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바시루쿰바니아이 Bassirou Coumba Niaye는 시디 말라민니아(Sidy Malamine Niaye의 손자이며, 내 조부께서는 우리 마을5명의 설립자 중 한분의 손자의 증손자요. 압두 티암, 나는 당신 마음에 들지 않을 이야기를 하고자 하오. 나는 내가 가진 밭중 하나에 땅콩을 경작하는 것은 거부하지 않겠소. 그러나, 내 모든 밭을 땅콩 경작에만 바치라고 하는 요구는 거부하겠소.
땅콩으로 내 가족을 먹여 살릴 수는 없소. 압두 티암, 당신은 땅콩이 곧 돈이라 말했소. 그러나, 신의 진실로 말하노니, 나는 돈이 필요치 않소. 나는 내 밭에서 자라는 조와 토마토, 양파, 팥,
수박으로 내 가족을 먹이고 있소. 나는 우리에게 우유를 주는 소 한 마리와 고기를 주는 양 몇 마리를 가지고 있소. 내 아들중 하나는 어부여서 말린 물고기를 내게 주오. 내 아내들은 일년 내내 소금밭을 일궈 소금을 얻고 있소. 이 모든 식량이 풍부하기에 나는 배가 고파 내 집의 문을 두드리는 객들에게 문을열어 줄 수 있소. 나는 이렇게 마련하는 식량들로, 환대의 신성한 의무를 다할 수 있었던 거요.
그런데 내가 땅콩 농사만 짓는다면, 누가 내 가족을 먹이겠소? 누가 내 집을 두드리는 객들에게 환대를 베풀 수 있겠소?
땅콩이 가져다줄 돈은 이 모두를 먹일 수 없을 것이오. 압두 티암, 대답해 보시오. 내가 당신의 가게에 먹을 것을 사러 가야만하겠소? 압두 티암, 내 말은 당신 기분을 거스를 것이요. 하지만 마을의 대표는 자신의 개인적 이득에 앞서, 다른 모든 사람의 이해를 두루 살펴야 하는 것이요. 압두 티암, 당신과 나는 동등한 사람이요, 나는 어느 날 당신의 가게에 가서 쌀이나 기름을 외상으로 달라고 구걸하고 싶지 않소. 나는 배가 고파 내 집의 문을 두드리는 여행객에게 나 역시 먹을 것이 없다는 이유로 문을 닫고 싶지도 않소.
압두 티암, 내 말은 당신 기분을 거스를 것이요. 하지만, 우리 모두 다 같이 마을 부근의 모든 밭에서 땅콩을 경작하게 되면, 그 가격은 내려갈 것이요. 우리의 수입은 점점 더 줄어들 거고, 그렇게 되면, 당신 역시 빛으로 살아야만 할 거요. 빚을 진 손님밖에 없는 가게는 그 또한 도매상에게 빚을 지게 되는 거지요.
압두 티암, 내 말은 당신 기분을 거스를 것이요. 나, 바시루룸바니아이는 우리가 ˝기근의 해˝라고 부르는 그 해를 겪었소. 아마도 작고하신 당신의 조부께서 당신에게 말해주었을 것이요 메뚜기 떼가 지나가고, 가뭄이 찾아들었던 해였소. 우물까지 다 말라버렸고, 북쪽으로부터 불어오는 먼지가 천지를 뒤덮던 해, 강물이 너무 낮게 흘러 우리의 밭에도 물을 댈 수 없었던 해였소. 나는 어린아이였으나, 분명히 기억하오. 만일 우리가 그 지옥 같던 가뭄을 견디던 시기 동안, 우리가 그동안 비축해 두었던 조와 팥, 양파, 마녹(Manioc)˝ 을 모두 다 같이 나눠 먹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우리가 우리의 우유와 양들을 나누지 않았더라면, 우린 모두 굶어 죽었을 것이오. 압두 티암, 땅콩은 그 시절에 우리를 구할 수 없었을 것이요. 땅콩 농사가 줄돈도 우리 모두를 구할 수는 없었을 것이요. 그 악마의 가뭄을 살아내기 위해, 우리는 이듬해를 위해 남겨두었어야 할 종자지 분명 먹어 치워야 했을 테니 말이오. 우리는 우리의 땅콩을자신들이 정한 가격에 매수한 자들로부터 다시 빚을 얻어,
새 종자를 사야 했을 것이요. 그리고 바로 그때부터, 우리는 빚을 지고 헤어나기 힘든 가난 속에서 살아야만 했을 것이요! 바로 이 때문에, 압두 티암, 내가 하는 말이 당신 맘에 들지 않더라도, 나는 당신이 말하는 땅콩 농사에 ˝반대˝ 하며, 땅콩이 줄그 돈에 대해서도 ˝반대˝ 하오.˝ 167-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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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밤, 집을 떠나기 직전, 나의 엄마 팬도 바는 나를 팔로 꼭 끌어안았다. 엄마는 자신의 노래하는 듯한 언어, 지금은들은 지 오래되어 알아듣지 못하는 퓔데어로 내게 말했다.
너도 이제 다 컸으니까 엄마가 떠나는 이유를 알아도 된다며.
엄마는 내 외할아버지와 삼촌들, 그리고 그들의 가축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야 한다고 했다. 사람은 생명을 준 이들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법이다.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면 돌아오겠다고 했다. 엄마는 자신이 생명을 준 존재 또한 결코 그냥 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신의 진실로 말하노니, 내 엄마의 말은, 날 기쁘게 하는 동시에 아프게 하기도 했다. 엄마는 날 꽉 껴안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늙은아버지가 그러했듯, 나 역시 엄마가 떠나자마자 그녀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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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미의 가족 상담소 - 모르면 오해하기 쉽고, 알면 사랑하기 쉽다
박상미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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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맺고 살아가다보면 아무리 노력을 한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 관계에 대한 상담이라는 것이 제대로 된 관계맺음을 하기 힘든 사람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이 책을 읽다가 타인의 이야기지만 마치 내가 상담실을 찾은 듯한 이야기들도 있고 주위에서 많이 보고 들었던 이야기들이라 빠져들듯이 책을 금세 다 읽어버렸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면 왠지 나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 같아 망설여지는데 왠지 사람들 사는 모습이 다 비슷하다는 것에 이상한 위안을 얻기도 하고 좀 더 나은 관계맺음을 위해 필요한 노력과 인식이 무엇인지 인식하고 배우게 되기도 한다.

'모르면 오해하기 쉽고 알면 사랑하기 쉽다'는 말은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말이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 실행이 쉽지는 않다. '사랑하지만 가장 상처주는 관계, 가족'이라는 첫 파트의 제목부터 이 책을 펼쳐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적어도 내게는 가족이 늘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기에.


자식이 부모의 소유가 아니며 자식은 타인이다,라는 글로 시작하며 부모 자식의 이야기를 읽기 시작할때까지만 해도 약간 뒷짐지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읽듯이 책을 읽다가 형제 이야기가 나오니 나도 모르게 이입이 되면서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다. 구체적으로 깊이 있게 들어가지 않더라도 보편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이야기들인데도 어쩌면 그리도 나의 상황을 대입해보게 하고 있는지.내 안에 쌓여있는 것들을 그저 억누르려고만 하지 않고 말을 꺼내거나 감정이 격화되면 잠시 거리를 두는 것이 한 방법이라는 것은 알지만 가족이라고 해서 모두가 무조건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기 시작하고 있다. 


부부사이에, 가족이라서 더 하면 안되는 말들 - 상처주는 말이나 옛일을 언급하며 감정싸움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 공감하고 경청하는 것, 화를 다루는 방법, 감정을 잘 표현하는 것이나 소통을 잘 하기 위한 처방전의 제시도 새겨들어봐야 한다. '외국어를 배우듯 사랑의 언어를 배워야한다'는 말이 마음에 남는 건, 가족이기에 당연히 이해하고 이해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래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임을 새삼 깨닫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비밀상담실'에 수록된 이야기들은 드라마같은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 같지만 모두가 실제 상담을 했던 현실의 이야기이라고 한다. 그에 대한 조언 역시 명확하고 현실적이라 나도 모르게 공감을 하게 된다. 오래전에 누군가 강조를 했던 것처럼 폭력적인 배우자는 바뀌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다시 확인을 해보게 되고 유부남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연에 대한 답은 정해져있지만 당사자가 그 조언을 받아들이지 못해 문제의 해결점을 찾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기도 했다. 

부부상담을 하며 이혼 위기에 있는 부부는 서로의 장점 찾기과제를 어려워하지만 마음을 열게 되면 단점이었던 것들이 장점으로 바뀌는 시선의 변화를 깨닫게 되기도 한다. 이 실행방법은 부부뿐 아니라 여러 관계에도 실행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맘에 안드는 사무실 직원에게도 뭔가 한가지 장점은 있겠지,라고 찾다보면 무능해보이기만 하는 그 누군가에 대한 열받음이 조금은 덜어지며 이해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하니.


책을 읽는 동안 여러 가지 배울 점들이 많고 새겨들을 이야기도 많았는데 막상 책을 덮고 떠올리려고 하니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없는 듯 하다. 하지만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고 공감하며 사랑하는 가족이 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 방향을 제시하고 방법을 알려주고 있는 이 책을 다시 펼쳐보면 어제보다는 좀 나은 내가 되고, 잘 싸우고 잘 화해하는 가족이 되어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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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세계사 인물사전
야마사키 케이치 지음, 이유라 옮김 / 로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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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인물 사전,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이 책에는 231명이나 되는 세계사에 영향을 미친 인물들이 실려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자가 일본인이라는 선입견이 있어서 책의 내용이 가십정도 수준으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짐작했다. 별 기대없이 관심있는 인물부터 펼쳐들고 읽기 시작했을 때는 딱 내가 기대한만큼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짬짬이 관심있는 인물을 살펴보고 처음으로 돌아가 순서대로 읽다가 심심하면 다시 내가 궁금했던 인물들에 대한 설명을 읽는 것을 반복하다보니 처음에 제대로 보지 않고 지나쳐버렸던 각 인물의 특징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인물사전의 요약정리처럼 생존연도와 그 인물의 역사적 업적에 대해알려주고 본문의 설명에는 인물의 성격이나 기존의 역사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일화들이 담겨있다. 이 일화라는 것이 어떤 인물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역사적인 배경과 인물의 특징에 대해 알 수 있게 해 주기도 하지만 가끔은 역사공부에 시달린 머리를 식히기 위한 가벼운 이야기가 담겨있기도 해서 조금은 종잡을 수 없는 느낌이기도 했다. - 어쩌면 이런 느낌은 중국 인물에 대해 과감히 넘겨버려서 더 그런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역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다면 이 책에 나온 세계사 인물들의 이야기는 전후 관계의 맥락이 이해되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어찌된 일인지 내가 관심있어서 펼쳐본 인물들에 대해서는 더 가볍게 다루고 있어서 이렇다 할 역사적 사실을 떠올려볼수가 없다. '역사적'이라는 것이 정치적인 인물만을 뜻하는 것이 아님에도 이 책에 예술가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 역시 처음에는 좀 어설픈 역사책이라고만 생각하게 되기도 했는데 역시 내가 이 책을 너무 허술하게 읽기 시작하며 생겨버린 선입견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목차를 보고 제일 먼저 펼쳐 본 인물이 '예수'였다는 것을 떠올리면 단지 나의 선입견만은 아니지 않을까 라는 미련을 버리기도 힘들긴 하지만.


한번 읽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세계사 교과서,라는 원제와 달리 '모두를 위한' 세계사 인물 사전이라는 우리말 제목이 조금 더 이 책의 설명에 가까운 것 같은데 역사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을 유발시키고 모두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것을 부인할 마음은 없으나 내 취향의 세계사 책은 아닌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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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손 컬렉션의 네 번째 주인공은 딱히 아무런 잘못도 없었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내가 그를 바닥에 눕혀놓고 그의 내장을 꺼낼 때, 나는 그의 파란 눈에서 그 사실을 읽을 수 있었다. 그의 눈에서 그가 착한 소년이고, 착한 아들이며, 여자를 알기엔 너무 어렸지만, 틀림없이 미래의 좋은 남편감이 될 수 있는 인물이었음을 보았다. 그런 그에게, 나란 존재가 불행처럼,
무고한 죽음처럼 닥쳤다. 그게 바로, 전쟁이다. 인간이 연주하는 음악에 신이 너무 늦게 당도한 경우, 신이 너무 많은 운명에 얽매인 아들을 구할 수 없는 경우, 신의 진실로 말하노니, 신을 원망할 순 없다. 신이 이 소년 병사를 전쟁통에 나의 검은 손으로 죽게 만들면서, 혹여 그의 부모를 벌하려 한 것은 아닌지누가 알겠는가? 신이 그의 조부모들의 잘못을 그들의 자녀들에게 벌할 시간이 없어서, 그 손자에게 벌 내린 건 아닌지 또 누가 알겠는가? 누가 아는가? 신의 진실로 말하노니, 신은 그 어린 소년 병사 가족에 대한 형벌을 뒤늦게 내린 것일 수도 있다.
신은 그들의 손자 혹은 그들의 아들을 통해서 인간들에게 엄한 벌을 내려왔다는 것을 나는 안다. 그 어린 적군은 내가 자기내장을 꺼내, 여전히 살아있는 그의 옆에 쌓아 놓았을 때, 다른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몹시도 고통스러워했다. 나는 아주 잠깐 그를 동정했다. 나는 그의 부모 혹은 그의 조부모들이 받을 형벌을 완화해 주고자 했다. 그를 처치하기 전, 그가 눈물 고인 눈으로 내게 단 한 번 애원하도록 했을 뿐이다. 나의 절친 마뎀바디옵의 내장을 들어낸 적군이 그 소년 병사일 리 없었다. 좋은향기가 나던 편지로 절망에 빠져버린 내 익살꾼 친구, 장 바티스트의 머리를 한 발의 포탄으로 날려버린 것도 역시 그일 수 없었다. 93





세 번째 손까지 나는 전쟁 영웅이었지만, 네 번째 손부터 나는 위험한 미치광이이자 피에 굶주린 야만인이 되었다.
신의 진실로 말하노니, 일은 이렇게 번져간다. 세상은 이렇게 굴러간다. 모든 일엔 양면이 있다....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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