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X파일 - 검찰공화국을 꿈꾸는 윤석열 탐사 리포트
열린공감TV 취재팀 지음 / 열린공감TV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이재명으로 간다 !





지난 촛불 정국 때 이재명 후보의 즉흥 연설을 들은 적 있습니다. 촛불 집회 때 거리 행진을 하고 나서 사람들이 하나둘 집으로 향할 때 대로가 아닌 후미진 뒷골목 한쪽에서 웅성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호기심 하면 저 아닙니까. 소규모 군중이 모인 곳으로 가니 사람들이 건물 안 창가에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던 이재명을 향해 콜을 외치고 있더군요. 그는 식사를 마치지도 않은 채(혹은 식사를 마치고 나왔을 수도.. 기억 가물가물)밖으로 나와서 연설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그 연설을 듣다가 깜짝 놀랐던 것은 대본도 없이 진행된 돌발 연설이었는 데에도 그 어떤 막힘도 없이 연설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연설에서 그가 쏟아냈던 통계값과 수치가 얼마나 정확한 것인지는 알 길이 없으나 소숫점까지 언급하는 것을 보고 저는 그 말을 신뢰했습니다. 그는 준비된 20대 대통령 후보 이재명이 아니라 5년 전에도 이미 준비된 대통령 후보였습니다. 저는 그동안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말에 대하여 콧방귀를 뀌고는 했으나 요즘에는 실감하게 됩니다. 펜을 잡고 권력을 쥔 판사, 검사, 기자들은 펜을 사시미 칼처럼 휘두르고 있습니다. 여름방학 봉사 활동 표창장 위조는 징역 4년 형이지만 학위와 경력들을 조작하여 신분을 세탁한 범죄는 기소조차 되지 않습니다. 그 어떤 비난도 없습니다. 누구는 세금 230억을 갈취했으나 투자 금액보다 이익이 적기에 범죄가 될 수 없다는 상상할 수 없는 논리로 무죄가 되기도 했습니다. 누누이 하는 말이지만 현대 권력은 누가 해석할 수 있는 권한을 가졌는가에 있습니다. 모든 해석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기에 해석의 권한은 곧 권력이 되었습니다. 제가 이재명을 지지하는 이유는 민주당 후보가 이재명이기 때문이 아니라 이재명이 민주당 후보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민주당이 진보 정당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민주당 지지자도 아닙니다. 이재명이 바늘 도둑이라고 비난한다면 윤석열은 소 도둑입니다. 바늘 도둑을 저지하기 위하여 소 도둑을 지지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입니다. 지나친 낙관은 금물입니다만 이재명은 이깁니다. 내일을 생각하는 놈은 오늘만 생각하는 놈을 이길 수 없으니까요. 저는 이재명으로 갑니다. 다 함께. 시발. 동참합시다. 






덧대기


2년 전이었나. 만능 주방 요리 기구인 에어플라이어가 유행한 적이 있다. 기름 없이 치킨이나 피자를 만들 수도 있고 군고구마에 감자칩 요리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백 가지 요리 가능 !  " 오, 마이 지져스 크리스마스 할렐루야다, 야 ! " 요리에 무능한 나는 요리에 만능인 에어플라이어를 장만했다. 기계의 힘을 빌리면 나는 요리사. 어머머. 왠걸. 시바.  내가 이 제품을 사고 나서 한 요리라고는 딱 한 번 고구마를 구운 것이 전부다.  요리를 할 때 들어가는 수고가  가장 적은 것은 군고구마 요리이기 때문이다. 고구마를 에어플라이어 안에 넣는다. 끄읏 !!!!!!   이럴려고 에어프라이어를 샀나 하는 자괴감이 흙흙흙. 나는 이 제품을 아무 조건 없이 요리를 좋아하는 친구에게 양도했다. 요리 만능 제품이 요리에 재능이 있는 친구를 만나자 실력을 뽐내기 시작했다. 삐리리릭, 피자 대령이오 ~ 삐리리리리릭 고소한 감자칩 대령이오 ~ 삐리리리리리릭......  이재명은 바로 에어프라이어 같은 후보란 생각이 든다. 누가 이 제품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지는 것이다. 반면에 윤석열은 군고구마 요리만 할 수 있는 에어프라이어다. 이 깡통 기계는 오로지 정권 교체를 바라는 소비자를 위한 만든 단일 기능 에어프라이어다. 경제 정책 대안 요리 버튼도 없고, 미래 비전 대안 요리 버튼도 없고, 부동산 대책 대안 요리 버튼도 없고, 없고, 없고, 없고......  하. 시발. 다 없어요. 달랑, 할 수 있는 기능 버튼이 정권 교체뿐이다. 나 같은 요리 무능자에게는 안성맞춤이지만 오로지 군고구마 하나 먹겠다고 비싼 돈 내고 에어플라이어를 사는 것은 미친 짓이란 생각이 든다. 군고구마는 추운 날 거리에서 군고구마 장수가 장작 드럼통에서 파는 군고구마가 최고여.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억의집 2022-01-29 18: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작년 한해 동안 진보유투브 섭렵했는데, 제가 그동안 이재명에 대해 얼마나 오해했는지 알겠더라구요. 그를 싫어하는 똥파리들에 의해 날조된 거 너무 많아서 그걸 사실로 알었던 게, 언론이 제일 책임이 크죠. 이재명이 대장동에서 받아 먹은 거 하나 없는데 마치 언론이 이재명이 비리가 있는 것처럼 쓰고 그 알의 이재명 조폭 연루설은 그알이 트윗과 게시판에 제보를 바란다 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제보 하나 없어요. 저는 작년에 유튜브 보면서 우리의 사법체계에 대해 불신하게 되었고 언론도 사실과 진실 보도는 거리가 멀고 오로지 자기 이익을 위해 왜곡하고 오히려 진보유튜버들이 활발하게 움직임다는 것,,,, 이재명을 다시 조명하면서 이재명이 꼭 대통령이 되어야하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곰곰생각하는발 2022-01-29 18:17   좋아요 0 | URL
반가워요. 오랜만이죠 ? ㅎㅎ
제가 말했잖아요. 이젠 펜이 사시미 칼이 되었다고.
이제 펜은 해석의 도구가 되었고, 그 힘이 막강해진 거죠.
언론이 솔직히 그냥 기득권 세력이지 정의, 진실 이런 것 하고는 거리가 정말 멀잖아요.
그냥 양아치 집단 중 하나라는 생각 밖에는 들지 않습니다.
하여튼 설 잘 보내시고요 ~~~~
조카들 있으면 잘 좀 설득시키세요.. ㅋㅋㅋㅋ
저는 이번에 조카들 위해 돈봉투 살포할 계획임돠..

불청객 2022-01-29 18: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법의 해석과 판단과 적용을
한 줌의 판사들이 독점하고 있는 폐해입니다.
배심원제, 검수완박, 법원장, 검사장 국민 직선제등이 완비되어야
최소한의 사법체계가 정립되는 거죠.
AI 판사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AI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니까 하는 얘기입니다.

이번에 윤석열이 대통령되면
법의 정의란 것은 꿈도 꿀 수 없겠죠.
대한민국은 브라질이 되는 겁니다.

그리고 장담컨대
이재명도 문재인도 결국은 감옥으로 갈 겁니다.
죄목은 검찰이 만들고,
언론이 나팔불고,
법원이 승인하면
뭐든지 됩니다.
조국과 정경심이 모범사례죠.

곰곰생각하는발 2022-01-29 18:33   좋아요 0 | URL
삼권분립은커녕 검사 집단에게 삼위일체로 완전히 잡아먹히는 거죠.

개똥이 2022-01-29 22: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혁명이래로 진보진영 유력 정치인들에게 들이닥친 사건들로 무기력함을 느끼곤 했던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지난날 민주당 경선경쟁 당시 이낙연님이 당연히 선출되리라 여기던 저는 의외의 결과에 매우, 놀랐었는데요. 너도나도 어려운 시기인 탓도 있겠고 감정에 치우친 선택으로부터 선출됐을 가능성이 높은 인물일지언정 현재 돌아가는 행태로 보아 윤씨가 뱉은 말들이 저로서는 도무지 납득이 안 가는 부분이 많습니다.. 죽이되든 밥이되든 찍어도 뭘 알고 찍고싶은데 늦어지는 대선토론에 참담한 심정이네요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22-01-30 11:32   좋아요 0 | URL
러시아의 라스푸틴 사태와 브라질은 검찰 쿠데타 정권이 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브라질은 검사 집단 때문에 지금 폭망하지 않았습니까..

singri 2022-01-30 04: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사람들은 다시 또 근혜가 보고싶은걸까요? 언론이고 사법이고 정말 짜증나요. 어떻게 모든 언론의 오늘 뉴스가 다 같을까요? 어떻게 장모는 무죄고 정경심은 4년일까요?
암튼 이재명의 배경은 어쩔수없이 마음에 안들지만 그래도 거짓말쟁이 도리도리보다는 챙길게있다고 봅니다.

뭐라도 하나 쥐어줄만한 사람 하고
뭐라도 하나 쥐어짤 사람 하고의
선택이란거.
명박근혜가 돌아온다 생각하면 벌써부터 뒷골이 ㅠ

곰곰생각하는발 2022-01-30 11:31   좋아요 1 | URL
최태민 가족 때문에 이 지랄이 발생했는데 더 큰 놈이 올 줄은 몰랐습니다.
전국의 무당 20만 명 상경해서 집회 연다고 하던데.... 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대 대선에서 무당들이 특정 후보를 위해서 상경하는 모습은 아마 처음이지 않을까 싶네요
무당이 지지하는 대선 후보라.......

박균호 2022-01-30 05: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세월호를 교통사고라고 내 뱉은 그쪽, 그쪽에 달라 붙어서 국회의원 한 번 해보겠다고 덤비는 똥파리들...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명박근혜를 배출한 것들이 정권 교체를 외치다니 어이가 없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22-01-30 11:29   좋아요 1 | URL
국희의원들이야 뱃지 하나 더 달려고 욕심을 부린다 쳐요. 뭐, 그런 부류이니까.
그런데 저는 진중권과 서민 같은 부류를 보면 도저히 인해가 안 가더라고요.
진중권은 정의당 입당했는데도 여전히 윤석열 빨아주는 트윗질만 하더라고요.
 









노동자의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











아마존은 세계 최고 부자 회사입니다. 아마존 회장 제프 배조스 자산은 220조입니다. 그는 올해에만 80조를 벌었습니다. 주가가 껑충 올라서 하루에 11조를 벌기도 했죠. 코로나가 종식된다면 아쉬워서 눈물을 흘릴 사람은 제프 베조스입니다. 그가 돈을 하루에 " 백 억씩 죽을 때까지 ㅡ " 흥청망청 쓴다고 해서 그의 자산이 줄어드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에게 시간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요, 화수분이죠. 


그가 잠을 자는 동안 자산은 100억씩 불어나 있습니다. 물 한 모금 마시는 시간에 1억을 벌기도 했죠. 세계 최고 부자가 있는가 하면 그 반대편에는 열심히 일을 하면서도 끼니를 해결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저임금 노동으로 의료 시설 이용과 끼니를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 만든 메디케어와 푸드시스템(꿈나무 카드)이 있습니다. 이 혜택을 이용하는 노동자 중에서 대략 35%는 월마트, 아마존, 맥도날드에서 일하는 대기업 풀타임 노동자입니다. 풀타임으로 일을 하지만 끼니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아마존 노동자 임금은 최저생계비를 밑도는 저임금입니다.


세계 1위 기업의 작업 환경은 여러분이 상상하는 것 이상을 초월합니다. 아마존 물류창고에서 발생한 재해발생률은 산업계 평균보다 2배 높습니다. 또한 결근은 말할 것도 없고 지각 한 번 하면 해고입니다. 이 물류창고에는 최소한의 냉난방 시설도 갖춰지지 않았습니다. 아마존 노동자는 여름에는 일사와 싸워야 하고 겨울에는 동사와 싸웁니다. 탈수나 일사병으로 쓰러진 직원이 속출하지만 아마존은 에어컨을 개선하는 대신에 밖에 구급차를 상주 대기하도록 했습니다. 결원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여 대기실에는 직원을 대신할 대기자도 있습니다. 시설 개선보다는 구급차를 상시 대기하는 비용이 저렴하거든요. 


아마존은 노조가 없습니다, 아마존은 최저 임금 정책을 고수합니다, 아마존은 해고가 자유롭습니다. 작업 도중 허락 없이 화장실에 갔다는 이유로 해고된 노동자도 있습니다. 배조스의 성공 스토리와 아마존 노동자의 노매드랜드 서사를 20자평으로 요약해 볼까요 ? 베조스는 돈벼락, 노동자는 날벼락 !  제프 베조스야말로 진정한 오징어 게임의 승자입니다. 그는 자유로운 해고를 통해 노동자가 받아야 할 정당한 노동 품삯을 줄여서 부를 축적한 인물입니다. 베조스에게 빼앗긴 노동자의 돈은 " 땀 흘려 번 돈 ㅡ" 이고 " 피 같은 돈 ㅡ" 이라는 점에서 제프 베조스는 노동자의 피를 빨아먹는 드랴큘라입니다. 


어젯밤에 제임스 웨일의 << 프랑켄슈타인, 1931 >> 를 다시 봤습니다. 이 영화에서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대부호의 아들입니다. 명망 높은 정치인들도 그의 아버지 앞에서는 하수인처럼 쩔쩔 맵니다. 스탠포드 대학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프랑코 모레티가 쓴 << 공포의 변증법 >> 에서 그는 프랑켄슈타인 과 드라큘라 를 맑스 자본론'으로 풀어냅니다. 그는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창조한 괴물은 프롤레타리아를 대표한다고 지적합니다괴물은 이름이 없습니다(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만든 박사 이름이지 괴물 이름이 아니다)


프랑켄슈타인이 창조한 괴물은 “ 그것 : it, thing ㅡ ” 이거나 “ 흉측스러운 것 ㅡ ” 으로 지시될 뿐입니다. 과학자인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만든 괴물은 특정한 용도를 위한 만든 전시품(things)에 불과하지요. 그것은 주인의 욕망에 따라서 언제든지 폐기처분될 수 있는 아무것도 아닌 것(nothing)이기도 합니다. 모레티는 이렇게 말합니다.“ (괴물)는 전적으로 창조자에 속(屬 무리 속)한다프롤레타리아와 마찬가지로 그는 집단적이고 인공적인 피조물이다. (공포의 변증법, 23)” 괴물은 죽은 민중의 시체 파편들을 꿰매서 만든 복수형입니다. 


메리 셀리가 묘사한 괴물은 정확히 태양 아래 검게 그을린 육체 노동자-들에 대한 표현입니다 

 

누런 살갗은 아래 비치는 근육과 혈관을 제대로 가리지도 못했다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흑발은 출렁거렸고 이빨은 진주처럼 희었지만 이런 화려한 외모는 허여멀건 눈구멍과 별로 색깔 차이가 없는 희번덕거리는 두 눈쭈글쭈글한 얼굴 살갗그리고 일자로 다문 시커먼 입술과 대조되어 오히려 더 끔찍할 뿐이었다.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 육체 노동자를 대표한다면 드라큘라는 독점 자본가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이 작품에서 피 는 화폐 에 대한 은유이지요그러니까 드라큘라는 “ 피 를 빠는 것이 아니라 호주머니에서 “ 화폐 를 빼앗는 것입니다드라큘라는 사람 목숨을 빼앗는 데는 관심 없습니다그는 인간을 자신의 노예로 부리기 위해 이용할 뿐이죠그는 필요한 만큼만 빨아먹습니다그가 치사량에 가까운 피를 흡혈하지 않고 현기증이 일어날 정도(소량의 피)만 흡혈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그들을 살려두어야지만 피(화폐)를 계속 공급받을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그것은 마치 최저 생계비만 지급하는 제프 베조스의 경영 전략을 닮지 않았습니까 ? 프랑코 모레티가 << 드라큘라 >> 텍스트에서 피 > 를 화폐 로 치환한 데에는 마르크스 자본론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쉽게 간파할 수 있습니다.<< 자본 1 >> 에서 마르크스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자본은 흡혈귀처럼 오직 살아 있는 노동을 빨아먹어야 살 수 있으며더 많은 노동을 빨아먹을수록 더 오래 사는 죽은 노동이다.

- << 자본 상 >> , 비봉출판사 296  


넷플렉스 드라마 << 오징어 게임 >> 에서 오일남은 이렇게 말합니다. " 가난한 사람과 부자의 공통점이 무엇인 줄 아나 ? 사는 게 재미가 없다는 거야 ! "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이 드라마의 명대사로 뽑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말을 전혀 믿지 않습니다.  투자의 다른 이름은 도박입니다.  투자는 합법적 노름이죠.  세계적 거부들은 모두 다 도박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정 ?  도박 습관의 대표적인 요인은 행운에 대한 믿음입니다. 자신의 선택이 맞아떨어졌을 때 느끼는 희열은 상상을 초월하는 오르가슴입니다.  아흥, 야메떼구다사이 !!! 


행운의 여신이 자기 편이라는 것을 확인했을 때 그는 신이 내 곁에 머물고 있다는 종교적 체험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도박에 중독된 사람은 오함마로 손모가지가 부서지기 전까지 도박을 합니다. 그들에게는 천문학적인 돈은 도박 자금에 불과합니다. 내기에 건 돈이 클수록 짜릿하죠.  그래서 부자들은 사는 게 재미있습니다. 돈 버는 재미만큼 짜릿한 재미가 어디 있나요 ?  코로나 여파로 제프 베조스 같은 부자들은 천문학적인 재미를 보았죠. 오일남은 사는 게 재미가 없어서 오징어 게임에 참여한 것처럼 말하지만, 그 나이에도 무모한 도전을 감행하는 것을 보면, 


그는 도박에 중독된 인물입니다. 사는 게 즐거우니까 놀이에 탐닉하는 겁니다. 하루 벌어서 하루 사는 사람에게는 한가하게 재미를 생각할 여유가 없습니다. 다른 이에게는 생존 게임이지만 오일남 같은 노인에게는 한갓 유한 계급의 레크레이션(여가 활동)일 뿐입니다.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보다 불행할 것이라는 신파적 맹신은 지나가는 봉천동 방동사니에게나 주세요. 이재용은 당신보다 안락하고 평온한 삶을 살아갈 것입니다. 이새끼, 사는 게 존나 마음에 들걸요 ?  가난한 자와 부자의 공통점은 별거 없습니다. 언젠가는 죽습니다. 신이 가난한 인간에게 하사한 유일한 선물이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흑인 오르페와 백인 조르바











모든 단어에는 기본값이 정해져 있습니다. " 의사 ㅡ " 라는 단어의 기본값은 무엇일까요 ? 남성입니다. 이 단어에는 의사'는 남성이다 는 전제가 깔려 있죠. 남자 의사를 두고 남의사'라고는 하지 않잖아요. 반면에 여자가 의사인 경우에는 < 여의사 > 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표준 국어 사전에 등재된 단어죠. < 여기자 > 라는 단어도 마찬가지입니다. < 남기자 > 라는 단어 들어보셨습니까 ? 젊었을 때 여기자로 활동했던 사람이 나중에 소설가가 된 적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되돌아온 응답은 < 여류 작가 > 였습니다, 응 ?


늙은 여자라는 뜻을 가진 < 노파 > 라는 말도 꽤 웃깁니다. 노인이라는 단어는 가치 중립적이어서 모든 성별에 사용할 수 있지만 애써 노파라는 특수 상황을 만듭니다. 모든 디폴트가 남성에 맞춰진 것은 아닙니다. < 무당 > 의 기본값은 여자'이지요. 여자가 주로 무당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그렇다면 남자가 무당이 되면 " 남무당 " 이 될까요 ?  그럴 리는 없습니다. 우리는 남성 무당을 < 박수무당 > 이라고 하죠. 박수가 무슨 뜻일까요 ?  박수의 어원은 몽골어로 박시'라고 합니다.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나열된 사례들을 살펴보면 단어를 만든 주체가 남성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차이를 부각하려는 의도는 명백합니다. 차별입니다. 마르셸 까뮈 감독이 연출한 << 흑인 오르페 Orfeu Negro, 1959 >> 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훌륭한 영화죠. 그런데 영화 제목이 이상합니다. 굳이 오르페가 흑인이라는 사실을 밝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오르페가 백인이었다면 영화 제목이 << 백인 오르페 >> 가 되었을까요 ? 매우 이상한 강조법입니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그리스인 백인 조르바'라고 하지 않잖아요. 두 여성이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한 명은 백인이고 다른 한 명은 흑인입니다. 흑인 여성이 백인 여성에게 묻습니다. 


" 너는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면 뭐가 보이니 ? " 백인 여성이 대답합니다. " 여자가 보이지 ! " 그러자 흑인 여성은 기다렸다는 듯이 이렇게 말합니다. " 나는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면 < 여자 > 가 아니라 < 흑인 여자 > 가 보여. 너에게 피부 색깔은 보이지 않아. 너는 그것을 보지 않아. 그럴 필요가 없거든. 그것이 바로 특권이 작동하는 방식이거든. 특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그것이 보이지 않지. " 그렇다면 남자는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볼 때 무엇을 볼까요 ?  남자는 거울을 볼 때 " 인간 " 을 봅니다. 


제가 이 자리를 통해서 하고 싶은 말은 특권을 누리는 사람은 그 특권을 보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특권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먼저 차별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차별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차이가 강조되어야 합니다. 특권을 가진 사람은 차별이 보이지 않죠.  보편성이라는 말도 사실은 굉장히 폭력적인 개념입니다.  보편성의 핵심은 다수이고 다수는 주류를 형성합니다.  사회적 디폴트 값이라는 것도 사실은 보편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동진 영화평론가인지 영하팽뢴과인지 하는 사람이 영화 << 캐롤 >> 을 본석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 제가 느끼기엔, 테레즈한테는 동성애적인 사랑이 필요한 게 아니라 캐롤이 필요한 겁니다. 근데 하필이면 캐롤이 여자였을 뿐이라는 거죠. 그러니까 어떤 동성애를 다루는 영화에서는 상대방이 여자라는 게 핵심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동성애적인 정체성에서 내가 여자를 사랑하는 사람이야 라는 것이 그 사람을 말하는 가장 중요한 정체성이 될 수 있는 거잖아요. 최근에 개봉을 앞두고 있는 < 대니쉬걸 > 같은 바로 그 영화가 그런 영화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아닌 것 같아요. "  이동진은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면 뭐가 보일까요 ? 당연히 휴먼이 보일 겁니다. 


네에, 그레이트 휴먼이 보일 거예요.  이동진은 캐롤을 여성이라는 소수성을 가진 인물이라기보다는 그냥 단순히 보편적 인간으로 바라보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는 동성애적 사랑을 보편적 사랑으로 전환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그가 거울을 통해 보는 것은 차별이 아니라 보편적 기본값이거든요. 이 영화는 이됭진 영하팽뢴가의 주장과는 달리 캐롤이 여성이어야지만 성립될 수 있는 영화입니다. 상업 영화는 이성애 중심 서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동성애를 다루는 소수의 영화가 인디 영화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동진은 그 꼴조차 보기가 싫었던 모양입니다.  


약자에 대한 배려도 없고 소수에 대한 이해도 부족한 인간이 영하팽론과랍시고 설치고 다니는 꼴을 보면 한숨이 나옵니다. 이런 부류의 인간들이 세상을 바라보면 이 세상은 차별도 없고 그레이트 휴먼만 존나 넘치는 세상이 보입니다. 아름답죠. 참, 아름다운 세상이에요. 니미 조또.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1-09-28 19: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28 19: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28 19: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28 2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28 2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28 2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블루레이] 소리도 없이
홍의정 감독, 유아인 외 출연 / SM LDG / 2021년 2월
평점 :
품절












소리도 없이1)










초희는 몇 짤 ? 네에, 11살입니다. 어린 남동생도 있죠. 한국 사회에서 가장 이상적이라는 4인 가족입니다. 경제적 상황도 나쁘지 않은 모양입니다. 실수가 아니라면 유괴범이 가난한 집 아이를 납치할 리는 없으니까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딸이 납치되었으니 아버지의 마음은 오죽하겠습니까. 이 영화는 아버지가 인질범에게 복수를 하는, 그렇고 그런 << 테이큰 >> 유형의 아버지 복수극'일까요 ?  이 영화의 묘미는 장르적 클리셰를 비틀어버린다는 데 있습니다. 좌회전 깜빡이 켜 놓고 우회전 하는 경우죠. 


창복(유재명 분)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초희 아버지는 납치범의 실수로 3대 독자인 막내아들 대신 딸이 납치된 것을 불행 중 다행이라고 여기는 사람입니다.  가부장 중에서도 진짜 가부장이죠.  그는 딸의 몸값이 너무 비싸다며 인질범과 가격을 놓고 흥정을 하기 시작합니다.  초희가 인질범에게서 풀려나는 일도 차일피일 미루어지지요.  납치 사건에서 시간이야말로 납치된 아이의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골든 타임'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아버지는 납치된 딸을 방치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상황을 볼 때 아버지는 딸에 대하여 그닥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다면 초희는 어떤 아이일까요 ?  인질로 잡힌 아이는 눈치가 빠릅니다. 눈치가 빠르다기보다는 눈치를 본다는 표현이 적확할 겁니다. 초희는 평소에 어른의 눈치를 보는 것에 익숙한 아이입니다. 눈치를 < 보다 > 라는 사동사는 눈치가 < 보이다 > 는 피동사의 결과입니다. 눈치가 보이지도 않는데 어떻게 눈치를 봅니까 ?  그렇다면 피동사의 주체는 누구죠 ?  당연히 그 주체는 부모일 겁니다. " 눈치가 없는 아이 ㅡ " 가 사랑받는 아이일 수는 있으나 " 눈치를 보는 아이 ㅡ " 가 사랑을 받는 아이일 가능성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초희는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입니다. 


초희는 인질범의 마음에 쏙 들도록 " 예쁜 짓 " 을 하죠.  예쁜 짓 ?!  예쁜 짓을 나열해 봅시다  :  방을 청소하고 빨래를 하고 문주(유아인의 어린 여동생)를 보살핍니다. 이 모든 행동은 진심이라기보다는 생존을 위한 연극에 가깝죠. 이 연극은 소꿉놀이와 유사합니다. 역할 놀이'를 하는 것이죠. 초희는 어머니 역할이고 태인은 아버지 역할입니다. 그리고 문주는 가짜 딸이죠. 초희는 밥상을 차려놓습니다. 문주가 제일 먼저 음식에 손을 대려고 하자 초희는 문주에게 밥상머리 교육을 합니다. " 오빠가 먼저 먹고 나서 먹자 ! " 우리가 이 장면에서 발견하게 되는 것은 여성 차별의 교육화'입니다. 


딸보다 아들이 귀한 대접을 받는 가정에서 자란 딸은 성차를 재현함으로써 자신의 목숨을 차일피일 연장합니다. 이것이 바로 딸이라는 잰더에게 부여되는 예쁜 짓의 정체죠.  이 영화는 얼핏 보기에는 태인이 중심이 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초희가 주인공인 영화입니다.  < 별주부전 > 이 아니라 < 토끼전 > 인 것이죠.  이 영화에 대한 수많은 논평이 존재하지만 대부분은 태인의 입장에서 이 영화를 이해합니다.  길티플레져 ?  참, 이상하지요. 별주부전에서 악당은 토끼를 납치한 별주부인데 우리는 오히려 토끼를 얄미운 캐릭터로 인식하고 있으니까요.  


이처럼 어느 쪽에 방점을 두느냐에 따라 해석은 180도 달라지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프레임이자 이데올로기입니다. < 별주부전 > 에서 우리가 별주부에게 동조하는 이유는 가부장 사회에 길들여진 가해자(이거나 가해자의 서사에 익숙한 피해자)이기 때문입니다. 가해자 중심 서사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서 그 텍스트를 해석하면 토끼가 얄미운 녀석이 되죠.  이 영화도 마찬가지예요. 태인은 순수를 잃지 않은 어른으로 묘사되고 초희는 영악한 아이로 묘사가 됩니다. 초희가 배반한 것은 우정이 아니라 가부장의 통념입니다. 아이는 우여곡절 끝에 용궁을 빠져나옵니다. 


하지만 아이의 표정은 밝지 않습니다2). 아이의 표정이 모든 것을 말해주죠. 이 영화는 놀라울 만한, 번개처럼 느닷없이 출몰한 훌륭한 데뷔작'입니다. 놓치면 후회합니다. 





                                      


1)  < 소리도 없이 > 무슨 뜻일까요 ?  영화 속 태인(유아인)은 듣기와 읽기가 가능하지만 말은 하지 못한다는 설정을 가진 캐릭터입니다. 프로이트 식으로 말하자면 " 구순기 고착 " 인 캐릭터입니다. 유아인은 누가 봐도 어른이 아니라 아이'입니다. 몸만 어른일 뿐이지요(반면에 눈치 백 단 아이는 일찍 철이 든 어른 같습니다). 프로이트는 이런 유형을 구순기라고 말하고 라캉은 이것을 " 상상계 " 라고 명명합니다. 상상계란 언어의 질서에 편입되지 않은 시기를 말합니다. 그러니까 아이가 말을 배우고 언어에 대한 감각을 익히기 전이죠. 그래서 제목이 < 소리도 없이 > 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 말도 없이 > 죠. 이 작품은 상상계와 상징계의 대립을 다룬 영화입니다. 상징계에 속한 아이는 상상계에 머무르는 어른을 속이고 무사히 학교로 귀환하죠.


2) 초희는 집이 아니라 학교로 귀환합니다. 대부분의 유괴 영화에서 납치된 아이들은 결국에는 집으로 귀환하는 결말을 가졌는데 왜 이 영화에서 초희는 집이 아니라 학교에 도착하는 장면으로 끝이 날까요 ? 라캉이 말하는 상징계(언어)에 진입하는 행위는 " 아버지의 말과 법에 복종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세상의 모든 언어는 남성 중심적 사고에 기반하여 만들어졌습니다. 남성적인 것은 좋은 의미로 사용되고 여성적인 것은 부정적인 측면을 부각하죠. 한자를 보세요. 부수가 女인 한자치고 좋은 의미를 가진 한자는 별로 없습니다. 그것은 남성 명사와 여성 명사로 구분되는 언어를 가진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말을 배운다는 것부터가 이미 잰더 차별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언어를 배우는 학교는 그 시작점입니다. 이 영화에서 초희는 남자 동생 대신 실수로 납치된 누나'입니다. 초희의 아버지는 딸의 몸값이 비싸다는 이유로 거래를 차일피일 미루죠. 사실상, 방치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만약에 납치된 아이가 남자 아이였다면 몸값을 가지고 흥정을 할까요 ? 우여곡절 끝에 아이는 살아서 학교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죠. 이 영화는 납치된 여자 아이의 해피엔딩처럼 보이지만 꼭 그렇게 보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푸코에 의하면 학교는 아버지의 법을 강제로 가르치는 훈육 장치에 불과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입] Roddy Piper - They Live (화성인 지구 정복) (4K Ultra HD)(한글무자막)
Various Artists / Shout Factory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색안경을 쓰고 세상을 봅시다











문학 작품을 읽을 때 중요한 것은 문장을 읽는 것이 아니라 행간을 읽는 것입니다.  행간이란  :  행과 행 사이'이니,  " 행간을 읽는다는 것 ㅡ " 은 작가가 행과 행 사이에 숨겨놓은 문장을 찾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작품을 해석할 수 있는 힘은 바로 행간을 읽는 능력에 달렸습니다.  행간을 읽지 못한다면 그것은 단순히 책을 보는 행위에 지나지 않을 겁니다.  글을 모르는 아이도 책을 볼(seeingㅡ) 수는 있으니까요. 그런데 말이 쉽지, 보이지 않는 문장을 읽는다는 것이 어디 쉽나요.  그래서 우리는 해석할 수 있는 권리를 평론가에게 위임합니다. 


삐딱한 서정의 대가 존 카펜터 감독이 1988년에 만든 B급 영화 << 화성인 지구 정복 THEY LIVE, 1988 >> 에는 보이지 않는 문장(행간)을 읽을 수 있는 색안경이 등장합니다. 이 안경을 쓰면 광고와 미디어에 노출된 메시지의 진짜 메시지를 읽을 수 있습니다. " In God We Trust(우리는 주 하느님을 믿습니다) " 라는 문장이 새겨진 1달러 지폐를 색안경을 쓰고 보면 " THIS IS YOUR GOD  화폐는 너의 신이다 " 로 보입니다. 색안경을 쓰는 순간, 1달러 지폐에 새겨진 구절이 전혀 새로운 의미로 읽히게 됩니다. 잡지를 펼쳐 봅니다. " 권력에 대해 의문을 갖지 마라. 생각 없이 웃고 즐겨라 ! " 


색안경 쓴 주인공은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여자가 등장하는 건물 옥외 광고판을 봅니다. 그 광고의 행간은 "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라 ! " 라는 문장이었습니다. 무슨 뜻일까요 ?  상품을 생산해서 자본을 축적하는 자본가에게 있어서 인구 증가는 곧 소비자의 증가를 의미합니다. 인간은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이므로 장사꾼 입장에서 보면 인구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진딧물 많다고 투덜대는 개미는 없으니까요. 엘리트 정치인들이 애 많이 낳는 것이 애국이라고 발언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죠. 영화 속 주인공은 색안경을 쓰고 나서야 비로소 진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 영화의 박력은 바로 여기에 있죠. 우리는 흔히 색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지 말라고 충고합니다. 주관적 선입관(편견)을 가지고 평가하지 말라는 소리입니다. 편애야말로 가장 건강한 정치적 애티튜드라 믿는, 마찬가지로 편견을 가져야 건강한 사회가 된다고 믿기에, 저는 색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색안경은 진실을 왜곡하는 도구가 아니라 진실을 보는 도구로 사용됩니다. 이 영화는 B급 영화라는 이유로 평론가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받은 작품이지만 80년대 할리우드 영화 중에서 이 영화보다 훌륭한 영화는 찾아보기 힘들 겁니다. 


모론자는 세상을 음모론적 시선으로 세계를 이해합니다. 그리고 구조주의자는 세계를 구조주의적 시각으로 이해하고,  페미니스트는 세계를 젠더 갈등의 역사로 이해하죠.  사실, 따지고 보면 이데올로기야말로 색안경인 셈입니다. 지금까지 역사 발전은 새로운 이데올로기의 발견과 함께 했습니다. 모더니즘이라는 이름의 색안경은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색안경의 등장으로 인해 박살이 났죠. 저는 범성론이라는 이름의 색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봅니다. 이 색안경을 쓰면 곳곳에 암약하고 있는 " 자지 " 가 보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유행하고 있는 혐오의 언어들 : 김치녀, 맘충, 조선족, 똥꼬충'이라는 낱말이 박힌 문장이 등장하면 저는 빌리 더 키드처럼 잽싸게 안경집에서 범성론이라는 이름의 색안경을 쓰고 그 혐오의 문장 밑에 흐르는 행간을 읽습니다. 혐오 언어를 생산한 주체가 누구인가를 추론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미혼인 여성이 김치녀라는 단어를 생산할 리 없고, 아이를 가진 엄마가 맘충을 생산할 리 없으며,  중국 동포와 동성애자가 조선족 괴담과 똥꼬충을 확대 재생산할 리 없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안경을 쓰고 보면 김치녀, 맘충, 조선족, 똥꼬충이라는 단어는 사라지고 얼라들의 히마리 없는 자지'가 보입니다.  


혐오 언어를 생산하는 공장은 이성애 중심의 남근중심사회가 발원지입니다. 남근중심사회를 저잣거리 입말로 번역하자면 좆 같은 사회죠.  여러분, 제 잘못이 아닙니다. 이 안경을 쓰면 그렇게 보인다니까요 ?  색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각각 일장일단이 있겠습니다만, 색안경을 벗고 사느니 차라리 색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배부른 돼지보다는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지 않을까요 ?  오늘도 저는 색안경을 썼습니다. 책을 읽습니다. 현대인의 불안이라는 문장을 읽다가 피식 웃습니다.  색안경을 쓰고 보면 현대인의 불알로 보이거든요. 크하하하하하.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막시무스 2021-08-22 11: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곰발님이 가지신 색안경이 부럽고 구매하고 싶어지네요!ㅎ 저는 블루라이트 차단정도만되는 투명안경을 벗지 못하고 있나봐요!ㅎ 시원한 휴일되십시요!

곰곰생각하는발 2021-09-27 11:23   좋아요 0 | URL
댓글이 늦었습니다.ㅎㅎ 추석 연휴 잘 보내세요, 라고 말하기에는 추석 연휴가 지났죠 ? ㅎㅎ

겨울호랑이 2021-09-27 11:2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각자 자신의 눈이 다른만큼 시력도 다르고 자신에게 맞는 안경도 다른 것은 당연하다 생각됩니다. 한가지 색으로 보여지는 것보다 여러 색으로 보이는 것이 다양하고 아름다운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21-09-27 11:24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한 가지 색만 보고 한 가지 생각만 한다는 것은 꽤 끔찍한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잘 지내셨지요 ?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