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하루종일 누워지냈습니다. 도무지 서있는것조차 힘들어서, 성당에 가야하는데..라는 생각을 아주 잠시 해보고는 그냥 누워버렸습니다. 저녁에 어머니와 언니가 들어와서는 급체,라는 진단을 내리고 소화제랑 그 비슷한 약을 마구 먹어대고는 다시 또 누웠는데.. 사실 진짜 죽을맛이라는 게 이런거구나,라는 생각을 또 아주 잠깐 했습니다. 일어나 앉는것도 안돼서 쭈그리고 앉았다가 토하고 (먹은 음식은 하나도 안나오고 이상한 액만 나오데요. 예전에 술처먹었을때 나오던 그 위액과는 좀 다르긴 했지만 그래도 영 입맛은 좋지 않았습니다). 종일 누워만 있어서 그런지 오늘은 허리도 아프고, 먹은 음식이 없어서 배가 고픈듯하면서도 속이 쓰리고. 이런 바보같은 몸뚱이로 이틀을 지내고 있으니 건강이라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건지.....
컴은 여전히 엔터키가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아서, 아니 엔터키뿐만 아니라 지멋대로 꺼져버리기도 하고 아주 지 맘대로 맘 꼴리는대로 하고 있습니다. 이놈도 주인을 닮아서 그런가봅니다. 저도 요즘 맘 꼴리는대로 살고 있고 - 그래서 아픈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또 지금 잠시... - 윗사람이 치사하고 리더쉽도 없고 지극히 사적인데다 직무에 대한 열의도 없어서...이제 더이상은 못참겠다 생각하면서도 먹고 살아야하는 내 처지를 생각해 비굴하게 버티고 있습니다. 그러니까..생각해보니 정말 비굴하게 버티고 있는 이 총체적인 상황들이 나를 더 아프게 하고 있는것도 맞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러니 나 자신의 발전이 없는것인지도 모르겠고. 근본적으로는 나 자신의 비겁함때문이라는 것이 맘 아프지만, 그래도 가장 밑바닥에 자리잡고 있는 진실인걸 부인할수도없고.
책 읽으면서 맘 편히 지내면 되는것을 왜 이리 미친생각들에 빠져있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아무생각없이, 지난 연말에 조금 남은 돈하고 이번에 받은 설 상여금으로 진짜 3일정도 여행을 떠나야겠어요. 언니도 몇년동안 이런저런 사정으로 집구석에서 스트레스받으며 살았는데 그저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떠날 계획을 짜야겄습니다. 여행경비는 모두 내가 대야하니까 그리 비싸지 않고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여행계획을 짜야하는데, 자유여행을 가면 딱 좋겠지만 내가 경비댄다고 나 좋아하는 곳으로만 가면 그건 언니에게 또 스트레스일테니 저렴한 패키지를 알아봐야겠어요. 가까운 일본으로 가면 좋겠는데.. 에어텔이나 아니면 패키지라도 저렴하고 좋은 여행지 추천할만한 곳 없을까요? - 라고 물어봐야 대답은 없을테니 스스로 알아봐야지요.
오랜만에 친구녀석이 점심하자고 연락왔는데.. 죽먹는다고 뒤로 미뤘더니 또 언제 볼지 기약이 없어서 같이 죽 먹자고 다시 연락을 했습니다. 아직 연락이 없는걸 보니 실습중인가봅니다. 새로 뭔가를 배운다고 열심히 학원댕기고 있거든요. 그러고보니 나도 영어학원 한달 남았는데, 괜히 이래저래 뒤죽박죽인생각만 가득합니다. 실력은 하나도 안늘고 외국인하고 대화도 한마디 못하고, 영어로 된 웹사이트도 무슨 말인지 몰라 가보지도 못하는데 학원은 다녀서 뭐하나..라는 비관적인 생각과 그래도 그나마라도 잡고 있어야 영어를 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긍정적인 생각과 그 시간에 놀면 뭐하냐 라는 전혀 대안없는 생각들이 섞여있는 상태인데. 아, 너무 많은 말을 지껄였다. 속이 좀 안좋긴 하지만 그렇다고 머리속까지 안좋아지면 안되겠어요. 오늘 직원들 회식한다고 하는데, 가서 누구 축하해 줄 맘도 안생기고 몸도 안좋고. 어휴 젠장. 그러고보니 어제 미사도 못했으니 고백성사도 봐야하고. 총체적으로 마음이 밑바닥을 기어가는 요즘이군요. 오늘을 기점으로 다시 회생해야겠습니다. 맘 꼴리는대로 살면서도 기분이 바닥을 긴다는 건 뭔가 잘못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니. 맘꼴리는대로 편히 지내도록 해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