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 생각해보면 정말 사이비 신자인가보다.
아니 것보다 이기적인것이 맞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온통 뉴스를 뒤덮고 있는 사건,에 대해 애써 관심을 끊으려 하고 있다.
이슬람 국가에 뭐하러 선교하러 가냐는 언니의 말에는 그나마 그들이 가서 문화, 의료 봉사활동을 하니까 애들이 재밌게 놀기도 하고 공부도 하고 건강 진단도 받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얘기는 할 수 있었다.
사실.. 그보다 더 중요한 음모는 '선교' 였을지 모르겠지만. 별 관심없다. 거짓말에 거짓말이 뒤섞여 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더 이상 과정을 궁금해하지 않는다. 진흙탕 싸움은 니들끼리 해. 난 결과를 지켜볼께.
지금은 성사권한정지에서 결국 사제직을 벗어난 레오나르도 보프 신부님이 (여전히 신부님이라고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쓴 저 책 '하느님은 선교사보다 먼저 오신다'라는 책을 굳이 읽지 않더라도 그 제목에서 많은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선교'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이겠는가.
나도 천주교의 역사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래서 어디선가 주워들은 이야기들이 결코 모두 '진실'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진실,은 아무도 모른다. 정녕.
역사를 해석하기에 따라, 선교사를 보내고 선교사 박해를 빌미로 식민지 침략을 일삼았던 서구열강에 대한 것도 굳이 거짓말이라 하고 싶지 않고,
토착문화를 존중해서 적어도 자신들의 그리스도교 문화를 강요하지 않았던 예수회가 세력확장을 꾀한 도미니꼬회에 의해 이단시되면서 쫓겨나고 선교 방식이 바뀌게 되었다는 얘기 역시 오로지 음해성 거짓말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고,
하느님을 알지 못하더라도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훌륭한 삶을 지속해나가는 이들에게 굳이 제사행위를 통해 하느님을 찬양하는 것만이 구원이라고 하는 것은... 적어도 내게는 거짓말이다.
하느님을 믿고,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감히 욕할 자격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봉사를 빌미로 하느님의 사랑을 떠들어대는 것은 그리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다. 적어도 내게는.
세상의 수많은 전쟁이 군수산업에 의해 부추겨지고 있지만 그 밑바탕에는 종교분쟁이 깔려있을 것이다. 내가 믿는 하느님은 '사랑의 하느님'이라고 하는데 수많은 전쟁에 일조한 그리스도교신앙 역시 '전쟁의 신'에게는 밀리고 있는거였나? 가장 강력한 신은 역시 '전쟁의 신?'
내가 이런 말 썼다고 내게 십자가 들이대면서 '사탄아 물러가라!' 하고 두 눈 부릅뜨고 욕해댈 사람없겠지? - 사실 난 99년이던가, 번화가 한복판에서 십자가 들이대면서 내게 욕해대던 그 남자가 가끔 떠오른다. 그 이후 휴거, 하셨는지 전혀 볼 수 없었지만 그때의 그 불쾌함과 광적인 눈빛과 어조를 떠올리면... 역시 미친놈은 무섭구나,라는 두려움이 아직도 나를 짓누른다.
아, 이것이 여름밤의 공포. 왜 뜬금없이 이런 얘길 하게 된거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