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탐정 김전일 2부 2 - 오페라 저택. 제3의 살인사건 -하
아마기 세이마루 지음, 사토 후미야 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까지 이 작품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오페라 하우스를 무대로 고립된 섬에서 펼쳐지는 <오페라의 유령>을 공연하는 연극인들의 살인 사건이 두번 있었다.

첫번째 사건은 김전일 1, 2권에서 처음을 장식하고 두번째 사건은 소설 김전일의 1권을 장식한다. 그리고 마지막이자 세번째 사건은 시즌 2라고 이름 붙여진 다시 돌아온 김전일의 스타트를 장식하고 있다. 이것만 보면 작가가 가스통 르루의 <오페라의 유령>을 얼마나 좋아하는 지를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세번이나 써먹다니 좀 과했다 싶기도 하다. 각각의 같은 소재를 가지고도 변형을 주기는 했지만 비슷한 작품을 세번 보면 사람인지라 질리게 마련이고 트릭에도 불구하고 범인도 금방 알 수 있게 되어 버린다.

돌아온 김전일이 반갑기는 하지만 변한 것이라고는 마치 휴식을 끝내고 컴백한 배우나 가수의 얼굴이 조심씩 변해가는 것처럼 김전일이 처음 1권에 비해 변했다는 사실뿐이고 달라진 점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똑같은 노래를 반복해서 듣는 듯, 비슷한 소재의 드라마를 연속으로 또 보는 듯한 느낌을 주어 실망스러웠다.

거기다가 애장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미리 애장판처럼 처음부터 내놓지 않고 다음에 애장판을 기다려주세요 하는 듯이 1,2권으로 나눠 출판한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처음부터 애장판처럼 출판을 한다면 두번 돈들이지 않고 좋은 작품을 볼 수 있을텐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돌아온 김전일은 그동안 추리 만화에 목말랐던 내게는 반가운 작품임에는 틀림이 없다. 아무리 예전과 달라진게 없다고 해도 아직까지 김전일보다 재미있고 탄탄한 구성을 자랑하는 추리 만화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디 김전일이 다시 나옴과 함께 김전일의 아성을 깰 수 있는 더 좋은 추리 만화의 출판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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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메트리오스 2006-06-04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김전일 시리즈에선 배우들이 유난히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물만두 2006-06-04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아무래도 볼거리가 많아져서 그런 것 같아요.
 
강력1반 1
토코로 주죠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F현경 강력범 수사계에는 모두 3조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각조를 1반, 2반, 3반이라고 부른다. 강력1반의 반장은 절대로 웃을 수 없는 남자 야스마사가 반장이다. 사고로 어린아이를 죽게 만든 뒤 그 엄마로부터 다시는 웃지 말라는 말을 듣고 웃지 않게 된 남자다. 그런 만큼 그는 냉철해보이지만 사실은 여리다. 그래서 부하 직원의 실수도 자신이 처리해주는 아령을 베풀게 되는 것이다.


강력2반의 반장은 공안 출신의 마사미다. 그는 범인을 잡기 위해서라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래서 반원들조차 그를 싫어하지만 사건을 놓치는 경우는 없다. 더더욱 사건에 여자가 관련되었다면 말이다. 여자에게 된통 당했다는 후문이 있으니 어쩌면 이런 그의 행동도 상처 때문에 생긴 결과가 아닌가 싶다. 그는 다시는 상처입지 않기 위해 보호막을 두른 것인지도 모른다.


강력3반의 반장은 가장 머리가 좋다는 미치오다. 하지만 성격은 불같다. 생긴 건 우락부락 전형적인 형사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고 돌쇠타입으로 보이지만 부하에 대한 배려도, 부하가 인정받고 싶어 하는 마음도 가장 깊은 반이 아닌가 싶다.


1권에서는 1반의 활약을, 2권에서는 2반의 활약을, 3권에서는 3반의 활약을 보여주고 4권에서는 이 3반이 각기 다른 사건을 수사하는 종합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추리 만화의 기근 속에 간만에 좋은 추리 만화를 보았다.  

 

원작자를 썼더라면 더 일찍 볼 수 있었는데 요코야마 히데오의 원작이다. <제3의 시효>라는 제목으로 만화보다 늦게 출판되었다. 이 작가에게는 뭔가 휴머니즘이 있다. 그래서 추리소설이 약간 덜 추리적인 면을 보이는데 이 만화를 보면 그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독자의 딜레마에 빠져 산다. 모두 재미있다고 하면 봐야 할 거 같고, 의견이 분분하면 갈팡질팡하게 되고. 그러니 그냥 보고 딜레마에서라도 탈출하는 게 시원하리라. 일단 읽어보시길. 재미있는 경찰 만화라는 점 보증하는 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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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onara 2006-04-17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핏 봐서는 추리만화라기보다는 열혈수사물같지만... 물만두님이 강추하는 만화라니 꼭 한번 봐야겠습니다. ^_^

물만두 2006-04-17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요나라님 저도 강추고 제다이님도 강추인 작품입니다^^ 그러니까 87분서 보는 것 같아요^^

하이드 2006-04-17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만화본지가 오래되서, 보관함에 계속 넣어놓고 있는 작품입니다. 4권이 완결은 아니지요?

물만두 2006-04-17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결은 아닌데 나온지가 꽤 됐어요. 슬슬 나올때가 되지 않았나 싶네요.

jedai2000 2006-04-17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습니다. 정말 재미있죠. 제가 강추한 글도 서평으로 옮겨놔야겠네요. ^^;;

물만두 2006-04-17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다이님 그러셔야죠^^ 덕분에 좋은 만화 봤습니다~

Mephistopheles 2006-04-17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변에 있는 책 대여점이 망해버리는 바람에 책 빌리는 것이 수월치 않은데..
아래까지 가봐야 겠군요..^^

물만두 2006-04-17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피스토님 저희 동네는 모두 망해서 사서 봐요 ㅠ.ㅠ
 
유리의 도시
폴 오스터 원작, 폴 카라시크.데이비드 마추켈리 글.그림,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폴 오스터의 <뉴욕 삼부작>을 읽었었다. 그 전에는 <스퀴즈플레이>를 읽었다. 내가 읽는 작품 전부다. 이 작가의. 내가 평소에 어울리지 않는 작가의 작품을 본다고 생각되면 이 작가에게 뭔가가 있다고 보면 된다. 뭐가 있을까? 바로 에드거상! 1986년 에드거상에 <유리의 도시>가 노미네이트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봤다. 보고 코가 깨졌다. 미스터리도 이 정도면 블랙홀이다.


한 남자가 이상한 전화를 받으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어쩜 이 남자는 더 이상 살아야 할 그 어떤 이유도 없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자신도 아니면서 자신이 전화기의 여자가 찾는 탐정이라고 사건을 맞는다. 그가 해야 할 일은 아버지에게 어려서 학대당하고 자란, 그래서 지금도 정신이 이상한 남자에게서 다시 나타나게 될 아버지를 감시하는 일이다. 그리고 불의의 사고를 막는 일이다. 남자는 그 초로의 남자를 찾아 미행하고 대화도 나눈다. 하지만 그는 사라지고 만다.


뉴욕이라는 도시는 미로다. 그 미로에서 한 남자가 길을 잃었다. 삶이라는 길일 수도 있고 죽음이라는 길일 수도 있고 인간이라는 길일 수도 있고 그 어떤 것의 길일 수도 있다. 어쩜 그 미로에서 길을 잃은 게 아니라 미궁에 빠져 출구를 찾지 못하거나 아님 갇혀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진짜 그런 것일까. 그는 스스로 미로를 찾아 들어갔고 스스로 길을 잃었고 스스로 미궁에 빠지고 스스로를 가둔 것은 아닐까.


그렇게 된 상태에서의 자신이 어떻게 되는지를 알기 위해서 말이다. 그는 속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속임을 당한 것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무언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찢어진 우산, 우산으로서 비를 막는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우산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말의 혼란과 같이 그런 망가진 자아에서 탈출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그는 어쩜 글이, 말이 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우리가 쓰는 글 또는 내뱉는 말이 혹, 그는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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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6-04-10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재미있겠는데요!

물만두 2006-04-10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지 난해해서 저는 이해를 못했습니다 ㅠ.ㅠ

그린브라운 2006-04-10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 열심히 읽었는데 막판에는 그래서?? 하는 기분이었지요...

물만두 2006-04-10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래서는 아니고 이 뭐꼬? 이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책보고 다시 만화로 보니 좀 낫네요^^

비로그인 2006-04-10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에르노와 도리스 되리, 보통의 책은 재미있게 읽었는데 폴 오스터는 여간해서 제게는 접근이 쉽지가 않아요. 정말 꼭, 읽어보고 싶은데 님의 페이퍼를 읽고 나니 다시, 궁금해지려 합니다.

물만두 2006-04-10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보통은 딱 두권 읽고 접었고 에르노와 도리스 되리는 누군지도 몰라요 ㅠ.ㅠ 오스터는 저도 꺼리는 작간데 이 작품만 그냥 예뻐라합니다^^ 각자 맞는 작가가 있나봐요~

Mephistopheles 2006-04-10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물만두님이 오스터의 책을.....??

물만두 2006-04-10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피스토님 흑, 딱 두권봤어요. 그것도 미스터리라서요~

stonehead 2006-04-11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남자 ...혹시 나의 도플갱어은 아닌지? ^-^
푸훗! 농담이고요.
만두님의 왕성한 독서욕에 감탄에 또 감탄...그리고...존경...흠모

물만두 2006-04-11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톤해드님 후훗 뉴욕에 님의 도플갱어라 멋있어요^^
에이, 그리고 이거 만화예요~ 예전에 한번 읽은 책이구요^^;;;

물만두 2006-04-11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엔 뉴욕삼부작 보셨다면 이 만화가 더 좋게 느껴지실지도 모르겠네요^^
 
사신탐정과 우울온천 - 사신탐정 시리즈 1
사이토우 미사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이제 더 이상 재미있는 추리 만화는 없는 것일까? 이런 의문에 쌓여 찾다가 발견하게 된 책이다. 보고 나서 느낀 것은 역시 김전일만한 만화는 더 이상 나오기 힘들겠다는 것이었다.


언제나 여행만 가면 사건과 마주치는, 그래서 일본 이름의 한자를 변형해서 별명이 사신이었던 남자가 탐정이 되었으니 살인 사건은 이제 필연이 되었고 거기에 결혼한 아내의 성과 결합하면 몰살이라는 단어가 된다니 이 이름이 기묘한 부부가 경찰이 후배와 온천 여행을 갔는데 어찌 사건이 일어나지 않을까. 가자마자 시체와 만나고 거기다 고립까지 되니 전개는 뻔하다. 하지만 김전일에서도 눈 속에 고립된 사건은 많았다. 아니 김전일에서의 대부분 사건이 고립된 장소에서 시작되고 해결이 된다. 많은 사람이 그 와중에 희생당하고.


문제는 등장하는 캐릭터가 김전일만큼 끌어당기는 힘이 약하다는 점이다. 어떤 색깔을 표방하느냐도 중요한데 김전일 아류라는 느낌밖에 못 받았다. 거기다 짧은 이야기 두 개가 수록되어 있다니 너무도 간단한 전개와 사건 해결은 이미 자명하다. 순식간에 일어나고 순식간에 해결되니 생각하고 할 틈도 없다. 독자와 소통하지 않는 추리 작품이 작품인지 생각해볼 문제다.


2편은 재미있다고 얘기들을 하니 2편까지는 볼까 생각 중이지만 글쎄... 이런 식으로 나간다면 계속 보기는 힘들 것 같다. 차라리 김전일 애장판을 다시 구입하는 게 낫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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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06-03-28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이런 만화가 있었군요..
그나저나 김전일은 역시 지존이어요! ^^

물만두 2006-03-28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티님 맞습니다 ㅠ.ㅠ

반딧불,, 2006-03-28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뭐.

한솔로 2006-03-28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전일의 작가가 쓴 <민속탐정 야쿠모>도 그럭저럭 볼만하더군요.
스릴러라면 <용오>, 초능력 탐정이라면 <사이코메트리 에지>, 웃기는 탐정으로는
<절대미각 식탐정>와 <맹탐정 시로>를 추천해드립니다^^

물만두 2006-03-28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디님 맞아요 ㅠ.ㅠ
한솔로님 야쿠모는 아직 9권이 안나왔죠? 용오나 에지도 봤고 식탐정도 봤고 맹탐정 시로만 못봤네요. 찾아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Koni 2006-03-28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만화 좋아해요.^^;; 약간 허하고 느슨한 매력에 반했죠.
아무래도 본격추리만화라고 하기엔 좀 약하지만...
전 맹한 탐정이 취향인 것 같아요.^^

물만두 2006-03-28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9권 샀군요 ㅠ.ㅠ 용오도 22에서 멈춤이군요 ㅠ.ㅠ

물만두 2006-03-28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냐오님 2편이 괜찮다는 소리를 들어서 2편 기대하고 있습니다~^^

보르헤스 2006-03-28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르가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지만서두 데스노트도 괜찮구 몬스터도 좋죠 ^^ 20세기 소년도 요즘 재미나게 보고 있지요

물만두 2006-03-28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스노트는 접었습니다 ㅠ.ㅠ 몬스터는 봤구요. 20세기소년은 제 취향이 아닌 것 같아서요^^;;;

moonnight 2006-03-28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김전일 무지 좋아했는데 ^^ 느무 길다 보니 끝까지 읽지는 못했지만요. 흐흐. ;;;

물만두 2006-03-28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밤님 다 보고 애장판 구입을 검토중입니다 ㅠ.ㅠ

한솔로 2006-03-28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예전판으로 다 사놨죠. 그 좌우 반전이 엉망이고 잔인하고 야한 장면은 덕지덕지 땜방된...-_-

물만두 2006-03-28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솔로님 그게 중국어판 번역이라 그렇다더군요. 중국어판이랑 구성이 똑같다구요. 그래서 이번 애장판이 제대로 된 것이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절대미각 식탐정 1 - 세계편
다이스케 테라사와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일본인들의 장점 중에 하나는 남의 것을 받아들여 자기 것으로 만드는 재주다. 식탐정이 등장하니 예를 음식으로 들어보면 인도의 커리를 가져다가 카레를 만든 거며, 커틀렛을 가져다가 돈까쓰를 만든 거 등을 보면 알 수 있다. 인도의 커리와 일본식 카레를 비교해보면 같은 음식이라 말할 수 없다. 어쩌면 이것은 인간 모두가 가지고 있는 문화의 흡수성일지도 모르지만 그들의 적응력과 흡입력은 상대적으로 빠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작품에 등장하는 추리적 요소들도 다른 작품의 트릭이나 소재가 들어있다. 아마 읽어보면 어떤 작품에 이런 유사한 내용이 있었음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양념을 가미하고 한 번 더 비틀어서, 또는 그들만의 색을 입혀 전혀 다른, 모방이 아닌 그럴듯한 포장으로 내 놓는다.

인간의 창작에는 한계가 있다. 모두의 생각은 비슷비슷하다. 그래서 비슷한 내용의 책들이 양산되곤 한다. 그런 와중에도 살아남아 베스트셀러가 되거나 누군가의 시선을 사로잡는 작품은 무언가 다르다. 보면 우리도 생각할 수 있을 텐데 하는 마음이 들지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아직도 우리에겐 이런 포장 능력이 모자라는 것이다.

제목에 탐정이 들어가서 추리물로 잔뜩 기대를 했다. 물론 추리물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내가 싫어하는 요리가 등장한다. 요리와 추리의 접목은 렉스 스타우트의 네오 울프를 연상시키지만 식탐정이라는 말처럼 이 작품은 과도하다. 하지만 지나치게 추리에 치우치지 않아 오히려 독자층에게 골고루 지지를 받을 것 같다.

다만 마지막에 일본의 누가 중국으로 건너가 몽골의 시조 징기즈칸이 되었다고? 이렇게 교묘하게 카더라 통신을 퍼트리는 얍삽함 때문에 이들의 작품을 읽으면서 인간적으로 좋아할 수가 없다. 중국과 몽골은 다른 나라인데 중국이랑 짰냐? 큰 나라는 보이고 작은 나라는 안 보이는 두 얼굴의 양심 없는 이들에게 작가 정신적 양심을 기대한다는 건 역사 왜곡을 바로 잡는 길보다 더 힘들지 않나 싶다. 이 작가 괜찮았는데 마지막에 기분 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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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2-02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트릭과 사건해결 방법은 어디서 본듯한 기억이 납니다..그래도 가장 기억이 남는 건 주인공이 엄청난 식충이라는...미식가들치고 대식가가 없다는데 이 주인공은 정반대인듯 싶더군요..^^

물만두 2006-02-02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매피스토님 아무거나 잘먹다니 정말 ㅠ.ㅠ

얄라리랄라 2006-04-10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의 작품인 초밥왕에 비해선 많이 재미없게 봤습니다만.. 이번에 나온 일본드라마는 꽤 재밌었습니다^^;

물만두 2006-04-10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밥왕과는 좀 다르죠. 아, 꼭 만화가 드라마로 나오더군요. 아마도 드라마가 더 어울렸을 것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