슥삭슥삭 색연필 일러스트

슥삭슥삭 색연필 일러스트 - 만화일기와 웹툰까지 쉽게 배우는
원예진 지음 / Storehouse / 2014년 12월

오래전부터 일러스트나 드로잉의 기초에 관한 책을 들여다보면서 날마다 조금씩 연습을 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책을 사들이곤 했지만 항상 결심은 흐지부지 되어버리고 나의 그림 실력은 여전히 바닥을 드러내고 있을 뿐이다. 요즘은 컬러링북이 유행처럼 쏟아져나와 그림 실력 향상에는 도움이 되지 않지만 색감의 조화를 연습하기에는 도움이 될 것 같아 집중하며 스트레스도 풀 겸 열심히 색칠만 하고 있던 차에 '색연필' 일러스트 책을 발견했다. 혹시 이 책으로 일러스트 연습을 하면 좀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관심을 가졌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처음 책을 받았을 때는 왠지모를 실망감이 들었다. 특별한 그림체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림을 그리는 기초나 특징을 잡아주는 팁 같은 설명도 없어서였다. 그래서 처음엔 어떤 그림들이 있을까, 하며 책장만 휘리릭 넘기고 말았다. 그런데 기왕에 색연필 일러스트 책이 있으니 한번쯤은 책을 뒤적거리면서 일러스트 그림을 그려봐야겠다는 생각에 펜을 집어들고 책을 펼쳤다. 처음부터 차근차근이 아니라 내 맘에 드는 그림을 하나 펼쳐놓고 따라 그리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의외로 재미있는 시간이 되어버렸다.

일러스트 그림이라면 그림을 정확하게 묘사하는 드로잉과는 달리 그 사물의 특징을 잡아서 간결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을 표현해내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면서도 일러스트 책을 보면서 이건 너무 흔한것들만 나왔네,라며 이 책이 재미없다라고만 판단을 했으니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 책을 받고 색연필로 따라그려보면서 사물을 단순화하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절실히 느끼게 되었는데, 이 책이 바로 내게 그런 연습을 하게 해 주는 기초가 되는 것임을 실제 그림을 따라 그려보면서 깨닫게 된 것이다.

또 색연필 일러스트를 그려보면서 깨닫게 된 것은 사물을 표현하는 색감도 중요하며 정확한 모양을 잡아주는 것 역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직 많은 그림을 그려보지는 못했지만 하루에 한가지씩 사물을 일러스트로 표현하는 연습을 한다면 언젠가는 나만의 특색있는 일러스트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지 않을까,라는 부푼 희망을 가져본다.

그 희망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내 일기장의 일부분은 만화일기로 채워보려고 노력중이다. 그렇게 하니 재미없게 느껴지던 이 책이 조금씩 더 재미있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