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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 소년의 우울한 죽음
팀 버튼 지음, 윤태영 옮김 / 새터 / 199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우울한 세기말, 잠든 감성을 일깨우는 가슴 아픈 동화!"
- 가위손의 감독, 팀 버튼이 노래하는 우리 시대의 슬픔
사랑하지만 사랑 받지 못하는 이,
함께 있어도 언제나 외로울 수밖에 없는 이,
가슴저린 아픔으로 세상에 등을 돌린 이,
그 외로운 영혼들에게 보내는 우울한 동화!
차마 버리지 못한 띠지에 적혀 있는 현란한 광고문구들이다. 아, 뒤쪽에도 또 있다.
외로운 굴 소년의 영혼에 바치는 사랑의 시.......
메모처럼 적는 리뷰에 다른 제목을 적어놓기는 또 오랫만이다. 이 책을 받은 날, 항상 점심을 같이 먹던 직원은 일때문에 다른 곳으로 가고 나는 혼자 안에서 라면을 끓여먹은 기억이 난다. 밖으로 나가기도 귀찮고, 점심을 굶기에는 덜 귀찮은 그런 날, 혼자 라면을 먹으며 책 한권을 읽어버렸다. 아니지, 엄밀히 말하자면 책 한권을 다 읽을 때까지 라면을 먹었다. 그릇에 덜어놓지도 않고 냄비하나, 김치 그릇하나 달랑 꺼내놓고 책장을 넘겨가며 읽다가 <굴 소년의 외출> '할로윈 날에 굴 소년은 사람처럼 행동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라는 문장을 읽고, 이것이 팀 버튼 동화의 끝임을 알고, 굴 소년의 마음과는 별 상관없는 라면을 먹고 뭔가 내려가지 앉는 느낌으로 설거지를 하고 책상에 앉아 다시 책을 펴들었다. 리뷰를 쓰려고 하는 지금 다시 책을 펴들고 또 하나하나 읽은 것처럼.
나는 이 동화들이 명쾌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조금 우울하기도 했던가? 아마도 혼자 끓여먹은 라면때문이 아닐까.. 생각도 하지만.
안붙여도 좋을 뱀다리.. 나는 <마른가지 소년과 성냥 소녀의 사랑> <노려보는 소녀>가 조금 더 맘에 들었다. 왜냐, 내겐 뜨거운 열정, 아니지. 미지근한 열정조차 없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지. 열심히 노려보는 건, 눈이 아픈 일인데. 안그런가? 하...하...핫..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