맞추고는, 이 한가하고 조용했던 오후가 어떻게 무시무시한 아비규환이 되어가는가를 보여준다. 마치 액션 영화에서 자동차가 폭발하기 바로 전에 사운드가 묵음으로 처리된 슬로우모션을 선보이는 효과처럼 말이다. " 킹 선생, 알고 보면 꽤 꼼꼼한 양반이다. " 소설은 어찌 된 영문인지도 모른 채 갑자기 좀비로 변해버린 보스턴 거리 풍경을 보여준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오후 3시 3분에 핸드폰 통화를 한 사람들은 악성 전파 바이러스에 의해 갑자기 좀비'로 변했다.  이 부분을 읽었을 때, 이번에는 아, 하며 무릎을 탁, 쳤다. 왜냐하면 무릎을 탁, 치고 아, 하면 반복이 되니깐 말이다. 스티븐 킹이 이 소설에서 하고 싶었던 말은 < 이 징그러운 휴대폰 새끼들아 ! > 가 아닐까 ?

 

누군가는 cell(휴대폰)에 의해 좀비 바이러스 전파가 퍼진다는 내용이 너무 현실성이 없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할지 모르겠지만 사실 현대인은 이미 셀이 없으면 죽고 못 사는 좀비 같은 노예'가 되었다고 해도 과장은 아닐 것이다. 아침 출근길 전철 속 풍경은 기묘할 정도로 획일적이다. 그들은 모두 졸린 눈으로 셀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나는 킹이 내뱉은 조롱에 동의한다. 내가 보기엔 셀'은 인간에게서 예술적 감각을 분리한 후 삭제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셀에 장착된 카메라'는 인간의 예술적 감각을 무디게 만드는 주범'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제대로 재현하고픈 욕망을 가진다. 사람들에게 자신이 맛있게 먹은 음식에 대해 전달하고 싶을 때 표현하는 수단은 언어'다.

 

가장 효과적인 방식은 < 말 > 이다. " 내가 그 식당에서 냉면 국물을 마셨는데, 맛이... 끝내줘요 ! " 여기에 표정을 섞으면 금상첨화'이고 몸짓까지 더해진다면 완벽해진다. 사람들은 의사 전달 방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 말 > 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 표정 > 과 < 몸짓 > 이 생략된 말은 그닥 와닿지 않는다(송강호는 " 표현의 쓰리 콤보 " 가 왜 중요한지를 보여준 배우다. 영화 [ 변호인 ] 에서 그가 " 대한민국은 국민입니다 !!! " 라고 말했을 때,  관객이 격하게 끌렸던 이유는 대사가 아니라 송강호의 얼굴과 몸짓이 만들어낸 예술적 아우라 때문이었다). 그런가 하면 < 말 > 대신 < 글 > 로 냉면 국물 맛을 표현하기도 한다. " 한여름에 먹는 평양냉면 국물 맛은 그 옛날 한겨울에 먹던, 살얼음이 동동 뜬 동치미 맛처럼 깊고 풍부하다 ! "

 

그런데 셀'에 저장된 500만 화소 카메라'는 이 모든 재현의 감각과 욕망을 지운다. 방법은 간단하다. " 먹기 전에 찍는다 ! "  그리고는 " 찍은 후에 (sns에) 올린다 ! " 물론 < 글 > 과 < 표정 > 도 첨가한다. " 맛있었다 ! " 라는 문장과 " ^^ " 이라는 표정과 함께 말이다. 느낌을 공유하려는 노력은 이처럼 단순하게 처리된다. 사진 전송과 이모티콘으로 재현된 감각은 expression이 아니라 단순히 input과 output' 기능이다. 이처럼 셀에 장착된 카메라'는 사람들에게서 어떤 감각에 대한 재현의 욕망을 거세'한다. 복장 도착자에 가까웠던 플로베르 식 시각적 쾌락은 개나 줘야 한다. 왜냐하면 플로베르가 복식의 특징을 설명하기 위해서 3,4페이지에 걸쳐 옷 주름을 설명하던 방식은 이제 간단하게 < 셔터-질 > 한 방이면 해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청바지 리바이스 501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말과 글이 아닌 한 방'이 필요한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현대인들은 점점 예술적 감각을 잃어버리게 된다. 달달한 연예 소설보다는 포르노를 보고, 시를 읽지 못한다. 재현의 감각'을 잃어버렸기에 소설가나 시인이 재현한 감각을 해석하는 능력도 떨어지게 된다. 킹이 < 셀 > 을 진절머리나는 주범으로 묘사한 까닭이다. 이 소설은 지구 종말을 다루면서 동시에 예술적 아우라의 종말을 걱정하는 근심을 내포하고 있다. 사람들은 언제부터인가 근사한 곳이다 싶으면 무조건 셔터를 누른다. 카페에서 한 컷 ! 그리고 맛있는 음식이 나와도 무조건 셔터를 누른다. 감각은 무디어지고 감성만 난무한다. 아름다운 것은 지천에 깔렸으나 실제로 아름다운 것은 전무하다. 당신이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서 찍은 기표는 스테이크'이지만 기의는 여유로운 행복'일 것이다.

 

쉽게 말해서 당신이 스테이크 사진을 올리며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스테이크가 아니라 < 지금 나는 행복하다 > 는 증명'이다. 중요한 것은 증명이 아니다. 당신은 죄인이 아니므로 알리바이를 증명할 필요가 없다. 아무도 당신이 빕스 가서 스테이크를 썰었다는 것을 궁금해하지 않는다. 그리고 당신이 한 말에 대해 의심하지도 않는다. 스테이크가 당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기표라는 사실은 역설적이게도 당신은 불행한 사람이라는 기의'를 내포하게 된다. 당신의 행복을 증명하기 위해서 전송한 그 수많은 " 블로그용 해피 증명사진들 " 이 누군가를 불행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말이다. 당신의 행복은 누군가를 불행하게 만드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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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4-02-27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랫동안 제가 고민하는 문제를 (또?) 곰곰발님이 던지셨네요.

좀비 영화가 많습니다. 영화의 결말은 사람이 좀비를 물리치고 해피엔딩으로 끝납니다. (좀비 영화가 많은 것도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 것도 맞는 말이죠?)

만약 좀비의 승리로 끝났다면, 어떤 철학적 (또는 도덕적) 문제를 남기게 되는 것인가요? 문제가 없을까요? 좀비가 배금주의(~천박한 자본주의)나 스마트폰이라면 어떤 철학적 해석이 가능할까요? 좀비로서 행복할 수는 없는 것일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7 10:35   좋아요 0 | URL
좀비가 승리하는 소설도 있습니다. 매드슨의 걸작 소설 < 나는 전설이다 > 가 있습니다.
이 소설은 정말 무시무시한 소설입니다. 한국 사회가 좀 좀비 사회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좀비는 결국 세뇌당한 집단 정도 ? 꼭두각시에 대한 은유 아니겠습니까...

마립간 2014-02-27 11:46   좋아요 0 | URL
윌스미스가 주연한 영화의 원작이군요. 책은 읽지 못했고 영화 결말이 잘 기억나지 않지만, 윌스미스도 사람으로 남았고, 다른 사람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좀비의 완전한 승리(? 정복)이라고 볼 수 없지 않을까요?

좀비를 세뇌당한 집단으로 정의하는 것은 꽤 적합한 정의입니다만, 좀비 집단이 평형/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다면 ; 왜 좀비(세뇌당한 집단)가 되면 안되는가에 대한 의문은 역시 남죠.

좀비의 정의를 수직적 가치관의 열등한 존재로 한다면, 이것은 순환논리가 되고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7 12:49   좋아요 0 | URL
제 기억으로는 < 나는 전설이다 > 는 소설과 영화가 판이하게 다른 결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 때문에 영화는 엄청 욕을 먹었죠.
영화는 그냥 시시껄렁한 별 하나짜리 영화가 소설은 별 다섯 개입니다.
아마 여기에 토다는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아주 뛰어난 소설입죠...

+
좀비는 영혼이 없잖아요. 살아 있어도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모르니 존재의 무'가 아닐까 싶습니다.

마립간 2014-02-27 15:36   좋아요 0 | URL
곰곰발님에게 정답을 요구하려는 것은 아닙다만,

영혼 ; 실체가 있는 것인지도 의심스럽고, 종교적 단어와 혼동되기도 하고, 통상적으로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인간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정의없이 사용되기도 하고 ...

중세시대에는 마녀, 악마가 수직적 가치관에 열등한 것을 뜻하는 것으로 사용되었죠. 여기에는 과부, 동성애자 등. 지금에 관점에서는 수평적 가치관으로 해석되는 많은 것이 포함되었죠. 현대에와서도 역시 외계인, 좀비 등이 수직적 가치관의 열등 존재로 치부되는 것이 아닌가 해서요.

메타인지 ; 확실히 우월한 지적 능력이기는 합니다만, 인지 능력의 연속선상에서 해석해야 할지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영혼에 비유될 한 단계 높은 인지 능력인지 의심스럽습니다.

알라디너 마* ***님과의 대화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저는 '영spirit'라는 것을 잘 인지하지도, 실감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Nina 2014-02-27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본문과는 별개의 얘기지만, 며칠 전에야 처음으로 태블릿 pc를 샀답니다. 주변에서 카톡하라는 성화에도 꿋꿋이 5년간 버티다가 저도 이제 졌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고속도로에서 차 사고 한번 나고 보니까 태블릿이나 스맛폰 중에 하나는 있어야 하겠기에 맘을 고쳐먹은것도 있구요.
전화기는 전화하는 용도로만 쓰고 싶어 스맛폰 대신 여전히 구식폰 (버튼으로 꼭꼭 눌러서 쓰는) 고집하고 있구요. 태블릿은 퇴근후에 잠깐, 하루에 한번만 열어봐요. 밀린 카톡에 답장하려..
핸드폰도 한번 사면 항상 7-8년은 쓴거 같아요. 페루애님은 어떤 폰 쓰시나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7 10:39   좋아요 0 | URL
전 핸드폰이 없어요. 동명항에서 열바다서 던져 발로 지근지근 밟은 후 아직 안 사고 있습니다. 뭐, 돈이 들어가서 안 사겠습니까. 요즘은 공짜로 주면서 돈도 덤으로 주더군요.
폰 없어도 충분히 약속 잡고 다 할 수 있어요. 절 보십시요. 친구들 약속 잡고 빨빨거리며 돌아다니지 않나요. 단 약속 정할 때는 최소 2일 전에는 잡아야 한다는...
요즘은 사람들이 핸드폰 가지고 있으면서 쉽게 약속도 파기하고 쉽게 약속 시간도 연장하고 그래요.
하지만 전 폰이 엇으니 사람들이 칼 같이 지키더군요. 약속 시간을 말입니다. 메일 왕래로도 충분히 모든 약속이 가능합니다. ( 개인적으로 쓸데없이 전화해서 잡담하는걸 굉장히 싫어해서 말이죠.. )

samadhi(眞我) 2014-02-27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에게 예식 때 축가를 불러주기로 했다가 여차저차한 사정 때문에 취소하여 몇 개월 뒤 그 친구네 집에서(장구까지 메고 지하철을 몇 번 갈아타고 가서)불러주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나 "보여주기" 좋아하는 그 친구는 제 노래를 듣지 않고 바로 동영상을 찍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저 들으라고 하는 노래인데 이... 이를 어쩌나. 그 친구에게 차마, 그 이야기를 할 수 없었지만 씁쓸한 기분은 어쩔 수 없었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7 12:51   좋아요 0 | URL
오홋, 진아 님 ! 보아하니 국악하셨군요 ? 장구를 메고 가시다니.. ㅋㅋㅋㅋ.
이거 보통 친한 사이가 아닌가 봅니다.

samadhi(眞我) 2014-02-27 13:15   좋아요 0 | URL
탈패여서 "국악을 한" 수준이 아니고요. 우리끼리 술만 먹으면 취기에 불러대는 민요예요. 음주가무의 표본이죠. 보통 친한 사이가 아니어도 저는 장구 멥니다. ㅋㅋ. 장구도 못치면서. 저는 쇠(꽹과리)잽이라서요. 그렇지만 쇠도 못칩니다. ㅋㄷㅋㄷ.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7 13:50   좋아요 0 | URL
탈춤동아리가 좀 정치적으로 진보 쪽이죠. 후후...
제가 아는 분도 장구 잡았는데 대학로에서 늘 공연하고는 했는데
그게 그렇게 장구치고 하면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고 하더라고요...

samadhi(眞我) 2014-02-27 14:20   좋아요 0 | URL
우리학교는 남도인데 천안 출신에 유월대 대장이었던 탈패선배가 쇠파이프를 들고 맨 앞에서 한 마디 했다가 아주 비장한(?) 순간에 웃음바다가 됐다고 합디다. "모두 모여유!"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7 14:30   좋아요 0 | URL
개그는 충청도지유.. 충청도가 대세임입니다.

samadhi(眞我) 2014-02-27 14:39   좋아요 0 | URL
전라도랑 경상도는 빠르게 쌍욕을 해대는데 충청도는 말이 느려서 제일 심한 욕 "야, 이 나쁜놈아" 하고 나면 바로 주먹부터 나간다고 하여 충청도 애기들이 제일 잘 싸운다고 들었어요.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7 14:42   좋아요 0 | URL
충청도 특유의 감칠맛이 있어요. 퉁퉁거리면서 은근 비비꼬는, 그런 말투가 전 재미있더군요.
그리고 강원도 말도 꽤 재미있습니다. 특유의 어조가 있는데
아, 요게 맛이 꽤 좋음... 전 서울토박이지만 서울 말씨 좀 질색입니다.

samadhi(眞我) 2014-02-27 14:52   좋아요 0 | URL
북조선 말, 경상도말, 강원도말, 그리고 경상도 하동과 겹쳐있는 전남 광양말이 참 비슷한데요. 광양 출신이었던 선배가 군대 초년병일 때 말 했다가 강원도 출신 고참한테 무지 깨졌다고 해요. 왜 우리 동네 말 쓰냐고. 별 걸 다 시비거는 군대잖아요. 그 선배가 광양 중에서도 골짜기 옥룡 사람이라서. 그 선배 사촌형인 또다른 선배도 옥룡 출신인데 멋있게 생겨서 별명이 스티븐 시"ㅂ ㅏ ㄹ"(걸이 아니고^^)이었어요. 시걸이 잘생겼다기보다 그 선배가 좀 멋있었죠. 선배들이 그 선배 입만 열면 옥룡말이 줄줄 새니까 늘 입을 벌리지 말라고 했죠. 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7 15:00   좋아요 0 | URL
제 후배 놈도 키가 188에 역삼각형 어깨에 균형잡힌 몸매로, 양복이 꽤 잘 어울리는 댄디 스타일의 사내였는데 문제는 목소리'였어요. 모기 앵앵거리는 소리여서
처음에는 아무 말 안하면 흠모하다가 그가 말만 하면 다 깬다고 해서
제가 늘 너는 그냥 입 다물고 있으면 70%는 먹고들어간다고 그렇게 누누이 말했지만
이 친구 워낙 촉새여서 말을 안하면 입에 가시가 돋는 스타일이었습니다.
이 친구 보고 싶네...ㅋㅋㅋㅋㅋㅋ

엄동 2014-02-27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통화의 기능보다 촬영의 기능에 치우쳐진
셀"에 대한 반감은
파워블로거들이 하는 행동에 대한 회의"로 직결돼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7 15:25   좋아요 0 | URL
왜 티븨 신제품 보니깐 어느 모델이 메니큐어를 칠하고 있다가 채널을 돌리고 싶을 때 " 7번 " 하면 음성 인식을 하고 티븨가 7번을 인식하는 기능을 선전하더군요. 존나 웃었습니다. 그건 기능이 아니라 값을 올리기 위한 장사꾼의 수작'입니다. 과연 음성인식기능이 박힌 티븨가 정말 참 중요한 역할을 할까 늘 의문입니다. 그래놓고서는 신기능이라며 더럽게 비싸게 받죠...모든 제품은 어느 정도 선에서만 기능을 갖추어야 해요. 핸드폰은 통화할 때만 쓰여야지 이게 뻘짓을 시작하면 골때리게 됩니다.

엄동 2014-02-27 15:31   좋아요 0 | URL
그쵸 골때려요
살면서 세면대에서 휴대폰을 씻을 일이 있겠냐고요
안쓰는 기능 만들어 터무니없게 가격을 올리는 방법도 가지가지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7 15:41   좋아요 0 | URL
그지같은 색휘들....
지금 제가 쓰는 노트북이 50만원짜리인데
야, 이 노트북이 꼴에 얼굴 인식 기능이 있어요.
컴을 키면 내장된 카메라가 제 얼굴을 비춘 후 눈동자 동공 형태를 파악한 후 본인 인증을 하더라고요.
눈동자가 지문처럼 다 다른가 보더라고요. 신기하기도 하고..
아니 50만원짜리 노트북이 무슨 007영화에 나오는 신기술 내장이냐... 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음날 컴 킬 때 내 자리에 나 말고 쩍쩍이 ( 개입니다.. ) 얼굴로 인증을 했는데
시바.... 컴이 이런 소릴 하더라고요.

" 본인 인증을 확인하였습니다 ! " 띵동 ~


실화입니다. 저 엄청 웃으면서 막 욕했습니디다..

엄동 2014-02-27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쩍쩍이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7 15:49   좋아요 0 | URL
이거 어디서 본 콩트가 아니라 제가 직접 실험을 통해서 증명한 겁니다.
소송 걸 뼌했습니다.

밤하늘의별소리 2014-02-28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ㅠㅠ 곰발님 진짜ㅠㅠ 어제 댓글에 휴대폰 사진에 관해서 글 쓰신다길래, 기대하면서 들어왔어요-
그래서 첫 두 문단정도 읽다가, 오잉 휴대폰사진에 관한 글은 나중에 쓰실 모양이네-생각했는데 글 읽으면서 감탄감탄또감탄..

저도 투지폰 씁니다! 아 진짜 인생이 두 배는 여유로워지고 행복해진 느낌이예요.ㅠㅠ 근데 휴대폰 대리점 지나가면서 제 폰으로 문자 보내려고 만지작거리고 있으면 엄청나게 달라붙어요. 이게 뭐냐고 빨리 바꾸라고.. 그리고 저번에는 연결선이 고장나서 그거 사러가니까, 제 폰 보고 무슨 사연 있는 폰이냐고 물어보시더라구요...ㅋㅋ

투지폰이다 보니 카메라 화질도 구리고, 옛날 같았으면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보았을 때 재빨리 휴대폰을 꺼내서 사진 찍고 블로그에 올렸을 것들을, 이제는 머리와 마음 속에 담아놓고 일기나 글 쓸때 다시 떠올리게 되었어요- 별 의미 없이 했는데, 곰발님 글 보니 왠지 뿌듯해지네요 ^0^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8 06:39   좋아요 0 | URL
폰이 좋은 장난감이기는 합니다. 만능'이죠. 문제는 만능'이라는 데 있습니다.
만능'은 수상한 겁니다.
목사가 신의 전지전능'을 강조할 수록 그 목사는 가짜입니다. 그것은 숭배이지 믿음이 아니잖아요.
악마도 만능의 능력을 갖춘 존재입니다. 이거 지나치게 신의 영역으로까지 갔군요. 맙소사. 이 오지랖. ㅋㅋㅋ

폰은 그저 통화 기능만 있으면 됩니다. 만능이 되는 순간 무시무시한 순간이 되지않을까 싶어요.
제가 만약에 사기꾼이어서 누군가를 등쳐먹을 욕심을 가진다면 다른 건 다 필요 없고
폰'을 훔치겠습니다. 비밀번호 풀어서 폰에 저장된 온갖 것들 다 섭렵하면 얼마든지 속일 수 있거든요.
폰에는 타인에게 노출되면 치명적인 것들이 이제는 너무 많아졌습니다.


2014-02-28 0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28 06: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벽화마을 : 볼거리와 볼 권리.

 

 

- 안양에 살 때, 담벼락 대신 내 방에다 그림을 그렸다

 

 

 

 

봄이 오면 짙은 베이지색 바바리코트를 하나 장만할 생각이다. 좋은 구두도 하나 구매할 생각이다. 그리고 질 좋은 검은색 양말도 함께. 나머지는 필요 없다. 몸을 달구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다이어트를 해야 겠다. 당신에게 내 뒷모습 말고, < 앞 > 을 보여주고 싶다......

 

■

 

내가 사는 동네는 벽화 마을'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사는 집은 벽화 마을 초입에 있다. 그래서 날씨 좋은 주말이면 카메라를 가진 방문객들로 제법 분주하다. 정확한 기억은 알 수 없으나 내가 전국을 떠돌며 찰스 부코스키 흉내를 내며 술을 퍼마시고 있을 때, 윗동네는 어느새 꽃동네가 되어 있었다. 이곳저곳 떠돌다가 돌아온 나는 깜짝 놀랐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가 마을 담벼락이 온통 알록달록한 색으로 칠해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구멍가게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생활 미술 운동 차원에서 몇몇 단체가 와서 며칠 동안 담벼락에 후다닥 그림을 그리고 갔단다. 가파른 기슭에 위치한 달동네는 그 흔한 벽화마을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서서히 입소문을 타고 주말이면 사진을 찍기 위해 사람들이 마을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나는 이 " 색깔있는 마을의 색다른 풍경 " 이 주민세를 내는 이웃 마을 주민의 한 사람으로써 모욕을 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의도는 충분히 이해한다 : ' 변두리 캄캄한 마을에 희망을 주고자 생활 미술 차원에서 예쁜 그림을 선물로 주신 것, 혹은 그런 착각 ! ' 벽화마을'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은 " 미화 " 와 " 정화 " 의 경계선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그러니깐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 공공 미술 프로젝트'는 < 마을을 아름답게 꾸미기 위한 미화 사업인가 > 아니면 < 더러운 것을 깨끗하게 청소하기 위한 정화 산업인가 > 에 대한 경계가 불분명하다는 소리이다. 보기 좋게 만들 목적'이라는 점에서는 모두 비슷하지만 보는 관점은 전혀 다르다고 볼 수 있다. < 정화 > 는 깨끗한 환경을 꾸미는 것에 가깝고 < 미화 > 는 지지분한 것을 감추는 속내에 가깝다.

 

 

 

- 뱅크시는 주변 환경을 고려한다. 벽 모퉁이에 그려진 종이학은 수로에 담긴 물에 투영되면서 예술적 아우라를 획득한다. 주변 환경과 따로 노는 벽화마을 그림과는 격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사회 봉사 활동 차원에서 떼거지처럼 우르르 몰려와서 며칠 간 쓱쓱 담벼락에 낙서를 하고 가는 공공 프로젝트는 아무래도 후자 쪽에 가깝지 싶다. 주변 환경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해바라기 그림 달랑 하나 그리고 나서 그것을 두고 미적 가치'라고 한다면, 차라리 내 뜨거운 오줌발로 거리 눈을 녹여서 만든 코끼리 비슷한 것'이 추상적 측면에서 보다 미학적'이라고 설레발을 치고 싶다. 그건 그림이 아니라 똥칠이다. 그들이 내 마을에 분탕질한 결과물을 볼 때마다 울화'가 치밀고는 한다. 도대체, 그들은 마을 사람들의 동의도 없이, 무슨 권한으로 담벼락에 그림을 그렸을까 ? (물론 그림을 그릴 담벼락 주인에게는 허락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마을 전체를 벽화 마을이라는 컨셉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마을 사람들 전체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

 

닝기미, 결국 그들은 내가 사는 마을을 < 깨진 유리창 이론 > 에 적합한 을씨년스러운 마을로 판단한 모양이었다. < 깨친 창문 이론 > 이란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하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창궐한다는 " 사회무질서에 관한 이론 " 이다. 쉽게 말해서 빈집이 생기면 불량 청소년들이 모여서 우범 지역이 된다는 이론'이다. 그래서 깨진 창문을 치우고 디즈니 만화에 나오는 파스텔톤 색으로 마을을 리모델링해서 가난한 이웃에게 꿈과 희망을 주겠다는 야심찬 민중 미술 운동'이다(혹은 그런 의도에서 출발하였다). 어느 순간 마을 주민들은 모두 꾀죄죄한 빈민이 되었다. 설령 그 의도'가 좋은 마음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내가 보기엔 알록달록한 벽화마을은 아름답기는커녕 더 누추해졌다. 마치 비루 오른 강아지에게 색동저고리 입힌 꼴이었다.

 

그들은 붓으로 꼴사나운 짓을 했다. 연말이면 초코파이 상자 박스 던져주고는 인증샷만 찍고 가는 관료들과 다를 바 없었다. 며칠 동안 우르르 몰려와서 담벼락에 색을 칠하는 행위는 전형적인 전시 행정처럼 보였을 뿐만 아니라 色을 동원한다는 측면에서 색다른 전시 행정'으로 보였다.  담벼락에 피카츄 캐릭터 하나 달랑 그린다고 해서 뽄드 불던 아이들이 동심을 찾을 리는 없다. 동네 주민들이 오랜 시간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벽화 마을과 전시 행정을 위해 동원된 벽화 마을은 하늘과 땅 차이'이다. 쓰고 남은 조각 짜투리로 퀼트를 만드는 것과 퀼트를 만들기 위해서 멀쩡한 천을 가위질해서 조각내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이다. 내가 사는 동네에 우르르 몰려와서 마을 사람들 동의도 없이 그린 벽화는 마치 멀쩡한 천을 잘라서 만든 엉성한 퀼트 작품 같았다.

 

그리고 그 인위적인 페인트 칠'이 뭐 그리 아름답다고 카메라 셔터를 남발하는 방문객을 볼 때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미적 감각에 대해 의문점이 든다. 당신의 볼 권리를 위해서 볼거리로 전락한 초라한 내 마을 주민이 안쓰러워서 눈물이 앞을 가린다. 내 눈물에 웃으면서 코 파지 마라. 그들은 담벼락에 그린 < 그림 > 을 찍고 싶은 것이 아니라 < 가난 > 을 찍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 담벼락이 알록달록하다고 해서 마을이 아름다워지지는 않는다. 좋은 퀄트 가방은 얼마나 많은 천 조각을 누비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조각 천끼리의 조화와 균형에 달려 있다. 아름다운 마을은 담벼락이 아니라 골목길에 있다. 골목은 집과 집을 누빈다는 측면에서 조각 천과 조각 천을 누비는 퀼트의 누빔과 비슷하다. 조화를 이루어야 마을이 아름다워진다.

 

유감스럽게도 내가 사는 달동네가 벽화 마을로 개과천선한 후 달라진 것이라고는 희망 대신 구경거리로 전락한 초라함과 시도 때도 없이 몰려드는 구경꾼이 전부였다. 대문을 나서면 마주쳐야 하는 방문객들의 시선 때문에 곤혹스러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뒤돌아서는 순간 셔터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아름다운 뒷통수과 국화 무늬라고 거짓말을 한 얼갈이배추 무늬를 숨긴 엉덩이는 블로그에 유통될 것이다. 친절한 사진 설명과 함께 말이다 : ' 가난하지만 풍요로운 사람들 ' 이 정도면 볼 권리를 위해 희생당해야 하는 볼거리에 대한 문제 제기를 떠나서 인권에 대해 말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내 뒤통수를 보고 " 가난하지만 풍요로운 풍경 이미지 "를 떠올렸다면 할 말은 없다만 당신의 싸구려 블로그에 인용되기에는 내 뒤통수는 지나치게 아름답다는 사실은 알아주었으면 싶다.

 

구경하는 것까지 뭐라 할 수 없지만 제말 지나친 " 셔터-질 " 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 성질나면 당신이 원하는 볼거리를 다양한 방법으로 제공할 의사가 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베이지색 바바리코트 하나를 사기로 결심했다. 좋아, 기대된다. 올봄, 당신들에게 근사한 하드 바디가 무엇인지 바바리코트를 열어서 내 딱딱한 크래커를 당신들에게 보여주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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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일턴 2014-02-26 0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지도 못한 지도의 폐해로군요 하긴 사람들을 지도 한다는게. 저런의미인지 몰랐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6 07:25   좋아요 0 | URL
이거 실제로 당하는 사람은 엄청 짜증 납니다. 일턴 님이 이 동네 주민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사진 찍는다고 담 너머 쳐다보질 않나, 뒤돌아서 가면 허락도 없이 사진 찍어 블로그에 올리지 않나.
뒷통수만 나온 자신의 뒷모습이 블로그에 걸린다고 생각해 보면 울화통 텨지죠. 그 사진 밑에는 다음과 같은 멘트를 날려주십니다. 가난하지만 풍요로운 사람들....

개새끼들, 죽빵 한 대 날리고 싶습니다...

todd 2014-02-26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구경거리로 전락된 모양새이니 참 기분 나쁘셨겠어요.. ㅠㅠ 평소에 벽화그리는게 좋다고만 생각했었는데 할거라면 주변 환경도 좀 고려하면서 했음 좋겠네요 그나저나 방벽화가 진짜 멋지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6 11:28   좋아요 0 | URL
이건 직접 겪어야지 느낄 수 있는 불편입니다. 예를 들어 무릎 나온 츄리닝 입고 문 열고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데 그걸 구경하는 사람들.... 순간 열이 팍 오릅니다.

방벽화 이사갈 때 뜯어갈려고 했는데...ㅎㅎㅎ 그냥 참았습니다.

까레이 2014-02-26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소에 어렴풋이 생각하고 있던건데 이렇게 콕 집어주시네요ㅋㅋㅋㅋ절실히 공감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6 11:30   좋아요 0 | URL
자생적 벽화마을은 뭔가 인위적이지 않아요. 글구 캐릭터 그림을 잔뜩 그려넣지도 않습니다.
대부분 그냥 담벼락에 예쁜 색만 칠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리스 어디인가요. 바다가 보이는 마을인데 그 말은 사람들은 각자 자기 집 담에 바다를 닮은 색으로 칠을 했어요. 이게 다 비슷한데 아시겠지만 농도가 조금씩 달라서 묘하게 조화를 이루더군요. 근데 우리 벽화마을은 무슨 캐릭터 꿈동산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주 질색임.

달사르 2014-02-26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벽화그림 수준이 너무 떨어져요. 천편일률적으로다가 주위 경관과 어울리지도 않은 생뚱맞은 그림이 총천연색으로 그려진 벽을 보고있노라면, 한숨부터 나온다는..
차라리 초등학생이 그리게 냅두면 좀더 창의적이고 자연스러운 그림이 나올텐데 싶기도 하구요. 한 명의 미술학도와 아이들의 공동논의로 된 작품, 마을을 가장 대표하는 이미지의 공론화 등등 말이죠.
참, 벽화는 시간이 흐르면서 페인트가 벗겨지기 시작하면 금방 흉물로 바뀌더라구요. 그것도 고려를 해야되는데 아쉬워요.

그나저나 강가의 저 종이학 그림은 너무 멋지네요. 울 동네 강가에도 벽화가 떡하니 있는데 너무 촌스러워서 볼 때마다 고개를 돌리게 되요. 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6 11:32   좋아요 0 | URL
벽화라고 할 수도 없는 수준이죠. 그놈의 해바라기는 왜 그리도 많이 그렸는지........
꿈동산 어린이는 텔레토비 동산으로 모이고 만화 캐릭터들은 벽화 마을로 모이는 것 같습니다..
생각없이, 전시 효과만 노린 티가 팍팍 납니다.
이런 프로젝트는 제발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samadhi(眞我) 2014-02-26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뒷모습에 무지 약한데. 뒷통수가 아름다우실 줄이야줄이야. 뒤를 따라가다가 앞모습이 궁금해 마구 달음박질쳐 앞을 보았을 때 배신감 느끼고 그러는 건가요? ㅋㄷㅋㄷㅋㄷ.
그런 사람들은 "흉내내기"의 절대강자. 줏대가 없어서 외로워하고 아무런 의식(?)없이 그저 남따라 하면 덜 외롭다 여겨서 아무 생각없이 사는 것 같아요. 있어보이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적선" 행위 따라하기.주체성이 문제인데 우리나라 공교육의 폐해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를테면 단체생활에서 다르게 생각하면 바로 왕따. 교칙 위반.이 되는 거요. 고딩 때 날이면 날마다 교문 앞에서 학생들 복장 확인하던 체크맨의 명대사가 있었죠. " 니 맻(몇)반 맻(몇) 버(번)이냐?" 그럼에도 꿋꿋이 알록달록 색깔 양말 신던 아이가 있었는데 잘록한 허리선을 강조하기 위해 허리에 집게도 꽂고 다니던 그 아이는 지금 어떤 아줌마가 되어있을 지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참 그림솜씨 좋네요. 자기 공간을 예쁘게 꾸미시는 분이구나.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6 11:36   좋아요 0 | URL
학창시절에 멋부리는 친구는 나이가 들어서도 멋을 부리더라고요.
가끔 멋 안 부리던 친구가 사회 생활 하면서 멋을 부리기도 하고요.
그러니깐 한 번 멋부리기 시작하면 계속 멋을 부리게 됩니다.
남산 한옥마을인가요 ? 하여튼.. 그곳에 사는 분들은 아주 골치 아프다고 해요.
사람들이 아침부터 몰려와서는 담 너머 뭐하나 쳐다보고, 그런다고 하더라고요.


+

도배는 해야 할 것 같은데 도배할 엄두는 안 나고 해서 그냥 그렸습니다.

samadhi(眞我) 2014-02-26 12:50   좋아요 0 | URL
한옥마을엔 공연보러 가 본 것이 다인데, 한번은 북촌을 둘러볼 생각을 했지요. 엄청난 사생활 피해겠군요. 수도권 지역 답사 차(?)라는 핑계로 다녀보려고 하였는데 주의해야겠네요. 아직 수도권에 살 때 모든 유적(?)을 살펴보고 내려갈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팜므느와르 2014-02-26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언젠가는 곰발님이 이런 글 올려주실 줄 알았어요.
제가 제일 혐오하는 문화? 공간이 벽화마을입니다.
키치의 전형을 넘어 키치의 극치라는 생각이 들면 살이 떨려옵니다.
저급한 그림들로 도배한 채, 결과적으로는 거주민들을 동물원의 객체처럼 만들어 버리는 무례를 범하고 있지요.
한두 번은 몰라도, 자주 가고 싶지는 않아요.
울산 신화 마을, 통영 동피랑 가본 이후로 서너 군데 더 가봤지만 그게 그거고, 일단 주민들에게 감정이입이 되어서
더는 보기 싫어지더라구요. 이번에 통영 문학기행 갈 때도 동피랑은 부러 빠졌어요. 혼자 일행을 기다리며 거북선 구경하는 게 훨씬 맘이 편하더군요.

그나저나 곰발님 그림까지 접수하셨군요. 그림풍을 보니 퍼스나콘도 곰발님 솜씨셨네요. 궁금했거든요. 친구분이 선물한 줄 알았다는... 글발과 역맛살이 부러웠는데, 붓질까지 자유자재시니 어디까지 님을 질투해야 할까요? ㅋㅋ

넘 흥분한 상태로 들어와서 로긴도 안 했네요. 이런 우라질리아~~~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7 05:13   좋아요 0 | URL
제가 사람들에게 놀림을 자주 당해서 사람들이 조롱의 의미로 합성 사진이나 그림을 그려주는데
역설적이게도 전 이걸 너무 좋아해서 자랑하고는 합니다.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환장할 거예요.. ㅋㅋㅋㅋ
제가 한때 자화상 그리는 걸 취미삼아 했습니다. ㅎㅎㅎㅎㅎㅎ 근데 하나도 안 닮았더라고요.
저 퍼스나콘은 얼굴은 하나도 안 닮았는데 옷 촉감이 마음에 들어서 걸었습니다.

가끔 가난한 동네 벽화마을 그린다고 4,50명이 떼거리로 몰려와서 벽에 칠을 하는 모습을 티븨에서 보고는 합니다. 정말 끔찍하죠. 그 마을에 대한 이해도 없이 그냥 미리 다 설계된 계획도 보고 그림을 그리는데
한심할 뿐입니다. 동피랑 저도 가봤습니다.

동피랑 가서 느꼈던 것은 벽화 없었으면 정말 멋졌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군산에 해망동이란 마을이 있습니다. 이제는 전국적으로 가난한 달동네다 싶으면 천편일률적으로 다 그림을 그려놨어요. 미칩니다....

밤하늘의별소리 2014-02-26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미국에서 한 공공 예술가(?)가 슬럼가에 설치미술을 시도했었어요.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모델로 한 동상을 세웠는데요, 그 동상의 모습이 약간 비행청소년(?)이라던가 범죄자의 이미지를 상기시키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그 동네 사람들이 엄청나게 반발했대요. 그래서 삼 일만에 동상 철거! 아무리 예술가의 의도가 있다고 해도 그 공간에 사는 사람들이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면 예술이 아닌거지요-

그러니까, 지역미술이라면 그 공간에 사는 사람들이 더 쾌적하거나 활기찬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할텐데, 곰발님 글 읽다보니 그 벽화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벽화입니까?!!라고 묻고 싶어지네요.

사실 부끄럽게 고백하자면, 저 예전에 아이슬란드 여행갔을때 주택들이 정말 아기자기하고 특색도 있어서 인상깊게 보다가, 사진을 좀 찍었어요. 주택들 사진. 그런데, 사진을 찍는데 갑자기 집 문이 열리면서 거기 살던 주민분이 나오시는 거예요. 그리고 사진 찍는 절 보고 화들짝 놀라서 문닫고 다시 들어가시더라구요... 저보고 사진 찍으라고 건축한 건물도 아닐텐데, 저는 그 공간에 사는 사람의 사생활은 고려하지 못한채 그냥 우와우와- 거리면서 사진 찍고 다녔던거죠.

그때 생각하니 또다시 부끄러워지네요..ㅠ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7 05:21   좋아요 0 | URL
윗분도 지적했듯이 이 페인트 칠이라는 게 비오고 그러면 나무껍질 벗겨지듯이 칠이 벗겨집니다. 그러면 차라리 안 칠하는 게 더 낫죠. 제가 보기에는 벽화마을 사업은 전형적인 미화 사업입니다. 더러운 것을 감추자는 의도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달동네도 하나의 유산입니다. 가난을 부끄러워 해서 그것을 미화해야 한다는 발상 자체가 웃긴 거죠. 희망따위가 자기 집에 벽화 그림이 생기면 생기는 게 아나짆아요. 뱅크시 같은 예술 작품을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20명이 우르르 몰려서 하루만에 후다닥 그림 그리고 내빼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여행에서는 사진이 무척 중요하죠. 그건 부끄러운 고백이 아닙니다. ㅎㅎ. 제가 말하는 셔터질'이란 사진 동호회에서 2,30명 우루르 몰려와서 시끄럽게 마을을 누비는 태도를 말하는 겁니다.

+
이건 전혀 뜬금없는 소리이지만 전 핸드폰 사진 기능이 인류를 망쳤다고 보는 1인입니다.
왜냐하면 핸드폰 카메라 기능이 생기고 부터는 더이상 자신이 눈으로 본 것에 대해 글로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어졌어요. 무슨 말인가하면.. 아, 이거 좀 길어질 것 같으니 페이퍼로 이동해서 써야겠네요..

만화애니비평 2014-02-27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어느 분이 "잘살아보세 잘살아보세, 우리도 함께 잘살아보세"라는 가사를 지어 뿌렸는데
농촌에 콘크리트를 뿌리고, 하천도 콘크리트로 만들어 결국 하천을 죽이는 꼴을 반복되는군요.
거기에 맞추어야 하죠. 왜가리가 왜 서 있어야 하는가를 이해해야죵
 

 

 

 

 

 

 

 

 

 

 

 

 

 

 

 

 

 


 

 

 

 

 

원목과 톱밥'이 서로 싸운다.

 

 

http://blog.aladin.co.kr/749915104/6669177 ㅣ 나이테 없는 나무를 위한 위로

 

내 방에는 책장이 여섯 개 있다. 뭐, 근사한 서재를 떠올리는 사람을 있을 테지만 현실은 시궁창이어서 창고에 가깝다. 시장에서 흔히 파는 오만 원짜리 5단 책장'이 5개'이고, 나머지 하나는 보르네오산 원목으로 만든 책장이 하나 있다. 원목으로 만든 책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버린 책장을 주워 사용하고 있다. 한 녀석은 광명에서 버려졌고, 나머지는 군산이나 안양 혹은 대구 달서구에서 버려진 채 발견되었다. 각기 다른 배에서 태어났으니 색깔도 모두 다르다. 한곳에 정주하지 못하고 떠돌이 생활을 하다 보면 가구를 들인다는 것이 매우 무모한 짓이란 사실을 깨닫게 된다. 왜냐하면 잠시 머물다 떠날 자리이기에 떠날 때 짐이 늘어나면 골치가 아프기 때문이다. 내가 광명이나 군산, 안양에 정착할 때는 여행용 가방 하나가 짐의 전부였다. 필요한 가전 제품은 그 동네 재활용센터에서 샀다.

 

그리고 떠날 때는 미련 없이 버릴 생각이었다. 가진 것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서 불필요한 가구는 필요 없었다. 하지만 책이 늘어나다 보면 책을 정리하고픈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책장을 산다는 것은 골치 아픈 일이었다. 이곳에서 그리 오래 살 것도 아니지 않은가 ? 하지만 이러한 유혹은 쉽게 무너지고는 했다. 왜냐하면 아파트 단지나 길거리에 버리진 가구 가운데 가장 흔한 게 바로 PB재질로 만들어진 싸구려 5단 책장이기 때문이었다. 나는 버려진 책장을 주워다 내 책을 꽂아 넣었다. 문제는 떠날 때였다. 떠날 때는 모든 가전 제품을 다 버렸지만 공교롭게도 책장을 버린다는 게 찝찝해서 함께 서울행을 택했다. 그렇게 모인 입양아가 총 4개였다. 모두 배 다른 형제요, 자매였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잠을 자고 있는데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

 

당시 나는 몹시 피곤했던 터라 몸은 움직이지 않은 채 실눈을 떠 방 안을 살폈다. 놀랍게도 책장들이 싸움을 하고 있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이 사실을 믿지 못하겠지만, 유감스럽게도 100% 진실이다. 거짓말이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다. 비싼 돈을 주고 산 보르네오 원목으로 만든 책장이 말했다. " 에효, 그지같은 새끼들 ! 저기, 저어기, 저, 저, 저, 어두컴컴한 촌구석에서 온 놈들 ! 늙은 여자 젖가슴처럼 축 늘어져서 볼썽사납구나. 나무는 이 자식들아 ! 부러질지언정 늘어나지는 않는다. " 무슨 말인가 하고 상황을 파악하니 군산에서 데려온 살구색 책장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책 무게 때문에 세 번째 칸막이 밑칸이 U자 형태로 늘어나 있었다. 군산에서 데려온 책장이 발끈했다. " 음마, 으따 ! 시부럴.  군산이 어두컴컴한 촌구석이면 보르네오 섬에서 온 니는 마치 뉴오커 같다잉 ? 입 보소. 입 보소 ! 배떼기를 확 째서 창자로 줄넘기를 해부러 ? 입 조심 해라잉?  "

 

보르네오가 말했다. " 아이고, 무서워서 눈물이 앞을 가리네. 5만 원짜리 인생아 ! 내 몸값은 이것들아. 40만 원이다. " 이에 군산 살구색 책장이 받아쳤다. " 니는 달달한 민음사나 황금가지 소설책만 있지 내 봐라. 나가 말이시,  프로이트 전집과 니체 전집을 모시는 몸이다. 한길 그레이트북 알제 ? 권 당 최소 2~3만 원이다잉 ? 보아 하니 오십 프로 세일할 때 주인이 존나 긁어서 사더만. 등신아, 니가 모시는 책들은 전부 절반 세일할 때 사둔 소설이랑께. 책값 다 합치면 나가 더 비싸다잉. 알긋냐 ?  니와는 레베루가 다른 차원이랑께. 한길 그레이트북 성님들은 절대 존심을 버려가면서까지 절반 가격으로 시장에 내놓지 않는다. 어따대고 삿대질이다냐. 니는 스티븐 킹 나부랭이나 들쳐업고... 꼴 좋다.  곰곰발 보니깐, 카잔차키스 전집은 사놓고는 달랑 한 권 읽었더라. 가벼운 책보다는 무게감 있는 책이 으뜸이다. 책장이 무슨 캐비넷이다냐 ? "

  

보르네오도 지지 않고 대들었다. " 빙딱 ! 책이 무거워서 휘어지는 게 아니라 빙신아, 니 몸 자체가 저질이다. 넌 나무도 아니다 ! 어디서 공사판에서 뒹구는 나무조각 죄다 모아가지고 톱밥 분쇄기로 갈아서 본드와 섞어서 벽돌 찍어내듯 만든 게 너희들이다. 이 그지새끼들아 ! " 그때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들렸다. 안양에서 데려온 베이지색 책장이었다. " 그럴 리 없어 ! 보, 보보보보라고 ! 우리도 이렇게 나, 나나나나나무무늬가 있잖아 ! " 보르네오는 비웃으며 말했다. " 빙신들, 그거 나무무늬가 아니라 나무무늬 도배지로 붙인거다. ㅋㅋㅋㅋㅋ " 이 모습을 묵묵이 지켜보던 대구 달성에서 온 검은 책장이 말했다. " 그만들 해라. 보르네오, 니는 바다 건너 왔다 그거 아이가 ? 책장이 책만 담으모 된 기제. 뭔 놈의 출신 성분이고. 갱상도 전라도 편 가르는 거도 모자라 이제 원목과 톱밥으로 나눌기가 ? 이게 뭐하는 짓이고. 우리 그냥 사이 좋게 지내자. 니캉 내캉 가족처럼 말이다. 이리다가 주인 깨면 으짜노 ? "

 

아, 든든한 검은 책장 ! 나는 그동안 책장 별로 책을 분류했는데 대구 달성에서 데려온 책장에는 내가 좋아하는 책들만 따로 담았었다.  언제 기회가 되면 여러분에게 소개할 날이 오리라. 모르 척하고 있을까 생각도 했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책장의 대화'에 나도 끼어들었다. " 놀라지 말게 ! 다 엿듣고 있었어. 책장이 말을 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어. 보르네오, 너 애들에게 사과해라 ! 그리고 군산에서 온 너도 너무 지나쳤어. 고운 말을 사용해야지. 하긴 너에게는 무거운 철학책만 꽂아서 네 등이 그리 휠 줄은 몰랐다. 달성에서 온 친구 말마따나 우리 니캉 내캉 알콩달콩 살자. 나무무늬가 진짜면 어떻고, 코팅이면 어떠니 ! " 내 중재로 인하여 그들은 서로 화해를 했지만 여전히 출신과 성분에 따른 질투는 공존한다. 보르네오는 왕따가 되었고, 안양에서 온 책장과 대구 달성에서 온 책장은 서로 사귀는 사이가 되었다. 책이나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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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에세이 [ 나무야 나무야 ] 에 대한 리뷰를 작성하려다가 엉뚱한 길로 빠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은 신영복의 [ 나무야 나무야 ] 에 대한 리뷰'이다. 꽃보다는 나무가 좋다. 꽃은 가끔 무서울 때가 있다. 장미가 날카로운 가시를 드러낼 때나 동백꽃이 꽃잎 하나 흐트러지지 않은 상태로 낙화를 할 때 종종 두려웠다. 꽃은 상처였다. 반면 나무는 거대한 흉터'였다. 세월에 의해 흉터가 덧대고, 덧대고, 덧대어서 둘레가 된다. 나무는 흉터의 총합이다. 그래서 나무가 좋다. 나는 흉터를 사랑하니깐. 나무가 좋다 보니 나무를 다루는 목수가 참 근사해 보였다. 나무를 다루는 사람이 제일 먼저 보는 것은 < 결 > 이다. 이 결에 따라 대패질의 방향이 결정된다. 좋은 목수는 연장 탓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날이 망가졌다는 사실은 재질이 나쁜 목재에 대패질을 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훌륭한 목수는 좋은 목재를 사용한다.  

 

 


 

 

 

사실과 풍문

 

▦ 군산 출신 책장이 폭로한 < 카잔차키스 전집 30권 > 가운데 한 권만 읽은 채 방치하고 있다는 말은 사실이다. 엄밀히 말하면 " 그리스인 조르바 " 는 이미 오래 전에 읽었으니 사놓고 한 권도 읽지 않은 전집'이다. ▦ 한길 그레이트북 책값을 좀 낮춰으면 싶다. 아니면 문화진흥원에서 이런 학술서는 재정 지원을 해서 책값을 좀 낮추던가 말이다. 개새끼들, 쓸데없이 아프리카 박물관 따위에 재정 지원하지 말고 말이다. ▦ 군산 출신 책장이 보르네오를 공격하면서 " 스티븐 킹 나부랭이... " 운운한 것은 본인과 생각이 다를 수 있음을 공지하는 바이다. 나는 군산 출신 책장의 발언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킹은 킹'이다.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 보르네오 원목 책장이 비싼 것은 사실'이다. 20년 전에 20만 원 주고 샀는데 현 시세로 환산하면 40만 원은 족히 넘을 것이다. ▦  이 자리를 빌려 4년 전 책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진 체리 색 인천 출신 책장에 대해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 다음 생은 또다시 PB 재질 싸구려 책장으로 태어나지 말고 종이로 태어나 편안하게 살아라. 늘 미안한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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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잉여 2014-02-25 0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 도서관에서 새로 개장했답시고 한길 그레이트북 전집을 사다가 꽂아놓았던 적이 있습니다 어찌나 읽고 싶겠금 생겼는지....그때 전 지식의 목마름과 남에게 보이고 싶었던 허영심으로 제가 처음으로 대출했었죠. 하지만 일권 화이트헤드의 관념의 모험을 펼치자마자 포기하고 말았지요 졸업한뒤 한참이 지났지만 여전히 아무도 안보고 쌓여있을겁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5 06:43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 마자요. 1권이 아마 화이트헤드일 겁니다. 비싸긴 하지만, 읽기 난해하지만 한길 그레이트북은 그만한 아우라가 있습니다. 그 학교 참 좋은 학교네요. 이게 그레이트북 전집을 꽂아놓는 도서관 뱔로 없던데... 온통 이문열 삼국지만.... ㅎㅎㅎㅎㅎㅎㅎㅎ

에피큐리언 2014-02-25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싸움을 방지하기 위해 보르네오 원목 책장만 애용합니다. 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5 10:17   좋아요 0 | URL
이 새끼들 서로 출신이 다르다 보니 죽기살기로 싸워서 늘 잠을 설칩니다.

samadhi(眞我) 2014-02-25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영복,『 나무야나무야』 중 "어리석은 자의 우직함이 세상을 조금씩 바꿔갑니다." 부분을 자기소개서에 인용하곤 했었죠. 그래서 인사권자가 저를 별로 안좋아했던 것 같아요. ㅋㅋㅋ 자주 이동하면 책 지니고 다니는게 정말 일이겠어요. 저도 내내 엄마네에 두고(엄마가 제발 책 좀 가져가라고 해도 모른 척하고) 시집가면서 가져왔는데 전세인생이라 이사갈 때마다 책 싸고 푸는 게 일이네요. 읽고 별로다 싶은 책은 장식용 책이 필요한 친구네에 몽땅 주는데도 자꾸 늘어나는 책 때문에 애를 먹죠. 사실은 별로 신경을 안써서 엉망이라 만날 책 정리 좀 하라고 갈굼 당해도 냅두지만. 한비야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소유물을 줄이며 사는 삶의 태도는 배울 만 하더라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5 16:38   좋아요 0 | URL
처음이 불편해서 그렇지 익숙해지면 매우 편합니다.
책은 저도 책장 두 개 통틀어서 팔기도 했는데 책은 이상하게 쌓이네요.
소설책 사지 말자는 주의인데 어느새 소설책이 너무 많아졌어요.
사설 소설은 한 번 읽으면 안 읽게 되더라고요.
반면 비소설 부분은 여러 번 들추게 되어 있습니다. 뭔가 좀 비워야 하는 시점인 것 같아요.

엄동 2014-02-25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ㅋㅋㅋ 지역감정을 누그러뜨리는 글이군요

사투리가 입에 착착 붙네요
베이지 말투는 따,따따따따라 읽었다는 ㅋ

결"이라는 한글자가 꽤 맘에 듭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5 16:40   좋아요 0 | URL
이번에 쿤데라 전집 사려고 했더니 생각해 보니 그것도 낭비더라고요.
저 카찬차키스 전집 30권 샀는데 3년이 지났으나 한 권도 안 읽고 있습니다.
욕심이 과했던 것 가타요..

엄동 2014-02-25 17:04   좋아요 0 | URL
완전하게 검증된 작가의 전집이라면 언젠가는 읽겠죠 뭐

살앙생전에 미리 써두었다는 카찬차키스의 묘비명이 유명하죠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이므로

곰발님도 묘비명, 기가막히게 쓰실듯
버나드쇼나 카찬차키스의 그것처럼.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6 03:44   좋아요 0 | URL
저 사실.. 묘비명 있습니다. 옛날 아주 오랜 옛잡지에 쓰인 문장이 마음에 들어서 그걸 내 묘비명으로 쓸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들어보실라우 ?

묘비명

언제나 머무는 이곳의 타자이면서
그 스스로에 대해 타자인 자
여기 잠들다


수다맨 2014-02-25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저는 전집을 한큐(!)에 사기 보다는 한 권씩 모으는 방법을 택합니다. 몰아서 다 읽을 자신이 없으니, 한 권 읽으면 그 다음 책 사고, 한 권 읽으면 그 다음 책 사고 이러네요 ㅎㅎ 그래서 쿤데라 전집도 딱 세 권(소설의 이해, 농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밖에 없고, 가라타니 고진 콜렉션도 일곱 권 정도 밖에 없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6 03:43   좋아요 0 | URL
전집 구매하면 확실히 안 읽게 됩니다.
사실 프로이트 전집도 전집으로산 게 아니라 하나 하나 읽어서 나중에 다 맞춘 거고
니체도 그렇거든요. 하다 보니 다 모으게 되었더라고요...
전 쿤데라 찾아보니 5권이 되더군요. 정체성, 소설의이해,농담,참을수없는, 또 뭐었더라 ? 하여튼....

카찬차키스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옵니다.

밤하늘의별소리 2014-02-25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항 ! 저 방금 한길 그레이트북스에서 출판된 레비-스트로스의 <슬픈열대>를 읽고 도서관 마감 오 분 남기고 반납하고 왔어요!ㅎㅎ 한때 제가 책 사는게 취미여서 사고싶은 책 다 샀는데요, 이사 한 번 하고 보니.. 책 옮기는게 장난아니더라구요. 막상 정리하다보니 사놓고 한 번도 읽지 않은 책도 많았구요...

그래서 전 한동안 도서관을 애용했어요!ㅎㅎ 반납일이 있으니까 의무적으로라도 읽게 되거든요. 하지만, 또 막상 빌려보면 줄도 못 긋고 메모하기도 힘들고 그래서요, 또 언제부턴가 책을 하나둘씩 사기 시작하네요. 그리고 요즘은 원룸에 벽의 차가운 기운 때문에 방도 추워지는 것 같아서 벽에 책을 쌓아두고 있어요. 사람들이 책 사서 뭐에쓸래? 라고 물어보면 제 방 사진 보여주면서 책이 이렇게 유용하다고 말해주고 싶을정도로 책들이 제 방에서 단열효과를 내주고 있어요..^^!

그러고보니 곰발님 프로필사진 바뀌었네요 >_피터팬인줄 알았어요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6 03:46   좋아요 0 | URL
슬픈열대, 참.. 제목부터 문학적이지 않습니까 ? 어차피 인문학이 따분하고 어렵다지만
전 이 책을 재밌게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재미있는 것은 수상한 것이다,라는 모토를 가지고있는지라
지루한 것을 잘 견뎌서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인 것 같아요.
저도 책에 밑줄 긋는 버릇 때문에 책을 사서 보게 됩니다. 한번 그으면 그 긋는 맛에
책을 읽게 되더라고요. ㅎㅎㅎㅎㅎ


참.. 전 레비 신화학 1 , 2 신청해 놓고 있는데 아직도 배송 중이라고 뜨네요.
요즘 알라딘 총알 배송이 확실히 늦어졌어요.

2014-02-25 23: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26 03: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과부하 걸린 노동 신화 : 토마스와 친구들.

 

 

- 이 글은 나탈야 이바노프 세바스티안 무소의뿔처럼가라스키 주니어 3세'에게 바친다

 

 

국가에도 투 플러스(A++) 같은 품격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이는 공교롭게도 이명박'이었다. 허각보다 인기가 없어서 내내 조롱박 신세였던 이명박 각하'는 늘상 " 국격 " 에 대해 말하기를 좋아하시었다. 하지만 백성들에게는 이 " 국격 " 이라는 소리가 마치 " 우격 " 이나 " 우껴 " 처럼 들려서 우거지상이 되기 일쑤였다. 투 플러스 국가 인증에 목숨을 건 각하는 역설적이지만 3등급 한우'보다 못한 꾀죄죄한 인물로 질겨서 국물 맛을 우리는 데에나 쓰였다. 생각해 보면 각하가 전략적 슬로건으로 내건 " 국가의 품격 " 은 이제 대한민국 사회가 먹고 사는 문제에만 집착하지 않고 에티켓을 돌아볼 정도로 배가 불렀다는 뜻이기도 했다. 이처럼 국가에도 품격이 있으니 질문에도 품격이 있을 것이다. 애 없는 부부에게 왜 애가 없냐고 묻는 질문은 고약한 질문이다.

 

그리고 너무 뻔한 질문도 하나마나한 질문에 속한다. 예를 들면 기자가 패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 지금 심정이 어떻습니까 ? "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은 오직 하나이다. "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죄송합니다. " 기자는 그 뻔한 답을 듣기 위해 질문을 던진다. 그것은 마치 3일 동안 굶은 사람에게 " 혹시.... 배 고프세요 ? " 라고 던지는 질문과 같다.  둘 다 3등급 질문이다. 반면 GV(감독과의대화) 시간 때 심형래 감독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는 사람도 있다. " 디워에서 이무기는 크리스테바의 아브젝션 개념과 아감벤의 호모 사케의 현현처럼 보이는데, 감독님은 디워라는 영화를 만드실 때 이 괴물을 숭고와 징벌의 차원에서 투사의 방식으로 투영해 정치적 스펙트럼을 넓히고자 하는 욕망처럼 보입니다. 괴물은 시뮬라시옹적 오브제입니까, 아니면 아브젝시옹, 예외 상태의 여러 가지 역설 중 하나로 받아들여야 합니까 ? "

 

실제로 이런 질문들은 GV 시간에 넘쳐나는 저질 질문들이다. 심형래가 아니라 소크라테스 할애비'라고 해도 이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을 내놓지는 못할 것이다. 쉽게 말할 필요가 있다. 질문에도 품격이 있다면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질문은 다음과 같다. " 남들보다 부지런히 일한다는 것은 미덕인가요 ? " 이런 질문이 투 플러스 질문인 이유는 아무도 그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이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과도한 근면'에 대해 진지한 의문을 제기해 본 적이 없다. 노동 과부하에 따른 피로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은 많지만 정작 이 구조적 틀'이 어떻게 노동자의 뇌하수체에 달라붙는지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 국가'가 금메달에 목숨을 걸며 스포츠 영웅 서사에 과도하게 " 올인 " 하는 이유는 꽤나 간사하다. 역경을 딛고 금메달을 딴 스포츠 영웅'을 다룰 때 반드시 등장하는 서사'가 바로 " 악착 " 이다.

 

"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우리 ○○ 은 훈련이 끝나도 혼자 남아서 남들보다 더 열심히 운동을 했어요. 노력과 땀의 결실이랍니다. 호호호. " 대한민국 국가와 삼성이 스포츠 영웅 서사에서 따먹고 싶은 욕망은 바로 남들보다 2배 열심히 하는 근면 이미지'다. 남들 10시간 운동할 때 영웅은 20시간 운동한다. 부모는 자식을 위해 헌신적으로 뒷바라지를 하며 보살핀다. 이것이 바로 포데기 신파 스포츠 서사의 미학'이다. 행간은 다음과 같다 : ' 선수(노동자)여, 열심히 일해라. 부모는 모든 것을 바쳐 헌신해라. 대신 성공한 놈에게는 달콤한 당근을 주마 ! '  국가나 자본가가 보기에는 이보다 좋은 메시지는 없다. 국가와 자본은 모두에게 조금씩 품값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된 놈'에게만 몰아주겠다고 선언한다. 그래서 < 고생끝행복' > 이라는 이름으로 넉넉한 포상금을 지급한다.

 

이 대우'는 일반인들에게 < 그러니깐 너희들도 열심히 일해 ! 배부른 소리하며 징징거리지 말고, 이것들아 ! > 라는 속뜻을 내포한다. 근면'을 악덕이라고 폄하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과도한 근면'을 미덕이라고 말하는 것은 폭력이다. 왜냐하면 " 평균적 근면 " 이 " 독종적 근면 " 때문에 게으른 것으로 폄하되기 때문이다. 악착을 미덕이라고 주장하는 스포츠 영웅 서사'는 주인의 말이요, 노예의 도덕'일 뿐이다. 이솝 우화가 가지고 있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 게으름 피우지 말고 열심히 일해라 ! " 여기서 놓치면 안 되는 부분은 이솝은 이 우화 때문에 주인의 총애를 받아 노예 신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솝 우화는 주인을 위한 용비어천가요, 최초의 매문 문학'이다. 국가와 자본이 노리는 것은 어릴 때부터 그러한 메시지를 전파하는 것이다.

 

어린이용 애니메이션 < 토마스와 친구들 > 은 반노동 친기업 만화'다. 그들은 하루 종일 일만 한다. 힘이 들어서 일까 ? 토마스와 철도 노동자들은 힘이 드는지 연신 인상을 찡그리며 헉헉거린다. 하지만 토마스와 친구들은 과부하에 걸린 노동이야말로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그들은 종종 힘을 과시하기 위해서 보다 더 많은 탑재량과 보다 더 무거운 짐을 지고 달리기 시합을 벌이고는 한다. 그 과도한 열정은 종종 탈선이 되기도 한다. 반면 적량을 싣고 달리는 친구는 애송이 취급을 받기 일쑤다. 허허허, 애송이로구나 ! 이런 작품이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한 교육용 만화'라는 사실이 끔찍하다. 설상가상 보스 패밀리를 태울 기차로 간택되기를 희망하며 철도 노동자끼리 치열한 경쟁을 치루는 토마스와 친구들를 보면 과도한 근면'에 세뇌당한 좀비 노동자'가 연상된다. 과연 이 작품은 교육용일까 세뇌용일까 ?

 

이 애니메이션이 마가렛 대처 정권 때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 이 티븨 만화는 1984년에 처음으로 선을 보인 후 꾸준한 인기를 얻었다. 대처 정권에서 가장 잘 팔린 프로그램 상품이었다. 영국 철도 민영화는 마가렛 대처가 후계자로 지목한 존 메이저 총리의 작품이지만 사실 진두지휘는 마가렛 대처'였다. 영국 철도 민영화 정책의 우두머리였다. 토마스와 친구들에서 그토록 미덕으로 삼은 " 과부하에 걸린 노동 예찬 " 은 결국 끔찍한 재앙으로 돌아왔다. 1997년 급행열차와 화물열차가 충돌해 7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1999년에는 래드브로크 그로브에서 열차 충돌이 일어나 31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사고 원인은 민간 철도 기업인 " 레일 트랙 " 이 비용 부담을 이유로 자동안전장치를 설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설비 미비'가 모든 사고의 주범은 아니다. 16만 철도 노동자는 1997년에 9만 2000명으로 줄었다. 철도 민영화에 따른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은 토마스와 친구들은 과부하 걸린 노동을 감당해야 했다. (http://blog.aladin.co.kr/749915104/6777064) 사람들은 < 토마스와 친구들 > 속에 감추어진 과부하 걸린 노동 예찬'을 설명하면 수긍하지만 스포츠 영웅 서사가 과부하 걸린 노동을 예찬한다는 사실에는 쉽게 동의하지 않는다. 자신이 우상으로 생각하는 스포츠 스타가 결국은 국가와 자본가의 욕망을 성실히 수행한 주체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당신이 그럴 수록 각하와 건희'는 웃는다. 어떻게 ? 이렇게 ! 헤헤헤...

 

 

 

 

 

 

 

첨언 ㅣ

누누이 말하지만 사람은 진실을 말하면 화를 내고 거짓을 말하면 웃는다. 레비스트로스의 제목을 인용하자면 진실은 날것이고 거짓은 익힌 것'이이다. 날것은 질기기 때문에 오래 씹고 삼켜야 하지만 익힌 것은 부드럽기 때문에 바로 삼킨다. 인문학은 인간을 탐구하는 학문이지만 역설적이게도 인간이 짐승'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꾸준히 상기시킨다는 측면에서 짐승 獸 자를 써서 수문학'으로 불러도 된다.  프로이트, 한나 아렌트, 르네 지라르 기타 등등 따위가 그 사실을 증명했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 가운데 절반은 국가와 자본에 의해 오염된 것들이다. 당신이 대한민국 선수의 우승에 대해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감정에는 국가와 자본이 세뇌시킨 근사한 메시지를 숨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가면을 오래 쓰면 얼굴이 된다.

 

 

■  http://amd780501.blog.me/130166812189 : 토마스와 친구들이 하는 꼬라지'는 이 글에서 자세히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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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d 2014-02-24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일도 그렇고 뭔가를 하지 않으면 끊임없이 불안해지는것도 이런 세뇌의 하나겠죠? 오늘아침에도 난 왜이리 게으를까 책망하며 출근했는데.. ㅎㅎ 정말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만 자본에, 권력에 세뇌되지 않을 것 같아요. 좋은글 고맙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4 13:18   좋아요 0 | URL
게으름에 대한 찬양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토드 님께 권하고 싶군요. 걷기 예찬이라는 책도있고, 상쏘의 거 뭐냐... 하, 요즘 무지 건망증이 심합니다. 느리게 산다는 것'ㅣㄴ가 한여 하여튼 그런 것도 있으니 읽으시면서 느림의 여유를 가져보십시요.

수다맨 2014-02-24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나라에 부코스키 같은 반노동(!)주의자가 있으면 아마 역적 취급할 듯합니다. 그런데 인간들(곰곰발님 표현을 빌리면 숨탄것들)이 설령 노동하지 않아도 밥 먹고,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가 좋은 사회 아닙니까.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나, "게으름 피우지 말고 근면하게 일해야만 사람 대접 해주겠다", 이런 말들 진정 X같은 말이라 생각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4 13:16   좋아요 0 | URL
부코스키 할아버니... ㅋㅋㅋㅋㅋㅋㅋㅋ. 반노동소설의 거두시죠.
볼 때마다 존경심이 팍팍 하늘을 찌릅니다. 네델란드 같은 동계 올림픽 선진국은 금메달 획득에 따른 포상금이 0원이더군요. 왜 그런가 했더니 그들은 아예 금메달을 따기 전 선수들에게 골고루 투자를 해요. 그러니 딱히 선수들도 금메달을 못 따조 노메달이어도 그리 불행하지 않는 것입니다. 동메달만 따도 행복한 거지요.
우린 은메달만 따도 억울해서 죄송합니다, 라고 인터뷰하잖아요.

마립간 2014-02-24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가 저를 평가하기를 '비겁한 비평가'라고 했을 때, 저는 감동했습니다. 너무 정확한 표현이라서. 알라딘 서재에서도 행동 없는 사색을 표명합니다. 비겁이라는 수식이 붙는 이유는 행동이 없고, 대안의 제시가 없기 때문이죠. 변명을 하기로는 궁극의 진리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이야기합니다. (일부는 진실이기도 하고요.)

사람은 진실을 말하면 화를 내고 거짓을 말하면 웃는다. ; 이 문장이 진실이라면, 왜 이런 진실이 존재할까요? 그 이유는 극복될 수 있을까요?

커피를 마시다가 '미생, 다가오면 물러서기도 하고 상생을 도모하기도 하지만 승자와 패자가 분명한 세계다.'라는 글을 읽었습니다.

김연아와 관련된 사회현상과 지니어스(tvN 방송 프로그램)에 관한 단상을 정리하고 그 이유의 탐색을 곰곰발에게 떠 넘깁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4 13:08   좋아요 0 | URL
행동가와 비평가는 따로따로 분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치가는 행동하는 양심이 있어야 하고, 평론가는 굳이 실천적 양심을 요구할 필요가 없습니다. 정치가는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는 직업이고, 평론가는 말의 책임을 묻는 거잖습니까. 행동은 하지 못하면서 말만 나불거린다는 비아냥거림이 비평가의 덕목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그렇다고 그게 나쁘다고도 할 수 없죠. 분야가 다를 뿐입니다. 저 같은 놈은 비겁한 비평가 축에도 못 끼지만
말입니다. 전 티븨가 없어서 지니어스이런 방송은 본 적이 없습니다.

인간에 대한 대책없는 미담을 소개하는 장르가 바로 자기계발서와 신달자식 에세이죠. 진실을 말하면 화를 낸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인간의 인성이 수성에 가깝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 그 수성'을 일깨우니 불편한 것입니다. 전 성악설주의자입니다.

마립간 2014-02-24 14:10   좋아요 0 | URL
비평가에 대한 곰곰발의 평가는 조금 위로가 되는군요. 저는 지식인보다 학자가 어울리는 사람이기에.

獸性 (이하의 수성) ; 자연은 그 자체로 도덕적 판단이 대상이 아닐 수도 있는 반면, 인간은 자연의 일부로 자연의 원리가 작동하기도 합니다. 수성의 본질은 번식일 것입니다. 인간이 수성으로써 승자가 된다면, 수성을 극복하라는 것은 당위성이지, 실제적이지 않고. 이 상황을 극복할 철학/논리가 (저에게) 없다는 것입니다.

TV 방송 지니어스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용이 ) 마이키아벨리즘을 생각하게 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곰곰발께 답을 구했던 것은 아니고 우리나라 김연아 현상에 관해 생각을 정리하던 중, 이기주의라는 수성에서 저의 고민거리를 던진 것입니다.

마립간 2014-02-24 14:20   좋아요 0 | URL
TV 방송을 이야기하다 보니 오래 전 기억의 드라마도 떠오릅니다. (검색도 안 되어 맞는지 모르겠지만 신문 기사로 추정하건데 1981년 2월 13일 KBS1 TV 방송의) 덕보 아저씨 (신구, 강태기 출연) - 현 사회가 도덕적으로 살아 갈 사회 환경이 되느냐라는 의문을 남겼던 드라마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4 14:39   좋아요 0 | URL
마립간 님의 김연아에 대한 단상'이 무척 궁금하군요. 흠흠..
그래도 옛날에는 연대에 대한 책무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냥 내가 이기면 모든 게 장땡이라는 사고로 변했고
한 사람이 싹쓸이하는 문화에 익숙해져서 이것이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추세가 되었다고 보여집니다.

마립간 2014-02-24 16:00   좋아요 0 | URL
제 글의 우리 나라의 표면적으로 들어나는 김연아 선수에 대한 해석은 곰곰발님과 동일합니다. 그래서 제 서재에 포스팅하지 않았구요. 단지 곰곰발님이 포대기 신파, 수성이라는 용어를 저는 이기주의라는 용어로 통일했구요.

이 이기주의에 대한 (철학적?) 평가의 글에서 지니어스(라는 TV 프로그램)이 설명하기 좋은 한 예로 언급되었습니다.

유전적 이기주의로 부터 발생하였다고 해도 이타주의는 도덕적 우월성이 있을 것 같은 직관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한 사람이 싹쓸이(Winner takes all)를 비판할 때도 (역시 그 근거가 허약합니다.), 이기주의적 (생물학 개체나 사회, 문화적 meme의) 번식으로 설명되어지고는 하니까요.

횡성수설을 정리하면 ; 연대가 없는 싹쓸이가 번식을 위한 이기주의가 토대라면 연대 역시 번식을 위한 이기주의가 토대이고 두 가지 상반된 방법의 결과는 환경이 결정한다는 것이죠. (정리 글도 횡설수설한 감이 있읍니다만.)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4 16:18   좋아요 0 | URL
전 개인적으로 완벽한 이타성'은 없다고 봅니다. 게임이론을 적용하자면 이타주의'는 결국 이타성이 유리하게 작동하기 때문에 행하는 것이지 박애적 이타주의는 극히 드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대지진 때 일본인이 보여준 질서, 이타성'은 사실 무질서가 되면 오히려 더 힘들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기에 이타적 행위를 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타주의의 핵심은 적은 이익을 넓게 활용하는 방식이고 이기주의는 1인에 대한 이득이 큰 반면 그 보상에 따른 위험은 매우 넓은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고 보여지는데, 사실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것은 당연히 적은 이익을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는 이타성'에 촛점을 맞추어야 하지 싶스비다.

단적인 예가 상금이 되겠는데 비민주적 독재 사회일수록 이번 동계 올림픽 금메달 포상금이 높다고 합니다. 한국이 10위라고 하죠 ? 딱 한 놈에게만 주자는 것이죠. 반면 스웨덴이다 덴마크 같은 경우는 포상금이 0원입니다. 그렇다고 국가 지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올림픽 출전 선수 모두에게 이미 다양한 지원을 한다고 합니다. 그들 국가가 선택한 것인 이타성'이죠. 조금 적게 먹는 대신 골고루 혜택이 가게 하는...
그래서 동메달을 따고 행복한....

마립간 2014-02-24 16:32   좋아요 0 | URL
반복적인 댓글이 실례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파(적 개념)는 경쟁을 통해 단기적 생존, 좌파(적 개념)는 연대를 통해 장기적 생존에 유리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궁극의 생존에 좌파가 유리하느냐는 의문이 있습니다. 만약 장기적 생존을 위한 전략이 유리했다면 게임의 법칙에 의해 좌파(meme)가 더 우세한 세력을 가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무경계'책에 파도 타기라는 말이 있는데, 예를 들어 설명하면 구한말에 세도정치와 야합을 하다가, 일제 시대에 친일하고, 이후 친독재를 하고, 지금은 친재벌을 하면 살면서 - 나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라고 주장하는 사람을 설득할 논리가 부족하는 것입니다.

(저를 포함한) 우리 나라 사람 일부는 북유럽을 부러워합니다. 사회적 연대가 있죠. 하지만 저는 이 연대도 국가(또는 민족) 내부로의 연대이고 외부에 대해서는 배척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도 내적 유대 강화에 의한 외부 배척, 또는 그 역이 작용하죠.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5 02:55   좋아요 0 | URL
경쟁이냐 연대냐를 다른 식으로 말하자면 수직적 관계 지향이냐 수평적 관계 지향이냐, 와도 일맥상통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경쟁 시스템을 갖추되 수평적 관계를 복원하는 것이겠지만 이런 게 쉽게 만들어질 턱은 없습니다. 결국은 수평적 관계를 튼튼하게 만드는 것은 기업의 소관이라기보다는 국가 인프라가 만들어놓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치 고속도로 하나 만들면 100년이 지나도 유용하게 쓰이듯이 이런 인프라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한국 사회엔 이런 인프라 자체가 없어요. 오직 정치적 담합에 의한 단기적 효과 때문에
복지라는 고속도로를 놓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한국에 희망이 있을까요. 전 없다고 봅니다. 한국은 실패한 국가입니다.

samadhi(眞我) 2014-02-24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 때 소가 된 게으름뱅이 인가? 그런 이야기 있잖아요(교과서에 실려있었음). 너무 게을러서 산신령인지 뭔지가 소탈을 씌워 소가 돼서 개고생한뒤 뉘우쳐 부지런해지자, 다시 사람이 되었다는 이야기. 저 그 이야기 듣고 그날 밤에 정말 소탈 쓰는 꿈꾸며 가위눌렸습니다. 성실한 부모님을 닮지 않은, 다리밑에서 주서(워)온 아해라 정말 게으르거든요. 생각할수록 끔찍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특히 싫었던 건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 전 베짱이 그 자체인데 그 이야기에 도무지 공감을 못했거든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4 13:14   좋아요 0 | URL
이솝우화'는 노예가 주인에게 잘보이기 위해 쓴 용비어천가'죠. 아마 주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매문을 한 최초의 매문 문학이 아닌가 싶어요. 글구 소가 왜 게으른가요 ? 소 의외로 부지런합니다. 코뚜레 풀어서 그냥 들판에 뛰놀게 해 보세요. 아주 발광을 합니다. 그 좁아터진 외양간에 가두니 움직이지 못하는 것일뿐.
인간을 2평짜리 감옥에 넣어봐요. 아무리 부지런했던 인간이라고 해도 게으름뱅이가 됩니다.
자유를 박탈하고서는 그것을 두고 게으르다고 하는 것은 폭력이죠.ㅎㅎ

samadhi(眞我) 2014-02-24 14:52   좋아요 0 | URL
소가 부지런하기에 부지런한 소처럼 되라고 소탈을 씌운 것인데^^;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4 15:04   좋아요 0 | URL
아, 그런 건가요 ? 헤헤헤헤... -_- ( 긁적긁적... )
어쩐지 소 하면 부지런한 소인데 소가 왜 게으르냐... 이러고 있엇습니다..

나탈야 2014-02-24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토마스를 바로알기 위해선 필수적인 링크입니다.
이 링크가 옆에 붙어야- 페루애님의 글이 더욱 선명하게 빛을 발할꺼임.

http://amd780501.blog.me/130166812189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4 14:37   좋아요 0 | URL
결국 나턀야 이바노피 세르비앙 무소의뿔처럼가라스키 주니어 3세의 글이 탁월하다는 것을 은연 중에 뽐내시는 것 같아 불쾌하군효... -_-

나탈야 2014-02-24 14:40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인정해주시는 군뇨. 감사합니다.(코팜)

rtour 2014-02-24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 꼬맹이는 이 만화 아주 싫어합니다. 지가 워낙에 노니 취향이 아닌가봅니다.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5 02:48   좋아요 0 | URL
사내아이가 좋아할 영화입니다. 기차'는 사내아이의 로망이잖아요.
사실 전 이런 영화를 아이들 위해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정말 끔찍하다고 생각합니다.
보노보노나 봐야겠어요. 이 만화 정말 쵝오입니다.

rtour 2014-02-25 0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곰발 보노보노도 안봐요. 오직 포켓 몬스터 광팬. ^^;; 이전엔 파워레인저만 봤어요. 장래 희망 경찰. 독특함.
뭐가 되려는지 원.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5 03:01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 보노보노는 어른을 위한 만화이고... ㅎㅎ. 포켓몬이 대세이긴 하죠.
그 나이 때 땡기는 만화가 좋은 만화라고 생각합니다. 어른 입장에서는 프레디릭 벡의 <나무를 심는 사람들 > 이런 거 아이가 보고 좋아해줘으면 하지만 이게 어디 뜻대로 되나요.... ㅋㅋ


음... 여자아이가 파워레인저라... ㅎㅎㅎㅎ 독특한데요.. ㅎㅎㅎㅎ.

rtour 2014-02-25 0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곰발 폭력적인 것만 덜 보길 바랄 뿐. 딱히 뭘 봤음 좋겠다 없어요. 그런데 맨날 치고 박고 싸우는 것만 보려고 하니...뭐가 재미난 것인지 모르겠음. 악당 물리치는 정의로운 우주 경찰이 좋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5 03:06   좋아요 0 | URL
전 더 폭력적인 것만 보길.. 이렇게 잘못 읽어서, 즐인 님도 굉장히 독특한 양반이구만.. 했습니다.

어릴 때는 무조건 싸우는 만화를 좋아해요 ! 그게 진실입니다.
비폭력적인 것은 나이가 들수록 땡기는 거고 말입니다.
 

 

 

 

 

킹콩은 ......

 

 

 

 

 

 

50년대 헐리우드 삐끕 괴물 영화'를 무척 좋아한다. 조악할 수록 좋다. 그래서 헐리우드판 < 고질라 > 보다는 일본판 < 고지라 > 가, 봉준호의 < 괴물 > 보다는 북한영화 < 불가사리 > 가 더 재미있다. 괴물 영화'라는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뭐니뭐니해도 원조는 " 킹콩 " 이다. 킹콩이 빌딩을 오르다가 장렬히 죽는 장면은 지금 보아도 눈물이 앞을 가려서 차라리 앞을 가리고 눈물을 흘렸다. 그런데 킹콩을 꽤 여러 번 접하다 보니 " 킹콩 " 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이 매우 흥미롭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검은 킹콩은 유색인종에 대한 백인 사회의 혐오를 담고 있다. 영화 < 킹콩 > 은 검은 킹콩과 백인 여성이 섹스를 하는 상황에 대한 백인 사회의 신경질적 반응'이다. 좀 유식하게 말하자면 이 영화는 이종교잡에 따른 불쾌함'을 다룬다. 이 메시지를 뒤집으면 헐리우드 주류 백인 사회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 유유상종 " 이다.

 

< 이종교잡 > 은 용서하지 않는다만 < 유유상종 > 은 허락하마, 라는 뜻이다. 한류 스타 " 비 " 가 액션 주인공으로 나온 < 닌자 어쌔신 > 은 그 사실을 분명히 한다. 동양 배우인 " 비 " 와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여배우는 백인 여성이 아니라 흑인 여성이다. 백인 남자와 동양 여성이 러브 라인을 형성하는 경우는 많은데 왜 동양 남성과 백인 여성의 섹스씬은 없는 것일까 ? 쉽게 말해서 끼리끼리 놀라는 당부'다. 백인 주류 사회가 보기에는 킹콩이나 비'는 성적 주체'이기보다는 단순히 < 물건 > 으로만 작동된다. 그것은 일종의 장난감'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러한 문화적 배타주의'를 마냥 비판할 자격은 없다. 한국이야말로 문화적 배타주의가 심각한 수준이니깐 말이다. 한국이 아시아 주변국을 바라보는 편견은 미국 백인 주류 못지 않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는다. 영어'는 이미 근사한 명품 브랜드 같은 효과를 발휘한다. < 슈퍼스타 k > 에서 심사위원인 박진영은 유창한 영어 실력을 뽐내기 위해 자리를 지키는 양키 같다.

 

반면에 스리랑카나 베트남어를 구사하는 외국인은 그 사람의 교양이 아무리 뛰어나도 그 사실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스리랑카나 베트남은 같은 아시아 문화권에 속하지만 대한민국은 그 사실을 부정한다. 한국은 일본과 더불어 아시아권 세계에서 백인 행세를 한다. 꼴값이요, 주접이다. 만약에 영화 < 킹콩 > 에 나오는 배경을 한국 사회라고 설정한다면 킹콩은 이주노동자처럼 보인다. 킹콩은 돈을 벌기 위해 저 멀고 먼 곳에서 온 아시아 유색인종이다. 그는 이주노동자'이다(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은 아프리카 미술관 이주노동자를 킹콩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백옥 같은 피부를 원하는 유사 백인 선망 사회인 한국은 킹콩을 단순히 노동력을 제공하는 몸뚱이로만 생각한다. 피 섞이면 곤란하다. 그들이 백옥 같은 피부를 가진 한국 여성과 섹스를 해서 아이를 낳으면 한국 사회는 그들을 철저하게 응징할 자세가 되어 있다. 이처럼 킹콩'이라는 아이덴뛰뛰'는 백인 사회 속 유색인종이며,

 

이 상황을 고스란히 한국 사회에 적용하면 아시아계 이주노동자'가 된다.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아브젝션 개념과 조르조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 개념을 섞으면 킹콩은 " 지저분한 누런 육체 " 다. 이러한 노골적인 인종 차별적 시선은 혈통을 중시하는 순혈주의'에서 비롯된다. 피 섞이면 안 되는 것이다. 이처럼 한국의 애국심이 위험한 이유는 독일의 게르만 혈통 우선 주의와 유사하기 때문에 그렇다. " 김연아 현상 " 이 보여준 메시지는 애국심에는 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베트맨을 위해서는 조커가 필요하듯이, 김연아를 위해서는 제2의 조커가 필요했다. 한때 조커는 아사다 마오'였고 지금은 소트니코바'다. 아나운서는 다음과 같은 멘트를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지껄이고는 한다. " 이번 스피드 스케이트에서는 다른 선수는 몰라도 러시아만큼은 꼭 이겨서 김연아의 복수를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

 

애국주의를 위해서는 < 악당 > 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바뀌는 법이다. 원래 액션 영웅이 등장하는 시리즈 영화일수록 악덕은 범위가  점점 커진다. 시리즈가 진행될 수록 악당은 늘 얼굴이 바뀌지만 더 악랄하다.  아사다 마오에서 소트니코바로, 그리고 피겨 스케이트에서 스피드 스케이트로, 결국에는 러시아 선수 전체를 김연아 선수의 복수'를 완성시킬 먹잇감으로 확장하게 된다. " 증오 " 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거대하게 부풀어지는지를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흥미롭다. 이게 바로 포데기 신파에 뿌리를 둔 한국형 스포츠 서사'가 가지고 있는 국수주의'다. 색깔이 비슷한 친구끼리 끼리끼리 노는 걸 두고 나쁘다고 할 수는 없으나 이것을 확장해서 민족끼리 끼리끼리 놀면 매우 위험하다. 게르만 민족끼리 놀다가 벌어진 사태가 바로 히틀러와 나치'가 아니었던가 ?

 

김연아는 개인의 욕망 실현일 뿐이지 그것을 국가의 욕망 실현이라고 착각하면 안된다. 그동안 김연아가 꿈을 이루어서 행복하다고 ?! 천만에 ! 그런 일은 없다. 인간은 타자의 행복에 대해 그닥 즐거워하지 않는다. 김연아, 당신이 있어서 행복했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만약에 당신이 김연아를 통해서 행복을 얻었다면 그 사실은 역설적이게도 당신은 여전히 불행한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행복은 자기 만족감에서 오는 이기적 희열이지 이웃의 행복 때문에 당신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에 가깝다. 김연아의 우승에는 박수를 치더라도 눈물은 흘리지 마라. 싸구려 신파 같다.

 

 

 

 

첨언 ㅣ p.m 6 : 40

케이팝스타 본선 진출 룰은 다음과 같다. 3명이 1조가 되어 1,2,3위를 결정한다. 1등은 본선 진출이고, 3등은 탈락이다. 그리고 2등은 각 조 2등과 패자부활전을 통해 절반은만본선 진출을 한다. 각 조 1등은 느긋한 마음으로 패자부활전을 지켜본다. 그리고 패자부활전을 통해 올라온 동료와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눈다. 그렇다면 각 조 1등'은 패자부활전을 통해 올라온 경쟁자와 기쁨을 나누었기에 타자의 행복 때문에 행복해진 것일까 ?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엔 반드시 다음과 같은 전제가 깔려야 한다. 자기가 먼저 행복한 조건을 갖추었을 때에만 가능하다는 점이다. 만약에 당신이 김연아 때문에 행복해졌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김연아 때문에 행복해진 것이 아니라 그 전에 이미 행복한 조건을 갖추었기에 타인의 행복에 함께 기뻐한 것일 뿐이다. 대한민국 국민이 박세리나 박찬호 혹은 김연아 때문에 용기를 얻었다는 말랑말랑한 스포츠 서사'는 모두 가짜다. 그들의 우승은 결코 당신 삶에 그 어떤 영향도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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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our 2014-02-23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성에 대한 오랜 성찰의 결과인 속담만큼 단도직입적으로 인간성을 관통하는 것도 없죠. 이웃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것이 본성. 타자의 성공과 실패에 같이 기뻐하고 슬퍼하는 일은 동일시가 이루어졌을 때뿐. 불행히도 동일시는 판타지죠. 그뿐.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3 18:32   좋아요 0 | URL
방금 케이팝스타를 보았는데 1등은 진출하고 3등은 탈락이고 2등은 2등끼리 붙어서 절반만 진출을 하더군요. 즐인 님 말씀은 떨어진 3등이 본선 진출한 1등의 행복 때문에 같이 행복해질 수는 없다는 말씀이죠 ?
역으로 1등은 본선에 가까스로 올라온 사람과 기쁨을 함께 나눌 수는 있지만 말입니다.

rtour 2014-02-23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곰곰발 연아 홀릭은 이중적인 이유가 있다 보지만 일단 국가와의 동일시가 첫째 이유라 생각하구요. 대략의 스케치는 곰곰발 님 요약이 정확한 거죠. 하지만 예컨데 간혹 난 3등도 절대 못한다 생각했던 이가 3등을
하는데 그 경우는 감격에 겨워 급관대해지는 경우도 있어 보입니다. 자기 기쁨이 넘쳐흘러 질투가 사라진달까. 틀은 그대로인데 변종이 다양한 거죠~ 인간들은 냉혹한 진실을 싫어해요. 듣고싶은 애기를 해줘야함. 달달한.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3 19:03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인간은 진실을 말하면 화를 내고 거짓을 말하면 좋아하죠. 진실은 날것이고 거짓은 익힌 것이죠. 후진국일수록 금메달을 윈합니다. 왜냐하면 백성들에게 주는 메시지가 분명하거든요.
봐라 ! 게으른 백성들아. 너희들도 저 선수처럼 죽기살기로 노력해봐라. 그러면 영광은 너의 몫이다.
승리 후 포상금을 보거라. 징징거리지 마라. 오롯이 자기 힘으로 우승을 했잖니 . 잔말하지 말고
어서 나가서 일해라...


비로그인 2014-02-24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면이 얼굴이 되고 거짓이 진실이 된 거죠. 그에 대해 진짜 진실을 말하면 어른들끼리 이미 합의한 알흠다운 기만, 일종의 신사협정에 대해서 애가 딴지 걸고 객기 부린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자기들이 믿던 기존 가치를 유연하게 틀어 볼 생각은 안 하고 자신들의 인격 자체가 전적으로 부정되고 반박된다고들 여기면서 불쾌해 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4 03:27   좋아요 0 | URL
엇, 새벽 님이시군요. 후후. 가면 얼굴에 달라붙어서 나중에는 뗄 수가 없느 지경에 이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유식하게 말하면 허언증 같은. 황우석이나 앗.. 이름은 까.. 아, 신정아 같은 경우는 아예 자신이 만든 가면이 가면이 아니라 얼굴이 되는 경우도 있잖습니까. ㅜ후...

주도면밀 2014-02-24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말 멋진글에 한표 던지고 갑니다. 속이 시원하네요.... 그리고 솔직히 김연아 그녀의 극성사나운 팬들 때문에 싫어했는데,
김연아가 마지막 경기를 치르고 코치로 부터 이제 다 끝났어란 말을 듣자 울음을 터뜨리는데 안타깝더군요.....
몸상태도 겉으로 보기와는 달리 진짜 너무 안쓰럽고요...어린나이에 정말 많은 성장을 했지만 그만큼 잃을게 많다는 생각하면 그녀 또한 참 많이 외로웠을 겁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5 03:00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 긁적긁적. 칭찬에 약합니다.
하여튼 이 세상 모든 빠' 가 문제입니다. 좀비 같습니다.
그냥 개인으로 보아야 하는데 무슨 뜬구름 위의 여신으로 추앙하고 있으니
답답할 뿐이죠. 저도 김연아 참 안쓰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국... 얼마나 극성스럽습니까.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극성스러운 나라죠.
이런 나라에서 버틴다는 게 참 힘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