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더 키친 도어 - 현대 음식 문화를 선도하는 전 세계 유명 쉐프, 파티시에, 칵테일 제조 전문가들의 성공 스토리
엠마누엘 라로슈 지음, 공민희 옮김 / 터닝포인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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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라는 말에서 나는 뒷담화를 떠올려버린 것일까? 요리세계의 수많은 뒷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 것과는 달리 너무나 진중한 요리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어서, 솔직히 이 책이 아주 재미있었다,라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세계적인 요리사들과 음식들이 처음부터 특별함으로 시작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명확히 인식하게 된다.


"새로운 것과 다양한 환경의 사람들에게 둘러싸이는 것만으로도 본인의 사고유무와 관계없이 결국 영향을 받기 시작합니다. 그점을 나중에 인생에서 활용할 수 있어요. 지역 시장에서 재료를 고를때나 5년 혹은 10년뒤에 말이죠. 인생에서 어떤 식으로 튀어나올지 모르지만 어떻게든 드러날 것입니다"(96)


우연찮게 아르바이트로 식당의 설거지를 하다가 어느 순간 칼질을 하게 되면서 요리사가 되기도 하고 정육점을 하는 아버지를 보며 자랐지만 도축이 아니라 요리에 더 관심을 갖게 되기도 한다. 그렇게 요리의 세계에 들어서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또 하나의 세계가 시작되는 것이다. 특별한 요리를 만들어내는 천재요리사도 있겠지만 이 책에서 던지는 질문들이 더 마음에 와 닿는 것은 생각 이상으로 공감이 되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특정 요리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어디서 오는 걸까?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쁜'지에 관한 우리의 생각을 바꾸게 하는 건 무엇일까?"(184)

"세상은 변화하고 있어요. 진정한 음식의 세계는 우리가 원한다고 멈추는 게 아닙니다. 계속 진보하죠. 그런 까닭에 자신에게 솔직하려면 지리적인 특성을 이해하고 사람과 이주의 변화와 음식이 어느 정도 영향을 받는지도 알아야 하고 관광도 간과할 수 없는 큰 부분이예요"(에드워드 리)


'이민자의 자녀들이 새 시대의 셰프들'이 "이민자의 아들과 딸로 미국인 2세대로서 부모의 요리나 고향에서 영감을 받아 그들만의 창의적인 변형을 더하고 있다"(205)

그러니까 많은 셰프들이 독창적인 영감을 받아 요리를 만들어 성공하고 최고의 요리를 만들어내게 되는 것 역시 내게 익숙한 음식에 대한 맛의 기억과 환경과 기타등등의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새로운 요리를 탄생시키는 것이라 생각하게 된다.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인생과 주방'이라는 마지막 장을 읽는 동안 내 머리속에서는 최고의 요리사는 부지런함과 열정과 노력을 한다면 이룰 수 있는 꿈이라는 생각이 든다. 노포, 숨은 고수, 동네 맛집을 찾아가보면 확실히 모든 걸 자신의 손으로 직접 하는 부지런함을 마다하지 않는 셰프를 보게 된다. 똑같은 식재료라해도 손질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음식의 맛이 달라진다는 것을 체험으로 알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니 이미 읽었던 내용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된다. "대충 아무 재료나 가져다 근사한 걸 만들 수 없어요. 품질 좋은 토마토가 있어도 그 토마토로 무엇을 할지 결정하느냐에 따라 준비과정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레시피는 결코 완벽할 수 없는데"(134) 좋은 재료 본연의 맛을 느끼게 해주는 요리도 있고 그 재료의 맛을 더 높여주는 양념소스를 더하는 요리도 있을 것이다. 그 중 어느것이 더 좋은 요리인지는 개인의 취향과 식성이겠지만 그래도 보편적인 최고의 맛은 있으리라. 비하인드 더 키친도어는 그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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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은 의례를 행함으로써 더 깊은 의미를 지닌다. 나는 이책에서 야생동물과 인간이 공유하는 의례를 더 단단하게 뿌리 내리는 방법을 보여주려고 한다. 우리가 어떤 관습을 지니고 그 관습들이 우리를 얼마나 행복하게 만들어주는지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관습을 지켰을 때 삶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우리 조상과 모든 생물은 함께 의례를 지켜왔다. 의례를 되찾는 순간 우리의 삶은 더욱 평화롭고 충만해질 것이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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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길로 이어지는˝ 것이어서 한번 놓친 길은 다시 걸을 수 없는 것이 인생이라고 이 시는 말하지만, 작품은 길과 달라서, 우리는 시의 맨 처음으로 계속 되돌아가 작품이 품고 있는 여러 갈래의 길을 남김없이 다 걸어도 된다. 다행이지 않은가. 인생은 다시 살수 없지만, 책은 다시 읽을 수 있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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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한평생에 칠십종이 넘는 벌레와 열 마리 이상의 거미를 삼킨다 한다 나도 떨고 있는 별 하나를 뱃속에 삼켰다.

별것 아닌 것 같아도 바로 이런 것이 생의 실상 중 하나일 것이다. 실상과 대면하기 전에는 모른다. 우리가 눈뜨고 경험하는 세상이 환상이라는 것을. 내가 먹은 세끼 음식이 물질적으로 환상이라는 뜻이 아니라, 깨끗하고 고운 것만 먹으며 살고 있다는 그 믿음이 환상이라는 뜻이다. 208.


===== 사람은 각자의 삶에서 경험을 먼저 떠올리게 되는것인지도.
감기를 길게 앓고난 후 여전히 숨쉬기가 안좋고 속에서 뭔가 걸리는듯한 느낌인데. 이 글을 읽으며 내 머릿속에선. 나는 남들보다 더 많은 먼지를 먹고 폐가 망가졌던것인가,를 먼저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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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딸의 기억은 잎이 달린 당근과 딸기 아이스크림이 전부일것이다. 할머니가 우리를 들여보낸 그 흙이 고운 밭은 전쟁이 끝난 후 할머니가 다시금 일구어낸 보금자리다. 그것을 딸에게 어떻게 가르쳐 주면 좋을지 생각하다 결국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못한 채 시간이 흘렀다.
지형이 바뀔 만큼 폭탄이 쏟아지는 것이 전쟁이라는 것을 아이들이 하나둘씩 죽어 가는 것이 전쟁이라는 것을, 아이와 자신은 늘 함께 있을 거라고 말한 뒤 죽은 엄마가 있는 것이 전쟁이라는 것을, 굶주림과 공포로 인해 생리가 멎는 것이 전쟁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할머니는 그 모든 일을 경험한 뒤 다시 한번 그곳에서 땅을 일구어 살아왔다는 것을 딸에게 어떻게 이야기하면 좋을지 나는 아직 알지 못한다.
공포에 질려 눈을 부릅뜨는 딸에게 전쟁은 까마득히 먼 옛날에일어났고 이것은 옛날 옛적 이야기라고 나는 언제쯤 딸에게 말해줄 수 있을까.
딸과 함께 반짝이는 수면 위를 나는 물총새를 보러 가서 이곳은 매우 깨끗한 물이 흐르는 곳이고 지금 이러고 있는 사이에도 자연호 속에서는 물이 끊임없이 솟아나고 있을 테니 후카는 아무것도 두려워할 것 없다고 나는 언제쯤 딸에게 말해 줄 수 있을까. 6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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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의 역사에서 우리의 역사를 보게되는일이 많기는하지만. 알고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여전히 그걸 느낄때마다 충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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