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비구비 언덕을 오르면 멀리 작은 도시가 보입니다. 저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 벌써 저는 설렌답니다. 이제 고향에 다 왔구나 싶은 마음에 안도감도 들고, 반갑고, 즐겁기도 하지요.

이렇게 멋진 바위산도 볼 수 있구요,

항구에서는 고기잡이 배들과 생선을 다듬는 아주머니들과 갈매기들이 바쁘게 움직입니다.

호숫가의 길을 따라 산책하면서 따뜻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에 유쾌해지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고향이 좋은 건, 그 곳에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엄마와 친척들과 어릴때부터의 친구들이지요.
고향 친구들은 기껏해야 일년에 한 두번 만날 뿐이지만, 언제 어느때 찾아가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타향에서 벌써 10년 이상 살면서 이래저래 많이 변했을터인데도 어린 날의 친구들은 그런 저를 따뜻하게 반겨줍니다. 그들을 만나면 전 고향에서 살던 예전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고, 즐거워집니다.
치카님이 사는 제주는 어떻게 보면 제 고향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곳에서 밝고 힘차게 사시는 치카님을 보면 고향 친구 같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지친 마음에 찾아가면, 어깨를 툭 치며, 뭘 그래, 웃어봐, ㅋ ㅑ ㅋ ㅑ ~, 이렇게 말해줄 것 같습니다. 아니라구요? 이래저래 고민도 많고 힘드시다구요? 괜찮아요. 그럴 땐 제가 썰렁한 농담 한 마디 건네며 위로해주죠 뭐. 그런게 친구잖아요?

치카님은 제주에서, 저는 서울에서 일출을 보겠지만, 어쨌든 같은 해를 보고 있는 거겠죠?
만나지 못해도 같은 걸 바라보는 사람으로, 항상 마음 편하게 대할 수 있는 고향같은 친구가 되어보아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