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간의 세계일주 - 이 세상 모든 나라를 여행하다
앨버트 포델 지음, 이유경 옮김 / 처음북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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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일도 아닌 50년동안의 세계일주라니. 도대체 그것을 가능하게 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했다. 내가 살아 온 시간보다 더 긴 시간을 여행으로 보냈다는 거 아닌가!

그런데 그 긴 시간이 실감나기도 전에 '지구상 모든 국가를 여행한 좌충우돌 돌진형 (이제는) 노인의 파란만장 여행기'라는 글을 보고 한참을 웃었다. 청년 시절에 여행을 시작했다 하더라도 정말 이제는 노인이 되었을 저자를 떠올리니 그의 삶은 어떤 것일지, 그의 체험과 생각들은 어떻게 형상화되어 나타날지 무척 궁금해졌다.

50년이라는 시간동안 세계정세도 많은 변화가 있어서 저자가 처음 갔을때는 한 국가였지만 이후에 분리독립이 되어 하나의 국가가 사라지고 두개의 국가가 생겨나기도 했고 러시아처럼 과거의 역사속으로 사라져버린 국가도 있다. 이런 이야기를 접하니 실제로 그 오랜 시간이 실감나기 시작하기는 했지만 그보다도 더 강한 인상으로 다가온 것은 저자의 체험 이야기가 시작되면서부터 느끼게 된 과거의 '모험 같은 여행 이야기'들이다. 오랜 시간 여행을 다니기는 했겠지만 그래도 이 책은 어쩔 수 없는 여행에세이, 일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처음 시작부터 야생동물의 이야기로 '모험' 같은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지금도 오지를 다니려면 위험을 무릅쓰고, 분쟁지역의 국경에서는 합법적인 여권을 갖고 있으면서도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국경을 넘어야 하기도 하는데 그 옛날에는 더욱 심했으리라. 인도와 파키스탄이 여전히 적대적인 것을 알고 있는데 저자가 여행했던 65년도에 서로 상대국가의 스파이로 오해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수긍이 간다. 물론 지금은 절대 그래서는 안되고 그럴수도 없겠지만 국경을 넘나드는데 총기를 소지하고 다닌다는 것도 조금은 낯설지만 사막에서 베두인족과 신발과 식량을 물물교환하고 그에 더하여 사냥을 위해 차량 운전을 제공한 이야기는 정말 옛날 이야기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수가 없다.

 

오랫동안 여행을 한 조금은 특별한 여행이야기, 정도로만 생각을 하고 책을 펼쳤다가 뜻밖에 온갖 모험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어서 솔직히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흥미롭게 읽을수 있었다. 오래 전 이야기들은 지금의 현실과는 많은 차이가 있기도 하겠지만 그 옛날의 모습이 전혀 변하지 않기도 했고, 또 어떤 측면에서는 문화적으로 더욱 후퇴하기도 했고.. 특히 북한의 모습은 지금까지 들었던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도 가졌다.

책을 읽는 동안 각 나라를 여행했던 시기가 궁금했었고 그에 대한 안내가 없는 것이 좀 아쉬웠는데 무심코 책 날개를 펼쳤을 때 '여행 연대표'를 발견하여 참조했다. 책 날개가 아니라 서문이나 목차가 있는 책의 앞부분에 있었다면 책의 본문 내용을 읽을 때 조금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그래도 저자의 '모험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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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99 2015-09-25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십년~~~ 덜덜덜@@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탄생 - 서울의 삶을 만들어낸 권력, 자본, 제도, 그리고 욕망들
임동근.김종배 지음 / 반비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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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뉴스를 보는데 재건축 이야기가 나왔다. 마침 이 책을 읽고 있는 중이어서 그런지 평소 나와는 별 상관없는 뉴스였지만 어떤 내용인지 더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게 된다. 재건축 붐이 일고 있다는 정도로만 들었는데, 얼핏 보니 이틀전에 주거안정방안이 발표되었고 재건축시장 활성화를 위해 규제완화가 시행된다는 이야기가 있는 듯 하다.

아니, 어쨌거나 그보다 더 현실감있게 나온 뉴스는 재건축 시공이 다 끝나고 아파트에 입주를 해야 하는데, 시공업체에서 조합원에게 추가공사비용 - 그러니까 처음 시공하던 회사가 부도를 내고 다른 시공사가 공사마무리를 했는데 공사기간이 늘어나면서 들어간 추가비용을 부담해야만 입주를 할 수 있다며 이삿짐 차량을 막고 있는 모습이었다.

정말 이런 경우에는 누가 공사비용을 떠안게 되는 것일까. 몇만원이 아닌 몇백만원을 더 부담해야한다고 하던데.

책을 읽다보면 아파트 재건축을 하는 경우 누가 어느만큼의 이익을 보게 될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조합과 시공업자간의 알력 혹은 결속에 따라 돈의 흐름이 달라지는 것을 생각해보면 그동안 드라마를 보면서 서로 반목하고 갈등을 조장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돈' 때문이라는 것은 알겠지만 어떻게 저런 구조가 나올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을 이제는 조금 알 수 있을 것 같다.

 

매트로폴리스 서울의 탄생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정치지리학적인 관점에서 서울이라는 대도시의 탄생 과정을 알기 쉽게 글로 엮은 것이다. 물론 팟캐스트라는 형식을 통해 나눈 대화를 글로 옮긴 것이라 조금은 가볍게 느껴지기도 했다. - 그래서 따분하고 어려울 것 같기만 했던 첫느낌과는 달리 쉽게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또 그래서 왠지 조금은 '부동산'에 한정된 이야기만 나온 듯 하기도 하고.

주민자치 이전에 통제를 위해 존재가치가 더 컸던 '동사무소'의 탄생이라거나 그린벨트가 만들어진 이유, 다세대와 다가구주택 혹은 아파트의 구분이 개념적인 구분만이 아니라 세금과도 관련이 있는 것이며 그것은 곧 정책의 결과라는 것 같은 이야기들은 무척 흥미롭게 다가왔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이 정치지리학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이겠지만.

좀 더 광범위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서울의 탄생을 알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컸기때문인지 책을 읽으면서 아쉽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제대로 알지 못했던 정치와 경제, 건설업과 주거형태의 변화와 흐름에 대해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점점 더 기대를 하게 된다. 왠지 예전보다 더 많은 뉴스 기사를 이해할 수 있게 될 것만 같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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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리랜드 2 - 그림자들의 흥청망청파티
캐서린 M. 밸런트 지음, 공보경 옮김, 아나 후안 그림 / 작가정신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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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바람을 따라 페어리랜드로 가 온갖 모험을 겪고 난 후, 자유롭고 평화로운 페어리랜드를 이루고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 온 셉템버. 첫번째 모험의 끝에 셉템버가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넘겨주었던 그림자 이야기가 슬그머니 나오는데 역시 이번 이야기는 그 그림자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다시 페어리랜드로 간 셉템버는 예전과 너무 달라진 모습에 놀라는데, 그림자들이 따로 행동을 취하기 시작하면서 지하페어리랜드가 생겨나고 그곳에서 실체와 떨어진 그림자들이 지하페어리랜드를 확장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곳에서는 그림자들의 흥청망청 파티가 열리는데, 그 파티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셉템버의 그림자 핼러윈이라는 사실도 알게 된다.

지하 페어리랜드가 세를 확장해갈수록 지상 페어리랜드는 마법도 마음대로 쓰지 못하고 배급을 하며 겨우 살아가고 있는 상태를 그대로 둘 수는 없는데다가 그 모든 원인이 자신의 그림자인 지하 세계의 여왕 핼러윈이니 셉템버는 어떻게 해서든 페어리랜드의 이상한 상황을 해결하려고 한다. 그리하여 셉템버는 지상과 지하세계의 불평등하고도 서로 반목하고 있는 페어리랜드의 평화를 위해 지하 페어리랜드로 향하게 되는데....

 

실체에서 그림자가 분리되는 이야기는 읽었었지만 이처럼 그림자가 주도적으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고 싶어하며 적극적으로 그림자(어두움)를 옹호하는 이야기는 처음인 듯 하다. 사실 그림자,라는 것 때문에 나 역시 빨리 그림자를 찾아서 실체와 합하는 것만이 이 모험의 끝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셉템버의 모험을 따라 가다보면 그 생각이 조금씩 변화되어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원래 그림자라는 건 자아의 어두운 면인데, 우린 예외야. 그런데 넌 어둠에 대해 안 좋은 편견을 가진 모양이구나. 반짝이는 별들과 달, 라쿤, 올빼미, 반딧불이, 버섯, 고양이, 매혹, 그밖에 우리에게 꼭 필요하고 훌륭한 것들이 어둠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걸 잊지 마. 도둑질, 음모, 몰래 숨어 다니기, 비밀, 너무 강렬해서 기절 할 것 같은 열망도 어둠이 있어야 존재할 수가 있어. 그리고 내가 장담하는데, 밝은 면이라고 해서 꼭 좋기만 한 것도 아니야. 어둠이 없이 밝기만 하면 꿈을 꿀 수가 없어. 제대로 쉬지도 못해. 달빛이 비추는 발코니에서 연인을 만날 수도 없지. 어둠이 없는 세상이 무슨 가치가 있을까? 어두운 면은 반드시 필요해. 어두운 면이 없다면 너의 절반이 없는 셈이니까.(293)

물론 이 이야기가 셉템버의 두번째 모험 이야기인 '그림자들의 흥청망청 파티'의 전부는 아니다. 이 말을 괜히 덧붙이는 이유는 이 인용문 하나로 지하 페어리랜드의 이야기를 알 것 같은 느낌을 가지면 안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기 때문이다.

셉템버가 결국 지하 페어리랜드에서 만난 자신의 그림자와 정면 대결을 하게 될지... 기대를 하며 함께 모험을 떠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마련된 놀랍고도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만나게 된다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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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모든 건 겉으로 보는 것보다 늘 더 복잡해. 61

 

아니란다, 아이야. 난 나 자신이란다. 때로는 겉으로 보이는 게 전부인 경우도 있어. 난 시블이고 넌 셉텝버인 것처럼. 63

 

사람들은 대부분 복잡한 걸 싫어한단다. 세상이 단순하길 바라지. 예를들면 어쩌다 마법의 나라로 오게 된 어린아이가 마법의 나라를 구하고 그 후로 오래오래 잘 살았씁니다, 하는 이야기처럼 말이야.

 

직접 경험을 해보지 않은 이들에겐 아무리 설명해봤자 이해를 못 해. 그들에게 모험 얘기를 하는 건 꿈 얘기를 하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67

 

네가할머니가 돼서도 지금이랑 똑같은 모습일 것 같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 가지 얼굴을 갖고 있어. 어린아이일 때의 얼굴, 자라서 어른이 되었을 때의 얼굴, 늙어서 얻게 되는 얼굴. 하지만 나만큼 오래 살게 되면 더 많은 얼굴을 갖게 돼. 나도 너처럼 열세 살 꼬맹이였을 땐 이런 모습이 아니었더, 넌 평생 살아가면서 일하고 사랑하고 슬퍼하고 웃고 찡그리면서 네 얼굴을 만들어가는 거야. 68

 

 

 

자기 그림자가 멋대로 세상을 돌아다닌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여러분도 알기 어려울 것이다. 한번 생각해보자. 만약 여러분의 분신이, 여러분이 벌을 받을 때나 규칙에 대한 설명을 들을 때나 부모님이 뭔가 가르쳐 줄 때 귀 기울여 듣지 않고 도망쳐버린다면 어떨까? 착하게 행동하거나 주변 상황을 배려하는 것과는 담을 쌓아버린다면? 여러분보다 훨씬 사납고 사악한 자아, 즉 여러분의 악의적인 반쪽이 행동을 똑바로 하게 만들기 위해 여러분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83

 

 

 

 

셉템버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숫기 없는 엘과 무모한 새터데이라니. 둘은 원래의 엘과 새터데이와는 완전히 성격이 달랐다. 모든 것이 거꾸로 뒤집히고 비딱하게 기울어졌다. 다들 어떻게 자아의 일부분을 숨기고 살 수 있는 건지 셉템버는 알 수가 없었다. 어떻게 자아의 사악하고 몰인정한 부분, 용감하거나 무모하거나 생기발랄한 부분, 빈틈없거나 강력하거나 경이롭거나 아름다운 부분을 심장 바닥 깊숙이 숨겨놓는 것일까. 세상이 두려워서, 아니면 다른 이들의 주목을 받는 게 두려워서. 아니면 용감하게 업적을 세우라는 기대를 받는 게 버거워서일까. 누군가 어둠 속에 숨겨놓은 용감하고 무모하고 빈틈없고 경이롭고 아름다운 부분들, 그리고 가끔은 사악하고 몰인정한 부분들에는 결국 기묘한 버섯이 자라게 된다. 이런 부분들이 그림자의 성격으로 자리 잡는 것이다.

셉템버에겐 물론 그림자가 없었다. 셉템버는 용감하고 빈틈없는 성격을 숨기지 않고 거의 드러내고 살았다. 하지만 무모하고 개성있는 성격은 밖으로 꺼내 햇빛 속에서 숨 쉬게 두지 않고, 내면에 꾹꾹 눌러 담아두었다. 118-119

 

 

 

 

사람들은 몸이 아프면 자기한테 상처를 입힌 이에 대해 잊어버리려고, 고통을 다시 떠올리지 않으려고 해. 아버지를 떠올릴 때마다 난 마음이 아파. 그래서 아버지가 잘 있는지 궁금해 하지 않는 편이 차라리 마음이 편해. 아버지는 내 얼굴을 기억하고 있겠지. 하지만 아버지가 너무 오래 집을 떠나 있으니까 난 아버지의 얼굴이 잘 기억이 안 나! 어쩌면 기억이라는 건, 자기한테 일어난 모든 일들을 모아서 커다란 퀼트를 만들듯 노력을 해야만 지킬 수 있는 것일지도 몰라. 232 

 

 

 

 

 

원래 그림자라는 건 자아의 어두운 면인데, 우린 예외야. 그런데 넌 어둠에 대해 안 좋은 편견을 가진 모양이구나. 반짝이는 별들과 달, 라쿤, 올빼미, 반딧불이, 버섯, 고양이, 매혹, 그밖에 우리에게 꼭 필요하고 훌륭한 것들이 어둠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걸 잊지 마. 도둑질, 음모, 몰래 숨어 다니기, 비밀, 너무 강렬해서 기절 할 것 같은 열망도 어둠이 있어야 존재할 수가 있어. 그리고 내가 장담하는데, 밝은 면이라고 해서 꼭 좋기만 한 것도 아니야. 어둠이 없이 밝기만 하면 꿈을 꿀 수가 없어. 제대로 쉬지도 못해. 달빛이 비추는 발코니에서 연인을 만날 수도 없지. 어둠이 없는 세상이 무슨 가치가 있을까? 어두운 면은 반드시 필요해. 어두운 면이 없다면 너의 절반이 없는 셈이니까, 하지만 고양잇과 동물들은 좀 더 현명하게 구성되어 있어. 딱 한쪽 면만 갖고 있는데, '몰래 다니기' 아니면 '모로 누워 자기'인 경우가 대부분이야. 293

 

 

 

 

전쟁에서 한 일은 잊을 수가 없단다, 내 딸 셉템버야. 아무도 못 잊어. 자기가 치른 전쟁은 잊을 수가 없는 법이야. 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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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다 - 일본의 실천적 지식인이 발견한 작은 경제 이야기
히라카와 가쓰미 지음, 장은주 옮김 / 가나출판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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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읽으려고 했을 때부터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을 수 있다'라는 생각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많은 것이 궁금했다. 현대 자본제 사회에서 소상인을 통해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는다는 것이 가능하기는 한 것일까 라는 의구심이 더 컸기 때문이기도 한데 원서의 제목이 '소상인의 권유'라고 하니 경제학적인 관점이나 이론적으로 글을 쓴 것이 아니라 '대안적인 삶'에 관점을 두고 씌어진 글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뭐, 이 책을 재미로 읽을 것은 아니지만 조금 더 재미없게 느껴진 것은 어쩌면 우리의 경제나 사회현상이 일본에서 나타났던 모습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도쿄 올림픽 이후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하고 소규모 가내수공업식 경영이 점차적으로 대규모로 변하면서 소상인들이 사라져가고 있는것 역시 마찬가지로 지금 현재 우리에게 그대로 드러나는 현상이다. 그리고 어쩌면 '동네 골목 상권 살리기'라는 것이 이 책의 저자 히라카와 가쓰미가 말하고자 하는 자본주의의 대안적 삶의 자세와 닮아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확대보다 지속을, 단기적인 이익보다 현장의 한 사람 한 사람이 노동의 의미나 기쁨을 음미할 수있는 직장을 만드는 것, 그것이 삶의 긍지로 이어져 날마다 노동 현장에서 작은 혁명이 일어나는 회사"가 필요한 시대이며, 그러한 소상인들의 시대가 열려야만 비로소 자본의 개념에만 몰두하여 부를 축적하는 것에만 관심을 갖는 자본제 사회의 병폐를 이겨낼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할 것이다.

솔직히 나는 상인이 아닌 소비자의 관점에서 실천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이 더 와닿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소상인이란 '지금 여기'에 있는 자신에게 책임을지는 삶의 방식" 이라는 저자의 말을 곱씹어볼수록 '소상인'이 아니더라도 되새겨볼만한 삶의 자세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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