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6년 전라북도 군산, 빚을 갚지 못한 아버지는 5살의 수아를 주인댁에 몸종으로 팔아넘겼다. 또래의 아이가 없었다면 수아는 그곳에서나마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어린 주인아씨의 말벗이 되고 몸종이 되어 주며 삼시세끼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며 지내는 수아는 시간이 날때면 근처 바닷가로 가 잠수를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바다에 빠져 의식을 잃고 있는 사람을 발견해 구해내는데...
경성의 인어공주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고래별은 웹툰에 연재되고 있는 만화다. 아직 연재가 진행중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선뜻 이 이야기를 읽어보려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이미 처음의 시작을 같이 한 것이 아니라면 연재가 다 끝난 후 한번에 정주행 하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직 이야기의 마무리가 되지 않은 글을 보는 궁금증과는 또 다르게 일제 강점기에 독립운동을 하던 민초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친일의 자손으로 부끄러움을 느끼며 독립운동을 하는 지식인도 있지만 친일의 자손으로 아비의 부를 위해 팔려가듯 일본군과 혼인을 해야하는 처지를 비관해 목숨을 끊어 생을 마감해버린 삶도 있다. 조금 뜻밖의 전개이기는 했지만 집을 뛰쳐나갈 수 있는 당시의 남자들과 달리 마음대로 결정을 내릴 수 없는 당시 여성들의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의병장 윤희순 같은 분도 계시지만 오랜 관습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흔치않을 것이다.
독립군 의현와의 만남과 글을 배우지 못한 수아가 필연적으로 글을 배우게 될 것이라는 예감, 삼시세끼 먹여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머무르고 있는 주인어른댁을 떠날 수 밖에 없을 것 같은 예감이 담겨있는 고래별 1권은 이후에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무척 기대된다. 인어공주의 끝은 슬픈 엔딩인데.....
"절망할 자유도, 파멸할 자유도 모두 나의 것이다"
아씨와는 다른 삶을 살아가리라 믿게 되는 수아의 삶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