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심인 선불진수 능엄밀법
강형주 지음 / 다크아트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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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말하는 심인은 여래장을 말하는 것이라고 하며 밀법은 비밀한 가르침이기 때문이라기보다 엄밀한 가르침이라고 한다. 불교에서 밀법을 이야기할 때는 비밀한 가르침일 때도 있지만 엄밀한 가르침일 때가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능엄경의 가르침을 수행으로 나타낸 것이 본수행이며 이 가르침은 불교적이면서도 도교적이기도 하다. 가르침에서 선도의 용어를 사용하기도 하고 선도의 원리를 담고 있기도 하다. 그와 함께 수행의 기로에서 자미두수의 좌표를 적용해 수행해나가기도 한다.

 

도교에서는 전진도 용문남파 오류파의 수행과정을 적용하기도 했고 활자시나 외약, 내약, 소주천, 대주천, 대약의 과정을 적용하고 있기도 하다. 양광일현과 양광이현, 양광삼현이 무언지 몰랐는데 본서를 읽고야 명확한 수행 도상에서 이해되었다.

 

책의 분량도 많지 않고 글자 크기도 크다 보니 금세 다 읽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깊이 있고 수행의 설명이 명확하다. 다만 실수행에서 장애를 만날 때 책만으로는 대처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구나 생각되는 면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마음의 힘으로 뭐든 가능하다고 보는 씨크릿 류의 가르침에 평소 거부감을 느끼던 터였고 문제가 많은 관점이라 이전부터 포스팅들에서 숱하게 언급하고 리뷰마다 문제시하며 언급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본서에서는 씨크릿 류의 가르침이 마 중에서도 대자재천마라고 뭐든 마음대로 된다고 믿는 심마로 명백히 정의하고 있다. 그리고 심마의 경우와는 다른 귀신이나 빙의의 경우는 칼 융의 유사 정신계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이도 자기의 마음에서 기인한다고 보는 것이다. 나의 견해와는 다소 다르지만 어쨌건 마음이 외부 영향을 끌어오는 경우도 분명 크지 않은가 싶다.

 

또 하나 주지되던 것은 일반인들이 깊은 수행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고 남종 동파 선도에서는 수행의 깊은 경지라기보다 부작용으로 보는 마음장상을 여기서는 수행의 과정에서 수준을 나누는 척도로 보기도 해서 의아하면서도 수행이 꺼려지기도 했다. 나로서는 남종동파 선도에서 말하듯 불용성위축이라는 관점이 맞지 않나 싶고 완전히 성관계를 단절하는 것은 사랑을 버리는 것과 다름없지 않나 싶은 마음에 거리낌이 조금 생기기도 했다.

 

나에게는 수행에 대한 배움과 자기 확신을 주는 책이다. 다만 앞서 말했듯 분량과 활자크기에 불만이 다소 남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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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눈부신 철학 - 한류와 ‘다이내믹 코리아’의 뿌리 철수와영희 생각의 근육 5
손석춘 지음 / 철수와영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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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을 살아오며 많은 일들을 겪었지만 타인을 원망하는 습성은 나에게 없었다. 하지만 근간까지 겪은 일들은 사람에 대한 원망뿐 아니라 사람에 대한 정의가 달라질 만했다고 생각된다. 사연을 자세히 이야기할 수 있을 기회가 과연 남아있을지 모르지만 어쨌든 그런 까닭에 사람이란 무엇인지 더 나아가 한국인의 정서를 구조화한 원형은 무엇일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타인만이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의문까지도 포함해서 말이다.

 

그런 이유로 한국인에 대해 알고 싶다는 한국인의 정서와 의식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에 관한 의문에 답을 구하고 싶었다. 마침 그때 출간 소식을 알게 되고 서평단 모집이 있기에 기쁘게 다가섰다.

 

본서에 대한 첫인상은 [한국인의 눈부신 철학]이라는 제목에서 연상되는 것과는 미묘한 차이가 느껴지게도 민담으로 한국인의 정신을 분석하는 책이구나 였다. 물론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보면 철학이란 표현이 깊이 납득된다.

 

저자는 본 내용이 시작되기 전 [여는 글]에서 주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다루고 있다. 한국이 시작한 학문인 문학치료학과 우주철학을 이야기하면서 말이다. 문학치료학의 기본 명제는 인간이 곧 문학이고 문학이 곧 인간이다라고 한다. 또 우주철학에서는 인간을 우주와 분리되지 않은 존재로 인식한다고 하며 한국인의 철학을 담론하는 이 책은 한국인의 정신세계를 문학이자 철학이자 우주로 확장하고 있다. 우주철학은 인간이면 누구나 자기 눈으로 삶과 세상을 바라본다고 전제한다고 한다. 무엇보다 인간의 사전적 정의가 한문 사전으로 가면 사람이면서 또 사람이 사는 세상을 말하고 있다고 한다.

 

해체주의 철학자 데리다는 철학이 궁극적으로 문학의 한 갈래라고 했다고 하며 실용주의 철학자 로티는 철학이 삶을 새롭게 재서술하는 작업이라며 철학의 문학화를 주장했다고 한다.

 

까닭에 저자는 한국인의 철학을 조망하는데 문학으로 다가서고 있으며 그 가운데 민담을 주제로 삼은 것이다. 여기서 서사 중에서도 사회서사를 중심으로 한국인의 의식을 분석하고 있다. 앞서 철학은 문학이며 문학은 곧 인간이라고 소개한 것이 저자이고 인간이란 사람이며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이기에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사회서사를 주목한 것은 적확한 관점으로 보이기도 한다. 사람이 문학이라 했기에 타인도 곧 문학이라고 저자는 정의했다. 나와 남과 사회를 두루 보는 것이 사회서사적인 관점인 것이다. 저자는 사회서사는 사람을 우주인이자 문학으로 보는 우주철학에 기반하고 있기에 삶의 모든 것을 사회적 잣대로 판단하는 사회성 오류를 범하지 않는다개개인이 사회를 인식하는 관점과 삶의 자세를 중시한다고 설명하고 있기도 하다.

 

이 사회서사를 설명하며 저자는 칼 융의 심리 유형 분석의 기반인 내향성과 외향성을 언급하는데 이를 다시 내향적 삶이 사회체제는 불변한다고 바라보며 이뤄지는 순종서사와 사회체제는 변화한다는 시각의 관조서사로 분류하고 외향적 삶이 사회체제가 불변한다고 인식하며 이뤄지는 적응서사와 사회체제가 변화한다고 바라보며 이뤄지는 실천서사로 분류하고 있다. 저자는 순종서사, 적응서사, 관조서사, 실천서사의 방향으로 인식과 대응의 변화를 바라본다. 한국인의 무의식은 실천서사가 지배적이며, 이것이 사회변화와 삶의 변화에 기회가 된다고 보고 있는듯했다. 저자의 논지가 이렇기에 이후 단군신화와 처용설화 해님달님 설화, 효자 호랑이, 신비한 눈썹, 아기장수, 그리고 단재 신채호의 최초 근대소설인 꿈하늘과 그의 선언서 조선혁명선언을 모두 실천서사의 관점을 설명하는 데 제시하고 있다.

 

저자의 관점에 어느 정도는 동의하지만 나로서는 한국 어르신들의 팔자타령이나 살다 보면 살아진다는 관점 그리고 으로 정의되는 정서의 바탕과 맥락에는 관조서사가 근간이며 그것이 더 한국인의 정서를 대변하지 않나 싶었다. 그리고 실천서사라면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이 아니라 폭력도 강간도, 살인도, 집단적 충돌도 모두 실천서사이다. 이 실천의 바탕에 관조와 성찰이 없다면 앞서 말한 범죄들과 같은 결론에 이를 수도 있는 것이다. 한국인의 관조는 맑고 밝게 자신을 헤아리는 눈을 말한다고 본다. 메타인지도 관조의 하나이고 말이다. 관조가 없다면 자신의 삶과 타인의 삶, 그리고 사회에서도 교훈과 반성, 성찰이 있을 수 없다. 순종과 적응을 실천으로 바꿔주는 것은 결국 관조라는 말이다. 그리고 세계 어느 문학에서도 실천이 없다면 스토리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 애초에 실천서사만을 한국인의 특색이라고 정의하는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 남은 생이라도 다른 빛깔로 이끌어가게 되는 것은 관조가 없다면 불가능한 것이다. 보이는 것이 바뀌고 달라지는 것만이 서사가 아니라 같은 일상이라도 색깔이 바뀌는 것이 진정 중요한 서사적 요소일 것이다.

 

[노인과 바다][오즈의 마법사]에서 주인공들은 종국에는 결국 각자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지만 그들의 같은 일상이 더 이상 같은 빛깔이지 않게 해주는 건 관조와 성찰이 이전과는 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 문학의 예이지만 우리의 많은 선조들이 삶을 살아냈던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다. 곰과 호랑이가 사람이 되겠다고 한 것도 그렇지만 곰이 여인이 된 것도 자성을 관조할 수 있었기 때문이며 처용의 서사는 처용의 관조와 역신의 성찰이 주 내용이다. 신비한 눈썹도 관조와 성찰이 있기에 실천이라는 다음 스테이지가 가능했던 것이고 아기장수는 부모가 관조하지 못해 일어난 비극이다. 효자 호랑이는 수신자인 민중이 자신을 성찰하라는 메시지이기도 한 것이다.

 

저자와 견해는 다르지만 이런 관점으로 돌아본 것 자체가 이 저작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인에게 관조하고 성찰하고는 실행하라는 조언해 줄 수 있다면 이 저작의 도움이었다고 생각하며 내 삶과 다른 이와의 삶을 연결 짓는 관조와 성찰이 무얼지 다시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는 독서이기도 했다. 이 책은 한국인의 의식과 정신을 다루는 많은 책들을 읽는 효시가 될 만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철수와영희로부터 도서제공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한국인의눈부신철학 #손석춘 #철수와영희 #문학치료학 #우주철학 #사회서사 #민담 #책서평 #도서제공 @chae_seongmo @chulsu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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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25-03-01 07: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느 자리에 서느냐에 따라 눈길이 다르게 마련입니다. 살림하는 자리에 서는 사람이라면 모든 일을 살림눈으로 헤아리고, 이름팔이나 힘팔이라는 자리에 서는 사람이라면 무엇이든 이름값이나 돈값으로 매깁니다. 글이건 나라(정치·사회)이건 배움길이건, 저마다 선 자리에 따라서 다르게 바라봅니다. 누구나 다르게 볼 뿐인 줄 받아들인다면 ‘다 다르기에 어깨동무’를 합니다. 누구나 다르게 볼 뿐인데 이 얼개를 안 받아들이면 ‘다 다르기에 밉고 싫어서 싸우고 괴롭힙’니다.

오늘날 우리나라를 보면, 다 다른 모습을 안 받아들이려는 마음이 훨씬 깊구나 싶습니다.

이하라 2025-03-01 07:53   좋아요 0 | URL
저자의 시선과는 다소 다르지만 저자의 시선이 마냥 아니라고 보는 건 아닙니다. 저자의 견해와 제 견해가 다른 건 살아온 삶이 다르기에 견해의 차이를 갖게 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삶을 통해 눈이 갖춰지는 거라 삶이 다르면 눈도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각자에겐 각자의 시선이 달라도 누군가는 맞고 누군가는 틀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눈으로 보고 각자의 시선대로 수용하고 반응하게 되는 거라고 생각하니까요.

저자의 입장과 제 입장 각자가 다 일리가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
좋은 말씀 반응으로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숲노래님^^

 
천사들의 엄격함 - 보르헤스, 하이젠베르크, 칸트 그리고 실재의 궁극적 본질
윌리엄 에긴턴 지음, 김한영 옮김 / 까치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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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가 사물의 실상이나 근본적 원리 즉 진리라고 믿는 것이 우리의 관념의 산물일 수 있음을 논하고 있다. 그것을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와 칸트의 이율배반, 그리고 보르헤스의 문학을 통해 접근하고 들어서고 있다. 물론 주주제 외의 이야기도 여러 인물의 일화들과 그들의 사유를 주주제와 씨실과 날실로 엮으며 논한다. 하지만 책이 다소의 어려운 수준이라 주주제만을 소소히 이해한 데 대해서도 만족한다.

 

우리는 진리라는 이름으로 외부에 존재하는 뚜렷한 실상이라는 것을 실체 그 자체로써 인식하고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 첫 명제이고. 이것이 하나의 오해라는 것이 두 번째 명제 같았다. 불확정성의 원리가 전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각각 관찰할 수는 있지만 둘을 한 번에 총체적으로 관찰할 수는 없다는 것을 정의했듯이 칸트는 세계 인식에서의 이러한 모순을 이율배반이라고 정의했으며 보르헤스는 세계의 모순을 부정하고 인식할 수 없는 것을 모두 이해했다고 믿는 오류를 마법이나 환각으로 정의했다.

 

저자는 진리 이외에도 타자인 모든 것, 세계나 대상의 원리와 도덕 같은 관념들과 함께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 역시 닿을 수 없는 영역으로 결론짓고 있다. 우리는 모든 대상을 관념으로 내재화해 인식할 수 있을 뿐이지 실상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내면화하며 서로를 반영할 수는 있겠지만 우리가 세계에 대한 그리고 모든 타자에 대한 원하는 수준의 이해를 갖기 위해서는 그 타자가 되어야 할 텐데 타자가 되어 자신이라는 개체성을 버려버리고서는 대상에 대한 이해는 불가능하다는 말을 하고 있다. 타자와의 차이가 타자를 인식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진리라는 우리의 기대 높은 수준에 맞춘 이해나 정의를 하기 위해서는 그 자체가 되면서 이해의 영역을 벗어나고, 이해하려 타자로 남으면 실체를 완전히 파악할 수 없는 부조리에 갇히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의 이해가 가닿는 것은 사물의 표상 즉 대상에 대해 우리가 내리는 관념적 정의 이상일 수 없다는 말이다. 한정하고 제한한 대상의 상징, 한마디로 대상을 보고 깎아 만든 인형을 가질 수는 있지만 그 대상 자체를 가질 수는 없다는 말이다. 진짜 그 대상에 대한 염원이 깊어져 모두 가지려 하면 그 대상이 되어야 하고 그럼 그 대상을 가지려던 나는 사라진다. 그렇다고 그 대상을 사랑하려 하여 외부 대상으로 남는다면 대상에 대해 온전히 느끼고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저자의 말이 아닌가 싶다.

 

소금인형으로서 바다를 느끼고 싶어하는 것과 바다로 뛰어든 소금인형의 차이인데, 우리는 바다로 뛰어들 수 없으면서 바다를 느끼고 싶어하는 소금인형이라는 말이다. 바다에서 수영을 하지도 않았고 바다를 만져본 적도 없는 소금인형이 바다를 만져본 것처럼 바다에서 수영을 한 것처럼 착각을 하며 열띤 토로를 하고 있는 것이 과학이던 다른 학문이건 모든 타대상에 대해 언급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라는 결론이 인다.

 

비그야나 바이라바 탄트라에서 데비여신은 자신의 사랑인 시바신에게 우주의 신비와 존재의 비밀에 대해 묻는다. 시바신은 그에 대해 설명하지만 결코 우주와 존재에 대한 정언적 학론을 펼치지 않는다. 그는 우주를 만끽하고 존재를 체험할 112가지의 명상 방편을 설명하는 것이다. 대상을 이해하라고 하지 않고 대상이 되고 대상을 체험하는 길을 알려준 것이다. 대상에 대한 이해와 대상 자체가 되는 것은 다를지 모른다. 본서의 저자 윌리엄 에긴턴이라는 철학자의 말처럼 대상 자체가 되는 것도 대상을 이해하는 길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일체화되어본 이만이 대상이 되었던 순간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아마도 이것이 조셉 캠벨이 원시신화를 설명하며 신이 되지 않고는 결코 진정한 신앙을 할 수 없다고 말한 까닭일 것이다.

 

본서는 진리의 길, 진리를 추구하고 이해하는 길이 난해하고 지난한 길이기도 하면서 가닿을 수 없는 영역에 대한 길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 책이다. 그럼에도 이 추구하는 바가 지성으로서의 이해가 아닌 체험의 길이어야 한다는 깨우침을 주기도 했다.

 

본서를 읽으며 다소 버거운 느낌이었으나 읽고 난 후의 감상은, 철학도든 과학도는 수행자든 일깨움이 있을 책이라는 감상이다. 한마디로 지적인 것을 추구하건 체험적인 것을 추구하건 누구에게나 깨우침을 줄 만한 책이라는 감상이다.

 

까치글방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천사들의엄격함 #윌리엄에긴턴 #까치글방 #보르헤스 #하이젠베르크 #칸트 철학책 #철학책추천 #까치글방서포터즈3기 #도서협찬

 



* 이해를 위한 책속 문장

 

이 결정론은 하이젠베르크의 발견으로 무대에서 내려오게 되었다. 그는 이렇게 표현했다. “인과관계의 엄밀한 공식-현재를 알면 미래를 계산할 수 있다-에서 잘못된 것은 결론이 아니라 전제이다.” 후에 불확정성의 원리라고 알려지게 된 이 원리는 현재 순간에 대한 완전한 지식은 단지 규정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필연적, 수학적으로 정확하게 입증했다.

 

(아킬레우스와 거북이의 도보 경주에 관한 제논의 역설에 대해-)

보르헤스는 이렇게 잘라 말했다. “그러한 순차적인 분해, 무한히 잘게 쪼개 들어가는 방법으로는 이 문제를 풀지 못한다. 이 문제를 상상하는 것이 문제이다.” 보르헤스는 그러한 경주를 상상해서 문제를 만들어낸 사람이 우리라는 점을 깨달았다.

 

보르헤스의 가정에 따르면, 가장 위대한 마법사는 강력한 마법을 부려 헛것을 실재하는 것으로 믿도록 그 자신마저 속이는 마법사였다 그는 우리가 꼭 그렇지 않은가?”라고 물었다. ...중략... “모든 관념론자가 인정하는 것을 인정해보자. 세계가 본래 환각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어떤 관념론자도 하지 못한 것을 해보자. 세계가 환각임을 확인할 수 있는 비실재성을 찾아보는 것이다. 확신하건대, 칸트의 이율배반에서 그 비실재성을 발견할 수 있다.”

 

칸트의 [순수이성 비판]에서 ...중략... 하지만 칸트가 깨달은 바에 따르면, 우리의 지각은 세계에 존재하는 사물이 아니다. 그보다는 우리가 마음속에서 그 사물에 시공간적으로 형태를 부여함으로써 구성하게 된 그 변형이다. 세계를 그에 대한 우리의 개념과 동등하다고 상상할 때-특히 공간과 시간이 근본적으로 실재한다고 가정할 때-우리의 이성은 결함을 가지게 되고, 과학은 역설적으로 응답하게 된다.

 

보르헤스의 마법사처럼, 세계를 관찰할 때 우리는 그에 대한 지도 혹은 마음의 그림을 만든다. 그리고 그 지도를 공간상 어디에나 존재하게 하고 시간상 영속적으로 존재하게 한다. 하지만 우리가 세계에 관해서 창조하는 그림에는 근본적인 결함, 즉 칸트가 이율배반이라고 부른 것이 있다. 완벽한 보석의 사소한 흠집처럼, 그것을 지우고자 하는 것은 잘못이다. 그 결함은 지식 그 자체와 떼려야 뗄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를 정확히 되살리려고 하면 할수록 그것은 당신이 기억하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가 되고, 현재가 항상 그렇듯이 당신의 눈앞에서 가물거리며 사라질 것이다. 정말 완벽하게 재생한다면 그것을 재생한다는 의식 자체가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기억하는 자-즉 자아-를 구성하는 순간들의 연결이 지워질 테니 말이다. 완벽한 기억은 불가능하다. 완벽한 기억이 자아 그 자체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먼저 살다 간 칸트처럼 보르헤스 역시 시간을 늦춰 단일한 프레임을 담는다는 생각, 관찰의 순간을 곱게 갈아 순수한 현재로 되살린다는 생각이 관찰 자체를 파괴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가 가까이에서 볼수록 현재는 우리의 이해로부터 더 멀리 달아난다는 것을 말이다.

 

결과적으로 세계에 대한 지각과 생각이 언어의 두 측면을 조율하는 것에 달린 한, “실재에 관한 복잡하고 정확한 묘사는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

 

푸네스가 지각할 수 있다고 하는 방식대로 과학자가 지각할 수 없는 이유는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어떤 것을 관찰하는 행위 그 자체가 관찰자가 시공간상 두 순간의 차이-아무리 작은 것이라 할지라도-를 일반화하고 연결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미세한 겹침, 이 미묘한 거리두기가 없다면, 기준을 세우고 한동안 유지함으로써 어떤 미소한 변화를 표시하지 못한다면, 존재하게 될 것은 영원한 현재뿐이다.

 

실재의 궁극적 성질을 안다고 가정하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 이해 능력을 제한하게 된다.

 

간단히 말하자면, 불확정성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 우리는 입자의 위치나 운동량을 알 수 있지만, 둘 다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비시간적, 비공간적 관점은 관찰이라는 개념 자체를 제거하고, 그에 따라 우리가 세계에 대해서 알아낼 수 있는 어떤 지식과도 양립하지 않는다.

 

역설은 단지 실재와 우리가 마땅히 이래야 한다고 느끼는 실재의 충돌에 불과하다.”

 

우리가 세계에 대해 얻을 수 있는 모든 형태의 지식은 철저하고도 완전하게 시공간상의 한계에 의존한다.

 

그러나 우리가 과학을 할 때 연구하는 것은 세계 그 자체의 본성이 아니라 그 표상들이다. 여러 해가 지난 뒤 하이젠베르크가 사용한 표현에 따르면, 물리학에서 우리가 관찰하는 것은 자연 그 자체가 아니라 우리의 탐구 방법에 노출된 자연임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사람들은 인간이 무엇을 알 수 있거나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의 기준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우리가 절대 완벽하게 알 수 없는 자기충족적인 우주를 가정하고, 우리가 절대 온전히 구현할 수 없는 완벽한 도덕법칙을 가정한다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의도를 판단할 때 우리는 절대로 그 사람의 생각에 접근할 수 없고, 그들의 눈으로 세계를 볼 수가 없다. 우리는 그들의 의도를 이미지로 구성하고, 그런 뒤 그 이미지는 우리가 만든 것임을 잊어버린다. 하지만 실험자가 사건을 측정할 때처럼 우리가 발견한 것은 우리에게 부속된 것, 어떤 관계의 산물, 자연의 어떤 부분이 우리에게 그 자신을 드러내는 방식이다.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는 양자역학의 관계론적 해석이라고 자신이 명명한 것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존재하는 것을 총체적으로 상상할 때, 우리는 우주 바깥에서 우주를 바라본다고 상상하게 된다. 하지만 존재하는 모든 것의 바깥은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하는 것은 단지 세계를 부분적이며 서로를 반영하는 내면의 관점들뿐이다. 세계는 바로 이 관점들의 상호반영에 불과하다.”

 

어떤 것을 측정한다는 것은 내가 그것과 미세하게나마 돌이킬 수 없이 달라야 한다는 것이며, 그래서 세계에 관해 무엇이라도 알게 될 조건 그 자체가 그것을 완벽하게 해낼 가능성을 폐기한다. 다른 한편으로, 완전한 존재, 즉 진실하고 완벽하게 그 흐름의 일부가 되기 위해서는 그러한 차이를 전부 지워야 하고, 그래서 앎이 불가능해진다. 우리는 세계를 완벽하게 아는 것을 상상할 수 있지만, 그 대가로 알고자 하는 세계와 동일해져야 한다. 또는 세계와 동일해지는 것을 상상할 수 있지만, 그 대가로 세계를 아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 하이젠베르크의 가장 유명한 원리가 운동량과 위치에 대해서 말해주듯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는 없다.

 

어떤 결과를 볼 때 우리는 바깥에서, 즉 공간상 어디에나 존재하고 시간상 영속적인 세계에서 원인을 구한다. 우리가 아는 한에서 세계는 그렇게 존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렇게 알고 있지만, 그것은 틀린 생각이다. 거기에는 실제로 엄정함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그 엄정함을 만든 체스 장인임을 깨닫기 위해서는 천사들을 놓아주어야 한다. 실은 그것이 가장 어려운 일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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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스토리 - 잘 팔리는 콘텐츠에 숨은 4가지 스토리텔링 법칙
캐런 에버 지음, 윤효원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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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서는 스토리텔링의 중요성과 방법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책이다. 스토리텔링을 저자는 창작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비즈니스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비즈니스뿐만이 아니라 인간이 작업하거나 생활하는 전 영역에서 마찬가지일 것이다. 인간의 집중과 이해와 판단에 미치는 스토리의 힘은 뇌과학을 굳이 들지 않더라도 누구나 살아가며 충분히 실감할 것이다. 그렇게까지 인간에게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스토리텔링이라면 당연히 인간을 상대하는 업무 전반에서 필요가 절대적일 것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런 스토리텔링을 구성하고 행하는 방법을 체계화해 전달하고 있는 것이 본서다.

 

본서의 저자 약력을 보면 스토리텔링 전문가이자 글로벌 컨설턴트로서 스토리텔링 기법을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전문가라고 한다. 300만 명 이상에게 교육과 강연을 했으며 MIT와 스탠퍼드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마이크로소프트, 맥킨지앤드컨퍼니, 제너럴일렉트릭 등 주요 기업들이 주고객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스토리텔링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기업과 개인도 대상으로 하겠지만 기업과 개인에게 스토리텔링의 필요성을 자각하게 하는 데도 전문가이지 않은가 싶다.

 

저자가 제시하는 스토리텔링의 4가지 법칙은 맥락, 갈등, 성과, 핵심 메시지이다. 저자는 유년시절 파란색 눈동자였다가 오드아이로 변했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그를 계기 삼아 스토리텔링의 힘을 알게 되고 자신의 길을 찾았다.(맥락) 저자는 어린시절 갈색 눈동자와 초록 눈동자의 각각의 눈동자를 가진 오드아이가 되며 타인들과의 관계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갈등) 그러다 자신의 눈 색깔에 관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사람들과 다시 소통하게 된다.(성과) 하나의 약점도 생각을 달리하면 소통의 계기가 되고 자신의 길을 여는 계기를 찾을 기회가 된다(핵심 메시지)는 것이 저자의 이야기다.

 

1 맥락 : 사람과 스토리를 연결하는 메시지

이 스토리가 누구와 연결되고, 어떤 사건이 일어나며, 왜 중요한지를 보여줌으로써 형성된다. 맥락을 담은 스토리는 주요 장면과 플롯을 강렬하게 만든다.

 

2 갈등 : 몰입과 공감을 유도하는 역발상 기술

스토리의 전환점. 갈등으로 인해 모든 상황과 캐릭터가 변하는 순간, 몰입을 이끌고 공감을 자극하는 강렬한 동력이 된다.

 

3 성과 : 리더십과 조직의 역량을 강화하는 공식

조직을 결속시키고, 리더를 신뢰하게 만드는 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성과의 퀄리티가 달라진다.

 

5 핵심 메시지 : 유일한 브랜드를 구축하는 방법

스토리가 끝난 뒤 청중이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기억하기를 원하는가? 짧고 강렬한 메시지는 당신, 회사, 브랜드를 독보적으로 만든다.

 

저자의 정리는 이런데 이는 스토리를 구성하는 힘이며 법칙이 되지만 이것만으로는 뭔가 구체적이지 않다. 스토리텔링의 방법을 저자는 좀 더 구체화해준다.

 

* 매순간 잠재적 이야기 및 아이디어를 수집하거나 선택하는 것이

언제나 해야 할 것이고 다음으로는

 

1 청중의 성격 규정 및 결과 정의

2 이야기 구조 구성

3 디테일 추가, 감각 및 감정 활성화

4 이야기 순서 지정

5 다섯 가지 기본 설정 적용

6 모든 요소 적재적소 배치

7 이야기 검증

 

7가지의 과정이 순환하며 스토리텔링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여기서 유추 가능한 안들을 제외하고 [5 다섯 가지 기본 설정 적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면 이 다섯 가지는 다음 다섯으로 정리할 수 있다.

 

1 게으른 뇌

2 가정을 통해 틈새를 메우는 성향

3 파일 라이브러리

4 집단에 소속되려는 성향

5 즐거움 추구와 고통 회피

 

뇌는 게을러서 생존을 위해 에너지를 비축하려고만 하니, 감각을 자극하고 긴장감을 조성하여 칼로리를 소모하게 해야 한다는 게 첫 번째 지적이다. 그리고 뇌는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예측과 가정을 한다고 훌륭한 이야기는 갈등과 예상 밖의 사건을 통해 가정의 속도를 늦추거나 활용하게 해야 한다는 게 두 번째 지적이다. 우리의 뇌는 매일 경험, 기억, 감정을 분류하고 정리한다고 훌륭한 이야기는 구체적인 디테일과 은유를 통해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과 연결한다는 게 세 번째 지적이다. 우리는 내집단에 속하는 경험이나 외집단으로 분류하는 이의 경험에 의해 안정감이나 교훈을 얻는다고 그걸 유념해 스토리텔링하라는 게 네 번째 지적이다. 그리고 우리 뇌의 기본 성향인 즐거움 추구와 고통 회피를 고려해 두 성향을 다 자극하는 이야기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 다섯 번째 지적이자 정의이다.

 

이러한 스토리텔링의 기법들은 일상과 업무에서 사람이 대상인 거의 모든 상황에서 유익한 기술이겠지만 분명 이 과정을 적용하며 스토리텔링을 하는 동안 개인적 성취와 성장이 뒤따르리라 믿어졌다. 저자가 든 많은 예시들과 각 장의 끝에 실린 진짜 스토리텔러들의 이야기들도 유익하게 다가왔다. 책의 유익을 리뷰로 다 전하지는 못하지만, 이 책을 읽고 스토리텔링을 실천하는 누구에게나 저자의 이야기처럼 의미와 길을 되돌아보고 찾게 되는 여정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이 리뷰가 그 여정의 첫걸음인 본서에 대한 대략적인 소개는 되기를 기대해 본다.

 

흐름출판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기는스토리 #캐런에버 #흐름출판 #스토리텔링 #일상 #비즈니스 #대화 #성장 #성취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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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전쟁 시나리오
최윤식 지음 / 리더스북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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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0 시대가 시작되며 세계 각지의 전쟁이 점차 종식될 것이라 믿던 기대가 무색하게도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이스라엘 전쟁에 대해 이스라엘의 입장에 서며 중동에 대한 강경책을 내세운다는 뉴스와 중국에 대해서는 이제까지 관계가 경색되더라도 중국의 양안은 하나라는 입장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취해오던 전임 정부들과는 다르게 단호하게도 미국 공식 문서들에서 중국과 대만이 하나라는 문구를 삭제한다는 강경노선을 취했다는 뉴스가 방송됐다. 푸틴 대통령과의 만남은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의 여러 뉴스들만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각지의 전쟁 종식에 기여하기보다 전쟁 확전의 우려만 더 고조시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미중 간의 관계 경색으로 중국이 대만 침공을 지연하지 않는 경우의 수를 선택한다면 어떻게 될까? 대중의 상식과도 같은 맥락인 본서의 저자에 우려처럼 미중 전쟁 전이나 개전과 함께 북한의 대한민국 침공 가능성은 그 어느 때 보다 높아질 것이다. 이런 우려 속에서 출간된 책이라 본서 [한반도 전쟁 시나리오]에 대한 관심이 무척이나 깊을 수밖에 없었다.

 

본서의 저자 최윤식 님을 리더스북 측에서는 국내 최고의 미래학자라고 소개하고 있다. 약력을 보면 미래학과 경영학을 천착하신 분으로 도서 정보와 저자 소개를 통한 저자의 이력으로 보아 이 분야에 믿을 만한 학자라 생각된다.

 

저서의 도입부에서 저자는 미래학자들과 군사전문가들이 앞다투어 2차 한국전쟁의 발발 위험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빠른 시기 안에 북한이 대한민국을 침공할 우려를 경고하고 있는데도 정작 한국인들은 북한이 바보가 아니다. 지들이 궤멸 되려고 전쟁을 일으키겠냐라는 안일한 시각을 가지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하고 있다.

 

본서에서는 북한이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을 담론하며 전쟁이 개전되는 역사적 패턴 세 가지를 우선 제시하고 있다. 외부 억압, 전략적 기회의 틈새, 내부 문제 이 세 가지를 역사적인 개전 패턴으로 보는데 역사 속의 실례들을 들어 설명하기도 하지만 리뷰에서는 요약해 말하려 한다. 외부 억압은 외부에서 오는 경제제재, 외교적 고립, 군사적 압박 등 국가 간 갈등이 개전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임기가 시작되기 전 인터뷰들을 근거해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을 인정하려 하였으나 임기 이후 인터뷰로는 미국 정부의 대외적 입장 자체에 입각해 북한에 대한 비핵화 노선을 이어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앞으로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와 외교적 고립 노선은 지속되고 강화될 것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개전 패턴의 하나인 외부 억압이 강화되는 것이다.

 

그리고 전략적 기회의 틈새는 (다른 설명을 더하지 않더라고 이해가 가능하겠기에 실제 현상만 보자면) 미중 간의 전쟁이 개전된다고 한다면 북한 측에서는 남한 침공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안일한 관점을 가진 이들도 수긍할 만한 안이 아닌가 싶다. 중국이 미국에 대한 양동 작전 양상을 띠기 위해서도 북한에 강력히 요구할 사안이고 말이다.

 

내부 문제를 보면 중국에서의 경제 악화와 실업률 고조, 중국 정부에 대한 대중적 저항 가능성 상승이 미중 간의 전쟁 가능성을 높이듯 앞서 말한 외부 억압이 북한의 내부 문제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저자가 언급한 대로 경제제재와 외교적 고립이 이어지는 와중에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한국 문화 특히 영화나 드라마 같은 매체를 접하며 북한 체제에 대한 저항이 생길 우려가 크지 않나 싶다. 우리로서는 한국에서 띄워 보내는 대북전단(삐)에 북한 정부가 발작적으로 반응하던 것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한국의 매체를 접하며 북한 체제에 대한 저항 의식이 커지는 것을 북한 정부가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생각보다 북한 체제의 유지에 대한 깊은 우려를 갖고 있는 북한 정권에서, 쿠테타로 인한 불안정성이나 김정은의 돌연사 등으로 정권의 불안정성이 커질 상황이 오면 앞서 말한 외부 억압 상황이 더해 체재 안정화가 어렵다고 북한 지도층이 우려하고 내부 결속을 위한 외부에 대한 공격 노선을 취할 가능성도 높다는 말이다.

 

북한에서는 이미 대남 강경책으로 선대 유훈인 조국 통일 3대 헌정을 헌법에서 삭제했고 한국을 1의 적대국이자 불변의 주적으로 규정했으며 유사시 핵무력을 포함한 모든 수단과 역량을 동원해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준비에 막차를 가하라. 모든 수단과 역량을 총동원해 대한민국을 완전히 초토화할 것이다라며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시설과 관광을 위한 시설들, 남북경제 협력을 위한 시설들을 모두 철거했으며 남북 소통창구도 차단했고 남북 연결 도로와 한국전쟁의 북한군 유해 발굴을 위해 개통한 도로마저 파괴하고 지뢰를 매설했다고 한다. 그와 함께 북한 언론에서는 군사 회의에서 한국 지도를 펼치고 한국 수도권과 요충지들을 가르키며 회의하는 모습을 방송하기도 했다.

 

북한의 ‘3일 전쟁 시나리오통일대전같은 작전계획들은 북한이 신속한 남한 점령을 위해 이미 완전한 계획 수립이 끝나있음을 알 수 있는 예이기도 하다. 한국의 지도자와 군부는 미국이라는 우방에 극도의 신뢰를 보이기도 하는데 나로서는 이미 바이든 정권시절 국방성 차관이 뉴스에 나와 미중 전쟁 발발시 한국과 일본 주둔 미군은 모두 중국과의 전쟁에 동원될 것이며 그때는 한국을 보호해 줄 여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한 인터뷰 영상을 본 터라 미중 전쟁과 함께 북한이 침공한다면 우리로서는 전쟁을 제어할 여력이 없을 거라 판단된다.

 

중국, 러시아, 북한이 연계하여 중국과 러시아의 핵 사용을 우려한 미국으로서는 북한의 2차 한국전 개전 이후 북한에 대해 핵을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저자의 말은 다분히 상식적이면서 납득 가능한 말이었다. 한국전 개전 이후 재래식 무기라면 북한이 제한 없이 사용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미중 전쟁시라면 북한이 한국에 전술핵을 사용하는 경우의 수도 저자는 고려하고 있는데 1차 한국전쟁(6.25 전쟁) 당시 마지막까지 저항했던 부산에 사용할 가능성이 가장 높으며 그다음 후보로는 상주에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상주에서 가까운 성주에는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 기지까지 있어 중국도 북한의 핵사용을 막을 이유가 없다고 한다.

 

본서에서 저자는 [전쟁발발 시나리오]를 저자가 언급한 개전 패턴 사례에 맞추어 몇 가지 경우의 수와 함께 제시하고 있는데 각각의 상황별로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다만 대중의 가독성을 높이려 했는지 보고서 형식이 아니라 소설 형식으로 묘사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저술의 무게감이 좀 가벼워지지 않는가 싶기도 했다) [전쟁발발 시나리오]들에서는 미중 전쟁시 시나리오와 북한의 국지전 도발 이후 확전 시나리오, 사이버전으로 인프라에 대한 공격과 함께 전개되는 시나리오, 백두산 화산 폭발로 체제 불안정성이 높아져 선택하는 시나리오, 원자력 발전소와 같은 핵시설 공격 시나리오 등이 제시되고 있기도 하다.

 

개인 견해를 더하자면 IS와 미국의 전쟁 당시 이슬람테러 단체들이 미국의 원자력 발전소들을 공격하는 시나리오를 아주 오래전 블로그에 게시한 적이 있고, 미중 전쟁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논하던 초기에 미국이 하프 시스템을 이용한 샨샤댐 공격과 백두산 화산 폭발 유도를 하는 시나리오를 개인 블로그에 올린 적이 있는데. 저자는 한국전 개전시 북한이 한국의원자력 발전소를 공격하는 시나리오와 백두산 화산 폭발시 북한이 내부 문제의 압박 해소를 위해 한국을 침공하는 경우의 수로 제시하고 있다. 본서의 주제가 한반도 전쟁 시나리오라 한국전에 대한 담론만을 담아 그런 것 같다.

 

무엇보다 저자는 한국전쟁 개전의 경우만을 담론하고 있는데 전쟁 개전으로 북한이 한국을 점령한 이후의 양상을 개인적으로 예측하자면 역사적으로 공권력에 저항하는 정신이 남달랐던 대한민국에서 북한군이 점령해 대한민국 사람들을 압박한다면 한국 이곳저곳에서 항거하는 세력들이 늘어갈 것이며 군대와 경찰 등에서 탈취한 무기로 한국 남성 대다수가 레지스탕스가 되어 게릴라전을 벌일 것이다. 길고 긴 내전 상황에서 한국을 점령한 북한 정권이 한국의 기업이나 공장을 통해 통일 한국의 경제 이익을 보자고 해도 한국인이 그토록 열심히 일해온 이유는 과거에는 개인의 성장과 함께 국가에 이바지하기 위해서이기도 했겠지만 공산 정권인 북한이 점령한 나라에서 국가에 이바지하는 것도 개인 이윤을 추구할 수도 없는 상황일 것이기에 노동자들이 일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북한이 바라는 경제 이익을 전혀 볼 수도 없을 것이다. 노동자들도 다 레지스탕스군이 되고 말 것이니 말이다. 그럼 전쟁이 장기화 될수록 북한 주민들도 북한 체제에 저항할 의지을 갖게 될 것이고 북한 주민이 저항하지 않는다 해도 내전이 길어지며 북한은 서서히 고사해가다가 북한 정권은 해체될 것이다. 그럼 북한은 중국의 속령이 되거나 오히려 외세의 개입과 함께 망한 북한과 함께 대한민국이 북한을 확보하며 통일하게 된 형국으로 바뀔 것이다. 남한 사람 절대다수를 죽이지 못한다면 북한 뜻대로 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 남한 사람 절대다수를 죽인다면 외세가 개입해 북한 체제 붕괴는 더 빠르게 다가올 것이다. 북한 입장에서도 답이 없는 것이 전쟁 이후 상황이다. 나의 예측은 여기 까지다. 북한이 개전을 한다면 남북한의 피해와 살상만 클 뿐 대한민국을 점령한다 해도 북한에 아무런 소득이 없이 북한 해체의 길로 이를 것이라는 게 내 예측이다. 북한이 그걸 알고 전쟁을 일으키지 말았으면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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