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폴리스 서울의 탄생 - 서울의 삶을 만들어낸 권력, 자본, 제도, 그리고 욕망들
임동근.김종배 지음 / 반비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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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뉴스를 보는데 재건축 이야기가 나왔다. 마침 이 책을 읽고 있는 중이어서 그런지 평소 나와는 별 상관없는 뉴스였지만 어떤 내용인지 더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게 된다. 재건축 붐이 일고 있다는 정도로만 들었는데, 얼핏 보니 이틀전에 주거안정방안이 발표되었고 재건축시장 활성화를 위해 규제완화가 시행된다는 이야기가 있는 듯 하다.

아니, 어쨌거나 그보다 더 현실감있게 나온 뉴스는 재건축 시공이 다 끝나고 아파트에 입주를 해야 하는데, 시공업체에서 조합원에게 추가공사비용 - 그러니까 처음 시공하던 회사가 부도를 내고 다른 시공사가 공사마무리를 했는데 공사기간이 늘어나면서 들어간 추가비용을 부담해야만 입주를 할 수 있다며 이삿짐 차량을 막고 있는 모습이었다.

정말 이런 경우에는 누가 공사비용을 떠안게 되는 것일까. 몇만원이 아닌 몇백만원을 더 부담해야한다고 하던데.

책을 읽다보면 아파트 재건축을 하는 경우 누가 어느만큼의 이익을 보게 될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조합과 시공업자간의 알력 혹은 결속에 따라 돈의 흐름이 달라지는 것을 생각해보면 그동안 드라마를 보면서 서로 반목하고 갈등을 조장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돈' 때문이라는 것은 알겠지만 어떻게 저런 구조가 나올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을 이제는 조금 알 수 있을 것 같다.

 

매트로폴리스 서울의 탄생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정치지리학적인 관점에서 서울이라는 대도시의 탄생 과정을 알기 쉽게 글로 엮은 것이다. 물론 팟캐스트라는 형식을 통해 나눈 대화를 글로 옮긴 것이라 조금은 가볍게 느껴지기도 했다. - 그래서 따분하고 어려울 것 같기만 했던 첫느낌과는 달리 쉽게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또 그래서 왠지 조금은 '부동산'에 한정된 이야기만 나온 듯 하기도 하고.

주민자치 이전에 통제를 위해 존재가치가 더 컸던 '동사무소'의 탄생이라거나 그린벨트가 만들어진 이유, 다세대와 다가구주택 혹은 아파트의 구분이 개념적인 구분만이 아니라 세금과도 관련이 있는 것이며 그것은 곧 정책의 결과라는 것 같은 이야기들은 무척 흥미롭게 다가왔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이 정치지리학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이겠지만.

좀 더 광범위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서울의 탄생을 알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컸기때문인지 책을 읽으면서 아쉽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제대로 알지 못했던 정치와 경제, 건설업과 주거형태의 변화와 흐름에 대해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점점 더 기대를 하게 된다. 왠지 예전보다 더 많은 뉴스 기사를 이해할 수 있게 될 것만 같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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