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밥상과 시인 아저씨 1090 동화 시리즈 1
박상률 지음, 백철 그림 / 큰나(시와시학사)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바로 그때 마당 구석 감나무에서 노란 감꽃이 떨어졌어요. 아! 나는 온몸이 떨리는 느낌을 받았어요. 감꽃 떨어진 자리에는 곧 감이 자리를 잡겠지요. 그렇다면 아저씨 떠나간 자리에도 새로 자리 잡는 것이 있긴 있겠지요?>

정말 개 같지 않은 개가 저런 말도 내뱉고... 괜히 맘 울컥하게 합니다. 살아있는 동안 맑은 마음으로 모든 살아 있는 것을 사랑했던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그 맑은 마음이 세상을 정화시키게 되는 걸까요?
사람같지 않은 사람을 너무 많이 봤습니다. 남에게 손가락질하며 욕을 하다가 나를 봅니다. 아주 오랫만에 읽은 동화가 또 나를 울컥하게 했습니다. 내게도 '맑은 바람'은 불어오지 않는다는 걸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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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람이여

내가 너의 어둠을 밝혀줄 수 있다면
빛 하나 가진 작은 별이 되어도 좋겠네
너 가는 곳마다 함께 다니며, 너의 길을 비추겠네
내가 너의 아픔을 만져줄 수 있다면
이름없는 들의 꽃이 되어도 좋겠네
눈물이 고인 너의 눈속에, 슬픈 춤으로 흔들리겠네
그럴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내 가난한 살과 영혼을
모두 주고 싶네
내가 너의 기쁨이 될 수 있다면
노래 고운 한 마리 새가 되어도 좋겠네
너의 새벽을 날아다니며, 내 가진 시를 들려주겠네
내가 너의 희망이 될 수 있다면
잎 푸른 한 그루 나무가 되어도 좋겠네
너의 창에 가지를 드리우고, 너의 잠을 지켜주겠네
그럴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이토록 더운 사랑 하나로
네 가슴에 묻히고 싶네
그럴 수  있다면, 아아 그럴 수 있다면
네 삶의 끝자리를 지키고 싶네
내 사람이여, 내 사람이여
너무 멀리 서 있는 내 사람이여
-백창우 시,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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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무딘 마음으로도 '네 삶의 끝자리를 지키고 싶은 내 사람'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는 시.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바치는 훌륭한 사랑의 시...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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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보고
꽃 피기는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
시대의 새벽길 홀로 걷다가 사랑과 죽음의 자유를 만나
언 강 바람 속으로 무덤도 없이 세찬 눈보라 속으로 노래도 없이
꽃잎처럼 흘러흘러 그대 잘가라
그대 눈물 이제 곧 강물되리니
그대 사랑 이제 곧 노래되리니
산을 입에 물고 나는
눈물의 작은 새여
뒤돌아보지 말고 그대 잘가라

-정호승 시집, 새벽편지(민음사)에서 <부치지 않은 편지> 전문.

'그대 눈물 이제 곧 강물되리니
그대 사랑 이제 곧 노래되리니'

그가 남긴 눈물은 그를 아끼던 이들의 가슴에 강물로 남아 출렁이고, 그의 사랑은 노래가 되어 우리들 가슴속에 소용돌이친다.

그는 떠났지만 사람들의 가슴에 그의 노래가 남아 있는 한 그는 살아있다. 우리들 가슴속에.

이런 마음을 담고 싶었다.
그가 그리워 하던 따뜻한 세상, 그가 꿈꾸던 좋은 노래.

그것은 이 음반에 참여한 여러 노래꾼(가객)들의 마음과 다르지 않으며 <가객>이란 음반 제목은 바로 온 몸으로, 온 마음으로, 삶을 바쳐 한 시대를 노래하는 노래꾼들의 '숨결'을 상징한다.

- 96년 겨울 백창우...

*************************

그의 노래를 부른 이들 노래꾼들의 마음과 지금 그의 노래를 듣는 나의 마음이 다르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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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4-08-20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호승의 시는 부르조아적 유약 덩어리인 낭만이 흐물거립니다. 한 때는 힘빠진 그의 시를 냉소적으로 피했는데 그건 저의 잘못된 오만이었음을 나이 먹으면서 외로워 지니 알겠더군요. 결론은요..그의 시는 편하다는 거지요 뭐..^^

chika 2004-08-20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전 그 '낭만'을 좋아합니다. ㅠ.ㅠ(무딘 몸과 마음에 낭만마저 찾지 않으면 전 인간이 되질 않겠기에... ^^;;)
아마도 제가 유약해서 그러는거겠지요. 전 '서울예수'란 시집을 좋아합니다. ^^
 

조그만 사랑 노래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추위 환한 저녁 하늘에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성긴 눈 날린다

땅 어디에 내려앉지 못하고

눈뜨고 떨며 한없이 떠다니는

몇 송이 눈.

- 황동규

*************************************

시위현장에서 유난히도 자주 돌에 맞아 머리가 깨져 돌아오던 후배녀석이 있었다. 멈추지 않는 피에도 씨익 웃으며, '어릴적부터 머리 깨지며 놀았기 때문에 괜찮다'라고 말하던 녀석이 생각난다....
난, 얼굴을 가리고 박혀있는 돌일까, 아직도 떠다니는 몇송이 종이 쪼가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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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메시지 > Ma and God (엄마와 하느님) - Shel Silverstein

    Ma and God

God gave us fingers---Ma says, "Use your fork."
God gave us voices---Ma says, "Don't scream."
Ma says eat broccoli, cereal and carrots.
But God gave us tasteys for maple ice cream. 

God gave us fingers---Ma says, "Use your hanky."
God gave us puddles---Ma says, "Don't splash."
Ma says, "Be quiet, your father is sleeping."
But God gave us garbage can covers to crash. 

God gave us fingers---Ma says, "Put your gloves on."
God gave us raindrops---Ma says, "Don't get wet."
Ma says be careful, and don't get too near to
Those strange lovely dogs that God gave us to pet. 

God gave us fingers---Ma says, "Go wash 'em."
But God gave us coal bins and nice dirty bodies.
And I ain't too smart, but there's one thing for certain---
Either Ma's wrong or else God is.
 

하느님이 손가락을 주셨는데 엄만 "포크를 써라" 하셔요
하느님이 목소리를 주셨는데 엄만
"소리 지르지 마라" 하시고요
엄만 브로콜리 먹어라
, 시리얼 먹어라, 당근 먹어라 하시지만
하느님은 우리에게 매플 아이스크림을 좋아할 입맛을 주셨잖아요

하느님이 손가락을 주셨는데 엄만 "손수건을 써라" 하셔요
하느님이 물웅덩이를 주셨는데 엄만
"물장 튀기지 마라" 하시고요
엄만
"조용히 해. 아빠 주무신다" 하시지만
하느님은 찌그러뜨리며 놀라고 우리에게 쓰레기통 뚜껑을 주셨잖아요
 

하느님이 손가락을 주셨는데 엄만 "장갑을 껴라." 하셔요
하느님이 빗방울을 주셨는데 엄만
"비 맞으면 안 된다." 하시고요
엄만 조심해라
, 모르는 개한테는 너무 가까이 가지 마라 하시지만
하느님은 우리에게 귀여워하라고 사랑스런 개들을 주셨잖아요
 

하느님이 손가락을 주셨는데 엄만 "가서 씻어라." 하셔요
하지만 하느님은 석탄통과 지저분하고 멋진 몸뚱이를 주셨쟎아요
전 똑똑한 편은 아니지만 한 가지는 분명해요
엄마가 틀렸던가 하느님이 틀렸던가 둘 중 하나예요

 

* stella09님의 서재에서 부분을 읽고 마음에 들어서 전체글을 찾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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