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없이 책을 장바구니에 담다가 문득.

한번 읽고 내보내는 책들을 굳이 사야할까? 라는 생각을 하다가 또 문득.

까페에서 차 한 잔 마시는 것 - 요즘은 한 석잔쯤 마셔야 책 한 권 값이 나오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한번 먹고 끝내는 것에 돈을 쓰는 것은 당연히 생각하면서 책에 쓰는 돈은 또 언제부터 그리 아꼈다고!

사실 아낀다기보다는 이제 더이상 집에 쌓아 둘 공간 여유가 없다는 것 때문에 신간을 구입하는 속도가 현저히, 아니 완전 차이나게 느려지고 있다. 오늘도 망설이다 하루가 지나가고 있는데, 주말에는 장바구니를 비우게 될까. 나도 나를 모르겠는걸.


나이듦. 우리는 늙기 싫어하며 늙음의 경험을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나이를 먹기만 하는 줄 알았는데, 어느새 늙기 시작한다. 늙음은 처음이다. 일상적인 두통, 복통, 감기부터 어느 날 새삼스럽게 나이 들어 보이는 얼굴과 주름을 발견하면 정신적인 충격을 받는다. 저자는 이런 나이 듦을 '유한성의 발견'이라고 말한다. 낭 듦의 풍경이 부정과 상실의 어휘로만 수식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나이 들어가는 자신을 관조하기 좋은 책. 

[흰머리 휘날리며, 예순 이후 페미니즘] "특히 늙은 환자, 늙은 몸은 내 삶의 모든 층위에서 첨예한 각성을 일깨운다." 

나이 듦은 일상 가까이 있는 경험인데도 나와 타인의 노화를 지켜보는 일은 늘 낯설다. 노년의 섹슈얼리티부터 치매, 노인요양시설과 코로나 재난, 성주 사드 배치 반대 투쟁에 나선 할매들의 이야기를 여성주의적 시선으로 다룬다.
















여름인데. 급 귀찮아지고 있다. 집에 가서 식물과 같이 살고 있습니다,를 읽어야겠어. 두어달쯤 전에 분갈이를 하면서 뿌리를 나눴던 스노우엔젤이 하나는 잘 크고 있는데 하나는 잎이 늘어지면서 죽어가고 있는 듯. 그녀석을 어찌 살려야할지...

다육이들도 집안에만 뒀더니 햇빛이 모자라 자꾸 웃자라고만 있고. 

아무래도 자주 못보더라도 옥상에 올려야하나 고민이다. 식물 키우는 것은 그저 물만 일정하게 주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섬세한 보살핌이 필요한건데 그걸. 감당할 수 있겠는가. ㅠ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람들은 나이 든 여성은 눈여겨보지않아. 하지만 나는 아직 총천연색으로 빛나는 여성을 보여주고 싶어. 그토록 많은 산을 넘으며 스스로에 대해 강하다는 느낌을 받아야살 엄마, 그러니까 칼라가 마치 쇠퇴하는 존재처럼 취급 받으며 힘들어 하는 걸 봤어 - P368

"한번은."
모가 말했다.
"대학 때 사귀는 것 비슷하게 만났던 남자가 있었는데, 그남자는 캠퍼스 바깥의 주택에 살았거든. 근데 내가 그 집 변기에 탐폰을 버렸다가 하수도 수리업자를 불러야 했어. 나는 그 자리에서 꺼지고 싶었지. 그런데 그 수리업자가 뭐라고 했냐면, 그게 통에서 나오거나 당신에게서 나온 게 아니라면…..‘ 그래서 내가 이랬지. 뭐, 저한테서 나온 거 맞아요.‘
하지만 너무 창피해서 변명도 못했어."
나는 충격을 받았다. 모는 무엇에 대해서도 부끄러워하는 일이 없었지만, 이 일은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얼굴을 붉혔다.
"그리고 있잖아, 만약 남자들이 생리를 하면 말이야, 그냥 배수구로 탐폰을 처리할 수 있게 될걸. 무슨 말인지 알지?"

- P374

"내가 엉망이라는 걸, 네게는 늘 보여줘도 될 것 같았어."
모가 말했다. 모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그러니까 네가 가끔 무너진다고 해도, 아무 쓸모없는 존재라는 소리는 입에 담지도 마."
우리가 마침내 애슐리 마셜의 집에서 열리는 잠옷 파티에초대받았던 5학년 때가 떠올랐다. 모가 그때까지도 밤에 오줌을 쌌기 때문에 우리는 둘 다 초대를 거절했다. 자기 할머니가 걱정하지 않도록, 모가 젖은 시트를 배낭에 넣어 우리집에 몰래 가져올 때면, 내가 그 시트를 빨아주기도 했다.
어쩌면 다른 친구에게는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모는 보도를 부츠로 걷어찼다.
"내가 슬픈 건…… 넌 내 친구잖아. 그런데 왜 완벽해야 한다고 느끼는지 모르겠어."

- P37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대별점 적립금에 혹해서 책주문이 잦아지려나..하는즈음.
다른 광고는 알림에 그대로 남아있는데 이놈의 기대별점은 적립금 안내는 사라져버린다.
간혹 광고알림을 클릭해도 서너번 확인한 알림이 그대로 남아 사라지지않을 때도있건만.
괜히 얄미워진다. 그거 받으면 이 책 신간은 그냥 구입이 가능했는데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의 할아버지는 내가처음 유산을 하고 삼 주 후에 돌아가셨다. 그때 나는 사람도 아니었다. 다른 사람의 삶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납득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슬픔을 인식하자 내 고통은 특별하거나 분리된 것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거기에서 기묘한 위로가 느껴졌다.
- P125

내가 버틸 수 있는 시간은 정해져있었고, 무너져 내릴 때는 모두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고 싶었다.
- P13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언니들은 성질을 내며 방 밖으로 나가 버렸어. 언니들은 자기가신데렐라보다 더 대단한 존재라고 생각했거든. 어머니가 늘 모든사람이 모든 것을 누릴 수는 없으니 넉넉히 가지려면 다른 사람것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가르쳤으니까. 그런데 그 말은사실 틀린 말이야.
제대로 나누기만 하면, 아니면 우리가 태어나기전에 이미 제대로 나누어져 있었다면 뭐든 모든사람에게 돌아갈 만큼 넉넉하게 있는 법이야. 음식도,
사랑도, 집도, 시간도, 크레용도, 친구도 충분히 있지.
- P31

"누구도 부모가 어떤 사람이라서 더 훌륭하고 더중요하다거나, 부모가 나쁜 사람이니 자식도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어.
누구든 자기의 말과 행동만큼 훌륭하고 중요한 거니까. 너는 생쥐에게모질지 않고 근사한 케이크를 굽고 가슴속에 희망과 꿈이 가득한사람이야."
- P33

신데렐라는 케이크 가게를 하면서 가끔 케이크를 먹으러 온사람들과 같이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눠. 그럴 때 꿈이 무어냐고,
뭐든 원하는 대로 될 수 있다면 뭐가 되고 싶으냐고, 자유롭다는 건어떤 것일 것 같으냐고 묻기도 해. 그러고 사람들이 하는 말에 귀를기울이고 가끔 도울 수 있는 일은 돕기도 하지. 신데렐라는 마을 사람누구나 생일이면 케이크에 초를 켤 수 있게 하고 생일 파티에도 많이초대받을 수 있게 하려고 해.
다른 나라에서 전쟁이 벌어지는 바람에 홀로 피란을 떠난아이들이 굶주리고 겁에 질린 채로 마을에 나타날 때도 있어.
신데렐라는 이런 아이들을 데려다가 밥을 먹이고 자기 집 다락방에재우면서 살 집을 찾아 주고 학교에 갈 수 있게 해 줘. 나중에 아이들이가게에 놀러 오면 늘 반겨 주고 케이크를 한 조각 크게 잘라 주고 꼭안아 준단다. 신데렐라는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 마음속에서 벌어지는전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사람들이 그 전쟁에서 벗어나도록도울 수도 있게 되었어. 신데렐라는 대모 요정은 아니지만 마법 능력이없어도 해방자가 될 수 있었어. 해방자란 다른 사람들이 자유로워지는 길을 찾도록 돕는 사람이야. - P4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