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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2-10-04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꺅!!

다락방 2012-10-04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꺅!!2

Joule 2012-10-05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고 싶었어요.

조선인 2012-10-05 0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 ^^

야클 2012-10-05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동안 숨어서 영어공부를 하셨군요. ^^

saint236 2012-10-05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웰컴....

개인주의 2012-10-05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급히 왔더니 네자뿐이야..
얼른 다음 글을 쓰세욧..~~

깐따삐야 2012-10-05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메피님이다.

hnine 2012-10-05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친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무턱대고 반갑습니다 ^^ 위의 Joule님도요...

머큐리 2012-10-05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무스탕 2012-10-05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가방가 ^^

paviana 2012-10-05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메피님

프레이야 2012-10-06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레와 2012-10-08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웰컴~!! ㅎㅎㅎ

야클 2012-10-16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뻥.......???

Mephistopheles 2012-10-17 16:38   좋아요 0 | URL
레알...

무해한모리군 2012-10-24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아오셔서 기쁘다고 쓰려고 로그인 ^^
직업의 거친 세계를 떠돌면서 전 아직 못돌아오고 있어요...--;;
 

 

크리스마스이브+폭설의 조화가 낭만으로 느껴지지 않는 나이다. 그것도 급작스럽게 저 멀리 이틀에 걸친 목포 출장이 겹쳐진다면 더더욱 그러하다. 하루의 2/3을 도로에서 보내는 23~24일의 시간이었다. 그리고 서해상에 내린 폭설주의보를 실물로 마주친 건 일을 마치고 올라오는 고속도로에서였다.

 

내가 지나가는 곳이 전라도인지 대관령이 헷갈린다. 흰 눈 사이로 썰매를 타고 달리는 기분은 상쾌할지 몰라도 트럭을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기분은 섬뜩하다. 앞서가는 4륜구동 차가 10분후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앞이 반파된 모습으로 비상등을 깜빡이는 모습을 봤다면 더더욱 그러하다.

 

길에서 만난 사고는 총 7건 정도 되는 것 같다. 논두렁에 처박혀 꼬리를 한껏 치켜 든 화물차, 옆구리가 열려 있는 화물을 다 길바닥에 쏟아낸 택배차량, 미끄러진 이삿짐 트럭 등등 그 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모습은 중부에서 만난 4중 추돌 사고 현장이었다. 엄청나게 막히기에 사고를 직감했으나 막상 그 현장을 지나칠 땐 꽤나 끔찍한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다.

 

승용차 3대와 화물차 한 대의 조합으로 일어난 사고였고 그 중 승용차 한 대는 차종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앞, 뒤가 심하게 파손된 상태였다. 이미 갓길로 경찰차 한 대와 구급차 3대가 요란한 소리를 내고 달려갔을 때 직감했으나 그 실상은 더 처참했다. 더군다나 파손이 가장 심한 차의 차종은 차바퀴 휠에 새겨진 로고를 보고 성공의 상징과도 같은 독일의 수입차라는 사실에 만감이 교차된다.

 

그 운전자는 아마도 부유한 삶을 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근사한 시간을 보낼 생각으로 가득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실은 지금 병원으로 급히 달려가는 구급차의 차가운 응급침대에 눕혀 생사의 기로에 서 있을지도 모른다.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그건 중요치 않다. 고속도로에서 만나는 대형 사고는 그 모든 것을 소멸시킬 수 있을 정도로 임팩트가 상당하다. 인생. 한방에 훅 가버리는 건 식은 죽 먹기다.

 

뱀꼬리 : 내가 지나친 고속도로에서 두 시간 후 40중 추돌사고는 집에 와서야 뉴스로 접하게 되었다. 다음 주는 부산과 군산을 가야 한다. 눈만 오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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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1-12-25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이쿠 저도 큰사고 날뻔 했는데 아무튼 겨울철 빙판길 운전은 조심 또 조심해야 되지요.

Mephistopheles 2012-01-02 22:37   좋아요 0 | URL
빙판길 사고는 한 번 된통 당한 적이 있다보니 조심 또 조심하게 되더군요.

마노아 2011-12-26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요일에 어디였더라? 안개랑 눈길에 100중 추돌 사고가 났더라구요. 무서버요. 메피님 길 조심하셔요!!!

Mephistopheles 2012-01-02 22:37   좋아요 0 | URL
아마 제가 지나온 길일 껍니다. 논산가는 고속도로. 전 눈으로 만들어진 안개는 처음 봤다니까요.

조선인 2011-12-26 0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안전이 최고. 무엇보다 무서운 건 졸음운전! 또또 새해 복!!!

Mephistopheles 2012-01-02 22:38   좋아요 0 | URL
안전이 최고임에도 시간의 촉박함으로 인해 때론 속도를 낼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종종 있다지요. 안전운전...이런건 거래처에 따라 전혀 무관한 곳도 있곤 하다보니까요..ㅋㅋ

bookJourney 2011-12-26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안전하고 건강하게 출장 다니시라고 추천 꾸욱~ 누르고 갑니다.

Mephistopheles 2012-01-02 22:39   좋아요 0 | URL
좀전에도 부산 찍고 왔습니다. 헥헥. 아주 이젠 전국구입니다.ㅋㅋ

무스탕 2011-12-26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부권보다 호남권이 눈이 더 많이 내리지요. 눈길은 조심 운전을 해도 나만 잘 다닌다고 사고 안나는게 아니라 옆에서 와서 들이 받는데 방법 없지요 ㅠㅠ 항상 서로 조심해야죠.
메피님도 조심조심 다니세요~~

Mephistopheles 2012-01-02 22:40   좋아요 0 | URL
옆에서 들이 받아도 대부분 쌍방과실이라는게 문제라면 문제에요. 아니 냅다 들이 받는데 무슨 수로 피할 수 있다고 방어운전 안했다고 쌍방과실 처리가 대부분이더라고요. 보험사의 짜고 치는 고스톱 같긴 하지만...

마녀고양이 2011-12-26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ㅠ, 너무 섬뜩합니다.
겨울에는 특히 운전 조심하셔야죠,,, 조심조심 다니시고..

새해에는 즐거운 일 가득하시기를 바랍니다.

Mephistopheles 2012-01-02 22:42   좋아요 0 | URL
고속도로는 분명 인간의 거리폭을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하긴 하지만서도. 이 도로에만 들어서면 영화찍는 인간들이 제법 많습니다. 허리우드 액션영화는 차라도 근사하지 이건 뭐 잘나가봐야 국산차 가지고 아주 레이싱을 합니다.

moonnight 2011-12-26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 ㅠ_ㅠ 메피님의 안전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진짜, 나만 조심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 더 걱정이에요. 기도. 기도. ㅠ_ㅠ

Mephistopheles 2012-01-02 22:43   좋아요 0 | URL
딴거 다 필요없습니다 규정 속도와 차선만 지키면 사고가 일어날 확률이 확실히 줄어드는데......그렇기에 한국사람들 성격이 매우매우매우 급하죠.

노이에자이트 2011-12-29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원도와 호남지방 적설량이 거의 비슷합니다.일기예보에서 폭설 내린 곳으로 제일 많이 나오는 곳이 강원 산간지방과 호남서해안 및 내륙이지요.직접 호남의 폭설을 경험해 본 사람들이 모두 놀랄 정도입니다.

Mephistopheles 2012-01-02 22:45   좋아요 0 | URL
옛날 대관령에서 한 번 폭설을 만난 적이 있었는데...그에 버금가더군요. 도로에 쌓인 눈과 더불어 차량에 밀려 갓길에 수북히 올려진 눈덩이들을 보니 많이 오긴 많이 왔다는게 실감나더군요.
 

전직으로 인해 하루 수 시간을 고속도로에서 보내곤 한다. 출, 퇴근은 물론이고 어쩌다 땜빵으로 화물차를 끌고 다닐 땐 하루 종일 고속도로 위를 달린다. 평소 잘 가보지도 않았던 도시를 많이도 돌아다니고 있다. 부산, 전주, 대구, 청주, 대전 등등 강원도를 뺀 거의 전 지역에 발도장을 찍고 있다.

 

이런 이유로 고속도로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마주친다. 길 위를 달릴 때나 잠깐 휴게소에 들렸을 때 여러 사람들이 내 곁을 지나친다. 피곤한 표정으로 묵묵히 밥숟가락을 움직이는 화물차를 운전하는 아저씨, 화사하게 차려입고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여유롭게 놀러가는 커플, 왠지 부적절한 관계의 냄새를 폴폴 풍기는 아저씨와 아줌마, 해가 떨어진 시간 어두운 도로 위를 양아틱한 튜닝을 뽐내며 고속 질주하는 짝퉁 스포츠카. 평소 자주 접하지 못하는 다른 인간 군상들을 계속해서 마주친다.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의 변화도 생겨났다. 의례 화물차 운전자는 난폭운전의 표본으로 생각하곤 했으나, 고속도로에선 화물차보다 일부 승용차의 운전습관은 마치 액션영화를 보는 것과 다름없다. 과속은 기본, 지그재그 운전에 상습적인 경적과 레이저를 쏘는 건 일상다반사다. 이런 운전자들은 결과론적으로 사고차량의 목격의 수순으로 이어지곤 한다. 일반 도로에서의 사고가 아닌 시속 100Km 이상의 도로에서의 사고는 수준이 달라도 한참 다르다. 달려온 엠블런스는 응급환자 수송의 개념보단 시체운반차량의 역할밖에 할 순 없어 보인다.

 

생각했던 것보다 로드 킬은 심각한 수준이다. 야생동물 보호구역이라는 팻말이 붙어있는 구역엔 어김없이 시커먼 아스팔트를 시뻘겋게 물들인 선혈과 더불어 점점이 흩어진 고깃덩어리들이 널려 있다. 어떤 동물인지 모를 정도로 형체를 알 수 없이 수도 없이 치이고 밟혀서 그런 최후를 맞았으리라.  푯말 하나와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의 주의를 요하는 것으론 어떤 개선도 없으리라 보인다. 어제도 저녁 퇴근길에 시뻘건 피가 뿌려진 검은 아스팔트를 목격했다.

 

그리고 가장 궁금한 것 하나. 가로등도 거의 없는 어두운 고속도로 갓길에 비상등을 켜고 서 있는 승용차 안에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그리고 심야 한적한 휴게소 한쪽 구석에 조용히 주차되어 있는 차 안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흔들거리는 걸 보면 분명 사람이 타고 있는 것 같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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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1-12-12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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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1-12-13 21:26   좋아요 0 | URL
모 통신사의 요즘 선전카피인 `성질 급한 한국인`을 도로에서 체험하고 있다고나할까요.

비로그인 2011-12-12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아틱 ㅋㅋ 그대로 자동차 경주 영화에 갖다 붙여도 될 것 같아요, 우리나라 고속도로의 시시각 상황은! 저는 운전면허시험 볼 때 하도 많이 떨어지고, 또 운전에 소질도 없어가지고 무서워서 그냥 대중교통 타고 다닌답니다. 차도 없지만...^^;;

Mephistopheles 2011-12-13 21:26   좋아요 0 | URL
저 역시 서울에서 생활할 땐 자가운전의 필요성을 거의 못느끼는 수준이었는데 말입니다. 이젠 운전이 필수인 동네와 직장에 살다보니 여러 모습을 목격하곤 합니다.

마녀고양이 2011-12-12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운전을 많이 하시게 되었네요. 첫째도 안전, 두째도 안전.
졸음 운전 반드시 조심하시구요, 목근육 풀어주면서 운전하시구요.

아침 방송에서 블랙박스로 본 세상이라는 것을 하는데, 운전 너무 무섭더라구요.

Mephistopheles 2011-12-13 21:28   좋아요 0 | URL
얼마 전 중부 고속도로에서 정체된 길 끝에 거대한 화물트럭이 처참하게 논두렁에 처박혀 있는 모습을 목격했었더랬죠. 때마침 그 화물차를 견인하는데...운전석이 아주 작살이 나 있더군요. 생존 가능성 낮아 보이는 사고였습니다. 이런 저런 사건 목격하는데 그때마다 뒷덜미가 쭈삣해지곤 합니다.

다락방 2011-12-14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알려주세요. 고속도로 갓길에 서 있는 승용차와 심야 한적한 휴게소 한쪽 구석에 주차되어 있는 차 안에서는...........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거에요? 네? 네?

Mephistopheles 2011-12-15 21:40   좋아요 0 | URL
그건 말이죠. 다락방님이 이 댓글을 달으시면서 생각하셨던 '그' 생각이랍죠. 오호호호호

moonnight 2011-12-16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억. 고속도로 풍경이 너무 무서워요. ㅠ_ㅠ 운전 많이 하셔서 요즘 너무 피곤하시겠어요. (하루종일 고속도로라니, 저로서는 상상도 못 할 일. 운전은 싫어욧. ㅠ_ㅠ) 그,근데 심야휴게소의 주차된 차는 왜 흔들거린단 말입니까!!!!!! (몰라요 몰라요. ㅠ_ㅠ)

Mephistopheles 2011-12-18 13:57   좋아요 0 | URL
다는 아니지만 좀 살벌하게 운전하는 차들이 많더라고요. 근데 고속버스들은 왜이리 달리는지. 사고 나면 지 혼자 죽는게 아닌데 말입니다. 글쎄요 왜 흔들거리나요. 차안에서 해드뱅이라도 하나 보죠.(오호호)
 

 

일신 상 근 두 달 동안은 생활의 변경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내 주변의 모든 것을 송두리째 바꿔버리는 시간을 보냈다.

일단.

직장은 결국 이직을 결심. 가타부타 여러 가지 말들을 덧붙이고 싶지만 그 쪽 분야의 사람들이 보기엔 루저의 변명으로 밖에 치부할 수 없는 단어들의 나열이기에 별 할 말은 없다는. 하지만, 이것 하나 만큼은 말하고 싶은 건 미련은 없다는 사실과 누군가 내 분야의 일을 선택할 생각이라면 차라리 유학을 가서 그 곳에서 그 분야의 일에 종사하길 권유하고 싶은 생각뿐이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학문일지라도 특정 지역에 따라서는 발전 가능성이 전무한 경우도 있다는 사실은 분명 존재한다.

그리하여. 이직을 하긴 했는데... 이게 전에 했던 일과는 180도 다른 일이기에 아주 고단한 일상을 반복하고 있다. 일단 좋은 점부터 말하자면 누우면 바로 잠이 들어버리는 숙면의 나날을 만끽하고 있다. 근 15년간 하루 4시간 수면으로 수명을 갉아 먹는 올빼미 인생에서 탈피. 평균 수면시간 6시간 이상. 그것도 아주 깊숙한 숙면을 취한다는 것.

각종 몸 쓰는 기술이 늘고 있다. 운전이라고는 오토매틱 승용차가 전부인 나에게 이젠 손토매틱 화물차를 끌고 고속도로를 질주한다. 더불어 지게차까지 다룰 줄 아는 라이더(?)로 발전하고 있다. 그 외 다양한 스킬을 연마 중이다. ( 그중엔 사기 치는 법도 포함)

나쁜 점은 앞의 좋은 점에 비해 한도 끝도 없이 많다는 사실이 좀 괴롭긴 하다. 일단 수입이 거의 반 토막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는 사실. 이건 이직을 결심하면서 각오한 일이기에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긴 하지만 피부로 와 닿으니 모든 것이 힘에 부친다. 그래서 조금씩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더불어 30분 출근시간이 1시간 이상으로 늘어버렸다. 그것도 대중교통이 아닌 자가운전으로 고속도로만 1시간. 그러니까 길바닥에서만 2시간 이상을 잡아먹어 버리는...대중교통이 아니기에 이동 중 독서는 그림의 떡. (책 읽는 여자를 옆에 태운다면 모를까)

다시 보니 이직을 한 후 장점보다 단점이 많은 듯 하다는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새롭게 시작하는 일에 어느 정도 출혈은 있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기에 당분간 한 눈 팔지 말라고 눈 옆에 가리개를 씌운 경주마처럼 살아가야 할 것 같다.

그리고 가정.

일단 나이 40줄에 분가. 더불어 더 이상 서울시민이 아닌 경기도민으로 주 서식처를 옮기게 되었다. 이런 저런 경우를 따져 D시에 입성. 주니어 역시 전학은 필수. 다행인 것은 전에 다녔던 학교보다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은 장점을 가진 학교이기에 교육적인 부분에 대해선 만족스럽다. 더불어 마님이 일하기 편한 상황이기에 그것 역시 대만족. 하지만 상대적으로 개인적으론 여러 가지 면에서 불편함이 따르는 건 강철의 연금술사에 나오는 ‘등가교환의 법칙’의 성립이라고 에누리 치련다.

앞으로가 더더욱 중요한 날들이 다가올 것 같다. 박하사탕 처음에 나오는 설경구의 외마디 외침마냥 ‘나 돌아갈래!’ 따위 대사는 떠벌리고 싶진 않다. 심리적 스트레스에서 해방된 기쁨만큼은 어느 것과도 바꾸고 싶지 않은 상황 속에서 배트맨 비긴즈의 명대사 “It's not who I am underneath but what I do that defines me” 같은 생활을 유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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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11-12-01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이팅!!!

Mephistopheles 2011-12-03 13:58   좋아요 0 | URL
제가 그렇다고 격투기를 하는 건....아닙니다..ㅋㅋ

LAYLA 2011-12-01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이팅!!!22

Mephistopheles 2011-12-03 13:58   좋아요 0 | URL
아 그렇다고 제가 격투기를 하는 건 절대.. 아닙니다..

로렌초의시종 2011-12-02 0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이팅입니다~~!!!333

Mephistopheles 2011-12-03 13:58   좋아요 0 | URL
아니 정말이에요 저 정말 격투기 선수로 전향한 건 아니라니까요..

Joule 2011-12-02 0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멋져요. 과연.

Mephistopheles 2011-12-03 13:59   좋아요 0 | URL
저도 정말 멋지게 나이 먹고 싶긴 합니다..^^

조선인 2011-12-02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사형통!!! 대길대박!!!

Mephistopheles 2011-12-03 14:00   좋아요 0 | URL
아 대길이라고 말씀하시니...조선인님이 댓글이 작년 이맘때 했던 추노라는 드라마의 천지호의 목소리처럼 들립니다..(만사형통..대길대박..이히히히히)

비연 2011-12-02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이팅!화이팅!화이팅!화이팅!
메피님은 뭘 해도 멋져보이시니 우짭니까?^^

Mephistopheles 2011-12-03 14:01   좋아요 0 | URL
전문용어요...가오가 산다(엥?) 라고 하는데...
하지만 밤마다 아주 손발이 오그라들고 죽겠습니다.
(그동안 정말 방만하게 몸을 안 쓴 결과라고 밖에는..)

세실 2011-12-02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로운 일을 시작하신 용기에 박수 짝짝짝!
그 와중에 분가까지 하셨군요.
아자 아자 화이팅^*^

Mephistopheles 2011-12-03 14:02   좋아요 0 | URL
근데..이게 용기인지..객기인지...아직은 모르겠어요.
그나마 가족들 동의 하에 움직이는 거니 뒷감당만큼은 없을 듯 합니다.

무스탕 2011-12-02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 일에 화이팅!! 입니다. 건강 잘 살피시구요 ^^

Mephistopheles 2011-12-03 14:02   좋아요 0 | URL
건강은...음...뭐 벌써 몸 여기저기에서 뼈닥구 부딪치는 소리가 비명을 지릅니다..ㅋㅋ

마늘빵 2011-12-02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든 결정을 하셨군요! 그저 응원할 뿐입니다!!

Mephistopheles 2011-12-03 14:03   좋아요 0 | URL
휴..정말 힘들었어요. 잠도 안오고. 아마도 루비콘 강을 건너는 케이사르와 같은 심정(이건 좀 오바)

잘잘라 2011-12-02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폭풍 박수 와다다다다다다!!! 힘내세요. 화이팅!!!

Mephistopheles 2011-12-03 14:03   좋아요 0 | URL
말랑말랑 섬섬옥수 같은 제 손이 이젠 상처투성이에 힘줄이 불끈불끈...
지금 제가 박수 치면 아마 쓰나미 소리가 날껍니다..

마노아 2011-12-02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슬 불었고, 아직 에너지 만땅이죠? 격하게 응원합니다. 메피님 멋져요!!

Mephistopheles 2011-12-03 14:05   좋아요 0 | URL
에너지 만땅에 충전도 자주하는데 이게 영 고성능 밧데리가 아니고 연식이 된지라 팔팔한 20-30대엔 확실히 딸립니다..ㅋㅋ

건우와 연우 2011-12-02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습니다. 휘슬 불었으면 이젠 화이팅!!!

Mephistopheles 2011-12-03 14:05   좋아요 0 | URL
휘슬과 동시에 폭풍 드리볼로 문전쇄도 해야 하는데...
슬로우 스타터인지라 아직은 하프라인 근처에서 공돌리고 있습니다..ㅋㅋ

토토랑 2011-12-03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Go Mephi Go !!!

(독서는 오디오북 어떠세요? ^^;;)

Mephistopheles 2011-12-03 14:06   좋아요 0 | URL
고스톱은...귾었습니다. (도박 근절!)
오디오 북은...아무래도 네비 소리와 겹쳐지기 때문에...
좀 익숙해지면 틈틈히 책을 읽어야겠죠..(그런데 일하는 곳에서 책 읽으면 완전 별종 소리 들을지도..ㅋㅋ)

노이에자이트 2011-12-03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태까지 부모님과 함께 사셨나요? 분가라고 해서...

Mephistopheles 2011-12-03 22:48   좋아요 0 | URL
가끔 장남의 경우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요즘 세상에선 그리 흔하진 않지만요.

노이에자이트 2011-12-04 00:15   좋아요 0 | URL
장남도 고생이고 맏며느리도 고생이죠.더군다나 대한민국에서...

2011-12-07 16: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 몸의 핸디캡은 참 여러 가지 있겠으나, 그중에 최악은 편도선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왼쪽 편도선이다. 한 번 붓기 시작하면 어중간하게 부어 버리는 게 아닌 약간 뻥을 쳐 썰어서 한 접시 되는 정도로 그 상태가 심각하다. 이런 연유로 제대로 한번 부어버리면 난 그냥 쓰러져버린다. 고열에 시달리며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당연히 짐승 같은 식욕이 추락하며 자연스럽게 다이어트 효과도 가져오게 된다.

저번 주 토요일 아침 목구멍이 좁아졌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냥 방치했더니만 바로 그날 저녁 편도선이 부어버린다. 병원도 못가는 토요일 저녁, 난 그냥 집에 있는 해열제를 섭취하며 하루를 넘겼으나 일요일은 더더욱 상태 악화. 응급실을 가야해 말아야 해. 하다가 낑낑 거리며 기절해있다 월요일 아침 동네 이비인후과로 달려갔다.

할아버지 의사 선생님의 소견은 역시나 급성 편도선염. 편도가 심하게 붓고 농까지 차 있는 상태라며 입천장 쪽과 혀밑까지 목구멍의 반 정도가 부어올랐다며 수분 섭취 많이 하고 처방해 준 약 꾸준히 복용하며 절대 안정하라 하신다.( 선생님 저 지금 백수에요~) 그렇게 삼일 정도를 지냈더니 고통은 덜해도 붓기는 빠지지 않는다. 더불어 밤만 되면 몰려오는 열을 동반한 통증 때문에 도통 잠을 이룰 수가 없는 사태까지 와버렸다.

하긴 내가 다니는 이비인후과는 나이가 지긋하신 선생님이 여간해선 강한 항생제나 주사를 처방하진 않으신다.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몸에 면역력이 형성되어 자연 치유되는 상황을 유도하신다. 결코 나쁜 방법이 아니며 오히려 요즘 같은 의료행태에 비하면 바람직한 치료방법임에는 동의하지만, 나에게 사실 아파서 집에서 뒹굴 거릴 짬이 없는 입장이다 보니 병원을 바꿔보았다.

바로 길 건너편에 있는 조금은 현대적인 이비인후과를 방문한 어제. 목은 부어 말도 제대로 못하는 나는 진찰을 받기 위해 입을 벌린 순간 바로 이런 말을 들었다.

“메스로 째고 고름을 빼야겠군요.”

식겁. 아니 뭔 칼질..아프지 않다 강조를 하지만 그래도 겁이 나는 건 사실. 갑자기 부산하게 움직이는 간호사 두 분이 바로 마취주사를 세팅한다. 그리고 쿠욱. 잠시 후 빈 주사 통으로 부어오른 편도에 직접 바늘을 꼽고 뭔가를 열심히 잡아 뽑으신다. 아주 징글징글한 색채를 자랑하는 정체모를 엑기스(?)가 주사기에 채워져 나간다. 잠시 후 나를 쳐다보며 한마디 더 곁드신다.

“일차적으로 빼냈으니, 이제 살짝 칼집을 내볼게요. (선생님 전 생선이 아니어요)”

끝난 게 아니란다. 끝난 게 아니란다…….대뇌이며 시퍼런 메스가 입안으로 들어가는 걸 목격한 것도 잠시. 입안을 가득 채웠던 그 무언가의 불쾌함이 살짝 가벼워진 느낌이 든다. 곧이어 흡입 호스가 입안으로 들어가 요상한 흡입소리를 내며 역시나 불결한 자태를 뽐내는 무언가의 덩어리를 한가득 빨아들인다.

“다 끝났습니다. 마취가 깨어나면 살짝 통증이 올 수도 있으니, 그건 처방해준 진통제 드시면 됩니다. 그리고 식사 잘 드세요 일단 회복을 해야 하니까요.”

그러고 나서 그 날 저녁. 정말 하룻밤 만에 다시 수다쟁이가 되어 버렸고, 그 기세를 몰아 백수티를 벗어나기 위해 학원 레슨 때문에 마님이 자릴 비운 사이 청소부터 시작해 빨래, 주니어 공부, 운동까지 거뜬하게 커버해버렸다. 이건 뭐 갤갤거리며 겨울잠 자는 반달곰에서 알라스카 불곰으로 변신한 기분이다.

여간해선 먼저 갔던 할아버지 병원의 진찰 방식을 따르고 싶었지만, 이번 추석 즈음하여 인생 후반전 휘슬이 울리는 결정적인 시기인 만큼 골골거릴 시간적 여유가 없다 보니 급진적 진찰 방식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이런 이유를 고사하고라도 이번에 느낀 점은 인간의 몸은 참 간사하다는 것. 어떻게 마취주사 한방과 메스질 한 번에 지옥에서 천국으로 수직 상승 돼 버리는 몸 상태는 경의롭다기 보단 왠지 간사하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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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09 15: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1-09-09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벌한 후기이지만, 그래도 경과가 좋아서 다행입니다. 메피님 연휴 잘 보내시고 우XX 곰으로 어여 돌아오셔요.^^

순오기 2011-09-09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 편도선 붓는 고통, 저도 알만큼 알지요. 겪을만큼 겪었고요.ㅜㅜ
고생하셨네요~ 그래도 거뜬하게 수직상승 하셨다니, 추석 이후 행보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