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수업 - 온전한 나로 살아가기 위한 최고의 질문
박웅현 외 지음, 마이크임팩트 기획 / 알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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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인문학의 시작은 질문이다"

아무 생각없이 책을 읽기 시작하다가 비로소 처음의 글에 대해 다시 되내어보게 된다. '온전한 나로 살아가기 위한 최고의 질문' - 이제 그 질문이 무엇인가, 질문해 볼 수 있게 되었을까.

어린아이들은 무엇하나 당연한 것 없이 이해가 되지 않고 납득이 되지 않으면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곤 한다. 특히 나는 그런 당연함이 더 심했던 것 같다. 의문을 갖기 보다는 이야기하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 지금 생각해보면 좀 어이가 없었던 것이 티비에 나오는 외국 영화를 보면서 나와는 생김새가 다른 외국인들이 왜 다른가,에 대한 의문도 없이, 그러니까 말하자면 '외국'에 대한 개념 없이 우린 그저 다 같은 사람일뿐이고 같은 말을 쓰는 사람들이라고 믿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외국'에 대한 개념은 언제 생겨났을까? 똑똑하게 많은 것을 구분해내는 요즘 어린 꼬맹이들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내 어린 시절이 너무 바보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물론 이건 달리 표현하면 생김새의 다름만으로 나/우리와 너/타인을 구분지어버리며 차이를 강조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왜' 차이가 생기는가에 대한 물음조차 없었다는 것은 내가 어린시절부터 너무 순응적으로 살아온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 책 [생각수업]은 광고인, 논객, 고전평론가, 과학철학자, 경제경영학자, 로봇공학자, 문화인류학자, 천문학자, 환경학자인 9명이 2015년 1월 마이크임팩트에서 주최한 컨퍼런스 '그랜드 마스터 클래스 : 빅 퀘스천'에서 강연한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하여 출판한 것이다. 아마도 알만한 사람들은 저자의 이름만을 듣고도 이 컨퍼런스에 지대한 관심을 가졌을 것이다. 지역에 살고 있기도 하고, 이런 정보에 좀 둔감하기도 해서 이런 강여이 있다는 것도 알지 못했지만 솔직히 미리 알고 있었고 참석할 수 있었다 하더라도 실제 내가 현장에 직접 가 봤을지는 의문이다. 나는 내가 지금 '왜'라는 질문을 던져 넣으며 나 자신이 나의 인생에서 들어야하는 답을 찾아야겠다는 열의는 이 시대의 청춘들에게 필요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은연중에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펼쳐들면서도 - 저자 9명의 이름에 혹해서, 그들의 글을 좋아하기 때문에 무작정 펼쳐들기는 했지만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온전한 나로 살아가기 위한' 질문은 나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을 해서인지도 모르겠다.

 

박웅현님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하여 진중권님, 고미숙님의 이야기로 넘어가다보니 조금은 더 깊게 들어가면 좋을텐데 왠지 인문학 입문서처럼 '들어가기' 만을 읽고 또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어 아쉽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이들 저자의 또 다른 책, 혹은 저자들이 추천하고 있는 책들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더 하게 되기도 했지만 그 이전에 지금의 이십대들에게, 청소년들에게 한꼭지씩 천천히 읽어보고 친구들과 꼭 이야기를 나눠보라고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었다. 지금 나의 삶에 있어서 나 역시 '온전한 나로 살아가기 위한 최고의 질문'을 던져보는 성찰의 시간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그렇게 끊임없이 되내이게 되는 삶의 물음 이전에, 미래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 현재의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을 가능성이 더 큰 어린 청춘들에게 더욱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 입장에서 언젠가 한번쯤은 의문을 제기하고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더 많은 질문을 던지곤 했던 이야기들을 언급하고있어서 조금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생각수업'이었지만 - 물론 정치에 희망을 잃고 투표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믿음이 사라진지 오랬지만 여전히 내가 투표일이 되면 반드시 시간을 내어 투표를 하고 있음은 현실적인 세상의 변혁은 투표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을 다시 확인해보게 되기도 했고, 한국의 자본주의에서 재분배 이전에 분배조차 평등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일목요연하게 깨달을 수 있는 부분들은 좀 더 깊이 파고들어 알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있기에 이 책이 좀 더 많은 이들에게 읽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조한혜정님은 "책을 읽고 나면 누군가와 그것을 나누어야 합니다. 함께 읽고 의견을 나누면 좋겠습니다. 책 읽는 것을 아주 싫어하는 분들은 책 읽는 것을 아주 좋아하는 친구를 곁에 두시면 됩니다" 라 말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야하는 삶의 자세가 아닐까 싶다. 비단 '책'이라는 것 만이 아니라 그 모든 부분에서도 통할 수 있는 말이라 생각한다.

자신이 자기 삶의 주체로 살아가기 위해, 가치있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더불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우리는 함께 하고 의견을 나누고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하면서 '왜?'라는 물음에 답을 해나갈 수 있고 그것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온전한 나 자신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물음의 시작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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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4 2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15 18: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5-07-17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hika님, 지금 막 받았답니다 보내주신 책이요. 제가 앞에다 적어놓았죠 chika님으로부터 라고요.
감사히 잘 읽겠습니다.

chika 2015-07-17 17:51   좋아요 0 | URL
앗,, 고맙습니다 ^^
주문하면서 메시지를 넣었으면 좋았을텐데 습관처럼 그냥 책만 주문하느라... ^^;;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
 
위대한 생존 -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은 나무 이야기
레이첼 서스만 지음, 김승진 옮김 / 윌북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래전에 운좋게도 캐나다 여행을 갈 기회가 있어서 갔었는데, 만년설을 보며 자연의 경외감을 느끼고 얼음이 언 강가에서 반팔티를 입고 기념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어느 지역인지, 어떤 나무인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데 몇백년 된 나무라고 해서 가까이 가 봤는데 속이 텅 비어 있는 그 나무가 죽은 나무가 아니라 생존해 있는 나무라고 해서 더 놀랐던 기억만 남아있다. [위대한 생존]을 읽다보니 속이 비어있어서 그 안에서 약을 하려던 사람들의 실수로, 혹은 정신이상자의 방화로 불에 타 죽어버리고 만 나무도 있고, 땔깜으로 베어질 위기에서 벗어나 생존하게 된 나무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내가 지금까지 봐 왔던 한아름의 나무, 세월의 흐름을 나이테에 새기면서 생존하고 있는 커다란 나무들과는 또 다른 오래된 나무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된 것이다.

 

처음 [위대한 생존]을 읽으면서 그저 전 세계에 있는 최소 몇천년에서 길게는 몇만년이 넘는 세월을 지구상에 생존하고 있는 나무들의 모습을 찾아 사진작가가 찍은 사진 모음집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글을 읽기 전, 오래된 나무의 사진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려니 그 모습 자체에 감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놀랍고 신기하다,의 느낌과는 또 다른 경외감이 느껴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 작업이 하나의 프로젝트로 지원을 받아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사진작가인 저자의 발품으로 만들어진 것이라 하니 그 노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 대해서는 뭐라 설명을 하는 것 보다 직접 그 사진을 들여다보고, 그 사진을 찍기까지의 과정과 그 사진에 찍힌 나무의 역사를 알게 되면서 느끼는 그 감동을 체험하라고 말하고 싶다. 단순히 오래 생존해 있어서 위대한 것이 아니라 그 긴 세월을 생존하기 위한 나무들의 처절한 변화와 노력은 환경을 거스르지 않고 공존하며 살아가는 지혜임을 깨달을수도 있다.

책에 실려있는 몇몇 나무들은 방화와 벌목의 위험에 안내판과 보호구역이 설치되기도 하고, 또 기념을 위해 나무를 훼손하는 사람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정확한 위치를 숨기기도 했다. 자연 상태 그대로라면 더 오랜 세월 생존할수도 있었던 나무들은 자연재해보다는 인간의 손에 의해 망가지고 수명을 다 해버리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오랜 세월 자연과 더불어 생존하고 있는 나무들을 위협하는 것은 인간이며 인간이 망가뜨리고 있는 자연환경이라는 것은 지금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막 지역에서 최소한의 수분으로 생존을 유지하고 있는데, 지구온난화로 우기가 더 늦춰지고 기간이 짧아지면 몇천년을 그 자리에서 굳건히 살아 온 나무는 가뭄현상에 말라죽게 되는 것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세계 여러 곳에서 지구온난화로 인한 생태환경의 변화로 위협받는 생명체를 위한 대책마련을 한다고는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니 위대한 생존 -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은 나무의 이야기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경외감을 느끼며 감탄을 할수도 있겠지만, 그 '생존'의 의미 안에 담겨있는 많은 가르침을 깨닫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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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면서 까페를 둘러보다가 신간이! 십이국기는 이번 장바구니에 그냥 넣어야겠다. 신간 알림이 오지 않은 것 같은데 정말 소리소문없이 신간이 뜨고.

김중혁 작가의 신간은 오늘 바로 떴다네. 운이 좋은 거야, 김중혁 작가에 대한 예감이 날선거야? 이러나저러나 책 받는 건 한참 후일텐데 뭐.

아, 졸다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런데 이제 좀 있으면 점심시간이야. 왠지 오늘 하루도 이렇게 가네, 인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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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선사시대부터 어떻게 다른 생명체를 이용하고 자연을 파괴하며 이른바 '역사의 진보'를 이루어나갔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인간은 더 안락하고 편안한 삶을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지구의 입장에서 보면 인간이라는 하나의 종으로 인해 지구는 점점 더 파멸의 길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셈입니다. 특히 근대화 이후에는 인간이 다른 모든 지구 상의 자원과 생명체를 도구화하면서 파괴하는 경향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228, 조한혜정, 생각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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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레타 잎
처음 야레타를 사진으로 보는 순간, 저것이 살아있는 식물일까 싶었는데. 저 쬐끄만 잎들이 모여 바위를 뒤덮어 저리 보이는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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