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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기쁨 - 내 책꽂이에서 당신 책꽂이로 보내고 싶은 책
편성준 지음 / 몽스북 / 2024년 5월
평점 :
세상에 책은 많고 내가 읽은 책이 많다해도 읽을 책은 늘 넘쳐나도록 많다. 그중에 어떤 책을 읽을 것인지는 내 선택이겠지만 가끔 내 선택에 도움이 되는 글을 만나는 것이 그리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이다.
내 취향에 맞게 책 추천을 해주는 것이든 취향과 상관없이 보편적으로 좋은 책이라고 추천을 해주는 것이든 이 책의 저자처럼 온전히 자신의 취향으로 타인에게 책을 추천해주는 것이든 최종 선택은 내가 하는 것이니 '추천사'를 시간내어 읽는다고 그리 나쁠 것 같지는 않다.
이 책은 '내 책꽂이에서 당신 책꽂이로 보내고 싶은 책'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저자가 여러 데이터를 수집해서 쓴 글이 아니라 순수하게 자신이 책을 읽으며 '읽는 기쁨'을 느낀 책들을, 그러니까 편성준이라는 독자가 읽은 책 중에서 이 책이 너무 좋으니 당신도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한 책들에 대해 소개 받을 수 있는 글을 엮은 책이라 할 수 있다. 각 소주제별로 3권씩 추천하고 있는데 이미 읽은 책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게 되고 아직 읽어보지 못하고 언젠가 읽어야지 했던 책들에 대한 글에서는 마음이 급해지고 내가 알지 못했던 책들에 대해서는 궁금해서 리스트를 적어가다가 급하게 인터넷서점의 장바구니에 마구 집어넣어본다.
순전히 개인의 취향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영화감독에겐 늘 좋은 스토리가 필요하다'라는 꼭지에서 소개된 스티븐 킹의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나 역시 같은 이유로 공감하고 있는 책이 있어서 그런지 더 격하게 공감을 하게 된다. 나 역시 영화로 봤고 결말까지 다 아는데도 책을 읽으며 새로운 것을 느끼고 단숨에 읽어버렸던 책이 있는데 - 사실 원작소설이 있다는 것도 뒤늦게 알게 된 것이지만 - 그 책이 바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였다.
영화로 봤을때의 느낌과는 너무도 다른 각 인물들의 성격과 심리묘사가 더 강렬하게 느껴져서 기회가 된다면 꼭 책으로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는 책인데 그와 같은 맥락으로 스티븐 킹의 소설을 추천하고 있으니 반갑지 않을수가 없다.
순서대로 한꼭지씩 다 읽었지만 사실 책을 펼쳐들고 관심이 가는 꼭지부터 읽어도 상관은 없을 것 같다. 가끔 내가 책을 많이 읽는다고 알고 있어서 책추천을 해달라는 사람들이 있는데 갑작스럽게 목록을 떠올리는 대신 이런 책을 쓰윽 내밀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게 싫다면 이 책의 저자처럼 자기만의 목록을 만들어두는 것도 좋지않을까.
읽고 싶은 책들은 늘 많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어디서 튀어나오는지 모르게 읽고 싶은 책들이 또 많아질 것이다. 그래도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늘 읽을 책과 읽고 싶은 책들은 많은 법이니.
마침 내 책꽂이에 이미 꽂혀있는 그랜트 스나이더의 '책 좀 빌려줄래?'를 보고 있으려니 읽을 책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읽었지만 또 읽고 싶은 책도 많다는 것을 새삼 떠올리며 틈틈이 나도 나만의 책 목록을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