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만 사랑 노래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추위 환한 저녁 하늘에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성긴 눈 날린다
땅 어디에 내려앉지 못하고
눈뜨고 떨며 한없이 떠다니는
몇 송이 눈.
- 황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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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현장에서 유난히도 자주 돌에 맞아 머리가 깨져 돌아오던 후배녀석이 있었다. 멈추지 않는 피에도 씨익 웃으며, '어릴적부터 머리 깨지며 놀았기 때문에 괜찮다'라고 말하던 녀석이 생각난다....
난, 얼굴을 가리고 박혀있는 돌일까, 아직도 떠다니는 몇송이 종이 쪼가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