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 10
하츠 아키코 지음, 서미경 옮김 / 시공사(만화)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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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10권이 나왔다. 잊어 버릴 뻔 했는데... 일본도 이런 일이 심하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묘했다. 오랜만에 보니 렌의 얼굴이 낯설었다. 렌이 이렇게 생겼던가... 무서워서 밤에 어찌 볼꺼냐는 동생의 만류에도 어젯밤 보니 하나도 안 무서웠다. 역시 무섭기는 <백귀야행>쪽이 더 무섭다. 이 책은 감성적이고... 양으로 봐도 백귀야행은 보통 세, 네 편을 넣는데 비해 이 책은 그 배는 넣는다. 그러니 무서울 여유가 없고 단지 추억담만이 남을 뿐이다. 도자기 파편에 얽힌 내용은 저번 책에서 다룬 내용의 후속 이야기다. 이럴거면 거기서 중편정도로 다룰 일이지 같이 연결되는 이야기를 이렇게 나누는 것은 좀 그렇다. 마치 중편의 조각이 끼어 있는 모양새라고나 할까...

아내의 패물을 팔아먹으려는 남자에게 하는 렌의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았다. 부잣집 여자가 반대를 무릎 쓰고 건달 같은 남자와 결혼을 한다. 남자는 그녀의 재산을 노리고 접근한 것이었지만 여자의 집에서는 한 푼도 안줘서 본색을 드러내 마침내 아내의 패물을 팔아먹다 아내가 죽자 마지막 남긴 것 마저 팔아먹으려 하는데 렌이 죽은 아내의 마음을 헤아려 그 패물을 사서 그 본집에 돌려준다. 그리고 말한다. 저 남자의 인생이 좋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죽은 아내가 원망을 안고 달라붙어 있으니...

일본... 그런 것은 잘 알면서 그 많은 피해자의 원혼이 달라붙은 너희 나라의 앞날은 어떨 것 같은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느냐... 한 인간의 원한도 저리 깊은 법인데 그 수많은 사람들의 원한이 너희에게 저주를 퍼 붙고 있고 너희는 아직도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렌이라면 이리 말하리라. 너희의 앞날이 좋게 끝나지는 않으리라고... 하긴 깨달으면 진작 인간이 되었겠지... 이제 더 많은 이들이 동참을 하게 되니 너희도 참 앞날이 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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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 2005-03-25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세상이 가르쳐준 비밀보다 백귀야행이 더 재밌었어요.. 근데 완결안되고 한권씩 한권씩 나오는 책들은 정말 못견디겠어요...!!

물만두 2005-03-25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요... 빨랑 나오면 좋은데ㅜ.ㅜ

paviana 2005-03-25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둘다 재미있어요...둘다 안나오기는 마찬가지지만요...

물만두 2005-03-25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귀야행은 일년에 4번 나오는 잡지에 연재되어서 그런다지만 세상이 가르쳐준 비밀이 2년만에 나왔다는 건 좀 심했다 싶어요...

zem 2005-04-06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백귀야행보다 이게 더 낮던데.. 사람들이 재밌다고 하길래 한번 보긴 했는데 그렇게 재밌지는 않더군요. 오히려 이게 더 낮던데.. 그래서 이거 10권짜리 주문했지만요.

물만두 2005-04-06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둘 다 재미있어요^^ 사실은 백귀야행의 리쓰가 쪼금 더 렌보다 좋아요^^
 
르브바하프 왕국 재건설기 1
김민희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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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웃기는 만화다. 확실히... 반복되는 유머를 펼치지만 마치 유행하는 코미디 프로를 볼때마다 웃는 것처럼 웃게 된다. 그리고 그 유머가 지겨워지면 새로운 인물을 등장시킨다. 그 인물들이 비슷한 유머로 웃긴다. 재미있다.

하지만 그것뿐이다. 가끔 진지하게 가다가도 유머로 돌아서고 마음에 딛는 말로 웃기게 한다. 그런 작가의 흔들림 없는 재치는 좋지만 만화든 소설이든 기본적으로 탄탄한 줄거리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기 때문에 아쉽다. 좀 더 왕국의 몰락과 재건이 자연스러웠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그건 단 3권에 담을 수 없는 분량이 되고 웃음은 점점 사라질 거라는 생각이 드니 어쩌면 이 방법이 최선이었겠다 싶기도 하다.

엽기적 유머 작가가 될 것인가 아니면 다른 작품에서는 좀 다른 독특한 또 다른 만화를 선보일 것인가는 작가의 선택이겠지만 더 나아지기를 바란다. 그림도 좀 더 좋았으면 좋겠고 - 약간 엉성하다 - 스토리가 있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작가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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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문제
이마 이치코 지음 / 시공사(만화)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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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행복해질 권리는 있다. 또한 누군가의 행복을 자신의 행복을 위해 침해하지 않을 의무도 있다. 행복이란 이런 권리나 의무로 규정지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남의 불행 위해 얹은 자신의 행복은 결코 행복이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 점에서 이 작품은 독특하면서도 신선하다. 결혼해서 아이까지 둔 남자가 어느 날 자신의 성 정체성을 깨닫고 이혼을 한다. 그의 아내는 기분 좋게(?) 이혼을 한다. 그리고 그들은 친구처럼 지낸다. 남자는 오십이 넘어 아들뻘인 남자와 결혼을 하고 그의 아들은 아버지의 정체가 들통 날까 여자 친구에게 전전긍긍한다. 그의 아내는 남편과 결혼한 남자의 형과 사랑하는 사이가 되어 이혼을 하게 하고 그와 결혼을 한다.

이렇게 보면 이 집안은 콩가루 집안이 분명하다. 우리 나라에서 이런 일은 어떤 이유로도 용서받지 못할 일이다. 또한 일본에서도 그리 흔한 일은 아닐거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행복하다. 서로가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를 존중하며 가지를 치듯 이상한 인물들끼리의 결합을 자연스럽게 가족이라는 울타리로 끌어들인다.

가족이란 무엇인가. 우린 가족이라는 관계를 너무 도덕적으로 너무 관습적으로만 생각하느라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잊어버린 것 아닐까. 그것은 가족 구성원의 행복과 사랑이 넘치는 가정이다. 겉으로는 아무런 문제도 보이지 않는 가족이 내부를 들여다보면 그 어떤 가족보다 더 썩어 있다. 그래서 부모와 자식은 더 이상 대화가 통하지 않는 관계로 규정지어 지고 형제는 재산을 가지고 마피아처럼 총질을 하는 사이로 변질되었다. 모든 가족이 이렇지는 않다는 건 안다. 하지만 부모보다 친구가 의논 상대로 편하다는 통계는 우리의 가정이 이상적이고 행복한 모습은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히 보여준다. 세상에 탯줄로 이어져 나와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던 부모를 자식들은 더 이상 가장 큰 의지의 상대로 생각하지 않는다. 정신적으로 말이다.  

그렇게 세상이 변했는데 어떤 가정이어야 한다고 규정짓는 것, 그렇지 않은 가정을 이상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 자체가 더 이상한 일 아닐까. 아니면 불행하기 때문에 그런 것을 더 참을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도덕적으로 아무 문제없는 우리는 불행한데 비도덕적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더 행복하다는 건 세상이 이상하기 때문이라는...

어떤 가족이, 가정의 형태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인간이 모여 한 울타리를 두르고 살아가는 동안 서로를 인정하고 이해하고 사랑한다면 그것이 가족이고 행복한 가정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이들은 어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들 앞날의 문제를 생각하게 하고 있다. 어른의 문제는 곧 모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약간의 생각을 바꿔서 더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게 더 좋지 않을까... 이런 형태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나는 생각한다. 지금 나는 내 가족들을 얼마나 이해하고 그들이 가진 문제점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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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초밥왕 전국대회편 4 - 애장판
다이스케 테라사와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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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일본 작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들의 전쟁 미화는 정말 도가 지나치고 생각이 없다는 생각마저 들게 된다. 나는 이 작품을 좋아한다. 하지만 거슬리는 부분도 없지 않다. 이들의 감정의 과장은 처음에는 감동을 주지만 차츰 적응이 되면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든다. 무슨 목적으로 계속 자신들이 전쟁 피해자임을 강조하는 것일까. 물론 개개인의 삶으로 보면 이 작품에서의 짧은 소재처럼 피해자일 수 있다. 전쟁을 벌인 당사국이나 피해국이나 결국 불행해지는 것은 개인뿐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것을 작가가 공인의 입장에서 계속 내세워서는 안된다. 전후 사정을 모르고 이 책을 접하는 사람들은 마치 일본이 전쟁 피해국인것처럼 오해하기 딱 알맞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그들은 자신들이 원폭 피해자임을 내세워 세계의 동정심을 유발했고 다른 나라들은 그들이 주변국에 어떤 만행을 저질렀는지 보다는 그들이 당한 피해만을 기억하고 있다.
유태인을 그렇게 많이 학살한 독일을 보자. 독일의 어떤 작가가 자신들의 만행을 정당화하거나 자신들도 피해자임을 주장하고 자신들이 분단된 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유태인은 피해자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자신들이 당한 것을 알리고 있다. 자신들이 지금 팔레스타인에서 어떤 일을 저지르는지는 생각하지 않고 함구령을 내린 채...
나는 일본인이나 일본의 미래를 미워하지 말자고 수없이 다짐했다. 하지만 이런 것을 볼 때마다 좋아하는 일본 작가가 있고 일본인에게 악감정을 갖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그들이 징그럽다. 왜 재일 한국인을 등장시켜 그들이 진정한 피해자임을 말하지 않는가... 원폭 피해자를 위한 공원에도 안치되지 못한 그들이 아닌가. 그런데 정작 입을 열어 여론에게 깨우침을 줘야할 공인들인 작가들이 이런 짓을 하고 있다.
나는 아직도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임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그들은 혹 이런 것을 통해 그들 자신과 이 책을 읽는 우리까지도 세뇌시키려는 것은 아닐지... 걱정스럽다.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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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2005-01-17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항상 일본 작가의 작품을 보면 느끼는 감정입니다.

물만두 2005-01-17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게 보다가도 울컥하게 된다니까요...

딸기 2005-01-17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물만두 2005-01-17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역시 많은 분들이 느끼시는군요...

물만두 2005-01-17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맛의 달인의 작가는 생각이 있는 작가죠^^

sooninara 2005-01-17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원폭 피해자인걸 강조하는게..
우리도 유태인처럼 마루타 같은걸 영화로 제작해서 세계에 알려야해요..
전 나치 희생자가 유태인보다 집시가 더 많았다는걸 다 커서야 알았어요..유태인들의 힘때문에 그렇게 꾸준히 영화화되고 소설화 된다는것도..역시 경제력과 힘이 있어야하겠습니다..우린 둘다 없죠???

물만두 2005-01-17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960년대 유태인이 이제 미국에서 힘 좀 쓸때 세익스피어의 작품 샤일록이 등장하는 베니스의 상인을 상영 못하게 데모했다지요. 역시 국력을 키워서 납작코를 반들어야 하는데 참... 1조원이나 번 삼성 뭐하나 몰라요. 이럴때 힘 좀 쓰지. 노조탄압말고...

조선인 2005-01-17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같은 맥락에서 '야마시타 카즈미'도 꺼림찍해요.
재미는 있는데, 은연중에 나타나는 '대동아전쟁' 미화가 못내 속상합니다. -.-;;


물만두 2005-01-17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게 눈에 띄때마다 울화가 치밀어서 죽겠습니다...

울보 2005-01-18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는 나지만 말로는 안통하고 ,예전에 어디선가 본것같은데 아마 티비일거예요, 일본아이들은 아직 예전에 자기 나라의 본 모습을 모른다잖아요, 정말로 어이없는 가르침이 많다잖아요. 그렇게 바르게 알고 자란 아이들이 아닌 사람들이 어른이 되면 똑같은 일이 번복이 되는거 아닌가요.....그래서 똑같은 일이 반복이고,,,,,,,,,우리도 힘을 가져야 하는데..................................

starrysky 2005-01-18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과 같은 이유 때문에 저도 '맛의 달인'을 더 좋아합니다. ^^ 저런 일본 극우세력(극우까지는 아니더라도)의 입장을 대변하는 문화 컨텐츠를 아무 생각 없는 애들이 접하다 보면 언젠가는 그네들이 바라는 대로 될지도 모르지요. 에효.

물만두 2005-01-18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럴때 화풀이 대상이 정치인이죠. 으...
 
여검시관 히카루 1
고다 마모라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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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는 추리 만화로 보기 보다는 전문 직업을 다루는 만화로 봐야할 것 같다. 검시관의 생활을 리얼하게 잘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작가가 많은 자료를 수집한 것이 곳곳에 보인다. 처음 봤을때는 그림이 너무 후지잖아 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재미있다. 물론 전반적으로...
뒤로 가면서 추리적 요소를 집어넣어 독자와 범인찾기 놀이를 하고 싶었던 모양인데 이것이 눈에 거슬렸다. 히카루는 날카로운 인물이 아니라 노력하고 죽은 자의 말을 들어주려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단편들은 오히려 재미가 없었다.
생뚱맞게 13권에서 끝난 것이 아쉽다. 폐간에 따른 것이라고는 하지만 끝다운 끝을 맺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는 괜찮았던 작품이지만 역시 문화가 낯설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소소한 일상으로 들어가면 달라 보이는 것이 더 많아지는 법인 것 같다.
추리 만화가 아닌 검시관이라는 직업을 알고 싶다면 한번쯤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너무 리얼하다는 게 조금 걸린다. 오히려 그것이 더 이 작품의 진가를 나타내주는 것이기는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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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족 2005-01-16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은 모든 실사가 만화에서 시작한 것인가 보네요. 키라키라 히카루,라는 드라마를 봤었거든요.

물만두 2005-01-17 0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들의 가장 강력한 문화가 만화라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