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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이름은 유괴 - g@me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일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건 뭐야.
요즘은 ip추적이 가능하니, 이메일도 집에서 맘대로 보내고 잠적해버리는 것이 가능하지 않쟎아? 도대체 언제적에 쓴 글인데 이런거야~ 라고 투덜대며 책을 읽었다.
지겨운 오후의 한때를 보내기에 딱 맞춤인 책이라고? 도대체 누가 이런 얘길? 하며 이틀에 읽기에도 너무 심심한 책이라고 생각하며 책장을 후다닥후다닥 넘기고 있었다. 그러다 조금씩 시작되는 뜻밖의 이야기들. 물론 그것 역시 너무 빤히 들여다보이는 것이어서 그나마 신속하고 빠른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너무 식상해져버릴 이야기도 흐르기에 그닥 놀랍지는 않다.
하지만 책장을 덮으며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하지 않겠는가. 지겨운 오후의 한때를 살짝 재미있게 보낼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이 책의 광고문구 역시 완벽한 은닉임과 동시에 결말의 엄청난 핵심이라는 것을 마지막 장을 넘기고 책을 탁! 덮으며 느꼈다.
"범인과 피해자가 파트너가 되어 벌이는 전대미문의 유괴게임. 인생을 걸고 펼치는 게임의 승자는 과연 누가 될 것인가?"
게임은 완벽했다.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기 전까지는......
처음 책장을 덮으면서는 '도대체 이 책의 광고는...' 하며 혀를 끌끌 차려고 했지만, 잠시 한호흡을 쉬고 나면 정말 교묘하게 뽑아낸 문장이라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빤한 이야기와 한번의 흠칫 놀람이 있지만 다시 미루어 짐작이 가는 이야기의 흐름속에서 책의 끝을 보고 난 다음 저 문구를 다시 보게 된다면 말이다.
게임의 승자는 저 문구를 집어낸 카피라이터가 아닐까... 라는 엉뚱한 결론을 내어본다. 오후의 한 때, 쓰윽 읽기에는 부담없이 집어들 수 있는 책이 맞다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