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은 골방생활자'다

                                   대한민국에서 << 군대 >> 는 사람 되어서 나오는 곳이다.   그렇다면 군대 가기 전에는 짐승이었다는 소리일까 ? 한국인이 곰의 후예'라고는 하지만 이 정도면 논리 비약이 아닐까 싶다    " 정신 나간 놈 " 은 군대 가면 " 잃어버린 정신 " 을 찾을 수 있다. 쓸데없이 전봇대에 모든 것 다 용서하마. 엄마가 몸져누웠다. 하루하루 눈물로 베개를 적신다, 이눔아 ! - 라는 전단지를 붙일 필요 없어요. 이처럼 정신 나간 놈을 정신 차린 놈으로 개조하니, 군대는 분실물 신고 센터인 셈이다. " 알려드립니다, 알려드립니다. 캐비닛 플랫 B NO. 138 관물함에 당신이 잃어버린 정신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 "  삐리릿.  웃기는 짬뽕, 지랄은 풍년. 군대에서 축구공 찬 이야기보다 군대 가야 사람 된다는 소리'가 더 짜증난다.

군대 무용론을 주장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대한민국은 분단 국가 이전에 휴전국이니까. 종전(終戰)이 아닌 교전(交戰) 중 휴전(休戰)이니 군대 무용론'은 위험하다. 전쟁(戰)이라는 무서운 단어 앞에 낭만적인 휴(休)가 붙어 있으니, 이것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무기( 戈 창 과 ) 들고 싸우는 전쟁터가 있는가 하면 한켠에서는 나무 그늘 아래에서 놀고 있는 장면(休)도 연출된다. 대한민국은 교전인 듯 교전 아닌 교전국이요, 휴전인 듯 휴전 아닌 휴전국이다. 안다, 안다고. 누가 그걸 모르냐고 ! 여기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인간 본성'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 정신 나간 놈 > 이 군대를 간다고 < 정신 차린 놈 > 이 되어 돌아올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신앙 간증을 믿지 않는다. << 신앙 간증 >> 은 정신 나간 놈이 신을 만나 잃어버린 정신을 찾는다는 서사'가 골격이다. 헌 사람이 새사람이 되었다는 소리인데,  문제는 < 우리 아이가 이렇게 변했어요 > 가 아니라 기간이다. 누구나 다 새사람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있듯이 " 결심의 지속 " 이 문제'다. 일도 못 버티는 게 바로 인간의 정신'인데, 무슨 수로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새사람으로 남을 수 있을까. 사람은 본성에 충실하다. 그렇기에 근성이 무서운 것이다. " 딱 한 잔 ! " 과 " 딱 한 대 ! " 가 금주가와 금연가의 딱딱한 결심을 한순간에 변두리 횟집 수족관 속 개불처럼 헐렁하게 만든다. 결심은 길고 지루하며 고통스럽지만 결심을 허무는, 다시 본성으로 되돌아오는 근성은 짧고 쏴아아아~ 하다.

목구멍을 타고 흐르는 차가운 소주 한 잔의 맛과 목구멍을 타고 흐르는 스모크한 불맛이 모든 것을 원상태로 되돌린다.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려야 사람이 된다는 말도 거짓말에 가깝다. 법 없이도 살 만한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법 없이도 살 만한 제도가 법 없이도 살 만한 사람을 만들 뿐이다. 내가 신경숙 소설을 시간 날 때마다 까대는 이유는 신경숙 소설 속 인물은 법 없이는 살 수 없는 잘못된 제도 앞에서 법 없이도 살 만한 사람'이 등장한다는 데 있다. 제도적 모순은 외면한 채, 혼자서 착한 척을 한다. 문제는 사람이 아니라 구조'다. 선량한 시민은 없다. 보스니아 내전이 그 사실을 증명한다. 보스나이 내전 피해자의 증언에 의하면 엄마가 보는 앞에서 딸이 강간 당하고, 딸이 보는 앞에서 엄마가 윤간을 당했다고 한다.

가해자는 이웃이었다. 그들은 보스니아 내전이 벌어지기 전에는 교수였고 공무원이었다는 사실은 인간의 도덕이 얼마나 깨지기 쉬운 유리잔인지 알게 하는 대목이다. 당신은 정신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정신 나간 놈'이 된 것이 아니다. 이런 것을 반전이라고 해야 하나 ? 당신은 정신을 잃어버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신 나간 놈이 된 것이다. 정신은 방구석 골방생활자'이다. 잘....  안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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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는재로 2015-07-01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군대에서있었던일은 사회나가면 잊어버리라는 개소리많이들었죠
고참이라고참 원래병신이군대가서제정신되서저런건지 할말은 많은데

곰곰생각하는발 2015-07-01 13:08   좋아요 0 | URL
군대 생활이 악몽이셨군요 ? ㅎㅎ

samadhi(眞我) 2015-07-01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스니아 내전 예를 든 그런 일들을 다룬 영화들 보면 실감해요. 언제든 그런 상황이 되면 누구든 그럴 수밖에 없을 거라는 거. 어떤 싸이코패스의 실험같은 거. 니들도 별 수 없을 걸 하며 사람들 속에 꽁꽁 감춰둔 본능을 톡톡 건드리는 것. 그럴 때 나만은 ˝아닐˝ 수 있을 지...

곰곰생각하는발 2015-07-02 10:03   좋아요 0 | URL
타자와 자기를 분리하면 반성은 없죠. 선량한 나도 히틀러가 될 수 있습니다. 항상 그 사실을 염두에 두고 내 안의 악의`를 늘 경계하고 조심해야 되지 않을까 싶네요...
 

 

 



별이 다섯 개'라고요 ?



                                 개인적으로 특정 출판사가 후원하는 문예지 편집위원(문학평론가)의 비평'보다는 변방의 숨은 고수가 작성한 서평'을 신뢰하는 편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문단이 순문학과 순문학이 아닌 것으로 나누는 편애'가 지겹기도 하거니와 내 눈에는 < 순문학 > 이나 < 순문학이 아닌 것 > 은 순두부와 두부의 차이처럼 사소해 보였다. 영양가는 모두 대동소이한데 말이다. 하물며 < 순문학이 아닌 것 > 을 < 순문학 > 이라 우길 때는 어이가 없다. < 두부 > 를 < 순두부 > 라며 우기는 꼴이니 웃기지 않은가 ? 그리고 조직 내 보스 눈치 살피느라 좌고우면하는, 가자미 눈깔로 문학을 살피는 문학평론가'보다는 차라리 실력 있는 무명 독자의 솔직한 평가를 믿고 책을 구매하는 게 성공 확률이 높다.

하지만 서평의 은둔 고수'라고 해서 그들이 내린 평가를 모두 신뢰하지는 않는다. 내가 책을 고를 때 참고하는 리뷰는 별이 다섯 개'로 도배된 리뷰 목록'보다는 차라리 별, 별별,  별의별 스펙트럼이 적당히 공존하는 블로거의 리뷰 목록'이다. 그 아무리 글재주가 뛰어나다한들 쓴소리 못하고 칭찬만 남발하는 것은 자질이 없는 사람이 아닐까.  한국 문학에 대한 짝사랑 때문에 싫은 소리를 못하겠다고 고백한 모 스타 평론가나 별 다섯 개로 도배된 블로거의 리뷰 목록이나 도긴개긴'이다. 내가 알라딘 14기 신간 평가단 활동을 하면서 주의했던 것은 좋은 게 좋은 것 아니겠는가, 라는 자세였다. 출판사에서 책을 무료로 제공받는다고 해당 출판사에 우호적인 별 다섯 개 - 리뷰'를 남발하는 것은 주례사 비평으로 비평의 본질을 훼손하는 평론가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달달한 글보다는 칼칼한 글이 필요하다고 생각은 변함이 없다. 좋은 평론은 글쓴이의 미문이 아니라 글쓴이의 태도에 달려 있다. 그렇기에 평론에서 달달한 미문은 미덕이 아니라 악덕에 빠질 위험성이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좋은 서평도 마찬가지'다(여기서 직업 서평가의 서평'은 제외하자. 알리디너의 리뷰로 범위를 한정하자). 서평과 비평은 다른 영역이다.서평은 생래적으로 " 구매 후기 " 수준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 리뷰라는 작업을 폄하하고자 하는 말은 아니다). 혹자는 구매 후기 수준에서 벗어나야 좋은 리뷰라고 말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알라딘 리뷰가 비평 흉내를 내면 꼴사납다. 잰 척하고자 하는 욕망을 이해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서평과 비평의 간극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비평은 메스로 내부를 들여다보는 해부학인 반면,   리뷰는 청진기를 가슴에 얹어 환자의 기초 건강 상태를 진단하는 예방학'이다. 전자가 < 외과의 > 라면 후자는 < 내과의 > 다. 내과의가 메스로 배를 쨀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 내가 생각하는 좋은 리뷰는 메스로 배를 째서 내부를 해부하는 것보다는 기초 검사를 통해 건강 상태를 체크한 후 질병 예방에 도움을 주는 글이다. " 이 책 읽다 보면 독자 입장에서는 스트레스를 받아서 암에 걸릴 수도 있습니다 ! "  하여튼 별이 다섯 개로 도배된 리뷰 목록을 가진 블로그'는 신뢰하지 않는다. 느긋한 마음으로 쓰려다가 갑자기 급하게 매조지한다.

 

 

 

 

 

 

 

덧대기

 

오해는 마시라, 누구를 겨냥해서 쓴 글은 절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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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병통치약 2015-06-30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지만 찔려서요 ㅎㅎ. 제가 별 점 다섯 개가 많은데 미리 다섯 개 쯤 될 책들을 골라 읽기때문이라고 핑계를 대어봅니다. ^^ 그리고 제 글은 서평도 아니고, 비평도 아니고, 리뷰도 아니고, 구매 후기도 아닌 종잡을 수 없는 이야기만 리뷰라고 올리기 때문에 주례사 비평은 확실히 해당되지 되지 않네요 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06-30 21:20   좋아요 0 | URL
그래서 일부러 덧대기 글을 올렸습니다. 주례사 비평만 아니면 됩니다. ㅎㅎㅎㅎ.
뭐 살펴보니 별 4개도 많으시구만유...

재는재로 2015-06-30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원만해서는 다섯개안주고 보통네개 아니다싶으면세개 진짜좋은책아니면다섯개는 좀주기망설여지는 받은책은웬만하면나쁜글은안쓰지만 그래도안 맞는책은 ^^;

곰곰생각하는발 2015-06-30 21:25   좋아요 0 | URL
저는 시작부터 잘못 꼬여서 별 셋 下 별 넷 中 별 다섯 上 으로 설정해서 나중에 이거 좀 지나치게 상향조정되었다 판단해서 고칠려고 했으나 전에 했던 것과의 형평성 문제로 그냥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ㅎㅎㅎ

가넷 2015-06-30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해보니 너무 다섯개만 남발했네요.요즘에는 나름 기준을 잡고 한다고 있긴하지만요 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06-30 21:29   좋아요 0 | URL
가장 재미있는 리뷰는 보면 별 하나 짜리 리뷰에요..... ㅎㅎㅎㅎㅎ 사실 좋은 책만 리뷰하고 싶잖아요. 할 말이 많으니 말이죠.... 그러다 보니... 별 다섯 목록이 만들어지기도 하죠.... 그걸 부정할 생각은 없지만
가끔 보면 정말 별 다섯 개로 도배된 목록이 보일 때는 의심이 들더군요. 저거 공정한 거 맞아 ?!

재는재로 2015-06-30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통그렇게 줌 어지간하지않음별두개못주죠 그래도별주기아까운 불쏘시게같은책도 사고후회하는읽다 처밖아두는 그래서신간은 좋아하는작가아님 손을 못대는

곰곰생각하는발 2015-06-30 21:30   좋아요 0 | URL
저도 별 하나는 간간이 있어도 별 두 개는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ㅎㅎㅎㅎ.

sslmo 2015-06-30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 읽고 완전 찔린 1인이요~--;
전 그래서 절대로 신간평가단은 안하고 말이죠. 그렇게 베어 넘겨진 나무가 아까워 별점 세개 미만이다 싶으면 웬만하면 페이퍼로 돌려요.
제 리뷰가 무슨 설득력이 있겠냐 싶지만 그래도 하고싶은 소리 맘껏하기 위해 될수 있으면 구매를 고집하는 편이구요. 하지만, but, 그래도...하고 싶은 얘긴 하는 편이지만, 별점은 야박하기 힘들어서 후하게 매기게 되더라는~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5-06-30 21:42   좋아요 0 | URL
저도 찔리는 1인입니다. 재는재ㅗㄹ 님 글에 밝혔듯이 제 별점 기준에 의하면 별 셋이 下 이나 별넷, 별다섯이 양산되는 구조입니다.. ㅎㅎㅎㅎㅎㅎ 저야 뭐 이 기준대로 하면 되지만 자찻 사람들이 오해를 할 수 있겠더군요... 하지만 너무 늦었어요. 다시 기준을 정하면 형평성에 어긋나서 그냥 그려려니 합니다.

2015-07-01 06: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01 0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다맨 2015-07-01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내용과 조금은 다른 얘기지만, 한국에서 직업 서평가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로쟈(이현우), 장정일, 금정연 정도인데 이 중에서 로쟈와 금정연은 갈수록 제 몫을 못 해주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로쟈는 읽는 책이 너무 많아져서인지 출판사 책 소개에 가까운 평이나 겨우 쓰고 있고, 금정연은ㅡ재치 있는 평을 쓰기도 하지만ㅡ몇몇 문인들과 친분이 돈독해서인지 현학으로 범벅된 주례사 서평을 쓸 때가 더러 있더군요. 그나마 장정일만이 아직은 초심을 어느 정도 보존한 것 같아 다행스럽게 느껴집니다.
비평가나 서평가나, 출판 시장이나 문단에서 얼마큼은 자유로워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7-01 13:08   좋아요 0 | URL
장정일이 갑`이죠. 로자 님 요즘 글은 확실히 출판사 책 소개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강하죠. 문인과의 친분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왜 한국 문단은 뒷풀이에서 그리 돈독한지 모르겠습니다. 신형철이 안 만난 작가가 궁금해요. 문동에서 팟방송도 제공하고 그러니 뭐... 비평가라면 당연히 작가와 거리를 두어야지요. 손석희 인터뷰가 인상적이더군요. 공정한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서 일부러 사람들과 만나지 않는다고... 문재인도 그런 소릴 했죠. 청와대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는다고... 그런데 한국 문단은 정반대입니다. 모두가 한가족이 되니 한통속이 되는 경우.

2015-07-01 15: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01 17: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01 18: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5-07-01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남의 서평을 읽을 땐 알라딘의 별을 보지 않습니다. 진짜 별은 밤하늘에 봐야 하죠. 솔직히 시간 없어서 일일이 정독하는 건 아니지만, 웬만하면 알라딘 서재로 접속해서 글을 읽으려고 합니다. 북플로 글을 읽으면 정독하기 위한 집중력이 떨어져요. 저는 별 다섯 개 평가가 많은 책의 서평을 읽으면 저는 반대로 하는 청개구리처럼 그 책의 서평에 별 다섯 개 주기가 싫어져요. 어떻게든 비판할 꼬투리를 찾으려는 못된 버릇이 있어요. 비판할 거리가 없으면 저도 책의 내용을 칭찬합니다. 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5-07-02 10:05   좋아요 0 | URL
연장선상이지만 저는 별 다섯 서평보다 별 하나 서평이 재미있더라고요.. ㅎㅎㅎ.
 

 

 

 

 

 

 

 

 

 

 

 


 


 

 



 

 

 


 

 


어렴풋할 애



1. 어렴풋하다

2. 방불하다(거의 비슷하다)

3. 흐느껴 울다

4. 숨다

 



숨어서 흐느껴 울 애

                                        내 첫 번째 닉네임'은 " 페루애 " 였다. 여기서 -애'는 한자로 < 僾 : 어설프다, 흐느껴 울다, 숨다 > 라는 뜻으로 人 + 愛 가 결합한 모양새다.

이 한자'를 처음 보았을 때 무릎 탁, 치고 아, 아아 했다. 그리워하는 것이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을 생각하니 흐느껴 울고 싶다. 이 처절한 비통이 < 僾 > 라는 한자에 담겨 있다. 그것은 이루어질 수 없는 것, 그래서 이루어지지 않은 첫사랑, 혹은 짝사랑하는 대상 곁을 남모르게 서성거렸던 날들에 대한 아픈 기억이 아닐까 ? 사랑'은 < 명사 > 가 아니라 < 동사 > 라는 말도 있지만, 내가 보기에 사랑은 < 명사 > 도 아니고 < 동사 > 도 아니다, < 부사 > 에 가깝다. 이해하기 어렵다면 " 부사의 종류 " 를 나열하다 보면 이해가 빠르다. 오로지, 다만, 애오라지, 결코, 마땅히, 매우, 반드시, 차마, 너무, 아무쪼록, 부디..............................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순간, 러브레터 속 문장은 이러한 부사들로 채워진다. 부사는 감정적 대응의 결과물'이다. " 열병 " 은 무미건조한 일상의 문장에서 균형을 잃은 부사를 호명한다. 내가 < 僾 > 라는 한자'를 처음 보았을 때 떠오른 이미지'는 짝사랑하는 사람 앞에 서지 못하고 주변을 맴도는, 어떤 신파극의 한 장면이었다. 숨죽여 바라보다가, 흐느껴 울다가, 어느덧 세월은 흘러 어렴풋해지는 통속과 신파의 애상 말이다. 그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부치지 못한 편지에 수많은 문장을 썼다 지우고 썼다 지웠을 것이다. 내가 아는 범위 안(독서 경험)에서 문장 속에 부사가 가장 많이 사용된 문학 작품은 슈테판 츠바이크의 << 모르는 여인으로부터의 편지 >> 였다. 

낯선 여인'이 바람둥이 소설가에게 보낸 스물다섯 장의 애절한 편지는 < 결코 저를 모르는 당신께 > 라는 문장으로 시작해서 < 부디 안녕히 ! > 로 끝난다.  이 < 결코 > 와 < 부디 > 라는 부사'에는 < 애증僾憎 흐느껴 울 애, 미워할 증 > 이 엿보인다. 낯선 여인은 짝사랑(愛)하는 사람(人) 때문에 멀리서 연정을 품었으리라, 흐느껴 울었으리라. 낯선 여인은 편지를 통해 애절한 짝사랑을 고백하지만 이 고백은 사랑을 숨긴 증오'였다. 편지를 다 읽고 난 소설가 R은 회한에 사무친다. 편지 속에 " 사랑하는 당신.......  " 이라는 문장이 반복될 수록 R은 보다 더 고통스럽다.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가 아니라 사랑'이었다. 이 소설이야말로 제대로 된, 아름다운 신파'였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 모르는 여인으로부터의 편지 >> 는 신파'가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준 소설이었다.  

페루애란 닉네임은 운명적으로 싸구려 신파의 과잉 - 격정 - 서정 - 맬로 - 스펙타클 - 하이 퀄리티 - 새드 - 할리퀸 - 로망스 스토리'를 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최루성 멜로 분위기와는 달리 싸움닭 기질이 농후해서 자주 구설수에 오르곤 했다. 페루애라는 드라마는 < 멜로 > 보다는 < 법정 드라마 > 장르에 가까웠던 것이다, 시바 !  천성적으로 불알후드의 밤꽃 작렬하는 개수작을 경멸했던지라 그들에게 지랄을 하다 보니 적(敵)이 생기기 시작했고, 적은 페루애'를 오해하기 시작했다. " 페루애, 남미새끼 ! 너희 나라로 짜져 ! " 밤꽃 작렬하는 불알후드들은 페루애'에서 < 僾 : 어렴풋할 애 > 를 < 童 : 아이 동 > 로 오해한 것이다. 김칫국에 밥 말아 먹고 자란 놈이라고 커밍아웃하고 싶었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었다.

대한민국에 대한 애정'이 없으니 남미 새끼'라는 말에도 그닥 불쾌한 마음은 들지 않았다. 나 또한 지지않고 친애하는 적에게 앙칼진 말방구를 띄웠다. " 그래, 나 옥수수에 야마 고기 먹고 자란 남미 인디언 새끼'다 !  갈라파코스 섬 2대 추장이신 " 날마다 까진 무릎 "의 증손자이며 " 어쩌다 낳은 한숨 " 의 셋째 아들이 바로 나'이올시다.  됐냐 ?  "  결국 나는 한국이 싫어서 이름을 " 곰곰생각하는발 " 로 개명하기로 했다. 이름을 지으면 의미 부여'를 하는 습관이 있어서 오이디푸스에 대한 오마쥬'라고 우기고 싶다. 오래 걸으면 항상 발이 붓고는 했는데, 오이디푸스가" 부은 발 " 이란 뜻이니 일맥상통하는 구석이 있다 ㅡ 하겠다.

둘 중 어느 이름으로 불러도 좋다. 당신이 내 이름을 부른다면 나는 당신에게 다가가 꽃이 되겠다. 꽃 둏고 여름 한 신록이나 가뭄으로 논바닥이 쩍쩍 갈라져 농부들은 흉년을 걱정하는 지금이다. 하지만 정치권은 지랄이 풍년이다. 21세기 대한민국 정치는 어느덧 씹할 세기'로 추락한 느낌이 든다. 18세기 같은 21세기'를 버틴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친애하는 이웃이여, 그리고 친애하는 나으 불알후드여 ! ( 당신의 강철 자지를 변두리 횟집 수족관에 갇힌 꾀죄죄한 개불 같다고 조롱한 점, 이 자리를 빌려 사과하련다. 당신의 지적 옳다. 이젠 내 기억을 내가 믿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 몸성히성히성히성히성히~ 잘 계시라. 그리 멀지 않은 먼 훗날, 나는 말 타고 비단 구두 한 켤레 사가지고 당신에게 가리라. 부디 건강들 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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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06-30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사랑 앤줄 알았어요. 로맹 가리를 좋아하셔서...ㅋ
블로그질을 재대로 하려면 곰발님 같은 배짱이 필요한 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6-30 14:52   좋아요 0 | URL
스탤라 님 이 소설 함 읽어보십시오. 고급 신파`란 이런 것이다 할 수 있는 소설입니다.

stella.K 2015-06-30 15:39   좋아요 0 | URL
아, 사랑이 부사란 말에 동의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6-30 15:41   좋아요 0 | URL
널리 펴트려주세요. 신경숙처럼 출처 안 밝혀도 됩니다.

stella.K 2015-06-30 15:55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오케이!^^

samadhi(眞我) 2015-06-30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이 부사라, 멋지네요. 말들이 오지게 춤추는 이번 얘기, 좋~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6-30 15:40   좋아요 1 | URL
부사는 보통 균형을 잃은 품사입니다. 너무`라는 부사는 평균보다 부정적인 감정이죠. 부사가 개입되는 순간 무뚝뚝한 평정, 균형, 감정은 한쪽으로 기울어집니다. 사랑도 이와 같지 않나요 ? 사랑은 평정심이 사라질 때 발생하게 되는 열병입니다.

samadhi(眞我) 2015-06-30 15:43   좋아요 0 | URL
네, 사랑은 예측불허. 그 맛이죠. 알 수 있다면 시시해질테니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6-30 15:52   좋아요 0 | URL
불교에서 남녀 간 사랑을 금지하는 이유도 사랑에서 오는, 평정심 상실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실 사랑은 과학적으로 볼 때 감정의 비효율성이죠. 아무것도 아닌 것에 화를 내고 슬피고 웃고 아아, 울고 있어도 웃고 있고, 웃고 있어도 울고... 뭐. 이런 것..


참. 이 소설 함 읽어보세요. 신파가 예술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소설입니다.
신경숙 신파와는 비교할 수가 없숨.

samadhi(眞我) 2015-06-30 15:56   좋아요 0 | URL
삶이 효율성으로만 돌아간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해요. 가끔 쓰잘데 없는 데 목숨도(?) 걸어야 재미있죠. 찍어는 놨지만 미루고 있었는데 읽어볼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6-30 16:10   좋아요 0 | URL
그래야 사는 맛이 있죠. 효율성만 따지면 이명박근혜됩니다.

cyrus 2015-06-30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루애의 `애` 자에 깊은 뜻이 있군요. 역시 곰발님은 애자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6-30 20:51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네에 저는 애자입니다. 잠깐... 애자 하니 어느 소설에서 애자가 주인공으로 나왔었는데... 아, 생각이 안 나네요.
 
공포의 변증법 - 경이로움의 징후들
프랑코 모레티 지음, 조형준 옮김 / 새물결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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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잎의 한 닢

                             스탠포드 대학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프랑코 모레티가 쓴 << 공포의 변증법 >> 에서, 그가 < 프랑켄슈타인 > < 드라큘라 > 를 맑스 자본론'으로 풀어냈을 때 나는 무릎 탁, 치고 아, 아아 했다. 상관이 없어 보이는 두 텍스트를 하나로 엮는 솜씨가 가히 일품이었다. 주례사 비평으로 도배 된 한국 평론가의 비평집     : 출판 자본에 소속되어 돈벌이에 나선 평론가는 온실 속에서 쑥도 아니면서 쑥쑥 자란 콩나물이다. 묻고 싶다. 당신은 쑥이냐, 콩나물이냐 ?     을 읽다가 이 책을 읽다 보면 비평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비교 평가할 수 있다. 괴물과 마르크스는 서로 이질적인 조합이지만 억지로 짜맞춘 흔적은 없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 와꾸 " 가 딱딱 들어맞을 때 느끼게 되는 쾌감은 비단 목수만이 느끼게 되는 성감대는 아닌 모양이다. 독자도 이런 글을 만나면  아, 아아아아 한다. 그는 << 공포의 변증법 >> 에서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창조한 괴물은 프롤레타리아를 대표한다고 지적한다. 괴물은 이름이 없다.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만든 박사 이름이지 괴물 이름이 아니다. 그들은 오로지 계통과 계열의 돌연변이로 불릴 뿐이다. 프랑켄슈타인 괴물은 그것 : it, thing 이거나 “ 흉측스러운 것 ” 으로 지시될 뿐이다. 과학자인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만든 괴물은 특정한 용도를 위한 만든 전시품(things)이다. 그것은 주인의 욕망에 따라서 언제든지 폐기처분될 수 있는 아무것도 아닌 것(nothing)이기도 하다.

영화 << 매드맥스 >> 에서 임모탄의 씨받이였던 여자들은 " nothing " 를 거부하며 no와 thing 사이에 빗줄(/)를 긋는다. 늙은 여자는 이렇게 외친다. " we are not  thing ! "  이 외침은 주인과 노예의 관계를 청산하기 위한 선언이면서 동시에 역린'이다. 이 집단화된 “ 익명 또한 프롤레타리아'가 가지고 있는 특징이다. 그들은 이름 대신 포드 자동차 회사 노동자 이거나 삼성 반도체 노동자 로 지시될 뿐이다. (괴물)는 전적으로 창조자에 속(: 무리 속)한다. 프롤레타리아와 마찬가지로 그는 집단적이고 인공적인 피조물이다. (공포의 변증법, 23)” 생각해 보면 괴물은 가난한 사람들의 육신들 로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었던가.

가난한 사람들의 육신들이라는 상징이야말로 괴물이 이름 없는 무리들'로 만들어진 프롤레타리아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메리 셀리가 묘사한 괴물은 정확히 가난한 육체 노동자에 대한 표현이다 

 

 

 

누런 살갗은 아래 비치는 근육과 혈관을 제대로 가리지도 못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흑발은 출렁거렸고 이빨은 진주처럼 희었지만 이런 화려한 외모는 허여멀건 눈구멍과 별로 색깔 차이가 없는 희번덕거리는 두 눈, 쭈글쭈글한 얼굴 살갗, 그리고 일자로 다문 시커먼 입술과 대조되어 오히려 더 끔찍할 뿐이었다.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 육체 노동자를 대표한다면 드라큘라는 독점 자본가를 대표한다. 이 작품에서 < > < 화폐 > 에 대한 은유다. 그러니까 드라큘라는 를 빠는 것이 아니라 호주머니에서 화폐 를 빼앗는 것이다. 드라큘라는 사람 목숨을 빼앗는 데는 관심 없다. 그는 인간을 자신의 노예로 부리기 위해 이용할 뿐이다. 그는 필요한 만큼만 빨아먹는다. 그가 치사량에 가까운 피를 흡혈하지 않고 현기증이 일어날 정도(소량의 피)만 흡혈하는 이유는 그들을 살려두어야지만 피(화폐)를 계속 공급받을 수 있다는 데 있다. 기생충 입장에서는 숙주를 오래 살아야 유리하다. 불온하지만 유쾌한 상상이지 않은가 ? 프랑코 모레티가 << 드라큘라 >> 텍스트에서 < > 를 < 화폐 > 로 치환한 데에는 마르크스 자본론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쉽게 간파할 수 있다.

<< 자본 1 >> 에서 마르크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자본은 흡혈귀처럼 오직 살아 있는 노동을 빨아먹어야 살 수 있으며, 더 많은 노동을 빨아먹을수록 더 오래 사는 죽은 노동이다.

- << 자본 1 >> , 비봉출판사 296

  

 

 

 

을 읽다가 문득 드라큘라의 전략이 상추를 재배하는 주인의 전략과 유사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래서 나는 공포의 변증법 대신 상추의 변증법을 시도해 보기로 했다. 상추를 심은 주인은 수확할 때 열매를 따거나 뿌리째 뽑지 않는다. 알맞게 자란 이파리만 따면 된다. 주인이 뿌리째 뽑지 않고 이파리만 따는 이유는 상추를 살려 두면 지속적으로 상추 잎'을 얻을 수 있다는 데 있다. 주인에게 상추는 곧 화폐. 살려 두는 게 유리하다. 다들 아시겠지만 여기서 상추 주인은 독점 자본가이고 상추는 노동자이며 상추 이파리는 노동자의, 아......  피 같은 돈이다. 자본론을 패로디하자면 주인은 흡혈귀처럼 오직 살아 있는 상추의 이파리를 뜯어내야 살 수 있는 존재. ”

요즘 유행하는 신경숙의 미문을 패로디하자면 " 주인은 기쁨을 아는 몸 " 이 되었다. 한 잎은 한 닢'이다. 결국 상추는 이파리 하나 없는, 벌거벗은 몸으로 버려진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그러니까, 그게... ... 당신은, < 상추 인간 > 인 셈이다. 새누리당은 항상 한국의 저 출산율을 두고 미래 재앙이라며 호들갑을 떨지만 인구밀도 측면에서 보자면 대한민국은 인구 과밀도 사회. 인구는 지금보다 더 떨어져야 한다. 하지만 자본가 이익을 대변하는 새누리당은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 왜냐하면 노동자 머릿수는 자본가의 호주머니를 채워주는 화수분이기 때문이다노동자 인구가 많으면 많을수록 자본가는 < 이익 > 을 본다. 늘어난 인구만큼 상품 판매량도 늘어날 테니 말이다.

인구 증가는 지옥철 을 더욱 프레스한 지옥철로 만들겠지만 자본가에게는 해당 사항이 될 수 없다. 자본가는 인구 증가에 의한 집값 상승, 주차 문제, 교통 혼잡 따위와는 무관한 무리.

 

■ ttp://blog.aladin.co.kr/749915104/7397326 : 진딧물 많다고 화내는 개미는 없다


그들이 보기에 노동자는 상추. 진딧물 많다고 화내는 개미는 없듯, 이파리 많이 달린다고 화내는 주인이 있을까 ? 만약에 당신이 아침 지옥철에 시달리고 저녁 주차 대란에 고생하는 노동자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애는 적당히 낳으시라. 애 낳는 게 애국이라는 국가의 기만 전술에 속으면 안 된다. 그것은 자본가가 꿈꾸는 욕망일 뿐이다(인구 증가는 상품 구매자가 늘어난다는 소리이고, 노동 인구가 늘어난다는 소리는 값싼 임금 노동자를 얻을 수 있다는 소리다).  애 많이 나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끝으로  상추 주인에게 앙칼진 나랏말쌈  하나 날려보련다.

" 동전 한 닢을 얻기 위해 상추 한 잎 함부로 따지 마라. 너는 누군가에게 맛있는 한 쌈이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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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DOKU 2015-06-29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출산을 무조건 안 좋게만 보아 왔던 저였는데 재고해봐야겠습니다.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고 있었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9 16:07   좋아요 0 | URL
절벽 수직 하강 그래프는 당연히 심각한 인구 쇼크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평적 하락`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지금 한국의 인구쇼크는 절벽 하강 그래프 때문에 심각한 것이지 인구수가 감소하기 때문에 심각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대한민국은 인구 과밀도 사회입니다.

5DOKU 2015-06-29 16:58   좋아요 0 | URL
존 그레이가 <하찮은 인간, 호모 라피엔스>밝혔던 그런 `가이아의 자정능력`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의도적이진 않지만,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을 국민들 스스로 감지한 것일지도...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9 17:45   좋아요 0 | URL
인구 증가 독점 자본에게는 횡재죠. 노동 인구 많아지니 당연히 노동 임금 하락하는 것은 당연한 거고, 대신 상품 구매자는 증가하니 상품은 잘 팔리고 얼마나 좋습니까. 반면 노동자는 점점 지옥이 되죠. 취업문은 하늘에 별 따기. 80만 원짜리 비정규직으로 추락하고..... 도심 집값 비싸거 도시 외각으로 빠지면, 츨퇴근 왕복 3시간.... 지옥이 됩니다. 복지 정책이 전무한 상황에서 애 많이 낳아라 ?! 웃긴 거죠.

수다맨 2015-06-30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맑스의 문장은 읽을 때마다 깜짝깜짝 놀랍니다. 비아냥이나 냉소의 무게가 많기도 하지만, 할 말을 복잡하게 비비 꼬거나 난해하게 만들지 않고, 날카롭게 전달한다는 점에서 은근히 가독성이 높기도 하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6-30 13:12   좋아요 0 | URL
그렇죠 ? 철학, 정치학, 경제학 모든 서적 가운데 가장 문학적이라고나 할까요. 정말 글을 잘 쓰는 사람입니다. 비문학이 문학보다 문학적인 경우는 제 개인 적 취향으로 고려하면 프로이트와 맑스입니다.
 

 

 

 


 


 

나랏말싸미  한글과  달아 문자서로 사맛디 아니한 세계



                                                                                     내가 사는 동네는 인천 남구 문학동이다(문학 야구장 근처). 이 동네로 이사를 오고부터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발터 벤야민처럼, 혹은 보들레르'처럼 동네 거리를 어슬렁거리면서 빈집을 구경하는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그들은 아케이드에 관심을 가졌고 나는 폐허에 관심을 가졌다는 점이 다르다. 이제부터, 나는 " 거리 - 산책자 " 가 되어 폐허가 된 빈집( 철거 대상 ) 을 구경할 것이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동네와 뉴타운 리빌딩 지역 : 누군가가 재건축 동네'라고 말하는 대신 뉴타운 리빌딩'이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지랄은 풍년이구나, 했다. 뉴타운 리빌딩'이란 작명도 일종의 보그 병신체'다. 이곳은 현재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80년대 풍경이어서 이 대규모 재건축 풍경은 의아하다. 집 없는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은 8차선 도로가 가로놓여 있어서 같은 동네이지만 전혀 다른 동네처럼 보인다. 이 자리를 빌려 고백하자면 : 맞은편 동네'가 사람이 살지 않는 철거 지역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사 온 지 이제 겨우 열흘 남짓이었으니 " 문학동 " 돌아가는 꼴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가끔, 밤에 개를 끌고 산책을 다니면서 맞은편 문학동 : 행정 구역상 같은 동네이지만 8차선 도로'가 가르질러서 왕래는 거의 없는 동네다. 한배에서 낳지만 서로 배다른 사이처럼 지내는 형제처럼  을 흘깃 보았으나 이상한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건물을 부순 흔적이 전혀 없었을 뿐더러 그 흔한 현수막( 불법 철거를 규탄한다 따위의 )이나 중장비를 구경할 수 없었다는 데 있다. 멀리서 보면 그저 조용한 건넛마을'처럼 보였다.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린 것은 며칠이 지나서였다. 밤 산책을 나섰다가 이상한 풍경을 목격했다. 수천 가구가 살 법한, 규모가 꽤 큰 건넛마을'인데 불 켜진 집이 하나도 없는 것이다. 생각해 보니 그 동네를 어슬렁거리는 주민을 본 적도 없었다. 궁금하여 건널목을 건너 동네 초입이 진입하니 그 동네는 재건축 지역으로 주민들은 모두 다른 동네로 이주 한 상태였다. 동네 전체가 빈집이 된 풍경을 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호기심이 발동할 수밖에 ! 겉은 번지르르했지만 속은 폐허인 동네. 시간 날 때마다 개를 끌고 다니며 빈집 탐험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득, 밤의 세계가 궁금해졌다. 낮과 밤은 다른 것. 밤은 낮과는 달리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리라. 하지만 용기가 필요했다. 밤에 철거 지역을 어슬렁거린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 깨진 창문 이론 " 을 적용하자면 창문이 깨진 건물은 수천에 이르렀으니, 이곳이 우범지대인 것은 확실하다. 내가 밤 산책에서 구비한 보호 장비'는 < 개 > 였다. 봉달 씨는 훌륭한 보디가드'다. " 사나운 이빨 " 보다 안전한 호신 도구는 없으니까. 나는 휴대용  랜턴에 의지해서 빈집에 잠입했다. 등골이 오싹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타자'가 야구를 배울 때 제일 먼저 배우는 것은 " 공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 라고 한다. 150km로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공에 대한 공포를 지울수록 좋은 타자로 성장할 수 있다고. 빈집 탐험가'가 갖추어야 할 태도도 마찬가지 아닐까 ? 내가 이 < 짓 > 을 하며 배워야 할 것은 공포를 극복하는 것이다. 두려움은 차차 극복되었다. 하지만 진짜 공포가 도사리고 있었다.

내가 어느 빈집 안으로 들어갔을 때였다. 개가 평소와는 달리 힘없이 낑낑거리길래 랜턴을 켜자 창백한 여자'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귀신이었다. 그녀는 나를 의식하지 않은 채 혼잣말을 하기 시작했다. 바지에 똥을 쌀 정도로 무서웠으나 " 귀신과 사또의 서사 " 을 익히 알고 있던 나는 눈을 감지 않기로 했다. 눈을 감는 순간 죽는다. 이럴 때는 귀를 열어야 한다. 내가 말했다. " 누구냐, 넌......  너의 눈은 메두사 언니처럼 카리스마 작렬하는 눈깔이나 그 눈빛에 처연함이 있어 나를 애달프게 하누나. 누이여, 당신의 슬픈 사연을 나에게 말해다오. " 궁시렁거리던 귀신은 내 말을 듣고는 서서히 다가왔다. 내가 말했다. " 나는 기록하는 자이오. 억울한 일이 있다면 말하시오. 내가 블로그 하나 운영하고 있는데 방문객 수가 꽤 많다오.

당신이 이야기를 들려주면 필사즉생(必死卽生)하는 마음으로  필사 筆寫 하여 한마디도 놓지지 않고 전해드리리다. 피눈물 흘리지 마오, 나의 슬픈 누이여. " 내 말에 그녀는 애달게 울기 시작했다. 봉달 씨(리트리버 5년생)도 함께 울기 시작했다. 우, 우우우우. 슬픔의 하울링. 눈물이 앞을 가렸다. 그녀가 원한 것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또 : 귀신 이야기에서 훌륭한 사또는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 안다는 점에서 소통의 아이콘이다   가 아니었다. 그녀가 노린 것은 소통이 아니라 생간이었다. 그녀는 구미호였던 것이다. 그동안 내 간은 간땡이가 부어서 풍미가 향기롭고 풍요롭게 배어들었다. 나는 순대 부속으로 나오는 간을 날마다 조공으로 바치겠다고 애원했으나 소용없었다. " 간은 생간'이 제맛이제 ! "

구미호는 내 가슴을 열어 간을 꺼내 먹었다. 그녀는 이미 간땡이가 부은 사내의 풍미를 아는 몸이 되었다. 그 무르익음을 가장 먼저 기뻐한 건 그녀였다. 내가 숨넘어가는 목소리로 구미호와 귀신은 서로 다른 것이냐고 묻자, 구미호는 피칠갑을 한 주둥이로 이렇게 말했다. " 두 족속의 유사성을 비교하기가 아주 어렵지만 계통 시비에서 다투게 되는 포괄적 비발생학적 유사성으로 보나 부분적 발생학적 유사성을 따지더라도 두 족속이 같다고 판단할 근거가 약하다. " 고 말했다. 말이야 똥이야 ?! 단순하게 귀신과 구미호는 다르다, 라고 하면 될 것을 굳이 한여름에 늘어진 엿가락 모양으로 늘릴 필요가 있을까 ?  언제부터 이 나라말이 나랏말싸미 한글에 달아 문자와 서로 사맛디 아니하게 되었을까.

" 심쎈 아으 나지 말곡 말 잘헌 아으 나라 힘센 아이 낳지 말고 말 잘하는 아이 낳아라 " 라고는 하지만 말꼬리 늘려서 그럴싸한 지식인 흉내를 내는 게 꼴도 보기 싫었다. 애초부터 문학동에 사는 구미호는 주민과의 소통보다는 쇠간(소간), 쇠간보다는 사람의 생간을 원했다. 내 끈질긴 추궁에 구미호는 두리뭉실 대답했다.  " 다른 것을 같다고 말할 수 없다. " 아, 했다. 죽어가는 마당에 우, 한들 무엇하리. 사또와 구미호는 서로 궁합이 맞는 훌륭한 짝패가 아니다.

 

 

 

 

 

 

 

덧대기

 

간(肝) 하면 떠오르는 아이콘은 차두리와 토끼'다. 차두리는 웃자고 한 소리이니 논의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자. 토끼'는 사람뿐만 아니라 들짐승이라면 모두 좋아한다. 하지만 토끼 고기를 차지하는 부류는 먹이사슬 구조에서 상층부를 차지하는 무리'다. 동물나라'에서 사자는 토끼 고기'를 독점한다. 사자가 없다면 늑대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 만약에 정글에 사자와 늑대마저 없다라고 가정한다면 여우나 삵이 토끼의 간을 차지할 것이다.  그렇다면 여우마저 없다면 ?! 그때는 토끼가 토끼를 잡아먹는다. 누구나 다 권력의 독점을 비판하지만 정작 자신이 누리는 권력'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토끼는 약한 존재가 아니라 호랑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약한 존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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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5-06-28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징성 묘사가 절정에 달했네요. 귀신이야기 좀 더 섬뜩하게 길게 해주셨음 더 좋았을텐데 다음에 특수잔인물로 더 진행해주시오 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8 14:50   좋아요 0 | URL
원고지 분량이 길어지면 안 읽더라고요.... ㅎㅎㅎㅎㅎ 글구 제가 귀신을 본 적이 없어서 마땅히 생각나는 게 없네요. 혹시 오해하실까봐 첨언하자면 이 이야기는 실화입니다. 구미호가 제 간의 80% 정도만 먹어치워서 간신히 살 수 있었씁니다. 병실에 누워 이 글을 씁니다.

samadhi(眞我) 2015-06-28 14:51   좋아요 0 | URL
그 맛있다던 부은 간을 왜 남겨놨대요? 그 귀신도 다이어트 하나요? 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8 15:02   좋아요 0 | URL
그것도 모르십니까 ? 새싹 채소 안 길러보셨군요 ? 새싹 채소는 뿌리채 뽑아서 요리해 먹지 않는답니다. 뿌리는 남겨두고 윗등만 잘라서 요리하지... 그래야 다시 자라면 또 윗등만 잘라 요리 재료에 쓸 게 아닙니까. 제 간도 마찬가지입니다. 다 자라면 다시 부르겠지요. 이 새끼`가 저에게 최면을 걸어서 간이 100% 회복되면 자연적으로 다시 방문하도록 프로그램을 짰습니다. 저는 인간 새싹인 셈입니다.

samadhi(眞我) 2015-06-28 15:06   좋아요 0 | URL
상추는 그렇게 따는 거 알고 있어요. 절에 있는 텃밭에서 겨울을 이겨낸 상추라며 어느 분이 주신 것을 어제 씻으면서 그 생각(뿌리를 남겨두고 뜯던 거, 처음엔 그걸 몰라서 다 뜯어낼 뻔 했던 저를 보고 웃으시던 아주머니를 생각하며)이 나더라구요. 곰발님 그다지 맛있을 것 같지 않은데, 그 귀신 아무거나 막 먹는 거 아닙니까? 입이 매우 싼 듯한데요 ㅋㄷㅋㄷ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8 15:16   좋아요 0 | URL
오ㅡ 그래요. 상추 상추... 상추도 보면 이파리(?)만 따잖아요.. ㅎㅎㅎㅎㅎㅎ
뜬금없는 소리지만 자본가가 노동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자본가에게 노동자는 상추 같은 존재죠.
죽지는 않도록 이파리만 따는.... 개새끼들 최저임금 100원 올리면서 항상 이런 말을 하잖아요.
한국 경제 위기다. 그러면서 온갖 노동력을 다 빨아먹는 존재들.... 언제 한번 상추에 빗대서 자본론 이야기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뭘 모르시는군요. 간은 부어야 최고의 맛입니다. 푸아그라를 보세요. 근데 거위간요리 먹어본 적이 없어서리...

samadhi(眞我) 2015-06-28 15:19   좋아요 0 | URL
그 새키(?)들이 출산 육아 지원은 반대하면서 출산은 장려하잖아요 머슴한테 새경도 안주고 디지게 부려먹고 애는 많이 낳으라는 날도둑놈들 그나저나 성남시는 정말 놀라운 동네더라구요. 재향군인회같은 보수꼴통 집단까지 감화(?)시키다니 이재명옵하 화끈해서 딱 좋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8 15:31   좋아요 0 | URL
성남시의 사례를 보면 돈이 없으니 복지 정책 펼칠 수 없다는 말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것인가를 여실히 볼 수 있습니다. 모라토리엄을 선포했던 시가 무슨 수로 꽤 근사한( 뭐 유럽에 피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한국 실정에 비하면 ) 정책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은 얼마나 짜임새 있게 알짜배기에 투자하는냐 아니겠습니까. 오세훈이 성남시를 따라했다면 꽤 근사한 도시가 되었을 겁니다. 결국은 복지 키워드는 재정이 아니라 좋은 인재입니다. 보도블록만 1년에 2번 교체하지 않아도, 이런 것들 적은 돈 모이면 무상급식 왜 못합니까....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8 15:35   좋아요 0 | URL
메르스 확산의 주범은 결국 기업화된 병원이 야기한 것 아니겠습니까. 공공병원이 이토록 없다는 것은 비극이지요. 비극.... 도대체 국가는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하는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위기 때마다 금수저나 빼앗아가는 게 국가의 권리인지... 참.... 보면 삼성의 이익이 국가의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놈이나 위기 때 금수저 내놓고 자랑스러워하는 인간들 보면 한심합니다. 내가 늘 즐겨 쓰는 말... 지랄도 풍년이다...

samadhi(眞我) 2015-06-28 15:39   좋아요 0 | URL
저는 그럴 때마다 김구가 생각나요. 강제병합일에 맞춰 철저히 국내진공작전을 준비했다가 미쿡놈들이 원자폭탄 투하하는 바람에 앞으로 외세의 손아귀에 놀아날 것을 통탄해마지 않던, 그 마음이... 여태까지 이렇게 당하고만 살고 있는 우리를 보며 선생이 얼마나 한스러워 하실지
이 나라 언제 ˝저 더러운 것들 싹 쓸어서~˝ 진짜 주인이 나타날지

5DOKU 2015-06-28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금 문학동네가 2차 좌담 공개 `강요`문을 내놨더군요. (http://www.munhak.com/community/notice_view.asp?page=1&SearchType=&SearchText=&TopCount=10&Brdcode=Nt001&idx=25985) 이번에는 일방적인 녹취 선언과 자신들과 대화를 하지 않으면 반성도 없다는 뜻을 천명했던데 곰곰님 견해가 궁금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8 16:21   좋아요 0 | URL





1차 비공개 제안에 이어 2차 공개 제안‘을 보면서 느낀 점은 똥줄 탄다는 느낌. 목마른 놈이 우물 판다는 심정 아니겠습니까 ? 외신들마저 공격적으로 보도하다 보니 논란이 사태로 확장되었고, 국내 소란이 글로벌을 넘어서 아스트랄한 사건으로 비화되었으니 똥줄이 탈만도 합니다. 1차 좌담 제안‘을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요 ?


남조선 아새끼들, 잘들 있었시요 ? 초코파이와 새우깡 먹고 자라서리 히마리 없는 다섯 명의 동지들에게 제안 하나 하갔시오. 인간은 싸우면서 크는 거라고 대동강물을 원샷으로 털고 백두산 만경봉을 귀후비개로 사용하셨던 위대한 수령 동지께서 말씀하시고는 했디요. 이번 앙칼진 말풍선 사건으로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었습네다그려. 내래, 왜 이번에 도적글 사태가 벌어졌나 심히 궁금해서리, 상다리 부러질 각오로 잔치 한번 벌리겠시오. 초청하니 차린 건 없디만 시바스 리갈에 단고기 먹고 즐겁게 노시다 가시라요. 날래 와서리 풍성한 입바구니 기대하갓습네다. 품삯 걱정은 마시라요. 내래 다 준비하갓습니다. 월 모일 함경북도 만지리 223번지로 냉큼 오시라오. 이상. 북조선 강냉이 동네`서 말씀드렸습네다..

이렇다면 남조선은 신나서 가겠습니까 ? 외교란 건 < 통보 > 가 아니라 < 조율 > 이죠. 조율을 거쳐 공문을 띄우는 것이지, 어떻게 통보를 먼저 하고 나서 조율을 합니까 ? 그런 외교 결레는 명나라와 조선의 관계일 때나 가능합니다. 가끔 그런 통보를 하고는 하죠. 바로 전쟁 선포할 때입니다. 이때는 사전 조율이 없습니다. 저 1차 공개 신청은 마치 전쟁 통보 같습니다. 명백한 결례죠.

이게 문제가 되니 2차 공문... 문동이 얼마나 그동안 강자로 군림했는가를 여실히 알 수 있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고 확정적으로 말하기에는 불확정적인 합리적 의심을 할 수 있지만 이 불확정성에 기반한 합리적 의심은 논증적 타당성으로 인해 진실의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 단락은 창비 흉내를 내보았습니다)

수다맨 2015-06-28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명된(?) 측에서 요구하는 것은 다음과 같이 보이더군요. 1) 사전 양해나 동의 없이 일방적인 통보에 대한 사과 2) 토론을 할 거면 비공개가 아닌 공개적으로 할 것 3) 문학동네가 주최할 게 아니라 공신력 있는 제3단체가 토론을 중재해야 함 3) 정문순 평론가 등 그동안 신경숙의 표절을 지적해온 비판적 필자들이 참석할 것
다시 나온 문학동네의 답변을 읽고 있으려니 녹취록 공개와 같은 부가적인 언급만 있을 뿐 제3자 주최, 비판적 필자들의 추가 참석과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습니다. 마지막 문장이 `좌담 참여에 대한 실무적인 사안은 논의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건데, 그 실무적 사안을 미리 해결하고 동의를 구하는 작업부터 선행했어야 하지 않을까요. 게다가 `제3자의 존재에 의지하지 않고 정직하게 대화하기를 희망`한다는데, 누가 이 말을 믿을 수 있을까요. 무슨 친목회나 동창회 내규 정하는 것도 아닐진대 일 처리가 왜 이리 허술한지 모르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8 18:24   좋아요 0 | URL
레슬링에 비교하면 문학동네 홈 구장에서 5인 리턴매치를 하자는 것 아닙니까.
골 때리는 것은 문동은 비문동 5인을 아예 설정한 상태로 하고, 자기 소속 선수는 누구인지 공개를 안하는 꼴.
다시 말해서 우리는 너희를 분석해서 대비하겠지만, 너희는 우리가 누군지 모르니 대비할 수 없을 걸...
뭐, 이런 거 아니겠습니까 ? 떳떳했다면 자신들 선수 명단도 공개해야지 서로 탐색전을 벌릴 것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