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9년 9월 1일 이른 아침, 인간의 시간에 종말이 닥쳤다.
(16)
자, 진정한 시작에 필요한 모든 것이 갖춰졌다. -나쁜 꿈,
전쟁, 그리고 두통. (35)
그래서 이제 미드타운의 그 술집, 두통, 불륜과 나쁜 꿈,
9월 1일 금요일에 일어난 폴란드 침공 - 이 모든 것이역사가 되었다. 그리고 그 시에 붙게 될 제목도 정확히 ‘1939년 9월 1일‘
그것이다.
일상이 역사가 되는 때는 언제인가?
(36)

내 집에는 전화가 없다네, 그가말했다. 하지만 편지는 배달되지. 그는 한없이 외롭고...... 속하는 데 없는 사람 같았다. 그때 내 머리에 떠오른 표현이 그것이다. 세상 어디에도, 아니 좀더 정확히 말해 현대의 세상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사람. 우리는 침묵 속에서 풍성한 노을을 바라보았다. 등뒤의 덤불에서 하루살이가 구름처럼 날아올랐다. 가우스틴은 하루살이떼를 눈으로 좇다가 말했다. 우리에겐 그저 한 번의 노을일 뿐인데 오늘의 하루살이들에게는평생 한 번뿐인 노을이겠군. 대체로 그런 의미의 말이었다. 나는 멍청하게도 그건 닳아빠진 은유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깜짝 놀라며 나를 바라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몇 분의시간이 온전히 흐른 뒤 그가 말했다. 하루살이에게 무슨 은유가 있겠나.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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