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골목길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다 - 일본의 실천적 지식인이 발견한 작은 경제 이야기
히라카와 가쓰미 지음, 장은주 옮김 / 가나출판사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처음 책을 읽으려고 했을 때부터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을 수 있다'라는 생각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많은 것이 궁금했다. 현대 자본제 사회에서 소상인을 통해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는다는 것이 가능하기는 한 것일까 라는 의구심이 더 컸기 때문이기도 한데 원서의 제목이 '소상인의 권유'라고 하니 경제학적인 관점이나 이론적으로 글을 쓴 것이 아니라 '대안적인 삶'에 관점을 두고 씌어진 글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뭐, 이 책을 재미로 읽을 것은 아니지만 조금 더 재미없게 느껴진 것은 어쩌면 우리의 경제나 사회현상이 일본에서 나타났던 모습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도쿄 올림픽 이후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하고 소규모 가내수공업식 경영이 점차적으로 대규모로 변하면서 소상인들이 사라져가고 있는것 역시 마찬가지로 지금 현재 우리에게 그대로 드러나는 현상이다. 그리고 어쩌면 '동네 골목 상권 살리기'라는 것이 이 책의 저자 히라카와 가쓰미가 말하고자 하는 자본주의의 대안적 삶의 자세와 닮아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확대보다 지속을, 단기적인 이익보다 현장의 한 사람 한 사람이 노동의 의미나 기쁨을 음미할 수있는 직장을 만드는 것, 그것이 삶의 긍지로 이어져 날마다 노동 현장에서 작은 혁명이 일어나는 회사"가 필요한 시대이며, 그러한 소상인들의 시대가 열려야만 비로소 자본의 개념에만 몰두하여 부를 축적하는 것에만 관심을 갖는 자본제 사회의 병폐를 이겨낼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할 것이다.
솔직히 나는 상인이 아닌 소비자의 관점에서 실천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이 더 와닿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소상인이란 '지금 여기'에 있는 자신에게 책임을지는 삶의 방식" 이라는 저자의 말을 곱씹어볼수록 '소상인'이 아니더라도 되새겨볼만한 삶의 자세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