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식물학 - 이름은 알지만 사연은 몰랐던 105가지 꽃과 풀의 속사정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김수경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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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봄이 지나가고 여름이 오려나 싶었는데 다시 추위가 찾아오는 느낌이라 텃밭의 묘종은 언제 심어야하나...하고 있다. 묘종 심을 날을 기다리며 식물에 대한 공부를 좀 하면 좋을 것 같아 '방구석 식물학'을 집어 들었는데, 왜 이 책에 '식물학'이라는 제목이 붙었는지에 대해서는 의아함을 남기며 쉬는 휴일 오후에 후루룩 읽어보기에는 좋은 책이라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우기는 했다는 것에 의의를 가져본다. 


'이름은 알지만 사연은 몰랐던'이라고 되어 있지만, 사실 대부분의 식물은 꽃으로 보거나 들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허브종류여서 낯설지 않은 모습이지만 오히려 그 이름을 알지 못했는데 이 책을 통해 이름을 알게 되어 좋았다. 사진 대신 세밀화가 담겨있는데 그림을 보면 바로 그 식물의 모습이 떠올라 좋았다. 

좀 웃겼던 것은 여름이 다가올 즈음 하천가에 덩굴처럼 올라가는데 미니 종 모양의 꽃이 피어 있어서 집에서 관상용으로 키워보고 싶었던 꽃풀이 있는데 이 책에서 그걸 발견했다. 이쁜 종모양의 꽃과는 달리 '계요등' - 닭의 오줌냄새나는 덩굴,이라는 이름이 좀 놀라웠다. 물론 그 이름말고 아가씨꽃이라고도 불린다고 하니 꽃만 떠올린다면 아가씨꽃이 더 어울린다는 저자의 글에 수긍하게 되기도 한다. 


초식동물의 입맛에 맞춰 고약한 냄새가 나는 은행으로 변화되었다는 이야기는 솔직히 어떤 의미인지 이해할 수는 없었는데, 대부분 먹이로 먹히지 않기 위해 냄새를 풍기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고약한 냄새가 나는 은행은 지금은 멸종한 초식 공룡의 입맛에 맞춰 발달한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155)라는 언급만으로는 뭔가 많은 아쉬움이 생기지만 기회에 한번 더 내용을 찾아보게 되니 딱히 나쁜것만은 아닌가, 싶다. 


꽃이름을 알게 되고 올해는 꽃집에서 크로커스를 발견하면 집에서 키워봐야겠다는 생각도 하고, 협죽도가 히로시마의 원폭이후 그 폐허에서도 꽃을 피웠다는 것에는 강인한 생명력을 떠올려본다. 어릴 적에 가로수처럼 심어져있던 꽃나무가 협죽도여서 낯설지 않은데 독성을 품은 꽃으로만 알고 있다가 폐허 속에서 희망과 용기를 준 꽃나무라고 하니 뭔가 또 새롭다. 


무료한 오후 꽃과 식물에 관심이 많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이 책을 설렁설렁 읽어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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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선물을 준다며 넌센스 문제를 내셨다. 내가 살아가는 동안 내 인생 최고의 무게, 내가 가장 무거울 때는 언제일까? 라는 물음에 손을 번쩍 든 두 친구에게 우선권을 주셨는데, 한 꼬마가 '일곱살 때'라는 답을 했다. 다들 뭔소리?하고 있었는데 신부님이 웃으면서, 지금 9살인 친구가 9년동안 살면서 7살때가 더 무거웠었다고 합니다, 라는 설명을 하시는 순간 폭소가 터졌다. 아, 저 순수함과 귀여움을 어쩔건가.


아재개그를 아는 사람들은 답이 무엇인지 눈치챘을 것이다. '철 들었을 때'

아재개그라고 하지만, 철 들었을 때 비로소 내 인생의 무게감을 느끼게 되는 것을 품고 있는 말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어버이날이 다가온다고 초등부 주일학교 아이들이 부직포로 만든 카네이션을 하나씩 건네준다. 무표정하게 서 있다가 수줍게 내미는 선물을 받지는 않고 가만히 쳐다보고 있으려니, 아이의 표정이 굳어가기 시작하는 걸 느끼는 순간, 거짓일지라도 미소를 지어야한다는 이성이 뇌를 치면서 바로 표정을 바꾸고 꽃을 받아들었다. 아, 저녀석은 무표정의 내가 무서웠을까? 자신의 정성이 들어가있든 아니든, 내가 어버이이든 어버이가 아니든 어린 아이가 용기를 내어 낯선이에게 무엇인가를 내밀었는데 상대방이 무감각하게 외면한다면 얼마나 민망하고 마음의 생채기가 생겼을지도 모른다는 걸 뒤늦게 떠올렸다. 

아무튼. 아이들에게 자꾸만 뭔가를 하게 하고, 그 무엇인가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마음과 몸과 머리를 쥐어짜내야 하는 주일학교 교사가 아니라는 사실이 편할뿐. 무념무상의 시간들이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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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26-05-05 09: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50년 살았지만, 아직 철이 들지 않았기에, 아직은 인생 최대 몸무게를 찍지 않은 것으로 할게요. ㅎㅎㅎㅎ

chika 2026-05-06 17:24   좋아요 0 | URL
저 역시 인생 최대 무게는 언제쯤일지는... ^^;;;
 
만화로 보는 3분 과학 1 - 서양 고대~중세 편 만화로 보는 3분 교양 시리즈
닥터베르(이대양) 지음 / 카시오페아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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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고대와 중세시대의 과학자를 중심으로 그들이 새로이 밝혀낸 천체와 수 개념 등을 만화로 간단히 풀어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솔직히 '넘기기만 해도 개념이 잡히는 과학 입문서'라고 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개념을 이해햐는데 어렵지 않고 특히 고대와 중세의 과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라서 낯설지는 않게 느껴진다. 당시에는 획기적인 혁명적 사고의 전환이었겠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지구는 둥글다는 걸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이미 단순한 진리로 증명된 개념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서 조금 더 이해하기 쉬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현대에는 과학자와 수학자를 세분해서 말하지만 머나먼(?) 과거에는 그 모든 것을 이해하고 증명을 하기 위해 논리적인 가설을 세우고 실험과 관측, 측량 등을 다 해내야 하는 - 심지어 우리는 철학자라고도 부르는 이들도 포함해서 13명의 과학자들이 세운 개념을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두어명을 빼면 이름 자체는 낯익은 사람들이 많다. 


만물의 근원은 물,이라는 단순한 이야기속에서도 세상의 근원을 찾는다는 생각을 하면 그게 뭐 엄청난 일인가 싶어지지만, 내가 학창시절에는 원소단위까지 배웠지만 요즘은 아원자, 중성자.... 그리고 또 미래에 어떤 개념이 등장할지는 모를 일이라는 걸 생각하면, 맞지도 않는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왜 위대한 과학자이지? 라는 생각에 대한 답은 명쾌히 해 주고 있는 책이다. 

코페르니쿠스를 떠올리면 단순히 지동설을 언급한 인물 정도로만 알고 있는데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주장은, 인간이 우주의 특별한 존재가 아닐 수도 있다는 철학적 충격도 주었"(220)으며 계속 수정하고 실험하고 논증을 세워도 되지 않는다면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나을 수 있다는 말은 과학뿐 아니라 우리 삶의 자세에서도 배울 수 있는 철학적 명제가 되는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처음 책을 읽을때는 너무 쉽게 대략적인 설명을 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며 술렁술렁 책장을 넘겼는데 조금씩 지식이 쌓여가면서 이렇게 간단한 설명으로 그 어려운 개념들을 풀어놓는 것 자체가 대단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과학을 재미로만 볼 수는 없겠지만, 만화로 보는 3분 과학은 과학이 어려운 것만은 아니며 과학에 대한 흥미를 느끼게 하고 좀 더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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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나를 쓰는 시간 - 평범한 일상이 특별한 이야기가 되는 40일의 수업
정지우 지음 / 푸른숲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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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억하지도 못하는 어린 시절부터 나는 책읽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한글을 알기나 할까 싶은 꼬맹이가 날마다 집 마당에서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앉아 책을 펼치더라는 이야기는 이웃 어른들의 목격담으로 회자되었을 뿐 나는 아무런 기억이 없다. 하지만 어릴적부터 책읽기를 좋아하고 또 필요이상으로 많은 책을 읽었는데 그것이 곧 글쓰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실 책을 많이 읽었으니 이제 네가 책을 써보라,는 이야기를 들어보기는 했지만, 책읽기가 곧 글쓰기로 출력이 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물론 글을 많이 읽으면 글쓰기에 많은 도움이 되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조금은 기대에 부응하는(?) 글쓰기를 해 볼까 싶어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글쓰기에 대한 많은 책들을 보면서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는데 '평범한 일상이 특별한 이야기가 되는 40일간의 수업'이라는 부제와 더불어 일기 쓰기와 에세이는 다르다는 주제가 담겨있어서 더 궁금했다. 

확실히 하루의 일상을 그대로 나열하는 것과 그 하루의 일상 속에서 감성을 담아내거나 나만의 시선을 담아내면 그 글은 나의 특별한 일상을 담아낸 글이 될 것같다. 


이 책은 글쓰기에 대한 기본적인 원칙들에 대해 예제를 통해 쉽게 설명해주고 있으며 이어 두번째 장에서는 예제글에 이어 자신의 글쓰기 연습을 할 수 있는 노트까지 있다. 그리고 세번째장에서는 개인적인 글쓰기만으로 끝내지 않고 내 글을 더 많은 이들에게 읽힐 수 있게 하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들을 알려주고 있다. 

특히 도움이 되는 부분은 첫번째 장이었는데 글쓰기의 원칙같은 부분들, 그저 나열식이 되는 글이 아니라 하나의 주제를 담아내는 글쓰기와 쇼잉과 텔링의 차이점 같은 부분은 같은 내용을 두가지의 버전으로 보여주고 있어서 확연한 차이점을 느끼게 해 주니 책을 읽는 것이 어렵지 않고 이해하기가 쉬웠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책을 좋아하면 많은 책을 읽는 것처럼 글쓰기 역시 그 이상으로 꾸준히 써야한다는 것임을 강조한다. 그래서 이 책에도 직접 글쓰기 연습을 해보도록 노트가 책 본문에 담겨있는 것이다. 글쓰기에 대한 기본적인 원칙을 염두에 두면서 계속 글쓰기를 시도해본다면 언젠가는 분명 좋은 글쓰기를 하게 될 것이다. 알고 있는 것이지만 아는 것과 실제 글쓰기는 다르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끊임없이 글쓰기를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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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의 9가지 비밀 - The story of K-musical
임찬묵 지음 / 문학수첩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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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9가지 주제를 통해 뮤지컬의 역사와 발전, 특히 우리나라에서의 뮤지컬 변천사와 현재를 설명하고 있다. 사실 뮤지컬의 9가지 '비밀'이라는 제목에 혹해 성급히 책을 집어 들었다가 조금은 평범하게 시작하는 뮤지컬에 대한 설명이 심심하게 느껴져서 첫부분을 넘기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좀 재미없다,라는 표현을 했었는데 한국의 뮤지컬에 대한 설명이 시작되면서 조금씩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어쩌면 내가 처음으로 큰 맘 먹고 봤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수많은 뮤지컬 중 하나가 아니라 정식으로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시작된 공연임을 알게 되면서 관심을 갖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뮤지컬을 떠올리면 대부분 브로드웨이를 떠올리게 될텐데, 처음부터 우리가 알고 있는 미국의 뮤지컬이 공연되었던 것이 아니라 오페라가 좀더 대중적인 문화로 접목이 되면서 뮤지컬의 형태로 바뀌어가게 되었다는 설명에 이어 우리 창작극 눈문의 여왕이 초창기의 공연이었다는 설명은 내가 직접 경험한 공연 관람이 우리 뮤지컬의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으로 이어지며 책의 내용이 더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 


대중문화로 시작되었지만 현재 영화극장 관람가의 열배가 더 넘는 뮤지컬 공연이 대중적이라기보다는 일부 매니아층과 n차 관람을 하는 이들의 비중이 크며 시스템의 문제와 현재진행형인 일명 티켓파워를 가진 스타덤에 기댈 수 밖에 없는 구조 등 현재 우리의 뮤지컬에 대한 현실적 파악을 하며 이러한 것들이 현실적인 한계임과 동시에 또 뮤지컬 문화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되기도 함을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주고 있다. 


아주 오래전부터 그냥 그렇게 존재하고 있었던 뮤지컬이라고,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별 생각이 없었는데, 뮤지컬 공연이 어떻게 한국형 뮤지컬로 발전하게 되었으며 토니상으로 유명해진 어쩌면 해피엔딩이 어느날 갑자기 미국에서 성공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화려한 무대연출 역시 한국 뮤지컬의 한 특징이라는 것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오페라의 유령 이후 뮤지컬 관람의 기억이 없으며 관람당시에도 교통비 포함해서 삼십여만원을 썼던 것을 떠올리면 지금도 선뜻 뮤지컬 관람만을 위해 그 비용을 써야한다는 것이 뮤지컬 관람의 가장 큰 장벽이라 생각하지만 현재의 시스템으로서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가장 안타깝다. 

우리 뮤지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어가는, 현실 인식에서 시작하여 뮤지컬의 미래를 꿈꾸게 하는 이야기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게 한다. "우리에게 뮤지컬은 무엇인가?"(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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