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일과 캔 로치

 

 

 

 

영화 잡지 << 키노 >> 편집장'이었던 정성일은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 내용 > 보다는 < 형식과 스타일 > 이라고 생각하기에, 그가 쓴 평론은 내용 분석'보다는 쇼트 분석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정성일 입장에서 보면 내용 중심 영화는 형식 중심 영화에 비해 글감을 뽑기 어렵다. 일반 관객은 홍상수, 봉준호, 데이빗 크로넨버그 그리고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영화'(를 보고 그 영화에 대한 리뷰를 작성하기)가 어렵지만 평론가에게는 오히려 이런 영화가 글 쓰기 쉽다. 평론가는 내용이 형식이나 스타일을 압도하는 영화에 대한 비평을 쓸 때가 더 난처하다. < 디워 > 에 대해 무슨 말을 할 수 있는겨 ? 생각해 보니, < 디워 > 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링크를 걸어둔다.( http://blog.aladin.co.kr/749915104/6349114 )

 

당신이 시네필'인가, 아닌가는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이라는 이름을 거침없이 말할 수 있는냐에 달렸다. 아피타퐁, 아파퐁찻, 아치타퐁'이라고 말한다면 당신은 시네필 자격이 없다. 설령 아슬아슬하게 아피찻퐁 단계를 무사 통과했다고 해서 방심하면 안 된다. 다음 단계인 위세라타쿤, 위세라쿤타, 위라타세쿤, 위쿤라세타 덫이 기다리고 있다. 내게는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이라는 이름이 야코프 루트비히 펠릭스 멘델스존 바르톨디/Jacob Ludwig Felix Mendelssohn-Bartholdy 라는 풀네임을 가진 멘델스존 이름보다 외우기 어렵다. 차라리 " 경찰청 쇠창살 외철창살, 검찰청 쇠창살 쌍철창살 " 이라고 말하는 게 더 쉽다. 왤케, 어려운겨 !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화장실에서 옛날 잡지'를 읽다가 우연히 정성일이 캔 로치 감독에 대해 짧게 언급한 부분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잡지 씨네21'에게는 미안한 소리이지만 씨네21은 화장실에서 읽기 좋은 잡지'다. 좋은 의미로 말이다.


정성일: 이건 개인적인 느낌인데 나는 켄 로치의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의 영화는 한 번도 내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다. 너무 뻔하기 때문이다. 켄 로치는 그냥 정치를 다룬다. 나는 영화가 정치를 다룰 때 촌스러워진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영화를 정치적인 것으로 만들 때는 행복하다. 정치적인 영화는 힘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오즈가 <오차즈케의 맛>의 마지막 장면을 찍었을 때, 그것은 정치적인 함의를 가지고 있다. (보통 때 같았으면 롱테이크로 찍었을 두 부부의 식사 장면을 샷을 나눠서 한 명씩 잡았음) 전후 일본사회에서는 오즈에게 있어 숏을 쪼개는 그 결단 자체가 정치적인 것이다. 전후 일본이 패전을 딛고 경제성장을 향해 나아갈 때 가족이 어떻게 쪼개지느냐, 개인화, 파편화 하느냐의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정치를 다루진 않지만 샷을 쪼개는 것 그 자체가 오즈를 정치적으로 만든다.
 

정윤철: 영화가 정치를 다룰 때와 영화를 정치적으로 다루는 것은 다르다는 말인가.

정성일: 나는 후자를 지지하고 싶고, 후자가 항상 더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강의를 하면서도 학생들에게 영화를 진행하며 해서는 안되는 결정적인 일이 자신이 창조한 인물을 함부로 죽이는 거라고 말한다. 그러면 그 영화는 쓰레기야, 네가 창조한 인물이라고 해서 함부로 죽여도 된다고 생각하면 너는 파산한 거야, 그런다. 그것이 아무리 미학적인 것이더라도. 나는 미학적인 결정보다 상위에 있는 결정은 윤리라고 생각한다. 영화에서 윤리라는 문제는 굉장히 중요하다. 그것은 도덕과는 다르다. 나는 윤리적 판단을 내려야 한다면 미학은 포기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미학은 별로 대단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미학에 매달릴수록 영화는 빈곤해지고 퇴폐적이 될뿐만 아니라 몰락한다. 미학의 절정에 도달한 순간 모든 예술은 타락을 경험했지 않았나.

 

이 글을 읽다가 " 개 꼬리 삼 년 두어도 황모黃毛 못 된다 " 는 속담이 생각났다. 여기서 황모는 붓을 만드는 데 쓰이는 족제비 털을 말한다. 쉽게 말해 천성은 고치기 힘들다는 소리'다. 정성일은 < 영화가 정치를 다루는 것 > 과 < 영화를 정치적인 것(으로 만드는...)> 은 다르다고 말한다. 전자는 촌스럽고 후자는 세련된 장치'다. 그에게 캔 로치 영화는 " 촌스러운 것 " 이다. 정윤철이 묻는다. " 영화가 정치를 다룰 때와 영화를 정치적으로 다루는 것은 다른다는 말인가요 ? " 그도 나와 같이 이 부분이 이해가 가지 않았던 모양이다. 하지만 정성일은 < 영화가 정치를 다루는 것 > 과 < 영화를 정치적으로 만드는 것 > 의 차이를 설명하지 않고 두리뭉실하게 넘어간다. 왜 ? 그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캔 로치는 정치를 소재로 영화를 만든 게 아니라 영화라는 장르를 자유발언대'처럼 활용했다. 그는 노동 계급 사람들에게도 발언권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정성일은 " 미학은 별로 대단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미학에 매달릴수록 영화는 빈곤해지고 퇴폐적이 될뿐만 아니라 몰락한다. 미학의 절정에 도달한 순간 모든 예술은 타락 " 한다고 말했지만 이 표현은 완벽한 모순이다. 미학은 형식에서 나온다. 정성일은 내용보다는 형식(미학)에 높은 점수를 줬으면서 지금 와서는 전혀 다른 소리를 한다. 자기가 말하고도 자기가 하는 말이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른다. 캔 로치는 어느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 " 나는 내용이 스타일에 관한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본다. 그리고 내용이야말로 영화에 관련된 모든 것을 결정하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작품은 반드시 핵심적인 경험 속에서 나온 핵심적인 생각을 중심으로 다뤄져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전혀 중요치 않다..... 내가 위험하다고 느낀 것은 스타일이 카메라 앞에 있는 대상보다 더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카메라 앞에 있는 대상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것이다. "

 

캔 로치는 현대 영화가 형식과 스타일을 중시한 나머지 정작 카메라 앞에 있는 대상의 순수성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한다. 카메라는 시종일관 움직이고 쇼트와 쇼트를 나눈다. 그 사이 " 대상 " 은 실종된다. 캔 로치야말로 미학은 별로 대단한지 않다고 생각한다. 미학에 매달릴수록 영화는 빈곤해지고 퇴폐적이 될뿐만 아니라 몰락한다(고 캔 로치는 생각한다). 그렇기에 캔 로치는 카메라를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그의 영화가 촌스럽게 느껴지는 이유는 기교를 최대한 배제했기 때문이다. 형식을 보지 말고 노동자 얼굴을 보라는 메시지'다. 정성일이 켄 로치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형식보다는 내용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할 말이 없고 글감을 뽑아내기가 힘들다. 이럴 땐 모른 척하는 게 최선이다.

 

그런데 그는 캔 로치가 정치 영화를 만든다고 비판한다. 사실 그는 정치 영화를 만드는 게 아니라 영화를 정치적으로 만들었는 데 말이다. 정성일 식 글빨과 말빨을 보면서 늘 느낀다. 쉬운 내용을 어렵게 만드는 건 쉽지만, 어려운 내용을 쉬운 문장으로 쓰는 건 어렵다. " 죄송합니다. 짧게 쓸 시간이 없어 길게 씁니다 ! " 파스칼이 지인에게 보낸 편지 내용이란다. 정성일에게 필요한 것은 간단 명료'다.

 

 

 

 

덧대기

 

1. 고다르는 영화를 정치적으로 다루는 감독이다. 그는 영화 소재로 " 정치 " 를 다루는 게 아니라, 카메라를 무기처럼 활용한 감독이다. 캔 로치도 마찬가지'다. 그는 카메라를 칼처럼 사용한다. 캔 로치와 장 뤽 고다르는 동일하면서 동시에 차이'가 난다. 그는 고다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 내 생각에 1960년대에는 모두가 프랑스 누벨 바그의 영향을 받았다고 본다. 그들로부터 영향받지 않고 어떤 다른 것이 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영화의 문법에 그토록 강력한 영향을 미쳤으며 어떤 면에서는 나도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진정한 영향이기보다는 유행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때 우리들은 아주 젊었고, 영화를 이용하는 방법에 있어 성숙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나는 그 영향이 미성숙함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본다. 그러한 종류의 영향은 곧 서서히 사라져갔다. 왜냐하면 그들은 말하고자 하는 내용에 관해서보다는 스타일에 대해 더 많이 말했기 때문이다. 나는 이탈리아의 네오리얼리스트들이 길게 보아 더욱 더 영향을 가질 것이라고 본다. 나는 비토리오 데 시카, 체코의 밀로스 포먼, 이리 멘첼 등을 더욱 좋아한다. 나는 결국 그들에게서 더욱 많은 영향을 받았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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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퀸 2014-06-09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차즈케의 엔딩 샷에 대한 정성일의 설명엔 공감을 하면서도 (그리고 이렇게 영화들이 좀 더 만들어 줘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영화가 정치를 다뤘을 때 촌스러워진다는 것의 의미를 알고 공감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역시 전체적으로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하는 생각이 드네요. 마침 좀 전에 켄로치 글을 올린지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켄로치가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는구나 ! 누가 마음을 움직이나 !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9 19:37   좋아요 0 | URL
잘 읽었습니다. 전 케스'를 꼭 보고 싶었는데 캔로치 영화제를 한다는 거 자체를 몰랐습니다.
알았으면 당장 달려갔을 텐데 말이죠. < 케스 > 놓친 건 정말 아쉽습니다.

정성일 이 사람은 말을 좀 이상하게 하는 버릇이 있어요. 따로 따로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데 전체를 놓고 보면 무슨 소린지 모릅니다. 영화를 정치적으로 다룬다는 말은 고다르 영화를생각하면 되죠. 고다르는 정치를 소재로 다룬다기보다는 영화를 정치적으로 다루니깐 말이죠.

제가 보기엔 캔 로치 영화야말로 영화를 정치적으로 다루는 감독이지 로치 영화가 정치를 다룬 것은 아닙니다. 스톤의 제이에피케이 같은 영화가 정치를 다룬 거죠... ㅎㅎㅎ 하여튼 저는 정성일과는 코드가 안 마즘..

매직퀸 2014-06-10 00:23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마지막 덧, 수정해서 추가하셨군요.
마침 내일 고다르 영화 보러 가는데 좀 더 생각할 부분이 생겼네요~ ㅎㅎ
저도 고다르 영화에 그리 감명 받지 않습니다. 많이 본 게 아니라 뭐라 하긴 그렇지만, 깊은 감명을 받지 않다보니 잘 안 찾아 보게 되는 거겠지요. 고다르 하니까 형식미와 내용을 갖춘 감독중에 브레송이 생각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6-10 00:51   좋아요 0 | URL
오, 그런 것 같습니다. 사실 내용 따로 형식 따로는 별로 없죠. 많은 감독들이 내용과 형식을 둘 다 고민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용만 있는 영화 혹은 형식만 갖춘 영화 이렇게 분류되지는 않잖아요.
내용에 맞는 형식을 고민하고 그에 맞는 스타일을 고르겠지요. 고다르는 내용보다는 형식을 실험한 감독이었죠. 장르라는 게 어느 정도 본 궤도에 오르면 형식을 실험하게 됩니다. 그림도 마찬가지잖아요. 처음엔 실제와 똑같은 것을 따르다가 어느 순간 형식을 고민하게 됩니다. 인상파가 그런 경우겠죠. 미술에 모네가 있다면 영화판에는 모네와 비슷한 사람이 바로 고다르였죠. 형식 실험입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죠. 인상파, 다다이즘 같은 게 주류였다고 해서 계속 그런 식으로만 흐르지는 않습니다. 극사실주의'가 등장하기도 하죠. 사진 같은데 보면 회화죠. 이런극사실주의는 과거로의 회귀적 본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로치는 네오리얼리즘으로 회귀하고자하는 욕망을 가진 감독입니다.

매직퀸 2014-06-10 01:56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무엇보다 (나라는 다르다고 해도) 고다르와 누벨바그를 깔 수 있는 그쪽의 문화가 제일 부럽군요. 아마도 그쪽 문화의 강점은 바로 이런데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선 유명 선후배끼리 도저히 공개적으로 하지 않는 짓 (뒤에선 다하지만)

sirene 2014-06-09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글 무척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완전 공감합니다.

p.s. 아래 세 번째 문단, 밑에서 세 번째 줄 '관련도니'(^^;;;)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9 19:2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예리하시군요. 복 받으실 겁니다.... 갑자기 정형돈 생각나네요.. ㅎㅎ

K잉여 2014-06-09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성일의 얘기는 에이젠 에이슈타인의 영화로만 봐도 완벽한 모순이 되죠. 그는 충돌 몽타쥬이론을 창시해서 형식과 편집 기교를 강조했잖아요.그러면서도 영화를 공산당 선전에 이용한 그야말로 윤리도 없는 정치영화인데 말이죠. 정성일 말에 따르면 에이젠슈타인 영화는 미학적이지만 촌스러운 영화가 되겠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9 21:45   좋아요 0 | URL
취향의 문제인데 정성일은 에이젠슈타인보다는 고다르를 더 사랑한다는 고백 같습니다. 그가 뜬금없이 윤리와 도덕을 끌고 와서 이야기하니 갑자기 붕 뜬 느낌입니다. 형식미란 일종의 미학인데, 실컷 미학 좋아, 하다가 느닷없이 미학은 버려도 된다... 고 하질 않나... ㅎㅎㅎㅎ 중구난방이에요..

수다맨 2014-06-09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 꼬리 삼 년 두어도 황모 못 된다 ㅎㅎㅎㅎㅎㅎ 아 이 대목 읽다가 뿜었어요.
켄 로치 영화를 누군가는 싫어할 수도 있고, 반대로 누군가는 좋아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문제는 정성일 말의 배면에 깔린, 곰곰발님 말씀처럼 내용과 대상이 어떻건 형식과 스타일만 잘 살리면 된다는, 오연한 심리가 아닐까 싶어요. 사실 저런 심리가 영화계뿐만이 아니라, 오늘날 문화계 전반에 만연해있지 않나하는 생각도 듭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6-10 00:53   좋아요 0 | URL
정성일은 고다르르 좋아하든 아니든 그건 그 사람 취향이니 뭐라 할 수 없지만
그 사람 글이나 논리를 보면 논리 모순에 종종 직면하게 된느 걸 보게 됩니다 요게 답답하다는 거죠.
그가 미학 따위는 윤리를 위해서라면 버려, 라고 말하는 건 정확하게 캔 로치가 영화 속에 담고자 하는 겁니다
그런데 정성일을 로치 영화를 비판합니다. 논리 모순이죠. 그는 언제나 횡설수설해요.

매직퀸 2014-06-10 0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성일씨에 대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서 검색해보다가 재미난 글을 발견했습니다. http://www.djuna.kr/xe/board/687749

페루애님이 쓴 글과 시선이 비슷하신 듯. 눈이 아파서 댓글은 안 읽었고, 본문 중간 링크 페이지가 짤려서 중간에는 대강 건너 뛰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6-10 03:24   좋아요 0 | URL









저도 중간 부분은 대충 넘겨 보았습니다만 글쓴이 생각과 제 생각이 비슷하네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바로 그겁니다. 부분을 놓고 보면 맞는 소리 같은데 전체를 놓고 보면 서로 뒤엉켜서 논리 모순이 발생합니다. 이런 게 한두 개가 아니란 점이죠. 그는 어렵게 글을 쓰는 게 아니라 글을 못 쓰기 때문에 독자가 이해를 못하는 겁니다. 그가 쓴 문장입니다.



" 이 때 이데올로기는 이미 소유한 결론을 내세워서 새롭게 드러난 모순을 단지 낡은 문제틀처럼 보이게 만드는 마스크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에 종종 문제가 구조로 바뀌는 어떤 난처한 교환 관계에 놓인다. "



이렇게 쓸 필요가 있을까요 ? 문장을 이따위로 쓰면 ( 첫 말머리와 마침표 간격을 보십셔셔 !! ) 주어와 술어가 꼬이게 되고, 수식 관계가 엉망이 됩니다. 나눌 필요가 있죠. 저 문장을 가지고 편집자나 교정하시는 분에게 가져가 보십셔. 한 문장에 부사나 형용사를 빼는 게 좋죠. 보십시요. 한 문장에 < 이미 > < 단지 > < 종종 > 라는 부사가 남발합니다. 솎아내야죠. 초등학생도 아니고 무슨 놈의 부사 남발입니까.. < 결론을 ~ > < 모순을 ~ > < 마스크 효과를 > 에서 격조사를 남발하니 뭐가 뭔지 도통 모르게 됩니다. 이걸 이해할 수 있습니까 ? 전 10번 이 문장 읽었는데 모르겠습니다.

새벽 2014-06-10 0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 켄 로치 영화 중 [랜드 앤 프리덤]과 [빵과 장미]를 인상적으로 봤지요.

개그 콘서트의 로비스트 여사를 만나면 재밌겠다 싶은 평론가들이 몇몇 있어요. "뭔 또라이 같은 소리야?!!"

곰곰생각하는발 2014-06-10 14:01   좋아요 0 | URL
랜드, 빵, 바람 흔들, 하층민, 요란 직 요런 작품들 좋죠...며칠 전에 로치 영화제가 열렸어요. 아쉽게 놓쳤네요.
어차피 취향의 문제이니 좋고 나쁘고에 대해 관심은 없지만, 문장은 좀 알기 쉽게 썼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만화애니비평 2014-06-10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켄 로치의 <보리밭에 흔드는 바람>을 보면서 처음에 졸음이 나오는 카메라이지만, 그 졸음이 나오는 것 자체가 완벽한 등장인물에 대한 비극적인 역사를 하나의 사실성처럼 여겨지더군요. 촌스럽게 한 것은 그 자체를 강조하기 위한 연출이라 여깁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6-10 14:04   좋아요 0 | URL
간섭을 최소화하자는 게 로치입니다.
그리고 시간 순서대로 영화를 촬영한다고 합니다.
물론 배우들은 그날그날의 사건 전개만 통보 받습니다. 랜드에서 아... 여자 주인공이 죽는데
그 장면을 동료 배우들은 그날까지 몰랐다고 하네요.
그래서 영화 보면 연기가 리얼한데 그당혹스러움은 연기라기보다는 실제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니깐 로치 영화 속 배우들은 연기를 한다기보다는 과거를 체험하는 방식입니다.

드팀전 2014-06-10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알기로...고다르가 '정치영화'와 '정치적 영화' 구분 한 것은 쉽게 말하자면, '정치영화' 라는 것은 기존의 제도, 즉 우리가 말하는 현실의 정치와 그의 지형들을 말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궁극적으로 제도와 법의 선한 집행이라는 방식에 의존하기 때문에 미학이 가진 정치성의 한계를 짓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알고 있는 사회주의니 자본주의니 공화주의니 자유민주주의니 하는 그런 것들로 어떻게든 봉합시킵니다. 고다르는 그런 '정치영화'는 진짜 정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구요. 제가 알기로는 그렇습니다. 고다르에게는 리얼리즘이나 재현성의 한계에 갖히지 않는 그 너머를 상상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영화의 정치적 힘이었을 겁니다. 영화나 예술에서 필요했던 것도 그것이라고 믿었을 거구요.이러한 정신은 68혁명의 정신과도 맥을 같이하기 때문에 일관성이 있어보입니다. '정치영화'의 효용이나 가치를 정성일 선생은 영화미학적 차원에서 말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정치영화'의 실효적 가치나 의의를 지적하고 있는 것은 아닌 듯 합니다. 제가 뭐 알겠습니까..고수들 사이에서 구경이나 하며 그냥 뭐 그런거 아닐까 하는거죠.

곰곰생각하는발 2014-06-10 15:22   좋아요 0 | URL
오, 그렇군요 ! 저도 대충 정성일이 < 정치 영화 > 와 < 정치적 영화 > 를 구분한 의도는 알고 있습니다. 뉘앙스를 보면 정성일은 로치 영화를 단순히 " 프로파간다 영화 " 쯤으로 인식하는 거 같습니다. 제가 문제를 제기했던 것은 로치 영화가 정치 영화'라고 단정할 수 있냐는 것이었습니다. 고다르가 말했죠. 영화란 두 시간 동안 우리가 몰랐던 것을 알게 해서 관객이 죄책감을 느끼게 만드는 장치'라고 말입니다. 바로 여기에 열쇠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정치 영화, 예를 들면 올리버스톤 감독의 < jfk > 는 영화적 재미를 느낄 수 있지만 관객에게 죄책감을 심어주지는 않습니다. 올리버 스톤은 그냥 정치'를 다루기 때문입니다. 반면 로치 영화는 재미, 감동, 슬픔, 불의에 대한 분노'보다는 반성과 실천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정성일은 윤리를 위해서라면 미학은 버려도 좋다고 말하지만 로치야말로 공공 윤리'를 위해서 잡다한 미학을 버리고 순수하게 영화를 직시한 감독이었습니다. 정성일은 모순에 빠진 겁니다. 그가 말하는 정치적 영화가 윤리를 위해 미학은 버려도 좋다는 자세를 가진 순수 영화라면, 로치 영화야말로 정치적 영화입니다.

뭐, 그렇다는 겁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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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애니비평 2014-06-10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리뷰와 페이퍼 축하드립니다. 저는 이번에 페이퍼만 되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6-12 19:1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만애비 님도 페이퍼에 당선됭셨군요. 축하드립니다.

삿갓이오 2014-06-15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켄 로치는 그냥 정치를 다룬다. 나는 영화가 정치를 다룰 때 촌스러워진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영화를 정치적인 것으로 만들 때는 행복하다."

0. 형식은 미학이 아니다. 형식=미학이 아니라는 뜻이다. 형식=>미학이라는 뜻이다. 정성일은 언제나 '형식=>윤리'인 영화를 최우선으로 지지해왔다. 언제나 그랬다. 가령, 오즈의 영화가 가진 위대성은 형식=>윤리이다. 미학은 부수적인 것이다.

1. 정치가 영화의 대상이 되는 것과, 영화가 정치의 대상이 되는 것은 분명 다르다.

2. (켄 로치의 영화가) '정치를 대상화한다'는 명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영화가 '정치의 대상이 된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먼저 고민해봐야 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상대적인 명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치가 무엇인지를 모르는데, [정치]와 [정치의 대상]의 차이를 알리가 없기 때문이다.

3. 정치란 무엇인가? 그리고 도대체 정치가 다루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가 일종의 윤리학이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정치는 (조지 오웰의 표현을 빌리면) 삶을 (더 좋다고 판단되는)어떤 방향으로 이끌고자 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반면, 정치의 대상은, 정치적 행위가 추구하는 무엇이다. 보다 본질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4. 켄 로치의 영화는 명백히 정치적이다. 다시 말하면, 직접적이고, 노골적으로 정치 문제를 다룬다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촌스럽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나는 그의 영화를 좋아하니까. 하지만 정성일의 말도 일리가 있다. 정성일이 지지하는 영화와 켄 로치의 영화 사이에는, 대중 영화와 예술 영화 사이 만큼의 간극이 존재하니까. 정치를 다루는 영화는 관객을 각성시키지만, 정치의 대상이 되는 영화는 관객의 영혼을 움직인다. 우리를 정치적으로 각성시키는 것은 켄 로치 영화 외에도 다른 많은 것들이 있다. 반면, 우리의 영혼을 움직이는 영화를 만나는 것은 기적같은 일이다. 나는 이것을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5. 나와 같은 생각을 '스스로' 해본 사람만이, 나의 글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비트겐슈타인의 말이다. 방점은 '스스로'에 있다. 모든 중요한 문제는 설명할 수 없다고 믿어지기 때문에.

곰곰생각하는발 2014-06-16 19:04   좋아요 0 | URL
0. 개똥같은 소리 마라. 예술의 본질은 기본적으로 내용이 아니라 형식에 있다. 칸트가 한 말이다. 그리고 헤겔은 형식과 미학의 관계를 변증법적으로 생각했다. 헤겔 선생이 이런 소릴 하셨다. 형식을 규정하는 것은 내용이나 그 형식은 다음 내용을 규정한다. 또한 과도한 형식은 내용을 붕괴시킨다. 로치는 과도한 형식이 내용의 순수'를 망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정성일은 형식주의자'다. 무론 형식주의자가 나쁘다는 소리는 아니다.

1. 정치가 영화의 대상이 되는 것과 영화가 정치의 대상이 되는 것은 다르다. - 누가 같다고 했나 ?

2. 어째 댓글이 정성일 글보다 헷갈리나 ? 한번 자세하게 풀어서 써봐라. 정치를 대상화한 예를 들어보고, 정치의 대상이 되는 영화에 대해 먼저 고민해야 될 것 5가지를 들어봐라. 그 상대적 명제'에 대해서도 말이다.

3. 이 글을 쓴 당신이 정성일이 아니길 바란다. 혹여 맞다면, 영화 졸라 재미없더라.
정치의 대상은 정치적 행위가 추구하는 무엇이다 본다 본질적이다 - 꼭 이렇게 비비꼬아서 써야 하냐 ? 한번 알기 쉽게 써봐라 . 글을 쓸데. 어떤, ~ 무엇이다. 요런 거 남발하지 마라. 두리뭉실하게 말이다.

5. 비트겐슈타인은 말했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 방점은 침묵이다. 모든 중유한 문제는 설명할 수 없다고 믿어지기 때문에...



p.s 댓글이 무척 좋다. 앞으로 자주 올려달라... 당신의 의견 존중한다 사랑한다, 미안하다.....물론 빈말이다.



삿갓이오 2014-06-16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미학의 본질이 형식에 있는 것과, 형식의 본질이 미학에 있는 것이 구분이 잘안되나? 지금 이 둘을 혼동하고 있다.
시작부터 동문서답을 하면, 상대는 대화할 마음이 사라진다. 상대가 바쁜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고.
미안하지만 내 답변은 <카탈루냐 찬가>의 서문으로 대신하겠다. 궁금하면 찾아보시라. (매우 흥미롭다)

그리고 정성일은 성균관대 재학시절에 이미 박사들 연구논문을 대필해주던 사람이다.
아쉽지만 본인과는 클라스가 다른 사람이란 소리.
형식주의 어쩌고 하는데 정성일이 오래 전에 형식주의를 비판했던 것도 알고있나?
그는 물론, 구조주의자같은 구석이 있지만, 그의 글쓰기는 포스트구조주의에 가깝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알려주자면, '미학과 윤리학은 동일한 것'이다.
아, 내가 아니라 비트겐슈타인의 말이다. 이 입장의 기원은 물론 플라톤이다.
철학서는 날독하거나 개설서만 읽지말고, 열심히 천천히 오랫동안 소화하시라. 철학함은 즐거움이니까.
본인은 인터넷 잘안한다. 굿바이 포레버.. 러뷰

곰곰생각하는발 2014-06-24 13:59   좋아요 0 | URL
감사하다. 장난처럼 쓴 덧글인데 진지하게 받으주어서 고맙다.
카탈루니아찬가는 집에 있길래 찾아서 읽었다. 서문이 아니라 인용문이더라.
하여튼 멍청이'라는 소리 아닌가. 참고하겠다.
그리고 박사 논문 대필이나 했으니 정성일 또한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어보인다. 고발조치하겠다.
농담이다. 앞으로는 날독하지 말도 정독 가서 정독하겠다. 겨울엔 추운데 6월에는 정독도 꽤 풍경이 좋다.
감사하다.....

그리고 하나 더 !!!!

비트갠은 미학과 윤리학은 동일한다고 지지했는데 어쩌나 시바... 정성일은 다른 소릴한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 결국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것은 아름다움이 아니라 그것을 뛰어넘는 숭고한 가치가 아닌가 싶다. 나에게는 미학에 사로잡히는 것이 윤리적 타락의 징후로 보인다. 눈을 움직이는 건 미학이지만 마음을 움직이는 것 숭고함이다. "



카탈루냐 찬가 서문 너나 읽어라.. 인터넷 잘 안해도 이 덧글을 읽을 거란 걸 나는 안다. 밥은 먹고 다니냐 ? 밥 먹을 때는 고기만 먹지 말고 콩나물고 천천히 오랫동안 소화하시라. 너 똥 쌀 때 콩나물 그대로 나온다. 쾌변은 생의 즐거움이니까...



지나가던노숙인 2014-07-18 15: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성일이 윤리적 타락의 징후라고 말할 때의 '미학'은,
윤리가 배제된 '감각적 아름다움'을 탐구하는 미학적 태도를 가리키는거고,

비트겐슈타인이 미학과 윤리학이 동일하다고 말한건,
미학이 미학이 아니란 소리임.
쉽게 말해,
미학(감각적 아름다움에 대한 학문)이 진정한 미학(윤리적 아름다움에 대한 학문)이 아니란 소리임.
즉, 미학 + 윤리학 => 숭고미
다시 말해, 선한 것이 진정으로 아름다운 것이다라는 플라톤주의를 뜻함.

이와 비슷한 표현으로.. 비트겐이 러셀을 찾아갔을 때, 러셀이 이렇게 말함.
니 고민이 논리적인 문제면 내가 도와줄수 있지만, 윤리적인 문제면 도와줄수 없다.
비트겐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한마디하고 나감.
"윤리적인 것과 논리적인 것은 동일한 것이다."

그런데 비트겐은 윤리적인 것과 아름다운 것이 동일하다고 말함.
다시 말해, 논리적인 것과 아름다운 것은 동일하다.
'구조주의' 짜잔

지나가던노숙인 2014-07-18 15: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글구, 예술영화의 역사 자체를 움직인 본질은 '윤리'가 맞음.
오즈 야스지로 뿐만 아니라 미조구치겐지, 구로사와아키라, 나루세미키오 등의 영화가 지향하는게 결국, 현실비판이고..
켄로치처럼 뉴웨이브 영화감독들도 결국 계급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으니 '윤리'에 근거하는 것이고..
문제는, 문학을 예로들면, 또스또예프스끼나 똘스또이같은 러시아문학자들처럼,
정치적이고 체제적인 문제를 다루면서도, 그 이전에 인간 본연의 것까지 카메라가 포괄할 수 있는가가
진정한 거장의 반열을 가르는 요소일것임.... 이상 오늘도 밥굶고 지나가던노숙자말씀
 
우주 다큐 - 우주비행사가 숨기고 싶은 인간에 대한 모든 실험
메리 로치 지음, 김혜원 옮김 / 세계사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앨버트'를 추모함

 

 

 

 

 

" 앨버트. 앨버트, 엘버트. 아, 불쌍한 앨버트...... " 앨버트를 생각할 때마다 마음 한편이 바스라진다. 눈물이 앞을 가린다. 진화생물학자 굴드는 질질 끌다가 마지막에 가서 범인을 폭로하는 추리소설 방식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고백했지만 나는 질질 끌다가 이 글 마지막에 가서  고독한 생을 살다가 쓸쓸하게 죽은 앨버트 약사 略史 를 소개하고자 한다. 눈물샘은 잠시 거두자. 실컷 울기 위해서는 먼저 웃어야 한다. 니체는 이런 소리를 했다. " 세상에서 인간보다 가장 큰 고통을 느끼며 살아가는 존재는 없다. 그래서 웃음을 발명할 수밖에 없었다. " 이 말은 곧 웃음'은 불행과 연관이 깊다는 소리'이다.  자주 웃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 아니라 불행한 사람일 경우가 높다. 완벽한 존재는 웃지 않는다. 웃을 필요가 없다.

 

깃발은 눈에 보이지 않는 바람'을 볼 수 있게 만든 아이디어 상품'이다. 깃발은 바람 없이는 펄럭이지 않기 때문이다. 집에서도 손쉽게 만들 수 있을 뿐더러 가격도 저렴하니 " 깃발 " 하나 정도는 구비하는 게 좋다. 심심할 때 깃발을 꽂으면 바람을 구경할 수 있다. " 그대 이름은 왔다가 사라지는 바람 ?! " 그뿐인가 ? 깃발은 풍향계로도 사용할 수 있으니 쓰임새가 다양하다. 하지만 달나라로 이사를 가거든 깃발은 챙길 필요 없다. < 달 > 에는 대기가 없으니 당연히 바람도 없다. 달나라 달방 앞에 태극기를 꽂아 보았자 깃발은 삼백육십오 일 내내 볼품없이 축 늘어져 있을 것이 분명하다. 김선태의 시 < 개불 > 을 인용하자면 " 물을 빼고 나면 형편없이 쫄아들어 쪼글쪼글해지고 마니, 그참 영락없이 사정 후 뭣 같 " ​​은 모습으로 말이다.

 

지구인이 달에 " 달방 " 을 얻어 이사를 갈 때 지구에서 쓰던 살림을 그대로 옮겼다가는 난처한 일을 겪게 된다. 왜냐하면 지구에서 사용하던 살림은 모두 지구 중력을 염두에 둔 세간이기 때문이다. 우주는 중력이 없기에 고정되지 않은 물체는 둥둥 떠다닌다. 우주 의자는 의자다리가 네 개일 필요도 없고, 우주 접시는 평평할 필요도 없다. 우주 시대'가 열린다면 세간은 하나부터 열까지 새롭게 디자인되어야 한다. 우리는 중력이 인간이 생활하는 모든 영역에서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하지만 < 중력 > 에 대해 곰곰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우주 항공 과학자다. 과학 분야 탐사 저널리스트 매리 로취의 << 우주 다큐 >> 는 중력이 없는 공간에서 생활해야 하는 우주비행사와 우주 비행 훈련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다룬다.

 

미소보다는 냉소'가 주무기인 매리 로치는 " 멋지다, 신난다, 태권브이 우주비행사 만만세 ! "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지구는 독수리 오형제가 지키지 우주비행사가 지키는 게 아니다. 우주비행사는 직업인이지 영웅이 아니다. 그녀는 우주비행사가 되기 위한 훈련 과정에 집중한다. 우주 비행사 후보자들은 과연 어떤 테스트를 받게 될까 ? 심사위원들은 용기와 카리스마, 혹은 희생 정신과 불타는 애국심 따위에 높은 점수를 줄까 ? 우리가 생각했던 모범 답안은 예상을 완전히 빗나간다. 후보자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종이학 1000마리 접기 따위'다. 비행사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용기와 애국심 따위가 아니라 끈기와 인내'다. 그들이 우주선에서 하는 일이라고는 나사를 조이거나 지루함을 견디기 위해 수다를 떠는 게 전부다. 매리 로취는 시작부터 우주비행사에 대한 환상을 깬다. 그들이 하는 훈련은 대부분 꾀죄죄한 것이다.

 

한국인 최초로 우주 달나라 여행을 떠난 이소연 씨'는 사실 우주비행사'라기보다는 우주선 승객'에 가깝다. 대한민국 애국심 마케팅이 이소연을 우주 영웅으로 만들었을 뿐이다. 한국 언론은 호들갑을 떨며 우주 훈련을 철인3종 경기처럼 묘사했지만 이소연 씨는 어쩌면 하루 종일 종이학만 접었을지도 모른다. 전영록의 종이학'이란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향수를 달랬을 것이다. " 천 번을 접어야만 학이 되는 사연을 ~ 남 몰래 울먹이며 전해 주던 너. 못 다했던 우리들의 사랑 노래를...." 어쩌면 노래를 부르다가 울컥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주 공간에서는 눈물'조차 위험한 무기가 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일단 먹고 싸는 것부터가 문제'다.

 

우주 멀미로 인해 구토를 하게 되면 위에서 쏟아낸 토사물이 공중에서 둥둥 떠다니다가 우주비행사가 들숨을 쉬는 과정에서 식도나 코로 들어가 호흡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고, 위액(위산)이 묻은 토사물이 눈에 들어가게 되면 치명적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위험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중력이 없다고 해서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다이어트나 외모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다음과 같은 내용은 솔깃하다.

 

내장이 흉곽 윗부분으로 이동해 어떤 다이어트로도 만들 수 없는 잘록한 허리선을 만들어준다. 나사의 한 연구자는 이를 < 우주 미용 용법 > 이라고 불렀다. 무중력상태에서는 머리카락이 풍성해진다. 가슴도 처지지 않는다. 중력 상태에 있을 때보다 더 많은 체액이 머리로 이동하여 눈가의 잔주름도 펴진다. 혈액을 감지하는 감각기관은 상체에만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인간의 몸은 체액이 너무 많다고 판단해서 수분의 10~15%를 배출한다. (127쪽)

 

미용과 다이어트에 고민하는 한국 여성이라면 당장 짐 싸서 우주행 이민 신청을 할지도 모른다. 축 늘어진 젖가슴을 싱싱한 계란 노른자로 만들어 준다고 하니 이 아니 기쁠쏘냐만 말이란 끝까지 들어야 한다. " 그러나 이러한 현상을 얼굴은 퉁퉁 붓고 다리는 새처럼 가늘어지게 한다고 하여 ' 부은 얼굴, 닭다리 증세 ' 라 부르기도 한다는 말도 들었다. " 그렇다, 모든 현상에는 < 작용 - 반작용의 법칙 > 이 있듯, 모든 미용 용법에는 < 작용 - 부작용의 법칙 > 이 따른다. 당신은 < 잘록한 허리와 중력을 무시한 달걀 노른자 가슴 체형 > 과 동시에 < 얼굴과 상체는 하마인데 다리는 학다리인 타조형 > 체형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왕 말이 나온 김에 하는 말이지만 우주에서 남자는 항상 거시기가 서 있는 상태가 된다. 축 늘어진 거시기'는 중력의 법칙이 작용한 결과이다.

 

우주 공간에서는 팔이 자연스럽게 < 앞으로 나란히 - 자세 > 가 된다고 한다. 팔이 이 지경이니, 뼈도 없는 거시기는 발기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 앞으로 나란히 " 가 된다.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지만 정력에 관심이 있는 대한민국 남성이 이 글을 읽고 우주 달나라 이민을 심각하게 고려한다면 위에서 언급한 < 작용-부작용의 법칙 > 이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충고하고 싶다. 중력이 없는 공간이다 보니 남녀가 서로 붙어 있는 것 자체가 힘들고, 설령 붙어 있다고 해도 나무늘보처럼 굼뜰수밖에 없다. 성질 급한 한국인에게 우주 공간은 열불 나는 곳이다. 섹스는 그냥 지구가 제일 좋아요 !  이 책은 온통 이런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 우주 다큐 >> 라는 제목 대신 << 중력이 없으면 >> 이라는 제목을 달아도 이상할 게 하나 없다.

 

이제 마무리할 시간이 왔다. 기구하고, 슬프고, 다크하고, 아스트랄하며, 고독했던 앨버트 生에 대해 심심한 애도를 표하련다. 그렇다고 박근혜처럼 두 눈 부릅뜨며 눈물을 짜낼 필요 없다. 눈물은 방앗간에서 짜내는 참기름이 아니니까. 고승덕처럼 길거리에서 대성통곡한다고 학을 뗄 필요도 없다. 종이학 천 마리 접으면 학이 되리니 !  그냥 이 글을 읽고 촉촉한 눈물 한 방울만 흘리면 된다. 지구에서 눈물은 위험하지 않으니까.  앨버트는 몸집이 작은 아이였다. 몸무게가 고작 4킬로그램으로 기저귀를 찬 아이였다. 기껏해야 두세 살이나 되었을까 ? 1948년, 앨버트는 로켓에 실려 우주로 발사되었다. 가가린, 존 글랜, 루이 암스트롱 이전에 앨버트가 있었다. 앨버트는 눈앞에서 광활한 우주 공간을 목격한 최초의 우주인이었다. 거짓말'이 아니다. 미소 냉전시대, 우주 경쟁이 낳은 비극이었다.

 

앨버트는 가가린이나 암스트롱과는 달리 기저귀를 찬, 의사 결정조차 할 수 없는, 아이'가 아니었던가 ! 앨버트는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로켓에 실려 캄캄한 우주 공간에서 2분 동안 떠 있다가 지구로 추락했다. 물론 앨버트는 여행 소감을 한 마디도 남기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그가 남긴 것은 초조한 심장 박동과 거친 호흡을 모니터한 기록이 전부였다. 아아, 인간이란 이토록 잔인하도다 ! 긴 말 하지 않으련다. 심심한 애도와 함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참고로 앨버트는 로켓에 탑승한 붉은털원숭이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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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4-06-07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상당히 재미있다. 현재 50% 세일한다. 고급 정보'다.

새벽 2014-06-08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앨버트야 못난 인류를 대표해서 미안하다아아아아악~! (앞으로 엎어짐)

진짜 좋은 정보인 걸요. 흥미진진한 책 같은데 기왕이면 세일할 때 구입해야겠어요. 하지만 알라딘 결제시스템이 또 에러를 거듭한다면... 구매 포기. -_ㅜ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9 12:41   좋아요 0 | URL
으, 으으으으으으으....
결제시스템이 자꾸 오류가 나면 정말 화딱지 나죠....
그 기분 194% 공감합니다. 새벽 님과 알라딘은 전생에 진중권과 변희재 사이였나 봅니다.
 

 

 

 

 

 

 

 

 

 

 

 

 

 

 

 

 

 

 

 

 

 

 


 

 

 

 

 

 

(남자의) 젖꼭지와 음핵(의 주름)

 

원래 이 글에 적합하고 가장 정확한 제목은 ' 젖꼭지와 음핵'이다. 그러나 이런 제목은 성차별주의자로 오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 사람들은 이 제목이 남자의 젖꼭지를 가리킨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제목 붙이기에 일가견이 있는 아내가 이 대안을 추천했다. ( 상업적으로 성가시게 권유해대는 상품들 중에서 가장 불필요한 물품 중 하나였던 질 방취제가 짧은 전성기를 구가할 때, 아내는 콕슈어'라고 알려진 남성용 청결제를 사고 싶어 했다. ) 고상하지만 약간 소심한 사람들의 집단이 발간하는 << 내추럴 히스토리 >> 지는 원래 이 글에 자신들이 붙인 '프로이트의 과실'이라는 제목을 달아서 내놓았다. 끔찍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내 글의 의도를 충분히 나타내는 것도 아니었다.

 

- << 힘내라, 브론토사우루스>> " 남성 젖꼭지와 음핵의 주름 " 중

 

동방예의지국에서 태어난 어머니는 " 비너스 " 를 요물이라고 생각했다. 벌건 대낮에 젖가리개 하나 걸치지 않고 당당하게 서 있는 비너스를  볼 때마다 못 볼 것을 본 사람처럼 인상을 찡그리고는 했다. 조각상 다비드 도록을 볼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 아무리 근본 없는 양놈'이라 하지만 당당하게 양물을 드러내 놓고 다니는 작태를 요,요요요용서할 수 없었다. 어머니는 서양 미술 작품을 모두 음화陰畵'라고 생각하셨다. 하지만 벌건 대낮에 젖가리개 없이 돌아다니는 요물은 서양 사람'만이 아니었다. 조선 개화기 때 사진을 보면 우리가 생각했던 고정관념은 산산조각이 난다. 사진 속 개화기 때 여성은 다른 건 다 가려도 젖가슴을 가리지 않고 당당하고 씩씩하게 거리를 활보한 모양이다. 어머니는 비너스와 다비드를 싸잡아서 " 미개한 양놈 " 이라고 욕했지만, 이 사진들을 보게 된다면 생각이 180도 달라질 지도 모른다. " 젖가리개 없으니 시원하겠구나 ! "

 

 

 

 

 

 

 

 

이처럼 어떤 현상이나 문제를 판단하거나 평가하는 데 기준이 되는 도덕적 잣대'는 시대마다 각각 다르다. 젖가슴만 빼고 나머지는 모두 가리는 조선시대 토플리스 패션은 당시에는 자연스러운 복장 문화였지만 현대 사회에서 그 꼴로 종로를 돌아다니면 공연음란죄로 처벌을 받게 된다. 이처럼 시대가 바뀌면 잣대도 바뀌게 된다. 이 자리를 빌려 내 작은 소망 하나를 말하자면 조선시대 토플리스 복장 문화가 하루 빨리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유행했으면 좋겠다. 남성 토플리스는 당연시하면서 여성 토플리스는 금기하는 것은 성차별'이다. 사실 모든 수컷의 젖가슴과 젖꼭지는 무용지물'이다. 젖을 짠다고 아무리 주물러 보았자 < 젖 > 은커녕 < 때 > 만 밀릴 것이다. 그런데 왜 수컷은 젖꼭지가 있는 것일까 ? 이 궁금증을 해소하지 못한 도서관 사서가 스티븐 제이 굴드에게 편지를 보냈다.

 

 

" 제게는 아무도 답할 수 없는 의문이 하나 있습니다. 그리고 어디에서 어떻게 그 답을 찾아야 할지 알 길이 없습니다. 왜 남자에게 젖꼭지가 있지요 ? ...... 남자들의 벗은 가슴을 볼 때마다 이 의문이 저를 괴롭힙니다 ! ......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  (177쪽) "

 

 

고객님, 걱정하지 마십시요. 굴드님은 말씀해주실 수 있습니다. 굴드는 호기심 많은 독자 편지'를 받고 < 젖꼭지와 음핵 > 이라는 에세이를 썼다.

 

 

남성과 여성의 외적 차이는 초기 배아에서 똑같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 성이 쉽게 결정될 수 없다. 음핵과 음경은 같은 기관이고 초기 형태는 동일하지만, 남성 태아의 경우 나중에 테스토스테론의  활동으로 커진다. 마찬가지로 여성의 대음순과 남성의 음낭도 동일한 구조이며 초기 배아에서는 구분하기 힘들지만, 남성 배아의 경우 나중에 몸의 중선을 따라 커지고 접히고 합쳐진다...... 배아의 경로로 인해 모든 포유류 태아에 그 전구체가 만들어진다. 암컷의 경우 나중에 유방이 커지지만, 수컷에서는 작은 상태로 남게 된다. ( 178쪽)

 

쉽게 말해서 초기 배아'에서는 성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로 있다가 성이 결정되면 여성의 경우 음핵은 성장을 멈추고 가슴이 커지는 반면, 남성은 성장하면서 가슴은 발달을 멈추고 음경은 커지게 된다. 그래서 남성은 수유 기능은 없지만 젖꼭지를 가지고 있으며, 여성 또한 꼬마 귀두(음핵)를 가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둘 다 성감대다. 성감대란 감각 신경이 몰려 있는 부분을 뜻한다.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부분이지만 질벽은 무뚝뚝한 캐릭터'다. 음핵이 떨어지는 낙엽에도 까르르르 웃는 17세 여고생이라면 질벽은 갱년기 장애를 겪는 50대 여성이다. 매리 로취의 " 봉크" 에 의하면 삽입 섹스 시 여성이 오르가슴을 느끼는 빈도는 30%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질 오르가슴은 사실 클리토리스 자극에 의한 오르가슴이다.

 

여성 성기는 모양이 모두 천차만별인데 음핵과 질 사이의 간격도 개인 차에 따라 제각각 다르다. 음핵과 질 사이가 가까운 사람은 페니스 삽입 섹스 시 파트너 하체가 클리토리스를 지속적으로 마찰시키기 때문에 그에 따른 자극으로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것이다. 평균 질과 음핵 사이가 2.5센티미터 안이면 페니스 삽입 섹스만으로도 만족을 느낄 수 있지만 밖이면 성적 만족을 느끼기 쉽지 않다. 실제로 나폴레옹의 후손인 마리 보나파르트'라는 여성은 질과 음핵 간 거리가 너무 멀어,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음핵이 되었다. 그녀는 오르가슴을 느낄 수 없다고 판단하여 간격을 좁히는 수술을 한 기록이 있다. 하지만 이 수술은 그리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고 한다.  그녀는 내내 우울했다. 아, 불쌍한 마리 보나파르트......

 

​페니스와 음핵, 남성 젖꼭지와 여성 젖가슴이 발생학적으로 동일하다는 것은 결국 인간은 성별과 상관없이 남성성과 여성성 모두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남성 격투기 선수가 꽃을 좋아하거나 여성 무용가가 건담 마니아'라고 해도 이상할 게 없다는 말이다. 동성애와 양성애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한국 사회는 지나치게 " ~ 다움 " 을 강조하다 보니 남자는 남자다와야 남자가 되고 여자는 여자다와야 여자가 된다. 하지만 당대에 통용되는 잣대는 반드시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위에서도 지적했듯이 현대 문화는 토플리스 패션을 받아들일 수 없지만 그 옛날 개화기 여성은 당당하게 벗어던졌다. " 젖꼭지를 장신구처럼 달고 다니는 수컷들아, 볼 테면 실컷 봐라 ! "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남성)이 말끝마다 " 남자가 쪽팔리게..... " 라고 말하거나

 

 " 아줌마는 집에 가서 밥이나 하셔셔셔셔셔.... " 라고 말한다면, 당신은 여성 젖가슴의 상동기관인 젖꼭지를 제거해야 한다. 남자새끼가 쪽팔리게 여성 수유 흔적 기관인 젖꼭지를 달고 다니면 안 되기 때문이다. 내가 다음 대선에서 대통령 후보가 된다면 건들거리는 남성우월주의자는 모두 젖꼭지를 제거하는 수술을 강제로 시행하겠다. 인권이고 나발이고 없다.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젖꼭지 없는 남성을 발견하게 된다면, 그 남성은 남성우월론자이니 경계하는 게 좋다. 하여튼, 벌건 대낮에 남녀 모두 토플리스 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했으면 좋겠다. 아, 상상만 해도 후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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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014-06-08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예로부터 변강쇠가 숭상(?)의 대상이었던 이유는 질과 음핵 거리가 먼 여성들까지 만족시킬 수 있는 능력 때문이었군요.

예전에 남자에게 왜 젖꼭지가 있을까.. 아예 제목 자체가 그런 책이 유행했던 기억이 나는데.. 비록 여성 만큼의 기능적인 역할을 수행하진 못해도 여러 의미에서 남성의 유두도 아주 중요한 기관이라고 느끼며 삽니다. 결정적인 성감대요 미관상으로도 중요하고 수시로 건강 상태를 체크해 볼 수도 있게 해주는.. 발생학, 인류학적으로는 수컷에게 무용지물 기관일지 몰라도 젖꼭지가 안겨주는 여러 편익, 효익에 너무 익숙해져 버렸어요. (읭)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9 12:49   좋아요 0 | URL
젖꼭지와 음핵은 그러니깐.. 일종의 흔적 기관인 셈이죠.
아마 남자가 젖꼭지가 없게 되면 이거 참... 미관상 묘할 거예요.
마치 눈썹 밀어서 없는 사람 얼굴 볼 때 느끼는 그런 감정들...
아니면 겨털 없는 조폭을 볼 때 느끼는 묘한 느낌 같은거......

겨털이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이젠 여성들도 겨털을 길러야 하지 앟을까 싶습니다.
겨털 제거는 남성주의의 산물임....

새벽 2014-06-09 14:44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옳소! 옳소! 헌데 내 여자가 기르는 건 나는 싫소! (읭? 하하..)
거 누구냐.. 하정우 공효진 나온 로맨틱 코미디.. [러브픽션]일 거에요.
거기 보면 여성의 겨털이 무지 중요한 영화 모티브죠.
추운 지방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공효진은 그 지방 관습대로 겨털을 기르고 그거 때문에 하정우가 식겁하거든요. 결국 그 겨털까지 받아들이게 될 때 진짜 사랑이 이뤄진다는 듯한 암시로 끝을 맺고..
거기 보면 그녀의 겨털~ 하면서 노래까지 나와요. ^^


http://www.youtube.com/watch?v=kctW-lhmADc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9 17:50   좋아요 0 | URL
허허허허.... 마돈나였나요 ? 하여튼 톱스타였는데 그 여자는 겨털을 길렀더라고요.
우리가 익숙해지지 않아서 그렇지 몇 번 보면 익숙해질 겁니다.
수지, 소녀시대 이런 양반들 겨털을 길러야 함...ㅎㅎㅎㅎㅎ
맞습니다. 러브픽션에 그내용 나옵니다.

노막 2014-06-08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스포츠뉴스 면의 여자 테니스대회 우승하고 포효 하는 사라포바 러시아 테니스 선수를 보면서
밤에 그 별볼일 없는 남자를 노리개 삼아 우승을 만끽하며 광란의 유흥을 과거 남자 들이 했던것 처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점점 더워지는 여름의 열기와 함께 내 머리위로 날라간다...
확실히 세상은 때론 과격하게 아니면 아주 천천히 바뀌고 또 달라지고 있다는거 언젠가 모든게 지금과는 반대로
되어있겠지? 언제일까 그때가.
최소한 내일은 아니길...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9 12:46   좋아요 0 | URL
좋은 세상이 오겠지요, 라고 말해야 하나, 그런 날이 오겠으나 세월이 문제겠지요.
급히 만들어진 세상은 급히 무너집니다. 모래성처럼 말이죠.....

만화애니비평 2014-06-09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것! 사진에서 과거 구한말 여성들은 가슴을 내밀고 다녔습니다. 가슴에 아이의 입에 젖을 물리기 위해서죠. 오히려 감추기 때문에 음탕할까요? 지금은 다리를 시원하게 내밀고, 당시에는 가슴을 내미니, 아마도 페티시즘으로 전락하는 남성인듯 합니다. 물론 검정스타킹의 매력은 잊을 수 없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9 12:44   좋아요 0 | URL
전 이 사실, 책 읽다가 알게 되었어요. 역시 어떤 기준이란 항시 그 시대와 후 시대가 다른 법입니다.
요즘 어르신들 여자들 다리 내놓고 다닌다고 뭐라 하시던데
그 웃어르신들은 토플리스 차림이었으니..... 하긴 엣날에는 젖먹이 아무 데나 젓을 물리고 했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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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브론토사우루스 ㅣ 스티븐 제이 굴드 자연학 에세이 선집 3
스티븐 제이 굴드 지음, 김동광 옮김 / 현암사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외로워도 슬퍼도

 

 

 

 

 

하니는 세상에서 엄마가 제일 좋다고 말하는, 엄마 품이 그리운 사춘기 소녀다. 엄마 없는 하늘 아래에서 소녀는 달리기'로 슬픔을 잊는다. 나애리 나쁜 계집애'가 사사건건 괴롭히지만 씩씩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리라. 하니와 처지가 비슷한 캔디도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다." 참고 참고 또 참지, 울긴 왜 우니. 이라이쟈 쌍년이 괴롭혀도 울지 않아. 울면 바보니까. 피식 ~ "  두 소녀, 울지 않는다. 뻐꾸기는 밤에 울고, 앵무새는 몸으로 울고,  알람 시계도 날마다 아침 6시면 우는데, 씩씩한 소녀라고 해서 울고 싶지 않으랴. 다만, 남들 보는 데서 울지 않을 뿐이다. 어금니 꽉 깨물고 눈물을 삼켰으리라. 그런데 캔디 아빠는 남몰래 눈물을 훔치기는커녕  남들 보는 데에서만 눈물을 흘린다. 마치 사람이 볼 때에만 곡(哭)을 하는 귀신처럼. 그는 기자 앞에서 " 아들아, 사랑한다 ! " 울부짖고, 시민 앞에서 " 딸아, 미안하다 ! " 절규한다.

 

그 목소리, 아... 물 먹은 습자지 같다. 고승덕 이야기'다. 눈물을 흘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이다. 하지만 어른이 남들 다 보는 데서 일부러 눈물을 전시하는 것은 속보이는 태도'다. 박근혜가 울었다, 정몽준도 울었다, 고승덕도 울었다. 이 정도면 새누리라는 이름의 정당(party)은 이번 지방 선거에서 " 눈물의 파티 " 라도 하는 모양이다. 이번 지방 선거 결과를 보니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는 우는 아이에겐 선물을 안 주신다 하셨는데 대한민국 할아버지는 운다고 떡 하나 더 준 모양이다. 응석을 받아주기 시작하면 버릇이 없어지는 데 말이다. 여당이 잘못하면 회초리를 들지만 야당이 잘못하면 칼을 드는 편애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피도 눈물도 없는 " 그네 " 가 흘린 것은 누수(淚水 : 눈물 루, 물 수)가 아니라 절묘한 한 수'였다.

 

세월호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며 독한 마음을 품은 " 앵그리맘 " 은 그네가 흘린 눈물 앞에서 " 엉크러진 마음 " 이 흩어졌다. 40대 앵그리맘'이여, 조까라 ! 그나마 진보 교육감 후보'가 선전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씩씩한 캔디가 찌질한 아빠를 이겼다. 눈물은 힘이 세지만 눈물보다 힘에 센 것은 용기'라는 사실을 알린 사건이었다.  고승덕은 기자회견을 열어서 구질구질하게 가족사를 늘어놓으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그가 진실이라며 한여름 엿가락처럼 길게 늘어놓은 말은 구차한 변명처럼 보였다. 좋은 문장은 간단하고 명료하다. 말머리로 시작해서 마침표로 끝나는 간격이 길면 길수록 정성일 문체'가 된다. 사과는 맛있고,  맛있으면 바나나이고,  바나나는 길고, 길면 정성일 문체'다 ! 진실'도 마찬가지'다. 거짓말은 길고 참말은 " 참말로 "  짧다.

 

진화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가 쓴 에세이 << 기사가 비숍을 잡다 ? / 힘내라, 브론토사우르스'에 수록 >> 에서 굴드는 " 처음 거짓말을 할 때, 우리는 얼마나 복잡하게 뒤엉킨 거짓의 그물망을 치는가 " 라고 말한 후 " 복잡한 이야기를 정직하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진실을 말하는 것 " 이라고 지적한다. 고승덕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진심을 유권자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짧게 말했어야 했다. 변명이랍시고 장황하게 말하는 놈치고 진정성 있는 말을 하는 놈은 없어요. 진실은 복잡하지 않다. 진실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진실을 감추기 위해 복잡한 거짓말을 진실 속에 섞기 때문이다. 진심도 마찬가지다. 진심은 복잡하지 않다. 서울시 교육감 후보 가운데 하나였던 문용린이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캔디를 " 패륜 " 이라고 지적했을 때, 눈여겨보아야 할 점은

 

그가 자식'을 독립된 주체로 보지 않고 단순히 불완전체 정도로 인식하는 태도'다. 그는 < 아버지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말 > 을 < 아버지에게 지지 않겠다는 말 > 로 받아들인다. " 지지하지 않는다는 말 " 와 " 지지 않겠다는 말 " 를 착각한 것이다. 그에게는 가족 쿠데타'처럼 보인다.  우석훈과 함께 << 88만원 세대 > 라는 책을 쓴 박권일'도 예외는 아니다. 그는 캔디의 고백을 정치 발언( " 아버지를 지지하지 않는다 ! " ) 이 아니라 사적 폭로 ( " 아버지에게 지지 않겠다 !  " ) 로 인식한다. ☞  http://blog.aladin.co.kr/749915104/7028531  캔디는 27살 씩씩한 여성이다. " 생물학적 아버지 고승덕 씨 " 와 정치적 입장과 견해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문용린과 박권일은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자식은 불초/不肖에 불과하니깐 말이다.

 

<< 밝게 빛나는 커다란 땅반딧불 애벌레 >> 라는 에세이'에서, 굴드는 미성년을 미성숙으로 인식하는 꼰대의 태도'를 날카롭게 지적한다.

 

 

인간 존재의 여러 측면 중에서, 성장과 발생이라는 생명 주기보다 더 기본적인 것은 거의 없다. 많은 사람이 어린 시절을 찬미하지만, 서양인들은 일반적으로 아이들을 덜 발달한 불완전한 성인으로 간주한다. 성인보다 작고 연약하고 무지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성인이 되는 것이 최종 목표고, 어린 시절은 위를 향한 경로일 뿐이다. ( 360쪽 )

 

 

굴드는 애벌레와 성충을 예로 든다. 그는 애벌레가 " 성충을 예비하는, 아직 발달하지 않은 또는 불완전한 무엇으로 간주되어서는 안 된다 " 고 주장한다. 생물학적 관점에서 보면 애벌레는 완전체'다. 나비가 되기 위한 준비 과정이 아니라는 말이다. " 고시오패스 " 고승덕과 " 문제적 역린 " 문용린은 캔디를 단순하게 나비가 되기 전 애벌레 정도로 취급한다. 하지만 틀렸다. 애벌레는 그 자체로 움직이는 독자적인 존재'다. 윤도현 밴드는 < 나는 나비 > 라는 노래에서 애벌레를 원시적 형태'라고 노래하지만 애벌레는 결코 나비의 불완전체'가 아니다.

 

나비가 완전체라면, 전 단계인 애벌레도 완전체'다. 날개 활짝 펼 필요 없다. 총을 든 포수에게 과녁만 넓혀 줄 뿐이니깐. 잉게보르크 바하만은  "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 라고 말했다.  극장에서 극장 간판을 그렸던 내 아버지는 장길수 감독의 영화 < 추락하는 것을 날개가 있다 > 라는 간판을 그리다가 실수로 제목을 < 추락하는 것을 날개가 없다 > 라고 썼다. 하지만 극장 간판이 걸려 있는 동안 아무도 그 사실을 몰랐다. 사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으니까 !  나는 아버지가 저지른 사소한 실수를 알아차렸지만 모르는 척했다.  중요한 것은 추락이지 날개가 < 있다> 아니면 < 없다 > 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됐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 나비가 완전체라면 애벌레도 완전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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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누피 2014-06-05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굴드의 글엔 좋은 구절이 구구절절 많군요. 굴드의 글은 모두 다 페루애 님 블로그에서 본 것이지만 말입니다. 무슨 가학성애자들도 아니고 회초리를 그리도 좋아하는지. 때릴 바엔 개잡는 5파운드 곡괭이자루 같은 걸로 때리지 회초리가 뭔가 모르겠네요. 애들 장난도 아니고. 앵그리맘은 옌병, 정의의 손을 들어준 게 아니라 고 캔디의 처지에 동정표를 던진 게지요. 드라마 주인공인데 아무렴요. 오세훈이 때부터 우는 게 당의 전통이 된 모양입니다. 사람이 울게 되면 손석희 씨처럼 당황하며 얼굴을 돌리는 게 인지상정이라는데, 저것들은 카메라 도는 데 대놓고 연기들을 하네요. 몽준이와 승덕이는 대종상 후보쯤 되고, 역시나 선거의 여왕은 눈물의 여왕이었으니 오스카 트로피 하나쯤 받을 만 한 연기였습니다. 아랫 것들과는 그 연기의 끕'이 달라요. 그러니 다들 모르는 척 속아주는 게지요. 드라마 스토리대로 할 만큼 했으니 용서해 주자, 쟤 풀어줘- 하던 눈물의 형사 문재가 생각나는 리액션입니다.

그나저나 간격이 길면 길수록 정성일 문제가 된다, 에서 뿜었습니다. 명문입니다. 그렇죠. 명문과 진실은 짧고 굵죠. 습자아지-처럼 늘어지지 않고 말예요. 호호.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5 16:44   좋아요 0 | URL
특히 이 책은 재미있습니다. 과학 분야를 이 정도 글발을 선보인다는 것은 박근혜 개인기'만큼이나 화려하며, 은은하고, 형광등 1000개를 켜놓은 듯한 아우라'를 가진 개인기라 생각합니다. 난공불락이죠. 눈물 연기... ㅎㅎㅎ 연기자가 제일 하기 쉬운 게 우는 연기입니다. 오히려 자연스럽게 웃는 연기가 힘들죠.

스누피 2014-06-05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무튼 어제 오늘 아 시바...입니다. 꿀꿀합니다. 이 '미개한' 대한민국에서 산다는 것은.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5 16:44   좋아요 0 | URL
앵그리 맘'은 뭐 했을까요 ? 자기 자식 새끼 귀한 건 알아가지고 교육감 후보에는 진보 쪽에 표를 하나 던지더군요.

곰곰손 2014-06-05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내 생각은 이래.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거나, 또는 없거나 둘 중 하나야.
근데 추락하는 존재에게 날개가 있다면 그건
그렇지 않은 쪽의 사정보단 좀더 슬픈 서사가 된다는 거..
추락하는 어떤 존재에게 있어 날개의 유무를 따짐으로써
희망론으로 받아들이느냐 절망론으로 받아들이냐인데
이건 사실 매우절망적인 얘기야. 버젓이 날개가 있는데 추락해야한다니 말이야.
잉게보르크바흐만이 그 시에서 말하고자 한건, 절망이야.
혹은 절대적인 절망안에서 살짝 맛보는 희망?

딴지가 아니라 지금 내가 그리는 원고가 딱 이얘기임 ㅋㅋ
그래서 추락, 날개, 희망, 절망.. 이따위꺼 좀생각하고지냄(*v*)!!ㅋㅋ

+암튼 정몽준이 설 시장되는 거는,




안봐서 다행이다.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5 19:29   좋아요 0 | URL
글구나.......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라고 해야 뭔가 그럴싸하긴 해. ㅎㅎ.
이게 아마 이문열 소설로도 나왔을 것이야....
요즘 우울한, 깊이있는 작품을 하는군.
그래, 잘 선택했다. 로맨스는 이제 버려. 아주 고독한 사랑에 대해 써보라구...



앞으로 몽준이는 갈치선생이라고 불러줘...

마태우스 2014-06-05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승덕 씨도 나름의 사정이 있겠지만, 그 정도 복잡한 사정이 있다면 정치를 안하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 싶어요. 들추고 싶잖은 가족사가 다 까발려지면서도 정치판에 나서야 할 사정이 뭐가 있을까 싶거든요. 참고로 전 그래서 정치판에 나설 마음이 없답니다^^ 글구 참 신기한 게, 보통 진보가 분열하고 보수는 뭉치는데 교육감 선거에선 늘 진보가 뭉치고 보수가 찢어져요. 왜. 그런지 가르쳐 주세요 스승님.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6 11:12   좋아요 0 | URL
글쎄요.... 통빡을 굴리자면 교육감 선거는 < 새누리 프리미엄 > 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새누리'라는 브랜드는 다른 브랜드보다 당선 확률이 높잖습니까. 무소속 선거이다 보니
왠지 나가면 될 것 같다는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작동한 것 아닐까요 ?
반면 진보는... 음.... 잘 모르겠군여..ㅎㅎㅎㅎ

마태우스 2014-06-06 17:55   좋아요 0 | URL
아 맞다. 교육감은 당적이 없군요. 역시 곰발님!!

2014-06-05 2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6-06 1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다맨 2014-06-06 0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그렇듯 이번에도 풍자와 대구가 녹아든 촌철살인의 글을 쓰셨네요. 요즘 신문들 ㅡ하다못해 한겨레까지도ㅡ 맛이 간 것처럼 보이는데 이 글이 종이신문에도 실렸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여당이 잘못하면 회초리를 들지만, 야당이 잘못하면 작두를 든다는 저 말이 퍽이나 예리하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6 11:14   좋아요 0 | URL
대구 요리 먹고 싶군요.... 사실 거제 사시는 분이 대구 큰 거 한 마리 보내주셔서 어제도 미역국 끓여먹었습니다. 맛있더군요.
 

 

 

 

 

 

 

 

 


 

 

 

정치가와 생선

 

 

 

 

 

 

 

베스나 블루길 혹은 황소개구리와 같은 외래종의 유입은 국내 자연 생태계를 파괴한다.  상위 포식자가 없기 때문이다. 거대한 정글'에서 살 때는 몸집이 크고 사나운 상위 포식자가 워낙 많아서 조용히 숨어 살던 녀석들이 구석 꾀죄죄한 동양이라는 나라로 터를 옮기자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브라질에서는 스몰 피쉬'였던 놈이 사우스 코리아'에서는 빅 피쉬가 된 것이다. 입 큰 녀석들은 닥치는 대로 토종을 잡아먹으며 뻐끔거린다.  " 쉬리 ? 너는 평생 쉬리, 미꾸리 ?! 너도 쉬리와 함께 평생 찌그리, 미꾸라지 ?!! 내가 엑스엑스라지'라면 너는 꾀죄죄한 스몰'이라지 !  " 탐관이라는 오리 새끼'가 가난한 민초를 괴롭힌 이후로 가장 탐욕스러운 짐승이 아닐까 싶다. ( 개인적으로 이들을 유해 어종이라고 표현하는 데 반대한다. 유해한 것은 베스가 아니다. 베스는 본능에 충실할 뿐이다. 베스를 악당으로 묘사한 이유는 재미를 위해서다. 베스, 미안해 ! )

 

신자유주의 전략은 베스나 황소개구리처럼 입 큰 놈을 졸졸 흐르는 냇가에 몰래 풀어놓는 것이다. 말이 좋아 < 개방 > 이지 < 침략 > 이다. 동네 구멍가게가 자신의 초라함을 감추기 위해서 소규모 공간을 슈퍼마켓'이라며 허세를 부려 본다면, 기업형 대형 마트는 반대로 " 슈퍼 " 라는 낱말을 감춘다. 얼핏 보면 겸손이지만 속내는 정체를 숨긴 것이다. 청개구리 흉내를 내는 황소개구리다. 몸집 크고 입 큰 놈이 시장에 침투하면 쉬리는 평생 쉬어야 하고, 미꾸라지는 스몰라지가 된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자연생태계는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 뒤늦게 무릎 탁, 치며 아, 해도 소용없다. 시간을 되돌린다며 아, 하며 무릎 탁, 친다고 자연생태계가 복원되지 않는다.  " 글로벌 마켓 " 이 토종인 " 재래시장 " 을 잡아먹은 지는 이미 오래'다.

 

그러자 행정가들이 내놓은 대안이 < 재래시장 > 을 < 전통시장 > 이라는 이름으로 바꾸는 게 전부였다. 시장이면 그냥 시장이지 무슨 놈의 " 전통 " 인가 !  전통시장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출발은 했지만 요즘 손님은 없고 정치가만 들끓는다. 지금은, 그렇다. 선거철'이다 ! 시장 가서 하는 일은 뻔하다. 국밥 맛있게 먹고, 생선 맨손으로 집어 " 이거 얼마예요 ? " 라고 묻거나 시장 상인이 반갑다며 주는 횟감을 거침없이 먹는다. 한국 근대화 이후 21세기 현대화에 이르기까지 변함없이 진행되어온 서민 코스프레요, 인증샷'이며 먹방 방송이 탄생하게 되는 과정이었다. 후보자는 티븨 정책 토론회에 앞서 먼저 시장에서 고역스러운 검증을 받아야 한다. 바람이 전해준 말에 의하면 지난 서울 시장 선거에서 나경원은 개불을 통째로 삼켰다고 한다.  

 

맙소사, 내장을 바르지 않고 개불을 통째로 먹은 것은 똥 빼지 않고 먹는 곱창 같다. 혹여, 개불에 대해 모르는 이 많을까 생각되어 김선태 시 < 개불 > 을 옮겨 적는다.

 

              

 

 

          개불  /  김선태                     

 

  남해안 바닷가 횟집엘 가면 요상하게도 생긴 횟감이 있지요. 얼른 보면 큰 지렁이 같기도 하고 무슨 동물의 창자 같기도 한 이놈의 이름은 개불, 개의 불알처럼 생겼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자세히 보면 개좆같습니다.

 

  개불은 주로 연안의 모래흙탕 속에 U자형 구멍을 파고 사는데, 수축력이 워낙 뛰어나 몸을 늘였다 줄였다 하며 움직입니다. 큰 놈의 몸길이는 30쎈티미터, 항문 부근에 열 개 쯤 센털도 나 있지요. 이놈의 몸속은 바닷물로 가득 차 있어 평소엔 잔뜩 부풀어 있다가도, 물을 빼고 나면 형편없이 쫄아들어 쪼글쪼글해지고 마니, 그참 영락없이 사정 후 뭣 같지 않습니까.  

   

  여자들에게 처음 개불을 먹어보라 하면 에구머니나, 망측하고 징그럽다고 기겁을 하며 내숭을 떨지만 일단 한번 먹어본 뒤에는 달착지근하고 오돌오돌 씹히는 맛에 그만 홀딱 반해서나중엔 남편까지 내팽개치고 즈이들끼리 횟집 구석에 둘러앉아 뭐라뭐라 하염없이 키들거리며 개불을 씹는다니, 하여튼 하느님의 섭리는 어쩔 수 없나 봅니다.           

 

                                 - 시집 살구꽃이 돌아왔다, 김선태

  

 

< 이회창- 흙오이 > 와 함께 < 나경원 - 개불 > 은 아프리카 티븨에 중계하는 먹방'조차 결코 넘을 수 없는 2대 전설로 남았다. 이처럼 정치 귀족들은 혹독한 서민 검증을 통해야지만 자리'를 얻을 수 있으니 관직이라는 게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며칠 전, 정몽준 서울 시장 후보자도 시장에 가서 생선을 양손으로 높이 쳐들고는 " 이거 얼마예요 ? " 라고 말한 모양이다. 요즘 사람들은 손가락 끝으로 생선 꼬리를 집어 생선 상태를 살피지는 않는다. 옛날에나 있을 법한 풍경이다. 더군다나 손가락 끝이 아니라 손바닥 전체로 생선을 잡았다가는 상인으로부터 욕 먹기 일쑤다. 

 

시장 배경을 살짝 바다 풍경으로 바꾸면 낚시하다 대어를 잡은 것 같은 모양새'다. 다시 한 번 느낀다. 관직을 얻는다는 게 쉬운 게 아니에요. 문득 정치가와 생선의 관계가 궁금해졌다. 서민을 대표하는 게 생선일까 ? 기생충 하면 서민 교수'가 연상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생선이 서민 음식'이라고 하기에는 값이 만만치 않다. 갈치가 금갈치 된 지는 이미 오래 ! (시바, 갈치 조림 못 먹은 지 오래됐다) 아마도 그들이 노리는 것은 생선 비린내 때문이리라. 귀족이 사는 환경은 향취에 익숙하고, 빈민이 사는 환경은 악취에 익숙하다. 정치가가 태어나서 단 한번도 먹은 적 없는 개불을 통째로 씹고, 갈치 몸통을 손으로 잡는 제스츄어는 깔끔한 귀족 이미지를 어느 정도 약화시킨다. 관직을 위해서라면 똥이라도 먹을 기세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생선 입장에서 보면 억울하다. 썩기 시작하면 누구나 악취를 풍긴다. 몸에서 나는 비린내보다 썩은 마음에서 흘러나오는 비릿한 냄새가 더 지독한 법이다. 생선은 호모 사케르가 아니요, 불가촉천민도 아니다.  생선 대표 갈치가 정치가에게 고한다 : 내 몸 함부로 만지며 생추행하지 마라. 정치인이여, 생선에게 사과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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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팬 2014-06-03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불쌍한 물고기... 저건 생선추행이에요 ㅜㅜ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3 13:25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생추행이 되나요 ?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마태우스 2014-06-03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선에도 좌파 우파가 있지 않을까요. 사진의 저분이 잡은 생선이 북에 다녀온 생선이면 어쩌려고 덥썩 잡으시는지...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3 18:36   좋아요 0 | URL
ㅎㅎㅎ 그럼 빨갱이와 손잡은, 있을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지는군요.. 맙소사...

todd 2014-06-03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경원 개불에서 빵 터졌네요..ㅋㅋㅋㅋㅋㅋㅋ 참 저기 저희 집앞 시장인데 몽주니 와서 떡먹고 남의 생선 주물럭 거리고 난리치다 갔네요.. 요즘 저희 시장은 생전 보지도 못한 정치인들이 머리 조아리기 바쁘더라구요.. 물론 당선되면 몇년간 못 볼 분들 ㅎ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3 18:37   좋아요 0 | URL
나경원 개불 치면 다양한 사진들이 나옵니다. 참.. 고생하셨어요..ㅎㅎㅎㅎㅎㅎ
개불을 씹다니.... ㅎㅎㅎㅎㅎㅎㅎㅎ. 문득 김선태의 시가 생각나네요.

ㅇㅇ 2014-06-03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지금부터 준비하셔서 다음번 선거에 구의원이라도 출마하시면 뽑아드리겠습니다. 구의원 뭐 별 사람 다 나오는 듯.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4 17:36   좋아요 0 | URL
대선에 대비하겠습니다.

만화애니비평 2014-06-04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걸보고 생추행이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4 17:37   좋아요 0 | URL
투표하셔쎠여?

봄밤 2014-06-04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갈치가 너무 반짝여서 사람이 잘 안보여요. 그걸 노린걸까요

와 댓글! 또 하나의 글입니다ㅎㅎ번쩍입니다. (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5 16:27   좋아요 0 | URL
그네야ㅁㄹ말로 갈치 같은 후광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네는 좋겠어요. 두루두루 사랑받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