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ile Week - 오늘 하루, 한 번도 웃지 못한 나를 위한 스마일 테라피
피터 오 지음 / 라온북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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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오늘 하루 몇 번이나 웃었나요?"

사실 어떤면에서 이런 상투적인 질문에 그저 피식하고 웃어 넘기고 말았었는데 요즘 그나마 웃을 일이 없어서 그랬는지 이 책이 마음속으로 쓰윽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팝 아트라고 하지만 내가 그리 좋아하는 그림체는 아니어서 웃는 얼굴을 봐도 그저 그런가... 싶었었는데 책 소개에 나와있는 그림을 가만히 보고 있으려니 나도 모르게 그 웃는 얼굴을 따라해보면서 입을 벌리고 웃는 얼굴이 되어버렸다.

 

"당신이 슬퍼하며 눈물을 흘릴 땐 당신의 손바닥이 얼굴을 향하고 당신이 기뻐하며 웃음을 지을 땐 당신의 손바닥이 나를 향해 부딪히며 즐거움을 전하죠. 난 당신의 손등보다는 당신의 손바닥이 보고 싶어요"(79)

 

스마일 위크는 책 제목처럼 일곱개의 장으로 나뉘어 하루하루 웃음 지으며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그림과 글로 표현되어 일주일을 - 그러니까 살아가는 내내 웃음을 잃지말기를, 슬픔은 눈물로 비워내버리고 기쁨과 웃음으로 가득 채워나가기를, 웃음 씨앗 하나를 품으면  화는 사라지고 화花가 피어난다는 것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책을 받고도 별 생각없이 들춰보다가 다시 그림을 보면서 그려진 얼굴의 모습대로 입을 벌리고 흉내를 내어본다. 그렇게 얼굴 근육을 움직이고 있으려니 왠지 내가 웃고 있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코를 항상 하트 모양으로 그려넣는것은 우리 얼굴의 중심인 코는 사랑의 하트가 되고 몸의 중심인 심장에서는 하트 나무가 자란다며 하트 모양을 남발하고 있는 작가의 마음은 그 자신의 말처럼 늘 피터팬일 듯 하다. 

 

바쁘다고 업무에 치여 아무 생각없이 하루하루를 지내며, 기뻐할 일 보다는 분노해야 하는 일이 더 많은 요즘 점점 더 웃음을 잃어가고 있었는데 이 책으로 잠시만이라도 웃음을 찾아본다. "마음 편히 웃어도 돼요. 오늘 당신은 충분했어요"

그래, 웃을일이 있어야만 웃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새삼 다시 생각해본다. 웃다보면 웃을일이 생겨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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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 - 위대한 여성들의 일러스트 전기 라이프 포트레이트
제나 알카야트 지음, 니나 코스포드 그림, 채아인 옮김 / EJONG(이종문화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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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어떤 편견을 가지고 어떤 평가를 내리든 내 그림이 가장 솔직한 나이다"

 

프리다 칼로의 그림을 잘 아는 것도 아니고 그림을 많이 본 것도 아니지만 왠지 그녀의 그림은 친근감이 든다. 아니, 솔직히 처음부터 그림이 맘에 든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짙은 눈썹에 콧수염까지 그려넣은 그림은 도대체 뭔가, 라는 생각을 했더랬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볼수록 그녀의 그림에는 자신을 바라보는 진솔함이 짙게 그려진 눈썹만큼이나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녀의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녀의 삶이 어떠한지도 조금씩 관심을 갖고 알게 되었다. 이미 왠만큼의 이야기는 알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서인지 이 책은 프리다 칼로의 엔솔로지 같은 느낌으로 읽을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펼쳐들었는데 그녀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에 대한 생각과 선입견이 너무 강해서인지 간략하게 설명된 책의 내용은 어딘가 좀 부실해보였다.

그런데 글을 계속 읽어가다보니 오히려 그녀의 삶의 전반적인 이야기를 볼 수 있어서 육체적인 장애와 고통으로 인한 표출로만 바라보던 그녀의 그림을 오히려 그녀의 그림 자체로 바라볼 수 있게 되어 좋았다는 느낌이다. 물론 그 두 측면을 따로 떼어놓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녀의 삶 자체에 대해 더 집중하게 되고 그것은 또 그녀의 그림을 볼 때 그림에 집중하게 해주고 있으니.

하지만 프리다 칼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하거나 그녀와 그녀의 그림에 대해 더 잘 알고 싶다면 이 책은 그리 추천하고 싶지않다. 나의 경우 그녀의 더 많은 그림을 보고 싶었는데 일러스트로 표현된 그녀의 모습 외에는 그림이 실려있지 않아 그 부분이 가장 아쉬웠다. 마지막에 부록처럼 그녀의 대표적인 그림 도판이 담겨있었다면 훨씬 좋았을텐데 말이다. 그런데 이쁜 그림책을 좋아하고 프리다 칼로를 좋아하고 짧고 간략하게 정리된 전기문을 좋아한다면 이 책은 딱 안성마춤이겠다는 생각은 든다.

물론 내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프리다 칼로의 그림도판이 있는 책을 갖고 있다면 그녀의 삶에 대해 한눈에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이 책을 소장한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지 않을까...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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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minumsa > [황금가지] 일본서점대상 1위『HHhH』서평단 모집!

HHh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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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를 괴롭혀요?" 내가 되물었어요. "아니, 그래 본 적 없어요"

"해봐. 물가에 가서 가장 큰 파도가 올 때를 기다렸다가 주먹으로 한 방 먹이는 거야. 발로 차기도 하고 지팡이로도 후려쳐. 어서. 할미가 보고 있을게" 할머니는 지팡이를 내게 주었어요.

주변에 우리 외엔 아무도 없었고 저 아래쪽으로 서퍼들이 몇 명 있었죠. 나는 지코 할머니의 지팡이를 손에 들고 걸어가다가, 지팡이를 죽도처럼 머리 위에서 휘두르며 물가까지 달려갔어요. 커다란 파도가 해변에 밀려와 부서지고 있었고, 나는 내 쪽으로 처음 밀려오는 파도를 향해 전투에 나가는 사무라이처럼 키야아아아아! 하고 소리치며 달려들었죠. 지팡이로 파도를 치고 베고 했지만 파도는 계속 밀려왔어요. 해변 안쪽으로 달려가며 도망을 쳐봐도 이내 다음 파도가 날 덮쳤죠. 난 계속 일어서서 공격했는데, 그럴 때마다 파도는 물벼락을 내리고 내 몸을 바위에 패대기치고 거품과 모래로 뒤덮었어요. 난 상관하지 않았어요. 짜릿한 냉기가 기분 좋았거든요. 난폭한 파도가 막강하게 느껴지면서 현실적으로 느껴졌고, 콧속의 씁쓸한 짠물에선 짜릿하게 좋은 맛이 났죠.

나는 바다로 달리고 또 달리면서 너무피곤해서 일어설 수조차 없을때까지 파도를 때렸어요. 그러고 나서 쓰러졌을 때는 파도가 내 몸 위를 쓸고 지나가도 그냥 가만히 누운 채로, 다시 일어날 생각을 버린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생각했어요. 몸을 그냥 놔주는 거야. 그러면 바다로 쓸려갈까? 상어들이 내 사지와 장기들을 먹어치우겠지. 조그만 물고기들이 내 손가락 끝을 물어뜯겠지. 내 아름다운 흰 뼈들은 바다밑으로 가라앉을 거고 그 위에서 말미잘들이 꽃처럼 자라겠지. 내 눈구멍에서는 진주가 자랄거야. 나는 일어서서 지코 할머니가 앉아 있는 곳으로 걸어갔어요. 할머니는 머리 위에 있던 조그만 손수건을 내게 내밀었어요.

"졌어요." 내가 모래 위로 쓰러지며 말했죠. "바다가 이겼어요"

할머니는 미소를 지었어요. "기분은 좋았니?"

"응"

"다행이구나. 주먹밥 하나 더 먹을래?"

270-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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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16-12-01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도는 바다의 심오한 조건에서 생겨나지. 사람은 세계의 심오한 조건에서 생겨나고. 사람은 세계로부터 솟아올라 파도처럼 흔들리다가 때가 되면 다시 가라앉아. 위, 아래. 사람, 파도.

지코, 산, 같은거지. 산은 크고 오래 살아. 지코는 조그맣고 그리 오래 살지 않을거야. 그게 전부야.


할머니가 파도에 대해 한 얘기를 계속 생각해보니 마음이 슬퍼졌어요. 할머니의 조그만 파도는 그리 오래 남아 있지 않을 것이고 머지않아 다시 바다와 합쳐질 거니까. 그래서 난 물을 붙잡는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할머니가 새어나가지 못하도록 손가락을 좀더 꽉 쥐었어요.




2016-12-05 16: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05 2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7 16: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hika 2016-12-18 02:36   좋아요 0 | URL
아,네. 고맙습니다
 
써니 Sunny 6 - 완결
마츠모토 타이요 지음, 오주원 옮김 / 애니북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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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까지 다 읽고 나니 이 느낌을 뭐라 표현해야할지...

마츠모토 타이요의 작품들은 물론 많이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그의 다른 작품들을 봤을 때 첫느낌은 거칠다,라는 것이었다. 여과되지 않는 날것 그대로의 모습에 당혹스럽다가도 어느순간 그 날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때로는 그 현실이 과장된 비현실처럼 느껴져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내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의 모습과 마츠모토 타이요가 그려내는 세상의 모습을 진지하게 바라보게 된다.

 

써니,는 집에서 살지 않는 아니, 집에서 가족과 함께 살아갈 수 없는 아이들이 살고 있는 시설 별아이의 마당에 버려져 있는 움직이지 못하는 자동차의 이름이다. 그리고 마츠모토 타이요의 써니는 그 별아이들이 살아가는 세상이 담겨있는 이야기이다.

조금 멀리 돌아서 이야기하자면 일본 영화 아무도 모른다에서 보여줬던 아이들의 그 지극히 현실적인 세상살이가 너무도 담담해 오히려 더 마음아프고 세상의 모습이 어떠한지 인식하게 되었던 것처럼 가족과 함께 살 수 없어 보육시설에서 지내는 아이들의 마음이 어떤지 가만히 들여다보게 된다. 마츠모토 타이요의 거친 표현은 그 아이들에 대한 섯부른 동정없이 함께 마음아파하고 함께 웃고 떠들며 때로는 분노하게 되기도 하고, 또 그들을 바라보는 어른의 입장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나 자신에 대해 실망하게 되기도 한다.

 

어쩌면 가난이 되물림 되는 아이들, 알콜 중독인 아버지와 부양의 책임이 무거워 도망쳐버린 어머니로 인해 어린 나이에 세상은 혼자 살아남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을 배워야 하는 아이들, 사랑하는 가족이 있어도 함께 살지 못하거나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나버린 부모님을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있어 차마 다른 곳으로 입양 갈 수 없는 아이들..... 이름 하나하나를 불러보려고 했지만 그건 어느 한명의 특별한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 어딘가의 별아이와 같은 시설에서 또 다른 써니와 같은 공간을 놀이터 삼아 살고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 한구석이 아프다.

 

하지만. 자꾸 엇나가기만 하던 하루오가 오랫만에 써니의 운전석에 앉아 외치던 말을 기억한다. 굳이 '희망'이라는 말이 필요없이 별아이의 아이들은 이미 별,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그럼 가볼까, 써니. 니 실은 엄청 잘 움직이는 거 안다. 둘이서 어데 좋은 곳에 가자. 우리는 어디든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데이~!"


 

 

  

 

 

 

엄마가 보고 싶고, 엄마와 함께 살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 희망을 버리고 자기 대신 엄마와 함께 있는 낡은 사물들을 더 부러워하고 있고... 모범생처럼 착하고 공부만 열심히 하는 세이나 삐딱하고 비뚤어진 행동으로 학교도 가지않는 하루오나...

모두 엄마를 그리워하는 건 똑같다.

세상 무서울 것 없는 하루오가 별아이의 동생을 위해 새필통을 주고 싶어서 쎄비다가(!) 걸리자 제발 엄마에게는 얘기하지 말아달라고 하는 장면에서 울컥해지는 마음은 어쩔수가 없었어......

 

 

 

내는 '시간'이 참 잘 만들어진 기라고 생각한데이. 멈추는 일이 없으니께 말이다.

아무리 즐거운 때라도, 아무리 슬픈 때라도 계속 그 자리에 머물 순 없데이. 지금 이대로가 계속 이어지지 않는다는기다.

난 그기 위안이라고 생각한데이.

 

 

 

 

덧. 아직 읽지 않은 분들을 위해 결말에 덧붙이는 말 대신.

나 역시 책을 읽고 위안을 받고 따뜻한 마음이 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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