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생존 -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은 나무 이야기
레이첼 서스만 지음, 김승진 옮김 / 윌북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래전에 운좋게도 캐나다 여행을 갈 기회가 있어서 갔었는데, 만년설을 보며 자연의 경외감을 느끼고 얼음이 언 강가에서 반팔티를 입고 기념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어느 지역인지, 어떤 나무인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데 몇백년 된 나무라고 해서 가까이 가 봤는데 속이 텅 비어 있는 그 나무가 죽은 나무가 아니라 생존해 있는 나무라고 해서 더 놀랐던 기억만 남아있다. [위대한 생존]을 읽다보니 속이 비어있어서 그 안에서 약을 하려던 사람들의 실수로, 혹은 정신이상자의 방화로 불에 타 죽어버리고 만 나무도 있고, 땔깜으로 베어질 위기에서 벗어나 생존하게 된 나무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내가 지금까지 봐 왔던 한아름의 나무, 세월의 흐름을 나이테에 새기면서 생존하고 있는 커다란 나무들과는 또 다른 오래된 나무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된 것이다.

 

처음 [위대한 생존]을 읽으면서 그저 전 세계에 있는 최소 몇천년에서 길게는 몇만년이 넘는 세월을 지구상에 생존하고 있는 나무들의 모습을 찾아 사진작가가 찍은 사진 모음집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글을 읽기 전, 오래된 나무의 사진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려니 그 모습 자체에 감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놀랍고 신기하다,의 느낌과는 또 다른 경외감이 느껴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 작업이 하나의 프로젝트로 지원을 받아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사진작가인 저자의 발품으로 만들어진 것이라 하니 그 노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 대해서는 뭐라 설명을 하는 것 보다 직접 그 사진을 들여다보고, 그 사진을 찍기까지의 과정과 그 사진에 찍힌 나무의 역사를 알게 되면서 느끼는 그 감동을 체험하라고 말하고 싶다. 단순히 오래 생존해 있어서 위대한 것이 아니라 그 긴 세월을 생존하기 위한 나무들의 처절한 변화와 노력은 환경을 거스르지 않고 공존하며 살아가는 지혜임을 깨달을수도 있다.

책에 실려있는 몇몇 나무들은 방화와 벌목의 위험에 안내판과 보호구역이 설치되기도 하고, 또 기념을 위해 나무를 훼손하는 사람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정확한 위치를 숨기기도 했다. 자연 상태 그대로라면 더 오랜 세월 생존할수도 있었던 나무들은 자연재해보다는 인간의 손에 의해 망가지고 수명을 다 해버리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오랜 세월 자연과 더불어 생존하고 있는 나무들을 위협하는 것은 인간이며 인간이 망가뜨리고 있는 자연환경이라는 것은 지금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막 지역에서 최소한의 수분으로 생존을 유지하고 있는데, 지구온난화로 우기가 더 늦춰지고 기간이 짧아지면 몇천년을 그 자리에서 굳건히 살아 온 나무는 가뭄현상에 말라죽게 되는 것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세계 여러 곳에서 지구온난화로 인한 생태환경의 변화로 위협받는 생명체를 위한 대책마련을 한다고는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니 위대한 생존 -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은 나무의 이야기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경외감을 느끼며 감탄을 할수도 있겠지만, 그 '생존'의 의미 안에 담겨있는 많은 가르침을 깨닫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수가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