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변할 수 있을까?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는 게 정말로 있는 걸까? 누군가를 만나서, 또는 어떤 사건을 겪고 나서 삶이 방향을 바꾸기도 하는 걸까? 아니면 사람들이 자기는 성장하고 배우고 있다고 여기지만 실은 멍청한 태엽 인형처럼 늘 한 방향으로만 행진하고 있는 걸까?

========= 어머니는 이제 잘 드시기만 하면 되는데 도통 식사를 못하신다. 엊그제는 갑자기 밤새 토하고 어제는 엄청나게 설사를 하시고. 그래도 몸 안에 있는 독기가 빠져나왔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해보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간병하는 분 얘기를 들어보니 병실 풍경이 가관이다.

환자가 몸이 안좋아 설사를 하는 건 어쩔수없는 일인데, 그것도 날마다 그러는 것도 아니고 반나절정도 그런데다가 간병하시는 분이 변을 보면 즉시즉시 다 치우고 하는데 그걸 냄새난다고 독방을 쓰지 다인실에 와서 피해를 준다고 난리를 치는 환자가 있었댄다. 나도 안다. 그 환자와 가족. 저녁 취침시간에 밤새도록 어머니와 딸이 마주앉아서 수다를 떠느라 다른 환자들을 잠못들게 한 그들. 어머니는 수술하고 골반에 쇳대(핀이라고 표현하더라만 그건 정말 쇳대라하지 않을 수 없다)를 꽂고 있어 앉아있지도 못하고 두달동안 누워만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 수다를 떠는 환자는 담석 수술을 한 것뿐이라 운동을 할 겸 병실 밖으로 나가는 것이 더 좋은거란다. 그런데도 밤새도록 침상에 앉아 시끄럽게 떠들어대서 병실 안 모든 환자를 잠못들게 하고 그러더니 운신 못하는 다른 환자의 변냄새가 역겹다고 자기들에게 피해를 준다고 하는 걸 보니. 어이없음이 하늘을 찌른다. 몰상식의 도가 너무 지나친거 아닌가.

 

갑작스러운 어머니의 교통사고로 생활이 엉망이 되었지만 여유를 찾을틈도 없이 바로 연말연초, 업무가 정신없이 돌아가는 시기가 되어버렸다. 내가 혼자 알아서 처리하고 마무리할 수 있는 일이라면 밤을 새서라도 해내겠지만 나는 다른 사람들이 끝낸 보고서가 들어와야 비로소 처리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것들이(사람들이라고 표현하기도 싫어진다) 병원다니며 정신없는 와중에도 몇번씩이나 전화를 했는데 개무시다. 젠장.젠장.젠장. 바빠서 못한다는 건 말도 안된다. 어떤 보고서 한장은 숫자 두개만 수정해서 보내주면 되는건데 벌써 열흘넘게 안보내주고 있다. 저런것들에게 월급을 주는게 아까울정도다.

 

아, 정말. 사람은 변할 수 있을까?

 

========================================= 어머니가 병원에 누워계시지만, 내가 행복해도 될까요? 라는 물음은 당연히 행복해도 된다, 였다. 그런데 세상풍경을 보니 새삼 이 물음이 진지해지고 있다. 내가 행복해도 될까요?

 

추운 겨울, 집에 덩그러니 혼자 있으려니 저녁에 대충 정리가 끝나면 TV앞에 펴놓은 이불속으로 쏙 들어가 아침까지 버틴다. 자다 깨다, TV보다 책보다.. 끊임없이 먹고. 그러다보니 무엇하나 제대로 집중이 안된다.

 

그럴때는 이런 책을 읽는것이 더 재미있을 것 같다. 밤,을 읽을 수 있나 싶기도 하지만.

책 이야기를 하는 책은 이외로 많다. 책을 읽는 공간도 그렇고.

지금 내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작은 공간과 작은 여유와 수많은 책이 있다면... 행복할까?

왠지 조금 어리석은 물음처럼 느껴진다.

 

 

 

한동안 새책을 구입하지 않았더니 손이 근질거리고 있다. 그런데 막상 무슨 책을 사볼까 뒤적거리고 있으려니 흥미를 잃어 시들해져버린다. 얼결에 쌓여있는 적립금과 마일리지와 알사탕...다 합하면 장바구니가 넘치도록 책을 살 수 있는데.

 

 

 

 

 

 

 

 

 

 

 

 

 

 

 

 

 

 

 

 

 

 

검색해서 나오는대로 마구 집어넣었는데 12월에 출간된 책들 전부인가?

폭풍의 언덕,은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작품이다. 번역가의 칼럼을 읽어서 그런지 더 손꼽아 기다려온 책이다. 사실 욕심은 독자모니터였지만 유수한 인물들이 포진해있어서 그리 큰 기대없는 욕심이었고 책이 나왔으니 이제 읽어 볼 일만 남은셈이다.

 

 

 

 

 

 

 

 

 

 

 

 

 

 

 

 

 

 

 

 

 

 

 

 

 

 

 

 

 

 

 

 

 

 

 

 

 

 

 

 

 

 

 

 

 

 

 

 

 

 

 

 

 

 

 

 

 

개정판도 나오고, 새책도 많이 나오고... 그런데 추운 겨울밤을 정신없이 달려줄 책은 무엇일까.

아, 그런데 미미여사의 신간안내메일을 몇번 받은 것 같은데 안보여.

 

 

 

12월 출간이 세 권.... 이었을까?

 

 

 

 

 

보고서 안온다고 짜증이 폭발해 일이고 뭐고 팽개쳐 책을 뒤적거리고 있는데 마음이 확 풀리지 않아 여전히 찜찜하다. 오늘따라 기분이 더 우라질같으니 어쩐단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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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11-12-29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25, 총 170700 방문


칠공칠공공 숫자다. 기분이 별로여서 이벤트 생각도 나다 마는군. 정말 뭐.. 신나는 것도 없고.

조선인 2011-12-29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점점 더 행복해져요. 치카님은 그러셔도 되요. 히히.
그나저나 아깝네요. 조금 더 늦게 왔으면 170717도 잡을 수 있었을텐데.
오늘 37, 총 170712 방문

무스탕 2011-12-29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니 수술이 어떻게 되셨나 궁금하던 차에 소식 전해주셨네요. 얼른 쾌차하시길 기도할게요.
그 옆에 어이없는 모녀분은 지긋이 무시해 버리세요. 저희 엄마 입원하셨을때도 비슷한 풍경이 있었습니다만(울 엄니는 피해자도 가해자도 아닌 제3자 입장이었어요) 다른 제3자들 모두 소란 피우는 환자를 구박하지 아파서 소리지르고 토하는 환자에겐 뭐라고 안하더라구요.
치카님도 맘 편하게 잡수시고 어머니도 치카님도 모두 동지 지난 해꼬리만큼씩 행복해 진다고, 내년 하지쯤엔 꽉 찬 행복이 옆에 있어, 라고 느끼실수 있을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