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내 서재나 블로그 아니면 싸이홈피에라도 그녀에 대한 기억을 남겨야만 할 것 같아서 컴을 켰지만. 투병생활이 길어지면서 그녀석 얼굴을 보면 눈물을 참지 못할 것 같아 애써 보지 않으려고 했던 것이 결국 세상을 떠나기전에 얼굴한번 못보게 되고 말았지만. 오늘 결국은 그녀석에게 찾아가기로 했지만 오늘은 그녀석의 장례식이 되어버렸습니다. 가끔 힘들다고 했던 말을 너무도 무심히 들었던 내가 후회스럽기만 하지만. 좀 더 그녀석의 고통과 아픔을 함께 해주지 못한것이 후회스럽기만하지만. 내가 후회하며 살기를 바라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처방전을 받고 약을 사러 갔지만 너무 비싼 약값에 포기하고 돌아서서 길을 걷다가 자신과 나를 위해 손수건을 하나씩 샀다며 편지를 보내왔을때도, 나는 답장을 하지 못했는데. 그 글속에 담겨있는 그녀석의 그 아픔을 알아채고 힘이 되어줄 수 있었어야하는데. 그래도 내가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모습은 평온하고 삶에 대한 의지가 확고할때 그 아름답고 웃음짓던 그 모습이라는 것이 나의 위안입니다. 그때가 암이 전이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집안 정리를 하기위한 때였는데도, 어쩌면 그날 시댁에 가서 암에 걸린 며느리에게 자기 자식을 위해 임신을 강요한 시어머니를 만나고 나온 날이었는지도 모르는 그날, 아무런 내색없이 옛 이야기만 나누었던 것도. 나는 그녀의 위안이 되어주지 못했던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언니라고 하면서도 동생을 제대로 챙겨주지 못했던 내가 얼마나 나만 생각하는 사람이었는지. 지금 이 글 역시 나는 나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쓰는 것입니다. 단지 나만 위로할 것.
그래도 네가 기억하는 내 모습이 너를 위해 밤중에도 찾아가줬다는 것, 행사할 때 함께 가줬다는 것, 땀 많이 흘린다고 그 핑계를 대며 손수건을 사서 보내준 것.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그렇게 내게 위로를 전해주었다는것이 지금 내게는 위안이 된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고, 너에 대한 기억도 추억의 한장이 되어 슬픔이 옅어지겠지만,잊을수는없겠지. 흔들림없이 그 모든것을 신앙으로 받아들이고 주위의 모두를 위해 기도하며 마지막을 보낸 너의 아름다운 마무리. 그것만, 그 좋았던 모습만 기억한다. 가끔 못된녀석이었다고 떠올린다하더라도 너는 좋은녀석이었다고 내가 기억한다. 우리는 추억이 많구나.

이제는 슬퍼하지 않고 더 열심히 살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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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3 0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23 0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울보 2010-11-23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토닥토닥,,

조선인 2010-11-23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반딧불,, 2010-11-25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닥토닥. 마음이 너무 아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