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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정신
로버트 헨리 지음, 이종인 옮김 / 즐거운상상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며칠 전 오스본의 만화 미술론을 읽으면서 미술에 대해 공자가 "학자와 군자, 사대부가 인격을 수양하고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기위해서는 미술에 열중해야 한다고. 미술은 인격 수양과 경건한 명상의 수단이었다"고 말했음을 알았다. 미술에 대한 그런 생각을 처음 들어봤지만 왠지 미술의 의미에 대해 정확히 말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책에서 누구나 나름의 미술 이론이 있다,라고 했지만 로버트 헨리의 예술의 정신을 읽으며 새삼 그 정의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인생과 예술은 분리될 수 없다. 어떤 예술가가 아무리 그것을 바란다고 하더라도 '순수한 아름다움의 선', 즉 인간의 감정으로부터 완전 분리된 선을 만드어낼 수 없다."(240) 
예술서를 많이 읽었다고는 하지만 사실 어려운 말들과 이해하기 힘든 내용, 여러 시대를 거치며 바뀌어온 미의 개념의 표현들이 이론으로만 마구 뒤섞여 평범한 내가 예술에 대해 쉽게 다가서고 이해하기에는 너무 거리가 멀기만 했다. 그런데 로버트 헨리의 '예술의 정신'은 그가 행했던 강의의 기록이나 편지글을 모아 편집한 글이어서 그런지 이야기하듯 말을 건네는 책의 내용에 조금은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더구나 '예술'에는 뭔가 특별함이 담겨있는 특별한 이들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는데 어느 누구나가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동의할 수 있을 것 같다.  

로버트 헨리는 예술의 정신에 대해 기량과 재주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있는 그대로의 사물을 정확히 묘사해내는 재주를 높이 평가할수는 있지만 그것이 예술가로서 최고의 의미를 갖는것은 아니다. "문제는 좋은 그림을 그리기 위한 재치를 갖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좋은 그림은 당신이 훌륭하게 살아온 삶의 결실이다. 시간과 노력을 들여 복잡하고 까다롭게 만든 끔찍한 그림이 있다.고통스러운 인내, 연구, 온갖 재료들을 혼합하여 빚어낸 결과이다. 이런 그림들은 감수성 예민한 미술학도들을 겁나게 한다. 그 그림을 그리느라 얼마나 많은 고통과 권태를 견뎌냈는지 생각하면 안쓰럽기 때문이다."(93)
그는 렘브란트의 드로잉에 대한 극찬을 하였는데, 나는 그의 글을 읽으면서 왠지 반 고흐의 드로잉이 생각났다. 천재라고 불리우는 피카소는 어린시절의 드로잉에도 그 천재성이 드러나있다고 하는데, 반 고흐의 초창기 드로잉은 어딘거 어설프고 균형이 맞지 않는듯한 느낌이 들었었다. 하지만 그 당시 반 고흐는 자신의 삶의 모습을 그 드로잉에 드러내보였고, 로버트 헨리의 글에 의하면 반 고흐야말로 훌륭한 예술가로서의 재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어린아이의 눈동자, 검투사의 움직임, 집시의 마음, 아일랜드의 황혼, 혹은 사막 위에 떠오른 달을 보며 위대함을 발견할 수 있었다...위대함의 정신이 세상 속에서 빛날 때 비로소 인간의 신체는 아름답게 된다. 예술은 이 정신을 번역하고 구체화할 때 비로소 위대하게 된다."(103) 

예술이 무엇이며 어떤 의미를 갖는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예술가로서 지녀야 할 모습에 대해 실제적인 도구의 활용뿐만 아니라 감성과 사물의 본질을 깨닫는 것, 인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또한 예술가를 지망하는 이들에게 그들의 작품을 비평하면서도 우선적으로 칭찬과 그 작품에 대한 애정을 먼저 이야기하며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고 조언을 하는 로버트 헨리의 품성을 느낄 수 있다. 예술작품의 가치에 대한 판단을 쉽게 할 수 없음을 이야기하며 단지 예술작품의 상업적 이용을 위한 수상제도의 부당함에 대해 바판하기도 한다.
예술의 정신은 예술가를 지망하는 모든 이에게, 또한 예술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생활하는 우리 모두에게 '예술'에 대해 좀 더 깊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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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11-03-01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그림은 당신이 훌륭하게 살아온 삶의 결실'이란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네요.

chika 2011-03-02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