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진이다 - 김홍희의 사진 노트
김홍희 글.사진 / 다빈치 / 2005년 1월
절판


내 친구중에 오디오 시스템에 1억 정도를 들여 듣는 친구가 있다. 진공관 엠프에 스피커도 어마어마하게 크다. 어느날 그 친구와 음악을 즐기는 또 다른 사람과 내가 같은 자리에 앉게 되었다. 그 자리에서 친구가 자신의 오디오를 자랑했다. 가만히 그의 말을 듣던 다른 친구가 한마디 했다.
"선생은 소리를 즐기시는군요. 저는 음악을 즐깁니다"
.......

"프로는 사진을 자랑하고, 아마추어는 카메라를 자랑한다"는 말이 있다. 당신은 무엇을 자랑할 것인가? 세상에서 가장 좋은 카메라는 지금 당신의 수중에 있는 카메라이다. 당신과 함께 들로 산으로 돌아다니며 거침없이 일을 해 주고 즐거움을 주는 카메라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좋은 카메라라는 것을 지금 이 순간 깨달아야 한다. 그래야만 '사진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다.-82-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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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5-05-24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론... 기계에 정성을 들이는 사람들로 인해 기계가 점점 좋아지는 좋은 점도 있다, 고 했다. 여기 명시된 저 사람은 오디오 시스템에 들이는 정성의 반만큼도 음악에 대한 정성을 기울이지는 않는 사람이라고 하더군.
 
나는 사진이다 - 김홍희의 사진 노트
김홍희 글.사진 / 다빈치 / 2005년 1월
절판


그녀의 이름은 린다. 그녀가 음악학교 다닐때의 일이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친구 가운데 유달리 우렁차고 좋은 소리를 내는 바이올린을 가진 학생이 있었다. 모두들 그 바이올린이 아주 비쌀거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린다 역시 그것이 비싼 바이올린이라서 좋은 소리가 나고, 자신의 바이올린은 보급형이라서 보통 소리가 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호기심 많은 린다는 어느날 그 친구에게 그 바이올린을 한번 켜보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린다가 친구의 바이올린을 켜자 자신의 바이올린보다 형편없는 소리가 났다. 깜짝 놀라서 그 이유를 물었지만, 친구는 씨익 웃기만 하더라는 것이다. 그때 린다는 깨달은 바가 있었고, 자신의 바이올린이 최고의 소리를 낼 때까지 죽도록 연습했다는 것이었다.
...... 가끔 사람들로부터 '어떤 카메라가 좋은 카메라인가?"라는 질문을 받는다. 사진을 막 시작하려는 사람은 물론, 오랫동안 사진을 찍어 온 사람도 이런 질문을 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사실은 나도 세상에서 가장 좋은 카메라, 1등 카메라 라는 것이 있는지 궁금하다.-70-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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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3 - 신들의 마음을 여는 12가지 열쇠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3
이윤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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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화를 믿는다. 신화를 믿는다고 해서 대리석으로 아름다운 여자를 깎아놓고 내 색시가 되게 해달라고 아프로디테에게 비는 식으로 믿는 것은 아니다. 내가 믿는 것은 신화의 진실이다. 퓌그말리온의 진실과 그가 기울이는 정성이다. 퓌그말리온 효과라는 말은 스스로를 돌아보되 희망과 기대를 버리지 않을 경우에 나타나는 효과를 뜻하는 말로 지금도 줄기차게 쓰이고 있다.......
유쾌한 상상은 내 삶을 늘 유쾌하게 한다. 나는 아프로디테를 믿는 것이 아니라 퓌그말리온의 꿈과 진실을 믿는다.-34-36쪽

신화는 진실만을 말한다는 저 바다의 지혜로운 노인 프로테우스와 같다. 프로테우스는 무엇으로든 몸을 바꿀 수 있다. 하늘을 나는 모든 것, 땅위를 기는 모든 것, 바다를 자맥질하는 모든 것, 심지어는 타오르는 불꽃, 흐르는 물, 부는 바람, 피어오르는 연기로 몸을 바꿀 수 있고 이 모든 것의 입을 통해 열게 할 수도 있다. 신화는 그렇다. 몸 바꾸기의 도사 프로테우스와 같다.-1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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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우리 신화 - 우리 신들의 귀환을 위한 이야기 열두 마당
신동흔 지음 / 한겨레출판 / 2004년 9월
구판절판


신화란 무엇인가. 사람들이 경외감 속에 소중히 간직하고 가꾸어 온 신성한 이야기가 신화다. 신화의 주인공들은, 그리고 그들이 엮어내는 서사는 사람들이 지향하는 본원적 가치를 상징적으로 담아낸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상과 욕망의 상상적 분신인 신화적 주인공들을 통하여 존재의 본질을 투시하는 한편 삶을 두르고 있는 장벽을 넘어서기 위한 분투를 거듭해왔다.-5쪽

원형을 찾는 일 못지않게 어렵고도 중요한 일이 현재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일일터다. 과거 삶의 소산인 전통 신화가 현재의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전해줄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하지만 나는 이와 관련하여 한번도 회의를 느껴본 적이 없다.
우리 만간 신화가 지니는 민족적 정체성과 인류적 보편성을 믿기 때문이다. 우리 신화가 제기하는 인간과 삶의 문제는 오늘날 우리의 문제와 질적으로 어긋나지 않는다. 오히려 나는 이 신화들이 마음의 고향을 잃은 채 흔들리는 현대인으로 하여금 욕망과 갈등의 회오리 속에서 한 걸음 물러서서 삶의 본질을 꿰뚫어보고 정신적 안정을 찾을 수 있게 해주리라고 기대한다.-8쪽

꼭 위대한 업적을 이루어야만 신의 자격을 얻는 것이 아니다. 당연히 이루어야 하는데 이루지 못하고 가슴에 품은 능력, 그 또한 위대한 신의 훌륭한 자격이 된다. 가슴속에 간직한 한恨의 힘으로 신성을 얻게 된다는 것, 그것은 우리 민간 신화의 신들이 나타내 보이는 두드러진 특성의 하나가 된다. 그 자신 가슴에 많은 한을 품고 있는 사람들한테 그 신들은 자기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감싸줄 수 있는 수호신이 되는 것이다.-196쪽

신화는 신에 대한 이야기라고들 한다. 하지만 이는 정확한 말이 아니다. 신화는 신성神聖에 관한 이야기이다. 신성이 어디서 어떻게 발현되는가를 전하는 이야기이다. 그리하여 문득 신성을 깨닫게 하는 이야기가 신화다.
우리가 거듭 보아왔거니와, 그 신성은 능력보다는 사연에 있다. 사연으로부터 능력이 나온다. 주인공들의 몸짓 하나하나, 숨결 하나하나에서 배어나와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몸을 적시는, 그리하여 혹은 겨자씨만큼 혹은 태산만큼 우리를 바꾸어놓는 그 무엇이 신성이다. 저 먼 곳에서 고고하고 위대하게 내려다보면서 명을 내리는 식의 신성을 나는 신뢰하지 않는다. 그것은 신성이 아니라 억압일 뿐이므로, 내가 믿는 것은, 피부로 와 닿고 가슴으로 스며드는 구체적인 삶의 사연뿐이다. 신성은 한도 끝도 없다. 신성을 드러내는 사연들은 참으로 많기도 하다. 어찌보면 세상 모든 사연에서라도 신성을 찾을 수 있을 법하다. 하지만 그 사연들이 모두 신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잡아당겨서 그들로 하여금 가슴에 새기고 또 새겨 거울로 삼고 등불로 삼게끔하는 힘을 가진 그런 사연이 신화가 된다. 그렇게 백 년 천 년 살아 숨쉬어온 사연이 진정한 신화가 된다.-2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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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우리 신화 - 우리 신들의 귀환을 위한 이야기 열두 마당
신동흔 지음 / 한겨레출판 / 2004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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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명 처음 접하는 내용은 아니다. 어디선가 들었던 내용들, 귀에 익숙한 이름들. 한편으로는 한여름밤 무서움에 떨면서도 이상하게 재밌어하며 지켜보던 전설의 고향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지루하고 졸린 수업시간에 우리의 시선을 잡아두기 위해 술술 풀어주던 선생님의 옛날 이야기 같기도 하고...그래, 분명 많은 부분들이 수업시간에 듣던 옛날 이야기들이 맞은거 같애.

신부님께서 미사 강론시간에 뜬금없이 '제주도에 (잡)신이 얼마나 되는지 아는사람?' 하셨었다. 음... 한 오백여개 되나? 하고 있는데 ... 삼만이 넘는다던가? 몇달전에 들은 얘기를 어찌 기억하겠냐. 정확하지 않은 얘기는 이쯤에서 그만두고. 하여튼 뭔놈의 조상신과 잡신들이 그렇게 많은지. 온갖 신이 다 있는데다가 당집은 또 왜그리 많았을까. 내가 다녔던 중학교 터 역시 당집이 있던 곳이었다. 교가에도 나온다. 서운당~  ㅋㅋ(그런데 나는 그걸 학당의 이름으로 알았었다. 아무리 중학교 1학년 꼬맹이였다 해도 그리알고 교가를 불렀었다니 너무 단순한거 아니었나? ㅡ.ㅡ)

어쨋든우리의 많은 귀신들을 보면서 왜 이리 많냐고 투덜대지만,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으며 '뭔놈의 신이 그렇게 많냐'라는 생각을 해 봤을까? 어릴적부터 양놈들의 귀신은 신화라면서 줄기차게 읽어제끼고 이름을 외워대면서 누가 어떻고 이것의 유래는 어떻고... 사실 그들의 신화이야기는 그저 방탕한 제우스로 인해 생겨난 수많은 자식들의 이야기와 신들의 시기, 질투, 탐욕...기타등등. 머..그런 얘기들이었지 않나?

 

그럼 우리 신은 어떤가.

서양의 귀신들처럼 심심풀이로 내기를 하거나 인간하고 겨루거나 인간을 질투하는 그런 쫌스런 신이 아니다. 이승세계와 저승세계의 구분이 있는 것처럼 인간과 신의 구분이 있지만 결국에 가서는 인간이 죽어 조상신으로 모셔지고 부모를 위해 제 목숨을 버리고 원수를 갚더라도 상대방을 완전히 매장시켜버리는 행위는 없다. 그리고 대부분의 이야기들에서 인간 삶의 존재와 죽음에 대한 지혜와 삶의 방식이 담겨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더구나! 우리 조상신들은 우리를 위해 제 목숨을 바친분들이 많다!

이 책에는 양이목사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러한 일화가 또 엄청나게 많지 않은가. 그 유명한 김녕사굴에 얽힌 김녕사또의 이야기는 어릴때부터 얼마나 많이 들어왔는지.

바리데기, 자청비 이야기만이 아니라 옛날 이야기처럼 친숙하게 들어왔던 영등할망 이야기도 곰곰이 짚어보면 섬사람들에게 중요한 고기잡이를 위해 풍랑과 날씨를 알게 해주는 삶의 지혜가 담긴 이야기 아닌가.

이제 우리의 신화이야기를 읽자. 그 속에서 우리 조상들의 삶의 지혜를 읽도록 하자. 시험에 찌들리고 더운 여름날에도 교실에서 땀 삐질거리며 수업을 받아야 했던 우리들에게 숨통 트이게 해주었던 선생님의 구수한 옛 이야기에서 살아나는 우리들의 신화이야기를 이제 우리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들려주도록 하자. 정말 멋진 이야기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제 미의 여신이라고 하면 아르테미스를 먼저 떠올리지 말자. 사과 하나 차지하려고 전쟁을 일으키고, 용서가 없는 냉혹한 서양의 귀신이 아니라 자신을 버린 부모를 위해 서역만리 저승까지 기나긴 여행을 하고 돌아온 우리의 어여쁜 누이 바리데기를 떠올리자. 바리데기야말로 진정 우리의 누이같은 아름다운 여신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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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5-05-21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를 끄적이는 동안 컴이 네번이나 꺼졌다. 그래도 꿋꿋하게 올린다.
누가 우리의 신화 이야기를 풀어내는 걸 막을 수 있단 말인가. ㅡㅡ^

하이드 2005-05-21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해요! 최고요, 치카님! 그런의미에서 추천꾹

chika 2005-05-21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노력을 알아주시는군요!! 고마워요~
(실은..우리 신화이야기 리뷰가 아니었으면 컴을 부숴버렸을지도 몰라요. ㅡ.ㅡ)

진주 2005-05-21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알라딘이 시원찮은가봐요. 저도 몇 번 다운되었어요.
우리 막내 여동생도 자기를 늘 바리데기 공주라고 해요. 우리 민담이 참 정겨워요.

하루(春) 2005-05-22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hika님 리뷰 보니까 얼른 읽어야 겠어요. 지금 읽고 있는 책 다음 다음으로 읽을게요. ^^

chika 2005-05-22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정말 저는 어디선가 한번쯤은 재밌게 들었던 이야기들이 많았어요. ^^
특히 바리데기는... 박재동님이 애니로 만든다고 해서 얼마나 기대했는데요.... 빨리 우리 바리데기 애니를 볼 수 있는 날이 왔음 좋겠어요.

마냐 2005-05-23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컴이 안 부셔져서 다행. 바리데기 애니는 언제 나오긴 나온답니까....넘 오래 끄시네..쩝.

chika 2005-05-23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바리데기 애니 엄청 기대중이었는데... 보류되다 이젠 소식마저 끊겨버린거 같아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