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휴가는 아니지만,
남편이 여름 휴가를 반으로 뚝 잘라 받아왔고
(하루는 지난 주말부터 월요일에 사용하고, 남은 이틀은 내일부터 이번주말까지 사용하겠다고 한다.)
아이들은 월요일까지 2박 3일의 학원 방학을 휴가에 맞춰
알차게 보냈다.
애들이 자라고 나면 휴가라고 해봐야 먼 곳으로 갈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거니와, 아이들은 더워서라도 귀찮아하며, 굳이 바깥으로 나서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서 아빠한테 가자!! 꼬드겨(아들은 치과 치료 때문에 빠지고)
딸들과 함께 대충 남편 직장 숙소에서 휴가를 잘 보내고 왔다.
숙박비는 굳은셈!!!
나는 하루 먼저 거제로 넘어 와서, 딸들에게 고속버스를 타고 거제로 찾아와 보라고 시켜 보았더니 지하철 타고, 고속버스 타고서 거제 터미널에 떡하니 내려서서는 이제 다 알았노라고~ 혹시 제가 연락이 끊어지면 거제 바다 구경하러 아빠한테 간 줄 아세요!! 호언장담했다.
새가슴 딸들 용케 간을 살짝 부풀려 줬다.
방 한 칸짜리 남편의 거제 숙소는 열악하지만, 벽걸이 에어컨은 한 칸짜리 방을 금방 시원하게 해줘 꽤나 만족스러웠는데, 그래도 방에서 서로 움직이거나, 머리를 말리거나, 문을 여닫고 들락날락 거리니 더워져 서로 돌아가면서 에어컨 off 시켰나? 들여다 봤다.
역시 여름엔 에어컨을 켜놓았다손 쳐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어야 상책이다.
그래서 나랑 딸들은 손님, 남편은 집 주인!
집 주인이 해주는 대로 받아 먹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자꾸만 에어컨을 가동시킬 순 없으니까!
다들 잠든 시간엔 가만히 앉아 책을 읽으니 진도가 쭉쭉 나간다.
그래서 이번 휴가엔 가져간 책 두 권을 빨리 읽어 버려,
서점 들러 책 한 권을 더 사기도 했다.
서점을 검색해서 찾아가니 두 곳은 없어졌고,
지나가는 길에 우연히 북카페 같은 간판을 보고 들어갔는데 1층은 서점이고, 2층 창가쪽에 커피를 마시며 책을 볼 수 있게 테이블 서너 개를 놔뒀다. 테이블이 책을 놔두고 읽기 좋은 테이블이었는데 시간이 허락칠 않아 일단 책만 사가지고 왔다.
서점 주인 아저씨가 어찌나 친절하신지?
나도 모르게 회원등록까지 하고 왔다.
또 언제 찾아간다고? 싶었는데 마일리지는 영구 소멸하지 않으시겠다는 말씀에....그래! 거제 오면 또 오자! 싶어 회원등록을 하고 오면서 사온 책이 요즘 북플에 많이 올라오고 있는 <낙원>책이었다. 나는 설마 이 책이 여기 있을까? 싶었는데 찾으시는 책 있냐고 찾아 주겠다고 아저씨가 물으셔서 책 제목 얘기하니까, 2 층에 세계문학전집이 쫘악~~~~^^
집으로 돌아오기 전날 구입해서 아직 앞부분 몇 장만 읽었다.
휴가 이틀 째는 딸들이 바다에 발 담그고 싶대서 정말 그렇게 믿고 슬리퍼랑 수건만 달랑 들고 갔는데....막상 해수욕장에 당도하니....그냥 바다에 들어갔다 나오면 안되냐고.....쩜쩜쩜!!!!!!!
옆에 사람들 수영하며 노는 걸 보니 부러웠나 보다.
튜브랑 구명조끼랑 대여해 주니, 바닷물에 발만 담그겠다는 녀석들은 발이 아닌 목만 바닷물에 내밀고 있어 애들을 인파 속에서 찾기도 힘들었다.
그래도 지네 둘이 놀아주니 나와 남편은 근처 찻집에서 시원하게 앉아 있기 편했다. 대신 남편은 애들이 걱정되어 해변가를 왔다 갔다 하고, 통유리창으로 딸들 위치를 노려보고 감시하고 있었다.
시력도 좋아!!!!! 무서운 남편!!!!
덕분에 <저주 토끼> 읽고 소름!!! 남편 모습 보고 소름!!!!
주말에 제주 태풍 영향으로 꽤나 덥고 습했는데 아주 시원하게...휴가를 보낸 듯 하다. 여름엔 역시 스릴러물 최고!!!
남편 숙소 한 칸짜리 방에선 아침에 식구들이 늦잠 자느라 옆에서 기다려 주는 시간에 토니 모리슨의 <타인의 기원>을 다 읽었다.
책이 얇아서 금방 읽히지만, 토니 모리슨의 책은 울림이 크다.
그 울림을 계속 가족들에게 설파하려 했으나...쩜쩜쩜!!!
나도 비타님처럼 남편을 밖에서 만나면 허리를 한아름 안아주려고 했으나,
너무 너무 더워서....
그럼 손이라도 잡아 주려 했으나,
다한증이 심하여 남편 손은 늘 축축....
그냥 평소 하던대로 각자 씩씩하게 걸으며, 슬기롭게 여름을 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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