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문학작품의 표지로 인물초상같은 표지디자인이 되어 있는 걸 싫어한다. 다른 사람들은 다 좋다고들 하던데, 유난히도 문학동네에서 나온 위대한 개츠비나 가장 최근에 나온 폭풍의 언덕 표지도 아무런 이유없이 그냥 별로 맘에 안든다. 폭풍의 언덕은 무심결에 양장본을 구입해버렸는데 그나마 실제로 받아본 양장본표지의 모습이 조금 더 나은 수준이..려나? 뭐.
근데 이 노인과 바다는 화면상으로 맘에 드는 표지다. 시름에 잠겼든 사색에 잠겼든 노인의 얼굴이 확대되었다면. 음.. 그런 발상을 할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사실 헤밍웨이는 너무 흔하게 알려져 있어서, 너무 흔하게 영화로 만들어진 작품들이 많아서 오히려 문학작품으로 만나기가 힘들었다. 그나마 문학으로 접근하는 건 영어공부를 하기위한 영한대역문고판. 그러니 이번 기회에 헤밍웨이의 작품세계로 빠져들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어. 이 책을 사면 영문판까지 한권 더 따라온다니.
괜히 책을 살펴보다 새로나온 책이 뭐 있나...두리번거리게 되버린다. 조카녀석이 열광하는 용의 이야기. 물론 내가 좋아하는 빅뱅의 드래곤, 아니다. 엠블랙의 미르, 아니다. 말 그대로 '용'이다. ㅎ


은근슬쩍 테메레르가 용에 관한 이야기라고 흘렸었는데 역시나 이 책을 사 읽고 있더라. 그래서 또 은근슬쩍 퍼언연대기에도 용..이 나오지, 아마? 그랬다. 그런데 나는 퍼언연대기가 출간되고 바로 구입을 했는데 그때의 그 '때'를 놓쳐 아직까지 읽지를 못했다. 용, 이야기가 나올때마다 떠올리게 되는 불운의 책. 정말 나는 왜 이렇게 책을 쌓아두고만 있는건가.
어쨌거나 용. 아는 녀석 이름이 용,이었는데. 걔 동생은 호라지? 용형호제,라는 말이 그 형제때문에 생겨난 것은 아니지만 걔네 형제는 실제로 용형호제야.
엊그제 책은 도끼다,를 주문해 받았다. 그리고 지금 읽기 위해 쌓아둔 책들중에는 밤은 책이다,라는 책도 있다. 밤은 책, 책은 도끼...그렇다면 밤은 도끼인 것일까?
고전의 유혹과 모든 역사는 도끼의 범주에 속하는 것일까.
로마의 역사뿐 아니라 로마인의 24시간까지 나왔다. 이탈리아를 자동차로 - 물론 겉핥기로 여행을 했을뿐이지만 그래도 그렇게 다녀오고 나니 이탈리아에 더 많은 관심이 생겼다. 아피아가도를 밟고 싶다,라는 소망이 십년만에 이루어졌으니 이제 다시 또 꿈꾸기를 희망해야지. 뭐 그건 그렇고 역사에는 나무의 역사도 과학자들의 삶도 인간의 생로병사도 다 들어있으니 이 책들은 연관이 있게 되는건가?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또 뭐 흔히 생각하는 그 역사학자들의 이야기인 것은 아닌게다. 아, 이 책이 확 흥미를 끌어당기지만 흡혈귀 이야기는 그닥 좋아하지 않잖아?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도 못봤는데. 트와일라잇도 안봤지? 근데 왜 그 옛날에 타란티노의 새벽의 저주는 봤을까. 좀비가 더 역겨운데. ㅡㅡ;
그래도 꽤 흥미진진할 듯 하다. 흡혈귀의 역사를 쫓는 히스토리언들이라....
역시... 헤밍웨이가 다시 밀려오기 시작하는 듯 하다. 고전문학은, 실상 그 내용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책장에 꽂을 때 이것이 고전문학이다,라는 걸 말해야 한다는 듯이 왠만하면 같은 출판사의 전집 형태로 뽀대나게 진열해야 되지 않나라는 강박관념이 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문학동네와 열린책들과 민음사이다. 그 와중에 툭 튀어나온 한겨레출판. 번역의 질,을 이야기하고 싶지만 아는 게 없어 한마디도 할수없다. 암. ㅡㅡ;
아, 근데 왠지 오늘. 책 읽고 싶어,가 아니라 책 사고 싶어,다. 누가 나한테 책을 무더기로 좀 던져주면 좋겠다. 기왕이면 갓 출판되어 나온 새 책들말이다. 아니, 관두자. 나는 이제 바로 바다와 노인이나 주문결제하러 가야겠다. 아, 그리고 또 뭘 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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