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도시에는 아름다운 다리가 있다 - 공학으로 읽고 예술로 보는 세계의 다리 건축 도감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에드워드 데니슨.이언 스튜어트 지음, 박지웅 옮김 / 보누스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내가 어렸을 때 동네 하천에 배고픈 다리가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하천으로 나뉜 이웃동네를 연결하기 위해 평소 마른천인 곳에 시멘트로 연결선을 만든 것 뿐인 다리인 것 같다. 그렇게 실용성만을 갖춘 다리를 보다가 바닷가에 짧게 놓여있기는 하지만 흔들거리는 구름다리를 보고, 더 시간이 지나서는 배고픈 다리의 고급버전인 잠수교를 보게 되고 2년전에는 유럽에서 아름답다고 알려진 카를교도 걸어보게 되었다.

몇백년전에 만들어진 카를교는 수많은 관광객이 건너다니면서 붕괴의 위험이 커졌다는 뉴스를 본것도 같은데, 지금은 과학적인 공법으로 다리를 건축하지만 그 옛날에 어떻게 보와 무게하중과 미적인 감각까지 갖추면서 긴 다리를 만들 수 있었을까... 너무 궁금했다. 그래서 잔뜩 기대를 하고 이 책을 펼쳐들었다. '공학으로 읽고 예술로 보는 세계의 다리 건축 도감'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이 책은 내가 궁금해하는 것들을 이해할 수 있게 해 주고 덤으로 세계의 아름다운 다리를 사진으로나마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름다운 다리는 많이 볼 수 있었지만 솔직히 공학적인 건축 설계 도감과 설명은 이해하는 것이 쉽지도 않았고 재미도 없었다. 공학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만 확인을 했지만 그래도 베네치아의 코스티투치오네 다리로 인해 베네치아 교량 발전이 가속화되었다고 하는 설명이라거나 기술과 설계의 발전으로 더 다양하고 많은 다리가 건설되었다는 것들은 이동하중이나 교량 같은 것을 몰라도 그저 다리를 만드는 재질만 이해하면서 봐도 좋았다.

한강다리에 대해서도 특별히 생각해본적은 없는데 도시발달의 한 축으로 이해하는 것도 색달랐고, 보석상과 강변의 건축물의 조화로 명성이 있는 것으로만 생각했던 베키오 다리를 다시 보는 것도 좋았고, 아주 오래전 사진배경으로만 인식했던 타워브리지가 새삼 건축물이 아닌 다리로서의 역할을 하며 그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는 것도 좋았다.

 

스페인에 가본적이 없는데 언젠가 스페인에 가게 된다면 톨레도에도 꼭 가보고 싶었다. 그곳에 엘 그레코의 작품을 볼 수 있는 미술관이 있기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트라야누스황제의 명으로 만들어진 알칸타라 다리도 보고 싶어진다. 알칸타라 다리는 이천년이 넘었는데 트리야누스 황제가 영원히 남을 다리를 건설했다, 고 하는데 실제 현재까지 보존되어 있다고 한다. 그 옛날에 석조로 다리를 만들어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놀라워 톨레도에 가고 싶은 이유가 하나 더 늘어난 것이다.

건축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나조차도 석조아치교라고 하면 정말 세밀한 설계로 견고하게 만들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데 실제 이 다리의 유선형 교각은 하류와 달리 상류쪽이 강이 범람할 때 받는 물의 저항을 줄일 수 있도록 유선형으로 되어 있다고 한다. 홍예석과 벽돌의 조화로 건설된 알칸타라 다리는 사진만으로도 충분히 놀랍다.

알칸타라를 포함해 세상의 많은 아름다운 다리를 직접 볼 수 있는 날이 올지... 그리 멀지 않은 미래의 일이 되기를 기다려보며 지금은 그저 책장을 넘겨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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