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된 세상의 학교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조숙영 옮김 / 르네상스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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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 1/
부엉이, 박쥐, 방랑자, 도둑의 눈에 황혼은 아침식사 시간이다.
비는 관광객에게는 저주이나, 농부에게는 희소식이다.
현지이의 눈에 관광객은 그림처럼 보일뿐이다.
카리브 해 섬의 인디언들 눈에 깃털 달린 모자를 쓰고 붉은 우단 망토를 입은 콜럼버스는 한번도 본 적 없는 종류의 앵무새였다.-42쪽

관점 2 /
남반구의 시각에서 볼 때, 북반구의 여름은 겨울이다. 지렁이의 시각에서 볼 때, 스파게티 한 접시는 한바탕 마시고 떠들 수 있는 파티다. 힌두교도들은 신성한 암소를 보는데, 어떤 이들은 큰 햄버거를 본다.
히포크라테스, 갈레노스(고대 그리스의 의사), 마이모니데스(에스파냐의 유대계 의사이자 철학자), 파라켈수스(스위스의 의사)의 시각에서 볼 때, 소화불량이라는 질병은 있었지만 굶주림이라는 질병은 존재하지 않았다.
카르도나의 마을 주민들의 시각에서 볼 때, 여름이나 겨울이나 같은 옷만 입고 다니는 토토 사욱은 감탄할 만한 사람이었다. 사람들은 "추위를 전혀 모르나봐"라고 말했다.
그는 아무 대답이 없었다. 그는 추웠다. 단지 외투가 없었을 뿐이었다.-44쪽

관점 3 /
통계학 관점에서 볼 때, 한 사람은 1,000달러를 받고 다른 사람은 한 푼도 못받는 경우, 1인당 소득은 각각 500달러를 받는 것으로 산정된다.
인플레이션 퇴치의 관점에서 볼 때, 긴축정책은 좋은 치료책이다. 그 정책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의 관점에서 볼 때, 긴축조치는 콜레라, 티푸스, 결핵과 기타 질병을 몇 배로 증가시킨다.-45쪽

관점 4 /
지구 동쪽에서 보면, 서쪽의 낮은 밤이다.
인도에서는 상복이 흰색이다.
고대 유럽에서 풍요한 대지를 나타내는 검정색은 삶의 색이었고, 뼈를 나타내는 흰색은 죽음의 색이었다.
콜롬비아 초코 지방의 나이많은 현자들에 따르면, 아담과 하와는 흑인이었고 그들의 자식인 카인과 아벨도 흑인이었다. 카인이 아벨을 몽둥이로 내리쳐 살해하자 신의 분노가 폭발했다. 하느님의 노기앞에서 카인은 죄책감과 공포로 하얗게 질렸고, 너무도 질린 나머지 생을 마감하는 날까지 흰둥이로 살았다. 백인은 모두 카인의 후예다.-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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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아이 2004-11-25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통계학 관점에서 볼 때, 한 사람은 1,000달러를 받고 다른 사람은 한 푼도 못받는 경우, 1인당 소득은 각각 500달러를 받는 것으로 산정된다"! ㅠ.ㅠ
 

자본주의는 시장경제라는 예명을 자랑한다.


제국주의는 세계화라고 한다.


제국주의의 희생자들은 개발도상국이라고 불리는데, 이는 어린이들을 난쟁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기회주의는 실용주의라고 불린다.


배신은 현실주의로 불린다.


가난한 사람은 없는 사람, 부족한 사람 또는 자산이 거의 없는 사람이라고 불린다.


가난한 어린이들이 학교 밖으로 내쫓기는 것은 중퇴라고 한다.


고용주가 해고 수당도 없고 아무 설명도 없이 노동자를 해고할 권리는 노동시장의 유연화로 불린다.


여성의 권리를 소수의 권리에 포함한다. 인류의 절반인 남성이 다수이기나 한 것처럼 말이다.


군부독재 대신에 과정이라고 이야기한다.


고문은 불법 핍박 또는 신체와 심리에 가해지는 압력이라 한다.


도둑놈이 좋은 집안 출신이면, 도둑이 아니라 도벽이 있는 사람이다.


부패 정치인의 공금 횡령은 불법 축재라고 한다.


자동차가 저지르는 범죄는 우연한 사고다.


맹인은 보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흑인은 유색인이라고 한다.


암이나 에이즈는 장기간의 고통스러운 질병이라고 한다.


심장마비는 갑작스러운 고통을 의미한다.


절대로 죽으이라고 하지 않고, 육체의 사라짐이라고 말한다.


전투에서 사망한 사람은 전시 사상자로, 아무 죄도 이유도 없이 전투에 얽힌 민간인들은 부차적 피해라고 한다.


1995년 남태평양에서 프랑스의 핵폭발 실험이 있었을 때, 주 뉴질랜드 프랑스 대사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그 폭탄이라는 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폭탄이 아니다. '폭발하는 장치'다"


군대와 연계돼 암살을 일삼는 콜롬비아의 살해조직 이름은 함께 살다(Convivir)이다.


존엄(Dighidad)은 칠레의 독재 시절 어느 수용소의 이름이고, 자유(Libertad)는 우루과이의 독재시절 가장 큰 감옥의 이름이다.


평화와 정의(Paz y Justicia)는 1997년 멕시코 치아파스 주 악테알 마을의 한 교회에서 기도를 올리던 45명의 농민들 - 대부분 여성과 어린이들 - 을 등뒤에서 난자해 살해한 준군사조직의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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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아이 2004-11-24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회주의는 실용주의라고 불린다." 허허... 정말...

chika 2004-11-24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신은 현실주의.. ㅡ.ㅡ
 
내가 만난 아이들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 2004년 5월
구판절판


'뼈야, 너는 나한테 다리가 있는 줄 알고 자라주었구나'-70쪽

사토루의 고독과 나의 고독이 겹쳐졌을 때, 비로소 인간적이며 대등한 공감대가 형성되었던 것이 아닐까? 내가 사토루의 슬픔을 조금이나마 나의 슬픔으로 받아들였을 때, 사토루는 내게 마음을 열어주었다.-79쪽

아이들은 상냥함이나 낙천성을 인간을 변화시키는 힘으로 받아들인다-79쪽

절망과 맞부‹H쳐 이겨내지 않고서는 진정한 상냥함을 지닐 수 없다-93쪽

아이들의 '삶'에 '도망'이라는 말은 없다-98쪽

아이들은 존재하는 모든 것은 평등하다는 말을 일상에서 실천하며 살아간다-102쪽

좋은 사람일수록 이기적인 인간이 될 수 없으니까 쓰라리고 고통스러운 거지.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남의 아픔을 자기 아픔처럼 느낄 수 있다는 점이겠지. 어쩌면 좋은 사람이란 자기 안에 남이 살게 하는 사람인지도 몰라-1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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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야 미친다 - 조선 지식인의 내면읽기
정민 지음 / 푸른역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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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귀한 것은 성실함이다. 어떤 것도 속여서는 안된다. 하늘을 속이는 것이 가장 나쁘다. 임금을 속이고 어버이를 속이거나, 농사꾼이 이웃을 속이거나, 장사꾼이 동료를 속이는 것 모두 죄에 빠지는 것이다. 한가지만은 속여도 괜찮으니 바로 자기 입이다. 모름지기 거친 음식으로 잠시 지나가는 것, 이것이 좋은 방법이다. ...... 정력과 지혜를 쥐어짜 더러운 뒷간을 위해 충성을 바칠 것 없다. 이런 생각은 당장 눈앞에서 가난함에 대처하는 방편만은 아니다. 비록 부귀가 하늘에 닿을 정도라 해도 사군자가 집안을 거느리고 몸을 다스리는 방법에 근면과 검소를 버리고는 손댈 만한 곳이 없을 것이니라.-2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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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4-11-21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말저녁이 되어서 그런지 서재의 페이퍼에 음식이름이 여럿보인다. 내 뱃속이 먼저 알아차리고 뭔가 요구를 하려 하지만, 오늘만큼은 참아야겠다. 정력과 지혜를 쥐어짜 더러운 뒷간을 위해 충성을 바칠 것 없다!
 
동물과 대화하는 아이 티피
티피 드그레 지음, 백선희 옮김, 실비 드그레, 알랭 드그레 사진 / 이레 / 2002년 12월
절판


살면서 깜짝 선물을 받을 수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아주 작은 깜짝 선물이더라도. 그러기 위해선 아름다운 것을 바라보는 걸 잊지만 않으면 된다"-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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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4-11-21 0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없이 노트를 뒤적거리다 발견했다. 소소한 일상을 그저 그렇게 넘겨버리는 사람이 있고, 그 소소한 일상을 반짝거리게 만드는 사람도 있다. 소소한 일상 자체, 무심결에 넘기던 책장에서 이러한 문구를 발견하는 것 역시 자그마한 선물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을 갖기위해서는 마음의 아름다움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