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그 사람은,

순한 사람은 아니다.

가령, 그는

횡단보도까지 침범하는 승용차를 참지 못하고

그 유리창에 얼굴을 대고 험악한 인상을 지어 무안을 주는,

그런 사람이다.


내가 아는 그 사람은,

늘 밝은 웃음을 짓는 사람이다.

가령, 그는

하얀 이빨을 드러내고, 그것도 모자라 목젖이 보이도록 웃고 있는

루피의 그림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그런 사람,

윤도현 밴드를 좋아하고 자우림의 공연에서 목청껏 노래를 따라부르는 그런 사람,

같이 있으면 기분이 덩달아 좋아지는,

그런 사람이다.


내가 아는 그 사람은, 그러나

고민의 괴로움을 피해가는 사람은 아니다. 

가령, 그는

미덥지 않은 직장 상사의 핀잔이 속상하고

해야 하는 공부를 하지 못하는 자신 때문에 우울해하고,

누구나 그렇듯이,

이렇게 한살두살 점점 나이를 먹고마는 게 아닐까,

내 인생은 이렇게, 이룬 것도 없이, 가진 것도 없이, 열정도 없이, 그렇게, 

그렇게 끝나버리는 게 아닐까,

이렇게 말 수는 없는데, 이렇게 그냥 흘러가선 안되는데, 이렇게,

이렇게 장래를 불안해하는,

그런 사람이다.


그러니, 아마 그가 괴로운 것은,

다른 사람 때문이라기보다는,

그가 자신의 현재의 삶에 쉽게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리라.

그러니, 아마 그가 괴로운 것은,

그가 남몰래 믿고 있는 자신의 가치가, 자신의 열정이,

혹시 그보다 적은 게 아닐까, 부족한 게 아닐까, 그것이 두려운 때문이리라.


푸른 바다, 너른 초원의 품에서 자란, 그는

천상 맑은 사람이다, 트인 사람이다, 따뜻한 사람이다, 그러나

그늘 없는 들판이 단조롭듯이, 그는 

그냥 맑기만 한, 트이기만 한, 따뜻하기만 한, 그런,

그런 사람은 아니다.


내가 아는 그 사람은, 그래서

내가 사랑하고 아파하고 부러워하고 궁금해하는 이웃이다, 친구다, 거울이다.

가령, 그가

신앙이 흔들려 괴로워하면 내 마음이 불안하고

가령, 그가 

푸하하하 웃어제끼면 나도 목젖이 간질거리고

가령, 그가

가끔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게 되면 궁금하고 샘이 나서 따라나서고 싶은,

그런 사람이다.


내가 아는 그 사람은,

어떻게 내가 그 사람을 알게 되었을까, 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문득 다시 한번 보고 싶은,

내가 아는 그 사람은 바로

치카님, 그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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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 2005-04-01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헐헐헐, 치카니임~
발마스놈이 바쁘다고 대신 엽서 한 장 전해달랍니다.
보시고서 냅다 던져버리소서. (__)
똑딱똑딱 타불~

chika 2005-04-01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어마나!!
아니...우와~ 멋진 찬사예요!!
근데... 저도 치카인데, 발마스님이 얘기하는 그런 사람 치카는 워딨남요? 저한테도 소개해주세요오~ (^^;;;;;;)

chika 2005-04-02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컴퓨터가 말썽이네요. 은근슬쩍 지멋대로 꺼지는게.. 쥔장말도 안듣고 ㅠ.ㅠ
달마스님, 발마스님 엽서도 전해주시고.. 흑~ 정말 고맙네요.
근데혹시.. 이 엽서한장, 달마스님이 쓰신건 아니우? 만우절이라.. 못믿겠는디요?
우헤헤~ ^^ (역시 달마스님, 멋져부러요오~ ^^)

울보 2005-04-02 0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지금도 헷갈립니다,,
달마스님과 발마스님 누가 찐짜요,,,
치칸님은 아시오..
아무쪼록 사월이 시작되는 오늘 이렇게 멋진 분께 멋진 엽서 받으신 님은 너무너무 행복하시겠네요,,
아하 이럴땐 아줌마보다 처녀가 좋더라,
안녕히 주무세요,,,,샘많은 아줌마가,,

울보 2005-04-02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추천도 하고 가야지,,

chika 2005-04-02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울보님, ^^;;;;;
전 제가 철없는 짓을 할때마다 - 특히 나이를 한 살 더 먹을때마다(ㅡㅡ;) 아줌마들이 점점 더 부러워질때가 많은디요? ^^

날개 2005-04-02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너무 멋진 시군요.. 치카님을 제대로 표현했어요..! 추천~

chika 2005-04-02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 이제 발마스님은 철학자로 달마스님은 시인으로 불러야할까봐요. ^^
 

치카님.

님이 정말 보고 싶어지네요,,,

너무나 사랑스러울것 같아요,

님은 선마슴아라고 이야기 하는것 같은데 너무나 멋있는 분일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글솜씨도 없고 무엇 하나 똑부러지게 잘하는것이 없는 제가 너무너무 부러운분이지요,,

오늘 님의 정성이 가득한 선물을 받는순간 전 가슴이 마구뛰었답니다,

얼굴도 알지 못하고 나라는 사람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날위해서 이렇게 정성껏 무엇인가를 만들어서 보내준다는것이 ,,,,

정말로 거짓말 보태지 않고 많은이를 만난중에 가장 큰 선물인것 같아요,

그 님의 정성이 하나가득,,,

제가 여지껏 대인관꼐가 변변치 못했는지 몰라도,,,

전 정말 오늘 너무나 가슴이 벅찼습니다,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님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져서 너무 행복한 오늘이었습니다,님 오늘 밤 좋은 꿈 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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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3-31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꿈에는 내가 나타날 예정입니다^^

울보 2005-03-31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그만 화푸시와요,,
오늘 치카님 잠들기는 포기하셔야 하나,,
아니면 내일쯤 만두님에게 두손들고 달려가실려나,,,

비로그인 2005-03-31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예!! 디즈니판 피터펜이다..벌써 40년이 넘은 거네요.
만두님 제 꿈에도나타나 보세요

비로그인 2005-03-31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인장께서도 서재에 계시네요
더 필요한거 없으세요?

chika 2005-03-31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 컴이 다운안되게 좀 해주세요오~
오늘 제 꿈속에서 서재 오프라인 - 아니다, 꿈에 나타나는 건 온라인인가?
뭐지?ㅡㅡa
하튼,,, 모임할꺼예요?

chika 2005-03-31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참,,, 울보님, 저 그림 넘 멋져요.. 히히
속터진 삐쟁이 만두언냐는 팅커벨, 잘 달래주는 울보님은 웬디, 흐~ 나름대로 멋있는 하날리님은 피터팬하셔야겠어욧!!
저요? 저야 당연히 후크선장이지요!! 전 선장 안시켜주면 안한다구요~!! 흥!

비로그인 2005-03-31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웬디 하고 싶어요. 시켜주세요!!

비로그인 2005-03-31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에 나타나는건 드림라인입니다.
컴 좋은거 사실 수 있도록 꿈속에서 요정님께 타협 함 해보지요.

chika 2005-03-31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멋! 좋아요. 대신 우리 엄마가 돼줘야 해요!! 으흐흐~ ///
요정님과 협상 잘하시라고... 방금 꿀차 한 잔 보냈어요. ^^
 




막막한 어둠속에서 바다를 봤다. 정적이 흐르고 파도소리조차 없는, 바다와 하늘도 구분이 없는 어둠의 바다를 보며 나는 존재의 두려움을 느꼈다. 숨이 막히는 것 같았고..... 저 어둠속으로 들어가야만 할 것 같은 충동을 느낀다.


   하지만  나의 존재는 어둠속으로 사라져가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살아있고...

  빛 속에서 나를 발견한다.

  그리고


  바닷가 방파제의 길을 따라 움직이며 세상을 향해 걷는다.

 

 박제된 돌고래가 아닌

  먼 바다로 헤엄쳐가는 고래를 꿈꾸며...

  나는 느릿느릿 집으로 가는 길을 걷는다.

 



화려한 불빛이 비치는 저곳은 내겐 너무 멀지만,

 

 이 고갯길 너머 어딘가 나를 맞아 줄

  따뜻한 불빛 하나는 있겠지.

 

 

 집으로 오는 길은 멀지만,

 어둠의 적막속에서도 저 멀리 불빛은 항상 길을 밝히고 있다.

 길에서 만난 모든 것이 아름답다면

 나는 행복하다, 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의 삶이 어느 곳으로 향해가고 있든지,

  길 모퉁이를 돌았을 때,

  그 길에 활짝 피어있는 꽃을 보며

  나는 행복해하겠다.

  집으로 오는 길은 멀지만

  나는 꿈을 꿀 수 있다.

언젠가 먼 훗날에 저 넓고 거칠은 세상 끝

바다로 갈 거라고....



집에 오는 길은 때론 너무 길어 나는 더욱더 지치곤 해
문을 열자마자 잠이 들었다가 깨면 아무도 없어
좁은 욕조 속에 몸을 뉘었을때 작은 달팽이 한 마리가
내게로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줬어

언젠가 먼 훗날에 저 넓고 거칠은
세상 끝 바다로 갈거라고

아무도 못봤지만 기억 속 어딘가
들리는 파도소리 따라서

나는 영원히 갈래
모두 어딘가로 차를 달리는 길 나는 모퉁이 가게에서

담배 한 개비와 녹는 아이스크림 들고 길로 나섰어
해는 높이 떠서 나를 찌르는데 작은 달팽이 한마리가

어느새 다가와 내게 인사하고 노랠 흥얼거렸어
내 모든 걸 바쳤지만 이젠 모두 푸른 연기처럼

산산이 흩어지고
내게 남아 있는 작은 힘을 다해 마지막 꿈속에서

모두 잊게 모두 잊게 해줄 바다를 건널거야

- 패닉, 달팽이


 

  그래요, 저는 저의 '원피스'를 찾아 떠날꺼예요!!

 

=============================  사진은 오늘 집으로 오는 길에 찍은 사진입니다. 마지막 바다사진은 작년 가을에 찍은 섭지코지의 모습입니다. 저는 그곳에서 고래 세마리를 봤습니다. 저 사진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제가 고래를 본 그곳의 바다이기 때문에 특별한 사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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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5-03-31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멋있어요,,
정말 멋있는 분이시네요,,,,

날개 2005-03-31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치카님이 갑자기 시인으로 변신을.....!+.+ 분위기 죽이는군요..

물만두 2005-03-31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이 아니야요. 당신 누구요???

chika 2005-03-31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그냥 써 봤어요.... 근데요,,, 발마스님 서재 이벤트 페이퍼에도 올렸거든요. 제발~ 그 페이퍼에도 가서 추천 해 주시고, 댓글도 달아주세요!!

비로그인 2005-03-31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님 시화집 준비하시나요?
좀처럼 안하는 추천하나 꽝!

chika 2005-03-31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좀처럼 안하는'이라는 말에 넘어갑니다~!
하날리님을 위해 울 조카녀석들을 이쁘게 찍어와야겠어요!! 흐~
 
프란치스꼬 저는
까를로 깔레또 지음, 장익 옮김 / 분도출판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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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상도 하지요. 글라라처럼 가타리나처럼 데레사처럼 쟁쟁한 여인들이 교회안에 엄연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분은 어쩌면 아직도 그렇게 반여성적일 수 있나요!
이건 제가 가끔 스스로 묻게 되는 일이지요. 그래요. 저 프란치스꼬가 말하지 않을 수 없네요. 여러분은 여전히 반여성주의자라고요.
그게 무슨 소린데.
여러분이 여자를 두려워하는 건 여자가 여러분의 덕행에 위험한 존재로 느껴지거나, 아니면 드러내놓고 그렇게 말은 하지 않지만, 여자를 하나의 열등한 존재로 여겨 신성한 것을 다루어서는 안 될 그런 부류로 보기 때문이 아닌가요?
우리에게 따지고 드는건가.
때론 여자들이 제단에 올라가 회중에게 성서를 정성스레 봉독하는 것마저 금하면서요. 남자라면 아무나 그저 남자라고 여자에 앞세우면서
지나친 말 아닌가.
아니면 여전히 옛 관습에 얽매여 있는게 아닌가요? 여자는 아무 가치도 없어 남자의 지배 아래에서 이슬람 교도 여자들처럼 그저 뒷전에서나 살도록 하던 그런 관습말이에요. 음, 생각나네요. 호메이니를 보세요. 무슨 짓을 하는가. 잘 보면 종교적 반여성주의가 얼마나 위험하고 또 복음은 얼마나 다른가 알 수 있죠. ......
여러분은 마치 예언도 모르고 선포해야 할 진리도 지니지 못한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구태의연하게 과거에 머물고 있는 것 같아요.-77-78쪽

누군가가 이 프란치스꼬라는 저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는 생각을 할 때면 언제나 가슴이 벅차오르지요. 프란치스꼬, 삐에트로 디 베르나르도네와 누구 아무개의 아들인 저를. 우리 어머니의 이름을 한번 맞추어 보실래요. 아는 사람이 아주 드물답니다. 아버지의 이름은 다들 잘 알면서. 언제나 그렇지 않나요. 여러분, 아직 고쳐지지 않았지요. 여전히 남존여비 식이지요. 그런데 저는 어머니를 훨씬 더 많이 닮았어요. 어머니는 프랑스의 프로방스 지방 출신 여자라서 노래를 썩 잘했지요. 그리고 아씨시 사람들보다도 아씨시를 더 사랑했어요. 왜냐하면 어머니는 멋을 알았거든요.
이제 일러드릴께요. 어머니 이름은 피카였어요. 아름답고 정이 많고 믿음이 깊은 여인이었어요.-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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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꼬 저는
까를로 깔레또 지음, 장익 옮김 / 분도출판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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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흔히들 미션스쿨이라고 하는 그런 종교재단의 학교를 들어갔지요. 중학생이 되었을때요. 담임선생님이 수녀님이었고 종교수업시간이 있어도 성당을 다녀야지..라는 생각을 특별히 해 보진 않은 것 같은데 어떻게 제가 세례를 받게 되었을까요....?

조금 시간이 흐르고 어쨋건 저는 혼자 성당을 다니기 시작하다 금방 관둬버린 기억이 있습니다. 중학생이 되긴 했지만 집에서 용돈으로 받는 것은 차비로 쓰는 '회수권'이 전부였고, 일주일에 한번 성당에 가면 꼭 주일헌금이라는 걸 해야 하는 것이 어린시절의 저에게는 너무나 버거운 일이었거든요. 이제야 하는 말이지만 그때는 단지 '헌금'때문에 성당 가는 것이 너무나 불편한 일이었답니다. 제게는 헌금할 돈이 없었거든요....

그런 중에도 어느새 저는 세례를 받게 되었고, 친구들이 이쁜 이름을 고르며 세례명을 정할 때 저는 또 심심하게 고민하다가 그당시 제일 좋아하는 시로 꼽았던(제게는 그것이 아름다운 시로 느껴졌어요) 프란치스코 당신의 노래, '평화의 기도'를 떠올리며 '프란치스카'라는 세례명을 받았지요. 세례를 받으며 이름을 받는 것은 새로운 삶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이름을 받은 성인의 삶, 그니까 저로서는 프란치스코 당신의 삶을 본받고 살아가겠다는 결심도 되는거쟎아요. 그렇게 저는 평화를 꿈꾸며, 언니해님과 누나달님을 노래하며, 가난하고 소박한 그런 행복한 삶을 꿈꿨었지요.

프란치스코 저는.. 하며 제게 말은 건네고 있는 당신은 참으로 하느님의 뜻 안에서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를 단순한 삶의 모습으로 분명히 보여주더군요. 가끔은.. 일치와 평화를 이야기한 당신의 제자들이 단지 다수의 요구라는 것으로 당신의 뜻과는 다른 지향으로 걸어가고 있음을 마음 아파하기도 하면서요. 하지만 그렇더라도 ‘이건 우리의 교회가 아니야!’라고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요. 프란치스코 당신은 일치와 평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하느님이 말씀하시고자 하는 복음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니까요.


프란치스코 저는... 하며 날마다 제게 조금씩 보여준 당신의 삶은 지금의 나를..우리를 부끄럽게 한다는 것을 아시는지요. 하느님이 창조하신 세상 모든 조물을 사랑하며 주님을 찬미하고, 가진 것 없는 이에게 나의 것을 더불어 나누고, 흙을 빚어 사람을 만드시고 숨결을 불어넣으셨으니 여자와 남자는 똑같이 존중되어져야 하며... 이러한 삶이 프란치스코 당신의 삶이고 복음의 삶이지요. 그런데 지금 우리를, 아니 나를 돌아보면 전혀 아니네요. 그래서 ‘프란치스코 저는..’하며 제게 말을 건네는 동안 내내 마음 한구석이 따끔거렸어요. 아, 물론 뿌듯할때가 더 많았어요. 그래, 이것이 복음이야! 라는 생각을 많이 했으니까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눠준 당신에게 감사드립니다.


<숲, 맨돌, 건물, 가난, 겸손, 검박, 아름다움, 이 모두가 프란치스칸 정신을 드러내는 걸작품의 하나를 이루면서 세기를 거쳐 평화와 기도와 묵언과 생명계 존중과 아름다움과 시대의 모순들을 이겨내는 인간 승리의 표본을 보여준다.

“보세요” 이 돌들은 우리에게 말한다. “보세요, 평화는 가능하다는 것을. 여러분은 집을 지으면서 호화사치를 찾지말고 본질적인 것에 마음을 두세요. 그렇게 하면 이 암자에서 볼 수 있듯이 가난이 아름다움이 되고 자유로움을 주는 조화가 될 테니. 온갖 시설을 짓는다고 숲을 파괴하지 마세요. 실업과 불편만 늘테니. 오히려 사람들이 시골로 돌아와 수공으로 제대로 잘 된 일을 즐기도록, 침묵의 기쁨을 그리고 땅과 하늘과 접촉하는 기쁨을 되찾아 누리도록 도와주세요. 약탈자들과 평가절하가 축낼 돈을 쌓아두지 말고 형제와의 대화를 위해 또 가장 가난한 사람을 섬기기 위해 마음의 문을 열어두세요.

한 철밖에 가지 않을 물건들을 만들어 내느라 얼마 남지 않은 자원을 모두 써 없애버리지 마세요. 오히려 여기 이 우물위에 놓인 두레박처럼 몇 세기가 지나도록 물을 길어 올려도 여전히 쓰이고 있는 그런 두레박들을 만드세요. 여러분은 소비주의를 몹시도 비난하고 있지만, 그것은 여러분이 말로만 입을 가득 채우면서 거북한 양심은 잠재운 채 아무런 혁신도 상상도 못하고 여전히 소비주의의 종노릇을 하고 있는 거지요.........

마음만 있다면 해 보세요. 형제여러분, 해 보시면 가능하다는 것을 보실 겁니다.

복음은 진실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들이시고 인간을 구원하십니다.

비폭력은 폭력보다 건설적입니다.

정결은 부끄럼을 모르는 환락보다 더 맛스럽습니다.

가난은 부유보다 더 흥미롭습니다.

.... 프란치스코의 꿈과 포부가 실현된다면 우리는 핵의 파멸을 면할 수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지 않은가요. 하느님은 평화를 제안하십니다. 그런데 왜 해보려고도 하지 않으십니까.-p20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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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5-04-02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 치카님,
너무 진솔하고 좋은 리뷰예요. 감동입니다. @,.@
저도 이 책 한번 사서 읽어봐야겠어요. 감사^^

chika 2005-04-03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