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수염을 기르는 이유



 



                                                                                                       옛날 일이다. 내가 항상 다니던 동네 목욕탕이 한 달 간 내부 수리 중이어서 공사 중인 목욕탕이 하루빨리 수리를 마치고 다시 열리기를 학수고대했던 날이 있었다.

동네 단골 목욕탕은 매우 낡아서 70년대 물바가지를 여전히 쓰는 시설이었는데도 나는  이상하게 이곳에서 때를 밀어야 속이 시원했다. 이상하지, 겉의 때를 밀었을 뿐인데 속이 시원하다니 !  드디어 개장하던 날 새벽에 목욕탕을 찾았다. 표를 받고 늘 가던 대로 2층 계단 왼쪽 방향으로 걷고 있는데 새로 뽑힌 듯한 매표소 직원이 큰 소리로 나를 불러 세우더니 오른쪽으로 가라고 명령했다. 이 단호함과 간결함에는 새로 문을 연 목욕탕의 자부심이 느껴져서 기분이 좋았다. 공사를 크게 했다더니 남탕 위치가 바뀌었나 보네. 소소적인 줄 알았는데 대대적인 공사였구나. 

나는 방향을 바꿔 오른쪽 계단을 올라 남탕 문을 열어젖혔다. 아, 그립고 그립고 그리웠던 동네 목욕탕.  벽두 새벽인지라 휴게실 안에 사람은 한 명뿐이었다. 장발인 그는 휴게실 평상에 앉아 다리를 쫙 벌린 채 발톱 소재 중이었다. 무릎과 무릎 사이에는 아열대 우림에서나 볼 수 있는 검은 숲이 보였다. 저토록 울울한 숲은 아마존 이후 본 적이 없어서 경이로웠다. 숲에 가려서 페니스가 보이지 않을 정도라면 울창하긴 울창하구나. 굉장해. 저 숲에 과테말라 아나콘다도 살겠어.                           그런데 그곳은 내가 휴게실 안으로 들어서는 것을 주저하게 만드는 이상한 아우라가 존재했다.

뭐지. 이 위화감은 ?!  겨울철 찬 바람이 열린 문 사이로 들어오자 곱사등이처럼 고개를 묻고 발톱을 소재하던 이가 고개를 들어 내가 서 있는 문쪽을 바라보았다. 그의 고개가 젖혀지자 서서히 가슴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어 ? 어어어어어어어어어... 가슴에., 가슴에, 가슴에..... 유방이. 남자에게도 가슴 비대증이 생긴다더니 !  그와 나는 서로 말없이 바라보았다. 1초, 2초, 3초...... 내 눈이 500원 동전처럼 커지는 순간,  동시에 그의 벌어진 다리가 잽싸게 오므라들었다. 파리를 낚아채는 파리지옥의 주둥이처럼.  나는 용수철처럼 밖으로 튕겨져 나와  닫힌 문을 바라보았다. 여탕이었다.

안에서는 비명소리가 들리고, 나는 그곳을 도망쳐야 했다. 계단을 뛰어내려와 매표소 직원을 찾았다. 그는 태연스럽게 이렇게 말했다. 머리가 길고 피부가 뽀얗기에 여자인 줄 알았어요. 그날 이후로 궁여지책으로 수염을 기르기 시작했다. 피부가 여자보다 창백했던, 머리만 기르고 수염을 깎은 시절에는 여자라는 오해를 많이 받곤 했다. 남자와 여자를 분리한 독서실에 독서실 총무는 나를 여성 전용 독서실로 안내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그런 것은 작은 에피소드에 불과했다. 한 번은 탑골 공원 화장실에서 오줌을 누고 있는데 할아버지 한 분이 화장실 안으로 들어오셨다가

나를 보고는 여자화장실인 줄 알고 급히 방향을 선회해서 밖으로 나가려다 발목을 겹질려서 나동그라지신 적도 있다. 나는 쓰러진 할아버지를 부축하고는 타인의 아밀라아제와 타인의 암모니아를 닦아야 했다. 어찌나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던지. 수염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으나 이제는 그럴 수가 없다. 좋게 포장하자면 중성적인 이미지이고 나쁘게 말하자면 야리꾸리한 이미지 때문에 종종 남자들이 나에게 커밍아웃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나는 이성애자여서 그 간절한 고백을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남자가 남자에게 고백했다가 우는 모습을 보는 것은......

이성애자인 나로서도 정말 괴롭다. 하지만 어쩌랴, 검은 개 꼬리 십 년 땅에 묻었다고 황구 개 꼬리 되는 것은 아니니까. 엠마뉘엘 카레르의 숨겨진 걸작 << 콧수염 >> 은 남자가 오랫동안 길러왔던 수염을 깨끗하게 면도를 하면서 시작된다. 아내를 위한 서프라이즈 이벤트로 준비한 수염 깎기는 아내가 눈도 깜짝하지 않으면서 이상한 방향으로 흐른다. 아내는 남편에게 " 당신은 수염을 기른 적이 없어요. " _ 라고 말한다.  아내뿐 아니라 친구들, 회사 동료들, 심지어 단골 담배가게 할아버지까지도 그의 콧수염이 "원래 없었다" 고 말하면서 남편의 당혹감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환장허것네.

유쾌하게 시작한 소동극은 이내 공포스러운 분위기로 역전된다. 엠마뉘엘 카레르는 평온한 일상에서 작은 균열을 찾아내어 그것을 확대 재생산해내는 데 천부적인 소질을 가진 작가'이다.  재미있는 소설이다. 대표작 << 겨울아이 >> 와 함께 놓치면 후회할 소설이다 ■







덧대기 ㅣ 개인적으로는 << 콧수염 >> 보다는 << 겨울아이 >> 가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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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7-11-25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발님 수염 아주 잘 어울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11-25 09:48   좋아요 0 | URL
처음에는 임시방편이었는데 이제는 수염을 면도하면 .... 아, 이상하더라고요.. 숱이 많으면 길게 길러보고 싶으나 워낙 듬성듬성 나서 숏컷으로.

이하라 2017-11-25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염이 없으면 여자로 오해받을 정도로 미남이라는 말씀이로군요. 부러울뿐입니다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7-11-25 10:37   좋아요 0 | URL
옛날에는 머리가 길어서 그렇죠, 뭐..

겨울호랑이 2017-11-25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머리를 길러서 잘 어울리는 남자는 몇 안되는 것 같습니다. 남자 장발은 소수의 선택받은 이들만이 해볼 수 있는 스타일인 것 같아 저는 엄두도 못 냈습니다. ㅋ

곰곰생각하는발 2017-11-25 12:37   좋아요 1 | URL
ㅎㅎ. 자뻑이냐는 비난을 감수하면서라도..그 말씀에는 동의할 수밖에 없습니다..ㅋㅋ

cyrus 2017-11-25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골의 <코>와 <콧수염>을 같이 읽어보면서 비교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곰발님이 소개한 <콧수염> 줄거리에 호기심이 생겼어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7-11-25 12:36   좋아요 0 | URL
콧수염 함 읽어보십시오. 시작은 좋은데 끝이 좀 허무하긴 합니다. 코와 콧수염을 비교 평가한다라...
꽤 흥미로울 것 같군요. 사이러스 님을 통하면 진짜 집요한 비교질의 향연이 펼쳐지리라 생각됩니다..

bookholic 2017-11-25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콧수염 영화도 있었군요. 한번 찾아 봐야겠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11-25 14:27   좋아요 0 | URL
소설가가 직접 영화도 감독했더군요. 이런 경우는 거의 다 형편없죠.
킹도 자기가 직접 영화를 찍었는데 역대급 망작이었습ㄴ다. ㅋㅋ
 

 

 

 

 

 

 

 

 


 

 

기생충과 영웅 2

 

 

 


                                          

                                                                                                                                                      homo sacer(호모 사케르 1)는 " 성스러운 인간 " 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사케르(sacer)란 원래 ‘신성한’이라는 의미이지만 ‘저주받은’이라는 상반된 의미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즉, 호모 사케르는 신성하면서 동시에 불가촉천민 취급을 받는 저주받은 자들이다. 이들은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해서 언제든 살해를 당해도 상관없는 존재로 사회 질서 바깥에 머무는 아웃사이더'이며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벌거벗은 생명이다. 노숙자, 불법체류자, 장애인, 왕따, 동성애자는 실제로 법질서 내에 존재하는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법질서 내 포섭에 실패하여 정치적 참여의 권리를 배제당한다. 그들은 항상 투명인간 취급을 당한다. 이국종 교수가 총상을 입은 탈북 병사를 다루는 방식도 마찬가지다.

그는 탈북 병사의 생명을 살리는 것이 존엄을 뛰어넘어 국가를 위한 신성한 사명처럼 말하지만 그가 병사의 몸을 다루는 방식은 정반대다. 그는 1차 브리핑에서 이렇게 말했다. " 배에서 한국 사람에게서는 한 번도 보지 못한, 엄청난 합병증을 초래하고 예후를 나쁘게 할 수 있는 기생충이 나왔다. 지금 보면 터진 장을 뚫고 변 내용물과 함께 회충 등, 기생충들이 장을 뚫고 나오는 것을 보실 수 있을 것이다. "  그가 브리핑을 통해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 오물 범벅인 더러운 육체 이미지 " 다.

무엇보다도 기생충이 장을 뚫고 나온다는 진술은 공포감을 조장하기에 충분하다. 내가 무엇보다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장에 가득 찬 분변 운운하는 대목이다. 장이 똥 찌꺼기가 흐르는 길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장에 분변이 있다는 것은 불길한 예후가 아니다.  그는 왜 똥을 강조했을까 ? 그의 브리핑을 통해서 우리는 북한 병사의 몸을 오물이 점령한 장소로 인식한다. 그것은 불안(불결)을 야기하는 이질성이다. 이국종은 북한 병사 몸을 기생충과 오물 범벅으로 묘사함으로써 북한을 악취, 불결, 가난, 질병, 미개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는 " 한국 사람에게서는 한 번도 보지 못한 " _ 이라는 표현을 사용해서 남한과 북한을 구별짓기 한다. 기생충 제국과는 달리 대한민국은 기생충 청정 지역이다. 다른 식으로 말하자면 남한과 북한을 분리해서 북한을 " 타자화 " 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제국이 식민지를 침략할 때 즐겨 사용하는 이분법이다. 비위생적인 북한은 계몽의 대상이 된다. 계몽의 주체는 남한이다 이처럼 이국종은 철저하게 계산된 말을 쏟아낸 것이다. 나는 그가 뛰어난 의술을 가진 의사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정치적인 욕망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불결하다. 그를 볼 때마다 황우석과 오버랩되는 것은 왜일까.










​                                   


‘성스러운 인간’이라는 뜻의 호모 사케르(homo sacer)는 낱말의 의미와 달리 고대 로마법에서 사회로부터 배제되는 형벌을 받은 죄인을 가리킨다. 이들에게 내려지는 형벌은 물리적인 것이 아니다. 이들의 형벌은 시민으로서의 모든 권리를 제한 당하는데 있다. 이들은 사회 질서 바깥에 위치하기에 언제든 살해당해도 상관없는 존재이며, 이들의 죽음은 숭고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희생과 관계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다시 말해 호모 사케르는 법체계를 포함해 공동체가 공유하는 모든 가치체계로부터 배제된 사회내부의 외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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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잇 2017-11-26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희같은 자는 철저히 치료과정을 숨길 수도 있고 유리한대로 보도를 낼 수도 있죠.
그러나 이교수에게 몸을 맡기는 노동자, ‘사회적 약자‘들의 몸뚱이는 밑천까지 다내줘야 하는 건가요. ...
중증외상센터체계에 대해 환기되는 것이 그나마 건진 것인가 싶기도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11-26 10:47   좋아요 0 | URL
그렇죠. 지금 우리는 이건희가 살아있는지 죽었는지도 모릅니다. 이건희의 몸뚱아리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사생활 보호라며 숨기면서 북한 병사의 몸뚱아리는 알권리다. 아니 시발.. 기생충 있다는 게 정보입니까. 이게 무슨 알권리인가요... 이해불가능.
 

 

 

 

 

 

 

 

 

 

 

 

 

 


 

                                          

천국에는 악인도 영웅도 없다  :



 



기생충과 영웅



 


                                                                                                                                                                                              변 사또 없는 춘향뎐'은 최순실 없는 박근혜뎐이다. 춘향전을 이끄는 주요 서사는 이몽룡과 춘향이의 러브라인이지만 꿀잼은 변 사또의 악행이다. 신파는 " 시련 " 을 종잣돈 삼아 이야기를 전개하는 장르라는 점을 감안하자면 이몽룡 없는 춘향전보다 재미없는 것은 변 사또 없는 춘향전이 아닐까 ?   

마찬가지로 조커 없는 배트맨은 상상하기 힘들다. 조연으로 등장하는 악인은 주인공을 영웅으로 만든다. 반대로 피카레스크 소설은 조연인 악인은 주인공을 더욱 악랄한 악인으로 만든다.  << 배트맨 >> 은 영웅이다. 그는 평창 롱패딩보다 비싸고 아르마니 수트보다도 비싼 블랙 수트를 입고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나타나 악당을 물리친다. 간지난다. 하층민을 대표하는 조커가 보기에 다국적기업 오너인 배트맨은 영웅 놀이에 빠진 인물처럼 보인다. 그것은 정의 실현이라기보다는 익스트림 스포츠에 불과하다. 그래서, 그래서, 그래서, 그래서 !  조커는 배트맨 앞에 나타나기로 결심한다. 형씨, 맞짱 한 번 뜹시다아.                  

이 지점에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악당을 물리치기 위해 배트맨이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배트맨이 있기에 악당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배트맨이 고담 시티의 입주민이 아니었다면 조커는 고담 시티로 향하지 않았을 것이다. 범죄를 소탕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브루스 웨인의 " 익스트림 스포츠 " 를 멈춰야 한다(부잣집 도련님이야 정의 실현이라고 말하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돈 지랄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작년에 왔던 조커, 죽지도 않고 또 온다. 얼씨구씨구. 니미, 조또. 잘 돌아간다.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천국에는 악인이 없다. 이 명제를 바탕으로 또 다른 명제를 도출하자면, 천국에는 영웅도 없다.

악인과 영웅은 떼래야 뗄 수 없는 젖은 땔감 같은 사이다. 그들은 쌍생아이며 도플갱어'이다. 그렇다면 강박적일 정도로 영웅을 호명하는 사회는 건강하지 않다는 의미가 된다. 어떤 사회가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는 " 슈퍼 히어로 " 를 간절히 원한다는 것은 그 사회가 가지고 있는 제도와 법만 가지고는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인간이 해결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설 때 우리는 초월자의 재림을 갈망한다. 한국 사회가 " 스타일리시 " 하지 못하다는 증거는 이 사회가 영웅을 과다하게 갈망하고 소비한다는 데 있다.  한때 황우석은 나라를 구할 영웅처럼 떠받들어졌지만 지금은 사기꾼이라는 사실이 폭로되었고,

난세를 구할 영웅으로 새롭게 부각되었던 안철수는....... 내가 mb 아밥탑니까, 갑철숩니까 _ 라는 그 한마디에 몰락하고 말았다. 안철수는 미담으로 만들어진 영웅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캐릭터이다. 건강한 사회는 영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아덴만의 영웅이라는 프레임으로 소비되는 이국종 교수도 마찬가지다. 그는 영웅이 아니라 자기 분야에서 성실히 일하는, 한 명의 외과 교수일 뿐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를 비판하면 안 되는 성역으로 접근하고 있다.  왜 ?  영웅은 순결해야 하니까 !  나는 이국종 교수가 브리핑에서 :


배에서 한국 사람에게서는 한 번도 보지 못한, 엄청난 합병증을 초래하고 예후를 나쁘게 할 수 있는 기생충이 나왔다. 지금 보면 터진 장을 뚫고 변 내용물과 함께 회충 등, 기생충들이 장을 뚫고 나오는 것을 보실 수 있을 것이다.  

 

 

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진심으로 빡쳤다.  이국종은 의술이 아닌 언술을 활용해서 북한의 열악한 환경에 대한 은유로써 기생충을 활용한다. 이제는 기생충마저 국뽕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북한을 " 기생충 제국 " 으로 만들었다. 변호인이 의뢰인과의 변호 과정에서 얻게 되는 정보를 누설하면 안 되듯이,  굳이 의료법 19조를 거들먹거리지 않아도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면서 얻게 되는 의료 정보를 누설하면 안 된다는 것은 상식이다(그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귀순 병사가 b형 간염이라는 사실도 폭로한다)그것은 인권의 문제이며 인간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  입장을 바꿔서 한국인이 미국 여행 도중 총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는데

그 병원 의사가 미국 사람에게서는 볼 수 없는 기생충이 한국인 환자 몸속에 드글드글하다고 말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  이국종은 변명이랍시고 국민의 알 권리 운운하던데, 나는 그 병사의 생사가 궁금할 뿐이지 그 병사 몸에서 기생충이 장을 뚫고 나오는 장면이 궁금한 것이 아니다. 그는 의사로서 성실한 직업인일 수는 있겠으나 인권 감수성은 둔감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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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대기 ㅣ 다음은 홍석천이 이국종을 지지하면서 한 말이다 : 홍석천은 2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한 사람은 죽어가는 사람 목숨을 구하려 본인의 능력을 최대치로 애쓰는 사람이고 한 사람은 그런 소중한 사람의 의지에 여러 가지 이유로 찬물을 끼얹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라 생각한다"라며 “타이밍이라는 게 참 중요하다고 느끼는데 아직도 환자 목숨 구하느라 잠도 못 자고 계실 분에게 힘 빠지게 하는 소리는 나중에 하셔도 될듯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국종 교수를 향해 “한 번 뵌 적도 없지만 응원한다"라며 “혹시라도 제가 위급한 경우가 생기면 교수님이 수술해주시길. 제 몸속 상태가 어떤지 기자들이 끊임없이 물어오면 다 브리핑하셔도 된다. 제 목숨만 살려주신다면 그저 눈떴을 때 감사하다고 뜨거운 눈물 함께 흘려달라"라고 응원했다.


" 제 몸속 상태가 어떤지 기자들이 끊임없이 물어오면 다 브리핑해도 된다 _ 는 홍석천의 주장에 대한 반론은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페이스북에 남긴 글을 인용하는 것으로 끝내겠다.


“에이즈 감염자인 배리 맥기어리를 치료하던 의사는 ‘공공의 안전을 위해’ 배리가 에이즈 감염자라는 사실을 여러 의사들에게 발설했고, 그 이유로 배리는 낙인이 찍혀 사회적으로 완전히 매장 당했다. 이에 배리는 발설한 의사를 고발했으나 재판에서는 무죄. 결국 대법원 상고까지 가는 동안 배리의 신상과 얼굴은 완전히 공개되었다. 대법원 판결을 받기도 전에 배리는 비참하게 죽었다. 이 사건을 통해 ‘공공의 이익’을 위해 무엇을 공개한다는 것에 대한 논란은 ‘공개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으로 정리되었다. 그렇기까지 수많은 희생이 있었다. 공공의 관심 때문에 무엇을 공개했다고 말하지 마시기 바란다. 우리는 그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것이 법의 정신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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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3 0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23 09: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syo 2017-11-23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무 생각없이 이 판을 보고 있다가, 의사 입장에서 환자 인권을 보호하는 건 환자를 살리는 거라는 말로 호도하는 거 보고 급실망했습니다. 그건 분변이나 기생충을 공개하는 게 저 환자를 살리게 위해 반드시 택해야 하는 방법이었을 때 말이 되는 변명일텐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11-23 09:46   좋아요 0 | URL
2차 브리핑이 더 웃기죠.

의사 입장에서 환자 인권을 보호하는 최선의 것은 환자를 살라는 게 결국은 인권이라는 논조였는데
이게 웃긴게

환자를 살리려고 노력하는 것은 의사로서의 직무와 책임 의식이지
인권은 아니죠. 물타기 하는 겁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11-23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에 분변이 있습니다..

이게 의사의 소견이란다. 장에 똥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 장에 똥 없는 사람 손 들어보시길.
이걸 브리핑이라고 말하는 게 웃긴 거다.

수다맨 2017-11-23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국종보다도 저는 홍석천의 트윗글이 더 가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국종이야 철저한 계산적인 의도 하에서 저런 브리핑을 했다지만 홍석천은 (앞으로 걸릴지도 모를) 자기 병명에 대해서 의사가 마음껏 누설해도 좋다고 허락까지 했네요. 이 사람이야말로 제정신이 맞는지 의심스럽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11-23 13:47   좋아요 0 | URL

글세말입니다. 생각없음의 결정판 같기도 합니다.
영웅에 대한 어떤 환상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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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늘(레코드판), 뾰족구두 하이힐, 단검, 만년필 촉의 공통점은 끝이 뾰족하다는 데 있다. 뾰족구두가 사람 몸에 생채기를 낼 수는 없지만 나머지는 치명적 무기가 될 수 있다.

이 단어들의 뿌리를 찾다 보면 stylus가 母語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생김새와 쓰임새가 제각각이어서 서로 남남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면 한배에서 낳은 형제자매인 경우다. stylus이라는 낱말은 철필이라는 뜻이다. 쉽게 말해서 끝이 뾰족한 쇠붓이다. 옛날에는 끝이 뾰족한 필기도구로 잉크를 찍어 글이나 그림을 그렸으니깐 말이다. 이 단어에서 파생된 낱말이 하나 더 있다. 바로 style이다. 저잣거리 입말로 " 오, 스타일 쥑이네 ~ " 라는 표현은 스타일이라는 녀석이 생래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는 성질머리를 정확하게 간파한 말이다. (치명적 매력의) 스타일은 " kill " 과 관련이 있다(dressed to kill, kill heel)

필름 느와르 장르 영화에서 " 치명적인 여자 " 라는 뜻을 가진 팜 파탈(femme fatale)은 항상 스틸레토힐(끝이 날카로운 하이힐)을 신고 등장한다. 영화 << 원초적 본능 >> 의 그 유명한 장면에서 치명적이었던 것은 팜 파탈'인 샤론 스톤의 무릎과 무릎 사이가 아니라 뾰족구두'이다.  만약에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등장하는 여성이 있다면 그 사람은 팜 파탈이 아니다(나는 수많은 느와르 영화를 섭렵했지만 단 한번도 팜 파탈이 단화를 신고 등장하는 장면을 본 적이 없다).  탐정은, 그리고 관객이었던 당신은 보자마자 스타일이 죽이는 여성에게 유혹당한다.  우리는 그 유혹이 치명적인 위험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빠지게 된다.

이 욕망은 에로스라기보다는 타나토스적 본능에 가깝다.  느와르 영화에서 스틸레토힐을 신은 여자는 스틸레토(단검)를 숨긴 악녀다.  이처럼 스타일은 날카로운 형질을 내포하고 있다. " 스타일이 좋다 " 는 것은 결국 " 날카롭다 " 는 뜻이다. 맛으로 표현하자면 사골 곰탕 맛이라기보다는 칼칼한 생태탕 맛에 가깝다. 문장도 마찬가지다. 문장은 문체에 의해 완성된다. 문체가 style이라는 점에서 좋은 문장의 기본은 날카로움이다. 내 기준에 있어서 좋은 문장은 " 모필(毛筆) " 로 쓴  문장보다는 " 철필(鐵筆) " 로 새긴 문장이다. 붓으로 그려진, 생채기 없는 문장은 돼지비계를 기름장에 묻혀 마요네즈에 찍어 먹을 때 느끼게 되는 맛'과 비슷하다.

이기주, 김난도, 혜민의 책을 읽을 때마다 헛구역질이 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컹 !  식감이 형편없다.  그러니까 나는 이런 책들을 읽으면 입덧으로 고생하게 된다.  그들의 공통점은 스타일이 없다는 점이다.  그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 위로 " 가 섹스, 공포와 함께 매우 잘 팔리는 상품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사람이어서 독자를 위로하는데 모든 에너지를 쏟는다.  그들은 위로가 잘 팔리기 때문에 당신을 위로할 뿐이다. 만약에 위로가 상품 가치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면 그때부터는 독설을 쏟아낼 것이 분명하다.  이런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인생을 낭비하는 것이다.

고문실에서 고문 피해자들이 심리적으로 무너지는 계기는 고문 가해자의 무시무시한 말이 아니라 말랑말랑한 말'이라고 한다. 피 묻은 손으로 자신의 눈물을 닦아주는 가해자의 친절이 공포스럽다는 것이다. 내일이 없는 사형수에게 내일의 희망을 이야기하며 위로를 하는 행위는 고문이다. 아프니깐 청춘이라는, 이 달콤한 위로가 가지고 있는 본질은 기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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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11-22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실을 왜곡하는 낙관주의는 약자가 처한 문제를 외면하고 방관합니다. 그런 낙관주의자들은 그럴싸한 말만 내세울 뿐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11-23 09:09   좋아요 0 | URL
낙관주의보다는 차라리 비관주의가 낫죠.. ㅎㅎ
 
나는 항상 패배자에게 끌린다 - 내 취향대로 살며 사랑하고 배우는 법
김경 지음 / 달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옷   과      의   자   는      닮   은      점   이      많   다  :



 





롱   패   딩



 

우리는 겉모양새가 사실상 우리의 존재방식이다

가면이 곧 얼굴인 것이다

- 수전 손택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뉴스를 듣다가 깜짝 놀랐다. 주정뱅이 클럽 멤버들이 필동의 노포를 돌아다니며 술독에 빠져 있던 그날, 누군가는 새벽 2시부터 거리에 서서 가게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고 한다.

요샛말로 표현하자면 이거, 실화냐 ?                  느닷없이 찾아왔던 강추위를 생각한다면, 아아 !  극한의 기다림이 아닐 수 없다. 아침 9시,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공식 라이선스 상품인 `구스 롱 다운점퍼(일명 `평창 롱패딩`)을 구매하기 위해 오돌뼈도 아니면서 오돌오돌 떨었던 사람들은 문이 열리자마자 영화 << 월드 워 z >> 에 나오는 좀비처럼 백화점 안으로 쏟아졌다고 한다. 몸에 맞는 사이즈를 구매하기 위해 아귀다툼을 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이 현상은 평창 올림픽에 대한 열기는 아니다(평창 올림픽 티켓은 절반도 못 팔렸다고 한다).

평창 롱패딩 가격이 시중에 유통되는 타 상품보다 싸기 때문이다. 추운 겨울 거리에서 장시간 일을 해야 했던 나이트클럽 삐끼 혹은 대리운전 일을 하는 사람들이 보온성 때문에 입거나 운동선수들이 체온 유지를 위해 입던 기능성 운동복이 이제는 겨울철 생활복으로 바뀌었으니 제2의 노스페이스 사태'라 할 수 있다. 등골브레이커의 시작을 알린 노스페이스를 입은 학생들이 앵무새처럼 쏟아냈던 말이 예뻐서 입냐, 추워서 입지 _ 라는 변명이었는데 타임라인을 살펴보니 이번 겨울에 롱패딩을 구입해서 입은 이들의 한결같은 소리도 예뻐서 입냐, 추워서 입지 _ 라는 소리'였다.

누가 보면 대한민국은 해발 3000 미터 아래 학교가 있고 영하 40도를 웃도는 북극 날씨여서 앞으로는 모르는 길을 묻기 위해 앞서 가는 양복 입은 신사의 어깨를 두드렸더니 팽귄이 고개를 돌렸다는,  웃지 못할 일도 발생하것어요, 니미.                 나의 과격한 반응에 롱패딩-성애자가 이렇게 대꾸했다. 취존입니다아.                      그는 취향과 유행을 같은말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취향과 유행은 같은말이 아니라 반대말에 가깝다. < 유행 > 은 집단 내 포섭 욕망이고, < 취향 > 은 집단과의 결별과 차이를 뜻한다.  김경은 << 나는 항상 패배자에게 끌린다 >> 에서 이렇게 말한다.


 

결국 취향이란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기호나 규율이 아무리 방해해도 자기만의 경험을 통해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것, 사랑하는 것, 재미있는 것,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을 찾아내어 그것들과 함께 삶을 더 잘 즐기기 위한 것이라 말하고 싶다.

 

​대세를 따르는 행위는 취향이 아니라 유행이다. 유행은 몰개성적이며 무취향적이다. 롱패딩을 입고 거리를 자신 있게 워킹하는 이들을 볼 때마다 직립보행하는 애벌레를 보고 있는 듯한 착시는 나의 눈병이 낳은 비극일까 ?  유행한다 싶으면 " 빠숑 레밍 " 처럼 달려드는 욕망을 볼 때마다 패션 파시즘을 연상케 한다. 메뚜기도 한철이듯이 평창 올림픽을 홍보하기 위해 만든 기념상품인 롱패딩도 한철일 수밖에 없다. 전 국민의 일인일옷(1인1옷)이었던 2002 월드컵 로고가 박힌 빨간 티셔츠를 아직까지 입고 있는 이 없고,  88올림픽 호돌이 기념 티셔츠 또한 그렇다. 이런 옷들은 대부분 과테말라에서나 빈티지스럽게 유통되고 있을 것이다.

이 상품은 디자인과 스타일 면에서도 형편없을 뿐만 아니라 가성비 측면에서도 형편없다. 가장 촌스러운 옷은 한때 졸라 유행했던 옷이다. 고가인 옷은 유행보다는 클래식한 디자인의 옷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의자와 옷은 닮은 점이 많다. 디자인과 스타일이 뛰어난 의자일수록 불편하다. 예술사에 한 획을 긋는 의자는 대부분 불편하다. 옷도 마찬가지다. 의자와 옷은 앉았을 때 불편한 느낌이 들어야 미학적으로 뛰어나다. 옷이 태도를 만든다. 편한 느낌은 자세를 망가뜨린다. 무릎 나온 츄리닝을 입고 꼿꼿한 자세를 유지한다는 것은....... 그러니까, 좀... 이상하잖아. 디자인과 스타일이 뛰어난 복장은 몸에 불편하다.

그것을 견디줄 아는, 그 결핍을 충분히 받아들일 때 비로소 멋쟁이가 된다. 그런 점에서 머리와 발목만 빼고 온몸을 감싼 롱패딩 패션은 실패한 스타일이다. 겨울철에는 따듯하게 보이는 옷보다 약간 춥게 보이는 옷을 입은 사람이 멋있다. 입만 열면 명풍 타령을 하는 친구가 있었다. 청바지 하나를 사도 몇 십만 원을 주는 것은 기본이고 봄에 입는 바람막이 옷도 백만 원을 주고 사 입는 녀석이었다. 이 친구에게는 고약한 버릇이 있었는데 티셔츠를 청바지 안에 넣어 입는 것이었다. 내가 젊은 놈이 왜 티셔츠를 왜 바지 안에 넣어 입냐고 물었을 때 그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바람이 안으로 들어오잖아.

나는 낮은 목소리로 혼잣말처럼 말했다. 아이고, 이 등딱아 !  봄바람에 얼어죽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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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대기   ㅣ     스타일은 고가의 명품(재료)을 두른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동네 건달이 금목걸이를 두른 채 백구두에 아르마니 정장을 입는다고 해서 우아해 보일 리는 없다.  버지니아 울프의 << 자기만의 방 >> 을 20자로 줄이자면 이렇다  :  예술 하려면 돈이 좀 필요해 !  어찌 보면 궁상맞기도 하고 속물 같기도 한 넋두리이지만 버지니아 울프의 << 자기만의 방 >> 은 우아하다.  그는 궁상맞은 재료를 우아하게 포장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예술가'다. 글을 쓰는 작가는 문체가 곧 스타일이다.  스타일이라는 낱말은 원래 글을 쓰는 도구에서 유래된 단어이다.  양피지 위에 쓰여진 글이든 화장실 두루마리 휴지 위에 쓰여진 글이든 중요한 것은 문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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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1 09: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21 0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11-21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롱패딩 한 벌 때문에 등골 휘는 사람들이 더 생기겠어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7-11-21 14:01   좋아요 0 | URL
이미 10년 전부터 북창동이나 장안동 가면 겨울 밤 거리에서 늘 보던 패션입니다.
삐끼들이 취객 호객할 때 항상 저 옷을 입거든요.
그래서 저는 롱패딩하면 항상 그런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이게 핫해 핫해 할 줄은 몰랐습니다.

수다맨 2017-11-21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행‘ 은 집단 내 포섭 욕망이고, ‘취향‘ 은 집단과의 결별과 차이를 뜻한다... 이 글의 내용을 가장 간명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압축하는 표현 같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11-21 14:48   좋아요 0 | URL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유행은 집단 내 포섭 욕망이고
취향은 내집단 탈주 욕망이다.

이런 표현이 적확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