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선생님 책을 산다. 책을 받는다. 책을 읽는다...

오래전 열린책들 버전으로 도선생님 전집을 샀는데 - 전집이라고 해도 8권이었던가? 아무튼 모셔두고 있는 책이 있는데 새삼스럽게 이 책을 구입해야하는지 고민이었다. 집에 쌓여있는 책을 정리할 수 있는 공간도 없는데 다른 번역본으로 소장한다는 것은 지나친 사치이기도 해서 망설이고 있었는데 결국은 받게 되었다. 구입해야지, 마음 먹은 그 순간에 우연찮게 받게 된 것이다. 그러니 죄와벌을 읽고 나면 이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 탐날지도 모른다. 그냥 생각없이 책을 구입하고 읽는 것, 이라면 전혀 스트레스가 될 일이 없을텐데. 지금 집은 물론이고 사무실마저 책으로 엉망이다. 쌓이고 또 쌓이고 또 쌓여있다. 그나마 읽은 책들과 읽지 않을 책들을 끄집어 내어 쌓아둔 더미에서 한더미는 치워졌고. 기증할 수 있는 책을 골라내는 것도 일이다. 여러 종류의 책들이 뒤섞여있지만 분명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리라 믿으며.

 

 

 

 

 

 

 

 

내 인생은 열린 책. 사후 11년이 지난 2010년대에 들어서야 재발견된 작가의 두번째 단편소설집으로, 아메리카 대륙의 여러 도시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명과 암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어두운 곳에서도 발견되는 인생의 아름다움을 선명하게 담아낸다.

 

노랑의 미로. 퇴거 통보 딱지는 노란색. 쪽방촌 잿빛 건물들과는 상반되는 색깔. 저자는 이 세계가 쫓겨난 존재들을 대하는 태도,라고 언급한다. 한겨례 이문영 기자는 5년간 강제철거당한 주민 45명의 경로를 추적했다. ... 가난의 경로는 보이지 않는 곳으로 점점 더 고립되어간다. 가난의 뿌리는 머무는 장소가 아니라 머무는 곳으로 이끈 길들과 그 길을 찌르는 뾰족한 돌멩이들 틈에 박혀있다. 강제퇴거 그 후를 쫓은 탐사보도를 통해 한국사회 가난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브이포벤데타 30주년 기념 에디션이 나왔다니. 이 책이 벌써 삼십년이나 되었단말인가.

삼십년동안 세상은 많이 변했다. 그리고 또 세상은 변하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요즘 매일 뉴스를 장식하는 정의연도 수요집회도 삼십여년이 되지 않았나?

하아.. 개인의 이기적인 욕심은 세상끝날까지 함께 할지도 모르겠다.

 

 

 

 

 

 

 

 

 

 

 

 

 

 

 

 

작별일기. 좁고 어두운 계단을 올라 곰팡이 핀 벽을 지나야만 갈 수 있는 곳. 저자의 관심은 지린내가 가시지 않는 쪽방과 그곳의 노인들을 향해 있었다. 요양보호사와 독거노인 생활관리사로 일하며 그들의 넋두리를 혼자 듣기 아깝다고 생각했다. 받아적기를 시작하며 구술생애사 작가가 되었다. ... 관찰과 기록이라는 방식으로 엄마의 죽음을 애도한다.

 

 

 

 

 

 

 

 

 

 

 

 

 

 

 

 

 

사적인 미술관은 읽고 싶었으나 아직 못읽었고 - 그러고보니 내가 구입을 했었나? 읽지 않고 쌓아둔 새 책도 많아서 이제는 뭘 구입했는지조차 명확하지가 않다. 사랑해 아니요군은 읽고 선물까지 한 책이고 그레타 툰베리로 인한 환경의 관심은 사그라져가고 있는 듯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한번 더 새겨보게 되고. 주말에 읽어볼까 하고 있는 바닷속 유니콘 마을은... 환경에 대해 같은 생각을 되풀이하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래픽노블이니 좀 더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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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방어 - 우리 몸을 지키는 면역의 놀라운 비밀
맷 릭텔 지음, 홍경탁 옮김 / 북라이프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몸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는 면역계가 정교하게 이루어 놓은 근본적인 목표인 균형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균형이 일마나 정교한지에 대해 생각할 때면, 나는 가끔 체조선수가 평균대 위에서 공중제비와 착지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계속해서 반복하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스트레스는 안 그래도 위험한 묘기를 부리고 있는 사람을 공중에서 미는 것과 같은 행동이다."(313)

 

얼마 전 인터넷으로 떠돌고 있다는 스트레스 지수 확인 테스트라고 해서 봤는데 아무 생각없이 보다가 스트레스 지수가 최고치로 나온 것을 보고 설마...했는데 각각의 결과가 다 다른 것을 보고 페이지를 빠져나갔다가 다시 들어가봐도 내 스트레스 지수는 높게 나왔다. 그랬는데 이 책에서 스트레스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글을 읽으니 순간 뭔가 생활을 바꿔야하나, 라는 생각이 든다. 왜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우아한' 방어라고 했는지 선뜻 이해가 되지는 않았는데 왠지 이제는 좀 그 표현 자체의 느낌이 오는 것 같기도 하다.

 

왠지 너무 어려워서 읽기 힘들 것 같은 이 책은 저자가 실제 알고 있는 인물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그 증상을 스토리처럼 펼쳐놓고 그에 따른 의학적인 면역의 역사를 이어 이야기하고 있어서 물 흐르듯이 글을 읽게 된다. 어려운 이야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차근차근 읽으면 내용 자체는 이해가 된다. 면역력이 약해지면 상처의 치유가 더디게 되고 더 잘 아프게 된다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잘 몰라도 체험적으로는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이것은 암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암세포는 면역세포를 변화시킬 인자들을 분비합니다'(368)

뭔가 잘 정리되지는 않지만 내 몸 속 면역체계는 암세포를 나쁜 것으로 인지하여 없애야하는데 돌연변이 세포가 오히려 암세포를 보호하고 키워나갈 수 있으며 그것이 너무 커지게 되면 대식세포가 나타나 식균현상이 발생하고 종양의 유해는 깨끗이 치워지게 된다. 이때 면역계는 상처를 치유할 때처럼 더 많은 성장의 토대를 제공하기 시작한다.(368) 그렇게 되면 다시 암세포가 성장하게 되고 이런 반복의 과정에서 외부적으로 안좋은 것들이 몸에 상처를 계속 내게 된다면(예를들어 몸에 해로운 담배를 피는 것이라거나 .. 앞서 말한 스트레스도 해당이 되는지는 궁금하다) 돌연변이와 염증이 많아지고 암이 생길 확률이 커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가족의 경우 유전적인 영향으로 암발생확률이 99%라고 하는데 이것의 의미는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이 책에서는 암세포는 산수문제라고 표현했는데, 죽는 것이 많은가 살아남는 것이 많은가에 따라 암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인지...

아무튼 우리의 우아한 방어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지만 이런 궁금증은 또 구체적인 이야기여서 일반적인 면역체계의 방어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는 이 책으로는 속시원히 해결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보편적으로 우리의 우아한 방어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하고 그것이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되는지 생각해본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것이다. 흔히 지저분한 환경이 건강에 안좋다고 하지만 역설적으로 너무 깨끗한 환경에서도 면역체계의 이상이 걸려 더 쉽게 건강을 해칠수도 있다는 것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아이에게 흙을 먹게 해도 괜찮은가? 라는 물음에 예스,라고 표현하고 있는 것 이상으로 우리가 예방접종을 받는 걸 생각해보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몸 속에 바이러스를 넣어 항체를 만들어 더 병을 이겨낼 수 있게 만드는 것은 다시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 처음엔 생각없이 책을 읽었는데 이렇게 정리하고 있으니 전체적으로 면역에 관한 오래된 이야기에서부터 현재의 의학 발전 과정까지 어렴풋이 알 수 있을 것 같다.

 

약물이나 화학요법으로 우리 몸이 스스로 면역력을 발휘할 수 없는 부분을 도와주기도 한다. 이것을 이해하기 쉽게 말한다면 수술로 악성종양을 제거한 후 항암이나 방사선 치료를 하는 것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모든 것으로 인간이 죽음에서 해방되는 것은 아니다. '진화는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양보해야 하는 것'이며 영원히 살 수는 없지만 건강하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건강을 지속하려면 면역계 자체에 의한 균형만큼 우아한 균형을 이루어내야 한다(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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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몸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는 면역계가 정교하게 이루어 놓은 근본적인 목표인 균형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균형이 일마나 정교한지에 대해 생각할 때면, 나는 가끔 체조선수가 평균대 위에서 공중제비와 착지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계속해서 반복하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스트레스는 안 그래도 위험한 묘기를 부리고 있는 사람을 공중에서 미는 것과 같은 행동이다.

- P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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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사라진 밤
루이즈 젠슨 지음, 정영은 옮김 / 마카롱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일요일 아침에 잠에서 깬 앨리슨은 뭔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한다. 몸은 상처투성이고, 전난 밤 데이트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게다가 거울 속에서 자신을 마주 보고 있는 것은... 생저 처음 보는 얼굴의 여자였다!"

 

이런 문장을 읽고 책의 내용에 대해 궁금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더구나 요즘 데이트 폭력의 심각성이 문제시 되고 있고 성착취가 이루어지는 박사방에 대한 뉴스를 보고 있노라면 세상이 끔찍해지는데 혹시 이 책은 그런 내용을 다루고 있는 것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소설을 읽을 때 그 내용에 대해 미리 알고 글을 읽으면 이해가 더 쉽게 된다고 하지만 나의 경우 이야기의 스포일러가 되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아 내용에 대한 정보없이 소설을 읽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런데 이 책은 책을 읽기 전에 짐작하고 있는 그런 얘기는 아니라는 걸 말해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니, 어쩌면 그래서 읽으면 읽을수록 반전이 거듭되고 있는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게 되는 효과가 큰 것일까? 아무튼 책을 읽다보면 금세 눈치채게 되기는 하지만 데이트 폭력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남편 매트와의 관계가 소원해진 앨리슨은 함께 지내면서 관계가 더 악화되는 것 같아 잠시 별거를 하며 시간을 갖기로 하고 친구 크리시의 집으로 이사를 간다. 또 다른 친구 줄리아가 이혼을 하고 사촌의 집에서 살게 되는데 크리시와 줄리아는 이웃하고 있어서 앨리슨과 두 친구는 더욱 더 함께 어울리게 된다. 다른 두 친구는 별거중인 앨리슨을 설득해 데이트앱에 가입 해 누군가와의 약속까지 잡게 만들어버린다.

데이트를 하러 나간 다음날 집에서 잠이 깬 앨리슨은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전혀 기억할수가 없다. 더구나 머리에는 맞은 듯한 상처가 있고 자신은 물론 친동생 벤의 얼굴조차 알아보지 못한다.

병원에 가서 안면인식장애와 단기기억상실을 진단받은 앨리슨은 그 날 이후로 보이지 않는 크리시가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그 무언가가 두려워 선뜻 경찰서에 가 사건조사를 의뢰하지도 못한다. 그런 앨리슨에게 알수없는 낯선 외부인이 그녀 근처를 맴돌고 정체불명의 협박 편지가 날아온다.

 

앨리슨의 친구, 남편, 이웃들... 모두가 의심스럽고 모든 것이 불명확하며 앨리슨 자신의 무죄 역시 확신을 할 수 없는 상태이다. 앨리슨은 어떻게 해서든 그 날 어떤 일이 있었는지 밝혀내려 하고 조금씩 밝혀져가는 진실에 이야기의 끝이 무엇인지 도무지 짐작할 수 없다.

초반부터 스릴과 긴장감 넘치게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는데 예상했던 이야기의 흐름은 반전의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면서 이야기를 읽는 재미와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재미도 느끼게 한다. 심리적인 묘사와 긴장감의 극대화는 이 책을 읽는 재미를 높이기는 하지만 최종 결론에 가서는 왠지 좀 맥이 풀리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시간이 흐른 후 서평을 써야겠다고 다시 되새겨보기 시작하니 그저 허무한 결론이라고만 하기에는  아쉬운 평가라는 생각이 든다. 가해자와 피해자, 마녀사냥과 진실, 용서하기라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고 앨리슨이 느껴야 하는 공포와 두려움은 자신도 모르게 사진이 찍히고 영상이 촬영되어 인터넷에 유포되고 있는 수많은 피해자들을 떠올리게 한다.

 

이야기의 결말은 전혀 다른 방향이지만 [얼굴이 사라진 밤]이 강한 몰입을 하며 알 수 없는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그 과정들이 갖는 의미가 결코 가볍지 않다,라는 생각을 하니 이 소설의 느낌이 또 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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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나이를 먹은 뒤에는 새로운 사람, 동물, 꿈,
사건이 생기지 않는다(아주 어린 나이에 이렇게 되는 사람도 있다). 모두 전에 겪었던 일, 전에 만났던 사람이 다른 가면을 쓰고 나타날 뿐이다. 옷차림, 국적, 색깔이 달라졌어도 모두 똑같다. 모든 것은 과거의 메아리이자 반복이다. 슬픔도 없다. 순전히 죽음을 앞둔 아주 작고 마른 고양이 때문에 엄청난 괴로움, 외로움, 배신감 속에서 몇 날 며칠눈물을 흘리던 오래전 기억과는 조금 다른 경험 앞에서도 마찬가지이다.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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