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지중해의 바람과 햇살 속을 거닐다
권삼윤 지음 / 푸른숲 / 2005년 7월
품절


사진을 옮기다 책을 찍은 사진이 몇 장 나오길래 올려본다.

이탈리아, 하면 '에스프레소'가 떠오르는데, 정겹게도 이 사진이 담겨있다. 카페 안에서 마시는 커피값이 훨씬 비싸기 때문에, 잠깐 바에 서서 에스프레소를 홀짝, 홀짝 두번이면 다 마시고 간다는 얘기를 지겹도록 들었더랬다. 그 말을 내게 해 준 분은 그렇게 서서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시면 하루의 활기를 느낄 수 있었다나....

우리가 고추를 널어 말리듯이 이곳에서도 매운 고추를 말리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세계 어느 곳을 가더라도 농촌의 풍경은 왠지 따사롭고 정감어리고 포근하다.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먹는 것!

이탈리아에 가면 왜 항상 우린 맛없는 핏자를 먹게 되는 것이고, 같은 길거리 음식이라도 그곳 사람들이 먹는 핏자는 엄청 맛있어 보이는 것인지 모르겠더라...
그래도 스파게티는 엄청 맛있었는데. (물론 단체로 몰려가 기다리는데 설익은 마카로니를 갖고 나와서 화가 났던 기억은 빼고.)

폼페이.

포로로마노.

멋모르고 갔었을 땐, 기둥이 한 두개 보였던가...?
로마에 있던 사람이 '얘네들은 빨리 개발할 생각도 안하고 돌덩이 하나 파놓고 몇년째에요'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석양이 질 무렵에 닫힌 쇠창살 사이로 쳐다봤던 기억, 문 닫을 시간되었다고 밑으로 내려가보지도 못하고 입구 언저리에서만 기웃거리다 왔던 기억.
다음엔 좀 더 가까이 로마인의 숨결을 느낄 수 있을 것인가...

덤으로 올리는 사진 한 장.

사람들의 모습을 피해 겨우 엉성하게 나마 찍은 포로로마노의 한 귀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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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지중해의 바람과 햇살 속을 거닐다
권삼윤 지음 / 푸른숲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표지는 지금 다시 쳐다봐도 멋있다. 저곳은 베네치아. 저 배는 분명 곤돌라일 것이다.
나는 베네치아엘 가 본적이 없다. 언제나 말로만 들었었고, 책으로만 봐 왔었고, 드라마에서 동경의 눈빛으로 쳐다 봤던 곳. 베네치아에 대한 나의 로망과는 상관없이 이 책의 저자는 그 물 위에 세워진 도시를 조금은 식상하게 설명해버리고 있다. 그래서 개인적인 감정으로 책에 대한 약간의 실망감.

책을 읽다보면 내 눈은 어느새 책의 활자를 떠나 이탈리아로 향하고 있었다. 아, 그 넘쳐나던 분수의 흐름, 길을 따라 쭉 이어져 뿜어대는 물줄기, 올리브 나무, 스페인 광장의 시원한 그늘, 항구의 이름모를 카페.... 그리고는 두 손 불끈 쥐고 '그래, 다음에는 아피아가도를 내 두발로 직접 걸어볼꺼야!'라는 결심을 하며 잠시 허공에 멈춰있던 눈길을 다시 책의 활자로 돌리곤 했다.

이 책은 내게 그런 이탈리아 여행의 꿈을 키워주기는 했지만, 이탈리아 여행에 대한 실질적인 도움은 그리 주지 못했다. 꽤 오랜 시간을 머물렀음은 글의 행간에서 느낄 수 있었지만 솔직히 그 기나긴 시간동안의 이야기를 너무 압축시켜버린 탓인지 어느 한 쪽으로 집중되지 않는다. 이탈리아 전체를 훑고 지나가고 있긴 하지만 이야기의 중심 주제가 잡히지를 않아 한 지역을 지나칠 때마다 뭔가 아쉽고 허전해버리는 것이다. 어쩌면 내가 얼치기로 이탈리아를 느끼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지.

그래, 어쩌면 이탈리아에 가 본적 없이 가슴 부풀리며 이탈리아 여행의 로망을 꿈꾸고 있는 사람에게라면 이 책은 안성마춤일지도 모르겠다. 이탈리아를 여행하는 기본 팁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그들의 생활과 먹거리. 그리고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아주 풍부한 이 책은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딱딱한 역사책으로 읽는 것보다는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이 책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더 친근하게 와 닿을 것이고, 여행서에서 보여주는 온갖 정보들은 없지만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이야기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아, 아피아 가도를 걸어보고, 곤돌라를 타 보게 되는 그 날은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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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06-01-31 0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네치아에서 바포레토 무임승차로 경찰한테 붙잡힌 적 있어요 ㅠ_ㅠ
일부러 그런건 아니고 사람들이 그냥 타길래 얼떨결에 따라 탔는데 표검사를 하더라구요;; 덕분에 엄마랑 같이 x망신 ㅠ_ㅠ
베네치아..아름다운 곳인데 유감스럽게도 그 기억이 젤 크게 남아있다는 ^^;;
개인적으로는 베네치아에 기차로 도착할 때가 제일 좋았어요.
정말 물 위를 달리는 기차를 탄 기분이 들어요 ^^
치카님 빨리 가시게 되기를~

chika 2006-01-31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정말 난감했겠어요. 관광객인데 안 봐줬어요? ^^;;;
근데 물 위를 달리는 기차를 탄 기분이라니요... 아아,,,, 언제 가보게 될까요? ;;
 
살라미스 해전 - 세계의 역사를 바꾼 전쟁
배리 스트라우스 지음, 이순호 옮김 / 갈라파고스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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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말을 하자면 내가 '살라미스 해전'이라는 말을 들은 것은 이 책을 보고나서였다. 역사라고 해 봐야 지나치며 흘려들었던 이야기들과 학교 수업 시간에 배웠던 것 중에 기억에 남는 것 겨우 한두가지만을 알고 있을터에, '살라미스 해전'이라는 것은 들어본 기억도 없고, 사정이 그러니 이 해전이 문명사적으로 큰 전환점이 된다는 것은 더더구나 모를 일이다.

그런 내가 덜컥 아무런 사전 지식없이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도 조금 두툼하니 무게감이 느껴지고, 고대의 해양지도까지 마구 그려져 있어 내가 이 책을 끝까지 다 읽을 수 있으려나...하는 별 기대감 없는 마음으로 말이다.

그런데 정말 누군가의 '상투적'이라는 표현처럼, 나 역시 그 표현말고 다른 적당한 말을 찾기 힘들다. 이 책은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때로는 아테네 삼단노선의 지하 노잡이꾼 옆에 카메라를 켜놓고 생중계하고 있는 듯 생생한 느낌의 글로 쓰였다.  옛날에 봤던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며 둥둥 치는 북소리에 온 정신을 집중하며 노젓는 일에만 몰두하는 노잡이들, 그들이 뿜어내는 땀내와 비좁은 공간에서의 근육통.. 이런 것들에 대한 세밀한 묘사가 그런 느낌을 갖게 했을 뿐 아니라 유일한 여성 함장으로 참전해 용맹을 과시한 아르테미시아가 유일한 여성이라는 것 뿐 아니라, 유일하게 개인요강을 갖고 있었다는 덧붙임 설명에는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이 책 '살라미스 해전'은 그런 신변잡기적인 생활 이야기를 다룬 책은 아니다. 페르시아의 그리스 침략을 막아내고 세계의 판도를 바꾼 해전, (나는 몰랐지만) 그토록 유명한 해전에 대한 이야기이다.

치밀한 정세 파악과 정치적인 모략가, 승리를 이끌어내기 위한 치밀한 속임수... 그리고 바다위에서 벌어지는 전투. 이 모든 것이 작가의 허구적 상상력이 아니라 여러 기록과 상황 판단에 따른 논리적인 추정으로 쓰여졌기에 더욱 현실감있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전쟁이야기, 그것도 역사적으로 세계의 흐름을 바꿨다고 일컬어지는 하루동안의 해전 이야기가 지루하기는 커녕 사백여쪽이 넘는 책이 무척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은 살라미스 해전이 벌어지게 되기까지의 정세를 파악해주는 작가의 다각도로 접근하는 설명과 무엇보다도 그런 이야기 가운데 바다 위에 떠 있는 함선의 삐걱거리는 노의 소리까지 들려줄 듯 상세하고 생생한 묘사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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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이름은 유괴 - g@me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일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건 뭐야.
요즘은 ip추적이 가능하니, 이메일도 집에서 맘대로 보내고 잠적해버리는 것이 가능하지 않쟎아? 도대체 언제적에 쓴 글인데 이런거야~ 라고 투덜대며 책을 읽었다.

지겨운 오후의 한때를 보내기에 딱 맞춤인 책이라고? 도대체 누가 이런 얘길? 하며 이틀에 읽기에도 너무 심심한 책이라고 생각하며 책장을 후다닥후다닥 넘기고 있었다. 그러다 조금씩 시작되는 뜻밖의 이야기들. 물론 그것 역시 너무 빤히 들여다보이는 것이어서 그나마 신속하고 빠른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너무 식상해져버릴 이야기도 흐르기에 그닥 놀랍지는 않다.

하지만 책장을 덮으며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하지 않겠는가. 지겨운 오후의 한때를 살짝 재미있게 보낼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이 책의 광고문구 역시 완벽한 은닉임과 동시에 결말의 엄청난 핵심이라는 것을 마지막 장을 넘기고 책을 탁! 덮으며 느꼈다.

"범인과 피해자가 파트너가 되어 벌이는 전대미문의 유괴게임. 인생을 걸고 펼치는 게임의 승자는 과연 누가 될 것인가?"

게임은 완벽했다.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기 전까지는......

처음 책장을 덮으면서는 '도대체 이 책의 광고는...' 하며 혀를 끌끌 차려고 했지만, 잠시 한호흡을 쉬고 나면 정말 교묘하게 뽑아낸 문장이라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빤한 이야기와 한번의 흠칫 놀람이 있지만 다시 미루어 짐작이 가는 이야기의 흐름속에서 책의 끝을 보고 난 다음 저 문구를 다시 보게 된다면 말이다.
게임의 승자는 저 문구를 집어낸 카피라이터가 아닐까... 라는 엉뚱한 결론을 내어본다. 오후의 한 때, 쓰윽 읽기에는 부담없이 집어들 수 있는 책이 맞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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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6-01-31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핫, 새벽별님~! ^^;;

mizuaki 2006-08-11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광고가 있는줄은 몰랐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진"거 맞나요? 그냥 "맘에 들어서 같이 잔"게 아닌가 싶은데요. 아무도 사랑에 빠지지 않는 쿨한 전개가 인생은 그저 게임이라는 냉소적인 발언을 강조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어쩌면, 여주인공은 그저 '게임의 승자'에게 상을 주는 존재가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생각할수록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입니다.

mizuaki 2006-08-12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답글 감사합니다. (^^) 그런 해석도 가능했었군요!
 
유럽 카페 산책 - 사교와 놀이 그리고 담론의 멋스러운 풍경
이광주 지음 / 열대림 / 2005년 12월
품절


카페, 사교와 놀이 그리고 담론.

그곳에 가면 유럽이 보인다, 라고 하지만 제 눈엔 즐거움이 보입니다.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는 가르송, 아니 요즘은 무슈라 한다지요? 약간 편견이 쌓여있어서.. '아저씨'라고 하면 느낌이 좀 달라져버려요. ㅡ.ㅡ

카페 간판의 몇몇 모습을 감상하세요.

골목길을 걷다 마주치는 멋진 카페를 발견하게 되면, 그날은 죙일 기분이 상쾌할 것 같지 않나요?

이런 곳에 앉아 있으면 책이 술술 읽히고,
또 가끔은 뭔가 '작품'이 나올듯하지 않나요? ^^;;;;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싶은 지금, 커피를 마시는 대신 카페 사진 몇 장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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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6-01-24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국은 간판도 참 멋지군요~~~

Kitty 2006-01-25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치카님. 지름신이..ㅠ_ㅠ

chika 2006-01-25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쁘죠? 더 멋진 것도 있어요. 창문으로 고개를 내밀고 있는 셰익스프어가 있는 곳도 있고, 처칠이 그려진 간판도 있었던가.... ;;;

키티님/ 흐흐~ 사진을 보니까 맘이 더 혹~하셨나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