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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지중해의 바람과 햇살 속을 거닐다
권삼윤 지음 / 푸른숲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표지는 지금 다시 쳐다봐도 멋있다. 저곳은 베네치아. 저 배는 분명 곤돌라일 것이다.
나는 베네치아엘 가 본적이 없다. 언제나 말로만 들었었고, 책으로만 봐 왔었고, 드라마에서 동경의 눈빛으로 쳐다 봤던 곳. 베네치아에 대한 나의 로망과는 상관없이 이 책의 저자는 그 물 위에 세워진 도시를 조금은 식상하게 설명해버리고 있다. 그래서 개인적인 감정으로 책에 대한 약간의 실망감.
책을 읽다보면 내 눈은 어느새 책의 활자를 떠나 이탈리아로 향하고 있었다. 아, 그 넘쳐나던 분수의 흐름, 길을 따라 쭉 이어져 뿜어대는 물줄기, 올리브 나무, 스페인 광장의 시원한 그늘, 항구의 이름모를 카페.... 그리고는 두 손 불끈 쥐고 '그래, 다음에는 아피아가도를 내 두발로 직접 걸어볼꺼야!'라는 결심을 하며 잠시 허공에 멈춰있던 눈길을 다시 책의 활자로 돌리곤 했다.
이 책은 내게 그런 이탈리아 여행의 꿈을 키워주기는 했지만, 이탈리아 여행에 대한 실질적인 도움은 그리 주지 못했다. 꽤 오랜 시간을 머물렀음은 글의 행간에서 느낄 수 있었지만 솔직히 그 기나긴 시간동안의 이야기를 너무 압축시켜버린 탓인지 어느 한 쪽으로 집중되지 않는다. 이탈리아 전체를 훑고 지나가고 있긴 하지만 이야기의 중심 주제가 잡히지를 않아 한 지역을 지나칠 때마다 뭔가 아쉽고 허전해버리는 것이다. 어쩌면 내가 얼치기로 이탈리아를 느끼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지.
그래, 어쩌면 이탈리아에 가 본적 없이 가슴 부풀리며 이탈리아 여행의 로망을 꿈꾸고 있는 사람에게라면 이 책은 안성마춤일지도 모르겠다. 이탈리아를 여행하는 기본 팁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그들의 생활과 먹거리. 그리고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아주 풍부한 이 책은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딱딱한 역사책으로 읽는 것보다는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이 책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더 친근하게 와 닿을 것이고, 여행서에서 보여주는 온갖 정보들은 없지만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이야기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아, 아피아 가도를 걸어보고, 곤돌라를 타 보게 되는 그 날은 언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