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나 절약은 사람이 행복해지기 위한 수단이지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 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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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을 키운다기 보다는 어쩌다보니 생명력 강한 녀석들은 살아남고 그렇지 않은 애들은 사라져가버린 것. 그래서 남은 녀석들을 계속 물 주면서 키울뿐이라는 생각을 한다. 꽃 잘 피우던 바이올렛이 어느 날 갑자기 죽어가기 시작하고 겨우 이파리 하나 살려서 죽지 않게 키우고 있지만 역시나 꽃을 피우지는 못하고 있다. 죽어가기 전에 또 잎 하나를 따로 떼어놓고 뿌리를 내려줘야할까 고민 중. 구근 키우는 것도 쉽지 않아 애지중지 해야하는 건 다 생략하고 살아남을 녀석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화분 속 흙에 그냥 묻어뒀는데 역시나 튤립은 다 죽어버린 것 같다. 그래도 야생화인 수선은 이파리를 무성하게 올렸는데. 신기하게도 꽃은 하나도 없다. 뿌리내리고 2년쯤 지나면 꽃이 핀다는데 우리집 마당에 있는 녀석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는 것 같고.

대신 별 생각없이 꽃이 다 시들고 마당 흙화분에 얹어놨던 히야신스는 올해도 여전히 꽃을 피웠다. 화원에서 키우는 것처럼 꽃이 촘촘히 피지는 않지만 그래도 해마다 살아있음을 알리며 꽃을 피우고 있으니 얼마나 대견한가.










[관통당한 몸] 30여년 동안 분쟁지역 전문기자로 활동한 저자는 책을 통해 전쟁 성폴력의 실태를 고발한다. 성폭력은 피해자의 신체를 훼손할뿐만 아니라 내면에선 존재의 의미를 빼앗고 가정과 공동체를 파괴한다.


... 끔찍하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는다,조차 제대로 읽지 못했는데.


[조선의 뒷담화] 왕권 강화로 정국을 안정시킨 태종은 사실 계모의 무덤까지 파헤칠 정도로 복수의 화신이었다. 다시없을 태평성대를 이룬 세종은 사고뭉치 며느리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청렴결백의 상징 황희도 사람을 죽인 사위를 감싸주기 위해 청탁을 했다. ... 누군가의 입을 통해 듣는 뒷담화처럼 생생한 목소리로 전하는 비화들은 우리가 익히 아는 역사책 속의 인물들을 살아 움직이게 만들고 그때 그 조선시대속으로 우리를 데려간다..는군.


















에릭 홉스봄,이란 이름은 처음 들어본다. "패배자들이 최고의 역사가들을 만들어냅니다"라니. 마르크스주의자이면서도 공산주의국가의 현실에 비판적이었기에 영국 공산당의 의심을 사기도했다. 홉스봄의 방대한 저술자료는 물론 그의 성장과정, 내면의 변화, 인간적인 면모 등 사적인 측면을 풍부하게 재구성해서 이 거장의 총체적 삶을 들여다볼 수 있게 했다.

[더 파이브] "그들이 빼앗긴 것은 존엄성이었다" 잭 더 리피에게 살해당한 여성 다섯 명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있는가. 핼리 루벤홀드는 피해자에게 이름을 찾아주고 기록을 통해 그들의 삶을 복원한다. 


















영화 마션에서 홀로 화성에 남게 된 주인공은 생존을 위해 감자를 심는다. 동료들이 남기고 간 똥은 거름이 됐다. 똥오줌을 비료로 쓰는 오랜 지혜를 되살리는 장면. 

문학과 예술, 미생물학과 도시공학 등 다양한 관점에서 똥과 인간의 관계를 바라본다. 똥오줌의 사회적 지위가 변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똥오줌에서 나오는 메탄과 열을 활용하는 바이오가스 화장실 등 똥을 자원으로 순환시키려는 아이디어를 소개한다. 

- 생태와 순환의 감각을 깨우다,라고 되어 있는데. 문득. 똥 못싸면 죽는다며 일일일똥(!)을 못하면 힘들어하시는 어머니가 .. 그래도 요즘은 하루를 걸러도 불안해하지는 않지만. 드시는게 적어서 그럴꺼라 생각해 많이 드시라 하는데 그것도 쉽지 않다. 대신 나는 ...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지 요거트, 우유 - 찬 우유를 많이 마시면 설사를 하는데 아무튼 - 유산균 등등 마구 먹어서 그런지 먹는 양만큼 정직하게 화장실을 가고 있다. 요즘은 너무 많이 먹어서 먹는대로 나오는 듯. 아, 이 얘기는 인문학적인 이야기가 아니고 생리학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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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3-23 2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며칠전 추전 받은[19세기 허스토리]와 [관통당한 몸]을 chika님 서재에서 다시 만나니 풀칠이 더 끈끈...꼭 읽고 제 맘 속에 붙여서 가져가고 싶어지네요

히야신스, 해마다 다시 꽃을 피워준다하시니 본 적 없는 그 꽃, 참 고마워지네요

chika 2022-03-23 23:59   좋아요 0 | URL
좋은 책들이 많은데 읽는속도가 전혀 못따라주고있어요. 저도 언젠가 읽을 수 있는 날이 오겠죠? ;;;;

바람돌이 2022-03-24 1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봄이라 나른한걸까요? 요즘은 책장이 잘 안 넘어가는..... 치카님은 여전히 열심히 읽고 계시고말입니다. 식물 같이 키우실래요 책 제목 보면서 이 책을 나도 사볼까 하다가, 우리집 식물들에게 필요한건 책이 아니라 쬐금만 더 부지런하게 규칙적으로 물주는 주인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또 뜨끔해지기도 하고 그럽니다. ^^

chika 2022-03-24 17:35   좋아요 0 | URL
올해 까페에서 독서일기 챌린지가 있어서 단 한 줄이라도 책 읽는 매일이 되려고 노력중이거든요. ㅎ

저는 주말에 물을 꼬박꼬박 주기는 하는데... 계절따라 물의 양을 조절하고 햇빛의 양을 조절해야하는데 그걸 못해서 식물이 죽는 것 같아요. 집에서 키우는 바이올렛 꽃을 보고 싶은데 꽃이 필 조짐이 전혀 없어서 슬퍼요 ㅠㅠㅠㅠㅠㅠ
 
마음챙김 미술관 - 20가지 키워드로 읽는 그림 치유의 시간
김소울 지음 / 타인의사유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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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보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 된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는데 언젠가 샤갈전을 한다고 해서 미술관을 찾았던적이 있다. 사실 그때 처음 들어 본 호안 미로 라는 작가의 작품도 같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림을 보는 순간 그냥 즐거움이 뿜어져나오는 느낌이었다. 어떤 그림인지 몰라도 그냥 느낌만으로도 즐거움이 전해질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니 왠지 샤갈의 그림은 또 사랑이 느껴지는 듯한 마음이었다. 그러니 그림을 통해 연민과 공감 때로는 치유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체험으로 이미 와 닿은 것이어서 '마음챙김 미술관'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그림을 또 다르게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것 뿐 아니라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 되기도 했다. 


마음챙김 미술관은 4개의 장으로 되어있는데 선택, 관계, 자아, 행복의 키워드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내 삶에 있어서 선택의 기준이 무엇인지,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나 자신은 사라져버리고 타인만을 의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트라우마와 부정, 트라우마로 자신을 괴롭히며 만족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마지막장에서 덜 불행해지는 연습,은 비교하지 않는 나 자신의 현재에 대한 만족과 고통과 시련을 이겨내는 자기 신뢰의 힘의 위대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서 더 집중하게 된다. 책에 소개된 대부분의 화가들에 대해서는 이미 유명해서 화가의 삶과 작품에 대해 아주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기도 했지만 그래도 조금은 더 깊이 들어가 삶과 작품의 일치된 모습에서 화가들이 보여주는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되는 것이 좋았다. 

아르테미시아 젠텔레스키의 경우 아버지에게 상처를 받았지만 아버지가 사망하기 전에 그림을 같이 그릴 수 있었으며 아버지가 평소 그녀가 최고의 화가라 칭찬했음을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그녀의 강렬한 그림들과는 또 다르게 아버지의 그림에 그녀의 붓칠이 더해진 <평화와 예술의 알레고리>를 바라보게 한다. 


어머니 건강이 나날이 안좋아지기 시작하고 고령이라 이제 서서히 언젠가 닥쳐 올 죽음이라는 주제가 조금씩 현실처럼 다가오기 시작해서인지 뭉크의 작품들은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된다. 예전에는 그의 불행한 가족사에 대해 그리 큰 관심을 갖지 못했었는데 자신의 불안과 상처를 그림으로 표현하고 드러내면서 "불안이 자신을 괴롭히는 족쇄가 아니라 자신의 일부였다는 것을 깨닫고, 그 안에 존재하는 에너지를 통해 성장해 나가기를 선택했다"(202)는 이야기는 자신에게 닥친 모든 것을 삶의 일부라 여기며 받아들이는 삶의 태도에 대해 나 역시 배워야 하는 삶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프리다 칼로의 삶에 대한 열정 역시.


그래도 역시 개인적으로 지금 현재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모드 루이스의 그림들이다. 이렇게 밝고 화사한 그림을 그린 사람은 평범하게 행복한 삶을 살았을 것만 같은데 객관적인 상황으로 따지자면 그녀는 불행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커다란 그림을 그릴수도 없지만 자신의 기억에 상상력을 더하여 작지만 멋진 그림들을 그려냈다.

'마음챙김 미술관'은 순서 상관없이 만나고 싶은 나 자신의 모습과 공감을 형성할 수 있는 그림이나 화가, 주제를 찾아 읽으면 되는 책이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나는 지금 다시 책을 들고 모드 루이스의 그림을 펼쳐 볼 것이다. 지금 바로 이 순간 나 자신의 삶의 태도는 '최상은 어렵지만 최선은 가능한 삶의 충만함을 느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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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번째 불빛이 붉게 타오르면 - 사르담호 살인 사건
스튜어트 터튼 지음, 한정훈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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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무역선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고딕 미스터리,라는 말에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은 그 내용이 궁금해 책을 펼쳐들었다. 고딕미스터리,라는 문구를 보면 시대적 배경과 역사가 스며들어있어서 좋은데 그런만큼 스토리가 장황하고 문장력으로 표현하는 것이 많아 두툼한 책을 읽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는데 중반을 넘어가면서 멈출수가 없어 새벽까지 다 읽어버렸다. 


중세의 마녀사냥에 대한 기억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시대, 동인도제도의 바타비아에서 무역선 사르담호가 암스테르담으로 출항을 한다. 총독 얀 하안과 그의 가족이 승선하는 것 외에 별다를 것이 없는 듯 한데 이야기는 평범한 무역선 사르담호의 출항이 아니라 바로 그 사르담호에 죄수 새미 핍스가 재판을 받기 위해 암스테르담으로 이송되기 위해 승선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출항을 앞둔 사르담호 앞에서 정체불명의 문둥병자가 나타나 예언처럼 사르담호가 파멸에 이르며 결코 암스테르담에 도착하지 못할 것이라 말하고 화염에 휩싸여 사망한다. 


그런 소동속에서도 사르담호는 출항을 하는데 탐정으로 불리는 새미의 경호원으로 그를 지키기 위해 승선한 아렌트는 새미를 지키기 위해, 얀 총독의 부인 사라와 그의 딸 리아 그리고 총독의 정부 크리지는 폭력적인 총독에게서 벗어나기 위한 나름의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전직마녀사냥꾼인 목사 샌더 커스와 그의 제자 이사벨은 악마 올드 톰을 잡기 위해 사르담호에서의 활동을 시작한다. 

무역선은 승객의 안전이 최우선이 아니라 동인도회사의 화물의 안전이 최우선이며 선원과 승객의 영역이 나뉘어 있으며 선원들과 총독의 사설 경호원인 머스킷 총병들의 세력이 또 대립할 수 있는 분위기에서 먼 바다에 나타나는 정체불명의 여덟 번째 불빛까지 나타나 악령의 출몰과 선상반란의 위기감을 갖게 하고 있다. 더구나 출항 직전 부두에 나타나 사르담호의 파멸을 예언하고 불길에 휩싸여 사망한 문둥병자의 그림자가 사르담호에 나타나 그 정체가 궁금해지기 시작하고......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할때는 이야기의 서사를 알게 되면서 미스테리가 풀려나가는 이야기 구조일 것이라는 생각만으로 그저 이야기에 집중하며 읽으면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뜻밖에 각각의 등장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악마 올드 톰의 이야기와 맞물리면서 전체적인 짜임새가 드러나기 시작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물론 숨겨진 인물의 정체에 대해 놀라울만큼 반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소설의 작가가 여성주의 작가인가 찾아보게 될정도로 여성의 독립과 자유에 대한 글이 곳곳에 담겨있어서 책을 읽는 재미가 더 컸다. 


"이런 일이 오래가지는 않을거야. 약속할게. 머지않아 우리는 안전해질테고 우리 뜻대로 삶을 살아갈 수 있을거야"(45)

"우리 다섯명이 함께 무슨 일을 해낼 수 있을지 상상해 봐. 우리가 할 수 있는 좋은 일을 상상해 봐"

"우리가 모든 악행을 벌할 필요는 없네. 하지만 우리는 사람들이 악행을 저지르는 걸 두려워하게 만들 수 있지"(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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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를 설득하거나 만류하려는 게 아니란다." 크리지가 껄끄러운 듯 대답했다. "네가 가장 좋은 결정을 내리기를 바라는 거야. 네앞에 놓인 상황에 따라서 말이야. 아빠를 버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니야 특히 우리가 그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때는 더욱 그렇단다. 후회란 인생에서 가장 나쁜 거야."
- P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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